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병원의 문
폐병원의 문이 열릴 때, 나는 이미 죽어있었다.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내 몸은 이미 알고 있었다. 신체는 기억한다. 뇌가 잊어도 근육은 기억한다는 말이 있었나. 홍대 빌라에서 벗어난 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른다. 저주 사냥꾼들의 원이 좁혀올 때, 나는 몸 안의 모든 저주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의 비명이 나를 밀어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나 안의 누군가가 나를 밀어냈다. 강남역 플랫폼에서처럼. 내 팔이 움직이고, 내 다리가 뛰고, 내 입에서 나오지 않는 목소리가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나는 깨어났다. 아니면 깨어난 줄 알았다.
강남역에서 폐병원으로 가는 길은 어떻게 내 몸이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서울 외곽의 재개발 구역을 헤매다 보니 어느 순간 철조망 울타리가 나타났다. 그 뒤로는 1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박혀있는 건물이 있었다.
폐병원 구원병원.
정문은 막혀있었지만, 나는 옆면의 깨진 창문으로 들어갔다. 손가락이 유리 조각에 베였다. 피가 떨어졌다. 그것도 내 피가 맞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요즘은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기분이 자주 들었다.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화재의 흔적이 벽 전체에 검은 자국을 남겨놓았다. 천장 일부는 무너져있었고, 복도 곳곳에는 무언가가 타다가 만 자국들이 흩어져 있었다. 냄새가 났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것은 탄 냄새가 아니라, 더 깊은 무언가의 냄새였다. 부패의 냄새. 아니면 저주의 냄새.
나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복도를 따라 내려가며 느껴지는 그것. 마치 손가락으로 긋는 느낌. 피부 위를 천천히 미끄러지는 감각. 저주다. 이 건물 전체가 저주로 포화되어 있었다.
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그 감각은 더 강해졌다. 1층, 지하 1층, 지하 2층. 깊어질수록 어둠이 짙어졌다. 손전등을 켜지 않았다. 켤 필요가 없었다. 저주는 빛이 없어도 보인다.
지하 3층 복도 끝에 문이 있었다.
문을 열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멈췄다.
침대들이 있었다. 십 개, 아니 스무 개가 넘는 침대가 지하실 전체에 배치되어 있었다. 그 위에는 것들이 누워있었다. 사람의 형태. 하지만 초점을 맞출 수 없었다. 마치 흐릿한 사진을 보는 것처럼. 눈이 그것들을 인식하려고 할 때마다 시야가 흔들렸다.
더 가까이 다가가려 했을 때, 침대 위의 한 형태가 움직였다. 팔이 들렸다. 손가락들이 천천히 펼쳐졌다. 손톱 사이로 검은 액체가 흘러내렸다. 입이 열렸다. 이빨이 보였다. 아니, 이빨이 아니라 뭔가 더 긴 것들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것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저주의 응축체였다. 10년간 이 지하실에 갇혀있던 사람들의 원한과 절망이 물리적 형태를 가진 것들.
나는 그것들을 흡수하고 싶었다. 근육이 경직되고 손가락이 떨렸다. 하지만 몸이 반응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내 신경을 차단한 것처럼. 내 안의 다른 의지가 나를 붙들고 있었다.
"시준."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돌아섰다. 폐병원 정문을 통해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박준호였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10년을 기다려온 사람의 얼굴이 그렇게 창백할 수는 없다. 아니, 그렇게 창백해야 한다. 자신이 믿는 것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도망치지 말아. 여기가 끝이야."
박준호가 천천히 다가왔다. 손에는 낡은 상자가 들려있었다. 사진첩이었다. 내가 그것을 알아본 것은 오직 직감일 뿐이었다.
"내 딸이야."
상자에서 사진을 꺼냈다. 색이 바래진 사진. 5살 정도 된 여자아이가 웃고 있었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그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알고 있었다. 나는 이 아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억이 없었다.
기억이 없는데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럼에도 나는 안다. 그 아이의 이름이 무엇인지. 그 아이가 어떤 목소리로 웃는지. 내 손을 잡던 그 손가락의 온기를...
