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의 서재
루이의 서재 문은 손가락 한 마디만큼만 열려 있었다. 에밀리는 촛불을 들고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발걸음마다 마루가 신음했지만, 연회장에서 울려 퍼지는 현악기 소리가 그것을 집어삼켰다.
오후 여섯 시 반. 루이가 마르셀과 웃으며 대화하는 동안, 그의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서재의 벽면에는 가죽 표지 서적들이 줄지어 있었다. 철학, 정치학, 경제학—귀족 남성이 읽어야 할 모든 것들. 하지만 에밀리가 찾는 것은 책이 아니었다. 책상 아래, 목재 패널로 감춘 작은 서랍을 열었을 때, 그곳에는 편지들이 가득했다.
손글씨로 적힌 편지들. 대부분은 마르셀의 이름이 맨 앞에 있었다.
*루이에게,*
*그 여자의 자산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드 생-쥐스트 가문의 딸치고는 상당한 규모다. 자네가 그녀를 제대로 다룬다면, 몬포르트 영토는 두 배가 될 수 있어. 물론 그러려면 자네가 먼저 그녀를 손아귀에 넣어야겠지만. 나는 자네가 그럴 능력이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내가 돕겠네. 내일 밤, 거울의 방에서 자네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겠어. 어머니도 동의했다. 이것은 가문을 위한 결정이야.*
손이 떨렸다. 에밀리의 손이 아니라 편지를 쓴 사람의 손이. 검은 잉크가 군데군데 번져 있었다. 마르셀이 루이를 협박하고 있었다. 아니, 협박이라는 표현도 정확하지 않았다. 이것은 명령이었다. 루이의 약점을 쥔 자가 내리는 명령.
에밀리는 다른 편지들을 집어 들었다. 모두 같은 내용이었다. 루이의 어머니 백작모 샤를로트의 이름이 반복해서 나타났다.
*루이,*
*드 생-쥐스트의 딸은 도구일 뿐이다. 감정은 사치다. 자네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미련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가문의 이익을 위해 자네는 그녀를 완전히 지배해야 한다. 마르셀이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나는 자네가 남자답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
가문의 이익. 지배. 도구.
에밀리는 편지를 내려놨다. 손가락이 차가워졌다. 이것들은 루이가 자신을 배신한 증거였다. 하지만 동시에, 어딘가 이상했다. 편지의 글씨가 루이의 것이 아니었다. 이것들은 루이에게 *보낸* 편지들이었다. 루이가 쓴 것이 아니라, 루이에게 지시를 내린 것들이었다.
책상의 다른 서랍을 열었다. 그곳에는 루이의 일기장이 있었다.
가죽 표지는 낡아 있었고, 페이지는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에밀리는 그것을 펼쳤다.
첫 페이지. 거기에는 자신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한 번이 아니라, 같은 페이지에 몇십 번이나.
*에밀리. 에밀리. 에밀리.*
손글씨는 떨리고 있었다. 마치 쓰는 손이 무언가에 저항하고 있는 것처럼.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오늘도 그녀를 지켜내지 못했다.*
절망의 흔적. 에밀리는 그것을 배신의 증거로 해석했다. 약함을 가장한 조종. 감정을 무기로 삼은 전략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일기장을 책상 위에 내려놓은 에밀리는 서재를 나갔다.
복도로 나가는 길목에서 소피와 마주쳤다.
침실 시녀 소피는 에밀리의 옷을 한 팔에 안고 있었다. 유리 병에 담긴 향료를 들고 있던 다른 손이 순간 떨렸다. 그 손가락 사이에서 무언가가 빛났다. 은화였다. 표면에 새겨진 문장—마르셀 가문의 문장이 선명했다.
에밀리와 소피의 눈이 마주쳤다. 1초. 2초. 3초.
소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시녀님께서..."
소피의 목소리가 떨렸다.
"잠깐, 제가 설명을..."
에밀리는 소피의 말을 끊지 않았다. 대신 침묵으로 답했다. 그 침묵이 가장 무서운 대답이었다.
연회장의 불빛이 에밀리를 맞이했을 때,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정렬했다. 루이는 약자다. 마르셀에게 조종당하는 약한 남자. 백작모는 그 약함을 이용하는 권력의 화신. 소피는 배신자. 그리고 자신의 몸은 아직도 루이의 손을 기억하고 있다. 그것도 배신의 일부였을까.
에밀리는 무도회장 한구석에 서서, 루이와 마르셀이 웃고 있는 모습을 지켜봤다. 루이의 웃음이 공허했다. 진심이 없는 웃음.
하지만 그 웃음 뒤에서, 루이의 눈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
에밀리는 시선을 돌렸다.
