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고본
엘레나의 역방향 페로몬이 내 후각을 마비시키던 순간, 나는 도리어 더 선명해지는 감각 하나를 붙잡았다. 이담의 체취였다.
엘레나가 풍기는 그 독기 어린 향조차 뚫고 들어온 그녀의 잔향은 내 폐포 깊숙이 박혀 이틀이 지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스승의 노트에 적힌 문장이 망막에 달라붙어 떨리지 않았다.
*완전의 향은 포획하는 것이 아닌 포획되는 것이다.*
그 말의 의미를 나는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체취를 병에 가두려는 순간 그것은 죽은 분자가 된다. 하지만 내가 그 체취에 스며들고, 그 체취가 나를 관통할 때 비로소 완전해지는 것.
나는 작업실 문을 걸어 잠갔다.
윤세아의 전화 스무 통을 무시했다. 미술관 복도에서 카이가 내 얼굴에 침을 뱉으며 했던 말도 무시했다. 엘레나가 내 신경계를 뒤흔들며 속삭였던 경고도 무시했다.
오직 이담의 체취만이 이 방 안에 존재했다.
냉장 보관된 유리병들을 하나씩 꺼내 작업대 위에 늘어놓았다. 그녀의 땀이 밴 면직물 조각. 그녀가 옥상에서 흘린 눈물을 적신 거즈. 그녀의 침이 마른 붓 자국. 그녀의 질 분비물이 스며든 실크 조각. 각성 상태별로 채취한 손목 안쪽 피부의 냄새를 포집한 왁스 스트립.
나는 병들의 뚜껑을 하나씩 열었다.
첫 번째 병. 그녀가 분노했을 때의 땀 냄새. 암모니아 계열의 톡 쏘는 첫 노트 아래로, 철분 같은 금속성 체취가 혀끝을 찔렀다. 미술관 복도에서 내 멱살을 잡았을 때 그녀의 손바닥에서 풍겼던 바로 그 냄새.
두 번째 병. 그녀가 오르가즘에 도달했을 때 분비된 질액. 시큼하면서도 달콤한 발효 냄새. 요구르트가 부패 직전에 풍기는 그 위험한 향. 나는 이 냄새를 맡을 때마다 혀뿌리가 저렸다. 마치 그녀의 질 내벽을 직접 핥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세 번째 병. 그녀가 울 때 흘린 눈물. 소금기 너머로, 단백질이 분해되는 은은한 비린내. 이건 그녀가 나를 속였음을 고백하던 순간의 체취였다. 죄책감과 안도가 뒤섞인, 가장 모순적인 냄새.
내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금단 증상이 밀려오고 있었다. 시야 가장자리가 일그러지고, 손끝의 감각이 무뎌졌다. 하지만 나는 병들의 뚜껑을 닫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샘플을 혼합하기 시작했다.
소량의 무수 에탄올을 베이스로 삼았다. 그녀의 땀 추출물을 스포이드로 열 방울 떨어뜨렸다. 눈물 농축액을 다섯 방울. 침의 점액질을 분리한 상층액을 세 방울. 질 분비물을 원심분리한 투명한 액체를 두 방울.
비커 안에서 투명했던 액체가 탁해졌다. 희뿌연 유백색으로 변하는 용액을 유리막대로 저으며 나는 숨을 들이쉬었다. 아직 완전하지 않았다. 그녀의 체취는 재현되고 있었지만, 그녀의 '살아 있음'이 빠져 있었다.
바로 그때 문이 열렸다.
열쇠 구멍에 꽂히는 금속음. 내가 걸어 잠근 문이 밖에서 열리고 있었다. 열쇠를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이담이었다.
그녀는 내가 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회색 실크 블라우스가 땀에 젖어 쇄골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녀의 체취가 방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비커 안에서 반응하던 인공의 체취와, 그녀의 살아있는 체취가 충돌했다.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
이담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차분함 속에 날이 서 있었다. 그녀는 작업대 위에 늘어선 병들을 훑어보았다. 내가 라벨을 붙여둔 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읽는 그녀의 눈동자가 점점 커졌다.
"'분노 시 땀'... '오르가즘 시 질 분비물'... '죄책감 시 눈물'..."
