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고본
하린이 직접 방공호로 찾아왔을 때, 나는 거미의 피가 채 마르지 않은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있었다. 방사귀 통제 프로토콜 문서를 손에 쥔 채. 종이에선 쇠붙이 녹슨 냄새와 핏자국 냄새가 동시에 올라왔다. 철문이 열리는 소리. 미령의 왼팔 변이 근육이 긴장하며 부풀었다. 유나는 어둠 속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진태한."
목소리는 얇고 깨끗했다. 방사능 찌든 폐허에 어울리지 않는, 정화된 물 같은 음색. 클린존의 말투.
하린은 세 명의 경호원을 대동했다. 방호복이 아닌 정화 처리된 회색 정장. 오염도 측정기가 허리에 차려져 있고, 권총 손잡이는 광택이 살아 있었다. 그녀는 방공호 입구에 서서 미소 지었다. 입술에 칠해진 연분홍빛이 폐허의 잿빛과 대비됐다. 클린존의 여자들은 입술에 색을 칠한다. 방사능에 찌든 이곳에선 사치를 넘은 허세, 혹은 권력의 과시.
"정화위원회의 하린이다."
나는 천천히 일어났다. 미령이 내 옆으로 붙었다. 변이된 왼팔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문을 닫아라."
미령의 목소리는 낮고 굵었다. 하린의 경호원 하나가 총을 빼들었다.
"닫지 마. 내 제안을 들으면 총을 내릴 거다."
하린이 한 걸음 다가왔다. 구두 굽이 콘크리트를 긁었다. 짙은 갈색 눈동자가 정확히 나를 향했다. 측정기 눈금이 그녀가 다가올수록 미세하게 움직였다. 오염도 0.2%. 클린존에서도 최상위 계층만 유지하는 수치.
"거미를 죽였다며."
"죽였다."
"방법을 알아?"
"네놈이 가르쳐 줘."
하린이 웃었다. 입술 사이로 하얀 치아가 번뜩였다.
"방사능 흡수. 오염도 무력화. 체액 섭취로 인한 금단 증상. 분석은 끝났어. 넌 이 폐허의 유일한 자원이야, 진태한."
미령의 왼팔에서 방사능이 새어 나왔다. 공기 중 이온이 미세하게 지직거렸다. 나는 미령의 팔뚝을 손등으로 톡 쳤다. 진정하라는 신호.
"제안이 뭔데."
"정화위원회 합류야. 거미가 남긴 방사귀 통제 프로토콜. 그건 일부분일 뿐이야. 내가 완성본을 갖고 있어. 47.3Hz는 기본 주파수고, 실제 통제엔 3중 변조 코드가 필요해. 그걸 너에게 주지. 대신 클린존의 자산이 되는 거야."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손가락은 길고 정맥은 파랬다. 오염되지 않은 피가 흐르는 혈관.
"네 능력은 군사 자원이 될 수 있어. 방사능 지대를 정화하며 진군하는 군대. 상상해 봐."
나는 웃었다. 목구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웃음소리는 거칠었다.
"그 군대가 날 쏘겠지. 분석 끝났다며."
하린의 미소가 0.1초 굳었다.
"우린 네 가치를 알아."
"그래서 보낸 게 석호냐."
공기가 얼어붙었다. 하린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정보의 균열이 생긴 순간. 그녀는 석호가 내 체액 샘플을 가져갔다는 사실을 몰랐다. 아니, 내가 그걸 알아챘다는 사실에 놀란 거다.
"석호라는 늙은 주정뱅이 의사. 내 피 묻은 붕대를 들고 도망쳤지. 방사능 수치 0 찍힌 피. 그걸 네놈에게 팔았겠지."
하린의 오른손 검지가 살짝 떨렸다. 경호원들이 총구를 올렸다.
그때 어둠 속에서 유나가 튀어나왔다.
"7구역 학살자!!"
