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체계
계약의 법칙
지하 30층 아래 존재하는 '계약 귀신'과의 거래는 절대불변의 법칙으로 작동한다. 옛 계약서에 서명한 자는 매달 정해진 시간(밤 11시~자정, 1시간)에만 귀신의 세계로 강제 소환된다. 그곳에서 계약자는 타인의 빚을 대신 갚는 노동을 수행하며, 현실의 금전 채무는 신비로운 방식으로 소멸한다. 그러나 귀신의 세계에서 보낸 1시간은 현실에서 1년의 기억을 앗아간다. 계약서에는 '36회 거래 시 계약자의 가장 소중한 기억이 완전히 소멸'이라는 조항이 암호처럼 기록되어 있다. 계약은 자발적으로 해제 불가능하며, 오직 계약 귀신의 동의 또는 계약자의 죽음으로만 종료된다.
지역
귀신의 세계
신축 건물 지하 30층 아래에 펼쳐진 공간으로, 현실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거대한 채무기록들이 벽면을 뒤덮고 있으며, 계약자는 그것들을 손으로 만져 '빚의 무게'를 신체로 흡수해야 한다. 시간이 왜곡되어 1시간이 길게 느껴지며,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무게감이 동시에 압박한다. 귀신의 세계에는 계약 귀신 외에도 과거의 계약자들의 잔상이 떠돌아다니며, 그들의 절망과 포기의 감정이 공기처럼 퍼져있다. 밤 자정이 되는 순간 계약자는 강제로 현실로 복귀한다.
기타
사회의 안전판: 침묵의 문화
도시의 중산층과 상층부는 빚의 생태계와 귀신의 세계의 존재를 암묵적으로 인지하면서도 공식적으로는 부인한다. 계약 귀신의 거래로 인한 자살과 정신붕괴는 '개인의 나약함'으로 재해석되고, 실종된 사람들은 '도시를 떠난 자'로 기록된다. 공식 언론은 이러한 사건들을 보도하지 않으며, 경찰도 조사하지 않는다. 사회 전체가 이 비극을 보지 않기로 집단 합의한 상태로, 이러한 침묵이 귀신의 세계가 계속 확장되는 원인이 된다. 오직 빈곤층만이 이 진실을 직면하며, 그들의 절망과 선택이 계약의 사슬을 완성한다.
힘의체계
기억의 소실 메커니즘
귀신의 세계에서의 노동 시간만큼 현실의 기억이 역순으로 사라진다. 가장 최근의 기억부터 시작해 과거로 소급되며,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감정과 연결된 기억이 우선적으로 대상이 된다. 1시간 = 1년 기억 소실이라는 법칙은 절대적이며, 계약자는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알 수 없다 — 기억이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것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도 지워진다. 36번의 계약 시점에서 계약자에게 가장 소중한 기억(보통 계약의 원인이 된 가족 기억)이 완전히 소멸하며, 이 순간 계약자는 자신이 왜 이 모든 것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세력
빚의 생태계
현대 도시의 그림자에서 작동하는 비공식 금융 네트워크. 폭리금융업자, 채무추심꾼, 고리대금업자들이 형성한 권력 구조로, 일반 은행 대출이 불가능한 빈곤층을 먹이사슬의 최하단에 몰아넣는다. 이들은 계약 귀신의 존재를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으며, 희생자들에게 은연중에 '지하의 거래'를 암시한다. 빚의 생태계는 계약 귀신과 상호공생 관계에 있다 — 귀신은 계약자를 통해 현실의 빚을 소거하고, 빚의 생태계는 계약자의 기억 소실로 인한 자살과 정신붕괴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는다.
지역
신축 건물 '그린힐 타워'
도시 외곽에 건설 중인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로, 공식적으로는 최신식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로 홍보되고 있다. 그러나 건설 과정에서 여러 노동자 사망사고와 원인불명의 실종이 발생했다. 지하 30층까지 파내려가는 과정에서 발견된 '옛 계약서'는 이 부지가 오래전부터 저주받은 땅이었음을 시사한다. 건설사는 이 사실을 알고도 공사를 강행했으며, 비공식적으로 빚에 못 박힌 노동자들을 의도적으로 채용한다. 건물 완공은 곧 귀신의 세계를 현실로 열어내는 계약의 완성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