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퇴고본

박준열의 손이 준호의 어깨를 잡았을 때, 지하실의 촛불이 흔들렸다.

"일단 숨어야 한다."

위층에서 자동차 엔진음이 울렸다. 특고경찰 사이렌. 박준열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긴박했다. 발걸음이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많은 발걸음. 계단을 내려오는 중이었다.

"시간이 없다. 빨리 움직여."

박준열이 준호의 팔을 잡아 끌었다. 지하 공장의 폭발음, 특고경찰의 발소리, 그리고 자신의 손에서 흘러내린 기계유와 피. 모든 것이 현재였다. 준호는 박준열의 손의 무게로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깨달았다.

"당신이 박준열인가?"

준호가 물었다. 한소영이 남긴 편지 속 이름. 충청도 영지를 통제한다던 그 인물.

박준열은 준호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돌아섰다.

"서유진을 데려왔다. 당신을 기록할 사람이 필요했다."

어둠 속에서 여성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서유진이었다. 그녀의 손에는 수첩이 들려 있었고, 펜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경성일보의 기자 서유진입니다. 공식적으로는 문화 면을 담당하지만—" 그녀가 말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습니다."

준호는 그녀의 눈을 마주쳤다. 기자의 눈이었다. 호기심과 의심이 동시에 타올랐다.

발걸음이 더 가까워졌다. 위층에서 문을 부수는 소리가 났다.

"당신의 기술에 대해 말하라." 박준열이 준호의 팔을 더 강하게 잡았다. "우리는 당신을 지하 네트워크에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

한소영이 나타났다.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게 그곳에 있었다. 그녀가 손을 펼쳤을 때 준호는 멈췄다. 손가락이 없었다. 왼손의 검지와 중지가 손목 아래에서 깨끗하게 끝나 있었다. 촛불이 그 자리를 밝혔고, 그림자가 벽에 춤을 췄다.

"기술은 여성을 구원하지 않습니다." 한소영이 중얼거렸다.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 여성을 구원합니다. 당신의 능력도 누군가의 손가락을 빼앗을 것입니다."

준호는 그 말을 들었다. 이해하려 했지만,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철학이 아니었다. 생존이었다.

"자동직조기를 완성했다." 준호가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내가 본 미래에는 제철 기술, 화학 공장, 기관총 제조까지 있다. 조선이 이 모든 것을 갖추면—"

"조선이 무엇을 갖춘다는 것인가?" 박준열이 끊어 들었다.

"독립할 힘을."

박준열은 웃지 않았다. 그는 준호를 바라보았고, 그 시선은 마치 벽을 뚫고 들어가는 것 같았다.

"당신은 기술만 본다. 하지만 나는 사람을 본다. 당신의 자동직조기를 만들려면 몇 명의 노동자가 필요한가?"

준호는 대답하지 못했다.

"수천 명이다." 박준열이 계속했다. "그들의 손, 그들의 눈, 그들의 생명.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몇 명이 죽었는가?"

준호의 턱이 경직되었다. 임재혁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젊은 기술자의 눈. 폭발 직전 자신을 바라보던 그 눈. 준호는 그 죽음을 계산식처럼 처리해왔다. 필요한 대가. 진보의 비용. 하지만 지금, 박준열의 질문 앞에서 그것은 계산식이 아니라 시체였다.

임재혁의 손이 떠올랐다. 폭발 직후 자신의 팔 위에 떨어진 그 손. 피투성이 손. 준호는 그것을 밀어냈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돌아왔다.

서유진의 펜이 멈추었다. 그녀는 박준열을 보았다가 다시 준호를 보았다. 기자의 본능이 깨어나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의 충돌은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었다. 이것은 조선의 미래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박준열과 준호가 동시에 서유진을 바라봤다.

"당신이 보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박준열이 준호에게 물었다.

준호는 눈을 감았다. 시간 역행 기억의 이미지들이 떠올랐다. 기계들이 회전하고, 쇳물이 흘러내리고, 조선의 깃발이 펄럭인다. 그 장면들은 명확했다. 거의 실재처럼 생생했다.

