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퇴고본

사진 속 여자의 목덜미선이 이담의 그것과 완벽하게 겹쳐지는 순간, 나는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이 여자."

이담의 손에서 사진이 미끄러졌다. 바닥에 떨어진 사진 속에서 스승은 여전히 그 여자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있었다. 숨을 들이쉬는 자의 표정으로. 내가 이담의 체취를 처음 맡았을 때와 똑같은 표정으로.

"네 어머니야."

이담의 손목에서 맥박이 뛰었다. 분당 110회. 체온이 0.3도 올랐다. 땀샘이 열리며 익숙한 분자들이 공기 중으로 풀어졌다. 공포의 향. 그러나 동시에 각오의 향이기도 했다. 그녀는 도망치지 않았다.

"맞아요."

건조한 목소리. 그러나 그 건조함 속에서 나는 냄새를 맡았다. 수년간 눅눅한 비밀을 혼자 삭혀온 자의 숨결. 그녀의 폐포 깊숙한 곳에서 썩지 못하고 발효된 언어의 잔향.

"서지오 씨의 스승님은, 내 어머니의 체취로 완전의 향을 만들려고 했어요."

내 손아귀에서 그녀의 손목뼈가 움직였다. 요골과 척골 사이를 신경 다발이 타고 올라갔다. 나는 그 뼈들의 마찰음을 들으며 천천히 손가락의 압력을 풀었다. 풀면서도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 그녀의 맥박이 내 손바닥에 찍히는 속도가 느려졌다.

"3년 전, 당신이 처음 내 목덜미 냄새를 맡았을 때." 이담의 눈동자가 내 이마를 뚫고 지나갔다. "나는 그 순간 알았어요. 어머니에게 일어났던 일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걸."

그녀의 체취가 변했다. 부신에서 분비된 코르티솔이 땀과 섞여 금속성 분자로 피어올랐다. 두려움. 그러나 그 두려움은 도망치려는 자의 것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짐승을 기다려온 사냥꾼의 것. 덫을 설치하고 숨죽여 기다리던 자가 마침내 발자국 소리를 들었을 때 느끼는 그 전율.

"그래서 나를 이용한 거야."

"이용?" 그녀가 짧게 숨을 들이쉬었다. "나는 당신에게 이 모든 걸 보여주려고 했어요. 당신의 스승이 왜 실패했는지, 이 체취라는 게 결국 무엇인지."

"예술 프로젝트."

내 목소리가 낮아졌다. 성대의 진동이 줄어들며 공기의 마찰이 거칠어졌다. 나는 그녀에게서 한 걸음 떨어졌다. 떨어지자마자 그리웠다. 그녀의 체취 분자들이 내 비강 점막에서 급격히 희석되었다. 금단의 첫 번째 신호가 뇌간 깊숙한 곳에서 경련을 시작했다.

"맞아요." 이담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녀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어머니는 평생 자신의 체취가 어떤 조향사를 파멸시켰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그 향이 무엇이었는지조차 모른 채. 나는 그 향의 정체를 이해하고 싶었어요. 당신을 통해."

"내 스승은 지금 어디 있지."

질문이 아니라 확인이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엘레나 크로스의 경고. 카이가 말했던 포르말린 냄새. 그리고 내 손등에 아직 남아있는, 스승이 마지막으로 쥐어준 유리병의 차가운 감촉.

"감각 과부하 병동."

이담의 입술이 바짝 말랐다. 침샘이 분비를 멈췄다. 나는 그녀 입술의 갈라진 틈에서 스며나오는 미세한 혈액의 철분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그 혈액 속에도 그녀의 체취가 실려 있었다. 그녀의 몸을 흐르는 모든 체액이, 그녀라는 존재의 모든 분비물이 나에게는 향이었다.

"데려가 줘."

---

미카엘리 외곽의 안개는 다른 지역의 그것과 달랐다. 습도 87%. 염분 농도 3.2%. 그리고 미량의 포름알데히드. 병동의 굴뚝에서 새어나오는 소독약 냄새가 안개와 섞여 있었다. 나는 이담의 손목을 잡은 채 병동 정문을 통과했다. 그녀의 체취가 이 안개를 뚫고 내게 길을 알려주는 유일한 랜턴이었다.

