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바닥에 떨어진 물잔이 튀어 오르며 발토스의 반들거리는 구두코를 적셨다. 사내는 물끄러미 발끝을 내려다보더니, 손수건을 꺼내 닦지도 않고 그저 웃었다.

"놀라실 것 없습니다. 종이는 여기 두고 가겠습니다. 급하실 것 없으니, 천천히 생각하시죠." 발토스가 카운터에 올린 종이 위에 두 손가락을 살짝 얹었다. "다만—카이겐 그 친구가 뭐라 흘리고 갔는지, 저는 압니다. '이 가게 커피가 사람 정신을 홀리는 독이라고.' 그 소문 말이죠."

지운의 명치가 얼어붙었다. 카이겐이 낮에 잔을 비우고 은화를 내려놓으며 문턱에서 던진 그 한마디가, 이 사내의 입에서 그대로 굴러 나왔다.

"그 소문, 참 빠르게 퍼지더군요." 발토스가 종이에서 손을 뗐다. 지운이 낚아채기 전에, 사내는 종이를 다시 품에 넣었다. 미끼만 보여 주고 거둬 가는 손길이었다. "가게 문을 닫으시면 이 종이는 마스터 것이 됩니다. 소문도 제가 잠재워 드리죠. 사흘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

문이 닫혔다. 매끈한 신발 소리가 멀어졌다. 지운은 카운터를 짚은 채, 이 마디 하나하나가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소문을 퍼뜨린 손과, 소문을 잠재워 주겠다는 손이 같았다.

"마스터." 루나가 소매를 잡았다. "저 아저씨가 소문 낸 거지? 그리고 그걸 자기가 없애 준다고… 그거 완전 사기꾼 수법이잖아."

"…똑똑하네, 우리 루나."

"칭찬 아니거든." 아이가 입을 삐죽였다. 그러나 그 목소리 아래 겁이 배어 있었다.

*

이틀이 지났다.

카페 '경계선'의 아침은 원래 조용했다. 하지만 이 조용함은 종류가 달랐다. 문을 열고 두 시간이 지나도록 종이 울리지 않았다. 오스카조차 오지 않았다. 골짜기 초입을 지나던 오크 상단이 카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옆 사람이 뭐라 속삭이자 걸음을 빨리했다.

"어제는 세 명 왔는데." 루나가 창가에 붙어 서서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했다. "그저께는 여섯. 오늘은…"

"아직 오전이야."

"마스터. 나 손님 세는 거 잘하는 사람이잖아. 안 오는 것도 셀 수 있어."

지운이 대꾸하려는데 문이 벌컥 열렸다. 종이 요란하게 흔들렸다. 오스카였다. 무기를 문밖에 두는 그가, 오늘은 뭔가를 손에 쥐고 들어왔다. 구겨진 종이 한 장.

"마스터." 그가 그것을 카운터에 탁 소리 나게 펼쳤다. 거친 목판 인쇄. 검은 열매 그림 위에 해골이 겹쳐져 있었다. 큼직한 글자.

**검은 독초를 끓여 파는 마귀의 집. 마신 자는 정신을 잃고 혼을 빼앗긴다.**

"골짜기 초입, 우물가, 순찰대 초소 앞. 세 군데 붙어 있었다." 오스카가 이를 갈았다. "떼면 또 붙는다. 내가 오늘 아침에만 아홉 장 떼어냈어."

루나가 종이를 들여다보곤 얼굴이 하얘졌다. "이거… 이거 우리 원두 그림이잖아."

"검은 열매." 지운이 나직이 말했다. 손끝이 종이 위의 그림을 짚었다. "이 세계에선 이걸 독초로 알지. 남방 밀림에서 자생하는, 먹으면 죽는 것. 아무도 이걸 갈아서 물에 내려 마신 적이 없으니까."

바로 그거였다. 발토스는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지 않았다. 이미 모두의 머릿속에 있는 두려움을 정확히 겨눴을 뿐이다. 이 세계에서 원두는 원래 독이었다. 지운이 그걸 뒤집어 위로로 만들었을 뿐, 뒤집기 이전의 진실이 여전히 사람들 마음에 남아 있었다. 소문이 잘 먹힌 이유가 거기 있었다. 가장 약한 자리를 정확히 찔린 것이다.

"오스카 씨." 지운이 물었다. "이 벽보, 누가 붙이는지 봤어요?"

