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의 정점
오후 3시, 거울의 방에서 눈을 뜬 순간 에밀리는 가슴팍에 뜨거운 통증을 느꼈다. 꿈이 아니었다. 루이가 칼에 찔렸다. 마르셀의 칼이 루이의 몸을 관통했고, 피가—얼마나 많은 피가 쏟아졌는지. 에밀리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침실 문을 열었다. 복도는 고요했다.
"루이!"
목청이 나갔다. 에밀리는 계단을 내려갔다. 발목을 헛디딛을 뻔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1층 침실로. 루이의 침실로. 문을 밀어 열었을 때, 그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루이가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의사가 그의 옆구리를 부지런히 붕대로 감싸고 있었다. 하얀 천은 벌써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의사의 손가락이 떨렸다.
"백작부인."
의사가 절을 했다. 에밀리는 그를 무시했다. 루이의 얼굴로 눈을 돌렸다. 창백했다. 입술까지 희었다.
"루이."
에밀리가 침대 옆에 앉았다. 손이 계속 떨렸다. 그녀는 루이의 손을 잡았다.
"날 걱정하지 마."
루이의 목소리는 약했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하지만 그 손은 에밀리의 손을 잡아주었다.
"의사, 나가요."
"백작부인, 저는—"
"나가세요!"
의사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나갔다. 침실의 문이 닫혔다. 이제 둘뿐이었다.
"왜 그래?"
에밀리가 루이의 얼굴 위로 몸을 구부렸다. "왜 넌 날 위해 그러는 거야? 난 너를 죽이려고 했잖아. 이 반복에서도, 이전에도. 난 너에게 독약을 마시게 했어. 난 거울로 너를 밀어냈어. 그런데 넌 왜—"
"왜냐하면 난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루이가 에밀리의 손을 더 단단히 잡았다. 그 손은 차가웠다. 피를 잃은 몸의 차가움.
"그리고 넌 아직 내가 뭔지 모르고 있어. 난 너를 지킬 거야. 이 반복에서, 그리고 현실에서도."
루이의 눈이 뜨였다. 에밀리를 바라보는 그 눈빛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죽음 앞에서도, 피를 흘리면서도, 그 눈은 진실로 가득 차 있었다. 에밀리는 숨을 쉴 수 없었다.
"루이, 제발. 의사를 다시 부를게. 다른 의사를 찾을게. 넌 죽을 수 없어. 넌 자정 전에 죽을 수 없어."
"알았어. 나도 알아."
루이가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에밀리를 더 깊이 무너뜨렸다.
침실의 문이 열렸다. 발소리가 들렸다. 에밀리는 고개를 돌렸다. 백작모였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샤를로트 백작모가 침실에 들어섰다. 그녀의 얼굴은 돌처럼 딱딱했다.
"이 모든 게 너 때문이다."
백작모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에밀리는 벌떡 일어났다.
"루이가 너를 위해 죽으려고 한다. 너라는 여자 때문에, 우리 루이가 자신을 버리려고 한다. 이건 죄악이다."
"그럼 루이를 도와주세요!"
에밀리가 소리를 질렀다.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제발, 백작모님. 그분의 어머니라면, 루이를 살려주세요!"
백작모의 표정이 한순간 흔들렸다. 그녀의 눈이 침대 위의 루이를 향했다. 그리고 다시 에밀리를 바라봤을 때, 그 표정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었다.
"난 이미 늦었어."
백작모가 침대로 걸어가 루이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그 손가락은 부드러웠다. 에밀리가 본 적 없는 부드러움이었다.
"루이의 아버지도 나를 위해 죽었다. 난 그것을 멈추지 못했다."
백작모가 에밀리를 바라봤다. 이제 그녀의 눈에는 명령이 아닌 간청이 담겨 있었다.
"넌 루이를 지켜내야 한다. 이것이 너의 책임이다."
그리고 백작모는 나갔다. 침실에 다시 침묵이 돌았다.
에밀리는 루이의 침대로 돌아갔다. 루이를 안았다. 그의 몸은 가벼웠다. 한 사람의 몸이 이렇게 가벼울 수 있다는 것을 에밀리는 처음 알았다.
"깨어있어. 제발, 깨어있어."
