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단검이 내 목을 겨누고 있었다. 칼끝이 달빛에 반사되며 떨리고 있었다.

"죽여야 해요, 스승님."

엘레나 라스카의 목소리는 실날 같았다. 홍등 지구의 붉은 빛이 창살 사이로 스며들어 그녀의 얼굴을 반쯤 물들이고 있었다. 은밀처의 좁은 방, 먼지 쌓인 서류 더미와 독약 병들 사이에서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그래야 당신이 삽니다."

나는 단검을 겨누는 그 손목을 바라봤다. 소매 아래로 희미하게 드러난 자해의 흔적들. 칼자국들이었다. 회귀 전, 처형장에서 유일하게 눈물을 흘렸던 제자. 그녀는 지금도 울고 있었다.

"엘레나."

내가 한 걸음 다가서자 단검이 한 뼘 뒤로 물러났다.

"오지 마세요!"

"네가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그녀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나는 회귀 전 기억을 더듬었다. 처형장, 내 목에 칼날이 닿기 직전. 엘레나는 황제의 뒤에서 입술을 깨물며 서 있었다. 그녀만이 울고 있었다. 다른 제자들은 고개를 돌리거나, 무표정하게 바라보거나. 하지만 엘레나는 달랐다.

"네가 흘렸던 눈물."

내 말에 그녀의 어깨가 굳었다.

"그 눈물 때문에 나는 의심했다. 네 배신에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고."

"그만... 그만하세요."

"라스카 가문이 몰살당할 위기였다며?"

단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철컥, 날카로운 소리. 엘레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의 몸이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가문의 모든 그림자 요원들이 포위당했어요. 황실의 친위대가 라스카 저택 전체를 봉쇄하고...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들까지... 모두 죽이겠다고..."

나는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떨리는 그녀의 손을 잡아내렸다. 얼굴이 드러났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된 얼굴이었다. 라스카 가문의 암살자, 제국 최고의 정보원. 그녀는 지금 한낱 겁먹은 소녀였다.

"그래서 나를 배신했다?"

"살릴 수 있다고... 스승님을 살릴 수 있다고 했어요. 배신만 하면 목숨만은 살려준다고... 하지만 거짓말이었어요."

그녀의 손톱이 내 손등을 파고들었다.

"저는... 저는 스승님을 죽음으로 내몬 거예요."

나는 그녀의 손을 놓고 일어섰다. 엘레나가 올려다보는 시선을 느끼며 패왕검을 천천히 뽑았다. 검은 달빛에 반사되며 푸른 빛을 냈다.

"스승님...?"

"각인을 받아라, 엘레나."

그녀의 눈이 커졌다.

"그럼 모든 게 해결된다. 네 가문도, 황실의 협박도. 나는 이제 더 강해졌다."

"하지만..."

"네가 원하는 게 뭐냐?"

나는 검 끝을 그녀의 옆구리에 가져다 댔다. 옷감 위로 살짝 눌린 검 끝. 엘레나의 숨소리가 멎었다.

"나를 지키는 거라며. 이번에는 네 손으로 직접."

검을 내렸다. 옆구리의 옷감이 찢어지며 흰 살갗이 드러났다. 그녀의 피부는 창백했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한 자의 살갗. 라스카 가문의 그림자 요원들은 지하에서만 훈련받는다고 했다.

"아파요..."

엘레나가 신음했다. 아직 베지도 않았는데 그녀의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나는 검을 거두고 대신 손을 뻗었다. 찢어진 옷감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옆구리. 갈비뼈가 살짝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몸이었다.

"각인은 반드시 상처로 시작된다. 하지만..."

내 손가락이 그녀의 옆구리를 스쳤다. 엘레나의 전신이 움찔했다. 피부가 닭살처럼 돋아났다.

"너에게는 다른 방법을 쓰겠다."

나는 그녀의 등 뒤로 돌아갔다. 엘레나의 얇은 어깨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그녀의 체온이 내 가슴에 전해졌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두려움인가, 기대인가.

"스승님... 뭘..."

"조용히."

