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부가 폭발했다. 화염이 사방으로 번졌다. 고압 전선이 끊어졌다. 스파크가 사납게 튀었다. 마태환의 몸이 흔들렸다. 그의 심장은 없었다. 이미 도려진 상태였다. 가슴에 검은 구멍이 났다. 그 구멍에서 피가 쏟아졌다. 그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의 손에는 코어가 있었다. 딸의 생명 유지 장치였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패였다. 그는 그것을 쥐고 달아났다. 태식은 바닥으로 낙하했다. 바람이 고막을 사정없이 찢었다. 무중력의 감각이 스쳤다. 쿵! 그의 신형이 철판에 박혔다. 충격이 척추를 타고 올랐다. 입안에서 비린 맛이 퍼졌다. 그는 피를 뱉어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하지만 눈을 떴다. 그의 눈동자가 붉게 빛났다. 그곳은 폐수 보일러실이었다. 뜨거운 증기가 가득했다. 시야가 흐릿했다. 숨을 쉴 때마다 폐가 탔다. 탄내가 코를 찔렀다. 유황의 냄새도 섞였다. 아귀의 후각이 경고했다. 이곳은 곧 무너진다. 태식은 몸을 일으켰다. 가슴의 장부 흉터가 찢어졌다. 적색 혈액이 바닥을 적셨다. 그는 신음조차 내지 않았다. 그는 앞을 보았다. 저 멀리 철골이 보였다. 마태환이 그 위에 서 있었다. 그의 온몸이 피로 물들었다. 하지만 광기에 찬 눈이었다. 그는 코어를 높이 들었다. 푸른 빛이 명멸했다. "태식아!" 마태환이 찢어지게 불렀다. "네 딸의 목숨줄이다!"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보일러실의 진동에 묻혔다. 그 아래는 끓는 폐수였다. 독극물이 가득한 구덩이였다. 떨어지면 흔적도 남지 않는다. 마태환은 그것을 노렸다. 그는 딸을 제물로 삼으려 했다. 심연의 마지막 제물이었다. "이것을 던지겠다!" 그가 코어를 구덩이로 향했다. 태식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의 머릿속은 비어 있었다. 딸의 얼굴은 지워졌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어떤 목소리였는지 잊었다. 하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그것은 본능을 넘어섰다. 영혼에 박힌 쐐기였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그것이 그의 전부였다. 태식은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발걸음은 곧았다. 흔들림이 전혀 없었다. 증기 속을 뚫고 나갔다. 마태환이 이를 갈았다. "공포도 느끼지 못하는구나." "진짜 괴물은 너다." 태식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주변의 지형을 보았다. 녹슨 철골이 널려 있었다. 부러진 파이프도 보였다. 그는 쇠파이프 하나를 집었다. 길이는 일 미터 정도였다. 표면이 거칠고 무거웠다. 그는 그것을 단단히 쥐었다. 손가락이 쇠에 밀착됐다. 피가 스며들어 끈적였다. 보일러가 다시 폭발했다. 콰아앙! 뜨거운 열풍이 불어왔다. 태식의 볼이 찢어졌다. 검은 재가 얼굴에 묻었다. 그는 눈을 감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코어에 고정됐다. 마태환의 손가락을 보았다. 그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 그것만이 유일한 답이었다. 태식은 속도를 높였다. 달리기 시작했다. 바닥의 철판이 울렸다. 쿵. 쿵. 쿵. 그의 발소리가 무거웠다. 마태환이 뒤로 물러섰다. 그의 등에 벽이 닿았다. 더는 도망칠 곳이 없었다. 그의 가슴 구멍이 꿈틀댔다.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그 안개는 철마의 힘이었다. 