접수처의 여직원이 무표정하게 우리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코에는 작은 필터가 끼워져 있었다. 이곳의 직원들은 모두 그 필터를 착용하고 있었다. 환자들의 체취가 직원들의 신경계를 손상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했다.

"면회인가요."

"네."

이담이 대신 대답했다. 나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병동 복도에서 밀려오는 냄새의 파도가 이미 내 비강을 강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십 명의 환자들이 뿜어내는 공포와 고통의 페로몬. 소변과 땀과 눈물이 뒤섞인 악취. 그러나 그 악취의 밑바닥에, 나는 그것을 감지했다. 내가 7년 동안 맡지 못했던, 그러나 단 한 순간도 잊지 못했던 향.

스승의 체취였다.

그것은 썩어가고 있었다. 살아있는 인간의 체취가 아니라, 자신의 감각을 견딜 수 없어 서서히 분해되어가는 유기체의 냄새. 나는 이담의 손목을 더 세게 쥐었다. 그녀의 체취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 복도를 걸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내 손끝이 저릿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금단 증상. 시야 가장자리가 흐릿해지고, 복도의 형광등이 번져 보였다. 나는 이담의 손목을 더 세게 쥐었다. 그녀의 요골동맥이 내 손바닥에 박동했다. 그 리듬만이 내 신경계를 붙잡고 있었다.

스승의 병실은 복도 끝에 있었다. 이중 밀폐문. 공기 정화 장치가 천장에서 낮게 윙윙거렸다. 간호사가 문을 열기 전에 경고했다.

"환자분은 현재 모든 외부 자극에 극도로 민감한 상태입니다. 특히... 냄새에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담이 내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바닥에서 땀이 났다. 나는 그 땀의 분자 하나하나가 내 혈류로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문이 열렸다.

방 안은 어두웠다. 창문은 모두 차단되어 있었고, 형광등 대신 낮은 조도의 적외선 램프만 켜져 있었다. 공기는 무균 처리되어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완벽한 무취. 그러나 나는 알았다. 이 무취가 사실은 수백 겹의 필터로 걸러진 인공적인 공허라는 것을. 그리고 그 공허의 중심에, 스승이 있었다.

그는 침대에 앉아 있었다. 7년 전 내가 마지막으로 본 그의 모습보다 30년은 늙어 있었다. 살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피부는 양피지처럼 뼈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의 눈은 떠져 있었지만,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그의 콧구멍은 끊임없이 작게 벌름거렸다. 존재하지 않는 냄새를 맡으려는 듯이.

"선생님."

내 목소리는 그의 고막을 때리지 못했다. 그는 반응하지 않았다. 나는 한 걸음 다가갔다. 두 걸음. 세 걸음. 그때였다.

이담이 내 뒤에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스승의 전신이 경련했다. 그의 머리가 부러질 듯한 속도로 우리 쪽으로 돌아갔다. 그의 콧구멍이 격렬하게 확장되었다. 눈동자가 하얗게 뒤집혔다. 그의 입이 벌어지고, 성대가 찢어질 듯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그녀... 그녀가...!"

그의 손이 허공을 긁었다. 손톱이 빠질 정도로 침대 시트를 쥐어뜯었다.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체취가 무균실의 공기를 찢었다. 나는 그 냄새를 맡았다. 공포. 그리움. 증오. 광기. 그리고 아직도 식지 않은 집착.

"그녀가 돌아왔다... 완전의 향...!"

스승의 몸이 침대에서 튕겨 올랐다. 간호사들이 달려들었다. 그러나 스승의 시선은 오직 이담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그녀를 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녀에게서 25년 전 그 여자의 체취를 맡고 있었다. 이담의 어머니. 그의 첫 번째 뮤즈. 그를 파멸로 이끈 향의 원천.

"선생님!"

내가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의 뼈가 내 손바닥 안에서 바스러질 듯 얇았다. 그의 피부에서는 더 이상 인간의 체온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화학물질로 분해되어가는 유기체의 마지막 발열만이 남아 있었다.

그의 눈이 나를 향했다. 초점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콧구멍이 나를 인식했다. 그는 내 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맡은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옆에 서 있는 이담의 체취뿐이었다. 나는 그에게, 그녀의 향에 중독된 또 하나의 숙주에 불과했다.

"너도... 그 향을 맡았구나..."

스승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의 입술이 찢어지며 피가 났다. 그는 웃고 있었다.

