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동토의 심장을 찢어발기는 듯한 날카로운 뿔나팔 소리가 침실의 무거운 공기를 산산조각 냈다.

이반의 창백한 얼굴 위로 촛불의 잔영이 어지럽게 흔들렸다. 그의 거친 숨소리는 이미 얼어붙기 시작한 방 안의 냉기와 섞여 하얀 김을 내뿜고 있었다. 성문 바로 앞까지 밀려왔다는 괴수들의 습격. 그것은 단순한 침략이 아니라, 북부의 가혹한 겨울 자체를 몰고 가성을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거대한 재앙의 서막이었다.

“동토 급강하 괴수들이…… 떼를 지어 장벽을 우회했습니다. 그놈들의 숨결이 닿는 곳마다 성벽이 얼어붙어 바스러지고 있습니다!”

이반의 갈라진 목소리에 담긴 공포는 방 안의 온도를 순식간에 영하로 떨어뜨리는 듯했다.

레이너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침대 곁에 놓인 검을 움켜쥐었다. 셔츠 깃 너머로 드러난 그의 목덜미와 턱뺨의 일그러진 화상 흉터가 붉게 달아올랐다. 전쟁의 참화를 온몸으로 버텨낸 사내의 육체가 다시금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향해 반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닿은 곳은 문밖이 아닌, 침대 위에서 여전히 가냘픈 어깨를 떨고 있는 에밀리아였다.

“에밀리아, 너는 여기 머물러라. 성 내부의 결계가 버티는 한, 이 방은 안전할 것이다.”

레이너의 낮고 무거운 음성이 그녀의 귀가에 내려앉았다. 그의 손가락이 에밀리아의 뺨에 닿았다. 가죽 장갑을 끼지 않은 그의 맨살은 불덩이처럼 뜨거웠지만, 그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깊은 심연 속에서 길어 올려진 두려움이 사내의 눈동자를 어둡게 물들이고 있었다.

“아니요, 레이너. 저도 갈게요.”

에밀리아는 입술을 깨물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가문의 비열한 배신 속에서 홀로 살아남기 위해 심장에 겹겹이 두른 빗장이, 이 사내의 뜨거운 온기 앞에서만큼은 아무런 힘바탕을 쓰지 못하고 스르르 풀려 버렸다. 그녀의 손바닥목을 통해 전해지는 레이너의 맥박은 정직하고 거칠었다.

“성 전체가 얼어붙고 있어요. 이건 단순한 습격이 아니에요. 성 중심부의 무언가가 무너지고 있는 게 느껴져요.”

그녀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상흔의 영지 장부]가 미친 듯이 경고음을 울려 대고 있었다. 양가죽으로 장정된 무형의 장부 페이지가 머릿속에서 거칠게 넘어가며, 붉은 글씨로 가득한 경고문을 띄웠다.

[경고: 영지 중심부의 마력 밀도가 급격히 저하 중.] [경고: 냉기 오염으로 인한 보온 마법 결계의 붕괴율 45% 돌파.]

두 사람이 방을 나서는 순간, 복도의 공기는 이미 들이마시기조차 고통스러울 정도로 얼어붙어 있었다. 석조 벽면을 따라 서리가 하얗게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살아있는 은빛 뱀들이 요새의 뼈대를 감싸고 조여 오는 것만 같았다.

“으아악! 손, 손이 얼어붙는다!”

“결계가 작동하지 않아! 중앙 난방 장치가 꺼졌다!”

연병장과 복도 곳곳에서 기사들과 영민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윈터가드 성을 지탱하던 따스한 온기가 순식간에 빠져나가자, 혹한에 극도로 취약한 북부의 인간들은 추위라는 가장 근원적인 공포 앞에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쿠구구궁—!

요새 중앙 탑 지하 깊은 곳에서부터 둔중하고 음산한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 성을 가득 채우고 있던 미약한 온기가 완전히 단절되었음을 알리는, 불길한 침묵의 선언이었다. 성 내부를 수놓던 마법 불빛들이 일제히 깜빡이다가 툭, 투둑 소리를 내며 꺼져 버렸다. 암흑과 혹한이 동시에 요새를 지배했다.

“중앙 보온 마법 장치 코어가…… 정지했습니다.”

