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담배 연기를 길게 뱉었다. 노트북 화면 속 채령의 영상을 열일곱 번째 돌려본다. 블랙로즈 클럽 VIP실, 우범의 손이 그녀 허리를 감쌌던 그 순간. 배경음에 섞인 소리들. 아이스 큐브가 유리잔에 부딪히는 소리, 낮은 재즈, 그리고.

갈매기.

멈췄다. 3분 22초 지점. 바람 소리 사이로 끼어든 녀석들이다. 도심 클럽에서 갈매기라니. 볼륨을 최대로 올리자 이번엔 선박 경적음이 들렸다. 저음이 길게 깔리다 끊기는 특유의 패턴. 서해안 항구의 화물선들이다.

지도를 켰다. 블랙로즈 클럽에서 반경 5킬로 안에 항구는 세 곳. 그중 컨테이너 야적장과 바로 붙은 3번 부두. 우범이 밀수 경로를 돌릴 만한 위치는 거기뿐이다.

손끝에서 푸른빛이 스몄다. 어젯밤 한수진의 명함을 만졌던 손가락이다. 그 변호사, 아버지의 라이터를 책상 서랍에 쳐박아둔 여자. 우범에게 복수할 구실을 찾는 눈빛이었다.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차 키를 집었다. 글록은 조수석 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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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11분, 3번 부두.

바다는 검은 기름을 뒤집어쓴 것처럼 반들거렸다. 컨테이너들이 쌓아 만든 좁은 골목 사이로 염분과 녹슨 철판 냄새가 코를 찔렀다. 등대 불빛이 7초마다 한 번씩 이쪽을 훑고 지나간다.

숨을 들이켰다. 폐가 차가운 염분으로 팽창한다. 심박이 느려진다. 분당 68회. 65회. 60회. 손가락 끝의 촉각이 예민해진다. 옷깃이 목덜미를 스치는 감촉, 바지 주머니 속 라이터의 무게, 허리춤 글록의 차가운 금속 온도까지 모조리 신경을 타고 올라온다. 능력이 깨어난 뒤로 사냥감 앞에 설 때마다 이랬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살육이든, 섹스든, 폭력은 결국 촉각의 문제니까.

23번 창고. 한수진의 USB에서 뽑아낸 선적 기록과 일치하는 번호였다. 민 사장의 장부는 쓸모가 많았다. 우범의 밀수품 중 상당수가 이 창고를 거친다는 내역이 고스란히 박혀 있었다.

철문 옆 환풍구가 녹슬어 있었다. 나사 네 개를 조용히 풀어내자 어깨가 겨우 들어갈 공간이 생겼다. 숨을 짧게 들이마시고 밀어 넣는다.

내부는 예상보다 넓었다. 컨테이너 다섯 대가 나란히 서 있고, 그 사이로 지게차 한 대가 시동도 켜지 않은 채 멈춰 있다. 보안 요원은 둘. 한 놈은 입구 쪽 철제 계단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고, 다른 놈은 컨테이너들 사이를 천천히 돌고 있었다.

나는 낮은 자세로 지게차 뒤에 붙었다. 손바닥을 철판에 대자 차가운 금속의 진동이 신경을 타고 올라왔다. 지금 이 창고 바닥은 0.3밀리미터 두께로 진동하고 있다. 컨테이너 안에서 뭔가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순찰하던 놈이 다가왔다. 발걸음은 느리고 규칙적이었다. 권총은 허리에 차고 있지만 손잡이에 손도 안 올렸다. 침입자를 예상하지 않은 순찰이다.

그가 지게차 앞을 지나는 순간, 나는 손을 뻗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접촉. 0.3초. 신경 회로가 내 손아귀에 펼쳐진다. 이 남자의 촉각 지도는 단순했다. 오른쪽 어깨에 오래된 타박상, 왼쪽 엄지발가락의 무좀, 그리고 방금 전까지 마셨던 커피의 카페인이 혀끝에 남긴 얼얼함.

나는 통증을 껐다. 완전히. 그리고 쾌락을 틀었다.

그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 무릎이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눈동자가 뒤집히고 입가에 거품이 섞인 침이 흘렀다. 나는 그의 목을 추가로 짚어 의식을 완전히 차단했다. 쾌락 과부하는 통증보다 더 빠르게 인간을 무력화한다. 뇌가 처리할 수 있는 쾌감의 양은 정해져 있으니까.

