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방금 전 고대 코어의 복구로 연병장을 채웠던 옅은 봄바람의 온기가 순식간에 난도질당했다.

철제 갑옷이 맞부딪치는 서늘한 마찰음과 군마들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요새의 벽을 타고 무겁게 울려 퍼졌다. 붉은 흙먼지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제국 황실의 상징인 황금 사자가 새겨진 푸른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 최전선에 선 사내, 바론 루드비히는 에밀리아에게 너무도 익숙한 얼굴이었다. 친모 헬레나 에버스의 심복이자, 에버스 백작가의 온갖 더러운 뒤처리를 전담해 온 사냥개.

“황실의 명에 따라, 윈터가드 공작령의 불법 마도 무기 소지 및 반역 혐의를 조사하러 왔다.”

바론의 목소리는 기름지면서도 뱀처럼 낮게 깔렸다. 그의 가늘게 뜬 눈동자가 에밀리아의 야윈 어깨와 그녀의 품속을 집요하게 훑었다. 마치 그 두꺼운 옷자락 너머에 숨겨진 비밀을 기어이 끄집어내겠다는 듯이.

에밀리아는 어금니를 지그시 맞물렸다. 가슴 안쪽에서부터 차디찬 분노가 가시처럼 돋아났지만, 그녀는 겉으로 단 한 톨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가문에서 쫓겨나던 날, 비웃음으로 가득했던 친모의 얼굴이 바론의 오만한 미소 위로 겹쳐 보였다.

“조사령장이라니.”

에밀리아의 음성은 얇은 얼음판을 딛는 것처럼 위태로우면서도 차분했다.

“북부의 장벽을 지키는 윈터가드 가문에 황실이 이토록 무례한 방식으로 발을 들이는 것이, 정당한 절차라고 생각하시나요, 바론?”

“오, 에밀리아 영애. 아니, 이제는 공작부인이라 불러 드려야 합니까?”

바론이 말안장 위에서 상체를 비스듬히 숙이며 비아냥거렸다.

“황실의 은혜를 입어 반역자의 가문에서 겨우 목숨을 보전해 이곳으로 유배 오듯 혼인하신 처지에, 아직도 사교계의 영애 시절 버릇을 버리지 못하셨군요. 백작 부인께서 늘 말씀하셨지요. 당신의 그 오만한 턱끝이 언젠가 스스로의 목을 조를 것이라고.”

그의 손짓 한 번에, 뒤를 따르던 황실 기사단원들이 일제히 군마에서 내렸다. 그들의 무자비한 군화 가죽이 마당의 흙을 짓밟았다.

“무엇 하느냐! 공작부인의 짐마차와 그녀가 수도에서 가져온 개인 물품을 모조리 수색하라! 황실의 군수 자금과 기밀 마도서가 이 요새로 흘러 들어갔다는 확실한 제보가 있었다!”

“멈춰라.”

나직하지만 연병장 전체를 진동시키는 묵직한 음성이 대기를 가르고 들어왔다.

레이너 윈터가드였다.

그가 움직이자, 기사들의 발걸음이 본능적으로 멈췄다. 전신의 화상 흉터를 가리기 위해 턱밑까지 감싸 올린 검은 가죽 옷깃, 그리고 그 틈새로 드러난 일그러진 피부의 질감이 기사들의 시선을 옭아맸다. 그의 눈빛은 영구동토의 심연보다 깊고 어두웠다.

바론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도, 품에서 붉은 문양이 찍힌 가밀 조사령장을 치켜들었다.

“공작 전하, 황실의 가밀 명령입니다. 윈터가드가 아무리 황제 폐하의 통치권에서 멀어진 변방이라 한들, 황실의 권위까지 무시할 수는 없을 터—”

“내 성이다.”

레이너가 한 걸음 내딛자, 그의 발밑에서부터 찬 서리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내 성에서, 내 허락 없이 내 아내의 물건에 손을 대는 자는... 그 손목을 남겨두고 가야 할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쇳소리가 섞여 거칠었지만, 그 안에 담긴 살기는 실로 명확했다. 레이너의 등 뒤로 윈터가드의 정예병들과 이반 카터가 검자루를 쥐며 스산한 기세를 뿜어냈다. 연병장의 온도가 순식간에 영하로 뚝 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바론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는 에버스 백작가의 비호를 받는 황실 조사단이라는 방패를 굳게 믿고 있었다.

