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방공호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습한 콘크리트 냄새가 코를 찔렀다. 유나는 구석에 쪼그려 앉아 내 발소리를 듣고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두려움인지, 아니면 추위인지.

발목을 잡아 끌어당기자 그제야 얼굴을 들었다. 눈동자에 비친 건 공포와 무언가를 숨기려는 집요한 의지였다.

"냉동고에 혼자 들어갔더군."

그녀의 턱이 굳어졌다. 거짓말을 준비하는 표정이었다.

"그냥... 궁금해서요. 안에 뭐가 있나."

"미령이 시켰나."

"아니에요."

"쳐다보고 말해."

유나의 시선이 내 눈을 향했지만 초점이 흔들렸다. 나는 그녀의 멱살을 움켜쥐고 콘크리트 벽에 밀어붙였다. 뒤통수가 벽에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가 났다.

"거짓말은 두 번까지 봐준다. 세 번째는 네 몸에 직접 묻는다."

그녀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입술이 바짝 마른 채로 떨렸다. 나는 기다렸다. 침묵이 방공호의 습기를 빨아들이며 무거워졌다.

"클린존... 7구역 연구실이에요."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그 열쇠는 거기 거예요. 냉동고 안에 있는 시료들... 그게 우리 가족이에요."

"가족?"

"핵전쟁 직전에 냉동 보관된 생체 샘플이요. 피부 조직, 골수, 난자까지... 우리 가족은 클린존 정화위원회 소속 연구원이었어요. 방사능 억제제 개발팀이었고요. 전쟁이 터지기 직전에 가족 전원의 생체 시료를 냉동 보관했어요. 언젠가 이걸로 복제가 가능할 거라고..."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그 시료가 살아만 있다면 언젠가 가족을 다시... 그게 제가 살아온 이유예요."

숨이 멎는 듯한 정적이 흘렀다. 유나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을 이었다.

"당신 능력을 알았을 때 생각했어요. 방사능을 정화할 수 있다면 그 시료도 살릴 수 있을 거라고. 그래서 붙은 거예요. 이용한 거 맞아요."

나는 그녀의 목을 조금 더 세게 움켜쥐었다. 유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동안 네가 보여준 모든 순종이... 전부 가족을 위한 연기였나."

"처음엔 그랬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런데... 당신이 나를 살렸을 때, 내 방사능을 흡수하고 내 몸을 만졌을 때... 그때부터 모르겠어요. 내가 정말 당신을 이용만 하려는 건지, 아니면..."

말을 끝맺지 못했다. 나는 그녀의 멱살을 놓고 물러섰다. 유나는 벽에 기대어 주저앉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진짜였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감시 구역으로 가라."

"네?"

"네가 스스로 나를 이용했다고 고백했으니, 그 대가를 치러야지."

나는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방공호 깊숙한 곳, 예전에 발전기 부품을 보관하던 철제 컨테이너가 있었다. 내부는 좁고 어두웠으며, 바닥에는 녹슨 철판이 깔려 있었다. 내가 '감시 구역'이라 부르는 곳이었다.

유나를 컨테이너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바닥에 손을 짚었다. 철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옷 벗어."

그녀의 어깨가 움찔했다. 그러나 거부하지 않았다. 천천히, 떨리는 손으로 낡은 재킷을 벗었다. 이너셔츠가 드러났고, 그 아래로 앙상한 쇄골이 보였다.

"전부."

이너셔츠가 바닥에 떨어졌다. 작고 창백한 가슴이 드러났다. 유두는 어둠 속에서도 분홍빛으로 보일 만큼 옅은 색이었다. 그녀는 바지도 내렸다. 허벅지 안쪽에 낡은 멍 자국이 남아 있었다. 내가 지난번에 남긴 흔적이었다.

나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감싸 쥐었다. 맥박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네가 나를 이용했듯이, 나도 너를 이용한다. 그게 이 세상의 규칙이지."

