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이른 아침의 빛이 탑의 유리 벽을 통과할 때도, 손끝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엘리제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반복했다.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가 기억하고 있었다. 어젯밤 카이우스의 피부가 닿았던 위치를, 그 온도를, 그 거친 손바닥이 허벅지를 훑고 올라올 때의 마찰을. 7년 만에 느낀 타인의 체온은 단순한 촉각의 회복이 아니었다. 마치 눈먼 자가 갑자기 빛을 보았을 때 고통을 느끼듯, 감각의 재활성화는 신경계 전체를 마비시킬 만큼 격렬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선명하게 남은 것은 밤새 꿈처럼 밀려온 누군가의 비명이었다.

"벌써부터 손을 응시하는 버릇이 생겼군."

목소리는 등 뒤에서 들려왔다. 엘리제는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유리 벽에 비친 그를 바라봤다. 카이우스는 탑의 중앙 홀 계단 난간에 기댄 채, 마치 이곳이 자신의 영지인 양 느긋한 자세로 서 있었다. 검은 셔츠의 단추는 세 개쯤 풀려 있었고, 목선 아래로 어젯밤 엘리제가 할퀴었던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탑의 구조를 파악하는 중이오." "내 허락 없이." "허락이 필요한가? 이곳은 이제 나의 감옥이기도 하니까."

카이우스가 계단을 내려왔다. 맨발이었다. 대리석 바닥의 냉기가 발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감각을 그는 즐기는 듯했다. 엘리제는 그 발걸음 하나하나에서 전날 밤의 기억을 떠올렸다. 침대 위에서 그 발이 자신의 종아리를 감싸고, 발가락으로 허벅지 안쪽을 쓸어내리던 움직임.

손끝의 떨림이 팔 전체로 번졌다.

"당신 손, 아직 떨리고 있군."

카이우스가 그녀의 바로 앞에 멈춰 섰다. 거리는 한 뼘. 숨결이 닿는 거리였다. 그는 엘리제의 오른손을 집어 들었다. 저항할 틈도 없이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끼워 넣었다.

그 순간, 엘리제의 손끝에서 불꽃이 튀는 듯한 감각이 폭발했다.

단순한 피부 접촉이 아니었다. 카이우스의 촉각이 그녀의 신경을 타고 역류해 들어왔다. 그가 느끼는 대리석 바닥의 차가움, 셔츠 깃이 목에 닿는 거슬림,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엘리제의 손가락이 자신의 손등을 누르는 압력까지. 모든 것이 동시에 밀려들었다.

"이게... 무슨..."

엘리제가 숨을 들이켰다. 카이우스의 엄지가 그녀의 손바닥 중앙을 천천히 원을 그리며 문질렀다. 그 단순한 움직임이 척추를 타고 올라와 뒷목을 조였다. 질벽이 경련하듯 수축했다. 어젯밤 삽입되었던 감각의 기억이 신경에 각인되어 있었다.

"1단계 계약의 부작용이오. 접촉할 때마다 감각이 동조되기 시작했어." "어제는 이렇지 않았어." "어제는 첫 접촉이었으니까. 이제 당신의 신경이 나의 감각을 기억하기 시작한 거요."

카이우스가 그녀의 손바닥을 자신의 뺨으로 가져갔다. 면도하지 않은 턱의 거친 감촉이 엘리제의 손바닥을 스쳤다. 동시에 엘리제는 자신의 왼쪽 뺨에서도 같은 감촉을 느꼈다. 마치 누군가 자신의 얼굴을 만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소. 당신의 촉각이 내 감각을 복제하고 있군."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눈동자는 달랐다. 홍채 주변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엘리제는 깨달았다. 이 동조는 일방향이 아니었다. 카이우스도 지금 그녀의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손바닥에 닿는 자신의 턱수염을, 그리고 그녀의 뺨에 전이되는 그 감촉을.

"더."

