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체계
주인공의 정체성 침식 메커니즘
기억 흡수의 대가는 단순한 건망증이 아니라, 주인공의 정체성 자체가 저택의 기억으로 대체되는 과정이다. 초반에는 '준호'라는 이름, 유산 정리라는 목표가 명확하지만, 기억을 반복할수록 이들이 흐릿해진다. 준호는 자신이 정말 준호인지 의심하기 시작하고, 왜 저택에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신 저택의 이전 주인들의 감정, 그들의 절망이 준호의 것처럼 느껴진다. 극단적으로, 준호는 자신이 이미 죽었거나, 여러 죽은 사람들의 기억이 섞인 하나의 '존재'일 가능성을 고민하게 된다. 이 침식은 가역적이지 않으며, 저택을 떠나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는다.
세계관
기억의 물리성과 저택의 생태
저택 내의 모든 물건은 기억을 담을 수 있는 '매개체'이다. 특히 죽음의 순간과 연루된 물건들일수록 기억의 강도가 높다. 거울, 침구, 편지, 약병, 밧줄, 사진—모든 것이 가능하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희미해지지 않으며, 오히려 저택 내에 머물수록 더욱 또렷해진다. 준호가 한 기억을 체험하면, 그 기억과 연결된 다른 기억들이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1층 거울에서 경호의 자살을 보면, 2층 침실의 일기장에서 경호의 절망이, 지하실의 상자에서 경호가 숨기고 싶었던 어린 시절이 나타난다. 저택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준호를 깊숙이 끌어당기며 기억들을 노출시킨다.
세계관
저택의 역사와 이전 주인들
저택의 초대 주인은 1920년대 부유한 실업가였고, 그 후 여러 가족이 거주했다. 가장 최근의 주인은 '이경호'(준호의 먼 친척)로, 1990년대 중반 저택을 떠났다. 기록에 따르면 경호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으나, 정확한 사인은 불명확하다. 저택에 남겨진 기억의 흔적들은 경호뿐 아니라 과거의 주인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심지어 하인이나 방문객들까지 포함한다. 각 기억은 서로 다른 시대에서 나온 것이지만, 모두 '절망'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저택에는 행복한 기억이 남겨지지 않으며, 오직 고통과 단절의 순간들만 층층이 쌓여 있다.
기타
사회 규칙: 유산 정리와 법적 지위
준호는 법적 절차에 따라 먼 친척 이경호의 유산을 정리하기 위해 저택에 파견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유산 정리사' 신분이며, 저택의 물품을 목록화하고, 판매 가능한 것과 폐기할 것을 분류하는 것이 임무다. 법적으로 저택은 여전히 경호의 소유이며, 경호의 법정대리인(아마도 먼 친척 협회)이 준호에게 작업을 의뢰했다. 준호는 저택에 혼자 머물 수 있으나,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외부와의 연락은 제한적이며, 저택 내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대부분 기록되지 않는다. 이 법적 거리두기는 준호가 저택에서 겪는 초자연적 경험을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게 만든다.
지역
20년 폐가 '기억의 집'
1900년대에 지어진 3층 저택으로, 20년간 누구도 거주하지 않았다. 1층에는 거실, 식당, 서재가 있고, 거울 앞에선 전 주인의 자살 순간이 감지된다. 2층은 침실과 어린이 방, 3층은 다락방이다. 지하실에는 오래된 상자와 물건들이 쌓여 있으며, 가장 강력한 기억의 흔적들이 집중되어 있다. 저택의 벽, 바닥, 가구 모두가 기억을 담을 수 있다. 햇빛이 들 때와 밤이 될 때 분위기가 극적으로 변한다. 밤이 깊어질수록 기억의 목소리가 더 선명해지며, 주인공은 저택 곳곳에서 누군가의 호출을 느낀다. 저택은 악의 근원이 아니라 슬픔 자체가 응결된 공간이다.
힘의체계
기억 흡수 능력(Memory Consumption)
접촉한 물건에 담긴 죽음의 기억을 1인칭 시점으로 온전히 체험하는 능력. 주인공은 물건을 만지는 순간 그 기억의 주인이 되어 그들의 마지막 시간을 직접 산다. 시각, 촉각, 감정까지 완벽하게 재현되며 거짓이 섞일 수 없다. 대가로 기억을 볼 때마다 주인공의 현재 기억이 조각난다. 처음엔 사소한 것부터(오늘 아침 먹은 음식, 어제의 대화)이지만, 반복할수록 자신의 이름, 왔던 이유, 존재의 근거까지 흐릿해진다. 궁극적으로 주인공도 저택의 '기억' 중 하나로 흡수될 위험성을 내재한다. 이 능력은 저택 자체의 속성으로, 주인공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는지, 저택에 들어서며 각성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