유나는 고개를 들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당신은... 나를 구했잖아요."

"구한 게 아니야. 소유한 거다."

내 손이 그녀의 목에서 내려와 가슴을 스쳤다. 유두가 즉시 반응하며 단단해졌다. 나는 엄지와 검지로 그 작은 돌기를 비볐다. 유나의 입술 사이로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다.

"싫으면 말해라. 하지만 그 말은 네 가족의 시료를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녀의 눈이 커졌다.

"시료를... 어떻게 하실 건데요."

"내 능력으로 정화할 수도 있고, 그냥 썩혀둘 수도 있지. 선택은 네 몫이다."

유나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콘크리트 바닥에 닿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제발... 가족만은..."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얼굴을 내 쪽으로 향하게 했다. 눈물이 그녀의 뺨을 적시고 턱 끝에 맺혀 떨어졌다. 나는 허리띠를 풀었다.

"네 체액이 필요하다. 네가 나를 이용한 댓가로 지금 이 순간, 네 모든 건 내 거다."

바지 아래로 발기된 성기가 드러났다. 유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그녀의 혀가 내 귀두에 닿는 순간, 짜릿한 쾌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구강이 나를 감쌌다. 혀끝이 귀두 아래 민감한 홈을 핥으며 천천히 입술이 귀두 전체를 감쌌다. 그 촉촉한 열기에 잠시 숨이 멎었다.

"더 깊게."

나는 그녀의 머리를 내 쪽으로 밀어붙였다. 유나의 목구멍 깊숙이 귀두가 들어가자 그녀가 작게 구역질을 했다. 목구멍 안쪽의 부드러운 점막이 귀두를 압박하며 수축했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았다. 눈물이 더 많이 흘러내렸고, 침이 입가로 줄줄이 흘러내렸다.

그 침이 바로 내가 원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잡고 리듬을 조절했다. 유나의 혀가 내 성기 옆면을 훑고, 입술이 꽉 조여왔다. 그녀의 눈물이 내 성기에 닿아 미끄러워졌다. 빨아들이는 압력이 강해질 때마다 내 성기 뿌리까지 열기가 번졌다. 방사능 금단 증상이 조금씩 완화되며 뇌리에 짜릿한 쾌감이 퍼졌다.

"눈물도... 쓸모가 있군."

나는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눈물과 침으로 범벅이 된 얼굴. 나는 허리를 굽혀 그녀의 뺨을 핥았다. 짠맛과 약간의 금속성 냄새. 방사능에 오염된 눈물 특유의 맛이었다. 나는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하나하나 핥아 삼켰다.

"당신... 이러는 거... 변태 같아요."

유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낮게 웃었다. 혀끝에 맴도는 짠맛, 그리고 방사능이 정화되며 혀에서 터져 나가는 미세한 전류. 그 전류가 잇몸을 타고 두개골 깊숙이 번졌다. 나는 그녀의 눈물을 한 번 더 핥았다. 변태? 그래, 나는 변태다. 이 세계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이 세상에서 변태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해. 너도 마찬가지고."

나는 그녀를 바닥에 눕혔다. 차가운 철판에 그녀의 등이 닿자 유나가 움찔했다. 나는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에 무릎을 세웠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질 입구를 더듬자 이미 애액이 흘러나와 있었다. 몸은 정직했다. 애액은 끈적하고 따뜻했으며,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듯 번졌다.

"저항하지 않을 거야?"

"필요하면... 할 거예요."

"그래, 해봐."

내 손가락이 그녀의 질 안으로 들어갔다. 따뜻하고 촉촉한 질 내벽이 손가락을 감쌌다. 질벽이 살아있는 것처럼 손가락을 빨아들이며 조여왔다. 유나의 허리가 들썩였다. 나는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이며 그녀의 반응을 관찰했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눈이 반쯤 감겼다.

"싫다고 해봐."

"...싫어요."

"진심이 아니군."

