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리제트의 비명이 지하 서고의 돌벽을 타고 울려 퍼졌다.

엘리제는 망토를 걸치며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맨발이 차가운 돌계단에 닿을 때마다 카이우스의 촉각이 전달되었다. 차가움, 거칠음, 그리고 발바닥을 긁는 미세한 돌가루의 감촉. 7년 만에 느끼는 바닥의 온도였다.

"리제트!"

지하 서고 문을 박차고 들어갔을 때, 리제트는 핏빛 마법진 한가운데 쓰러져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찢어진 금서 조각이 쥐여 있었고, 입술에서는 검은 피가 흘러내렸다. 마법진의 붉은 빛이 사그라들고 있었다.

"언니......"

리제트가 희미하게 웃었다. 엘리제가 달려가 그녀를 안아 올리려는 순간, 서고 입구에서 느린 박수 소리가 들렸다.

"감동적인 자매애로군."

다리우스 크로우가 문간에 서 있었다. 그의 검은 제복에는 감각 심의회의 문장인 '잘린 손바닥'이 수놓아져 있었다. 회색 눈동자가 엘리제와 카이우스를 번갈아 훑었다.

"하지만 이제 이 불결한 연극도 끝이다."

카이우스가 엘리제 앞으로 나섰다. 그의 벌거벗은 등에 새겨진 채무 문신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수백 개의 문자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렸다.

"다리우스. 아직도 마그누스의 개 노릇이냐?"

"개?"

다리우스가 낮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서고의 공기를 진동시켰다. 엘리제는 그 진동을 피부로 느꼈다. 카이우스의 촉각이 그녀에게 전달하는 불쾌한 파열음.

"나는 그를 이용했을 뿐이다. 마그누스는 자신이 감각의 순수성을 수호하는 척했지만, 실은 공감각 계약에 중독된 변태에 불과했지."

다리우스가 한 걸음 다가섰다. 그의 구두 굽이 돌바닥을 긁는 소리가 신경을 찔렀다.

"그가 왜 그토록 계약을 혐오하게 되었는지 아느냐?"

엘리제는 리제트를 벽에 기대어 눕히며 일어섰다. 그녀의 손이 떨렸다. 분노인지, 아니면 카이우스에게서 흘러드는 감정의 잔향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말해라."

"그가 사랑한 여자가 있었다. 이름은...... 뭐였더라."

다리우스가 손가락으로 턱을 톡톡 두드렸다. 그 소리마저도 공기를 통해 엘리제의 피부에 닿았다. 카이우스의 청각이 그녀의 것이 되어 있었다.

"아, 셀레네. 마그누스의 제자였지. 그녀는 대형 마법의 대가로 미각을 잃었다. 마그누스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공감각 계약을 시도했다."

카이우스의 등 뒤에서 채무 문신이 더 밝게 빛났다. 엘리제는 그 빛의 온기를 등으로 느꼈다. 미지근한 열기가 그녀의 척추를 타고 올라갔다.

"하지만 계약의 부작용을 몰랐지. 셀레네는 마그누스의 모든 감각을 한꺼번에 받아들였다. 3일 밤낮 동안 그녀는 마그누스가 평생 겪은 모든 쾌락과 고통을 동시에 경험했다."

다리우스의 회색 눈동자가 엘리제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녀의 신경계는 견디지 못했다. 감각 과부하로 뇌가 타버렸지. 마그누스는 자신의 손으로 연인의 시체를 묻으며 맹세했다. 모든 공감각 계약을 근절하겠다고."

엘리제의 목구멍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스승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 뒤에 숨겨진 광기. 7년 전, 그가 그녀에게 촉각을 대가로 요구했을 때의 그 무심한 눈빛.

"그게...... 그게 진실이었나."

"진실은 더 추악하단다."

카이우스가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의 냉소적인 여유를 잃고, 날것의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그 배신을 저질렀소."

엘리제가 돌아보았다. 카이우스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채무 문신의 빛이 그의 등에서 목까지 번져 올라왔다.

"나는 마그누스의...... 정보원이었소. 감각 심의회에 그를 넘기려 했소. 그의 연구 자료와 계약 기록을 모두 빼돌렸고, 그가 도망치는 경로까지 제보했소."

카이우스의 손이 허공을 더듬었다.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듯, 그러나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손짓이었다.

"내 대가는 자유였소. 수십 명의 감각 빚을 탕감받기로 했소. 다리우스가 직접 제안한 거래였소."

다리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하지만 마그누스는 도망쳤고, 도망치는 길에 너를 만났지."

