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체계
가이드라인의 위조 서명 (Forgery of the Guideline)
가이드라인의 위조 서명은 심야 전철 내 부착된 행정 안내문 중 ‘가짜 규칙’을 임의로 판별하여 단 한 줄을 지우거나 수정할 수 있는 한도진만의 골든핑거다. 가짜 규칙을 수정하면 전철의 현실 자체가 그에 맞춰 일시적으로 변형된다. 하지만 이 비현실적인 규칙 개조에는 영혼의 통행세가 따른다. 능력을 한 번 발휘할 때마다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중 무작위 하나의 실시간 오감이 최하 5분에서 최장 1시간 동안 완전히 마비된다. 특히 시각이나 청각이 마비되는 순간에는 전철 안의 보이지 않는 괴이들에게 완전히 노출되므로, 능력을 사용할 타이밍과 마비될 감각의 대가를 철저히 계산하는 주도밀밀한 논리성이 요구된다.
세계관
계선행 심야 전철 (Gyeseon-bound Midnight Train)
자정이 지난 도심의 폐쇄된 지하철역에 단 한 번만 무작위로 정차하는 기괴한 열차다. 전철 내부의 물리 법칙과 시간 관념은 현실과 단절되어 있으며, 종착역인 ‘계선역’을 향해 멈추지 않고 달린다. 열차 내부의 유일한 생존법은 문 옆에 부착된 ‘여객 안전 수칙’을 따르는 것이나, 이 수칙서에는 인간을 사냥하여 전철의 동력원으로 삼으려는 괴이들이 설치한 ‘가짜 규칙’들이 정교하게 교차 배치되어 있다. 안내문은 정중하고 합리적인 행정 처분 문서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승객들이 공포와 위기 속에서 오독하도록 기만한다. 한 번 탑승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하차가 불가능하다.
지역
계선역 (Gyeseon Station)
인간 세계와 괴이 세계의 경계선에 존재하는 전철의 종착역이자 거대한 이공간이다. 어둠에 잠긴 역사는 버려진 선로와 정체 모를 유해들로 가득 차 있으며, 한 번 들어선 생명체는 전철의 영구적인 부속물로 편입되거나 완전히 소멸한다. 주인공 한도진의 실종된 동생인 한서진이 갇혀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 도달하기 전까지 모든 승객은 전철의 각 칸을 돌파해야 하며, 역에 도달한 뒤에만 수칙서에 숨겨진 마지막 ‘퇴근 규칙’을 실행하여 현실로 도망칠 유일한 통행증을 획득할 기회를 얻는다.
세력
철도 공무 괴이단 (The Civil Servant Entities)
계선행 전철을 관리하고 규칙의 이행을 감시하는 초자연적 존재들이다. 차장, 기관사, 청소부 등의 외양을 하고 있으나 그 본질은 껍데기에 불과하며, 인간을 오직 ‘규칙 위반 시 처분할 수 있는 자원’으로만 취급한다. 이들은 무력으로 승객을 직접 살해할 수 없으며, 오직 승객 스스로가 왜곡된 규정을 위반했을 때만 사법 집행이라는 명목으로 잔혹하게 응징할 수 있다. 철두철미한 관료제적 성격을 띠고 있어, 작성된 규정의 맹점이나 위조된 가이드라인 앞에서는 아무리 강력한 개체라도 임시적으로 행동이 제약당하는 허점을 보인다.
기타
가짜 규칙과 트롤러 메커니즘 (The Mechanics of Trolling)
심야 전철에서 가장 치명적인 위험 요소는 괴이만이 아니다. 공포에 질려 규칙을 똑바로 읽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거나, 남을 밀쳐 자리를 빼앗으려는 ‘트롤러(규칙 위반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전철 내에서 가장 먼저 규칙 위반으로 참혹하게 소모된다. 주인공 한도진은 이들의 어리석은 죽음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그들이 다가오는 괴이를 어떻게 자극하는지, 어떤 규칙이 진짜이고 어떤 규칙이 가짜 덫인지 감별해내는 ‘이정표’로 삼는다. 희생자의 참상을 통해 오독을 교정하고 정보를 사정없이 뜯어내는 피도 눈물도 없는 한도진식 정보 수집법의 핵심 타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