나는 손가락을 더 깊이 집어넣으며 엄지로 음핵을 문질렀다. 음핵은 이미 단단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엄지로 원을 그리며 압박하자 유나의 질 내벽이 내 손가락을 격하게 쥐어짜듯 수축했다.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이제 진심으로 말해."

"싫... 아..."

그녀의 목소리가 신음에 묻혔다. 나는 손가락을 빼내 그녀의 입가로 가져갔다. 자신의 애액이 묻은 손가락을 그녀가 빨게 했다. 손가락에 묻은 애액의 비릿하면서도 달콤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네 체액은 내 거다. 눈물도, 침도, 이 애액도. 알겠나."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의 다리를 더 벌리고 내 성기를 질 입구에 댔다. 귀두가 애액으로 젖은 입구를 밀어내며 조금씩 들어갔다. 유나의 질 내벽이 나를 감싸며 수축했다. 질 입구가 귀두를 꽉 물며 저항했지만, 애액이 충분히 스며들어 천천히 밀려 열렸다. 질 내부는 뜨거웠고, 벽면의 주름이 성기 전체를 감싸며 미세하게 떨렸다.

"아... 너무 커요..."

"네가 나를 이용했으니, 이제 내가 너를 이용할 차례다."

허리를 깊숙이 밀어 넣자 유나의 질이 나를 완전히 감쌌다. 질 깊숙한 곳까지 귀두가 닿자 그녀의 질벽이 경련하듯 수축했다. 따뜻하고 조이는 감각이 성기 전체로 전해졌다. 나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기를 빼낼 때마다 질벽이 아쉬운 듯 달라붙었고, 다시 밀어 넣을 때마다 뜨거운 점막이 귀두를 감싸며 빨아들였다. 질벽의 주름 하나하나가 귀두를 긁으며 애액이 허벅지 안쪽으로 흘러내렸다. 유나의 신음이 컨테이너 안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질벽이 내 성기를 꽉 물고 리듬에 따라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네 가족도... 내 허락 없이 죽지 못한다."

나는 허리를 더 빠르게 움직이며 말했다. 성기가 질벽을 비비며 드나들 때마다 젖은 소리가 작게 울렸다. 귀두가 질 깊숙한 곳을 밀어붙일 때마다 유나의 질벽이 격하게 수축하며 나를 더 깊이 빨아들였다. 애액과 땀이 뒤섞여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렸다.

"내가 허락해야... 살 수 있어. 내가 거부하면... 영원히 썩어가는 거다."

유나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 핥아 삼켰다. 짠맛과 함께 묘한 단맛이 느껴졌다. 방사능이 정화되며 발생하는 특유의 감각이었다.

"당신은... 악마예요..."

"그래. 이 폐허에서 악마만이 살아남는다."

나는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고 유두를 세게 빨았다. 혀끝으로 딱딱해진 유두를 빠르게 튕기고, 입술로 강하게 빨아들였다. 유나의 신음이 더 커졌다. 내 혀가 그녀의 유두를 감싸고, 이빨로 살짝 깨물자 그녀의 질이 강하게 수축했다. 질벽이 내 성기를 격렬하게 쥐어짜며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가... 가고 있어요..."

"그래, 가라."

나는 마지막으로 몇 번 더 강하게 밀어 넣었다. 그녀의 질 깊숙한 곳까지 성기를 밀어 넣고, 귀두로 자궁 입구를 압박했다. 유나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절정에 달했다. 질벽이 격렬하게 수축하며 내 성기를 압박했다. 그녀의 애액이 내 성기를 타고 흘러내리며 질벽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듯 경련했다. 그 자극에 나도 사정했다. 정액이 그녀의 질 안으로 뜨겁게 쏟아져 들어갔다. 정액이 질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감각이 성기 뿌리까지 전해졌다. 사정하는 동안에도 질벽은 계속 수축하며 내 정액을 자궁 쪽으로 밀어 넣듯 빨아들였다.