엘리제의 숨이 멎었다.

7년 전, 그녀의 탑에 불쑥 찾아온 스승. 그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져 있었고, 옷은 피와 흙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는 말했다. '엘리제, 나를 숨겨줘. 그들이 나를 쫓고 있어.'

그리고 그날 밤, 그녀는 스승을 구하기 위해 대형 마법을 사용했다. 촉각 전체를 대가로 지불했다.

그녀가 의식을 잃기 전, 스승의 손이 그녀의 손목 안쪽을 스쳤다. 유일하게 따뜻함이 남은 부위.

그리고 그녀가 깨어났을 때, 스승은 사라지고 없었다.

"당신 때문에......"

엘리제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성대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그녀는 그 통증조차도 카이우스의 감각을 통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신 때문에 내 모든 것이......"

그녀는 카이우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손이 그의 목을 감아쥐었다. 엄지손가락이 그의 울대뼈를 눌렀다. 피부 아래에서 뛰는 맥박이 그녀의 지문을 통해 전달되었다.

카이우스가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목을 뒤로 젖히며 그녀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래요."

그의 목소리는 목이 졸린 탓에 쉰 듯이 갈라졌지만, 그 안에는 이상한 안도감이 배어 있었다.

"나를 벌하시오."

엘리제는 그를 침대로 밀쳤다. 지하 서고 구석에 놓인 낡은 침대. 리제트가 몰래 사용하던 은신처의 가구였다. 카이우스의 등이 매트리스에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그녀는 그의 위에 올라탔다. 망토가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나체의 몸이 드러났다. 그녀의 가슴이 분노로, 혹은 욕망으로 크게 오르내렸다. 유두가 차가운 공기에 닿아 단단하게 솟아올랐다.

"당신의 감정을 모두 내게 쏟아내시오."

카이우스가 속삭였다. 그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올라왔다. 손바닥의 온기가 허벅지 안쪽의 얇은 피부를 데웠다.

엘리제는 그의 목을 더 세게 조였다. 검지와 중지가 그의 경동맥을 압박했다. 그의 얼굴에 핏기가 빠져나갔다. 눈동자가 약간 흐려졌다.

그러나 그녀의 질은 젖어 있었다.

애액이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내리는 감촉이 그녀에게도, 그에게도 동시에 전달되었다. 계약 4단계의 완전한 신경 동조. 그녀가 느끼는 모든 감각이 그에게도 고스란히 흘러들어갔다.

"당신......"

엘리제가 이를 갈았다. 턱 근육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녀는 한 손으로 그의 목을 계속 조이면서 다른 손으로 그의 성기를 움켜잡았다. 이미 단단하게 발기한 음경이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뜨겁게 고동쳤다.

"이런데도...... 흥분하는 거냐."

카이우스가 숨 막히는 소리로 웃었다.

"당신이...... 내 목을 조를 때마다...... 당신의 질이...... 수축하는 게 느껴져서......"

엘리제는 그의 성기를 거칠게 훑었다. 손가락이 귀두의 테두리를 따라 움직였다. 쿠퍼액이 흘러나와 손가락 사이를 미끄럽게 적셨다. 그녀는 그 액체를 손바닥 전체에 문질렀다. 점액의 미끈한 감촉과 짭짤한 냄새가 공기 중으로 퍼졌다.

그녀는 허리를 들어 올렸다. 한 손으로 그의 성기를 잡아 자신의 질 입구에 댔다. 귀두가 음순을 비집고 들어왔다. 대음순이 벌어지며 음핵이 노출되었다. 귀두가 그녀의 음핵을 스치자 전기가 흐르는 듯한 자극이 그녀의 척추를 타고 올라갔다.

그 자극은 동시에 카이우스에게도 전달되었다.

"으......"

그가 신음했다. 그의 엉덩이가 반사적으로 들썩였다. 성기가 더 깊이 밀려 들어왔다. 질벽이 이물감에 경련을 일으켰다. 근육이 그의 음경을 조였다.

엘리제는 단숨에 허리를 내리찍었다. 성기가 질 깊숙이 박혔다. 자궁 경부에 귀두가 부딪히는 충격이 하복부를 관통했다. 통증과 쾌락이 뒤섞인 비명이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동시에 카이우스의 입에서도 똑같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들의 신경계는 완전히 동기화되어 있었다. 그녀의 질이 느끼는 압박감과 충만감이 그의 음경에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그의 귀두가 느끼는 질벽의 따뜻한 온기와 젖은 마찰이 그녀의 질 내부에도 동시에 울렸다.

