지역
인과율의 물리적 도살장, 회색의 구역
'회색의 구역'이란 도심 한복판에 존재하지만, 인간의 일반적인 인지 체계로는 관측되지 않는 소외된 물리적 공간들을 뜻한다. 인적 드문 노후 상가 지하, 막차가 끊긴 철로 끝, 버려진 공중전화박스 등 집단적 기피감이 응축된 곳에 개방된다. 이 영역 내에서는 통상적인 물리 법칙이 정지되고, 오로지 괴담의 '인과 규칙'만이 지배한다. 예컨대 '대답하면 영혼이 회수된다'는 공간에서는 바람 소리에 반응하기만 해도 질식사를 당하게 된다. 강진우는 이 무법지대를 자본주의의 블루오션처럼 침투하여 괴담의 숨통을 조이고 구조를 분해한다.
기타
계약 역공학, 블랙컨슈머 전술
괴담의 살해 규칙은 절대적인 자연재해가 아니라, 피해자가 인지하고 반응할 때 발동하는 '쌍방향 악마적 계약'이라는 본질을 파고든 변칙 전술이다. 강진우는 퇴마 의식이나 부적 대신, 괴담의 전제 조건에 모순을 주입해 에러를 유도한다. 예를 들어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라고 묻는 화장실 귀신에게 세법상 증여 의사가 서면으로 확정되지 않았음을 제기하고 불법 거래 신고서로 역협박을 하여 인과율을 일그러뜨린다. 괴담이 정한 엄격한 규율의 문자 그대로를 빈틈없이 역이용하여, 귀신 자체를 파산 상태로 이끈 뒤 '도시괴담록'에 헐값으로 매각하는 무자비한 사냥법이다.
세력
공포를 경작하는 그림자 사교계, 비화회(秘話會)
'비화회'는 도심의 불안과 결핍을 동력원으로 삼아 오컬트적 지배력을 넓히려는 광신도 범죄 집단이다. 이들은 단순한 종교 집단이 아니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설계하여 인위적으로 괴담을 유포하고 육성하는 일종의 '공포 제조업체'다. 괴담이 일정 수준의 인지도를 얻어 실체화되면, 그 발생지에서 수확되는 영적 잔류물을 가공해 마약성 영약이나 권력을 매매한다. 인간의 생명을 단지 괴담을 작조하기 위한 마가목으로 취급하며, 주인공 강진우의 여동생 역시 이들이 기획한 거대 도시전설의 핵심 '제물 자원'으로 납치되었다.
힘의체계
지옥의 기업 장부, 도시괴담록(都市怪談錄)
'도시괴담록'은 스마트폰에 강제 설치되는 악마적 어플리케이션이다. 조우한 괴담의 살해 규칙, 행동 반경, 회피 방식을 영수증 형태로 분석해 준다. 핵심은 괴담을 봉인해 '자원'으로 물류 유통하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괴담을 포획하여 어플의 암시장에 판매하거나 다른 괴담을 격퇴하는 소모품으로 쓸 수 있다. 대가는 참혹하다. 괴담을 작동시키거나 시스템의 빈틈을 이용할 때마다 사용자의 소중한 추억, 가족과의 기억, 기쁨이나 슬픔 같은 따뜻한 인성이 영구히 소멸한다. 또한, 장부의 '정산 기한(7일)'을 단 1초라도 넘기면 수록된 모든 원혼이 사용자의 살점을 뜯기 위해 사출되는 계약을 맺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