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아버지의 그림자」
경기장 입구에서 박준호는 한 남자를 봤다. 회색 머리, 구부정한 등, 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예리했다. 아버지였다.
박준호의 숨이 얕아졌다. 손가락이 저렸다. 10년 만에 아버지가 직접 아카데미를 찾아온 것이었다. 전화로는 자주 받지만, 이렇게 경기장에 발을 디디는 것은 처음이었다.
"여기가 그 한강 아카데미냐."
아버지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굵었다. 박준호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스탠드의 낡은 철재를 만졌고, 그라운드의 고르지 않은 흙을 밟았다.
"글쎄, 이 정도면…"
아버지는 이준영을 봤다.
마운드에서 이준영이 구를 던지고 있었다. 150킬로미터의 구속. 정확한 제구. 어깨의 회전이 완벽한 각도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버지의 눈빛이 바뀌었다. 예리함에서 무언가 다른 것으로. 욕망이었다. 박준호는 그 눈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 고등학교 때, 부상 전까지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그 눈이었다.
"정말로 프로가 될 수 있겠구나."
아버지가 중얼거렸다. 박준호의 가슴이 철렁했다. 그 말 속에는 야구 기술에 대한 감탄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것이 담겨 있었다. 자신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 자신의 부상으로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는 갈증.
박준호는 아버지 옆에 섰다. 자신도 모르게 등을 펴고, 턱을 당기고 있었다. 마치 선수 시절처럼.
"좋지? 내 제자야."
박준호의 목소리가 어색했다. 자신이 그렇게 자랑스럽게 말했다는 게 자기 자신에게도 낯설었다.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냥 이준영을 봤다. 마치 상품을 평가하듯. 마치 자신의 미래를 보듯.
훈련이 끝났다. 이준영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박준호가 손짓했다.
"이준영. 여기 와."
이준영은 박준호와 아버지를 봤다. 이상한 긴장감을 감지했는지 조심스럽게 걸어왔다.
"이건 내 아버지야."
박준호가 소개했다. 아버지가 이준영의 어깨를 만졌다. 손가락이 이준영의 왼쪽 어깨 근육을 눌렀다.
"좋은 신체 조건이네. 얼마나 자주 훈련하냐?"
"매일, 하루에 여섯 시간…"
"좋아. 그런데 말이야."
아버지가 이준영의 눈을 봤다. 박준호의 눈과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너는 우리 박준호의 명예를 회복시켜줄 아이다. 알겠나? 프로에 가면,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 우리 박준호가 만든 투수라는 것을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 그게 너의 의무야."
이준영의 얼굴이 굳었다. 그 말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진 것이었다.
박준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순간 자신이 지난 6개월 동안 이준영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짐 지워왔는지가 명확히 보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했던 것을 정확히 이준영에게 반복하고 있었다.
"아버지."
박준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제자들을 내 꿈의 도구로 만들지 마세요. 이 아이는 야구 선수지, 당신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도구가 아닙니다."
아버지가 돌아봤다. 그 눈빛에는 놀라움이 없었다. 오직 실망만 있었다.
"뭐가 문제냐. 너도 그렇게 자라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이 아이한테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 그럼 이 모든 것이 뭐냐? 넌 그동안 뭘 한 거냐?"
아버지가 경기장을 바라봤다. 낡은 스탠드, 고르지 않은 그라운드, 벽에 붙은 사진들.
"10년을 여기서 보냈잖아. 무명 팀에서. 그게 뭐라고 생각했냐? 너 자신을 위해서? 아니지. 넌 알고 있었어. 제자들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어. 그게 인간이 하는 자연스러운 욕망이야. 왜 갑자기 도덕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냐?"
"그건…"
"너도 실패자다. 부상으로 선수를 못 했으니까. 그래서 넌 이 아이들을 통해 성공하려고 한 거야. 뭐가 잘못됐냐? 그게 코칭이 아닌가?"
