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저주의 정의
이 세계에서 저주는 초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강렬한 감정이 물리적 에너지로 변환된 것이다. 극도의 원한, 분노, 절망이 장시간 응축될 때 저주가 형성된다. 저주의 강도는 그것을 만든 감정의 순수성과 지속 기간에 비례한다. 모든 저주는 특정한 원인과 대상을 가지며, 그것은 항상 '불공정함'에서 비롯된다. 시준이 마주하는 저주들은 개인의 원한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 모순, 타인의 무관심, 그리고 시준 자신의 과거 행동들로 인한 연쇄 반응의 결과다. 저주는 악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때로 절박한 누군가의 '간청'이 왜곡되어 저주가 되기도 한다. 시준의 능력은 이 저주들을 '흡수'함으로써 원래 대상자를 구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주의 진짜 원인은 해결되지 않는다.
힘의체계
저주의 흔적 - 기억의 조각들
저주에 담긴 기억 단편은 시준이 흡수할 때 마치 누군가의 영상을 보는 것처럼 나타난다. 그러나 이 기억들은 저주를 건 사람의 기억이 아니라, 저주의 근원이 되는 '사건'의 편각된 조각일 뿐이다. 시준이 본 기억과 현실이 다를 수 있으며, 같은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본 기억 조각들이 모여야 진실에 가까워진다. 더욱 복잡한 것은 시준 자신의 기억이 소실되면서, 그가 본 저주의 기억 조각마저 해석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기억이 사라진 후에는 그 기억을 어떤 맥락에서 봤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지역
서울의 지하 - 저주가 흐르는 장소
저주는 장소에 남겨진다. 강렬한 원한이 발생한 곳일수록 저주의 흔적이 짙게 배인다. 시준이 추적하는 저주의 근원지는 도시 외곽의 폐허가 된 병원이다. 그곳은 10년 전 화재로 폐쇄된 지역으로, 공식 기록상 사망자는 8명이지만 정확한 통계가 남아있지 않다. 병원 지하에는 당시 의료 기록과 환자 정보가 남겨져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모든 길은 저주로 뒤덮여 있다. 시준의 옛 주소지 역시 저주의 중심지 근처에 있었으며, 그곳은 현재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어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도시의 이면 곳곳에 저주의 흔적이 숨어있으며, 시준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 저주들이 반응한다.
세력
저주 추적자들의 네트워크
저주와 초능력의 존재를 아는 소수의 집단들이 도시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이들 조직은 크게 세 진영으로 나뉜다. 첫째는 '구원회'로 불리는 단체로, 저주받은 사람들을 돕는 것을 명분으로 시준을 추적하며 그의 능력을 이용하려 한다. 둘째는 '저주 사냥꾼'들로 개인 또는 소규모 팀을 이루어 저주를 이용한 범죄를 조사한다. 셋째는 '기억 거래상'들로, 소실된 기억의 단편을 수집하고 거래하는 암시장 세력이다. 이들은 모두 시준의 능력을 알고 있으며, 각자의 목적으로 그를 이용하거나 제거하려 한다. 시준은 이들 중 누가 자신을 저주했는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세력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기타
기억 소실의 메커니즘
시준의 기억 소실은 무작위가 아니다. 패턴을 분석하면, 흡수한 저주와 '관련된' 기억부터 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여인의 저주를 흡수했다면, 그 여인과 관련된 시준의 과거 기억이 우선적으로 소실된다. 이는 뇌가 본능적으로 '충돌하는 기억'을 제거하려는 자기방어 메커니즘으로 해석된다. 시준이 저주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자신이 그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하는 힘이 작동한다. 기억 소실은 불가역적이며, 한 번 사라진 기억은 돌아오지 않는다. 다만 특정 장소나 자극에 의해 '유령 기억'처럼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경우가 있으나, 그것이 진짜 기억인지 환상인지 구분할 수 없다. 시준의 정체성 붕괴는 이미 진행 중이며, 그것을 멈출 방법은 없다.
힘의체계
저주 흡수의 원리와 대가
저주는 강렬한 원한과 악의가 응축된 형태의 에너지로, 대상자의 신체와 정신을 서서히 잠식한다. 시준의 능력은 이 저주를 자신의 몸으로 옮겨 담아 원래 대상자를 구하는 것이다. 흡수 시점에 저주에 담긴 단편적 기억이 시각적 환상으로 나타나 능력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치명적 대가가 존재한다. 저주를 받아들일 때마다 시준의 뇌에서 무작위로 과거 기억이 소실되는데, 이는 신경계의 일종의 '보상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누적된 기억 손실은 자아 정체성의 붕괴로 이어지며, 임계점을 넘으면 인격 자체가 해체될 위험이 있다. 저주를 흡수할수록 시준은 자신이 누구였는지 알 수 없게 되는 역설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