목이 메었다. 손가락이 경련을 일으켰다. 마치 누군가 내 신경을 조종하는 것처럼.
아이의 얼굴이 자꾸 흐려졌다. 마치 누군가 내 기억을 지우려고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것처럼. 내 머리 뒤쪽에서 무언가가 그 기억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저항이 생겼다. 뇌 안에서 무언가가 부딪히는 느낌. 기억하려는 나와 잊으려 하는 나가 싸우고 있었다.
두 번째 사진이 떨어졌다. 박준호의 손이 떨렸다.
"화재 전날 찍은 거야. 마지막 사진이야. 그 다음날 아침, 불이 났어."
박준호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넌 여기 있었어. 지하에. 왜 넌 여기 있었는데 우리 딸은 위층에 있었어? 왜 넌 살고 우리 딸은 죽었어?"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기억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박준호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 절망에서 분노로. 분노에서 뭔가 더 깊은 것으로.
"넌 아버지가 아니야."
목소리가 들렸다. 뒤쪽에서. 나는 다시 돌아봤다. 복도의 어둠 속에서 사람이 나타났다. 여자였다. 하얀 가운을 입고 있었다. 의사의 가운. 아니면 간호사의 가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조명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목소리는 들렸다.
"넌 절대 그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야."
박준호가 뒷걸음질쳤다. 두려움이 그의 얼굴에 드러났다. 저주받은 사람의 두려움이 아니라, 자신이 믿어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을 보는 두려움.
"누구야?" 박준호가 소리쳤다. "누가 있어?"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것을 느꼈다. 그 시선. 오랫동안 기다려온 누군가의 시선.
"시준아. 기억해야 해."
그 목소리는 내게 익숙했다. 마치 내 기억의 한 부분처럼. 아니, 내 기억이 아니라 내 뼈 속에 남아있는 그런 목소리.
"왜 넌 자꾸 파고들려고 해? 왜 넌 이 모든 걸 알고 싶어?"
의료 기록실은 지하 4층에 있었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왜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박준호의 발자국을 따라 내려갔다. 그는 여자의 목소리에서 도망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따라가게 되었다.
기록실의 문을 열었을 때, 박준호는 이미 안에 있었다. 의료 기록들이 선반에 수십 년 묵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는 한 폴더를 집어 들었다. 손이 떨렸다.
"여기 있다. 환자 기록. 10년 전."
그가 나에게 폴더를 던졌다.
나는 그것을 열었다.
환자 명단.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어떤 이름들은 옆에 X 표시가 되어 있었다. 사망. 그 다음 이름. 그 다음 이름. 그리고...
"박시준. 환자번호 0847. 입원일 2014년 3월 15일. 진단명 심각한 신경 손상 및 기억 장애. 담당의: 이은서."
내 이름이 거기 있었다.
내 이름.
10년 전 기록에. 이 병원에.
그 순간, 뭔가가 내 뇌를 관통했다. 밝은 공간이 스쳐갔다. 흰 벽. 누군가 내 손을 잡고 있다. "시준아, 제발 깨어나. 제발." 여자의 목소리. 하지만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기억은 즉시 저항했다. 내 두개골 뒤에서 무언가가 그것을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신경이 경직되고, 성대가 수축했다. 기억하려는 나와 잊으려는 나가 몸 안에서 싸우고 있었다.
두통이 터져 나왔다.
처음에는 관자놀이 근처의 자극. 하지만 순식간에 커졌다. 마치 누군가 내 두개골을 드릴로 파고드는 것처럼. 아니, 더 정확히는 내 뇌가 자기 자신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 뇌 안의 어딘가가 깨어나려고 발악하는 느낌. 마치 갇혀있던 무언가가 감옥을 부수려 하는 것처럼.
"아, 아..."
비명이 나왔다. 내 비명인지 다른 누군가의 비명인지 모르겠다. 요즘은 그런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박준호가 나를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내 팔이 그의 팔을 밀어냈다. 내 손이 아니었다. 내 안의 누군가의 손이었다. 박준호는 벽에 부딪혔다.