에밀리가 루이의 귀에 속삭였다.
"난 너를 사랑해."
루이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에밀리는 더 가까이 귀를 갖다 댔다.
"그리고 난 넌 날 사랑할 수 있다고 믿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에밀리, 그것만으로도."
루이의 손이 에밀리의 등을 쓸어내렸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멈췄다.
에밀리는 루이의 심장을 느끼려고 했다. 처음처럼, 서재에서처럼. 하지만 박동은 점점 약해졌다. 간격이 벌어졌다. 가뭄에 물을 기다리는 흙처럼, 에밀리의 심장도 루이의 박동을 따라갔다.
"루이?"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루이의 호흡이 가늘어졌다. 손가락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에밀리는 루이를 더 단단히 안았다.
"루이!"
하지만 루이는 응답하지 않았다.
자정. 시계탑의 종소리가 울렸다. 처음에는 멀리서였다. 그리고 가까워졌다. 한 번, 두 번, 세 번. 거울의 방에 있지 않아도 그 울음은 에밀리의 뼈를 관통했다.
열두 번째 종소리가 울렸을 때, 세상이 돌았다.
---
오후 3시. 다시.
에밀리가 거울의 방에서 눈을 뜨며 깨어났다. 가슴이 철렁했다. 루이가 죽었다. 루이가 자신의 팔 안에서 죽었다. 그리고 이제 루이는 살아 있다. 어딘가에서, 이 시간에, 루이는 살아 있다.
에밀리는 침실을 나갔다. 계단을 내려갔다. 1층. 루이의 침실로.
문을 밀었다. 루이가 침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상처는 없었다. 피도 없었다. 루이의 얼굴도, 몸도, 모두 온전했다.
"루이!"
에밀리가 달려갔다. 하지만 루이는 일어나며 에밀리를 피했다. 그들 사이의 거리가 벌어졌다.
"루이, 뭐 하는 거야?"
에밀리가 멈췄다. 루이의 얼굴을 봤다. 그의 눈은 에밀리를 향하지 않았다.
"넌 날 떠나야 해."
루이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아침의 석상처럼 차갑고, 딱딱하고, 무정했다. 에밀리가 본 루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 목소리 뒤에는 무언가 다른 의도가 숨어 있었다.
"난 넌 파멸시킬 거야. 그게 너를 위한 거야."
"뭐라는 거야? 루이, 넌—"
에밀리가 다시 한 발 나아갔다. 루이가 한 발 물러섰다.
"지난번 반복에서 넌 날 안았어. 알지? 날 안고 기도했어. '깨어있어'라고. 그리고 난 죽었어. 넌 그걸 느꼈어. 그 죽음을. 그래서 이제 넌 날 떠나야 한다. 넌 날 지킬 수 없어. 아무도 나를 지킬 수 없어."
루이가 에밀리의 어깨를 밀었다. 침실의 문으로. 복도로. 계단으로.
"루이, 제발!"
에밀리가 저항했지만, 루이의 손은 강했다. 약해 보이는 루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그 강함 속에는 절망이 배어 있었다. 자신을 지키려는 절망이.
"거울의 방으로 가."
루이가 에밀리를 밀어냈다. 계단 위에서 에밀리가 비틀거렸다. 루이가 옆에서 팔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넘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루이는 그 팔도 곧 놓았다.
"넌 손을 대. 그러면 모든 게 끝날 거야."
루이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그리고 침실의 문이 닫혔다.
에밀리는 거울의 방 앞에 서 있었다. 손을 들었다. 거울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울의 표면이 부드럽게 반짝였다. 에밀리의 손이 유리에 닿기 직전, 그녀는 멈췄다.
루이가 자신을 밀어낸 손. 그 손에 흔적이 있었다. 피. 아주 작은 양이지만, 손가락 사이에 묻어 있었다.
에밀리는 손을 거울로부터 거둬들였다.
루이는 거짓을 말했다. 루이는 항상 거짓을 말한다. 아니, 거짓이 아니라 반은 진실이고 반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거짓이다. 에밀리는 이제 그것을 알았다. 여덟 번의 반복 속에서 배웠다. 루이의 침묵 속에서, 루이의 편지 속에서, 루이의 가슴 박동 속에서.