비명이 아니라 울부짖음이었다. 충혈된 두 눈. 손에는 내가 준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그녀가 하린을 향해 달려들었다. 전신이 분노로 떨리고 있었고, 입술은 바짝 말라 터져 있었다. 경호원 하나가 총을 쐈다. 총알이 아니라 전기 충격탄. 유나의 몸이 경련하며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졌다. 손톱이 바닥을 긁으며 부러졌다.
"유나!!"
미령이 뛰쳐나가려 했다. 내가 팔을 뻗어 막았다.
"기다려."
하린은 쓰러진 유나를 내려다봤다. 경멸이 담긴 미소. 유나의 입에서 침이 흘렀다. 전기 충격으로 근육이 마비됐지만, 그녀의 눈만은 살아서 하린을 노려봤다. 눈물이 고여 반짝였지만, 눈꺼풀조차 깜빡이지 않았다. 12년 전 냉동고에 갇힌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는 눈빛.
"실험체 7-C. 살아 있었구나."
"네 아버지가... 내 가족을..."
"네 가족은 좋은 표본이었어. 방사능 내성 유전자를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됐지."
하린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실험 보고서를 읽는 어조.
그 순간 나는 움직였다.
오른손을 뻗어 가장 가까운 경호원의 목을 잡았다. 방사능 흡수 개시. 손바닥의 모세혈관이 열리며 그의 피부를 통해 방사능을 빨아들였다. 경호원의 눈이 뒤집혔다. 방사능이 급속히 빠져나가자 신체는 일시적 쇼크 상태. 총을 떨어뜨리고 무릎이 꺾였다.
두 번째 경호원이 총을 쐈다. 실탄. 나는 첫 번째 경호원의 몸을 방패 삼아 앞으로 밀었다. 총알이 그의 어깨를 관통했다. 피가 튀었다. 나는 그 몸을 밀치며 두 번째 경호원에게 달려들었다. 총 쥔 손목을 비틀자 뼈가 부러지는 감촉. 동시에 방사능 흡수. 체내 오염도가 급락하며 실신.
세 번째 경호원이 내 뒤를 잡았다. 팔이 내 목을 감았다. 후두가 눌리며 숨이 막혔다. 하지만 나는 그의 팔뚝을 움켜잡았다. 피부 접촉. 방사능 흡수. 팔에서 힘이 빠졌다. 나는 그의 팔을 꺾어 어깨 탈골을 일으키며 몸을 빼냈다.
3초 만에 세 명의 무장 경호원이 바닥에 쓰러졌다.
하린이 뒷걸음질쳤다. 구두가 콘크리트 바닥을 긁으며 미끄러졌다. 측정기 경고음. 오염도 급상승.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능 열기가 공기를 왜곡시켰다.
나는 하린에게 다가갔다.
"클린존 합류?"
그녀의 목을 잡았다. 목은 가늘었다. 피부 아래 경동맥이 뛰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등이 콘크리트에 부딪히며 짧은 숨이 새어 나왔다.
"네 클린존도 언젠간 내 구역이 될 거다."
하린의 눈이 커졌다. 공포. 클린존에서 이런 공포를 느껴본 적 없을 것이다. 그곳에선 그녀가 포식자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지금 포식자는 나였다.
나는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입을 맞추는 게 아니었다. 강제로 열었다. 내 혀가 그녀의 입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하린의 혀는 부드럽고 따뜻했다. 정화된 물을 마시는 자의 침. 방사능 오염도 0.2%의 체액. 입천장에 내 혀가 닿자 그녀의 전신이 경련했다.
나는 그녀의 침을 빨아들였다.
사타구니가 뜨거워졌다. 바지 앞섭이 젖을 정도로 귀두에서 투명한 점액이 스며 나왔다. 방사능을 흡수할 때마다 찾아오는 이 발정.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상대가 적대자라는 사실이 쾌감을 배가시켰다.
혀를 통해 하린의 침이 내 입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타액의 점도, 온도, 미세한 전해질의 맛. 나는 그녀의 혀를 빨았다. 하린의 무릎이 풀렸다.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내 왼팔이 허리를 감았다. 손바닥으로 등을 압박하자 척추 돌기가 만져졌다.