“공작 전하께서 이토록 과민하게 반응하시는 것을 보니, 과연 소문대로 황실에 딴마음을 품고 계신 것이 분명하군요. 이 상장(대장) 리스트를 보십시오!”

바론이 품에서 두꺼운 종이 뭉치를 꺼내 흔들었다.

“에버스 백작가에서 황실로 납부해야 할 전쟁 공금 중 상당액이, 공작부인의 혼수품이라는 명목 하에 이 북부 요새로 세탁되어 흘러 들어온 정황이 여기 고스란히 적혀 있습니다! 이것이 반역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그것은 정교하게 위조된 상장 리스트였다. 친모 헬레나가 에밀리아를 완전히 매장하고, 동시에 윈터가드 가문의 힘을 빼앗기 위해 준비한 비열한 덫이었다.

바론이 오만하게 리스트를 레이너의 눈앞으로 들이밀었다.

스악—!

거친 파열음과 함께 종이 조각들이 허공으로 흩날렸다.

바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레이너가 무자비한 손길로 그 위조된 서류를 단숨에 찢어발긴 것이었다. 부서진 종이 가루가 바람을 타고 진흙 바닥으로 추락했다.

“미쳤나, 공작...! 이것은 황실의...”

“쓰레기다.”

레이너가 찢어진 종이 조각을 밟아 뭉개며 바론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일그러진 뺨의 흉터가 기괴하게 일그러지며 기괴한 위압감을 뿜어냈다.

“황실의 권위를 사칭해 내 아내를 모함하는 쓰레기 장부 따위, 내 영지에서는 땔감으로도 쓰지 않는다.”

“이, 이 반역자 놈이...!”

바론이 비명을 지르듯 소리치며 검 손잡이에 손을 올리려 했다. 그 일촉즉발의 순간, 에밀리아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녀의 소매 속에서, 보이지 않는 무형의 마도 외장인 [상흔의 영지 장부]가 뜨겁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에밀리아의 눈동자에 푸른 안개 같은 마력의 실핏줄이 언뜻 스쳤다.

‘장부야... 내게 답해라.’

그녀의 정신이 장부의 깊은 심연으로 파고들었다. 장부의 책장이 거칠게 넘어가며, 에버스 백작가와 중앙 귀족들이 감추어 두었던 가장 어두운 기록들이 수치와 활자가 되어 그녀의 시야에 떠올랐다.

[기장 항목: 중앙의 독점 채무 및 군수품 횡령 기록] [대상: 에버스 백작가 및 가신 바론 루드비히] [상흔 등급: 적색 (탐욕과 기만)]

정보가 뇌리로 흘러 들어오는 순간, 뼛속까지 얼어붙는 극심한 영적 통증과 한기가 에밀리아의 전신을 엄습했다.

“아...”

그녀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안색이 백지장처럼 변했다. 다리가 꺾이려는 찰나, 강인하고 뜨거운 손길이 그녀의 허리를 굳건하게 감싸 안았다.

레이너였다.

그의 타오르는 듯한 체온이 에밀리아의 척추를 타고 스며들자, 가슴을 옥죄던 한기가 기적처럼 녹아내렸다. 에밀리아는 그의 품에 기대어 힘을 얻은 채, 바론을 향해 차가운 시선을 던졌다.

“바론.”

에밀리아의 목소리가 연병장에 맑게 울렸다. 극심한 고통을 이겨낸 끝에 찾아온 목소리는 기묘할 정도로 차분하고 날카로웠다.

“그 위조된 종이때기로 나를 옭아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요? 참으로 어리석군요. 진짜 ‘장부’가 무엇인지 보여드려야겠네요.”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를...”

“3년 전 가을.”

에밀리아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녀의 목소리에 바론의 신형이 굳어졌다.

“제국 4군단이 북부 전선에서 혹한과 싸우며 피를 흘릴 때, 에버스 백작가에서 조달하기로 했던 방한용 외투 2만 벌의 행방을 기억하십니까?”

바론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그것이 갑자기 무슨...”

“황실 기사단 보급용으로 책정되었던 은화 5만 닢. 그 돈은 군단에 닿지 않았죠. 대신 에버스 가문의 비밀 금고로 흘러 들어갔고, 그중 1만 2천 닢은... 바로 여기 계신 바론 루드비히, 당신의 개인 계좌로 이체되었습니다. 수도의 ‘골드스톤’ 상단을 통해서 말입니다.”

