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멸정무정의 계율
묵검의 심마를 견디고 이성적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의 법칙. 스스로 타인과 나누는 온정, 애정, 슬픔 등 일체의 감정적 끈(情)을 철저히 끊어내야 한다. 만약 타인에게 마음을 주는 순간, 누적된 망자들의 원념은 시전자의 마음속 빈틈을 비집고 들어와 미쳐 날뛰게 만든다. 역설적이게도 사공기는 천하의 억울한 자들을 구하기 위해 검을 뽑고 그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하지만, 그 자신은 기혈의 붕괴를 막기 위해 철저히 고독한 외톨이로 남아야 하는 모순의 굴레 속에서 걸어가야 한다.
힘의체계
묵정기법과 은원의 저주
백 년 전 강호를 진동시켰던 검마 독고청의 독문 절예. 벨 때마다 상대의 내력과 비전 초식을 고스란히 흡수하여 자신의 파괴적인 검력으로 환원하는 절대의 무공이다. 그러나 이 무공은 가혹한 등가교환의 법칙을 지닌다. 검에 베인 자의 마지막 비명, 억울함, 원한이 시전자의 뇌리에 고스란히 박혀 정신을 오염시킨다. 이를 '묵정의 저주'라 부른다. 시전자가 삼킨 원념의 인과(因果)를 현실에서 추적해 직접 풀어주지 않으면, 내력이 전신에서 폭주하여 경맥이 뒤틀리고 폐인이 되고 만다. 즉, 살육으로 강해지되 그들의 억울한 혼백을 달래야만 생존할 수 있는 기연이자 저주의 무학이다.
세력
정사맹약의 이면과 천맹 명분론
강호의 정파 무림맹은 스스로를 협의의 수호자라 칭하며 사검 무리인 신무련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그 실상은 백성들이나 하급 무인들의 희생을 발판 삼아 기득권을 유지하는 위선자들의 집단이다. 정사와 사패의 거대 문파들은 밀실 합의를 통해 정기적인 국지전을 조장하고, 이를 통해 사공기 같은 무력한 방랑 무사들이나 군소 방파를 소모품으로 바쳐 영토와 자원을 분점한다. 천맹의 최고 수뇌부는 이 일방적인 지배 구조를 지키기 위해 검마의 전승자이자 그들의 추악한 위선을 들추어내는 사공기를 마교의 잔당이자 공적으로 몰아 가차 없이 척살하려 든다.
지역
백화곡과 망자의 비각
사공기가 검마의 전승을 발견해 낸 은밀하고 가파른 절벽 아래의 협곡. 사방이 가시덩굴과 유독한 장기로 둘러싸여 강호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금역이다. 백 년 전 검마의 손에 멸문당했던 원혼들의 울부짖음이 안개처럼 깔려 있어, 밤마다 원혼들의 환청이 들려온다. 협곡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비각의 벽면에는 검마가 살아생전 베었던 수천 명의 인명과 그들이 남긴 원념의 계보가 피로 새겨져 있다. 사공기가 묵검을 휘두를 때마다 이 비각의 인과 관계도가 붉게 켜지며, 그가 찾아가서 해결해야 할 표적이 누구인지 계시하듯 이정표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