그녀의 입술이 바짝 말랐다.
"서지오. 당신 지금 나를 해부하고 있는 거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유리막대를 돌리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체취 분자들이 에탄올 속에서 춤추고 있었다. 내 후각은 완전히 열려 있었다. 그녀가 한 걸음 다가올 때마다 비커 안의 죽은 분자들과 그녀의 살아있는 분자들이 내 코점막에서 부딪혀 불꽃을 일으켰다.
"대답해."
이담이 내 손목을 잡았다. 유리막대가 비커에 부딪혀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그녀의 손바닥은 뜨거웠다. 체온이 닿는 접촉면에서 그녀의 땀이 내 피부로 스며들었다. 나는 그 액체의 감촉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당신은 내 체취를 사랑하는 거야, 아니면 나를 사랑하는 거야."
그녀의 물음은 직선이었다. 회피할 구석이 없는, 정확히 심장을 겨냥한 질문. 나는 눈을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하지만 그 눈물은 아직 흐르지 않고 있었다. 흘러내리기 직전의, 가장 높은 표면장력을 유지한 상태.
나는 그 눈물의 냄새를 알고 싶었다.
"대답 못 하겠어."
내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목 안의 점막이 바짝 말랐다. 그녀의 체취를 들이마실 때마다 뇌의 변연계가 과부하를 일으키고 있었다. 공포와 환희, 분노와 성적 흥분이 하나의 감각으로 융합되었다.
"당신의 체취는 나의 감각을 완성해. 하지만... 그 체취를 내는 당신이라는 사람이 없으면, 그 완성은..."
말을 잇지 못했다. 이담의 손이 내 뺨에 닿았다. 그녀의 손바닥에서는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땀이 분비되고 있었다. 나는 그 냄새를 들이마시며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요골동맥 위로 그녀의 맥박이 뛰고 있었다.
"당신은 나를 향으로 환원하고 있어."
이담이 속삭였다. 그녀의 입술에서 풍기는 침의 미세한 입자가 내 얼굴에 닿았다.
"내 분노, 내 쾌락, 내 죄책감을 전부 유리병에 가둬서 분자식으로 바꾸고 있잖아. 그게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야? 나를 하나의 냄새로 만들어서 영원히 소유하는 거?"
나는 그녀의 손목을 더 세게 붙잡았다. 내 손가락 끝이 그녀의 피부를 눌렀다. 그 압력에 반응해 그녀의 모공에서 새로운 땀이 분비되었다. 나는 그 땀방울이 피부 표면으로 올라오는 미세한 움직임을 감각했다.
"그럼 당신은."
내 목소리는 더 낮아졌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거야, 아니면 나의 감각을 실험하는 거야."
이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고여 있던 눈물이 마침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이 그녀의 광대뼈를 타고 흘러 입가에 닿았다. 나는 그 액체의 궤적을 눈으로 쫓았다. 그녀의 눈물이 입술에 닿는 순간, 침과 눈물이 뒤섞이며 새로운 향이 탄생했다.
그때였다.
작업실의 유리창이 박살났다.
파편이 비처럼 쏟아졌다. 나는 본능적으로 이담을 끌어안고 작업대 아래로 몸을 숙였다. 유리 조각들이 내 등에 떨어졌다. 이담의 체취가 순간적으로 급변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그녀의 땀 냄새가 더 날카로워졌다. 공포의 페로몬이 내 코를 찔렀다.
"늦었군, 서지오."
그 목소리. 나는 고개를 들었다.
레온 하르트만이었다.
추방된 조향사는 부서진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걸어 들어왔다. 그의 뒤로 검은 옷을 입은 부하들이 작업실로 밀려들었다. 그들의 손에는 권총이 들려 있었다. 총구에서 풍기는 금속유 냄새가 이담의 체취와 뒤섞였다.
레온은 작업대 위의 비커를 바라보았다. 그의 콧구멍이 벌름거렸다. 그 역시 냄새를 맡고 있었다. 내가 만든 인공 체취의 미완성된 향을. 그의 눈빛은 단순한 탐욕이 아니었다. 그건 갈증이었다. 사막에서 40년을 헤맨 자가 오아시스를 발견했을 때의 그 눈빛.