밤 열한 시가 다가왔다.
거울의 방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를 때, 에밀리의 심장이 빨라졌다. 오늘 밤, 복수가 시작된다. 루이의 와인잔에 독약을 탄 지 이미 한 시간 전이었다. 향료병 속에 감춰진 그것은 무색무취다. 루이는 아무 의심 없이 그것을 마실 것이다.
루이가 거울의 방으로 들어왔다. 밤의 어둠 속에서, 그의 표정은 읽을 수 없었다.
"에밀리."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마치 자신을 찾아다니던 사람이 드디어 찾은 것처럼.
"그 거울을 깨지 마."
루이가 속삭였다. 그의 눈이 거울을 바라봤다. 마치 거울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하지만 그 눈에는 공포가 깃들어 있었다. 거울을 보는 공포, 아니면 자신의 죽음을 보는 공포인지 알 수 없었다.
에밀리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은 우리를 위한 것이야."
루이의 목소리가 떨렸다. 손가락이 에밀리의 손을 찾아 닿았다. 그 터치는 작별 인사처럼 느껴졌다. 아니면 구원을 청하는 손길처럼.
"와인을 마셔."
에밀리가 잔을 건넸다.
루이는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잔을 받아들고 마셨다. 그 순간, 그의 눈이 에밀리를 바라봤다. 마치 자신이 무엇을 마시고 있는지 아는 것처럼. 마치 이미 이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처럼.
루이가 고통으로 신음했다. 무릎을 꿇었다.
"미안해, 에밀리..."
그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졌다.
에밀리는 복수의 첫 번째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순간, 손가락이 루이의 입을 막으려 움직였다. 이미 늦었다. 루이는 침묵에 빠져들었다. 에밀리의 가슴이 무언가를 외쳐댔다. 그것이 무엇인지 인정할 수 없었지만, 몸은 기억했다. 후회. 공포. 혼란.
자정이 되었다.
거울이 눈부시게 빛났다.
모든 기억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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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작부인의 연금술
오후 3시. 거울의 방에서 깨어난 에밀리는 천장을 응시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그런 감각.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었다는 확신과 함께, 몸이 기억하는 절망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침대 위에서 일어난 에밀리는 거울을 마주했다. 거울의 표면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소피가 문을 두드렸다.
"부인님, 옷을 갈아입으셔야 합니다. 연회가 두 시간 후에..."
"나가."
에밀리의 목소리가 예리했다. 소피는 말없이 물러났다.
혼자가 된 침실에서, 에밀리는 자신의 손을 들어 봤다. 떨리고 있었다. 왜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손이 최근에 무언가를 했다는 것을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밀어냈던가? 아니면 누군가를 잡으려 했던가? 그 기억이 물 속에 잠긴 것처럼 닿을 수 없었다.
에밀리는 옷장을 열었다. 흰 레이스로 장식된 저녁 드레스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결혼 전야의 의례적인 연회. 저택 전체가 이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자신의 가슴은 이렇게 철렁거리는가?
연회장으로 내려가기 전에, 에밀리는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루이의 서재. 왜인지 모르지만, 그곳으로 발길이 향했다. 몸이 기억하는 것들이 있다. 이 저택의 복도, 왼쪽 세 번째 문, 그 안에 있는 책장 너머의 비밀.
서재의 문이 열렸을 때, 에밀리는 숨을 멈췄다. 먼지 냄새와 함께 무언가 다른 냄새가 났다. 사람의 온기. 최근에 누군가가 여기 있었다.
책상 위의 서류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편지들, 계약서들, 그리고 루이의 필체로 쓰인 메모들. 손글씨가 떨리고 있었다. 마치 손가락 끝에서 피가 흐르는 것처럼.
그리고 그 모든 서류 속에서, 한 이름이 반복해서 나타났다.
*마르셀 백작.*
에밀리는 편지를 집어 들었다. 손글씨는 루이의 것이 아니었다. 마르셀의 글씨였다. 글귀를 읽으며 에밀리의 눈이 좁혀졌다.
*루이, 자네 어머니의 빚은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네. 그 공작 딸과의 결혼이 자네 유일한 탈출구야. 하지만 자네가 그 여자에게 진심을 보이는 순간, 모든 게 끝난다. 자네 이해하나? 그건 약함이야. 그리고 약자는 이 세상에서 생존할 수 없어.*
다음 편지.