나는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갔다. 땀 냄새와 함께 희미한 독약 향이 났다. 라스카 가문의 암살자들은 어릴 때부터 소량의 독을 체내에 길러 면역을 만든다고 했다. 그녀의 피부에서는 그 흔적이 향기처럼 배어나고 있었다.

혀를 내밀어 목덜미를 핥았다. 엘레나의 몸이 경련하듯 떨렸다. 나는 천천히 혀를 아래로 움직였다. 척추 라인을 따라 내려가며, 가느다란 뼈의 마디 하나하나를 혀끝으로 더듬었다.

"아... 아..."

그녀의 신음은 숨소리에 가까웠다. 나는 계속해서 혀로 그녀의 등을 핥아 내려갔다. 견갑골 사이, 갈비뼈 뒤쪽, 그리고 옆구리까지. 피부가 점점 붉어지고 있었다. 내 타액이 닿은 자리마다 미세한 빛이 일었다. 정복의 각인이 검 대신 혀를 통해 스며들고 있었다.

"엘레나."

내 왼손이 그녀의 가슴께를 감싸쥐었다. 작고 단단한 유방이 손안에 들어왔다. 그녀의 유두는 이미 단단하게 서 있었다. 나는 엄지로 그 돌기를 문지르며 오른손으로는 그녀의 옆구리를 감쌌다.

"이번 각인은 특별하다."

혀를 옆구리에 댔다. 그녀의 갈비뼈가 피부 아래에서 움직이는 감촉이 느껴졌다. 나는 천천히 혀를 돌리며 피부 위에 문양을 그리기 시작했다. 혀끝이 지나간 자리마다 붉은 빛이 번졌다.

"네가 가진 모든 정보가 나에게 흘러들어올 거야. 라스카의 비밀 통로, 암호 체계, 정보원 명단까지. 라스카 가문 외에 이 은밀처를 아는 자는 없다고 했지? 그 모든 걸 내가 삼켜주마."

"그건..."

"두려우냐?"

나는 혀로 그녀의 옆구리를 더 강하게 핥았다. 피부가 살짝 헐 정도로 거칠게. 엘레나의 몸이 뒤로 젖혀졌다. 그녀의 등이 내 가슴에 완전히 밀착되었다.

"아니... 아니에요..."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내 얼굴을 스쳤다.

"저는... 스승님께 모든 걸 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가문이..."

"이제 됐다."

나는 그녀의 몸을 돌려 나를 마주보게 했다. 엘레나의 눈은 이미 풀려 있었다. 동공이 확장되고 입술이 반쯤 벌어져 있었다. 나는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

"각인을 완성한다. 아프면 말해라."

"아파도... 참을 수 있어요. 스승님만을 위해서라면..."

내 손이 그녀의 바지를 벗겼다. 엘레나는 얌전히 허리를 들어올려 나를 도왔다. 속옷까지 벗겨내자 그녀의 하반신이 완전히 드러났다. 창백한 허벅지 사이, 검은 음모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녀의 질 입구는 이미 애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미 젖었군."

"부끄러워요..."

엘레나가 얼굴을 돌렸다. 나는 그녀의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녀의 유연한 몸이 쉽게 벌어졌다. 질 입구가 붉게 드러났다. 나는 바지를 내리고 이미 발기한 성기를 꺼냈다. 귀두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간다."

내 성기를 그녀의 질 입구에 댔다. 뜨거운 온도가 느껴졌다. 엘레나가 숨을 들이켰다. 나는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었다. 귀두가 질벽을 헤집고 들어갔다. 극도로 긴장해 조여오는 질이 내 성기를 악물듯 물었다. 그녀의 질 내부는 불가사의할 정도로 협소했고, 벽면이 마치 수많은 작은 손가락처럼 내 성기를 쥐어짜고 있었다.

"아... 아아..."

엘레나의 신음이 길게 이어졌다. 나는 계속해서 성기를 깊이 밀어 넣었다. 그녀의 질 안은 암살자로서의 혹독한 훈련으로 단련된 근육이 의도치 않게 만들어낸 극한의 압력으로 가득했다. 내 성기가 안쪽까지 도달하자 엘레나의 몸이 뒤로 젖혀졌다.

"아파... 아파요..."

"참아라. 곧 괜찮아진다."

