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사치 단속법과 조공법의 법리적 맹점
조선 법전인 <경국대전>의 자구 하나하나를 비틀어 국가 통제 경제를 군수 공장화에 맞춤 개조한 법제적 책략이다. 선조는 영의정도 반대할 수 없는 궁중 사치 금지령인 '근검령'을 선포한다. 그리고 사치를 금한다는 허울 좋은 명목 아래 민간 여성들이 화장 및 분공용으로 소비하던 고급 유황과 화장품 연료인 초석의 유통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국고로 전량 몰수했다. 이는 사림들이 도덕적 조치라 칭송하는 사이, 실제로는 화포를 만들기 위한 핵심 유황과 염초의 국가 매점매석을 달성한 쾌거였다. 법률의 도덕적 한계를 역이용한 국가 단위의 법제적 기술 독점 행위다.
지역
북방 야철의 성지, 영변과 철산 비밀 공정지
한양의 현란한 간관들의 감시망과 명나라 밀탐의 눈을 피해, 선조가 함경도 여진족 방어를 핑계로 사철(砂鐵)과 charcoal(숯)의 보고인 평안도 영변과 철산 일대에 구축한 초거대 비밀 제철·군수 복합단지다. 계곡의 낙차를 이용한 여러 기의 수력 야철로가 종일 붉은 열기를 내뿜으며 선공(철을 두들기는 장인)들이 조총 신의 홈을 깎고 있다. 문맹인 도공들의 연대책임을 방지하기 위해 규격 불일치 시 곤장형에 버금가는 벌금과, 규격 통과 시 무조건 면천(免賤)과 토지 지급이라는 당근으로 굴러간다. 이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극비 화포들이 남쪽 전라좌수영과 영변 국경 지대로 끊임없이 은밀히 실려 나가고 있다.
힘의체계
공정 역학: 하위 호환 역설계 공정
선조(한민우)가 휘두르는 힘은 미래의 오버테크놀로지를 기적처럼 현실화하는 초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수령한 무기 도면을 16세기 조선의 열악한 야철 장인, 도공들의 언어로 '번역'하고 '품질 등급을 낮추어' 타협해 내는 하위 호환 설계 능력이다. 예를 들어, 소총의 탄소 함량 조절을 수치 대신 '쇳물이 식을 때 뿜어내는 수증기의 소리와 불꽃의 붉은 점도'로 매뉴얼화하고, 도량형의 오차를 닢(엽전)의 지름으로 고정하여 표준 부품 규격을 세운다. 이 무기 양산은 폭발적인 화력 증강을 가져오지만, 철광석과 유황의 과도한 채굴을 수반하여 기득권 사림에게는 '민생을 파탄 내는 토목공사'로 낙인찍히며, 명나라의 사신들에게는 '참람한 역모의 군사 준비'로 의심받는 양날의 검이 된다.
세력
삼사(三司)와 군기시(軍器寺)의 대강
조선 조정은 도덕적 정당성을 맹신하는 사림(동인·서인)의 명분론에 지배되어 있다. 이들은 사사로운 무기의 증강을 성리학적 왕도정치에 위배되는 패도(覇道)라 규탄한다. 이에 대항해 선조는 무기 제조 부서인 '군기시'를 단순 고직 처소에서 판도를 뒤흔들 비밀 병기 연구소로 개편했다. 선조는 붕당 간의 이조전랑(조정 인사 추천권) 갈등과 조종조의 전례(임금의 직속 예산 처분권)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여 정치적 압박을 가한다. 서인에게는 신형 화포의 연안 배치를 권해 변방을 수비하게 하고, 동인에게는 기술 관리권을 주어 이권을 보장함으로써, 역겨운 명분론자들이 도리어 서로 조정에서 신무기 공급과 군량 예산 통과를 청탁하게 만드는 합법적 가스라이팅 구조를 완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