감각의 피드백 루프가 시작되었다.

엘리제가 허리를 움직였다. 그녀가 앞으로 숙일 때마다 그의 성기가 질벽을 긁으며 빠져나왔다가 다시 밀려 들어왔다. 마찰음이 젖은 소리를 내며 서고에 울렸다. 애액과 쿠퍼액이 뒤섞여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렸다.

그녀는 여전히 그의 목을 조이고 있었다. 손아귀의 힘이 그의 호흡을 얕게 만들었다. 산소 부족으로 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눈동자에 실핏줄이 퍼졌다.

그러나 그 고통조차도 쾌락으로 변환되어 그녀에게 전달되었다. 질식 직전의 아드레날린이 그의 음경의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었다. 질벽의 주름 하나하나, 체액의 온도 차이, 근육의 수축 리듬까지 모두 증폭되어 그녀의 질에 입력되었다.

"더......"

카이우스가 목이 졸린 채로 간청했다. 목소리는 거의 바람 새는 소리였다.

"더 세게...... 당신의 증오를...... 모두......"

엘리제는 그의 목에서 손을 떼고 양손으로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손톱이 피부를 파고들었다. 그녀는 허리의 속도를 높였다. 골반이 그의 골반과 부딪히며 탁탁 소리를 냈다.

그들의 체온이 뒤섞였다. 땀이 피부에 맺혀 서로의 몸을 미끄럽게 만들었다. 그녀의 가슴이 리듬에 맞춰 흔들렸다. 유두가 그의 가슴에 스칠 때마다 전기 자극이 척추를 타고 질까지 전달되었다.

카이우스가 손을 뻗어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손가락이 근육을 파고들었다. 그는 그녀의 리듬에 맞춰 골반을 밀어 올렸다. 성기가 더 깊이 박혔다. 자궁 경부가 반복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그 충격파는 그에게도 동일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성기가 자신의 몸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듯한 역전된 감각이 두 사람의 신경계를 교란시켰다.

누구의 쾌락인지, 누구의 고통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엘리제의 시야가 일렁였다. 카이우스의 과거가 파편처럼 그녀의 의식을 파고들었다. 어둡고 축축한 심의회 지하 감옥. 쇠사슬에 묶인 그의 팔다리. 다리우스의 회색 눈동자가 그를 내려다보며 속삭인다. '마그누스를 넘기면, 너와 네 동료들의 빚을 모두 탕감해주지.' 그리고 카이우스의 입에서 흘러나온 스승의 은신처. 그 순간 그의 심장을 조였던 배신감과 구역질 나는 안도감이 그녀의 가슴을 그대로 파고들었다.

동시에 카이우스의 몸이 경련했다. 그녀의 기억이 그에게도 흘러들어갔다. 7년간의 침묵.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오직 증오만을 연료 삼아 살아낸 시간들. 스승의 이름을 되뇌며 이를 갈던 밤들. 그 증오가 이제 그의 피부를 찢고 들어왔다.

"이게...... 당신이 겪은 거냐......"

카이우스가 신음했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의 온기가 그녀의 가슴에 닿았다.

"나는...... 당신을......"

엘리제가 말을 잇지 못했다. 질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며 그의 성기를 압박했다. 오르가즘이 임박했다는 신호였다. 그녀의 허벅지가 떨렸다. 복부 근육이 수축했다.

"증오해야...... 하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울먹임으로 떨렸다.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려 그의 가슴에 떨어졌다. 눈물의 온기가 피부에 닿는 순간, 그 감각도 그에게 전달되었다.

카이우스가 상체를 일으켰다.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유두를 찾아 물었다. 혀가 유륜을 핥았다. 젖은 감촉과 따뜻한 체온이 유두를 감쌌다.

동시에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음핵을 찾았다. 검지와 중지가 클리토리스를 집어 압박했다. 질 내부의 성기와 음핵의 손가락이 동시에 자극을 주었다.

엘리제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오르가즘이 폭발했다. 질벽이 강하게 수축하며 그의 성기를 조였다. 자궁이 경련을 일으켰다. 전신의 근육이 동시에 긴장했다가 풀어졌다. 애액이 분수처럼 분출되어 그의 하복부를 적셨다.

동시에 카이우스도 사정했다. 정액이 그녀의 질 깊숙한 곳을 뜨겁게 채웠다. 정자의 점액질이 질벽에 달라붙는 감촉이 그녀에게도, 그에게도 동시에 느껴졌다. 음경이 수축하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는 펌프질이 계속되었다.