"이담 씨의 체취군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감탄이 담겨 있었다. 그것이 더 끔찍했다.
"당신의 스승님도 이 냄새를 맡았겠지요. 그리고 미쳐버렸고."
레온은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그의 발걸음은 절뚝였다. 왼쪽 다리가 짧았다. 길드에서 추방당할 때 입은 부상이었다. 그는 작업대 앞에 멈춰 서서 비커를 내려다보았다.
"서지오. 당신은 내가 왜 이 향을 원하는지 알아요?"
그의 손가락이 자신의 코를 가리켰다.
"나는 냄새를 못 맡아요. 태어날 때부터. 선천성 무후각증. 길드는 그걸 알고도 나를 받아줬어요. 동정심에서였죠. 하지만 그 동정심이 나를 얼마나 갉아먹었는지 알아요?"
레온의 목소리가 떨렸다. 분노가 아니라,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슬픔이었다.
"세상의 모든 향을 분자식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나는 조향의 이론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났어요.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장미 향을 맡아본 적이 없어요. 단 한 번도, 여자의 살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다고요."
그가 비커를 집어 들었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런데 당신의 스승님이 말했어요. 완전의 향은 감각 그 자체를 다시 쓴다고. 후각뿐만 아니라, 존재하지 않던 감각까지도 창조해낸다고. 그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아요?"
레온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의 입은 웃고 있었다.
"마침내. 마침내 나도 냄새를 맡을 수 있겠구나."
그는 비커를 내려놓고 부하들에게 손짓했다. 두 명의 남자가 이담의 팔을 붙잡았다. 그녀가 저항하며 몸부림쳤지만, 그들의 손은 그녀의 팔뚝을 단단히 조였다. 그녀의 피부가 눌리는 지점에서 공포의 땀이 더 강하게 분비되었다.
"놔."
내가 일어서려는 순간, 레온의 손이 내 어깨를 짓눌렀다. 그의 손바닥에서 이상한 냄새가 풍겼다. 역방향 페로몬이 아니었다. 이건... 내가 아는 냄새였다.
"당신의 스승님이 남긴 선물입니다."
레온이 웃었다. 그의 손바닥에서는 내 스승의 체취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스승이 감각 과부하 병동에 갇히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땀의 분자들. 레온은 그 체취를 자신의 피부에 이식한 것이었다. 죽은 자의 향을 뒤집어쓰고, 산 자의 감각을 훔치려는 자.
"당신은 스승의 실패를 반복하고 있어요, 서지오. 하지만 나는 다릅니다. 나는 완성할 겁니다. 당신이 만든 이 반쪽짜리 향수를 내게 넘겨요. 그럼 이담 씨를 풀어주지. 나는 단지... 냄새를 맡고 싶을 뿐이니까."
이담이 신음했다. 부하들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더 세게 눌렀다. 그녀의 실크 블라우스가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어깨가 드러난 피부에서 그녀의 체취가 더 짙게 확산되었다. 그 냄새는 내 코를 찔러 뇌수를 직접 자극했다.
"이 향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
나는 말했다. 내 손은 작업대 아래에 있었다. 마지막 샘플 병이 내 손바닥에 쥐어져 있었다. 그녀의 가장 은밀한 체취를 포집한 유리병. 이담이 잠든 사이, 그녀의 음모 한 올을 잘라 밀봉해둔 것이었다. 치골 바로 위, 질액과 땀이 가장 농밀하게 스며든 모근의 냄새.
"그럼 지금 완성해요."
레온이 권총을 이담의 관자놀이에 겨누었다. 금속이 그녀의 피부에 닿자 그녀의 체취가 또 한 번 급변했다. 죽음의 공포가 만들어내는 냄새. 그건 내가 스승의 노트에서 읽었던 바로 그 향이었다.
*죽음의 향. 임종 시 분비되는 공포의 냄새.*
금기의 서에 기록된 네 가지 체취 중 하나가 지금 이담의 피부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나는 그 향을 들이마시며 손을 움직였다.
마지막 샘플 병을 열었다.
그녀의 음모 한 올을 핀셋으로 집어 비커에 넣었다. 모근에 남아 있던 그녀의 체취 분자들이 에탄올 속으로 녹아들었다. 나는 유리막대로 저었다. 시계 방향으로 세 번, 반시계 방향으로 한 번.