*내가 그 여자를 원한다는 걸 자네가 아는 것 같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자네가 그 여자를 포기하면, 모든 게 끝난다. 자네 어머니의 빚도 탕감해줄 거고. 정치적 야망도 실현해줄 거야. 대신 그 여자는 내 것이 될 거지. 이게 거래야. 거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글쎄, 자네 어머니가 빚쟁이들 손에 떨어지는 꼴을 보게 될 거야. 그리고 자네는 무일푼의 백작 남편이 되겠지. 멋진 삶이 될 것 같은데?*
에밀리의 손가락이 문장을 따라가며 떨렸다.
루이는 조종당하고 있었다. 마르셀이 루이의 약점을 모두 알고 있었다. 어머니의 빚, 정치적 야망, 그리고 자존감의 부족함. 마르셀은 이 모든 것을 무기로 삼아 루이를 조종했다. 그리고 에밀리는 그 조종의 대상이었다.
에밀리의 호흡이 빨라졌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무언가가 흔들렸다. 자신이 누군가의 거래 대상이었다는 사실. 자신의 삶이 두 남자의 정치 게임의 일부였다는 사실.
그때, 책상 아래에서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가죽으로 된 얇은 책. 에밀리는 몸을 굽혀 그것을 집어 들었다.
일기장이었다.
첫 페이지를 펼쳤을 때, 에밀리의 숨이 멎었다.
*에밀리. 에밀리. 에밀리.*
같은 이름이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손글씨는 루이의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글씨는 떨리고 있었다. 마치 손가락 끝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다음 페이지들을 넘겼다.
모든 페이지가 같은 문장으로 채워져 있었다.
*오늘도 그녀를 지켜내지 못했다.*
에밀리의 눈이 흔들렸다. 호흡이 얕아졌다. 이것은 배신자의 일기장이 아니었다. 이것은—
손가락이 페이지를 짚었다. 글씨 위에 물자국이 있었다. 눈물이었다. 루이의 눈물이었다.
에밀리의 손이 멈췄다. 손가락이 떨렸다. 가슴이 무언가를 외쳐댔지만,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이것은 연기일 수도 있다. 약함을 무기로 삼은 전략일 수도 있다.
에밀리는 일기장을 책상 위에 내려놨다. 손가락을 펼쳤다. 다시 오므렸다. 그리고 서재를 빠져나갔다.
복도로 나가는 길목에서 소피와 마주쳤다.
소피는 에밀리의 저녁 드레스를 한 팔에 안고 있었고, 다른 손에는 유리병에 담긴 향료를 들고 있었다. 그 손가락 사이에서 무언가가 빛났다.
은화였다. 표면에 새겨진 문장이 선명했다. 마르셀 가문의 문장.
에밀리와 소피의 눈이 마주쳤다. 1초. 2초. 3초.
소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은화를 감추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시녀님께서..."
소피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떨림은 두려움이었다. 에밀리의 침묵 속에서 소피는 자신의 죽음을 본 것 같았다.
에밀리는 소피의 말을 끊지 않았다. 대신 침묵으로 답했다. 그 침묵이 가장 무서운 대답이었다.
"당신은 더 이상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에밀리의 목소리가 낮고 차가웠다.
"앞으로 이 저택에서 나를 만나지 마. 만난다면 당신이 어떻게 될지는... 그건 당신의 문제다."
에밀리는 소피의 옆을 지나쳤다. 소피의 몸이 벽에 밀렸다. 소피는 에밀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 뒷모습은 마치 칼날처럼 예리했다.
연회장으로 내려가며, 에밀리는 자신이 배운 모든 것들을 정렬했다.
루이는 약자다. 마르셀의 압박과 협박 속에서 무너진 남자. 백작모는 그 약함을 이용하는 권력의 화신. 그리고 자신은 그들의 게임 속에서 기물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몸은 아직도 루이의 손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손이 자신의 손을 잡았을 때의 따뜻함. 그것도 배신의 일부였을까? 아니면 그것도 연기였을까?
에밀리는 그 질문을 밀어냈다. 감정은 사치였다. 남은 것은 전략뿐이었다.
무도회장에 들어섰을 때, 에밀리는 즉시 루이를 찾았다. 루이는 마르셀과 함께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공허했다. 진심이 없는 웃음.
하지만 그 웃음 뒤에서, 루이의 눈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
에밀리는 시선을 돌렸다.
오후 6시 반. 연회장의 불빛이 찬란했다. 바이올린이 울리고, 남녀들이 무도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에밀리는 한구석에 서서 모든 것을 관찰했다. 누가 누구와 대화하는지, 누가 누구를 향해 눈을 깜박이는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루이가 마르셀과 웃는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루이의 어깨가 마르셀에게 기울어져 있었다.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려는 것처럼. 마치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려는 것처럼.
에밀리는 그 생각을 밀어냈다. 약한 감정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밤 10시가 가까워졌다.