절정의 순간, 두 사람의 자아 경계가 붕괴했다.

엘리제는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동시에 카이우스였고, 카이우스는 그녀였다. 그녀의 질이 조이는 감각과 그의 음경이 터뜨리는 감각이 하나의 감각으로 융합되었다. 그녀의 증오와 그의 죄책감이 뒤섞여 한 줄기 빛으로 폭발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의 눈에서는 정액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입에서는 그의 신음이, 그의 입에서는 그녀의 울음이 새어 나왔다.

두 사람의 신경계는 완전히 하나가 되어 있었다.

누가 오르가즘을 느끼는지, 누가 사정을 하는지, 누가 눈물을 흘리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저 감각의 폭풍만이 두 사람의 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엘리제는 카이우스의 가슴 위로 쓰러졌다. 숨을 헐떡였다. 폐가 타들어 가는 듯한 산소 부족과 심장이 터질 듯한 박동이 그녀의 전신을 진동시켰다.

카이우스가 그녀의 등을 쓸었다. 손바닥이 척추의 굴곡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땀에 젖은 피부가 그의 손길 아래서 미끄러졌다.

"......빚이 거의 다 갚아졌소."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닿았다. 체념과 안도가 뒤섞인 어조였다.

엘리제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선이 그의 등으로 향했다. 채무 문신이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수백 개의 문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었다.

"곧 나는 사라질 것이오."

카이우스가 말했다.

엘리제는 자신의 질에서 그의 정액이 흘러내리는 감촉을 느끼며 생각했다. 그가 사라진다면 이 감각도 사라질까. 그가 사라진다면 이 증오도 사라질까. 그가 사라진다면, 그녀는 다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어둠 속으로 돌아가야 할까.

아니었다.

그녀는 7년 전을 떠올렸다. 스승을 구하기 위해 촉각을 지불하던 순간. 그때 그녀는 계산했다. 촉각 하나로 스승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그것은 합리적인 거래였다. 그녀는 언제나 손해 보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이 남자를 놓치는 것은, 그 어떤 거래보다 손해였다.

서고 입구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엘리제가 고개를 돌렸다. 리제트가 벽에 기대어 일어서 있었다. 그녀의 입술에 검은 피가 마르고, 눈동자에는 충격과...... 질투가 뒤섞여 있었다.

"언니......"

리제트가 중얼거렸다. 그녀의 손이 금서 조각을 더 세게 움켜잡았다. 찢어진 페이지에서 마지막 남은 붉은 빛이 번뜩였다.

"언니를...... 구할 수만 있다면......"

그녀가 다리우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내가...... 협력하겠소."

다리우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현명한 선택이군."

그가 손을 들어 올렸다. 손바닥에서 검은 마법진이 퍼져 나왔다. 공허 마법의 기운이 서고의 공기를 얼렸다. 돌벽에 성에가 끼었다. 그 냉기가 엘리제와 카이우스의 나체 위로 기어올랐다. 땀에 젖은 피부가 얼어붙을 듯이 시렸다. 마법진이 탑 전체를 감싸며 퍼져 나갔다.

"이 마법진이 완성되면 너희의 모든 감각은 영구히 소멸한다."

엘리제는 카이우스의 품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질에서 그의 정액이 흘러내려 허벅지를 적셨다.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그녀의 손이 그의 뺨을 감쌌다.

"카이우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당신의 빚은 이제 나에게 갚아라."

카이우스의 눈동자가 커졌다.

"당신의 모든 감각으로. 영원히."

그녀는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피와 땀, 정액과 눈물의 맛이 뒤섞인 입맞춤이었다. 그녀의 혀가 그의 입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그의 혀와 얽혔다. 침이 뒤섞였다.

그들의 심장이 같은 리듬으로 뛰었다.

카이우스의 등에서 마지막 채무 문신이 빛났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았다. 새로운 문자가 새겨지고 있었다. 엘리제의 촉각이, 그녀의 감정이, 그녀의 욕망이 문자로 변환되어 그의 피부에 아로새겨졌다.

계약이 재정의되고 있었다.

다리우스의 마법진이 탑의 천장까지 번져 올라갔다. 공허의 기운이 벽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검은 물결이 침대 다리를 타고 기어올라 두 사람의 발끝을 핥았다. 감각이 소멸되는 아찔한 무감각이 발가락부터 스며들기 시작했다. 리제트가 금서 조각을 가슴에 품은 채 쓰러졌다.

카이우스가 엘리제의 귀에 속삭였다.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왔소."

탑 전체가 검은 빛에 잠식당하기 시작했다.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