나는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기가 질벽을 문지르며 출입했다. 마찰음과 함께 애액이 흘러나왔다. 엘레나의 질은 점점 더 젖어들고 있었다. 나는 박자의 속도를 조금씩 높였다.

그리고 동시에 내 왼손으로는 그녀의 옆구리를 계속해서 어루만졌다. 혀로 그렸던 문양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었다. 붉은 빛이 살갗 아래로 스며들며 혈관을 타고 퍼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각인이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으... 으아..."

엘레나의 신음이 커졌다. 고통인지 쾌락인지 구분할 수 없는 소리. 나는 성기를 더 깊이 찔러 넣으며 동시에 그녀의 옆구리 각인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 순간이었다.

폭발하듯 정보가 밀려들어왔다. 라스카 가문의 비밀 통로 지도, 137개의 암호 체계, 황도 전역에 심어진 정보원들의 얼굴과 신상. 황실의 '천수의 방'으로 통하는 은밀한 입구—입구 바닥에는 무게를 감지하는 독침 함정이 깔려 있고, 첫 번째 문은 '검은 달'이라는 암구호에만 반응한다. 4대 공작가를 연결하는 비밀 회담 장소의 좌표. 모든 것이 내 의식 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파편화된 이미지들이 겹쳐지고 찢어졌다가, 마침내 하나의 완벽한 지도로 재구성되었다. 정보원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각인되고, 암호문이 내 뇌리에 새겨졌다.

"크... 으윽..."

내 시야가 순간적으로 백색으로 변했다. 귀에 쇳소리가 울렸다.

'주인... 저를 버리지 마세요...'

린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수중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왜곡되어 있었다. 멀고, 흐릿하고,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했다.

'스승님... 살려주세요...'

세라의 울먹임이 메아리처럼 겹쳐 들렸다. 한 번, 두 번, 세 번. 점점 빨라지며 내 머릿속을 난도질했다.

"이제야... 지킬 수 있어요..."

엘레나가 울먹이며 속삭였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 표정은 고통이 아니었다. 안도였다.

"스승님... 저는 이제 스승님을 배신하지 않아요."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고 박자를 더 빠르게 했다. 성기가 질 안에서 격렬하게 출입했다. 엘레나의 질벽이 내 성기를 강하게 조여왔다. 그녀의 클리토리스가 붉게 부풀어 올라 성기 뿌리 쪽을 문지르고 있었다.

"간다... 싼다..."

내 성기가 질 깊숙한 곳에서 터질 듯이 부풀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몇 번 더 거칠게 찔러 넣은 후, 그녀의 자궁 입구에 귀두를 밀착시키고 정액을 쏟아냈다. 뜨거운 액체가 질 안을 가득 채웠다. 엘레나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아아아아...!"

그녀가 절정에 도달했다. 질벽이 격렬하게 수축하며 내 정액을 더 깊이 빨아들였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그녀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

하지만 그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

가슴 한복판이 뜯겨나가는 듯한 상실감이 밀려올라왔다. 마치 갈비뼈 사이로 차가운 손이 들어와 심장을 움켜쥐는 것 같았다. 위액이 역류하는 듯한 구역질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시야가 일그러지며 귀에 메아리가 울렸다. 방 안의 모든 소리가 금속성으로 뒤틀렸다. 내 손끝이 저릿하게 식어가고, 이마에선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

'주인...'

린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텅 빈 인형처럼 느껴졌다. 단어 하나하나가 속이 비어 울렸다.

'스승님... 용서하지 마세요...'

세라의 울먹임. 강요된 충성. 그녀의 목소리는 유리 조각처럼 날카롭게 깨져 내 고막을 찔렀다.

그리고 지금 내 품에 있는 엘레나의 안도감마저도, 진짜 감정인가? 아니면 각인이 만들어낸 환상인가?

"으... 윽..."

나는 엘레나의 몸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손을 짚었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시야 가장자리가 검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각인을 유지하는 데 소모되는 감정의 연료가 바닥나고 있었다.

"스승님?!"

엘레나가 놀라서 내 어깨를 붙잡았다. 나는 그녀를 올려다보려 했지만 눈에 초점이 잡히지 않았다. 지금까지 새겼던 모든 각인이 동시에 내 의식을 짓누르고 있었다. 린의 복종, 세라의 종속, 엘레나의 헌신.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진짜가 아니었다.