나는 그녀의 안에 성기를 넣은 채로 잠시 멈춰 숨을 골랐다. 유나는 눈물을 흘리며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뺨에 묻은 눈물을 다시 한 번 핥았다.

"이제 알겠나. 넌 내 거다."

유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저항은 없었다. 그녀의 눈에서 무언가가 꺾이는 게 보였다.

"가족도... 부탁해요."

"약속하지. 하지만 조건이 있다."

나는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렸다.

"다시는 나를 속이지 마라. 다음 거짓말은 네 가족의 시료를 네 눈앞에서 파괴할 것이다."

"...알겠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완전히 굴복한 자의 것이었다. 나는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와 옷을 정리했다. 유나는 바닥에 누운 채로 작게 울고 있었다. 그 울음소리가 방공호의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컨테이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방공호의 공기가 차갑게 피부에 닿았다.

미령을 만나러 가야 할 시간이었다.

***

녹 구역 군수 창고. 밤공기는 방사능과 중금속 냄새로 가득했다. 철제 컨테이너 사무실 안, 미령은 책상에 앉아 지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네 여자가 냉동고를 건드렸다며."

이미 알고 있었다. 정보력 하나는 역시 백골단 최고였다.

"네 사주는 아니더군."

"당연하지. 난 그런 쥐새끼 같은 짓은 안 해. 필요하면 네 면전에서 직접 요구한다."

미령이 의자를 뒤로 젖히며 다리를 꼬았다. 가죽 바지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보다 중요한 정보가 있어. 거미의 변이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야."

"얼마나."

"일주일 안에 완전한 방사귀로 변할 거야. 이미 인간의 이성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오늘 아침엔 자기 부하 한 명을 찢어 죽였어."

그녀의 표정엔 아무 감정도 없었다. 마치 날씨를 말하는 것처럼 담담했다.

"계획을 앞당겨야 해. 사흘 안에 결판을 내자."

"방법은."

"네 방공호에서 찾은 냉동고. 그 안에 방사능 억제제 프로토타입이 있어. 그걸 미끼로 거미를 유인한다. 방사능을 억제할 수 있다는 희망에 미친 놈은 반드시 올 거야."

나는 잠시 생각했다. 위험한 도박이었다. 거미가 방사귀로 완전히 변하기 직전의 상태라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상대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방사귀 통제 프로토콜은 어떻게 됐나."

미령의 눈이 반짝였다.

"일부 확보했어. 특정 주파수가 변이체의 신경계를 교란시킨다는 내용이야. 하지만 완전한 통제는 불가능해. 기껏해야 몇 분 동안 혼란을 줄 뿐이지."

"몇 분이면 충분해."

나는 탁자 위의 지도를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방공호 주변에 함정을 설치한다. 거미가 억제제에 홀려 오면 방사귀 통제 주파수로 혼란을 주고, 그 틈에 내 능력으로 놈의 방사능을 직접 흡수한다."

"미친 짓이야. 거미의 방사능은 일반인 수백 명분이야. 네가 그걸 다 흡수하면..."

"금단 증상이 극도로 심해지겠지. 하지만 그만큼 강해지기도 할 거야."

나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금단 증상을 해소할 체액은... 네가 제공하는 거다."

미령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번졌다.

"지난번 그 지루한 섹스로는 부족할 텐데."

"이번엔 다르다. 네 전부를 내게 바쳐라. 그래야 살 수 있어."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미령이 천천히 일어나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변이된 왼팔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좋아. 하지만 기억해. 나는 네 소유물이 아니야. 이건 거래일 뿐이야."

"물론이지."

나는 그녀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달랐다. 거미를 제거하는 순간, 미령도 결국 내 것이 될 것이다.

미령이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그녀의 손이 내 가슴팍을 짚었다.

"거래는 미리 일부 받아두는 게 내 방식이야. 계약금이라고 생각해."