루이가 죽었다는 것. 루이가 자신을 떠나라고 말했다는 것. 그 모든 것이 루이가 자신을 지키려는 방식이었다. 루이의 약한 성격이 그렇게 표현되는 방식이었다. 자신을 지킬 수 없다고 느끼는 절망감이, 상대를 밀어내는 냉정함으로 변환되는 그 순간.
에밀리는 거울의 방을 나갔다.
1층 거실로 향했다. 벽시계가 오후 4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연회가 시작되기까지 2시간 45분. 에밀리는 계산했다. 루이를 찾아야 한다. 루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왜 피를 흘리고 있는지.
거실의 문을 열었을 때, 백작모가 나타났다.
샤를로트 드 몬포르트. 루이의 어머니. 그녀의 얼굴은 흔들리고 있었다.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분명히.
"에밀리."
백작모가 에밀리의 이름을 불렀다. 처음으로,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고.
"루이를 봤나?"
에밀리가 물었다. 질문이 아니라, 명령에 가까웠다.
"침실에 있을 거야. 상처를 치료하고 있을 거야."
백작모가 말했다. 그리고 에밀리의 눈을 똑바로 봤다. "넌 루이를 지켜낼 수 있나?"
에밀리의 가슴이 철렁했다. 그 질문은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루이가 얼마나 깊이 넘어가고 있는지 아나? 그 아이는 너를 위해 죽으려고 한다. 그리고 난 그것을 멈출 수 없다. 루이의 아버지도 나를 위해 죽었거든."
백작모의 목소리는 멀리서 오는 것 같았다.
"그럼... 루이를 도와주세요."
에밀리가 소리쳤다.
백작모가 에밀리를 봤다.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봤다. 딸로서가 아니라, 아내로서가 아니라, 그냥 한 사람으로서.
"그럴 수 있으면 좋겠구나."
백작모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돌아섰다.
에밀리는 다시 1층 루이의 침실로 향했다. 문을 열었을 때, 의사는 이미 나가고 있었다. 검은 의료 가방을 들고, 표정은 심각했다.
루이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흰 붕대가 가슴을 감싸고 있었다. 피가 조금 밴 자국이 보였다.
"루이."
에밀리가 침대 옆에 앉았다.
루이가 눈을 떴다. 그의 눈은 처음처럼 에밀리를 피했다. 하지만 손은 그녀를 찾았다.
"넌 왜 날 위해 그래? 난 너를 죽이려고 했잖아."
에밀리가 물었다.
루이가 에밀리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가락은 차가웠다.
"왜냐하면 난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루이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오후 3시의 그것이 아니었다. 밤 11시의 거울의 방에서 들었던 목소리였다. 약한 목소리. 절망한 목소리. 하지만 진심인 목소리.
"그리고 넌 아직 내가 뭔지 모르고 있어. 난 넌 지킬 거야. 이 반복에서, 그리고 현실에서도."
루이가 에밀리를 바라봤다. 이제 그의 눈은 에밀리를 마주치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결정적이었다.
"루이, 넌 죽지 않아. 제발, 죽지 마."
에밀리가 루이의 손을 잡았다. 양손으로 꽉.
"난 죽지 않을 거야. 넌 날 지킬 거니까."
루이가 말했다.
그 순간, 에밀리는 깨달았다. 루이가 오후 3시에 자신을 밀어낸 이유가 무엇인지. 루이가 자신에게 말한 것이 무엇인지.
루이는 자신을 시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정말로 그를 선택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었던 것이다. 루이는 에밀리가 거울로 돌아가지 않기를, 자신을 버리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것이 루이의 진정한 의도였다.
에밀리는 루이의 옆에 누웠다. 그의 팔이 자신의 허리를 감쌌다. 그의 심장 박동이 자신의 등에 닿았다. 빠르지만, 점점 규칙적으로 변해갔다.
"에밀리."
루이가 속삭였다.
"뭐?"
"자정 전에 거울의 방을 나가. 제발."
"왜?"
"왜냐하면 거울이 너를 데려가려고 할 거야. 넌 남아있으면 안 돼. 넌 현재로 돌아가야 해."
에밀리는 루이를 더 단단히 안았다.