"도망쳐라... 그 향은... 포획하는 자를 포획한다..."

그 말을 끝으로 스승은 다시 발작을 일으켰다. 의료진이 우리를 밀어내며 진정제를 주사했다. 나는 이담의 손을 잡고 복도로 밀려나왔다. 밀폐문이 닫히기 직전, 나는 보았다. 스승의 입이 마지막으로 움직이는 것을.

"미안하다... 미안하다..."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이담이 무너졌다.

그녀의 무릎이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혔다. 뼈와 시멘트의 마찰음이 계단통에 울렸다. 나는 그녀가 토할 것 같아서 등을 감쌌다. 그녀의 척추가 내 손바닥 아래에서 경련했다. 그러나 그녀는 토하지 않았다. 대신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눈물샘에서 분비된 체액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그 눈물의 냄새를 맡았다. 염화나트륨 0.9%, 요소, 단백질, 그리고 그녀의 체취. 그녀의 가장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슬픔의 분자들이 내 비강 점막에 닿았다.

나는 그것을 핥았다.

혀를 내밀어 그녀의 광대뼈를 따라 흐르는 눈물을 핥아 올렸다. 짠맛. 그리고 그녀의 체취. 눈물의 분자들이 내 혀의 미뢰와 연구개를 타고 비강으로 올라갔다. 나는 그 향을 삼켰다. 그녀의 슬픔을, 그녀의 죄책감을, 그녀의 어머니를, 그리고 내 스승의 광기를.

"지오 씨."

그녀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녀의 성대가 젖은 소리를 냈다. 나는 그녀를 계단에서 끌어올려 옥상 문을 열었다. 차가운 바람이 우리를 덮쳤다. 미카엘리의 밤공기는 습기와 염분으로 무거웠다. 옥상 바닥은 거친 콘크리트. 방수 처리가 벗겨진 곳에서 철근이 드러나 있었다.

내가 먼저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녀의 몸이 내 품 안으로 무너져 내렸다. 우리는 함께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의 등이 차가운 시멘트에 닿았다. 그녀가 숨을 들이쉬었다. 나는 그녀의 숨을 내 입으로 가져갔다.

"나는... 당신이 아파할 줄 몰랐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내 입술 사이로 스며들었다. 나는 그녀의 아랫입술을 빨았다. 그녀의 입술 표피가 내 혀의 유두에 닿았다. 나는 그 질감을 기억했다. 지난 5번의 '세션' 동안 내가 수천 번 핥고 빨고 깨물었던 그 감촉. 그러나 오늘 밤, 그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더 이상 향료의 원천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의 살이었다. 나를 속이고, 나를 이용하고, 그럼에도 지금 내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한 인간의.

나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나는 다시 그녀의 체취로 도망쳤다.

그녀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그녀의 쇄골이 드러났다. 나는 그 뼈의 윤곽을 혀로 따라갔다. 그녀의 피부에서는 식은땀이 났다. 땀샘에서 분비된 수분이 그녀의 체취를 더 짙게 만들었다. 나는 그 땀을 핥았다. 내 혀가 그녀의 피부 표면을 긁었다. 각질층의 미세한 저항. 그리고 그 아래 진피층에서 스며나오는 체취.

"아..."

그녀가 신음했다. 그녀의 손이 내 머리카락을 쥐었다. 아팠다. 그러나 그 고통조차 나에게는 감각의 일부였다. 그녀의 체취가 내 신경계를 재조립하는 동안, 고통은 쾌락과 구분되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브래지어를 끌어내렸다. 그녀의 유두가 차가운 공기에 닿아 수축했다. 유륜의 피부가 좁쌀처럼 돋아났다. 나는 그 돌기 하나하나에 혀를 댔다. 그녀의 유두에서 나는 체취는 다른 부위보다 더 진했다. 아포크린 땀샘이 밀집된 그곳은 그녀의 페로몬이 가장 원초적인 형태로 분비되는 곳이었다.

내가 그녀의 왼쪽 유두를 입에 넣었다. 혀로 유두 끝을 감싸고, 연구개로 빨아들였다. 그녀의 등이 콘크리트 바닥에서 들렸다. 그녀의 손이 내 머리를 더 세게 눌렀다. 나는 그녀의 유두를 혀와 입천장 사이로 굴렸다. 그녀의 신음이 옥상의 바람에 실려 병동 쪽으로 날아갔다.