“이, 이... 미친 소리를! 네가 그걸 어떻게...!”

바론의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가셨다. 그는 마치 귀신을 본 듯한 표정으로 에밀리아를 바라보았다.

공작부인의 손끝에서 푸른빛의 마도 활자들이 허공에 하나둘씩 떠올랐다. 장부에 기록된 실제 거래 날짜, 송금 대리인의 이름, 그리고 장부에 찍힌 에버스 백작가의 인장 문양까지. 마력으로 구현된 증거들이 공중에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황실 조사단의 단장과 기사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들 역시 에버스 백작가의 비리를 대강 눈감아주고 이번 조사에 동참했던 터였기에, 자신들의 목숨줄이 걸린 군수품 횡령 죄목이 이토록 명확하게 드러나자 사색이 되었다.

“뿐만 아닙니다.”

에밀리아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이제 가해자가 아닌 심판자의 그것이었다.

“작년 겨울, 북부 영민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구호 식량 밀가루 300톤을 암시장에 매각하고 석회 가루를 섞어 보낸 이가 누구였죠? 그 장부의 최종 서명란에는 바론, 당신의 인장이 찍혀 있더군요. 황실 조사단 여러분, 이 자가 들고 온 위조 상장과 제가 보여드리는 이 진짜 거래 내역 중 어느 쪽이 황제 폐하의 분노를 살 것 같습니까?”

“닥쳐라! 닥치지 못할까!”

바론이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질렀다. 그의 이마에 핏대가 굵게 솟아올랐다.

“저 요망한 년이 마법으로 우리를 음해하고 있다! 기사들은 당장 저 년을 체포하라!”

그러나 황실 기사들은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들의 시선은 이미 에밀리아가 허공에 띄운 명백한 유죄 증거들에 고정되어 있었다. 황실 법정에서 이 증거가 채택된다면, 그들 역시 연대책임으로 단두대행이었다.

“이반.”

레이너가 낮게 읊조렸다.

“예, 전하.”

언제나 칼날 같은 기세를 품고 있던 이반 카터가 검을 반쯤 뽑아 들며 앞으로 나섰다. 그의 눈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오직 자신을 구원해 준 여주인과 영주를 향한 맹목적인 충성심만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황실의 이름을 더럽힌 횡령범과 그 동조자들을 이 요새에 살려 둘 이유는 없다. 전부 베어라.”

“잠깐! 잠깐 기다리시오!”

황실 조사단장이 다급하게 외치며 앞을 가로막았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

“이, 이것은 오해였소! 우리는 에버스 백작가의 제보가 확실한 줄로만 알고... 에밀리아 부인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즉시 수도로 복귀하여 에버스 백작가를 재조사해야 하오!”

“단장님! 무슨 소릴 하시는 겁니까!”

바론이 경악하여 소리쳤지만, 조사단장은 이미 그를 차갑게 외면한 뒤였다.

“돌아간다! 모두 말에 올라타라!”

조사단장의 다급한 명령에 기사들이 허겁지겁 말머리를 돌렸다. 그들의 도망치는 모습은 방금 전의 기세등등함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고 비굴했다.

“공작부인... 아니, 에밀리아! 네가 감히 가문을 배신하고 이런 짓을 벌이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바론이 말에 올라타며 악에 받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반의 검끝이 그의 목덜미를 스치자, 그는 비명마저 삼킨 채 요새 밖으로 도망치듯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머물다 간 연병장에는 오직 차가운 흙먼지와 승리의 고요함만이 남았다.

“와아아아—!”

윈터가드의 영민들과 병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터뜨렸다. 중앙의 권력자들에게 늘 짓밟히기만 했던 그들이었다. 그런 그들 앞에서, 사교계의 낙인이라 불리던 여주인이 황실 조사단을 말 한마디로 처참하게 무릎 꿇린 광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통쾌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에밀리아는 그 함성 소리를 온전히 듣지 못했다.

스륵.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장부를 과도하게 사용한 대가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온몸의 핏줄이 얼음물로 가득 차는 듯한 극심한 한기에 그녀의 신형이 크게 흔들렸다.

“에밀리아!”

레이너가 다급하게 그녀를 받아 안았다. 그의 넓은 품이 그녀의 차가운 몸을 감싸 안았지만, 이번에는 한기가 너무도 깊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에밀리아의 입술이 보랏빛으로 변해갔다.