의료 기록 폴더가 흩어졌다. 종이들이 날렸다. 그 위에 또 다른 이름들이 보였다. 다른 환자들. 다른 진단명들. 그리고 모두 담당의가 같았다.
이은서.
그 이름을 볼 때, 나는 뭔가를 기억했다. 아니, 기억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억은 물러섰다. 내 뇌 뒤에서 누군가 그것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안 돼. 안 돼. 안 돼."
누군가 속삭였다. 내 목소리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아니었다.
"시준, 이제 충분해. 더 이상 파고들지 마."
목소리가 들렸다. 지하실 전체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 여자의 목소리. 하얀 가운을 입은 여자의 목소리.
그리고 그 목소리는 내게 너무나 익숙했다.
마치 자신의 기억 속 어딘가에서, 아주 오래전에 들었던 목소리처럼.
불이 꺼졌다.
기록실 전체가 어둠에 잠겼다. 박준호의 비명이 들렸다. 손전등이 떨어지는 소리. 의료 기록들이 흩어지는 소리.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 여자의 목소리.
"시준, 미안해. 하지만 넌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내 입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내 성대에서 나왔지만 내 것이 아닌 목소리.
"이제 자야 해."
그리고 나는 기억했다.
10년 전 이 지하실에서. 누군가의 팔을 잡고 있는 나 자신. 그리고 그것을 푸는 손. 하얀 가운 소매. 그리고 그 팔 위에 남겨진 자국.
내 왼쪽 손목의 흉터처럼.
어둠이 깊어졌다. 의료 기록들은 모두 사라졌다. 박준호도 사라졌다. 나만 남았다. 지하 4층의 어둠 속에서. 그리고 내 안의 모든 저주들이 울부짖고 있었다.
"제발... 제발 기억하지 마..."
누군가의 간청이었다. 아니면 내 자신의 간청이었다.
그 순간, 내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액정 불빛이 어둠을 찢었다. 한수현이었다.
"박시준. 폐병원에 있지?"
"네."
내가 대답했다. 내 목소리인 것 같았다. 하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거기 가면 안 돼. 그 병원에는... 그곳에는 넌 죽어있어야 하는 공간이야."
한수현의 목소리가 떨렸다.
"10년 전에 죽어야 했던 공간이야."
나는 한수현의 말을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내 뇌는 저항했다. 마치 어떤 손이 내 의식의 뒷부분을 누르고 있는 것처럼. 그 손은 나를 지우려 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나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려 했다. 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다. 아니, 뛰려고 했다. 가슴이 점점 차가워지고 있었다.
"시준? 대답해."
"저는... 여기서 나가야 합니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내가 한 말이 아니었다. 누군가 내 성대를 통해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나를 구하려고 했다. 또는 보호하려고 했다.
"박시준!"
한수현이 외쳤다.
"그 목소리가 들린다면, 지금 당신 안에 있는 건 당신이 아니야. 당신은 지금 통제당하고 있어."
휴대폰 화면이 떨렸다. 내 손이 떨렸다. 아니, 내 손이 아닌 내 안의 무언가가 떨리고 있었다. 내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아니, 도돋아야 할 피부가 차갑기만 했다. 마치 얼음처럼.
"나가."
나는 한수현에게 말했다. 그리고 휴대폰을 내려놨다.
어둠 속에서 내 눈이 적응하기 시작했다. 기록실의 윤곽이 보였다. 떨어진 의료 기록들. 벽에 부딪혀 쓰러진 박준호의 몸. 그리고 문.
기록실 문은 열려 있었다.
나는 그곳으로 걸어갔다. 내 다리가 움직였지만, 내가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내 안의 누군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었다. 마치 인형처럼. 아니, 더 정확히는 그 누군가가 나를 다시 데려가고 싶어 했다. 어딘가로.
10년 전의 그 순간으로.
지하 4층 복도는 더 어두웠다. 창고처럼 사용되던 공간들. 폐기된 의료 기구들.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 배인 저주의 기운. 내 피부가 그것을 감지했다. 마치 수천 마리의 손가락이 내 팔을 스쳐가는 것처럼. 하지만 그 감각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마치 내가 천천히 사라지고 있는 것처럼.