이반이 검자루바탕을 쥔 손을 부르르 떨며 중얼거렸다. 그의 눈동자에 절망이 서려 있었다.

“이대로라면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합니다. 성벽을 지키는 병사들부터 얼어 죽을 것이고, 성문은 괴수들의 발톱 아래 모래성처럼 무너질 겁니다.”

“코어 룸으로 간다.”

레이너의 칼날 같은 목소리가 어둠을 가르며 떨어졌다. 그는 에밀리아의 손을 단단히 움켜잡았다. 그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에밀리아의 영혼을 간신히 붙잡아 매고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마치 얼음으로 조각된 나락으로 향하는 길 같았다. 계단 벽면은 이미 두꺼운 얼음막으로 뒤덮여 있었고, 딛는 발걸음마다 쩍, 쩍 갈라지는 비명이 울렸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를 찌를 때마다 피비린내 섞인 기침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마침내 도착한 지하 최심부, 거대한 원형의 코어 룸 중앙에는 거대한 난방 마법석 코어가 공중에 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에밀리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처참한 광경이었다.

“아…….”

에밀리아의 입술 사이로 탄식이 새어 나왔다.

과거 2화에서 이 성의 구조를 조사하던 중, 장부의 이상 수치 감지 기능을 통해 우연히 발견했던 바로 그곳이었다. 성벽 중앙 지하 깊숙한 곳에 묻혀 있던 고대 난방 마법석 코어. 당시에는 미세한 실금 같은 균열만 가 있어 장부에 임시 기록으로만 남겨 두었던 그 존재가, 지금은 냉기 오염의 직격을 받아 완전히 산산조각 나기 일보 직전의 상태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푸르스름한 얼음 종양 같은 결정들이 코어의 표면을 갉아먹듯 뒤덮고 있었다. 미세했던 균열은 이제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깊고 넓게 벌어져, 그 틈새로 검붉은 마력이 피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고대 난방 마법석 코어 (균열 심화도 92%)] [상태: 회생 불가능 수준의 냉기 침식. 300초 후 완전 파괴 예고.] [결과: 윈터가드 요새 및 영지 전역의 영구 동토화, 전원 사망.]

눈앞에 떠오른 붉은 시스템 메시지가 에밀리아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코어가…… 완전히 얼어붙었군.”

레이너가 칼을 바닥에 꽂으며 낮게 읊조렸다. 그의 붉은 눈동자에 비친 코어는 무자비한 겨울의 마수 그 자체였다. 그조차도 이 고대 마법석을 되살릴 방법은 알지 못했다. 검과 방패로 마수를 밸 수는 있어도, 얼어붙어 깨져 가는 마법의 심장을 고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하지만 에밀리아는 달랐다. 그녀의 손끝이 허공을 향해 뻗어 나갔다.

스스스스—

어둠 속에서 오직 에밀리아의 눈에만 보이는 황금빛 장부가 반투명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책장이 바람에 흩날리듯 빠르게 넘어가더니, 마침내 정지한 페이지 위로 이 요새에 머무는 영혼들의 상흔이 수치화되어 떠올랐다.

[상흔의 영지 장부 전개.] [대상: 윈터가드 성 기사단 및 영민 412명.] [누적 상흔: 혹한에 대한 근원적 공포, 전쟁의 외상 후 스트레스(PTSD), 동사(凍死)의 기억.] [추출 가능한 상흔 에너지 총량: 14,500 Point.]

‘할 수 있어.’

에밀리아는 심호흡을 하며 눈을 감았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차가운 배신의 기억과 북부의 혹한이 뒤엉켜 소용돌이쳤다. 가문은 그녀를 이 차가운 무덤으로 던져 버렸지만, 그녀는 이곳에서 자신만의 울타리를 만들겠다고 맹세했다. 레이너와 함께 안식할 수 있는,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영원한 낙원을.

그녀의 하얀 손가락바탕이 허공의 장부 위를 쓸어내렸다.

“이반을 비롯한…… 성을 지키는 모든 이들의 마음속 어둠을 거둡니다. 그들이 흘렸던 피와, 추위 속에서 떨었던 공포의 기억을 전부 정산하겠어요.”