"당신의... 당신의 집착이... 나는..."

그녀의 목소리가 문장을 이루지 못했다. 나는 그녀의 청바지를 벗겼다. 지퍼를 내리고, 허리띠를 풀고, 면직물을 그녀의 허벅지에서 끌어내렸다. 그녀의 팬티에는 이미 애액이 배어 있었다. 나는 그 천을 입으로 물어 찢듯이 끌어내렸다. 그녀의 음모가 드러났다. 거기에서 나는 가장 짙은 체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벌렸다. 그녀의 대퇴부 안쪽 피부가 내 손바닥 아래에서 떨렸다. 나는 그녀의 외음부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의 음모가 내 콧날을 간질였다. 대음순 사이에서 스며나온 애액의 냄새가 내 뇌를 때렸다. 그것은 그녀의 체취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인 부분이었다. 그녀의 생물학적 본질. 그녀의 면역 체계의 정보. 그녀의 유전자 코드.

나는 혀를 내밀어 그녀의 대음순을 갈랐다. 그녀의 질 입구에서 더 많은 애액이 흘러나왔다. 나는 그것을 삼켰다. 점액질의 미끈한 액체가 내 식도를 타고 내려갔다. 그것은 단순한 체액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질벽 세포가 분비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었다. 그녀가 지금 느끼는 흥분과 죄책감과 슬픔의 생화학적 지도.

"지오... 지오 씨..."

그녀가 내 이름을 부르며 허리를 움직였다. 그녀의 클리토리스가 내 혀에 닿았다. 나는 그 작은 돌기를 빨았다. 그녀의 질구가 수축했다. 그녀의 허벅지가 내 머리를 조였다. 나는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혀와 입술로 감싸고 리드미컬하게 압력을 가했다. 처음에는 느리고 넓게, 혀 전체로 그녀의 음핵을 감싸 쓸었다. 그녀의 허리가 올라왔다. "거기... 계속..."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나는 혀끝으로 음핵의 윗부분만 집중적으로 빨아들였다. 빠르게, 가볍게, 그리고 다시 느리게. 그녀의 신음이 단말마처럼 변했다. "제발... 제발 멈추지 마..." 그녀의 손이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내 얼굴을 자신의 성기에 더 깊이 눌렀다.

나는 그녀가 절정에 도달하는 냄새를 맡았다. 그녀의 질벽에서 분비되는 애액의 화학적 조성이 급변했다. 프로락틴과 옥시토신이 분비되며 그녀의 체취가 달콤하게 변했다. 나는 그 변화를 한 분자도 놓치지 않고 들이마셨다. 그녀의 질구가 내 혀를 강하게 조이며 리드미컬하게 수축했다. 그녀의 허벅지가 내 머리를 떨며 조였다. 그녀가 내 혀 위로 절정의 체액을 쏟아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향은 내 것이 될 수 없다.

아무리 그녀의 애액을 삼키고, 피부를 핥고, 체취를 병에 담아도, 이 향은 오직 그녀가 살아 숨 쉴 때만 존재한다. 그녀의 심장이 뛰고, 폐가 공기를 들이쉬고, 세포가 분열하는 그 순간에만 피어오르는 것. 나는 영원히 이 향을 소유할 수 없다. 나는 오직 이 향에 소유당할 뿐이다.

그 깨달음이 내 가슴을 찢었다. 갈비뼈 안쪽에서 무언가가 비명을 질렀다. 상실감이 먼저였다. 내가 평생 추적해온 완전의 향이, 바로 지금 내 혀끝에 있으면서도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사실. 그녀의 체취는 포획하는 순간 사라지는, 살아있는 것의 증발하는 본질이었다. 그리고 그 상실감 바로 아래에서, 더 끈적하고 어두운 집착이 올라왔다. 가질 수 없다면, 이 향에 완전히 잠식되어버리는 것만이 유일한 완성이라는 직감. 스승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뇌리를 때렸다. 포획하는 자를 포획한다. 나는 이미 포획당했다. 그리고 그 사실이, 기괴하게도, 나에게 일종의 안도감을 주었다. 더 이상 싸울 필요가 없다. 그저 이 향에 먹히면 된다.

그 깨달음은 나를 멈추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더 깊이 밀어 넣었다.