그녀의 유두가 옷 위로 솟아올랐다.
공포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방사능 흡수 과정에서 내 체액과 접촉한 대상은 일시적 성적 흥분 상태에 빠진다. 생리적 반응이었다. 정화 능력이 상대의 신경계를 자극해 성적 쾌감을 유발하는 것. 내 타액 속 성분이 그녀의 점막을 통해 흡수되며 시상하부를 직접 때리는 거다.
하린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굴욕의 소리. 눈가가 붉어졌다.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의 혀가 내 혀에 반응했다. 본능적인 움직임. 그녀의 질에서 애액이 분비되기 시작했을 것이다. 엉덩이 근육이 경련하며 골반이 내 허벅지 쪽으로 밀렸다.
나는 더 깊이 빨아들였다. 침샘을 압박하듯 혀를 움직였다. 하린의 목구멍에서 울음 같은 소리가 올라왔다. 질 근육이 리드미컬하게 수축하고 이완할 것이다. 오르가즘 직전의 경련. 하지만 나는 거기까지 가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정장 재킷을 찢었다. 단추가 튀어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졌다. 하린의 숨이 거칠어졌다. 블라우스 아래로 검은색 레이스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나는 브래지어를 아래로 잡아당겼다. 유두가 튀어나왔다. 짙은 갈색 유두는 이미 딱딱하게 발기해 있었다. 엄지와 검지로 왼쪽 유두를 비볐다. 하린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그만...!"
저항은 약했다. 나는 그녀의 유두를 입에 넣고 빨았다. 혀끝으로 유두 끝을 툭툭 치며 굴렸다. 동시에 오른손은 치마 아래로 파고들었다. 스타킹을 찢자 허벅지 안쪽 살갗이 드러났다. 끈적하게 젖어 있었다. 팬티를 옆으로 밀고 손가락을 질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앗...!"
하린의 질은 뜨겁고 좁았다. 손가락 두 마디가 들어가자 질벽이 내 손가락을 물어뜯듯 조여왔다. 애액이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손가락을 구부려 질 내부의 거친 부위를 긁었다. 그녀의 전신이 경련했다. 질 근육이 격렬하게 수축하며 내 손가락을 압박했다.
"싫어... 그만둬...!"
입에서는 거절의 말이 나왔지만, 질은 내 손가락을 더 깊이 빨아들였다. 나는 손가락을 빼내 그녀의 애액이 묻은 손가락을 입 앞으로 가져갔다. 투명하고 끈적한 액체가 손가락 사이로 실처럼 이어졌다.
"네 몸은 정직하네."
나는 바지 지퍼를 내렸다. 이미 완전히 발기한 성기가 튀어나왔다. 귀두는 붉게 충혈됐고, 요도구에서는 투명한 점액이 흘러내렸다. 나는 하린의 허벅지를 들어 올려 내 골반 쪽으로 끌어당겼다. 질 입구가 귀두에 닿았다. 뜨거웠다.
"네가 무릎 꿇을 날이 오늘이다."
나는 허리를 앞으로 밀었다.
귀두가 질 입구를 밀고 들어갔다. 하린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질벽이 내 성기를 단단히 조여왔다. 나는 멈추지 않고 끝까지 밀어 넣었다. 성기 전체가 그녀의 질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질 깊숙한 곳의 자궁 입구가 귀두에 닿았다.
"내... 내 안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굴욕과 쾌락이 뒤섞인 표정. 나는 그녀의 허리를 벽에 밀착시키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기가 질벽을 긁으며 빠져나왔다가 다시 깊이 박혔다. 애액이 섞인 체액이 결합 부위에서 흘러내려 허벅지를 타고 흘렀다.
"느껴져? 이게 정복이야."