"싫어. 난 여기 있을 거야."
"에밀리..."
"루이, 난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 어떤 거울도 날 데려갈 수 없어. 넌 이미 날 데려갔으니까."
루이의 손이 에밀리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멈췄다.
에밀리는 루이의 심장을 들었다. 점점 안정되고 있었다. 또는 에밀리의 심장이 루이의 박동에 맞춰지고 있었다.
---
오후 5시 30분. 연회까지 1시간 30분.
에밀리는 루이의 곁에서 일어났다. 루이의 눈이 뜨였다.
"어디 가?"
"준비하러. 넌 여기 있어. 움직이지 말고."
"에밀리, 난 연회에 나가야 해. 사람들이 의심할 거야."
"싫어."
에밀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넌 여기 있을 거야. 난 마르셀을 막을 거야."
루이가 에밀리를 봤다. 그의 눈에는 슬픔이 있었다.
"에밀리, 이번엔 안 될 거야."
---
오후 6시 15분. 연회까지 45분.
에밀리는 자신의 침실에 들어섰다. 소피가 이미 드레스를 꺼내고 있었다.
"부인님."
소피가 인사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에밀리는 소피를 봤다. 여덟 번의 반복 속에서 에밀리는 소피가 마르셀의 스파이라는 것을 알았다. 여섯 번째 반복에서 에밀리는 소피의 딸을 인질로 잡힌 것을 알았다. 소피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소피, 앉아."
에밀리가 말했다.
"네?"
"앉아."
소피가 침대에 앉았다.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난 안다. 넌 마르셀을 위해 날 감시하고 있다는 것. 넌 선택이 없다는 것. 그 애 때문에."
소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소피, 난 너를 해치지 않을 거야. 대신 넌 나를 도와줄 거야."
에밀리가 소피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떨리고 있었다. 에밀리는 소피의 손가락을 자신의 손 위에 올렸다. 마치 독을 건네는 것처럼. 하지만 그것은 약속이었다.
"오늘 밤, 마르셀이 루이에게 뭘 하려고 하는지 내게 말해줄 거야."
에밀리가 소피의 눈을 봤다. 그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만약 넌 내 편에 서면, 난 넌 보호해줄 거야. 그 애도 보호해줄 거야. 몬포르트 가문의 이름으로."
소피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마르셀이... 루이를 죽이려고 해요."
소피가 중얼거렸다.
"뭐?"
에밀리의 심장이 멈췄다.
"마르셀이 루이를 죽이고, 부인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해요. 그가 저한테 독을 건넸어요. 오늘 밤 연회에서 루이의 와인에 탈 독을..."
에밀리는 소피의 말을 더 이상 듣지 않았다.
독. 마르셀은 독을 사용할 것이다. 첫 번째 반복에서 에밀리가 루이에게 탄 독과 같은 방식으로.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에밀리는 이미 알고 있다. 루이는 이미 경고했다. 루이는 자신을 지키려고 했다.
"소피, 그 독을 가져와."
에밀리가 말했다.
"네?"
"그 독을 가져와. 지금."
---
오후 6시 45분. 연회까지 15분.
에밀리는 손에 작은 병을 들고 있었다. 소피가 건넨 독. 그것은 무색투명했고, 냄새도 나지 않았다. 루이의 와인에 타도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에밀리는 그 독을 거울의 방으로 가져갔다.
거울 앞에 서서, 병을 들었다.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알아? 넌 내게 이 모든 걸 줬다. 반복을. 기억을. 루이를."
에밀리가 거울에 말했다.
"그리고 넌 내게 선택을 줬다. 루이를 죽이거나, 루이를 살리거나. 첫 번째 반복에서는 내가 루이를 죽였어. 이제는..."
에밀리는 병을 거울에 던졌다.
병이 거울에 닿는 순간, 거울의 표면이 물처럼 흔들렸다.
독은 거울 안으로 사라졌다.
에밀리의 손가락 끝이 따뜻해졌다. 루이의 손 같은 따뜻함이.
"난 루이를 살릴 거야. 이번엔, 다음엔, 그 다음엔."
에밀리가 중얼거렸다.
---
오후 7시. 연회가 시작되었다.
