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기억의 신뢰성과 윤리적 딜레마
인간의 기억은 완벽하지 않다. 같은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도 다르게 기억한다. 그런데 준호의 능력은 이 '기억의 불완전성'을 악용할 여지를 만든다. 고객이 '이 기억을 지워달라'고 할 때, 준호는 그 기억이 정말 삭제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조작된 기억인지 구분할 수 없다. 더 나아가, 기억을 지우는 행위 자체가 윤리적으로 정당한가? 트라우마 치료인가, 아니면 증거 인멸인가? 피해자의 기억을 지우면 가해자는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없다. 준호는 이 모순 속에서 살고 있었고, 자신의 오만함으로 인해 진실을 외면해왔다. 사건을 추적하며 준호는 깨닫는다—기억을 지운다는 것은 진실을 지우는 것이고, 그것은 절대 구원이 아니었다.
지역
서울 강남구의 지하 네트워크
포겟은 강남구 압구정동 고급 오피스텔 지하 2층에 위치한다. 겉으로는 심리상담소로 등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기억 거래의 중심지다. 주변에는 고급 클럽, 미술관, 주얼리 숍들이 즐비하다—돈 있는 사람들의 비밀을 감춰주는 지역의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강남역 인근의 아파트, 한강공원 주변 원룸, 강남대로의 고급 카페들이 사건의 무대가 된다. 연쇄 실종 사건의 피해자들은 모두 이 지역의 주민들이었고, 준호의 고객들도 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지리적 근접성이 우연일까, 아니면 계획일까. 준호는 사건을 추적하며 자신이 알던 강남의 다른 면을 발견하게 된다.
세력
기억 거래소 '포겟'의 운영 체계
박준호가 운영하는 지하 기억 삭제 클리닉 '포겟'은 합법적 회색 지대에 존재한다. 현행법상 '정신의학적 치료'로 분류되어 법적 처벌은 받지 않지만, 윤리위원회의 감시 대상이다. 고객은 주로 PTSD, 트라우마, 중독 기억 등을 지우려는 사람들이다. 준호는 고객의 기억을 삭제하기 전에 '정말 지우고 싶은가'를 묻지만, 고객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삭제된 기억은 암호화되어 데이터로 보관되는데, 이것이 나중에 경찰의 증거가 된다. 포겟은 준호의 유일한 수입원이자 자신이 타인을 구할 수 있다는 신념의 근거이다. 그러나 이 신념이 얼마나 위험한지, 준호는 아직 모른다.
기타
기억 조작 사건과 법적 공백
연쇄 실종 사건은 3년간 미해결 상태였다. 피해자는 5명이며, 모두 20대 여성이다. 경찰은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고, 목격자도 없었다. 그런데 준호의 데이터에서 이상한 점들이 발견된다. 서로 다른 고객들의 기억 속에 같은 장면—야밤의 골목, 비명, 차량—이 반복된다. 경찰은 이를 '기억 조작 혐의'로 의심하지만, 법적으로 증명할 방법이 없다. 준호의 능력 자체가 법에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삭제된 기억이 증거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법적 논쟁도 있다. 이 공백 속에서, 누군가는 계획적으로 기억을 조작하고, 누군가는 무고한 죄를 뒤집어쓰고, 준호는 자신이 한 일이 정의인지 악인지 판단할 수 없게 된다.
힘의체계
기억 삭제 능력 '뮤즈'의 규칙과 대가
박준호가 소유한 초능력 '뮤즈'는 타인의 특정 기억을 신경 자극으로 완벽하게 삭제한다. 한 번 지워진 기억은 본인도 되찾을 수 없으며, 최면이나 약물로도 복구 불가능하다. 대가는 이중적이다. 첫째, 능력 사용 시마다 주인공 자신의 가장 소중한 기억 일부가 점진적으로 흐릿해진다—어머니의 목소리, 첫사랑의 얼굴, 성공의 순간들이 물빠진 사진처럼 변한다. 둘째, 삭제된 기억의 '감정 잔여'가 주인공의 꿈속에서 환각으로 나타나 정신을 갉아먹는다. 지워진 기억이 많을수록 악몽은 더 선명해지고, 그 속의 감정—공포, 분노, 절망—이 현실처럼 느껴진다. 이 두 가지 대가가 교차하면서, 주인공은 타인을 구하려다 자신을 잃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