나는 그녀의 목덜미를 깨물었다. 피부 아래 경동맥이 격렬하게 뛰고 있었다. 동시에 허리 움직임을 빠르게 했다. 고환이 그녀의 엉덩이에 부딪히는 소리가 방공호 안에 울렸다. 질 근육이 격렬하게 수축했다. 오르가즘이 임박한 것이다.
"싫어... 싫다고...!"
말과 달리 질은 내 성기를 더 깊이 빨아들였다. 나는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엄지로 문질렀다. 딱딱하게 발기한 음핵이 손가락 아래서 떨렸다. 동시에 가장 깊은 곳까지 찔러 넣었다.
하린의 몸이 활처럼 휘며 절정에 도달했다. 질이 격렬하게 수축하며 내 성기를 압박했다. 애액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결합 부위를 적셨다. 나는 그녀의 질 안에 사정했다. 정액이 자궁 입구를 직접 때렸다. 방사능이 완전히 정화된 정액이 그녀의 체내로 주입됐다.
오염도 측정기가 0%를 가리켰다. 완전 정화. 동시에 눈동자가 풀렸다. 오르가즘의 여운과 방사능 정화의 생리적 쾌감이 겹쳐져 신경계를 마비시켰다.
나는 천천히 성기를 빼냈다. 정액과 애액이 섞인 액체가 질 입구에서 흘러나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가랑이 사이는 완전히 젖어 있었다. 스타킹은 찢겨져 있었고, 치마는 허리까지 올라가 있었다.
"돌아가라. 그리고 전해라. 정화위원회에."
하린은 벽에 기대어 숨을 몰아쉬었다. 다리가 떨렸다. 질 입구에서 아직도 내 정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유두는 여전히 딱딱하게 발기해 있었고, 목덜미에는 내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다음에 만날 땐 네가 무릎 꿇을 거야."
나는 웃었다.
"이미 꿇었어."
하린은 젖은 다리로 비틀거리며 방공호를 떠났다. 깨어난 경호원들이 그녀를 부축했다. 철문이 닫혔다.
어둠.
유나가 바닥에서 일어났다. 전기 충격의 후유증으로 팔이 떨렸다. 부러진 손톱 사이로 콘크리트 가루가 끼어 있었다. 그녀는 하린이 사라진 철문을 한참 동안 노려봤다.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12년간 억눌러온 복수심이 온몸을 타고 흐르는 게 보였다.
"그 년... 그 년의 아버지가..."
"알아."
나는 유나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손에서 단검을 빼앗았다.
"말해."
유나의 진짜 이름은 윤아. 클린존 7구역 연구실의 생체 실험 대상이었다. 그녀의 가족은 방사능 내성 유전자를 가진 희귀 케이스. 하린의 아버지, 당시 7구역 연구실장이었던 한 박사는 유나의 가족을 냉동 생체 보관하며 유전자 추출 실험을 반복했다. 유나는 12살 때 탈출했다. 가족은 냉동고에 남겨둔 채.
"내가... 내가 살려야 해. 가족을..."
"냉동 시료는 내가 관리한다. 조건은 같다."
유나가 나를 올려다봤다. 충혈된 눈에 빛이 돌아왔다. 복수심. 그녀의 손이 내 팔뚝을 움켜잡았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다.
"나를... 클린존에 데려가 줘. 그럼 나는 영원히 네 거야."
처음이었다. 유나가 자발적으로 조건을 제시한 건.
"좋아."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부드러운 모발이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졌다.
"네 복수심, 내가 써먹을 테니까."
그때 미령이 다가왔다. 왼팔 변이 근육이 여전히 긴장돼 있었다.
"태한. 녹 구역 통합을 시작해야 해."
"알아. 네가 해."
미령의 눈이 커졌다.
"뭐라고?"
"녹 구역 전체 통합. 네가 총사령관이다."
미령은 잠시 말이 없었다. 변이된 왼팔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 뼈가 부딪히는 소리.
"받아들인다."
그녀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문신용 바늘과 잉크. 백골단에서 간부들이 충성을 맹세할 때 사용하는 도구.