"그걸로는 부족해요."
레온이 말했다.
"당신도 알잖아요. 완전의 향은 죽은 분자만으로는 만들 수 없어요. 살아있는 그녀의 체취가 마지막으로 주입되어야 해요."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는 이담에게 다가갔다. 부하들이 나를 막으려 했지만, 레온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는 흥미롭다는 듯 나를 관찰했다. 실험실의 쥐를 관찰하는 과학자의 눈빛이었다.
나는 이담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의 귀 뒤쪽, 두개골과 경추가 만나는 오목한 지점. 그곳에는 그녀의 체취가 가장 농밀하게 응축되어 있었다. 피지선이 밀집해 있고, 땀샘이 깊게 자리 잡은 부위. 나는 그 지점에 입술을 댔다.
"서지오..."
이담이 내 이름을 불렀다. 그 목소리에는 두려움과 기대가 뒤섞여 있었다. 그녀의 성대가 떨리며 만들어내는 미세한 진동이 내 입술에 전해졌다.
나는 그녀의 피부를 빨아들였다.
혀끝으로 그녀의 피부 표면을 핥았다. 각질층에 쌓인 죽은 세포들과, 그 틈새에서 분비되는 신선한 땀. 내 혀는 그것들을 구분하지 않고 전부 삼켰다. 그녀의 체취가 내 구강 점막을 통해 직접 혈관으로 스며들었다.
빨아들이는 압력을 높였다. 내 입술이 그녀의 목덜미를 진공처럼 빨아당겼다. 모세혈관이 터지며 피하출혈이 일어났다. 그녀의 피부에 내 입술 모양의 멍이 새겨졌다. 나는 그 멍 위로 다시 혀를 굴렸다. 타액과 그녀의 혈액이 뒤섞였다. 철분의 비릿함과 그녀의 땀의 짠맛이 혀끝에서 하나로 융합되었다.
그러는 동안 내 손은 그녀의 블라우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브래지어를 밀어 올리자 젖꼭지가 손바닥에 닿았다. 이미 단단하게 발기해 있었다. 나는 엄지와 검지로 그녀의 왼쪽 유두를 비볐다. 그녀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으... 아..."
이담의 신음이 작업실에 울렸다. 고통과 쾌락이 분리되지 않은 소리. 나는 그녀의 유두를 세게 꼬집으며 동시에 목덜미를 더 깊이 빨아들였다. 그녀의 질에서 새로운 분비물이 흘러내리는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짙고 비릿한, 암컷의 냄새. 그녀는 지금, 나에게 빨리고 만져지고 있다는 사실에 성적으로 흥분하고 있었다.
내 성기도 반응하고 있었다. 바지 앞섶을 밀어 올리는 발기가 그녀의 허벅지 바깥쪽에 닿았다. 이담이 내 균두를 감지하고 몸을 떨었다. 나는 그녀의 치마를 허리까지 걷어 올렸다. 팬티는 이미 질 분비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면직물 너머로 그녀의 대음순이 부풀어 오른 게 만져졌다. 나는 손가락으로 그 젖은 면직물을 눌렀다. 그녀의 질 입구가 팬티 너머로도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서지오... 여기서...?"
이담이 숨막힌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대답 대신 그녀의 팬티를 찢어내렸다. 젖은 천 조각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의 음부가 완전히 드러났다. 음모는 애액으로 반짝이고 있었고, 음핵은 발기해 포피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질 입구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는 손가락 두 개를 그녀의 질 안으로 밀어 넣었다. 질 내벽이 내 손가락을 즉시 조여왔다. 뜨겁고 부드러운 살결이 내 손가락 마디를 감쌌다. 나는 손가락을 천천히 구부렸다. 그녀의 질 전벽, G스폿이라 불리는 부위를 손가락 끝으로 문질렀다.
"아... 거기...!"
이담이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질이 내 손가락을 더 세게 조여왔다. 나는 손가락을 빼내 그녀의 애액을 손바닥에 묻혔다. 투명하고 끈적한 액체가 내 손가락 사이로 실처럼 늘어졌다. 나는 그 손가락을 내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의 질 분비물을 혀로 핥았다. 시큼하고 짠맛이 혀끝에서 퍼졌다.