에밀리는 드레스를 입고 내려왔다. 금색 드레스. 루이가 좋아하는 드레스. 루이는 침실에 남아 있었다. 에밀리가 그렇게 시켰다.
거실에는 이미 손님들이 들어차 있었다. 백작모가 에밀리를 봤다. 그리고 미소 지었다. 진정한 미소.
마르셀이 다가왔다.
"에밀리, 이번엔 정말 아름답군요. 루이는 정말 운이 좋은 남자예요."
마르셀이 에밀리의 손을 잡았다.
에밀리는 마르셀을 봤다. 그의 얼굴. 그의 미소. 그의 거짓.
"마르셀, 넌 루이를 죽이려고 하지?"
마르셀의 손이 경직되었다.
"무슨 말을..."
"소피가 내게 다 말했어. 독. 루이의 와인에 탈 독."
에밀리가 마르셀의 손을 놨다.
마르셀의 얼굴이 변했다. 그리고 웃음이 나왔다. 광기 어린 웃음. 하지만 그 웃음은 금방 멈췄다.
"아, 에밀리. 난 널 존경해. 정말로. 그래서 난 널 완벽하게 망가뜨리고 싶어."
마르셀이 에밀리 쪽으로 한 발 나아갔다. 하지만 에밀리는 피하지 않았다.
"루이는 약한 남자야. 그가 널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넌 그를 사랑하니? 그게 정말 사랑일까? 아니면 그냥 자기기만일까?"
마르셀이 속삭였다.
"그건 내가 결정할 거야."
에밀리가 대답했다.
그 순간, 루이가 나타났다. 드레스 유니폼을 입고, 여전히 창백하지만, 서 있었다. 상처는 여전히 있었지만, 루이는 서 있었다.
마르셀이 뒤돌아봤다.
"루이, 넌 침실에 있어야..."
"난 여기 있을 거다."
루이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루이의 손이 에밀리의 손을 잡았다.
마르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마르셀이 칼을 꺼냈다. 작고 날카로운 칼. 거실의 손님들이 비명을 질렀다. 백작모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에밀리의 심장이 멈췄다. 그리고 거울의 방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루이가 에밀리를 안았다. 그리고 마르셀을 봤다.
"에밀리는 내가 지킬 거야. 이 반복에서도, 다음 반복에서도, 현실에서도. 넌 절대 그녀를 손에 넣을 수 없어."
루이가 말했다.
루이는 칼을 맞았다. 마르셀의 칼이 루이의 몸을 관통했다. 하지만 루이는 움직이지 않았다. 루이는 에밀리를 안고 있었다.
"루이!"
에밀리가 소리쳤다.
루이가 에밀리를 거울의 방 안으로 밀어냈다.
거울의 표면이 물처럼 요동쳤다. 에밀리의 몸이 거울 안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에밀리가 본 것은 루이의 얼굴이었다. 루이는 웃고 있었다. 절망한 미소로.
"루이!"
에밀리가 소리쳤다.
"다음 반복에서 봐."
루이가 말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어두워졌다.
---
오후 3시.
에밀리가 거울의 방에서 눈을 뜨며 깨어났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기억이 남아 있었다. 루이의 말도, 마르셀의 칼도, 거울의 밝음도 모두.
에밀리는 손가락 끝의 따뜻함을 느꼈다. 루이의 손 같은 따뜻함.
그리고 깨달았다.
이번 반복은 아홉 번째가 아니었다.
거울이 자신을 시험하지 않았다.
거울은 자신에게 선택을 준 것이었다.
복수인가, 사랑인가.
그리고 에밀리는 선택했다.
사랑.
그 순간, 에밀리의 몸이 다시 밝아오기 시작했다. 거울이 더 강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거울의 규칙이 작동하고 있었다. 감정이 깊어질수록 거울이 강해진다는 그 규칙.
"아니야."
에밀리가 중얼거렸다.
"난 아직 끝내지 않았어."
거울의 밝음이 점점 강해졌다. 에밀리의 몸이 점점 투명해졌다.
"루이!"
에밀리가 소리쳤다.
하지만 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직 거울의 밝음만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에밀리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깨달았다.
자신이 원한 것은 루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루이에게 사랑받는 것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은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거울의 밝음이 에밀리를 완전히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