엘리제가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이렇게 갈라져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랐다.

"뭐라 했소?" "더 강한 접촉을 해."

그녀는 카이우스의 셔츠 깃을 잡아당겼다. 단추 하나가 뜯겨 대리석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가슴에 닿았다. 심장이 뛰는 위치에 정확히.

그리고 모든 것이 동시에 폭발했다.

카이우스의 과거가 그녀의 손바닥을 통해 쏟아져 들어왔다. 이것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었다. 체온과 통증과 절망이 완전한 감각의 형태로 전염되었다.

차가운 철창이 손목을 조였다. 그녀의 손목이 아니었다. 카이우스의 손목이었다. 거친 포승줄이 살을 파고들고, 쇠사슬이 발목에 감겼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감각을 포기해. 그러면 살려주지." 그의 목소리였다. 그가 대답했다. "죽여."

그리고 인두가 내려앉았다.

엘리제는 비명을 질렀다. 자신의 비명인지 카이우스의 비명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왼쪽 견갑골 아래에서 시작된 타는 듯한 고통이 척추 전체로 번졌다. 살이 지글거리는 소리가 귓가에서 들렸다. 탄내가 코를 찔렀다. 그리고 그 고통 속에서, 믿을 수 없는 쾌락이 솟구쳤다.

카이우스가 고문당할 때 느꼈던 감정이었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그가 느꼈던 것은 공포만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금지된 환희가 섞여 있었다. 자신의 감각이 하나씩 소멸되는 과정에서, 그는 오히려 강렬한 생존 본능을 느꼈다. 그리고 그 본능은 성적 흥분과 극도로 유사한 신경 경로를 타고 흘렀다.

엘리제의 질 내부가 격렬하게 수축했다. 애액이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카이우스의 가슴에 매달린 채 숨을 헐떡였다. 그의 심장 박동이 그녀의 손바닥을 통해 전해졌다. 너무 빨랐다. 그도 지금 똑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게... 네가 겪은 거야..."

엘리제의 목소리는 울먹임과 신음 사이 어딘가에 걸쳐 있었다. 그녀의 젖꼭지가 옷감 위로 완전히 경직되어 솟아올랐다. 성적 흥분과 공포가 뒤섞인 감각이 그녀의 신경계를 완전히 장악했다. 질벽이 파도처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카이우스의 손바닥에 닿지도 않았는데 공기를 조였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갈비뼈 안쪽에서 쿵쿵거리는 진동이 젖꼭지 끝까지 전해졌다. 7년의 외로움. 탑에 갇혀 아무것도 만질 수 없었던 시간들. 그런데 왜... 그것이 빠져나갈수록 몸은 가벼워지고, 그 가벼움이 오히려 쾌락으로 느껴지는 걸까. 감정을 빼앗기는 이 순간이 왜 이렇게 끔찍할 만큼 짜릿한 걸까.

"일부분이오."

카이우스의 손이 그녀의 뒷목을 감쌌다. 그의 손가락이 목덜미의 짧은 털을 스치자, 엘리제는 자신의 음핵이 동시에 자극받는 듯한 감각에 몸을 떨었다. 동조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 이제 그들의 신경은 거의 하나로 연결된 것 같았다.

"당신이 더 강한 접촉을 원했소."

그가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엄지가 아랫입술을 스치며 입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엘리제는 그의 손가락을 빨았다. 혀끝으로 손톱 밑을 핥고, 치아로 마디를 살짝 깨물었다. 카이우스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가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입안 온도를. 혀의 질감을. 침이 손가락을 적시는 감촉을.

그리고 엘리제도 느끼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자신의 입안에 있는 감각을,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혀가 자신의 손가락을 감싸는 감각을. 두 개의 촉각이 겹쳐지며 신경 신호가 증폭되었다.

"젠장..."