"이걸로 부족해요."
레온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그는 여전히 권총을 이담의 관자놀이에 겨누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배어 있었다.
"살아있는 그녀의 체취를 주입하라니까요. 더... 직접적으로."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들어 올려 작업대 가장자리에 걸치게 했다. 그녀의 질이 완전히 노출되었다. 나는 바지 지퍼를 내렸다. 내 성기가 튀어나왔다. 균두는 이미 투명한 점액으로 번들거렸다. 나는 그녀의 질 입구에 균두를 댔다. 그녀의 애액과 내 쿠퍼액이 뒤섞이며 젖은 소리를 냈다.
"보세요, 레온. 이게 당신이 원한 거요."
나는 한 번에 끝까지 밀어 넣었다.
이담의 질 내벽이 내 성기를 조여왔다. 뜨겁고 젖은 살결이 나를 감쌌다. 나는 잠시 멈춰 그 감각을 음미했다. 그녀의 질 내벽의 주름 하나하나가 내 성기 표면을 쓸어내렸다. 체온이 직접 전해졌다. 그녀의 질 분비물 냄새가 더 강해졌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공기가 질 안에서 밀려나며 젖은 소리가 났다.
"아... 아...!"
이담이 소리쳤다. 그녀의 질이 경련하듯 수축했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붙잡고 더 깊이 찔러넣었다. 내 균두가 그녀의 자궁 입구에 닿았다.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나는 천천히 빼냈다가 다시 밀어 넣었다. 질 내벽이 내 성기를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듯 조여왔다. 성기 표면의 혈관이 질 내벽의 주름과 마찰하며 전율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나는 그녀의 목덜미를 다시 빨기 시작했다. 동시에 허리를 움직여 그녀의 질을 반복해서 찔렀다. 빨아들이는 리듬과 삽입의 리듬이 일치했다. 빨아들일 때 찔러넣고, 혀를 굴릴 때 빼냈다. 그녀의 체취가 내 입과 성기를 통해 동시에 내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목덜미에서는 그녀의 공포와 흥분이 뒤섞인 땀 냄새가, 질에서는 그녀의 쾌락이 분비하는 애액의 냄새가 동시에 나를 관통했다.
"더... 더 빨아줘..."
이담이 신음했다. 그녀의 손이 내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녀는 내 얼굴을 자신의 목덜미에 더 깊이 파묻었다. 나는 그녀의 요구에 따라 빨아들이는 강도를 높였다. 피부가 내 입 안에서 짓이겨지는 감촉. 동시에 나는 더 빠르게 그녀의 질을 찔렀다. 내 고환에서 사정 직전의 묵직한 압박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나는 참았다. 그녀의 체취가 완전히 내 몸에 스며들기 전까지는 사정할 수 없었다.
나는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더 높이 들어 올렸다. 그녀의 발목이 내 어깨에 걸렸다. 삽입 각도가 더 깊어졌다. 균두가 그녀의 질 후원개에 닿았다. 그녀의 질 깊숙한 곳, 자궁 입구 바로 뒤의 오목한 공간. 그곳을 찌를 때마다 그녀의 질이 격렬하게 수축했다.
"서지오... 나... 나 이제..."
이담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질이 격렬하게 수축하기 시작했다. 오르가즘이 임박했다는 신호였다. 나는 그녀의 음핵을 엄지로 문지르며 마지막으로 가장 깊이 찔러넣었다. 그녀의 질 내벽이 내 성기 전체를 따라 파도처럼 일렁였다. 그녀의 자궁 입구가 균두를 빨아들이듯 열렸다 닫혔다.
"가... 갈 거야...!"