박준호는 말이 없었다. 아버지가 맞았다. 자신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었다. 제자들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이라고. 한 명의 제자가 프로에 가면, 그게 자신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이 아이가 프로에 가. 우리의 이름을 알리고, 첫 경기에서 승리하게 해. 그게 너의 의무다. 알겠나?"
아버지가 이준영의 어깨를 다시 눌렀다.
"그리고 넌."
아버지가 박준호를 봤다.
"더 이상 주저하지 마. 이 아이를 완성시켜. 어떤 방법으로든."
아버지는 그렇게 떠났다. 차 엔진음만 경기장에 울렸다.
박준호는 이준영을 봤다. 이준영의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부담이 눈에 보였다. 무게가 어깨에 앉아 있었다.
"계속 훈련해."
박준호의 목소리가 차가웠다.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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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떠난 후, 박준호는 더욱 가혹해졌다. 마치 자신의 분노를 훈련으로 투사하듯. 이준영은 하루에 일곱 시간을 마운드에서 보냈다. 구속 155킬로미터를 목표로. 정확도 99퍼센트를 목표로.
다른 제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박민준 팀으로 떠나간 한태오를 대체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박준호는 나머지 제자들에게 더욱 높은 기준을 요구했다.
"다시."
"구속이 떨어졌어. 다시."
"제구가 흔들렸다. 100번 더."
제자들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한 명 둘씩 부상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어깨 통증. 팔꿈치 염증. 허리 디스크. 박준호는 지시를 멈추려다가 멈췄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더 이상 주저하지 마.'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직 약하다. 더 해."
그 순간 박준호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이틀째 오후, 이준영이 마운드에 섰다. 구속 152킬로미터. 정확도 98퍼센트. 박준호의 얼굴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했다.
"다시. 155를 맞춰."
이준영은 다시 투구 자세를 취했다. 발을 디디고, 어깨를 올리고, 팔을 펼쳤다.
그 순간.
무릎이 꺾였다.
손가락이 펴지면서 글러브가 떨어졌다. 몸이 마운드 위에서 흔들렸다. 마치 나무가 뽑혀가는 것처럼. 얼굴이 흙을 스쳤다. 팔이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호흡이 끊겼다.
박준호는 보고 있었다.
"이준영!"
박준호가 마운드로 뛰어갔다. 이준영의 몸은 쭉 뻗어 있었다. 눈은 떠 있었지만, 빛이 없었다.
"누군가 119 불러!"
박준호가 이준영의 맥박을 확인했다. 약했다. 매우 약했다. 이준영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입술은 창백했고, 손가락은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박준호의 손이 떨렸다.
자신이 이 아이를 얼마나 몰아붙였는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짐 지워왔는지. 자신의 아버지가 했던 모든 것을 자신이 정확히 반복하고 있었다는 것이.
경기장의 다른 제자들이 달려왔다. 누군가는 울고 있었다.
"코치님… 코치님이 이준영을…"
박준호는 말하지 못했다. 이준영의 손을 잡고 있을 뿐이었다.
그 손이 너무나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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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뷸런스 사이렌이 멀어져 가는 소리. 박준호는 경기장 벤치에 앉아 있었다. 움직이지 않은 지 이미 두 시간. 제자들은 모두 떠났다. 누구도 그를 봐주지 않았다.
휴대폰이 울렸다. 김 국장이었다.
"이준영이 탈진했다고? 상태가 어떻게 되냐?"
박준호는 대답하지 못했다.
"병원은 어디냐? 내가 메이저리그 팀 의료진을 보낼 텐데."
"국장님…"
박준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내가 그 아이를 망쳤어."
침묵. 통화 너머로 김 국장의 숨소리만 들렸다.
"무슨 소리를…"
"과훈련이었어. 아버지가 와서 압박했고, 나는 그걸 그대로 아이한테 퍼부었어."
"박코치. 침착해. 이건 선수의 한계 문제지, 네 책임이 아니다. 이준영이는 이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어. 메이저리그 팀들도 관심 있다. 다만 타이밍이 중요한 거야."