카이우스가 낮게 욕했다. 그의 바지 앞부분이 부풀어 올랐다. 엘리제는 그것을 보았다. 어젯밤 자신의 질 내부를 가득 채웠던 그것이 다시 단단해지고 있었다. 그녀의 질벽이 기억했다. 그 크기와 모양을. 삽입될 때의 압박감을.

그녀가 손을 내렸다. 그의 바지 위로 성기를 움켜쥐었다. 손바닥 전체로 감싸자, 카이우스의 몸이 경직됐다. 동시에 엘리제의 손바닥에 그의 성기의 맥동이 전해졌다. 그리고 그 맥동은 그녀의 음핵에서도 동시에 느껴졌다.

"여기도... 동조되고 있어..."

그녀가 바지 위로 그의 성기를 쥔 채 손목을 비틀었다. 카이우스의 숨이 터져 나왔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유리벽의 차가움이 등 전체로 전해졌다. 그의 허리가 그녀의 손바닥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당신의 감정이 들어오고 있소."

카이우스가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의 냉소를 잃고 거칠게 갈라져 있었다.

"외로움이... 이렇게 차가운 거였군. 7년 동안 이걸 혼자 견뎠소?"

그의 손이 그녀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천천히. 일부러 천천히. 단추가 풀릴 때마다 손가락 끝이 쇄골, 흉골, 명치를 순서대로 스쳤다.

엘리제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의 입에서는 신음만이 새어 나왔다. 카이우스가 그녀의 브래지어를 밀어 올리자, 젖가슴이 차가운 탑의 공기 속으로 노출됐다. 유륜이 즉시 수축하며 젖꼭지가 완전히 경직됐다.

그가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그녀의 왼쪽 젖꼭지를 감쌌다. 동시에 그의 엄지와 검지가 오른쪽 젖꼭지를 굴렸다.

이중 자극이 뇌를 관통했다. 엘리제는 허리를 뒤로 젖혔다. 머리카락이 유리벽에 흩어졌다. 카이우스의 혀가 그녀의 젖꼭지를 빨고, 이빨로 살짝 깨물고, 다시 부드럽게 핥았다. 그 모든 감각이 그녀의 신경을 타고 음핵으로 직행했다. 직접 닿지도 않았는데 음핵이 욱신거렸다.

"더... 더 빨리..."

엘리제가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카이우스가 낮게 웃었다. 그 웃음의 진동이 그녀의 젖가슴 전체로 전해졌다.

"명령인가, 애원인가?"

"둘 다야."

그녀의 대답에 카이우스의 눈빛이 변했다. 무언가가 그의 내면에서 꿈틀거렸다. 지배욕과 복종욕이 뒤섞인 그 눈빛을 엘리제는 이제 알 수 있었다. 그녀의 감정이 그에게 전염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무릎을 꿇었다.

엘리제의 치마를 걷어 올렸다. 허벅지 안쪽으로 흘러내린 애액이 실처럼 이어져 있었다. 카이우스가 그 실을 손가락으로 걷어 올렸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당신 맛이 나는군."

그의 혀가 손가락 사이를 핥았다. 엘리제는 자신의 애액 맛이 그의 혀를 통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짜고, 약간 비릿하고, 그리고 알 수 없는 단맛.

그의 얼굴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파고들었다. 혀가 음순을 벌리고 음핵을 찾았다. 직접적인 자극이 신경을 타고 척추를 관통해 뇌까지 도달하는 데는 0.1초도 걸리지 않았다. 엘리제는 유리벽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아...!"

카이우스의 혀가 음핵을 빨았다. 그의 입술이 음순 전체를 감싸고 흡입했다. 손가락 두 개가 질 입구를 벌리고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손가락이 질벽을 긁으며 들어오는 감각과, 그의 혀가 음핵을 핥는 감각이 동시에 폭발했다.

그리고 그의 손가락이 질 내부에서 위로 굽어졌다. G스팟을 찾았다. 거기를 눌렀다.

엘리제의 시야가 하얘졌다.