하지만 그 이미지 속에는 다른 것도 있었다. 피투성이 손. 반복해서 나타나는 그 손.

"강하고 독립적인 조선." 준호가 말했다. "그게 내가 본 미래다."

"그 미래의 대가는?" 박준열이 물었다.

"필요한 시간과 노력."

박준열이 웃음을 흘렸다. 그것은 비웃음이 아니었다. 슬픔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한 명의 영웅이 백 명을 살리면, 백 명의 죽음도 책임져야 한다." 박준열이 말했다. "내가 독립운동을 하면서 배운 유일한 진리다."

박준열이 준호에게 손을 내밀었다. 준호가 그 손을 잡았을 때, 박준열의 다른 손이 준호의 손목을 감싸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끌어당겼다.

"나를 따라와라. 내가 당신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

박준열은 준호를 지하실의 벽으로 이끌었다. 그곳에는 숨겨진 문이 있었다. 돌로 위장된 그 문을 박준열이 밀어젖혔을 때, 새로운 공간이 드러났다.

지도였다. 큰 종이에 그려진 조선의 지도. 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지도가 아니었다. 특정 지역들이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었다. 충청도의 한 지점, 경기도의 몇 군데, 강원도의 산골. 각 지점마다 작은 글씨로 뭔가가 적혀 있었다.

"제철소. 화학 공장. 탄약고." 박준열이 하나씩 가리키며 말했다. "모두 은폐되어 있다.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존재한다."

박준열이 충청도의 제철소 표시를 누렸다.

"이곳에는 삼백 명의 노동자가 있다. 여름에는 더 많아진다. 지난해 일곱 명이 죽었다. 기계에 끼거나 화상을 입어서. 올해는 아홉 명이 죽었다."

그는 화학 공장으로 손가락을 옮겼다.

"여기는 백오십 명. 지난해 세 명. 올해는 다섯 명. 독성 가스 노출."

박준열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각 숫자는 무게가 있었다.

"내가 충청도 영지를 통제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미 존재하는 조직. 이미 흘러내린 피. 이미 죽은 사람들."

준호의 눈이 커졌다. 이것은 자신이 본 미래와 정확히 일치했다. 그런데 이미 현재에 존재한다고?

"당신의 기술이 필요하다." 박준열이 계속했다. "하지만 당신 혼자의 속도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준비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정의롭게 사용하는 것이다."

박준열이 준호의 손을 지도 위로 올렸다. 준호의 손가락이 자동직조기 개발 다음 단계를 가리키는 지점을 누르게 했다.

"이것을 먼저 완성해라.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게. 노동자들과 함께. 그들의 의견을 듣고, 그들의 안전을 지키면서.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기계 안전장치를 먼저 설계하고, 독성 물질 노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준호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그렇게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그의 능력으로는 달성할 수 있는 기술이 더 많은데.

"시간이 없다." 준호가 말했다.

"정확히 그 이유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박준열이 대답했다. "서두르면 실패한다. 나는 알고 있다. 독립운동의 실패를 본 사람으로서 말이다."

그 순간, 위에서 소리가 더 커졌다. 자동차 엔진음. 경찰 사이렌. 발걸음이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모두가 얼어붙었다.

"특고경찰이다." 한소영이 말했다. "이제 가야 한다."

박준열이 빠르게 지도를 말아 숨겼다. 서유진의 수첩도 사라졌다. 한소영은 벽의 숨겨진 문을 닫았다.

"우리는 이제 함께일 수밖에 없다." 박준열이 준호에게 말했다. "당신의 기술을 어디에 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개인의 영웅주의인가, 아니면 조선의 미래인가."

위층의 소음이 더 커졌다. 발걸음 소리. 여러 명이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것이 분명했다.

"이준호, 너도 가라." 박준열이 말했다.

"나를 두고?" 준호가 되물었다.

"나는 조선인 지주일 뿐이다. 세금을 내고, 영지를 관리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당신은 아니다. 당신이 잡히면 모든 것이 끝난다."

한소영이 이미 서유진의 팔을 잡아 어두운 통로로 옮기고 있었다. 서유진이 준호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은 불안이 아니라 결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신의 기술을 기록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서유진이 통로 어둠 속에서 말했다. "살아남으세요."