철제 계단 쪽 놈이 고개를 들었다. "형님?"

대답 대신 나는 쓰러진 놈의 권총을 뽑아 던졌다. 총은 그가 숨을 곳을 계산한 궤도로 날아갔다. 계단 난간에 맞고 튕겨져 그의 이마를 강타했다. 한 방에 실신.

조용해졌다.

컨테이너로 다가갔다. 냉동 컨테이너였다. 외부 온도계가 영하 2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잠금장치를 총으로 두 번 쏴서 부쉈다. 문이 열리자 흰 냉기가 쏟아져 나왔다.

내부는 알루미늄 선반으로 빼곡했고, 그 위에는 바이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폐공장에서 봤던 것과 같은 유리병. 라벨은 없었지만 액체의 점도와 푸른빛 형광이 동일했다. N-7. 혹은 그 변종. 우범은 이걸 팔고 있었다. 생화학 무기를, 그것도 내가 감염된 바로 그 물질을.

선반 옆에 서류 뭉치가 테이프로 고정되어 있었다. 뜯어보니 선적지가 적힌 영문 서류들. 수취인은 동남아의 어느 사병 조직이었다. 거래액은 미화 3백만 달러.

주머니에 서류를 구겨 넣었다. 바이알 두 개도 챙겼다. 한수진이 분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하나가 아니다. 다섯, 아니 여섯. 창고 입구 쪽에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컨테이너 뒤로 몸을 숨겼다.

"침입자다! 전부 깨워!"

우범의 부하들이었다. 전부 검은 점퍼에 방검복을 입고 있었다. 무장도 제법이었다. 기관단총 두 정에 산탄총 하나. 나머지는 권총과 각목.

첫 번째 놈이 지게차 쪽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의 시야 사각에서 튀어나와 손바닥으로 얼굴을 덮었다. 접촉 면적 78제곱센티미터. 코와 입, 눈까지 한 번에 잡혔다.

이번에는 통증을 극대화했다. 모든 신경 종말을 최대치로 개방.

그가 비명을 질렀다. 인간의 목소리라고 믿기 힘든 소리였다. 마치 살아 있는 채로 벗겨지는 짐승 같았다. 동시에 나는 그의 방광 괄약근 신경을 풀어버렸다. 바지가 뜨거운 액체로 젖어들었다. 고통과 수치의 조합. 그는 기관단총을 떨어뜨리고 바닥을 뒹굴었다.

두 번째 놈이 산탄총을 겨눴다. 나는 쓰러진 놈을 방패 삼아 앞으로 밀었다. 산탄이 그의 방검복에 박히는 둔탁한 소리. 동시에 나는 총을 쏜 놈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접촉. 이번에는 감각 반전. 통증과 쾌락의 경계를 무작위로 뒤섞었다.

그가 총을 놓쳤다. 손가락이 제멋대로 경련했다. 나는 그의 손목을 더 세게 비틀며 신경 신호를 왜곡했다. 그가 내 손을 뿌리치려고 팔을 휘둘렀지만, 이미 그의 신경계는 내가 보내는 신호를 자기 뇌의 명령과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의미한 몸부림이었다.

"이게 뭐야, 이 새끼가...!"

그가 울부짖었다. 나는 그의 오른쪽 팔 전체를 쓸어내리며 감각을 재배열했다. 손끝에서 어깨까지, 통증이 쾌락으로, 쾌락이 다시 통증으로 변하는 파도가 스쳐 지나갔다. 그의 눈동자가 풀렸다 조여졌다를 반복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놈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나는 방금 제압한 놈을 밀쳐 보내고 뒤로 물러섰다. 컨테이너 벽에 등이 닿았다. 차가운 금속의 온도가 신경을 타고 올라왔다.

왼쪽 놈이 각목을 휘둘렀다. 나는 살짝 몸을 틀어 각목이 컨테이너에 부딪히게 했다. 충격음과 함께 나무가 쪼개졌다. 그 틈에 그의 멱살을 잡았다.

이번엔 무감각. 완전한 감각 차단.

그가 각목을 놓쳤다. 자기 손이 아직 존재하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의 무릎을 걷어차 넘어뜨리고, 동시에 네 번째 놈의 총구를 피해 몸을 낮췄다.

총성이 울렸다. 총알은 내 왼쪽 귀를 스치고 컨테이너에 박혔다. 나는 바닥을 굴러 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등이 바닥에 닿는 순간, 내 손이 그의 얼굴을 찾았다.