동시에 카이우스도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질 내부가 자신의 손가락을 조이는 감각을. 그리고 그 조임이 자신의 성기에 전이되는 것을. 그의 바지 안에서 성기가 욱신거렸다. 귀두 끝에서 투명한 액이 배어 나왔다.

"절정 가까이 왔군."

카이우스가 손가락을 더 깊이 밀어 넣었다. 세 번째 손가락이 추가됐다. 질 입구가 팽팽하게 벌어졌다. 그의 엄지가 음핵을 누르고, 나머지 손가락들이 질 내부를 왕복했다. 빠르게, 더 빠르게.

"가... 가고 있어...!"

엘리제의 허리가 부르르 떨렸다. 질벽이 격하게 수축하며 카이우스의 손가락을 압박했다. 애액이 그의 손바닥 전체를 적셨다. 오르가즘이 척추를 타고 뇌로 폭발했다.

그리고 그 순간, 카이우스가 그녀의 감정을 빨아들였다.

엘리제는 느꼈다. 자신의 절정과 함께, 7년 동안 그녀가 쌓아온 외로움이 카이우스에게 흘러들어가는 것을. 질벽이 격렬하게 수축하며 그의 손가락을 짜냈다. 심장 박동이 귓가를 때렸다. 쿵, 쿵, 쿵—그 리듬이 점점 느려지며 멀어졌다. 마치 피를 뽑히는 것처럼, 그녀 내면의 어떤 근원적인 것이 그에게 이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가벼워지는 이 느낌은 쾌락인가? 감정은 사라지는데, 그 빈자리가 왜 이렇게 뜨거운 걸까. 그가 내 외로움을 삼킬 때마다, 나는 더 비어가고, 그 비어감이 마치 또 다른 절정처럼 밀려왔다.

카이우스가 손가락을 뺐다. 애액이 묻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배를 쓸었다.

"이게 당신의 감정이오. 차갑고, 짜고, 그리고..."

그가 손가락을 핥았다.

"집착하게 만드는 맛이야."

엘리제는 숨을 헐떡이며 그를 내려다봤다. 무릎을 꿇은 그가 올려다보는 시선. 그 눈동자 속에는 방금 그녀에게서 빼앗은 외로움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맛보고 있었다. 음미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바지 앞부분은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

엘리제가 손을 내밀었다. 그의 바지 허리춤을 잡아당겼다. 단추가 풀리고 지퍼가 내려갔다. 그가 속옷째로 성기를 꺼내려는 순간, 탑 전체를 울리는 경고음이 터져 나왔다.

"차폐막 침입 경고. 미확인 마법 신호. 감각 심의회 소속으로 추정."

엘리제의 마법 경보 시스템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상황을 전달했다. 엘리제의 손이 멈췄다. 오르가즘의 여운이 아직 질 내부에 남아 있는데, 공포가 그 위로 얼음물처럼 부어졌다.

"심의회."

카이우스가 일어섰다. 그의 표정에서 방금까지의 관능은 완전히 사라지고, 날카로운 경계심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엘리제의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손목을 잡아 바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속옷 위로 발기된 성기를 감쌌다. 귀두가 천을 밀어 올린 부분이 손바닥 정중앙에 닿았다.

"벌써 왔나. 생각보다 빠르군."

"차폐막은 3중으로 쳐놨어. 어떻게..."

"감각의 파동을 추적한 거요. 우리의 계약이 뿜어내는 감각 에너지는 일반 마법의 수십 배니까."

그가 그녀의 손등을 눌렀다.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성기를 더 세게 압박했다. 맥박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졌다. 엘리제는 숨을 들이켰다. 공포와 흥분이 뒤섞인 전율이 척추를 탔다.

"가야 해."

"아직이오."

카이우스가 그녀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그가 그녀의 손을 이끌어 속옷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맨살에 닿았다. 성기는 뜨겁고 단단했다. 귀두는 이미 투명한 액으로 미끄러웠다.