준호가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이다!" 박준열이 손가락을 튀겼다.

한소영이 준호의 팔을 잡아 끌었다. 준호의 발이 바닥을 미끄러졌다. 그는 박준열의 뒤를 돌아봤다. 박준열은 이미 방의 중앙으로 돌아가 책상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담배. 얼굴에는 평온함. 그리고 그 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는 손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고문을 견뎌낸 손. 조직을 지키기 위해 부러진 손.

위층에서 발걸음이 박준열의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박준열 씨인가?"

특고경찰의 목소리였다.

박준열이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렇습니다. 무슨 일인가?"

"지하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폭발이요? 내 영지에서?"

박준열의 대답은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그 순간, 특고경찰의 발걸음이 지하실로 향하지 않고 박준열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통로는 좁았다. 흙냄새가 진동했다. 이것은 오래된 지하도였다. 아마도 일제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일 수도 있다.

"빨리!" 한소영이 말했다.

발걸음이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많은 발걸음.

통로가 끝났다. 한소영이 벽을 밀었다. 숨겨진 문이 열렸다. 그 너머는 더 넓은 지하 공간이었다. 창고처럼 보였다. 목재 상자들, 기계 부품들, 아직 미조립된 기술들.

서유진이 창고 안에서 벽을 짚으며 다른 쪽 끝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한소영이 따라갔다. 준호는 마지막에 들어갔다.

"이곳은?" 준호가 물었다.

"박준열의 창고다. 공식적으로는 농산물 저장소다." 한소영이 대답했다. "지금은 당신의 기술을 위한 부품들도 있다."

창고의 맨 끝에 또 다른 문이 있었다. 이 문은 더 견고해 보였다. 철재로 된 것. 한소영이 손으로 특정한 위치를 두 번 치자, 문이 미세하게 열렸다.

"숨겨진 통로들이 이렇게 많단 말인가?" 준호가 중얼거렸다.

"경성 지하는 미로다." 한소영이 말했다. "일제가 우리를 추적할 때, 우리는 도시 아래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철문을 통과하자 다시 좁은 통로였다. 이번에는 더 깊어 보였다. 벽에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 아래는 한강 지하수층인 것 같았다.

"이 통로는 어디로?" 준호가 물었다.

"남대문 시장 지하. 암시장까지." 한소영이 말했다. "거기서 우리는 흩어진다."

서유진이 걸음을 멈췄다. 통로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르고 있었다.

"박준열은 안전한가?" 서유진이 물었다.

"그는 이전에도 여러 번 특고경찰을 만났다." 한소영이 말했다. "조선인 지주는 그들에게 협력의 대상이다. 그들은 그를 죽이지 않는다. 다만 조사할 뿐이다."

"조사 중에 우리에 대해 말할 수도 있지 않은가?" 준호가 물었다.

한소영과 서유진이 동시에 준호를 바라봤다. 한소영의 눈은 슬펐다.

"박준열은 자신의 조직을 지키기 위해 고문을 견뎌낸 사람입니다." 한소영이 말했다. "독립운동 시절에. 그의 손을 보세요."

한소영이 자신의 손가락 없는 손을 펼쳤다. 그것이 박준열과 같은 종류의 상처라는 것을 준호는 이해했다. 고문의 흔적. 조직을 위해 치른 대가.

"그는 나도 고문했습니다." 한소영이 계속했다. "하지만 내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그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절대로."

통로가 다시 분기했다. 한소영이 우측으로 들어갔다. 이 통로는 더 따뜻했다. 위에서 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거의 다 왔다." 한소영이 말했다.

그 순간, 뒤쪽에서 외침이 들렸다. 박준열의 목소리였다. 분명하고 침착했다.

"나는 조선총독부에 납세하는 영지 지주다!"

그 직후, 특고경찰의 목소리가 겹쳤다.

"박준열, 당신을 신문조사를 위해 연행한다!"

준호가 뒤를 돌아보려 했다. 한소영이 그의 팔을 잡아 앞으로 끌었다.

"가야 합니다!"