에밀리아의 나직한 선언과 함께, 장부의 페이지가 찬란한 황금빛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상흔 정산 시작.] [환율 적용: 압축 환율 (전쟁 트라우마 → 순수 열에너지 치환 비율 1:12)] [경고: 대량의 고통 정산으로 인한 치명적인 한기 침식 부작용이 사용자에게 가해집니다. 감당하시겠습니까?]

“감당할게요.”

그녀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 순간, 지상에서 괴수들과 맞싸우며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던 기사들과 영민들의 몸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푸르스름한 연기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마음을 짓누르던 혹한의 공포, 과거 전쟁터에서 동료들이 얼어 죽어갈 때 느꼈던 참혹한 무력감이 에밀리아의 장부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그리고 그것은 장부의 기적적인 연금술을 거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압축된 순수하고 뜨거운 황금빛 열에너지로 탈바꿈했다.

“코어로…… 들어가라!”

에밀리아가 두 손을 뻗어 황금빛 열에너지의 물결을 균열이 간 고대 마법석을 향해 쏘아 보냈다.

화아아아악—!

어둠이 지배하던 지하 코어 룸이 순간적으로 대낮처럼 밝아졌다. 타는 듯한 황금빛 마력이 코어의 갈라진 틈새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갔다. 얼음 종양들이 비명을 지르듯 치직 소리를 내며 흔적도 없이 증발하기 시작했다. 벌어졌던 균열들이 기적처럼 메워지고, 고대의 마법석이 원래의 찬란한 붉은빛을 되찾으며 고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에밀리아의 안색이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려 갔다.

“커헉……!”

그녀는 허리를 꺾으며 바닥으로 쓰러지려 했다.

장부의 혹독한 대가였다. 수백 명의 영민과 기사들이 평생 동안 쌓아온 혹한의 공포와 영혼의 한기가, 정산의 대가로 그녀의 가냘픈 육체 안으로 고스란히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뼛속 마디마디에 바늘을 찔러 넣는 듯한 영적 통증이 전신을 난도질했다. 심장이 얼음 조각으로 변해 버릴 것만 같았다.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 숨을 쉴 때마다 얼음 가루가 목구멍을 긁는 듯한 극통이 밀려왔다.

“에밀리아!”

그때, 거칠고 뜨거운 품이 그녀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

레이너였다. 그는 쓰러지는 에밀리아를 품에 안고, 자신의 넓은 품속으로 그녀를 완전히 밀착시켰다. 사내의 전신에 새겨진 화상의 흉터들이 마치 살아있는 화로처럼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나를 봐라, 에밀리아. 내게 닿아라.”

레이너의 갈라진 목소리가 그녀의 귀를 때렸다. 그의 두 팔이 그녀의 허리와 등을 부서질 듯 꽉 껴안았다. 그의 목덜미에 새겨진 일그러진 흉터의 가혹한 질감이 에밀리아의 부드러운 뺨에 와닿았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혐오하며 고개를 돌렸을 흉터였지만, 에밀리아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구원적인 온기의 원천이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그의 옷자락을 움켜쥐며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사내의 심장이 폭풍처럼 고동치고 있었다. 그 뜨거운 박동이, 그의 살갗을 타고 흐르는 타는 듯한 체온이 에밀리아의 얼어붙은 영혼을 녹이기 시작했다. 뼛속을 채우고 있던 한기가 레이너의 온도를 만나 스르르 안개처럼 흩어졌다.

“하아…… 하아……”

에밀리아는 그의 품 안에서 겨우 숨을 몰아쉬었다. 지독했던 통증이 가라앉고, 그 자리에 아릿하고 서정적인 온기가 차올랐다. 두 사람의 숨결이 엉켜 하얀 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살 것 같아요, 레이너.”

그녀가 속삭이며 그의 가슴을 살며시 밀어내려 하자, 레이너는 오히려 그녀를 더욱 강하게 품에 가두었다.

“더 누려라. 내 몸은 오직 너를 녹이기 위해 존재하는 화로다. 네가 추위에 떨지 않도록, 평생이라도 이렇게 안고 있을 테니…….”

그의 붉은 눈동자에는 집착에 가까운 열망과, 동시에 그녀를 향한 한없는 다정함이 일렁이고 있었다. 가문의 비정함에 상처받아 평생 타인을 경계해 온 에밀리아였지만, 이 흉터투성이 괴물 공작의 품 안에서만큼은 완전한 안도감을 느꼈다.