"당신 손바닥의 촉각이 필요하오. 차폐막을 유지하려면."

엘리제는 치마를 내리고 블라우스를 여미려다 멈췄다. 그의 성기를 쥔 손만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탑의 중앙 제어석으로 걸어갔다. 카이우스가 그녀의 손을 자신의 바지 안에 넣은 채로 함께 걸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성기를 감싼 채로,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손바닥 안에서 귀두가 쓸렸다. 유리 바닥에 마법진이 새겨진 원형 공간이었다.

"차폐막 강화. 4중으로 올린다."

그녀가 한 손을 마법진 위에 올리자, 탑 전체를 감싸는 반투명한 막이 진동했다. 마력이 그녀의 손끝에서 마법진으로 흘러들었다. 동시에 그녀의 다른 손은 여전히 카이우스의 성기를 쥐고 있었다.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성기를 훑을 때마다, 카이우스가 신음을 흘렸다.

"그 마법... 지금 내 감각을 사용하고 있군."

엘리제는 깨달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카이우스가 제공한 촉각을 마법의 대가로 지불하고 있었다. 그녀의 마법이 그의 감각을 소모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성기를 왕복하는 동안, 그 소모는 다른 종류의 감각으로 보충되고 있었다. 쾌락이 고통을 상쇄하고 있었다.

"미안..."

"사과는 필요 없소. 그게 계약이니까. 계속하시오."

카이우스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의 손이 자신의 가슴을 감쌌다. 심장이 뛰는 위치였다. 거기서부터 감각이 빨려나가는 듯한 느낌이 그를 관통하고 있었다. 엘리제도 느꼈다. 그들의 동조는 아직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마법이 그의 감각을 소모하는 고통이 그녀에게도 전해졌다. 카이우스의 등에서 채무 문신이 빛나기 시작했다. 등에서 시작된 작열감이 척추를 타고 내려왔다. 고환 깊숙한 곳에서부터 감각이 꺼져갔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음낭을 움켜쥐고 천천히 비트는 듯한 통증이 그를 관통했다. 전립선 주변이 바짝 조여들며, 회음부 전체가 얼얼하게 마비됐다. 성기의 감각이 뿌리부터 사라져갔다. 귀두 끝이 바짝 마르며 요도 입구가 오그라들었다. 감각이 소모될 때마다, 마치 살아있는 무언가가 그의 신경을 이빨로 갉아먹는 것 같았다.

"차폐막 4중 완료. 외부 마법 탐지 억제율 98%."

경보 시스템이 보고했다. 하지만 엘리제는 안심할 수 없었다. 98%면 2%의 틈이 존재한다는 뜻이었다. 그녀의 손이 카이우스의 성기 위에서 더 빨라졌다. 그의 쾌락을 끌어올려 마법의 연료로 삼으려는 듯이.

"놈들에게는 '공허 마법'이 있어. 차폐막을 무력화할 수 있어."

카이우스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의 등 뒤에서 채무 문신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가 엘리제의 손목을 더 세게 움켜잡았다. 그녀의 손바닥이 귀두를 완전히 감싸고, 손가락이 음경 기둥을 따라 내려가 음낭까지 스쳤다.

"공허 마법?" "감각을 강제로 차단하는 마법. 차폐막도 결국 마법사의 감각을 대가로 유지되는 거니까. 공허 마법이 그 감각 연결을 끊어버리면..."

경고음이 다시 울렸다.

"차폐막 1열 붕괴. 2열 침식 진행 중."