서유진도 가속도를 붙였다. 통로가 점점 밝아졌다. 위에서는 시장의 소음이 들렸다. 사람들의 목소리, 물품을 내려놓는 소리, 흥정하는 음성들.

"저기!" 한소영이 가리켰다.

통로의 끝에 사다리가 있었다. 목재로 된 낡은 사다리. 위에는 목재 판자로 된 천장.

한소영이 먼저 올라갔다. 판자를 밀었다. 햇빛이 쏟아졌다. 남대문 시장의 수북한 상자들, 말린 채소들, 사람들의 다리들.

"올라오세요!" 한소영이 손을 내렸다.

서유진이 올라갔다. 준호도 따라갔다. 그의 손이 시장의 흙내 나는 공기를 잡았다.

남대문 시장은 혼란 그 자체였다. 상인들이 물품을 재정렬하고 있었다. 경찰 사이렌이 멀어지고 있었다. 아마도 박준열이 있는 곳에서 출동했을 것이다.

한소영이 사다리를 판자 아래로 밀어 넣었다. 세 사람은 시장 인파 속으로 섞여들었다. 준호는 이제 또 다른 얼굴이었다. 시장 일꾼. 이름 없는 누군가.

서유진이 준호의 옷소매를 잡았다.

"박준열이 우리를 위해 시간을 샀습니다." 서유진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았다." 한소영이 덧붙였다.

준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은 박준열의 말로 가득 차 있었다.

'한 명의 영웅이 백 명을 살리면, 백 명의 죽음도 책임져야 한다.'

지금 준호는 이해했다. 이것은 추상적인 말이 아니었다. 현재진행형이었다.

시장을 빠져나갈 때, 한소영이 준호에게 말했다.

"당신이 결정해야 합니다. 박준열이 말했던 것처럼."

"무엇을?" 준호가 물었다.

"개인의 영웅주의인가, 조선의 미래인가. 그리고 누가 그 대가를 치를 것인가도."

한소영이 자신의 손가락 없는 손을 펼쳤다. 햇빛이 그 위에 떨어졌다.

"기술은 여성을 구원하지 않습니다." 한소영이 다시 말했다.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 여성을 구원합니다. 당신의 능력도 누군가의 손가락을 빼앗을 것입니다. 그것이 희생인지, 투쟁인지, 누군가의 죽음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당신입니다."

서유진이 준호의 다른 쪽 팔을 잡았다.

"경성 신문사로 가야 합니다." 서유진이 말했다.

"신문사에서는?" 준호가 물었다.

"특고경찰이 신문사까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서유진이 말했다. "하지만 신문사는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여론을 만드는 기지입니다. 우리가 거기 도착하면, 당신은 선택해야 합니다."

"무엇을 선택하는가?" 준호가 물었다.

"박준열의 조직에 남아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신문을 통해 모든 것을 폭로할 것인가."

한소영이 덧붙였다.

"그 선택이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죽이는가도 결정합니다."

세 사람은 남대문 시장의 미로 같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경성의 지표면 위로. 신문사로.

그 순간, 준호의 머릿속에 새로운 이미지가 떠올랐다. 미래에서 본 것. 하지만 이번에는 자동직조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었다. 수천의 사람들이 기계 주변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그 피투성이 손들이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 먼저 임재혁의 손이 떨어졌다. 그 다음 한소영의 손이 떨어졌다. 박준열의 손도 떨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의 손이 떨어졌다.

준호는 눈을 감았다.

'내가 이미 죽은 미래를 본 것인가? 아니면 살아남은 미래인가? 그리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질문들이 떨쳐지지 않았다. 신문사의 문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신문사 앞에서 검은 자동차들이 나타났다. 특고경찰의 차량들. 신문사를 포위하는 경찰들.

서유진이 멈췄다.

"이미 알고 있었군요." 서유진이 중얼거렸다.

한소영이 준호의 손을 잡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다른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준호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신문사를 포위한 경찰들 사이로 박준열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자동차에 태워지고 있었다. 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는 그 손이 마지막으로 보였다.

박준열은 준호를 바라봤다. 그리고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라. 살아남아라. 그리고 결정해라.'

그것이 박준열의 마지막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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