"타이밍?"
박준호가 김 국장의 말을 되뇌었다.
"드래프트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이준영이가 회복되고, 드래프트 전에 한 번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된다. 1순위는 확정이야."
"그 아이는 지금 병원에…"
"나흘이면 충분해. 의료진이 붙어서 관리해주면. 나흘 뒤에 마지막 리그전이 있어. 거기서 한 경기만 잘 던지면 돼."
박준호는 전화기를 내려놨다. 떨어진 손가락으로 다시 들었다.
"이준영이를 이용하는 거냐?"
"이용?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하는 일인데?"
"아이는 지금…"
"회복된다. 아이들은 빨리 회복돼. 그 나이에는 기적 같은 회복력이 있어."
박준호는 전화를 끊었다. 손가락이 다시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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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 시쯤, 박준호는 병원을 찾아갔다. 이준영은 4인실 병실의 창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점적줄이 팔에 꽂혀 있었다.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반쯤 감혀 있었다.
"코치님…"
이준영이 박준호를 봤다.
"내가…"
"쉬어. 말하지 마."
박준호가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이준영의 손을 잡지는 않았다. 손을 잡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코치님이… 제 잘못인가요?"
박준호는 말하지 못했다.
"제가 더 잘 견뎌야 했나요?"
"아니다."
박준호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 내 잘못이다. 내가 너한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어. 내가…"
박준호는 멈췄다. 이준영이 울고 있었다.
"집에 돈을 보내야 하는데… 엄마가…"
이준영의 어머니. 박준호는 그 얼굴을 떠올렸다. 반지하 골목에서 만났던 그 여자의 얼굴.
"내가 드래프트에서 1순위가 돼야 엄마가…"
"이준영."
박준호가 이준영의 어깨를 만졌다.
"너는 이미 충분해. 더 이상 증명할 게 없다."
"하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할 필요 없다. 너는 쉬면 돼. 그게 내 명령이다."
이준영의 눈이 흔들렸다. 마치 처음 듣는 말 같았다.
박준호는 병실을 나왔다. 복도의 형광등이 눈을 자극했다. 손으로 눈을 비볐다. 어깨가 쑤셨다. 왼쪽 어깨. 항상 그 자리였다.
휴대폰이 울렸다. 아버지였다.
"이준영이가 쓰러졌다고 들었다. 상태가 어떻게 되냐?"
박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드래프트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 빨리 회복시켜. 그리고 다음 경기는 반드시…"
박준호가 전화를 끊었다.
그 순간,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아버지였다. 박준호는 받지 않았다. 다시 울렸다. 받지 않았다. 세 번째, 네 번째. 박준호는 휴대폰을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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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계단 앞에서 박준호는 벽에 기댔다. 왼쪽 어깨를 만졌다. 통증이 있었다. 부상 이후 항상 있던 그 통증. 자신의 한계를 상기시키는 그 통증.
그 통증이 자신의 '감각'이 되었다. 손상된 신체가 남긴 예민함.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읽는 능력.
하지만 그 능력은 무엇을 만들었는가.
한태오가 박민준 팀으로 떠났다. 그 아이는 왜 떠났는가? 박준호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자신의 가혹함 때문이었다. 한태오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고, 박민준에게 가기로 결심했다. 박준호가 그를 붙잡으려 했을 때, 한태오의 눈에는 두려움이 아닌 결연함이 있었다. 박준호는 그를 붙잡지 않았다. 오직 한 명의 제자만 성공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수진은 어디로 갔는가?
박준호는 그 장면을 또렷이 떠올렸다. 아카데미 사무실. 이수진이 짐을 싸고 있었다.
"박준호, 당신 변했어요."
이수진이 짐을 내려놓고 박준호를 봤다.
"아이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이준영이를 보세요. 아이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보이지 않으세요?"
"그 아이는 충분히 견딜 수 있어."
박준호가 대답했었다.
"그건 당신이 판단할 게 아니에요. 아이의 마음을 먼저 봐야 해요."