엘리제는 마법진에 더 많은 마력을 주입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카이우스가 비틀거렸다. 그의 감각이 더 빠르게 소모되고 있었다. 마법이 그의 촉각을 빨아들일 때마다, 그의 허벅지 안쪽 피부가 바짝 마르고, 성기 전체가 오그라들며, 마치 모래알이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듯한 이질감이 엄습했다. 고환의 내부에서부터 감각이 꺼져갔다. 전립선 주변이 바싹 조여들며 회음부가 무뎌졌다. 귀두의 촉각이 가장 먼저 사라졌다. 이어서 음경 전체가 무감각해지고, 마지막으로 음낭이 마비됐다. 그것은 단순한 마비가 아니었다. 존재 자체가 지워지는 듯한 공포였다.

"계속하시오. 멈추지 마."

그가 말했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엘리제는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마법이 그의 감각을 소모할 때, 그는 단순한 고통 이상을 느끼고 있었다. 거기에는 다시 한 번 그 기묘한 환희가 섞여 있었다. 자신의 감각이 빼앗기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금지된 쾌락. 성기가 무감각해지는 고통 속에서도, 그 상실감 자체가 그의 전립선을 자극하는 듯한 역설적인 쾌감이 흘렀다. 엘리제의 손바닥이 그 무감각해진 성기를 계속 훑을 때마다, 사라진 감각 대신 동조된 그녀의 촉각이 그에게 전해졌다. 그녀의 손바닥이 느끼는 그의 성기의 온도와 질감이, 그에게는 유일하게 남은 감각이었다.

"차폐막 2열 붕괴. 3열 침식 진행 중. 정찰 드론 1기, 차폐막 내부 진입 감지."

그 순간, 엘리제는 보았다. 탑의 유리 천장 너머로 작은 마법 드론이 떠 있는 것을. 그것은 눈알 모양이었다. 표면에 새겨진 마법진이 붉게 빛나며 탑 내부를 스캔하고 있었다.

"잡혔어."

그녀가 말했다. 드론의 시선이 그녀를 정면으로 포착했다. 그리고 그 옆에 서 있는 카이우스를.

그때였다.

카이우스가 그녀를 벽으로 밀치며 입을 맞춰왔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그의 바지 안에 있었다. 그의 성기를 쥔 채로.

"숨 쉬지 마시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혀가 입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단순한 키스가 아니었다. 그가 그녀의 호흡을 완전히 차단했다. 동시에 그의 마법이 그녀의 피부를 감쌌다. 그리고 그의 허리가 그녀의 손바닥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그의 성기가 왕복했다. 입술을 맞댄 채로, 그녀의 손이 그의 성기를 계속 자극했다.

"그들의 감지 마법은 호흡을 추적하오. 숨을 멈추면 우리를 찾을 수 없어."

엘리제는 숨을 멈췄다. 폐가 타는 듯했지만, 그녀는 그의 입술을 놓지 않았다. 둘의 혀가 얽히고, 침이 섞이고, 이가 부딪혔다. 그리고 그녀의 손이 그의 성기를 더 빠르게, 더 세게 움켜쥐었다. 엄지가 귀두를 문지르고, 나머지 손가락이 음경 기둥을 압박했다. 그 접촉을 통해 다시 한 번 감각의 동조가 시작됐다.

드론이 그들의 바로 위를 스캔하며 지나갔다. 눈알 모양의 마법 도구는 그들을 향해 붉은 빛을 비췄다. 하지만 반응은 없었다. 호흡을 멈춘 두 사람은 마치 무생물처럼 감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입술이 닿은 채로, 엘리제의 손이 그의 성기를 왕복하는 동안, 다른 무언가가 폭발하고 있었다.

엘리제의 감정과 카이우스의 감정이 입술을 통해 뒤섞였다. 그의 입술에서 그녀는 촉각을 느꼈다. 부드러운 입술의 질감, 젖은 혀의 온기. 그리고 그의 입술이 느끼는 그녀의 입술의 감촉까지 동시에 전해졌다.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성기를 쥐고 흔들 때마다, 그의 귀두가 손바닥 안에서 맥박 치는 감각이 그녀의 음핵으로 전이됐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었다. 감정의 전염이 시작됐다.