"못 봤다. 새벽에 붙는다더군. 하지만—" 오스카가 목소리를 낮췄다. 양 진영에 두루 발이 넓은 이 용병의 귀는, 카페 밖 소식을 카페 안 누구보다 빨리 물어 왔다. "인간 쪽 순찰대도, 마족 쪽 척후도 이 소문을 옮기고 있어. 양쪽이 짠 것도 아닌데 같은 말이 돌아. 그런 건 한 놈이 양쪽에 같은 씨를 뿌렸을 때만 일어나는 일이지."

"균열교단." 지운이 그 이름을 처음으로 입에 담았다.

오스카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 이름, 어디서 들었나."

"이틀 전 밤에. 그림 발토스라는 사람이 왔었어요. 무기든 소식이든 이 골짜기에서 자기 손 안 거친 게 없다더군요." 지운이 카운터 아래를 흘긋 봤다. 발토스가 흔들어 보이고 거둬 간 그 종이 생각이 명치를 눌렀다. "전쟁이 끝나면 장사가 끝나는 자들. 화해가 파산인 자들. 그자들에게 이 카페는—"

"병균이지." 오스카가 종이를 구겨 쥐었다. "두 진영을 한 테이블에 앉히는 병균."

*

정오가 되도록 손님은 둘뿐이었다. 벽보를 보고도 용기를 낸 늙은 나무꾼과, 그의 손을 잡고 온 손녀. 나무꾼이 잔을 받아 들고 한참을 망설이는 걸, 지운은 카운터 너머에서 지켜봤다.

"할아버지." 손녀가 속삭였다. "정말 독 아니에요?"

늙은이의 손이 잔 위에서 떨렸다. 지운은 그 떨림을 읽었다. 이건 결핍이 아니었다. 순수한 두려움이었다. 마시지 않으면 능력은 발동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이 사람은 마시기가 무서운 것이다.

지운은 무게가 얹히기를 기다리는 대신, 잔을 다시 가져왔다.

"어르신, 잠깐만요." 그가 카운터 위에 검은 열매를 한 줌 쏟았다. 나무꾼도, 손녀도, 벽에 붙어 있던 루나도 그를 봤다. "여기 이게 그 독초입니다. 소문에 나온 그거요."

"마스터." 오스카가 낮게 경고했다.

지운은 그 열매를 손절구에 넣고 갈았다. 향이 카페 안에 퍼졌다. 그는 갈아낸 가루를 그대로 잔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 여과도 하지 않은 진한 검은 물. 원두를 아는 사람이라면 눈살을 찌푸릴 만큼 거칠고 진했다.

"보세요." 지운이 그 잔을 들었다. "이게 독이면, 여기서 제일 먼저 쓰러지는 건 저겠죠."

그가 잔을 입에 댔다. 쓴맛이 혀를 때렸다. 여과하지 않은 가루가 이 사이에 끼었다. 그는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고, 절반을 삼켰다. 그리고 카운터에 잔을 내려놓았다.

"어떻습니까." 목소리를 골랐다. "저 멀쩡하죠. 이 집 마스터가 매일 마시는 걸, 손님한테 독이라고 내드리겠어요?"

나무꾼의 손녀가 눈을 크게 떴다. 늙은이의 굳었던 어깨가 조금 풀렸다. 그가 자기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두 모금째엔 눈을 감았다.

"…따뜻하구먼." 노인이 웅얼거렸다. "속이 데워지는 게. 독이 이렇게 사람 마음을 데우진 않지."

손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팽팽했던 카페 공기에 처음으로 금이 갔다. 좋은 쪽으로.

*

소문은 발이 빨랐지만, 마신 사람의 입은 그보다 셌다.

나무꾼이 잔을 비우고 나가며 우물가에서 한마디 흘린 것이, 오후가 되자 문 앞을 다시 서성이는 사람들을 만들었다. 지운은 그때마다 카운터로 나가 열매를 갈아 자기가 먼저 마셨다. 세 번째 손님 앞에서도, 다섯 번째 손님 앞에서도.

"독이면 제가 먼저 쓰러지죠." 그 말이 오늘의 주문(呪文)이었다.

문제는 손님이 앉으면, 지운은 마시는 것만으론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첫 모금을 삼킨 손님의 결핍이 맛으로 그의 혀에 얹혔고, 무게가 명치에 고였다. 낮 동안 그는 여섯 명을 읽었다. 이틀 전 세리아와 카이겐의 무게가 아직 녹지 않은 채였다.

"마스터." 루나가 손가락을 접었다. "지금 여섯 명째야. 어제 노트에 남은 상한… 둘이었어."

"알아."

"아는 사람이 왜 계속 받아."

"소문을 뒤집을 기회는 지금뿐이야." 지운이 웃어 보였다. 손이 카운터 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겁먹은 사람들이 오늘 하루 마음을 못 정하면, 발토스가 이겨. 그럼 이 문은 진짜 닫혀."