다섯 가지 감각을 한꺼번에 왜곡했다. 시각에는 섬광, 청각에는 고주파음, 후각에는 암모니아, 미각에는 쓴맛, 촉각에는 전신 화상의 통증.

그가 토악질을 하며 쓰러졌다. 뇌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한 거다.

나머지 둘은 도망쳤다. 발소리가 창고 입구 쪽으로 멀어졌다.

나는 숨을 골랐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능력을 네 번 연속으로 사용한 대가다. 머릿속에서 뭔가가 빠져나가는 느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게 이 능력의 가장 더러운 점이다. 당신은 자신이 무엇을 잊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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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사무실은 2층에 있었다. 철제 계단을 올라가자 좁은 복도와 방 한 칸. 모니터 네 대가 설치된 보안실 겸 사무실이었다. 책상 위에는 선적 서류와 현금 뭉치, 그리고 반쯤 비워진 위스키 병.

서랍을 뒤졌다. 더 많은 서류들. 대부분은 위장 거래 내역이었지만, 그중 일부는 폐공장 지하 실험실의 연구 노트 사본이었다. N-7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기록. '피험체 3번: 감염 후 72시간 내 촉각 인지 능력 480% 증가. 이후 급격한 신경 퇴행 및 기억 소실. 생존 기간 추정 18개월.'

18개월.

담배를 물었다. 라이터를 켜려는 순간 손이 멈췄다. 손가락의 떨림이 더 심해졌다. 니코틴이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는지, 아니면 신경 퇴행을 가속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담배는 피워야 한다. 지금의 나를 붙잡고 있는 몇 안 되는 것들 중 하나니까.

"여기 있었군."

목소리는 등 뒤에서 들렸다.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유라였다.

그녀는 검은색 택티컬 재킷에 전투화 차림이었다. 총기는 없었지만 대신 양손에 단검을 쥐고 있었다. 칼날에 내 혈액형이라도 적혀 있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채령 언니 호위는 어쩌고."

"오늘 밤은 우범이 직접 데리고 있어. 저택에 경호원 열둘 깔아놨으니 나 없어도 괜찮아."

유라가 한 걸음 다가왔다. 그녀의 발걸음은 특수요원 시절의 훈련이 그대로 배어 있었다. 소리 없이 체중을 이동하고, 시선은 내 목과 손을 동시에 주시한다.

"네가 여기 올 줄 알았어."

"그래서 혼자 왔나."

"채령 언니가 네 녀석 때문에 밤마다 잠을 못 자. 네가 우범을 무너뜨리는 건 나도 바라는 바니까."

단검 하나가 책상 위에 놓였다. 나머지 하나는 아직 그녀의 오른손에 쥐어져 있었다.

"협력 제안인가."

"거래야. 나는 네가 우범을 망가뜨리는 걸 도울 테니, 넌 나한테 네 능력을 써줘."

나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지난번 사무실에서 충분히 맛봤을 텐데."

유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미소라기엔 너무 날카로웠다.

"그거 말이야."

그녀가 재킷 지퍼를 내렸다. 검은색 탱크톱 아래로 단단한 근육이 드러났다. 그리고 피부. 상처로 가득한 피부였다. 칼자국, 화상 흔적, 그리고 전기 고문으로 인한 작은 반점들까지.

"전직 특수요원 시절에 좀 맞았어. 북아프리카에서 포로로 잡혔을 때, 그쪽 애들이 사용하는 고문 기술은 네 상상을 초월하지. 전기와 바늘, 그리고 뜨거운 기름."

그녀가 내 앞에 섰다. 키는 나보다 반 뼘 정도 작았지만, 그 눈빛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내 촉각은 거의 죽었어. 통증도, 촉감도, 온도도 거의 못 느껴. 가끔은 내 손이 아직 거기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때가 있어."

유라가 내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바닥은 건조하고 차가웠다. 신경이 살아 있는 인간의 체온이 아니었다.

"그런데 네가 나한테 능력을 썼을 때... 3년 만에 처음으로 뭔가를 느꼈어. 고통이었는지 쾌락이었는지 구분도 안 됐지만, 분명히 느꼈다고."

그녀가 내 손을 자기 목덜미로 가져갔다. 맥박이 느껴졌다. 정상적인 심박보다 빠르고 강했다.