카이우스의 감정이 엘리제의 혀를 통해 스며들었다. 그것은 분노였다. 자신을 배신한 자들에 대한, 자신을 고문한 자들에 대한, 그리고 이 모든 감각의 빚을 그에게 지운 자들에 대한 증오. 그것은 너무 뜨거워서 엘리제의 혀가 데일 것 같았다.

동시에 엘리제의 감정이 카이우스의 입안으로 흘러들었다. 7년의 공허함.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손끝으로 붙잡으려 했던 모든 것들. 그리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느꼈던 타인의 체온—스승이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잡았던 손의 온기. 그것은 너무 차가워서 카이우스의 이가 시렸다.

두 개의 상반된 온도가 입술 사이에서 충돌했다.

뜨거움과 차가움. 분노와 공허. 증오와 갈망.

그 모든 것이 뒤섞이며, 경계가 무너졌다.

누구의 감정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누구의 호흡이 더 거친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같은 산소를 나누며 숨을 참았고, 같은 침을 삼키며 서로의 감정을 마셨다. 그리고 그녀의 손은 여전히 그의 성기를 쥐고 있었다. 손바닥 안에서 귀두가 팽창하고, 요도 입구에서 투명한 액이 배어 나와 그녀의 손가락 사이를 적셨다.

드론이 탑을 떠나는 소리가 들렸다. 경고음이 멈췄다.

그러나 카이우스는 입술을 떼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이 파고들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뒷목을 더욱 단단히 잡았다. 엘리제도 밀어내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그의 벨트 버클을 찾았다. 금속이 풀리는 소리가 났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

엘리제가 그의 입술 사이로 숨을 밀어 넣으며 속삭였다. 그녀의 손이 그의 바지 안에서 속옷을 내렸다. 완전히 발기한 성기가 튀어나왔다. 귀두는 이미 투명한 액으로 젖어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귀두를 감싸고, 요도 입구를 엄지로 쓸었다.

"지금... 여기서..."

카이우스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녀가 그의 성기를 꺼내자, 그는 그녀의 치마를 다시 한 번 걷어 올렸다. 팬티의 가랑이 부분을 옆으로 밀어내자, 아직도 오르가즘의 여운으로 젖어 있는 음순이 드러났다.

"심의회가 다시 오기 전에."

엘리제가 한쪽 다리를 그의 허리에 감았다. 카이우스가 그녀의 허벅지를 받쳐 들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그의 성기 끝이 그녀의 질 입구에 닿았다. 애액과 귀두의 투명한 액이 섞이며 미끄러운 소리를 냈다.

"넣어."

그녀의 명령에 카이우스가 허리를 밀어 넣었다. 성기가 한 번에 질 내부를 가득 채웠다. 엘리제의 등이 유리벽에 밀착되며, 차가운 표면과 뜨거운 삽입감이 동시에 그녀를 관통했다.

"아...!"

두 사람의 신음이 겹쳤다. 동조된 감각이 폭발했다. 카이우스는 자신의 성기가 그녀의 질벽에 의해 압박되는 감각을 느꼈다. 동시에 엘리제는 자신의 질 내부가 그의 성기로 가득 차는 감각을 느꼈다. 두 개의 촉각이 겹쳐지며 신경 신호가 증폭되었다. 마치 두 배의 쾌락이 동시에 밀려오는 것 같았다.

"움직여... 빨리..."

엘리제가 그의 엉덩이를 발뒤꿈치로 찔렀다. 카이우스가 허리를 빼다가 다시 깊숙이 밀어 넣었다. 그의 성기가 질벽을 긁으며 들어갔다 나왔다. G스팟을 귀두가 스칠 때마다 엘리제의 질 내부가 경련했다. 그 경련이 카이우스의 성기를 더욱 단단히 조였다.

"너무... 꽉 조여..."