이담이 절규했다.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질이 내 성기를 쥐어짜듯 수축했다. 그 압력에 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그녀의 자궁 입구에 균두를 밀착시키고 정액을 토해냈다. 뜨거운 액체가 그녀의 질 안을 가득 채웠다. 첫 번째 사정이 자궁 입구를 때렸다. 두 번째, 세 번째 사정이 질 내벽을 따라 흘러내렸다. 사정하는 동안에도 나는 그녀의 목덜미를 빨아들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체취와 내 정액의 냄새가 뒤섞여 완전히 새로운 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피부를 강하게 빨아들인 뒤 입을 떼었다. 동시에 그녀의 질에서 성기를 빼냈다. 질 입구에서 내 정액과 그녀의 애액이 뒤섞여 흘러내렸다. 흰색과 투명색이 뒤섞인 액체가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작업대 위로 떨어졌다. 그 액체의 냄새는 내가 지금까지 맡은 어떤 체취보다도 농밀했다. 정액의 알칼리성 비린내와 질 분비물의 산성 발효 냄새가 뒤섞여 완전히 새로운 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내 입 안에는 그녀의 체취와 타액, 그리고 미량의 혈액이 뒤섞인 액체가 고여 있었다. 나는 그 액체를 삼키지 않고 비커로 가져갔다.
비커의 가장자리에 입술을 대고, 입 안의 액체를 천천히 흘려보냈다. 내 타액과 그녀의 체취가 뒤섞인 액체는 투명한 에탄올 속으로 빗줄기처럼 흘러들었다. 액체가 닿는 순간, 비커 안의 용액이 스스로 빛을 내기 시작했다.
아니, 빛이 아니었다.
냄새였다.
향이 눈에 보일 정도로 농밀해진 것이다.
나는 유리막대로 마지막 한 번 저었다. 시계 방향으로 일곱 번. 그리고 막대를 멈췄다.
완성이었다.
비커 안의 액체는 무색투명했다. 하지만 그 냄새는... 그건 이제까지 지구상에 존재한 어떤 향과도 달랐다. 이담의 체취를 완벽하게 재현한 향수. 그녀의 분노와 쾌락과 슬픔과 공포가 하나의 분자식으로 통합된 절대의 향.
레온이 다가왔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욕망과 경외감이 뒤섞인 표정으로 그는 비커를 내려다보았다.
"병에 담아요."
그가 명령했다. 나는 작은 유리 향수병을 꺼내 비커의 액체를 조심스럽게 옮겨 담았다. 액체가 향수병의 목을 타고 흘러내릴 때마다 공기 중으로 확산되는 향이 모두의 신경계를 교란시켰다.
레온이 향수병을 받아들었다. 그의 손가락이 유리 표면을 더듬었다. 그는 병을 코끝으로 가져갔다. 뚜껑을 열지도 않았는데, 마개 틈새로 스며나온 미량의 향이 그의 콧구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환희였다.
추방된 조향사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의 눈동자가 상방으로 돌아갔다. 입술 사이로 거품 섞인 침이 흘러내렸다. 그는 자신의 가장 원초적인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이담의 체취가 그의 뇌수에서 폭발하며 모든 신경세포를 다시 쓰고 있었다. 40년 동안 닫혀 있던 그의 후각 중추가 처음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게... 완전의..."
레온의 목소리는 더 이상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짐승의 울음소리와 신의 계시를 동시에 받은 자의 신음이 뒤섞여 있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40년 만에 처음 맡은 냄새. 그것이 한 여자의 체취였다. 분노와 쾌락과 슬픔과 공포가 뒤섞인, 살아있는 인간의 냄새.
나는 그 광경을 내려다보았다.
내가 만든 향이 한 인간의 정신을 해체하고 다시 쓰는 순간.
이담이 내 팔을 붙잡았다. 그녀의 손아귀는 단단했다. 목덜미에 난 멍이 시퍼렇게 부풀어 오르고 있었고, 허벅지 안쪽으로는 내 정액이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빛은 냉정했다. 그 냉정함 속에는 모멸감이 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에서 그것을 읽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향수의 재료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에 굴욕감을 느끼고 있었다. 동시에, 그 굴욕 속에서도 절정에 달했던 자신의 육체에 대한 혐오가 스며 있었다.
하지만 그 너머에는 또 다른 감정이 있었다. 그건 내가 알 수 없는 무언가였다. 그녀의 눈빛은 나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내가 누군지, 처음부터 다시 묻고 있는 듯이.
"서지오. 이 향은..."
그녀가 말을 잇지 못했다. 대신 그녀는 레온의 손에서 향수병을 낚아챘다.
순간이었다.