"네 능력, 나한테도 통할지 궁금하지 않아?"

나는 그녀의 목덜미를 잡았다.

---

접촉.

유라의 신경계가 내 손바닥 아래 펼쳐졌다. 일반인의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대부분의 신경 종말이 손상되거나 퇴화해 있었다. 통증을 전달하는 A-델타 섬유는 거의 기능을 멈췄고, 촉감을 담당하는 A-베타 섬유도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직 살아 있는 신경도 있었다. 깊숙이 묻혀서 신호를 보내지 못하고 잠들어 있던 것들. 고문으로 인해 뇌가 방어 기제로 차단해버린 경로들.

나는 그 잠든 신경들을 깨웠다. 서서히, 아주 천천히.

유라의 숨이 멎었다. 동공이 확장되고 목의 힘줄이 팽팽해졌다. 그녀의 입술이 갈라졌다.

"이건... 아파... 아니... 뭐지..."

나는 압력을 조절했다. 통증과 쾌락을 구분하지 않고, 그냥 감각 자체를 극대화했다. 순수한 자극. 신경이 불타오르는 듯한 강렬함.

유라의 무릎이 꺾였다. 그녀가 책상에 손을 짚고 간신히 버텼다. 단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더."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명령도, 애원도 아닌 무언가.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요구였다.

"더 해봐. 이게 내가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진짜 감각이야."

나는 그녀의 탱크톱을 목 뒤로 잡아당겼다. 천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상처투성이의 등이 드러났다. 채찍 자국, 담뱃불 흔적, 수술용 메스로 벤 듯한 정교한 절개선까지.

나는 손바닥 전체로 그녀의 등을 쓸었다. 어깨뼈에서 허리까지, 천천히.

유라의 몸이 경련했다. 그녀의 등 근육이 내 손길 아래서 파도처럼 움직였다. 손상되었던 신경들이 하나둘 깨어나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내 능력은 그 신호들을 증폭시키고, 왜곡하고, 재배열했다.

"아... 아..."

그녀의 신음은 고통인지 쾌락인지 구분할 수 없는 소리였다. 나는 그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렸다. 통증과 쾌락은 결국 같은 신경 회로를 공유한다. 뇌가 그 둘을 구분하는 건 맥락과 강도의 차이일 뿐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맥락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손으로 목덜미에서 쇄골까지 내려왔다. 손가락 끝이 피부를 스칠 때마다 신경 신호가 폭발했다. 유라의 입에서 거친 숨이 새어 나왔다. 그녀의 몸이 내 손길을 따라 움직였다. 마치 내 손이 그녀의 신경계를 연주하는 악기라도 되는 것처럼.

"더 세게."

유라가 내 손목을 잡았다. 그녀의 손아귀는 전직 특수요원답게 강력했다.

"망설이지 마. 나는 부서지지 않아. 이미 충분히 부서졌으니까."

나는 그녀의 말에 응답하는 대신 그녀의 바지를 벗겼다. 전투화가 바닥에 둔탁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검은색 팬티 아래로 그녀의 허벅지가 드러났다. 거기에도 상처는 있었다. 총알이 관통한 자국, 그리고 내가 알 수 없는 고문 도구의 흔적들.

나는 그녀를 책상 위로 밀어 올렸다. 서류와 위스키 병이 바닥으로 쓸려 떨어졌다. 유라는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리를 벌려 내 허리를 감쌌다.

"네 몸은 죽은 신경이 대부분이지만, 아직 살아 있는 것들도 있어."

나는 그녀의 귀에 대고 낮게 말했다. 동시에 오른손을 그녀의 팬티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 살아 있는 신경에 직접 접촉하면, 감각이 정상인의 열 배, 아니 백 배까지 증폭될 거야. 네 뇌가 견딜 수 있을까."

"시험해... 봐..."

내 손가락이 그녀의 음핵을 찾았다. 신경 말단이 밀집된 그 작은 조직은, 유라의 몸에서 가장 손상이 적은 부위 중 하나였다. 아마 고문 기술자들도 거기까지는 건드리지 않았거나, 아니면 그녀가 필사적으로 지켜낸 부분일 터였다.

나는 촉각을 왜곡하기 시작했다. 내 손가락이 닿는 모든 신경 말단을 과부하 상태로 몰아갔다. 정상적인 성적 자극의 몇십 배에 달하는 신호가 그녀의 척수를 타고 뇌로 폭주했다.