"목을 내놔."
나는 턱을 들었다. 미령이 다가왔다. 손가락이 내 목을 더듬었다. 경동맥이 뛰는 위치를 확인하는 손길. 따뜻했다. 변이된 왼팔이 아닌, 정상적인 오른손.
바늘이 찔렀다.
첫 번째 통증. 날카로운 금속이 피부를 뚫고 진피층까지 도달했다. 피가 방울져 흘렀다. 미령은 바늘을 움직였다. 잉크가 피부 아래로 주입됐다. '구'. 바늘을 빼고 다시 찔렀다. '역'. 또 찔렀다. '1'.
세 글자가 내 목 왼쪽에 새겨졌다. 통증이 열기로 변했다. 잉크가 스며든 상처 주변이 부풀어 올랐다. 미령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그녀는 바늘을 빼지 않은 채 내 목에서 흐르는 피를 입술로 닦아냈다.
혀가 내 피부를 핥았다. 피의 철분 맛. 그녀의 체내 방사능이 미세하게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구역 1."
미령이 속삭였다.
"네가 나의 유일한 구역이다."
그녀의 오른손이 내 허벅지를 더듬었다. 바지를 벗기는 손길은 거칠었다. 이미 발기된 성기가 노출됐다. 귀두는 붉게 충혈됐고, 요도구에서는 아직 하린의 애액과 내 정액이 섞여 흘러내리고 있었다. 미령은 망설이지 않고 입을 가져갔다.
구강 안은 뜨거웠다. 혀가 귀두의 테두리를 따라 움직이며 포피를 밀어내고, 하린의 체액을 깨끗이 핥아냈다.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입이 더 깊이 내려갔다. 성기가 목구멍에 닿았다. 구토 반사를 참는 식도 근육이 성기를 압박했다.
"움직여."
명령이 아니라 허락이었다. 미령의 머리가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술이 단단히 성기를 물고, 혀가 요도구를 자극했다. 오른손이 내 고환을 감쌌다. 손가락이 부드럽게 고환을 굴렸다.
쾌감이 척수를 타고 올라왔다. 정관이 수축하며 정자가 고환에서 요도로 밀려 올라오는 감각. 나는 그녀의 머리를 더 깊이 눌렀다. 사정이 임박했다.
"삼켜."
미령의 눈이 나를 올려다봤다. 복종의 눈빛. 나는 그녀의 입 안에 사정했다. 정액이 식도를 타고 내려갔다. 방사능이 완전히 정화된 체액. 오염도가 다시 한 번 떨어졌다. 40%에서 38%로.
하지만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미령을 콘크리트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바지를 찢어내리자, 변이된 왼팔과 대비되는 오른쪽 엉덩이가 드러났다. 질은 이미 흥건히 젖어 있었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성기를 질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하아...!"
미령의 질은 하린과 달랐다. 더 깊고, 더 뜨거웠다. 변이된 근육이 질벽까지 영향을 미쳐 내 성기를 강력하게 조여왔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고환이 클리토리스를 때릴 때마다 미령의 몸이 경련했다.
"더... 더 깊이...!"
애원이 방공호에 울렸다. 나는 그녀의 왼팔 변이 근육을 움켜잡았다. 방사능이 내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왔다. 동시에 허리 속도를 높였다. 질벽이 내 성기를 압박하며 애액을 뿜어냈다.
"내 안에... 싸줘...!"
나는 미령의 질 깊숙한 곳에 사정했다. 두 번째 사정이었지만 정액의 양은 여전히 많았다. 정액이 자궁을 채우는 감각이 성기를 통해 전해졌다. 미령의 전신이 격렬하게 경련하며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질이 내 성기를 물어뜯듯 수축하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냈다.
나는 천천히 성기를 빼냈다. 질 입구에서 정액이 흘러내려 콘크리트 바닥에 고였다. 미령은 엎드린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녹 구역은 사흘 안에 통합한다."