내 바지를 끌어내렸다. 내 성기가 완전히 발기한 채로 차가운 공기와 맞닿았다. 귀두에서 투명한 쿠퍼액이 흘러내렸다. 나는 그녀의 질 입구에 내 귀두를 댔다. 그녀의 애액이 내 귀두를 적셨다. 뜨거웠다. 그녀의 체온이 내 성기의 피부를 통해 스며들었다.

"들어가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아직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눈물과 애액과 땀이 그녀의 얼굴과 목과 가슴을 적셨다. 그 모든 체액이 그녀의 체취를 품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밀어 넣었다. 처음에는 귀두만. 그녀의 질 입구가 내 귀두를 조이며 저항했다. 뜨겁고 좁았다. 그녀가 숨을 들이쉬었다. 나는 잠시 멈춰 그녀의 질벽이 내 귀두를 감싸는 감각에 집중했다. 그녀의 내벽이 나를 빨아들이는 듯한 압력. 그녀의 체취가 이제는 내 성기의 피부를 통해서도 스며들었다. 나는 조금 더 깊이, 음경의 절반쯤을 밀어 넣었다. 그녀의 질벽이 나를 더 강하게 조였다. 주름진 벽의 미세한 마찰. 그녀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더..."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나는 그녀의 허벅지를 더 넓게 벌리고 한 번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그녀의 자궁 경부가 내 귀두에 닿았다. 그녀가 짧게 비명을 질렀다.

"아... 아..."

그녀가 숨을 헐떡이며 내 등을 긁었다. 그녀의 손톱이 내 피부를 파고들었다. 단순한 반사가 아니었다. 그녀의 손톱은 내 척추를 따라 일부러 천천히 내려갔다. 죄책감과 욕망이 뒤섞인 긁기였다. 그녀는 내 피부에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증거를. 자신이 나를 파멸로 이끌고 있다는 죄책감과, 그럼에도 나를 놓을 수 없는 욕망을 동시에 새기는 행위였다. 나는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길게 빼내다가 짧게 찔러 넣었다. 리듬을 바꿨다. 얕게 세 번, 그리고 깊게 한 번. 그녀의 질벽이 내 성기를 더 강하게 조이며 반응했다. 그녀의 애액이 내 성기의 기둥을 타고 흘러내려 그녀의 항문과 콘크리트 바닥을 적셨다. 나는 그녀의 목덜미를 핥으며 속도를 높였다. 그녀의 체취가 더 짙어졌다. 땀과 애액과 눈물이 뒤섞인 그녀만의 분자들이 내 비강을 가득 채웠다.

"당신의... 모든 게... 여기... 있어..."

내 목소리가 그녀의 목덜미 피부를 통해 그녀의 뼈로 전달되었다. 내가 그녀의 체취에서 맡은 모든 것. 그녀의 어머니의 비극. 내 스승의 광기. 그리고 내 파멸의 예감. 그것들이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질 안에서 나를 감싸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들어 올려 각도를 바꿨다. 그녀의 질벽 상부를 향해 위로 찔러 넣었다. 그녀의 질 내부에서 민감한 부위가 내 귀두에 닿았다. 그녀의 신음이 갈라졌다. "거기... 거기야..." 그녀가 내 엉덩이를 발로 감쌌다. 나는 더 깊이, 더 느리게, 한 번 한 번 그녀의 질벽을 긁으며 움직였다. 그녀의 질구가 내 성기의 뿌리까지 빨아들였다. 그녀의 자궁 경부가 리드미컬하게 수축하며 내 귀두를 마사지했다. 나는 그녀의 목덜미를 깨물었다. 그녀의 체취가 내 이빨 사이로 스며들었다.

나는 사정했다. 그녀의 질벽이 내 성기를 강하게 조이며 정액을 짜냈다. 나는 그녀의 목덜미를 깨물며 오르가즘을 견뎠다. 정액이 그녀의 질 안으로 뜨겁게 쏟아져 들어갔다. 그녀의 체취가 내 비강을 가득 채웠다. 나는 그 향 속에서 어머니의 마지막 숨결을 맡았다. 스승의 찢어지는 비명을 들었다. 그리고 나 자신의 파멸의 냄새를, 마침내 직시했다.

---

새벽 3시. 나는 작업실에 앉아 있었다.