유라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그녀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비명은 곧 신음으로 바뀌었다. 목소리가 갈라지고 떨렸다. 그녀의 질이 내 손가락 주위로 경련했다. 애액이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체취가 진해졌다. 암모니아와 소금기, 그리고 페로몬이 섞인 원초적인 냄새.

"이거... 이거야..."

유라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그녀의 손톱이 내 피부를 파고들었다. 나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리듬을 바꾸고, 압력을 조절하고, 자극의 패턴을 무작위로 뒤섞었다. 예측 불가능한 쾌락은 뇌를 가장 빠르게 무너뜨린다.

그녀의 질벽이 내 손가락을 강하게 조였다.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체온이 올라가고 있었다. 36.5도에서 37.2도, 그리고 계속 상승.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땀이 배어 나왔다. 땀방울이 그녀의 쇄골을 타고 가슴 사이로 흘러내렸다. 나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더 빠르게, 더 깊게 밀어 넣었다. 손가락이 질벽을 긁고 지나갈 때마다 그녀의 내벽이 강하게 빨아들였다.

"나... 지금... 안 돼... 너무 세게..."

유라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녀의 눈동자가 풀리고 초점을 잃었다. 허벅지 안쪽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 나는 그녀의 음핵을 엄지로 강하게 누르고, 동시에 질 안쪽의 G스팟을 중지로 압박했다. 그리고 모든 신경 신호를 극대치로 개방.

그 순간, 그녀의 질 내벽이 내 손가락을 빨아들이는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변했다. 마치 수백 개의 작은 혀가 핥는 듯한 감각이 손가락 끝을 타고 올라왔다. 내 능력이 그녀의 신경계를 과부하시키는 동시에, 그녀의 신경 신호가 역으로 내 촉각에 피드백된 것이다. 질벽의 주름 하나하나가 내 손가락을 감싸고, 근육 섬유가 수축할 때마다 미세한 파동이 내 손끝 신경을 타고 척수까지 전해졌다. 내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녀의 쾌락이 내 신경계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그녀가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전신의 근육이 동시에 경련을 일으켰다. 질이 내 손가락을 강하게 물었고, 애액이 손바닥 전체를 적셨다. 그녀의 비명은 이번엔 완전한 쾌락의 소리였다. 통증은 없었다. 내 능력이 통증 신호를 완벽하게 차단하고 쾌락만을 증폭시켰다.

10초가 지나도 경련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책상 위에서 반복적으로 절정을 맞고 있었다. 한 번의 오르가즘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파도가 덮쳐왔다. 뇌가 쾌락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를 초과한 상태였다. 그녀의 질 내벽이 내 손가락을 리드미컬하게 조여왔다. 젖은 근육이 수축할 때마다 점액이 찔끔거리며 새어 나왔다. 그녀의 애액은 투명하면서도 약간 끈적한 점도를 띠고 있었고, 소음순이 팽창해 내 손가락을 감싸고 있었다. 질 내벽의 주름 하나하나가 수축하며 내 손가락 마디를 압박했고, 질구 주변은 붉게 충혈되어 부풀어 있었다.

"멈춰... 잠깐... 멈춰..."

그녀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하지만 힘은 없었다. 나는 손가락을 천천히 빼냈다. 유라의 몸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경련하고는 축 늘어졌다. 손가락이 빠져나오자 질구가 아쉬운 듯 벌름거렸고, 애액이 허벅지 안쪽을 타고 책상 위로 흘러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그녀는 책상 위에 누워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온몸이 땀으로 젖었고, 허벅지 안쪽은 애액으로 번들거렸다. 눈물인지 땀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벨트를 풀었다. 바지 지퍼를 내리자 이미 단단히 발기한 성기가 튀어나왔다. 귀두는 붉게 충혈되어 윤기가 흘렀고, 표면의 핏줄이 불거져 있었다. 내 호흡도 거칠었다. 그녀를 만지는 내내 자제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더 참을 필요가 없었다.

"끝난 줄 알았나."

유라의 눈이 내 성기를 향했다. 그녀의 동공이 더 확장되었다. 두려움인지 기대인지 구분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아직... 더 있어?"

"거래는 공평해야지. 너만 느끼면 안 되니까."