"넌 코칭을 모르는 거야."
박준호의 목소리가 차가워졌었다. 이수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짐을 들었다. 문을 열었다.
"저는 여기 있을 수 없어요. 당신이 누군가를 다시 부숴버리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어요."
그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 이후로 연락이 없었다.
이준영은 병실에 누워 있다. 자신이 그 아이를 부숴버렸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가 주입한 욕망.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박준호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번에는 알 수 없는 번호였다.
"박준호 코치입니까?"
"네…"
"저는 박민준 코치의 법무팀입니다. 한태오 선수 보호자 측에서 박준호 코치를 상대로 아동학대 및 강압 행위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추후 소장이 발부되면…"
박준호는 전화를 들었다가 내려놨다. 다시 들었다. 내려놨다.
한태오. 그 아이가 자신을 고소했다. 박준호는 그것이 자신의 책임임을 알았다. 한태오는 자신의 가혹함을 견디지 못했고, 떠났고, 이제 법으로 자신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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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두 시. 박준호는 여전히 병원 로비에 앉아 있었다. 텔레비전에서 뉴스가 흘러나왔다. 한국 프로야구 드래프트까지 정확히 35일 남았다는 자막.
35일.
그 안에 자신이 만든 모든 것들을 정리해야 했다. 이준영의 회복. 다른 제자들의 신뢰 회복. 한태오와의 법적 분쟁. 이수진과의 관계. 자신의 아버지와의 관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자신 자신과의 관계.
박준호는 일어섰다. 그리고 이준영의 병실로 들어갔다.
이준영은 자고 있었다. 박준호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이번에는 이준영의 손을 잡았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너한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어. 내가 너를 도구로 봤어. 내가… 내 아버지처럼 됐어."
박준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달라질 거야. 넌 쉬면 돼.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넌 충분해. 이미 충분해."
박준호는 이준영의 손을 놓지 않았다. 밤새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리고 아침이 왔다. 창문을 통해 희미한 햇빛이 들어왔다. 이준영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박준호는 이준영의 손을 놓았다.
박준호는 일어서며 결심했다. 아버지와의 단절. 박민준의 제안 거절. 한태오와의 화해 시도. 이수진과의 재만남. 그리고 이준영을 포함한 모든 제자들에 대한 새로운 약속.
병실을 나가며 박준호는 휴대폰을 들었다. 먼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나 박준호야."
"뭐 하는 거냐. 이준영이를…"
"더 이상 아이들을 도구로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박준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제가 당신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수단이 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제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끝입니다."
"넌 뭘…"
박준호는 전화를 끊었다.
다음은 박민준이었다. 전화를 걸었다.
"박코치. 생각해봤나?"
"거절하겠습니다."
"뭐?"
"당신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저는 당신의 팀에 가지 않습니다."
"그럼 뭘 할 건데? 한태오는 이미 내 팀에 있어. 넌 아무것도 아니야. 무명 감독이 뭘…"
"제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한태오에게 사과하고, 제자들을 다시 신뢰하게 만들겠습니다."
박준호는 전화를 끊었다.
마지막으로 휴대폰의 연락처를 열었다. 이수진. 전화를 걸었다. 벨이 울렸다.
"이수진. 나야. 박준호야."
"…"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너한테 귀 기울이지 않았어. 내가 너의 조언을 무시했어."
"박준호…"
이수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모든 것을 정리하겠습니다. 35일 안에. 이준영을 회복시키고, 한태오와 화해하고, 제자들에게 새로운 약속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박준호는 잠깐 멈췄다.
"당신이 봐줄 수 있다면, 저를 다시 도와주시겠어요? 이번엔 제대로 하고 싶어요."
침묵이 흘렀다.
"네. 도와드리겠습니다."
이수진의 대답이 들렸다.
박준호는 휴대폰을 내려놨다. 병원 로비의 텔레비전에서 여전히 뉴스가 흘러나왔다. 드래프트까지 35일.
그 시간 안에 자신이 해야 할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이제 시작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