목소리는 오르가즘의 여운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때 방공호 입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규칙적인 간격. 세 번.
미령과 내가 동시에 일어섰다.
문이 열렸다.
거기엔 석호가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피 묻은 붕대가 아니라, 클린존 정화위원회 문양이 찍힌 서류 봉투가 들려 있었다.
"태한."
석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내가... 내가 잘못했어. 그런데 이걸 봐야 해."
그가 봉투를 내밀었다. 봉투 표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프로젝트: 중화자 포획 계획』
나는 봉투를 받아 찢었다. 서류 첫 장에 찍힌 사진. 내 얼굴이었다. 그 아래 빼곡히 적힌 분석 데이터. 방사능 흡수율, 체액 의존도, 금단 증상 발현 시간, 그리고...
최하단에 적힌 한 줄.
『중화자 진태한. 생포 후 영구 착유실 편입.』
석호가 무릎을 꿇었다.
"하린이... 정화위원회가 이미 군사 작전을 승인했어. 사흘 후야."
미령의 왼팔에서 방사능이 뿜어져 나왔다. 유나가 단검을 다시 움켜잡았다. 그녀의 부러진 손톱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나는 웃었다. 목에 새겨진 '구역 1' 문신이 욱신거렸다. 미령의 침이 아직 마르지 않은 상처가 벌어지며 피가 한 방울 흘러내렸다.
"사흘이면 충분하지."
나는 서류를 구겨 바닥에 던졌다.
"녹 구역 통합. 사흘 안에 끝내. 그리고 방사귀 통제 프로토콜 완성본을 확보한다. 하린에게서 직접."
석호가 고개를 들었다.
"미친... 그건 불가능해. 클린존은..."
"불가능이 아니야."
나는 그를 내려다봤다.
"네가 길을 알려줘."
석호의 눈이 흔들렸다. 공포와 희망이 뒤섞인 눈빛. 한때 클린존에서 추방된 의사. 그가 아는 정보가 있다면.
"7구역 연구실. 거기 지하에... 옛날 군사용 비밀 통로가 있어."
유나가 숨을 들이켰다.
"내가 아는 길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령의 입가에 피 묻은 미소가 번졌다. 혀가 입술에 묻은 내 정액과 피를 핥아냈다.
방공호 천장의 형광등이 깜빡였다. 방사능 비가 외벽을 때리는 소리. 폐허의 밤은 길었다. 하지만 이 밤이 끝나기 전에, 나는 클린존의 목을 움켜잡을 것이다.
철문 밖에서 방사귀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47.3Hz. 통제 프로토콜의 주파수에 반응하는 괴물들. 내 손에 쥔 종이 한 장이 이 괴물들을 군대로 바꿀 수 있다면, 클린존의 벽도 무너질 것이다.
나는 주먹을 쥐었다. 손바닥에선 아직 하린의 애액과 내 정액이 섞여 미끄러웠다. 0.2%였던 그녀의 오염도는 이제 0%. 완전히 정화된 체액.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내 체내에 흡수된 그녀의 정보. 침과 애액에 섞여 있던 미량의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그리고 DNA 조각들이 내 감각에 각인됐다. 그녀의 공포. 그녀의 굴욕. 그녀의 쾌락.
그리고 그녀가 숨긴 비밀.
하린의 체액에는 특이한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 클린존의 정화 처리로는 걸러지지 않는, 유전자 조작의 흔적. 그녀는 실험체였다. 7구역 연구실의 또 다른 생체 실험 대상.
나는 웃었다. 목에서 피가 한 방울 더 흘러내렸다.
"하린. 네가 무릎 꿇을 날이 사흘 남았다."
방공호의 불빛이 완전히 꺼졌다. 어둠 속에서 나는 세 여자의 숨소리를 들었다. 미령의 굵고 짧은 숨, 유나의 떨리는 숨, 그리고 석호의 두려움에 찬 숨.
모두 내 구역 안의 숨소리였다.
바깥에선 방사능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