그녀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가죽 바지가 바닥에 스치는 소리가 났다. 미령의 손이 내 허리띠를 풀었다. 그녀는 내 성기를 꺼내 입술을 가져갔다. 그녀의 혀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귀두 밑동부터 요도구까지 짚어 올라왔다. 혀끝이 귀두의 민감한 홈을 파고들며 빙글빙글 돌았다. 침이 귀두 전체에 고루 발리며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뜨거운 습기가 감돌았다. 그녀의 혀가 귀두 아래 소대 부분을 집중적으로 핥았다. 혀끝으로 그 민감한 띠를 좌우로 비비며 압력을 가하자 척추를 타고 전류 같은 쾌감이 번졌다. 미령의 입술이 귀두를 완전히 감싸며 빨아들였다. 그녀의 뺨이 안으로 움푹 들어갈 정도로 흡입력이 강했다. 구강 내부는 유나보다 훨씬 뜨거웠다. 마치 작은 화로 속으로 밀어 넣는 듯한 감각이었다.

"거미와의 결전 전에 네 체액을 미리 비축해둬야 해."

내 말에 미령이 입을 뗐다. 침이 실처럼 귀두와 그녀의 입술을 이었다.

"입 다물어. 지금은 내가 주도한다."

그녀가 다시 입을 가져갔다. 이번엔 더 깊게. 그녀의 혀가 성기 옆면을 훑으며 내려가 고환까지 닿았다. 한쪽 고환을 입에 넣고 혀로 굴리며 빨아들였다. 그녀의 침이 고환을 타고 회음부까지 흘러내렸다. 이어서 그녀의 목구멍까지 내 성기가 밀려 들어갔다. 구역질 반사 없이, 그녀는 호흡을 조절하며 나를 받아들였다. 목젖이 귀두를 감싸며 수축했고, 식도 입구의 좁은 근육이 귀두를 꽉 물었다. 침이 줄줄이 흘러내려 내 성기 뿌리와 고환을 완전히 적셨다. 그녀의 손이 젖은 성기 뿌리를 단단히 쥐고 리드미컬하게 압박했다. 입술은 성기를 꽉 물고 앞뒤로 움직이며 속도를 높였다. 그녀의 혀가 귀두 아래 홈을 빠르게 핥으며 손은 성기 뿌리를 리듬에 맞춰 쥐었다 놓았다. 사정이 임박했음을 느꼈다.

"받아라."

나는 그녀의 머리를 눌러 고정하고 입 안에 사정했다. 정액이 그녀의 목구멍으로 직접 흘러들어갔다. 첫 번째 분출이 식도 입구를 때리자 그녀의 목 근육이 삼키기 위해 수축했다. 두 번째, 세 번째 분출이 이어질 때마다 그녀는 한 번도 흘리지 않고 전부 삼켰다. 정액이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소리가 조용한 사무실 안에 작게 울렸다. 그녀가 입술을 천천히 빼내며 혀끝으로 귀두에 남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핥아 삼켰다. 귀두 끝 요도구에 맺힌 흰 액체까지 혀끝으로 쓸어 담았다. 그녀가 손등으로 입술을 닦으며 일어섰다.

"이제 됐나."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담담했지만, 눈빛은 더 날카로워져 있었다. 금단 증상이 조금 완화되며 내 몸에 힘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였다.

***

방공호로 돌아오자 석호가 냉동고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평소보다 더 창백했다.

"분석 끝냈나."

"놀라운 물건이야. 방사능 억제제 프로토타입... 이게 진짜라면 클린존 전체를 뒤흔들 수 있어."

그가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건넸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어. 이 억제제는 완성품이 아니야. 임시 방편일 뿐이고, 사용 후 반드시 역효과가 와. 억제했던 방사능이 두 배로 증폭돼서 돌아와."

"거미에게는 충분해."

"하지만 이걸 미끼로 쓴다면... 방사능이 증폭된 거미를 상대해야 해."

석호의 목소리에 두려움이 묻어 있었다.

"그쯤 되면 네 능력으로도 감당 못 할 텐데."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가."