카이우스가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신음했다. 그의 허리가 더 빨라졌다. 성교의 소리가 탑의 중앙 홀에 울려 퍼졌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 애액이 섞이며 나는 젖은 마찰음, 그리고 두 사람의 거친 호흡.

"더 깊이...!"

엘리제가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카이우스가 그녀의 두 다리를 모두 들어 올려 허리에 감았다. 그녀의 등이 유리벽에 완전히 밀착되고, 그의 성기가 더 깊은 각도로 질 내부를 파고들었다. 자궁 입구까지 귀두가 닿는 듯한 깊이였다.

그때, 카이우스의 등에서 채무 문신 중 두 번째 줄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이 점점 더 강해지더니, 마지막 한 줄기가 반짝이고는 옅어졌다.

빚이 한 단계 더 탕감된 것이었다.

동시에 카이우스의 성기가 질 내부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그의 귀두가 팽창하며 요도 입구가 벌어졌다.

"나... 갈 것 같아..."

엘리제가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질벽이 격렬하게 수축하며 그의 성기를 압박했다. 그 수축이 카이우스를 절정으로 밀어 넣었다.

"함께...!"

카이우스가 마지막으로 허리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그의 성기가 질最深部에서 폭발하듯 사정했다. 정액이 자궁 입구를 직접 때리는 감각이 엘리제의 척추를 관통했다. 그녀도 동시에 절정에 도달했다. 질벽이 카이우스의 성기를 짜내듯 수축하며, 애액이 그의 귀두를 적셨다.

두 사람의 오르가즘이 동조된 감각을 통해 증폭되었다. 카이우스는 자신의 사정과 동시에 엘리제의 질벽 수축을 느꼈다. 엘리제는 자신의 질벽 수축과 동시에 카이우스의 사정을 느꼈다. 두 개의 절정이 겹쳐지며, 뇌가 하얗게 질식할 만큼의 쾌락이 폭발했다.

한참 동안, 그들은 움직일 수 없었다.

카이우스의 성기가 천천히 질 내부에서 부드러워졌다. 정액과 애액이 섞여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여전히 그녀를 벽에 밀착시킨 채, 이마를 그녀의 어깨에 기댔다.

엘리제는 숨을 헐떡이며 천장을 올려다봤다. 그녀의 몸은 아직도 떨리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카이우스의 고통을 직접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녀는 더 깊은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 연대감? 동질감? 아니, 그것보다 더 근원적인 것이었다.

이 고통조차도 감각이었다.

7년 동안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던 그녀에게, 카이우스의 고통과 분노와 증오조차도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촉각이란 단순한 쾌락의 도구가 아니었다. 고통을 느끼는 것도, 상처를 경험하는 것도, 누군가의 아픔을 공유하는 것도 모두 촉각의 영역이었다.

"고마워."

엘리제가 입술을 뗐다. 숨이 터져 나왔다.

"이 고통조차... 내겐 감각의 증거야."

카이우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에게서 빼앗은 외로움이 그의 내면에서 소용돌이쳤다. 그는 이 여자가 이해되지 않았다. 고통을 전염받고도 고마워하다니. 그러나 바로 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그를 더욱 집착하게 만들었다.

"빚이 또 줄었군."

그가 말했다. 자신의 등을 어깨 너머로 힐끗 보며.

"예상보다 빠르오. 이 속도라면..."

그는 말을 멈췄다. 엘리제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빚을 다 갚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카이우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이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계약이 완료되는 순간, 모든 연결은 단절된다. 감각의 동조도, 감정의 전염도, 그리고 이 접촉도.

엘리제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녀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심의회도, 공허 마법도, 기억의 전염도 아니었다.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은 이 모든 감각이 다시 사라지는 것이었다.

탑 밖에서는 심의회의 추가 정찰대가 집결하고 있었다.

탑 안에서는 카이우스의 등에서 희미해진 문신이 마지막 잔광을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몸은 여전히 서로의 온도를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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