에밀리는 침실로 올라갔다. 소피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다른 시녀가 에밀리의 드레스를 벗기는 것을 도왔다. 에밀리는 침실의 옷장에서 한 병의 투명한 액체를 꺼냈다. 향료병으로 위장된 것. 그 안에는 몬포르트 저택의 독약고에서 구해온 치명적인 물질이 들어 있었다.
무색무취. 루이는 아무 의심 없이 마실 것이다.
에밀리는 침실 테이블 위에 있는 와인잔에 그 액체를 몇 방울 떨어뜨렸다. 와인의 색이 변하지 않았다. 완벽했다.
시간이 흘렀다. 밤 11시가 다가왔다.
거울의 방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를 때, 에밀리의 심장이 빨라졌다. 오늘 밤, 복수가 시작된다. 루이는 이 와인을 마실 것이고, 고통 속에서 죽을 것이고, 에밀리는 그것을 지켜볼 것이다.
거울의 방의 문이 열렸다. 촛불이 거울의 표면을 밝혔다. 그 거울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루이가 뒤에서 들어왔다. 밤의 어둠 속에서, 그의 표정은 읽을 수 없었다.
"에밀리."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마치 자신을 찾아다니던 사람이 드디어 찾은 것처럼. 그 목소리에는 절망과 안도가 함께 담겨 있었다.
에밀리는 루이를 보지 않았다. 와인잔을 집어 들었다.
"그 거울을 깨지 마."
루이가 속삭였다.
에밀리의 손이 멈췄다. 루이의 눈이 거울을 바라봤다. 마치 거울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것은 우리를 위한 것이야."
루이의 손이 에밀리의 손을 찾아 닿았다. 그 터치는 작별 인사처럼 느껴졌다. 손가락이 부드럽게 떨렸다. 마치 누군가를 구하려다 실패한 손처럼.
에밀리는 루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와인을 마셔."
에밀리가 잔을 건넸다. 자신의 목소리가 차갑게 들렸다.
루이는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아니, 의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잔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마셨다.
그 순간, 루이의 눈이 에밀리를 바라봤다. 마치 자신이 무엇을 마시고 있는지 아는 것처럼. 마치 이미 이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처럼. 마치 자신이 죽음을 선택한 것처럼.
루이가 고통으로 신음했다. 무릎을 꿇었다. 손으로 목을 쥐었다.
"미안해, 에밀리..."
루이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눈이 점점 흐려졌다. 마지막 순간에, 루이의 입술이 움직였다.
"용서해... 줄 수 있을까..."
그 말이 완성되지 않았다.
에밀리의 손가락이 루이의 입을 막으려 움직였다. 이미 늦었다. 루이는 침묵에 빠져들었다. 에밀리의 가슴이 무언가를 외쳐댔다. 공포. 후회. 혼란. 그것이 무엇인지 인정할 수 없었지만, 1초. 2초. 3초. 몸은 기억했다.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인지, 그것이 왜 잘못되었는지.
자정이 되었다.
거울이 눈부시게 빛났다.
모든 기억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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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거울의 방에서 깨어난 에밀리는 천장을 응시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같은 절망, 같은 물 속의 기억, 같은 무언가를 잊었다는 확신.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것을 느꼈다.
손가락 끝에 따뜻함이 남아 있었다. 누군가의 손을 잡았던 기억? 아니면 누군가가 자신의 손을 잡았던 기억?
에밀리는 거울을 바라봤다. 거울의 표면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웃고 있는 것처럼.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에밀리는 그것을 느꼈다. 이 모든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24시간 전의 절망, 24시간 전의 복수, 24시간 전의 선택.
하지만 기억은 없었다. 남은 것은 감정뿐이었다.
에밀리의 손이 떨렸다. 거울을 향해 손을 뻗다가 멈췄다. 손가락이 거울 표면에 닿으려던 순간, 루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거울을 깨지 마.*
환청이 아니었다. 기억의 편린이었다. 그 음성은 명령이 아니었다. 간청이었다. 그리고 그 간청 속에는 죽음의 냄새가 묻어 있었다.
손가락이 더 심하게 떨렸다. 에밀리는 손을 거울에서 빼냈다. 손가락을 펼쳤다. 다시 오므렸다.
거울 위에 자신의 손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가 자신을 잡으려 했던 증거처럼 보였다.
에밀리의 입술이 움직였다. 질문들이 밀려왔다. 루이가 정말 죽었는가? 루이가 자신을 구하려 했던 건가? 아니면 거울이 자신을 시험하고 있는 건가? 그 거울이 정말 무엇인가? 그리고 이 반복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손 자국이 거울 위에서 천천히 흐려지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지우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