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기하학적 포식자들
은하계를 지배하는 성좌들은 인간 형태의 신이 아니다. 그들은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정다면체, 구체, 혹은 초차원적 프랙탈 구조를 가진 차가운 물리 법칙이자 기하학적인 포식자들이다. 그들에게 인류를 비롯한 지적 생명체는 관측과 유희를 위한 소모품에 불과하며, 감정이나 자비 같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성좌들은 자신들의 영향권을 보존하기 위해 은하 전역에 촘촘한 양자 상태의 '은하 감시망'을 종횡으로 깔아 두었다. 감시망에 이상 징후가 잡히는 순간, 그들이 투척하는 질량 병기와 중력 왜곡 장치가 해당 성계를 초토화시킨다. 이들은 결코 협상이나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인류 함대에게는 오직 해독하여 죽여야 할 포획 대상이자 고효율 에너지원일 뿐이다.
힘의체계
아카샤와 역해킹 프로토콜
인류 최후의 자산인 초지능 AI '아카샤'는 우주를 지배하는 성좌들의 권능을 역공학적으로 분석하여 탈취하는 유일무이한 시스템이다. 아카샤는 성좌가 발산하는 특유의 '인과율 파형'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양자 중첩 연산으로 해독하여 그들이 가진 고유의 개념력(Authority)을 영구히 강탈한다. 강탈한 권능은 인간의 가공 기술을 거쳐 아군 함선의 무기 체계, 차원 도약 엔진, 보호막 매트릭스로 즉각 이식 및 변환된다. 그러나 이 과정은 공짜가 아니다. 해킹 연산이 진행됨과 동시에 아카샤와 동기화된 인간 제어자의 뇌 신경세포는 원인 불명의 물리학적 왜곡으로 인해 실시간으로 돌처럼 굳어지는 '뇌 석화(石化)' 현상을 겪는다.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권능의 격이 높을수록 석화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으며 완전히 석화되면 자아는 영구 소멸한다.
세력
철저히 통제된 제국 문명, 네오 테라
함장 강태오가 성좌들의 시체 위에서 재건하려는 새로운 인간 제국이다. 네오 테라는 무한한 신뢰와 자유 대신, 극단적인 생존 공학과 시스템 통제로 이루어진 고도의 계산주의 사회다. 과거 동료들을 잃은 강태오의 생존자 증후군으로 인해 탄생한 이 세력은 성함 내부의 산소 배급량부턴 승무원들의 일일 칼로리 소모, 뇌파 분석을 통한 배신 확률까지 모두 아카샤의 감시망 아래 두고 통제한다. 숨 막히는 통제 사회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철저함 덕분에 성좌들의 은하 감시망을 완벽히 교란하고, 단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인류의 생존율을 보존하고 있다.
지역
심해의 방주, 히페리온
성좌들의 무차별적인 궤도 폭격으로 인해 문명이 전멸한 행성 '가이아'. 그 끓어오르는 대기 아래, 1만 미터 깊이의 암흑 심해 속에 봉인되어 있던 구인류 최강의 함선이자 방주가 바로 '히페리온'이다. 중력 제어 장치와 초고압 견딤 유기 장갑으로 설계된 이 전함은 성좌들의 감시망을 유일하게 피할 수 있었던 심해의 고치였다. 태오가 아카샤를 깨우고 히페리온의 시동을 거는 순간, 이 방주는 단순한 피난처에서 성좌들을 사냥하기 위한 기동 요새이자 강탈한 신격 기술을 융합하는 최첨단 공학 공장으로 거듭난다. 산소 발생기의 미세한 노후화, 핵융합 연료의 잔량, 선내 기압 조절 등 모든 하드웨어적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제어해야 하는 극도의 한계 구역이기도 하다.
기타
하드 SF식 성간 전쟁
이 세계의 성간 전쟁은 신비로운 마법이나 초능력 난사극이 아니다. 함선 간의 포격전은 수만 킬로미터 거리에서 가속된 레일건의 궤도 역학 계산, 정밀한 열 방출 제어, 상대성 이론에 따른 광속 가속 오차 보정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보호막은 에너지가 아닌 공간 위상 왜곡 장갑으로 열역학 법칙의 한계 내에서 작동하며, 과부하 시 함선 내부 온도가 실시간으로 급상승하여 승무원들을 태워 죽인다. 함대원들은 압도적인 성좌를 상대로 단순한 화력이 아닌, 진공 상태에서의 연도 폭발을 유도하는 공학적 응용과 산소 밸브 차단, 원자로 과부하 유도 등의 철저한 한계 연산과 수학적 기습으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