그녀는 창문을 향해 달렸다. 깨진 유리 파편이 그녀의 맨발을 찢었다. 피 냄새가 공기 중으로 번졌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창틀에 올라섰다. 밤의 미카엘리. 7층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불빛이 그녀의 등 뒤로 번지고 있었다.
"이담!"
내가 소리쳤다. 그녀는 돌아보았다. 그녀의 입술이 움직였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지만, 입가는 비틀려 웃고 있었다. 그건 체념도, 분노도 아닌,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결의였다.
"이건 당신이 원한 향이 아니야. 당신이 원한 건... 나야, 이 향이 아니야."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당신은 내 체취가 아니라 나를 원했어야 했어. 하지만 당신은 끝내 분자만을 사랑했지. 내 분노도, 내 쾌락도, 내 눈물도, 전부 유리병에 가둬서... 당신의 감각을 완성하는 재료로만 삼았어."
그녀가 향수병을 들어 올렸다. 달빛을 받은 유리병이 차갑게 빛났다.
"그래서 이건... 없어져야 해. 내가 직접."
그녀가 향수병을 내리꽂았다. 유리병이 창틀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완성된 향수가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이담의 체취를 완벽하게 재현한 분자들이 밤공기 속으로 사라졌다. 깨진 유리 파편 사이로 향수 액체가 흘러내려 창밖으로 떨어졌다.
"안 돼!"
레온이 비명을 질렀다. 그는 바닥을 기어 깨진 유리 파편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이 유리에 베여 피가 흘렀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바닥에 스민 향수를 핥으려 혀를 내밀었다. 그의 혀가 유리 파편에 찢겨 피가 났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40년 만에 처음 맡은 냄새. 그걸 다시 빼앗길 수는 없었다.
이담이 나를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서지오. 기억해줘. 내 냄새가 아니라... 나를."
그리고 그녀는 몸을 뒤로 젖혔다.
공중으로 떨어지는 그녀의 몸. 실크 블라우스가 부풀어 올랐다. 그녀의 체취가 낙하하는 궤적을 따라 공중에 잔향을 남겼다. 나는 그 잔향을 들이마시며 창문으로 달려갔다.
내 손이 그녀의 손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땀과 눈물과 질 분비물과 피와 내 정액이 뒤섞인 그녀의 체취가 내 손가락 끝에 묻었다. 그리고 그녀는 떨어졌다. 깨진 향수병의 파편들이 그녀의 몸 주위로 흩어지며 달빛에 반짝였다.
나는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7층 아래, 아스팔트 바닥에 그녀의 몸이 누워 있었다. 실크 블라우스는 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그녀의 몸 주위로 깨진 향수병 파편들이 별처럼 흩어져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의 체취가 마지막으로 공기 중으로 피어올랐다. 그 향은 내 코끝까지 닿았다. 분노와 쾌락과 슬픔과 공포가 전부 뒤섞인, 그녀의 모든 것.
그리고 그 향도 곧 바람에 흩어졌다.
나는 소리쳤다. 아니, 소리라고 부를 수 없는 무언가를 토해냈다. 그건 단말마도, 울부짖음도, 신음도 아니었다. 그건 그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내 성대의 진동이 만들어낸 주파수일 뿐이었다.
그 주파수에 실려, 그녀의 마지막 체취가 내 폐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그리고 그 순간.
내 후각이 완전히 멎었다.
레온의 부하들이 내 뒤통수에 총구를 겨누었다. 차가운 금속이 내 피부에 닿았다. 금속유 냄새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 냄새도, 아무 향도, 아무 체취도.
레온이 피투성이 손으로 깨진 유리 파편을 움켜쥐고 일어섰다. 그의 눈은 초점을 잃었지만, 입가는 귀에 걸려 있었다. 그의 혀는 유리 파편에 찢겨 피투성이였다. 하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 40년 만에 처음 맡은 냄새. 단 10초 동안 지속된 그 기적이 그를 완전히 미치게 한 것이다.
"다시... 다시 만들면 돼..."
그가 중얼거렸다.
"그녀의 시체에서... 다시 추출하면..."
나는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아스팔트 위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체취는 더 이상 내게 닿지 않았다.
내 후각은 죽었다.
그리고 그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