"제발..."
누군가의 목소리가 또 들렸다. 이번에는 내 목소리가 아니었다. 어딘가 멀리서 들리는 목소리. 아이의 목소리.
"시준 오빠... 제발... 나 혼자 두지 마..."
나는 멈췄다.
그 목소리.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아니, 알고 있었어야 했다. 내 뇌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기억이 닫혀 있었다. 마치 자물쇠가 채워진 문처럼. 그리고 그 문 너머에는 뭔가 끔찍한 것이 있었다. 내 손가락이 경련을 일으켰다.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그것도 내 눈물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박시준."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의 목소리. 하얀 가운을 입은 여자.
"계단을 내려가. 더 아래로. 그곳에 답이 있어."
내 다리가 움직였다. 나는 거부할 수 없었다. 내 안의 누군가가 너무나 강했다. 너무나 절박했다.
계단이 보였다. 콘크리트로 된 낡은 계단. 지하 4층에서 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공식 기록에는 없는 계단.
"지하 5층은 없어야 해."
내가 중얼거렸다. 내 목소리였다. 나 자신의 목소리. 내 안의 나.
"맞아. 없어야 해. 그래서 넌 거기 있으면 안 돼."
하얀 가운의 여자가 속삭였다.
"하지만 이미 넌 거기 있었어. 10년 동안. 그리고 이제 돌아와야 해."
나는 계단을 내려갔다.
한 계단. 두 계단. 세 계단.
공기가 변했다. 더 차가워졌다. 마치 10년 동안 아무도 마시지 않은 공기. 죽은 공기. 그리고 그 속에는 무언가가 떠 있었다. 저주만이 아니었다. 기억. 뭔가의 기억들.
내 맥박이 느려졌다. 아니, 느려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 호흡이 얕아졌다. 가슴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다. 마치 내가 천천히 멈춰가고 있는 것처럼. 내가 원래 있어야 할 상태로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시준, 제발... 깨어나지 마..."
아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날 혼자 남겨두지 마..."
내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그것도 내 감정이 아니었다. 내 안의 누군가의 감정이었다. 내 안의 또 다른 나의 감정.
지하 5층에 도착했을 때, 나는 알아버렸다.
나는 여기서 죽어있어야 했다.
10년 전에. 이 어둠 속에서.
그리고 내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내가 걷고 있다는 것이 말도 안 됐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누군가의 저주였기 때문이다.
지하 5층의 어둠이 나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누군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의 웃음. 하얀 가운을 입은 여자의 웃음.
"이제 기억해. 시준. 이제 넌 알 차례야."
침대가 보였다.
지하 5층 어딘가에, 낡은 침대가 있었다.
그 위에는 누군가 누워 있었다.
그것이 나였다. 아니, 그것이 나여야 했다.
창백한 피부. 움직이지 않는 가슴. 10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육체. 내 손을 뻗어 그것에 닿았다. 차갑다. 얼음처럼 차갑다. 내 손도 같은 온기를 가지고 있었다. 아니, 온기가 없었다. 내 손가락이 그것의 손가락과 겹쳐졌다. 구분할 수 없었다. 우리는 같은 것이었다. 같은 차가움. 같은 부재.
내 안의 모든 저주들이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깨달았다.
나는 지금 죽은 자의 몸에서 걷고 있다는 것을.
내 손전등이 꺼졌다. 아니, 꺼진 게 아니라 누군가 빼앗았다. 어둠이 완전해졌다. 그 속에서만 진실이 존재하는 어둠.
그리고 내 주머니의 휴대폰이 울렸다.
박준호였다.
"박시준. 이제 돌아와. 우리 딸을 되살리는 데 당신의 능력이 필요해."
내가 대답하려 했을 때, 다른 목소리가 전화기를 빼앗았다.
"아버지가 아니라 엄마라고 불러야 할 걸."
하얀 가운의 여자. 이은서였다.
"당신의 진짜 어머니 말이야. 그리고 당신은 절대 그 아이의 오빠가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