나는 냉동고 안의 시료들을 바라보았다. 유리병 안에 담긴 조직 샘플들. 그중에는 유나의 가족 것도 있을 터였다.

"석호, 이 시료들 중 클린존 7구역 연구실 코드가 붙은 것을 찾아서 따로 보관해라."

"왜지?"

"내 보험이다."

그때 통신기가 울렸다. 미령의 긴급 주파수였다. 수화기를 들자 그녀의 목소리가 긴박하게 튀어나왔다.

"태한, 큰일 났어. 거미가 너를 찾았어. 네 방사능 정화 능력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새나갔는지 모르겠지만, 놈이 방사귀 열 마리를 풀어 방공호로 보낼 거야."

"언제."

"지금 당장이야. 준비해."

통신이 끊겼다. 나는 석호를 돌아보았다.

"유나를 풀어줘. 그리고 냉동고를 가장 깊은 곳으로 옮겨. 지금 당장."

석호가 뛰어나갔다. 나는 방공호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때 철문 너머에서 첫 번째 긁는 소리가 들렸다. 쇠를 긁는 소리였다. 길고 느리게, 마치 거대한 짐승이 발톱을 갈듯이. 그 진동이 철문을 타고 콘크리트 바닥으로 전해져 내 발바닥까지 울렸다. 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 발톱이 철문을 긁어댔다. 쇳소리가 방공호 전체를 울리며 증폭됐다. 그 소리 사이로 방사귀 특유의 썩은 내장 냄새가 철문 틈새로 스며들었다. 암모니아와 부패한 피가 뒤섞인 역겨운 악취였다. 내 피부에 닿은 공기가 무거워졌다. 방금 전까지 미령의 체액으로 달아올랐던 몸이 순식간에 전투 상태로 전환됐다. 금단 증상은 완화됐지만, 그 빈자리를 새로운 아드레날린이 채웠다. 성기의 잔열이 채 가시지 않은 허벅지 안쪽이 미세하게 떨렸다.

손에 권총을 쥐었다. 탄창은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방사귀에게 총알은 별 의미가 없었다. 진짜 무기는 내 몸이었다.

철문이 굉음과 함께 안쪽으로 밀려났다.

첫 번째 방사귀가 입구를 뚫고 들어왔다. 녹아내린 피부와 비정상적으로 자란 뼈가 외골격을 형성한 괴물이었다. 눈구멍이라 부를 만한 곳에서 푸른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나는 권총을 내리고, 대신 두 손을 내밀었다. 방사능 흡수 능력을 개방하자 몸속 깊은 곳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세포 하나하나가 불타는 듯한 고통. 하지만 동시에 성기가 터질 듯이 발기되어 바지 앞섶을 밀어 올렸고, 귀두 끝에서 투명한 액이 스며 나왔다. 방사능을 흡수할 때마다 찾아오는 이 변태적인 반응. 고통과 쾌락이 척추에서 뒤엉켜 폭발했다. 죽음의 에너지가 내 몸속으로 빨려 들어올수록 살아있다는 감각이 극단적으로 증폭됐다. 방사귀의 푸른 빛이 내 손끝으로 스며들며 솟구치는 고통과 발기된 성기의 욱신거림이 하나로 겹쳐졌다. 성기가 바지를 뚫을 듯이 팽창했고, 귀두에서 흘러나온 투명한 액이 바지에 젖은 자국을 만들었다. 이게 바로 내 능력이었다. 방사능이라는 죽음을 빨아들여 체액 갈망이라는 욕망으로 바꾸는 것. 고통 속에서 쾌락을, 죽음 속에서 발기를 느끼는 이 모순이 바로 내가 살아남은 방식이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웃었다. 몸이 뜨거워지고,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방사능이 내 안에서 정화되며 새로운 힘으로 변환됐다.

"와라, 이 썩은 것들아."

방사귀가 포효하며 달려들었다. 나는 주먹을 쥐고 놈의 머리를 향해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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