각인이 강제한 거짓 감정들.

구역질이 치밀었다. 나는 바닥에 토했다. 위액과 함께 피가 섞여 나왔다. 엘레나가 당황해서 내 등을 두드렸다.

"정신 차리세요! 스승님!"

그녀의 옆구리 각인이 불안정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문양이 선명했다가 흐려졌다를 반복했다. 내 의식이 흔들릴 때마다 각인도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비밀 통로... 지하로..."

엘레나가 나를 억지로 일으켰다. 그녀의 체구는 작았지만 암살자로서의 근력은 있었다. 나는 반쯤 그녀에게 끌려가다시피 했다. 방 한쪽의 책장이 옆으로 밀리며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드러났다.

"이 통로는 오직 라스카 가문의 직계만 알아요. 스승님을 여기 숨길 수 있어요. 라스카 가문 외에 이 은밀처를 아는 자는 없습니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며 그녀에게 물었다.

"천수의 방... 거기에 뭐가 있지?"

"고대 유물이에요. 제국의 모든 기운을 조종할 수 있는... 황실이 대대로 숨겨온 비밀 무기예요."

엘레나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방에 들어간 자는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어요. 하지만... 스승님이라면."

계단이 끝나고 좁은 지하 통로가 이어졌다. 나는 벽에 기대 잠시 숨을 골랐다. 시야가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내 검이... 바뀌었다."

나는 패왕검을 뽑아 올렸다. 검은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엘레나의 옆구리 각인이 깜빡일 때마다 검의 빛도 함께 깜빡였다. 그리고 통로의 어둠이 검 쪽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네 어둠은 이제 내 검의 칼집이다."

내가 검을 휘둘렀다. 검은 궤적을 따라 어둠이 잘려나갔다. 빛조차 베어낼 수 있는 새로운 검술. 그림자 검술이 각성하고 있었다.

엘레나가 숨을 들이켰다.

"스승님... 그건..."

"라스카 가문의 그림자 능력이 내 검에 전이된 거야."

나는 검을 내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각인 유지 불능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지상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수십 명의 발소리. 정렬된 군화 소리. 황실 친위대였다.

"여기다! 수색해라!"

외치는 소리와 함께 위층이 쑥대밭이 되는 소리가 들렸다. 서류들이 찢어지고 독약 병들이 깨지는 소리.

엘레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어떻게... 이 은밀처는 극비인데..."

그녀의 눈빛이 재빨리 움직였다. 정보원의 두뇌가 가동되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세라 크로이츠... 그녀가 배신했어요. 크로이츠 가문은 원래 황실 직속 감찰 가문. 그녀만이 제 은밀처 위치를 추론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녀는... 처음부터 정보를 빼내기 위해 접근한 겁니다."

그리고 계단 위에서 누군가 천천히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한 사람의 발소리. 가볍고 우아한 걸음걸이.

계단 입구에 그녀가 나타났다.

쌍검을 뽑아 든 세라 크로이츠.

그녀의 손목에서 각인이 불안정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입술은 파랗게 질렸고,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확고하게 검을 쥐고 있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자 피가 터져 나왔다. 붉은 핏방울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경련하듯 떨렸고, 손목의 각인이 깜빡일 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각인에 저항하는 행동이 금단 증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손목 혈관이 검게 부풀어 오르고, 손톱 밑에서도 피가 배어 나왔다.

"스승님..."

세라가 울먹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마치 유리로 목구멍을 긁는 듯한 소리.

"저를 용서하지 마세요."

쌍검이 빛을 반사했다.

"이것이 가문을 살리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녀의 뒤로 황실 친위대 병사들이 줄지어 내려오고 있었다. 갑옷과 검날이 어둠 속에서 반짝였다.

나는 겨우 몸을 일으켰다. 엘레나가 나를 부축하려 했지만 나는 그녀를 제지했다. 패왕검이 내 손에서 떨리고 있었다. 각인 유지 불능 상태. 감정 소모 극한.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건...

또 한 명의 배신자였다.

"세라."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차분했다.

"네가 그들을 데려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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