“추워요... 레이너...”

그녀가 그의 옷자락을 생명줄처럼 움켜쥐며 나직하게 신음했다.

레이너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가볍게 안아 들었다. 그의 뜨거운 심장박동이 에밀리아의 뺨에 닿았다. 그는 성큼성큼 자신의 침소로 향했다.

문이 닫히고, 오직 두 사람만의 온기만이 존재하는 방 안.

레이너는 에밀리아를 침대에 눕히고, 자신 역시 그녀의 곁에 누워 그녀를 품에 꽉 껴안았다. 그의 전신에 새겨진 거칠고 뜨거운 화상 흉터들이 에밀리아의 차가운 살결에 밀착되었다. 그 가혹한 흉터의 질감이 오히려 에밀리아에게는 그 어떤 비단보다도 따뜻하고 안전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미안하다.”

레이너의 음성이 그녀의 귓가에서 젖어 들 듯 울렸다. 그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젖은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렸다.

“그대가 내 영지에 와서까지 이런 수모를 겪게 만들다니... 내가 조금 더 빨리, 그들을 베어버렸어야 했는데.”

“아니에요...”

에밀리아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속삭였다. 레이너의 온기가 체내로 스며들자, 얼어붙었던 영혼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제 손으로... 그들의 가면을 벗겨내고 싶었어요. 그래야만... 완전한 승리가 되니까요.”

레이너는 품 안의 작고 가녀린 여인을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의 눈동자에 이글거리는 집착과 어두운 갈망이 소용돌이쳤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찢겨 나갔던 그의 마음속에, 에밀리아라는 온기가 너무도 깊이 박혀버렸다. 이제 그녀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다시는... 그 누구도 그대에게 손댈 수 없게 만들겠다.”

그의 목소리는 맹세와도 같았다.

“그대의 과거가 그대를 괴롭힌다면, 내가 그 과거를 통째로 짓밟아 없애 주지. 내 곁에만 있어라, 에밀리아.”

에밀리아는 그의 품에서 서서히 찾아오는 온기에 취해 눈을 감았다. 가문에 의해 버려지고 사교계의 가시 왕관을 썼던 그녀가, 마침내 이곳 북부에서 자신만의 온전한 울타리를 찾은 것이었다.

그러나 가혹한 운명의 톱니바퀴는 멈추지 않았다.

같은 시각.

요새에서 멀리 떨어진 북부의 울창한 침엽수림 속.

도망치듯 달리던 바론 루드비히가 말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그의 안색은 여전히 흙빛이었고, 분노와 굴욕감으로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가 품속에서 깊숙이 감춰두었던 붉게 빛나는 통신 마법석을 꺼내 들었다. 마법석에 마력을 불어넣자, 이내 건너편에서 자애롭지만 뱀처럼 스산한 여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에밀리아의 친모, 헬레나 에버스였다.

[...바론인가? 일이 어떻게 되었느냐. 그 쓸모없는 아이를 처리했겠지?]

바론은 침을 삼키며 마법석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마, 마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에밀리아 그년이... 기이한 마도 능력을 쓰고 있습니다. 가문의 극비 횡령 장부를 실시간으로 해킹해 황실 조사단 앞에서 폭로했습니다.”

[...]

마법석 너머로 일순간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윽고 헬레나의 목소리가 한층 더 차갑고 예리하게 벼려져 흘러나왔다.

[그 아이가... 감히 가문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단 말이냐. 생각보다 영악한 짓을 하는구나. 윈터가드의 괴물 공작이 그 아이를 감싸고 돌더냐?]

“예, 그렇습니다. 공작의 비호가 대단합니다. 이대로 놔두면 가문의 치부가 황실에 완전히 탄로 날 것입니다.”

[후후... 걱정할 것 없다, 바론. 내 이미 북부에 심어둔 카드가 있으니.]

헬레나의 나직한 웃음소리가 마법석을 타고 시리게 울렸다.

[북부 우체국을 통해 조만간 그 아이에게 특별한 ‘선물’이 도착할 것이다. 그 아이가 가진 장부의 실체를 밝혀내고, 윈터가드를 통째로 무너뜨릴 수 있는 아주 치명적인 덫이 말이다...]

바론의 눈에 비열한 안도감이 서렸다. 새로운 음모의 서막이 얼어붙은 북부의 하늘 위로 소리 없이 내려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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