이담은 내 침대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녀의 체취가 내 이불과 베개에 스며들고 있었다. 나는 그 냄새를 맡으며 스승의 연구 노트를 펼쳤다. 병동의 간호사가 건네준 것이었다. 스승이 입원할 때 지니고 있던 유일한 소지품.

표지는 땀과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페이지 곳곳에 스승의 손톱자국이 패여 있었다. 나는 천천히 페이지를 넘겼다. 화학식. 체취 분자의 구조도. 실험 기록. 그리고 점점 더 읽을 수 없게 변해가는 필체.

마지막 페이지에서 그의 손이 멈췄다.

거기에는 단 한 줄만 적혀 있었다. 다른 모든 페이지와 달리, 이 문장만은 떨림 없이 단정한 글씨로 쓰여 있었다.

'이 향은 포획할 수 없다. 오직 포획되는 자만이 완전해진다.'

내 손이 떨렸다. 손가락 끝에서 시작된 떨림이 손목과 팔꿈치를 타고 어깨로 번졌다. 노트를 쥔 손의 뼈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나는 그 문장을 다시 읽었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포획되는 자.

그동안 내가 해온 모든 시도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이었음을, 나는 그 순간 직감했다. 나는 그녀의 체취를 병에 가두려 했다. 그녀의 땀을 채취하고, 그녀의 체액을 수집하고, 그녀의 체취 분자를 합성하려 했다. 그러나 스승의 메모는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오히려 네가 그 향에 포획되어야 한다고.

내 호흡이 빨라졌다. 폐부가 차가워졌다. 나는 노트를 덮고 작업실의 조향 기구들을 바라보았다. 증류기. 분자 분석기. 수백 개의 향료병. 그리고 이담의 체취가 담긴 새 유리병.

나는 그 병을 집어 들었다. 코르크 마개를 열었다. 그녀의 체취가 실험실의 무균 공기를 찢었다. 나는 그 향을 들이마시며 스승의 마지막 문장을 곱씹었다.

포획되는 자.

그렇다면 내가 만들어야 할 향은, 그녀의 체취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체취에 완전히 포획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이어야 한다.

나는 작업대에 앉았다. 새 향료를 꺼냈다. 내 땀. 내 피. 내 눈물. 그리고 이담의 체취. 나는 그것들을 혼합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녀에게 포획되었음을, 내 감각 전체가 그녀의 체취에 재편성되었음을 증명하는 향.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완전의 향'일지도 몰랐다.

그때였다.

코끝을 스치는 냄새. 오래된 서적의 곰팡이. 교회의 유향. 그리고 차가운 금속. 그 분자들이 작업실 문틈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은 내가 병을 열기 전부터였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문이 열렸다.

검은 코트를 입은 여성이 문간에 서 있었다. 그녀의 콧구멍이 실험실의 공기를 스캔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이 내 손에 들린 유리병에 고정되었다.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

엘레나 크로스.

"서지오."

그녀의 목소리는 법정의 판사처럼 낮고 단호했다. 그녀의 체취가 실험실의 공기를 잠식했다. 유향과 금속. 그녀가 품고 있는 그 향은 권력의 냄새였다. 심판의 냄새.

"당신은 지금 금기의 서에 기록된 네 가지 체취 중 두 가지를 이미 깨뜨렸다. 태초의 향. 그리고 집착의 향."

그녀가 한 걸음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구두 굽이 작업실 바닥을 긁었다. 그 소리는 내 척추를 타고 올라갔다. 그녀의 코트에서 풍기는 유향이 더 짙어졌다. 나는 그 향의 이중 구조를 읽었다. 표면의 신성함. 그리고 그 아래 깔린 냉혹한 금속.

"길드는 당신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녀의 손이 코트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유리병 하나를 꺼냈다. 그 안에는 무색의 액체가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병의 마개가 열리기 전에 이미 그 냄새를 맡았다. 역방향 페로몬. 신경계 마비제. 내 후각 수용체를 영원히 침묵시키는 화학적 단두대.

"선택해라, 서지오. 감각 과부하 병동에서 여생을 보내든가..."

그녀의 엄지가 병의 마개를 열었다. 무색의 액체에서 분자들이 공기 중으로 풀려났다. 나는 그 분자들이 내 비강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차갑고, 무취에 가까운, 그러나 내 후각 뉴런을 하나씩 절단할 그 분자들.

"아니면 지금 이 자리에서, 영원히 아무 냄새도 맡지 못하게 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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