루나가 뭐라 대꾸하려는데, 문 위의 종이 다시 울렸다.

들어선 이의 갑옷에 오후 햇살이 부딪혀 카페 안이 잠깐 밝아졌다. 광휘연맹의 문장. 세리아 라인하르트였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검을—부하들의 이름이 새겨진 그 목검을—문밖에 세워 두고 들어왔다. 카페에 두고 갔던 것을 이틀 만에 다시 찾으러 온 걸음이기도 했다.

카페 안의 손님들이 얼어붙었다. 용사가 나타나면 다들 그랬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도망쳐야 하나.

세리아는 아무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곧장 카운터로 와, 벽보 한 장이 카운터 구석에 구겨져 있는 걸 봤다. 검은 열매와 해골 그림. 그녀의 눈이 그 위에 잠깐 머물렀다.

"이게 요즘 골짜기에 도는 그거군." 세리아가 말했다.

카페가 숨을 죽였다. 용사의 한마디에 이 가게의 운명이 걸린 순간이었다.

"마스터." 그녀가 지운을 봤다. 늘 창밖만 보던 눈이 오늘은 정면을 향했다. "한 잔 줘."

"세리아 님, 그건—"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세리아가 카운터에 은화를 올렸다. "마셔 본 사람이 제일 잘 알지. 나는 이 집 커피를 마셨어. 지난주에도, 그저께도. 그날 나는 처음으로 내 부하들 이름을 떠올리면서 울지 않았어. 독이 그런 걸 하나?"

지운의 손이 잠깐 멈췄다. 그는 잔을 내렸다. 세리아가 그것을 들고, 겁에 질려 문가에 서 있던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단숨에 절반을 비웠다.

"용사 세리아 라인하르트가 인정한다." 그녀가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목소리가 카페 구석까지 닿았다. "이 집 커피는 독이 아니야. 나는 이걸 마시고 다시 검을 들 힘을 얻었어. 겁날 거 없다. 앉아."

정적. 그리고—문가의 두 사람이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창가의 오크가 손을 들어 잔을 주문했다. 굳었던 얼음이 한꺼번에 갈라졌다. 용사가 편을 든 가게. 그 한마디가, 발토스가 이틀 걸려 쌓은 소문을 순식간에 뒤엎었다.

오스카가 벽에 기대선 채 씩 웃었다. "저 여자, 쓸 만하군."

*

흐름이 뒤집히자 손님이 밀려들었다. 겁먹었던 만큼 되돌아오는 발걸음도 많았다. 지운은 그 하나하나에게 잔을 냈다.

일곱 잔째. 여덟 잔째.

"마스터." 루나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이제 그만해. 상한 다 넘었어. 넘은 지가 언젠데."

"조금만 더." 지운이 말했다. 그의 오래된 말버릇. "지금 나가면 저 사람들, 내일 또 겁먹어. 오늘 다 앉혀야 해. 하루면 돼."

그는 손을 앞치마 뒤로 감췄다. 잔을 잡을 때마다 손가락이 제멋대로 떨렸기 때문이다. 명치에 고인 무게가 이제 심장까지 올라와, 맥이 귓속에서 쿵쿵 울렸다. 세리아의 부하들 이름. 카이겐의 얼어붙은 고립. 오늘 여덟 명의 두려움과 안도. 다 흘러가지 못하고 그의 안에 고였다.

루나가 그의 손을 잡으려 다가왔다. 지운은 재빨리 손을 뒤로 뺐다.

"괜찮아." 그가 웃었다. "봐, 멀쩡하잖아."

"손 보여 줘."

"루나."

"손 보여 달라고!"

지운은 아이를 안심시키려 잔을 하나 더 집어 들었다. 세리아 앞에 놓을, 오늘의 마지막 잔이었다. 열매를 갈고, 물을 붓고—

손가락 사이로 잔이 미끄러졌다.

깨지는 소리가 카페를 갈랐다. 검은 물이 바닥에 번지고, 사기 조각이 흩어졌다. 지운은 그것을 주우려 몸을 숙였다. 그리고 멈췄다.

깨진 잔 위로, 붉은 것이 한 방울 떨어졌다. 이어서 또 한 방울.

지운이 손등으로 코 밑을 문질렀다. 손등이 붉게 물들었다. 코피였다.

카페 안이 조용해졌다. 세리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스카가 벽에서 몸을 뗐다.

루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이의 입술이 떨렸다.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마스터…"

지운은 웃으려 했다. "괜찮—"

그 말을 끝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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