두 사람이 온기를 나누는 그 순간, 기적이 완성되었다.

쿠우우우웅—!

지하의 고대 코어가 완전히 복구되면서, 요새 전체를 향해 폭발적인 온기의 파동이 뿜어져 나갔다.

그것은 단순한 난방이 아니었다. 에밀리아가 정산한 황금빛 상흔 에너지가 섞인,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기적의 온기였다.

지하에서부터 시작된 그 따스한 기운은 순식간에 성벽을 타고 올라가 요새 전체를 감싸 안았다. 성벽을 뒤덮고 있던 살인적인 얼음막들이 순식간에 녹아내려 눈물처럼 흘러내렸다. 성문 앞까지 밀려왔던 동토의 괴수들은 갑작스럽게 요새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열기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괴수들의 냉기 오염 공격이 온기의 장벽에 가로막혀 허공에서 하얗게 증발해 버렸다.

“어……? 따뜻해…….”

성벽 위에서 얼어 죽기만을 기다리며 눈을 감았던 한 늙은 병사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뺨을 스치는 바람은 더 이상 살을 에어내는 동토의 칼날이 아니었다. 그것은 고향의 봄날,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밭 사이로 불어오던 아련하고 따스한 바람의 향기를 담고 있었다.

“결계가…… 결계가 완벽하게 복구되었다!”

“아니, 이전보다 훨씬 더 따뜻해! 몸의 상처가…… 기운이 솟아난다!”

기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들의 마음속을 짓누르던 전쟁의 공포와 추위의 트라우마가 사라진 자리에는, 요새와 그들의 주인을 향한 맹목적인 충성심이 싹트고 있었다.

이반은 지하 계단 입구에 서서, 온몸으로 느껴지는 기적적인 따스함에 멍하니 주저앉았다. 그의 입술이 경련하듯 떨렸다.

“이것은…… 여주인님께서…….”

그는 알고 있었다. 이 요새에서 고대 코어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도, 그리고 방금 전 그 극심한 한기 속에서 홀로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도 오직 에밀리아뿐이라는 것을.

연병장으로 걸어 나오는 에밀리아와 레이너를 향해, 수많은 이들이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추위에 떨던 영민들, 칼을 쥐고 비명을 지르던 병사들, 그리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던 윈터가드의 가신들까지. 그들의 눈빛에는 이제 단순한 두려움이 아닌, 구원자를 향한 깊은 경외와 숭고한 존경이 담겨 있었다.

“윈터가드의 안식의 영애시여……!”

누군가 나직하게 읊조린 그 부름이 연병장 전체로 퍼져 나갔다.

에밀리아는 레이너의 곁에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가문에 의해 버려지고 사교계에서 낙인찍혀 쫓겨났던 그녀가, 이제 이 얼어붙은 북부의 중심에서 가장 따뜻한 울타리의 주인이 된 것이다. 가슴 깊은 곳에서 형언할 수 없는 성취감과 사이다 같은 통쾌함이 차올랐다. 그들을 괴롭히던 겨울은 이제 두 사람의 온기 앞에 무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운명은 그들에게 온전한 안식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따스한 봄바람이 요새를 포근하게 감싸 안은 지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쾅—! 콰아앙—!

포근하게 복구된 요새의 외곽 성문이 거칠고 무자비한 힘에 의해 강제로 열렸다.

봄바람의 온기를 찢어발기며 들어선 것은 괴수가 아니었다. 그것은 제국 황실의 상징인 황금 사자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진 마차와, 그 뒤를 따르는 수십 명의 무장한 황실 기사단이었다.

그리고 마차의 문이 열리며 내린 인물의 얼굴을 본 순간, 에밀리아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에버스 백작 가문의 가신이자, 그녀의 친모인 헬레나 에버스의 심복인 사내.

그가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황실의 가밀 조사령장을 치켜들고 요새의 연병장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황실의 명에 따라, 윈터가드 공작령의 불법 마도 무기 소지 및 반역 혐의를 조사하러 왔다.”

사내의 목소리가 따뜻해진 요새의 공기를 차갑게 얼려 버렸다. 그의 시선이 에밀리아의 품속에 숨겨진 무형의 장부를 꿰뚫어 보려는 듯 집요하게 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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