나는 그녀의 다리를 더 넓게 벌리고, 그 사이에 무릎을 세워 자세를 잡았다. 그녀의 질구는 여전히 젖어 있었고, 애액이 흘러내려 항문까지 적시고 있었다. 내 성기를 그 입구에 갖다 댔다. 귀두가 그녀의 충혈된 질구를 살짝 밀어내자, 유라의 몸이 반사적으로 움찔했다.

"들어간다."

나는 한 번에 밀어 넣었다. 그녀의 질 내벽이 내 성기를 빈틈없이 감쌌다. 따뜻하고 젖은 근육이 성기 전체를 압박했다. 유라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새어 나왔다. 그녀의 질 내부는 생각보다 좁고 단단했다. 마치 한 번도 제대로 사용된 적 없는 것처럼.

"아... 너무 커... 배가 찢어질 것 같아..."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기를 빼낼 때는 질벽이 아쉬운 듯 달라붙었고, 다시 밀어 넣을 때는 애액이 섞여 음란한 소리를 냈다. 동시에 나는 능력을 해제하지 않았다. 그녀의 질 내벽 신경은 여전히 과부하 상태였다. 내 성기가 스칠 때마다 정상의 수십 배에 달하는 쾌락 신호가 그녀의 뇌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녀의 질벽이 경련할 때마다, 내 성기의 신경 말단이 역으로 자극되어 척추를 타고 뇌까지 전기가 흐르는 듯했다. 그녀의 질 내벽이 내 성기를 감싸는 압력이 단순한 근육 수축이 아니었다. 내 능력이 그녀의 신경계를 증폭시키면서, 그녀의 쾌락 신호가 내 촉각으로 역류하고 있었다. 귀두를 감싼 질벽의 주름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움직이며 내 성기 전체를 핥았다. 마치 수백 개의 작은 혀가 동시에 핥는 듯한 감각이 성기 기둥을 타고 올라와 회음부를 타고 척추로 번졌다. 내 허리 근육이 반사적으로 경련했다.

"너무... 너무 느껴져... 미칠 것 같아..."

유라가 내 팔뚝을 붙잡았다. 그녀의 손톱이 피부를 찢고 피가 났지만, 나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빠르게, 더 깊게 찔러 넣었다. 그녀의 자궁 입구에 귀두가 닿을 때마다 유라의 몸이 경련했다. 질 내부가 더 강하게 수축하며 내 성기를 조여왔다. 그 리드미컬한 압박이 나를 더 자극했다. 내 호흡도 점점 거칠어졌다.

"좋아... 죽을 것 같아도... 멈추지 마..."

나는 그녀의 탱크톱을 완전히 찢어냈다. 가슴이 드러났다. 유두는 이미 단단하게 서 있었고, 주변의 유륜은 짙은 갈색으로 부풀어 있었다. 나는 한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고, 유두를 엄지와 검지로 비볐다. 동시에 하체의 움직임을 더 빠르게 가져갔다. 질벽과 성기의 마찰이 점점 더 격렬해졌다. 체액이 섞여 허벅지 사이에서 철썩이는 소리가 났다. 내 성기가 그녀의 질 내벽을 깊게 밀어 넣을 때마다, 그녀의 자궁 입구가 귀두를 빨아들였다.

"나... 나 또 가... 또 가버려...!"

유라의 질이 격렬하게 수축했다. 그녀의 오르가즘은 이번에 더 강력했다. 질 내벽이 내 성기를 거의 짓누르다시피 조여왔다. 그 압박이 내 성기의 신경 말단을 통해 폭발적인 쾌락 신호로 변환되어 내 뇌로 쏟아졌다. 그녀의 질벽이 경련할 때마다 내 성기의 핏줄이 더 불거지고, 귀두가 더 팽창했다. 그녀의 질 내부가 내 성기를 짜내듯 수축했다. 나도 한계에 다다랐다.

"안에... 싸도 돼..."

유라가 내 목을 끌어당기며 속삭였다. 그녀의 다리가 내 허리를 더 강하게 조였다. 나는 마지막으로 깊게 찔러 넣고, 그녀의 자궁 입구에 귀두를 밀착시킨 채 사정했다. 정액이 그녀의 질 안쪽 깊숙이 분출되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사정할 때마다 성기가 맥동했고, 그녀의 질벽도 그에 반응해 경련했다. 따뜻한 정액이 그녀의 질 내부를 가득 채웠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서 또 한 조각의 기억이 떨어져 나갔다. 이번에는 채령의 목소리였다. 그녀가 내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 그 말의 음색과 높낮이가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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