그것이 그의 상처를 메웠다. 임시로 생명을 연장했다. "죽어라, 회계사 놈!" 마태환이 소리쳤다. 그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졌다. 그는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오직 살육의 본능만 남았다. 태식도 마찬가지였다. 태식의 이성은 결여되었다. 딸을 구한다는 일념. 그것 하나만 남은 껍데기였다. 그 껍데기가 불타올랐다. 뼈를 깎는 고통이 밀려왔다. 가슴의 장부가 요동쳤다. 사용할 때마다 기억이 준다. 그는 상관하지 않았다. 남은 기억을 다 바쳐도 좋다. 이 순간만 버티면 된다. 태식은 도약했다. 철골을 딛고 날아올랐다. 천장에서 열차가 흔들렸다. 녹슨 나사들이 떨어졌다. 태식은 공중에서 몸을 틀었다. 떨어지는 고철을 피했다. 지형지물을 완벽히 읽었다. 그의 몸이 마태환에게 쇄도했다. 바람이 그의 머리칼을 흔들렸다. 마태환의 눈이 커졌다. 그는 태식의 기세에 압도됐다. "미친 자식!" 마태환이 비명을 질렀다. 그는 코어를 움켜쥐었다. 그것을 방패로 삼으려 했다. 태식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그의 눈은 더욱 붉어졌다. 마태환이 오른팔을 뻗었다. 그의 소매가 찢어졌다. 기괴한 침들이 돋아났다. 검은 철마의 독침들이었다. 돌출부들이 금속음을 냈다. 슈우욱! 수십 개의 독침이 날아왔다. 그것들은 태식을 겨냥했다. 피할 공간이 없었다. 태식은 왼손을 품에 넣었다. 구겨진 종이를 꺼냈다. 심야 노선 매뉴얼이었다. 그는 그것을 펼쳤다. 손끝으로 붉은 피를 묻혔다. "규칙을 적용한다."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비인가 열차의 강제 청산." "소유권을 박탈한다." 그것은 파산 조항이었다. 매뉴얼이 불꽃에 휩싸였다. 장부의 권능이 공명했다. 우웅! 공간의 압력이 급변했다. 날아오던 독침들이 멈칫했다. 그것들의 광택이 사라졌다. 검은 녹이 슬기 시작했다. 소유권이 박탈된 결과였다. 독침들은 힘없이 떨어졌다. 태식은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남은 독침들을 쳐냈다. 깡! 맑은 금속음이 들렸다. 독침 돌출부들이 부러졌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가압류의 칼날이 허공을 갈랐. 마태환의 무기가 무력화됐다. 태식은 품의 채무 거울을 쥐었다. 거울이 차갑게 빛났다. "채무를 독촉한다." 그가 거울을 마태환에게 겨눴다. 거울 속에서 원혼들이 울었다. 마태환의 몸이 굳어졌다. 그의 생명력이 빠져나갔다. 그의 얼굴에 주름이 깊어졌다.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했다. 그는 무릎을 꿇으려 했다. "내, 내 힘이..." 마태환이 더듬거렸다.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태식은 착지했다. 그의 발이 철판을 때렸다. 마태환과의 거리는 일 미터였다. 마태환은 최후의 칼을 뽑았다. 그것을 태식의 가슴에 찔렀다. 푸욱! 칼날이 깊숙이 들어갔다. 태식은 신음조차 내지 않았다. 그는 왼손으로 칼날을 잡았다. 가차 없이 움켜쥐었다. 손바닥이 잘려 뼈가 보였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졌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굳건했다. 그는 칼을 옆으로 꺾었다. 챙강! 칼날이 부러졌다. 마태환의 눈에 공포가 서렸다. "괴물... 네놈은 인간이 아니다!" 태식은 대답 대신 움직였다. 오른손의 쇠파이프를 치켜들었다. 그대로 마태환의 다리를 겨냥했다. 그의 집념은 꺾이지 않았다. 파이프가 공기를 찢었다. 콰드득! 마태환의 오른쪽 무릎이 쪼개졌다. 뼈가 으스러져 살을 뚫었다. "아아아악!" 비명이 터널을 가득 채웠다. 태식은 멈추지 않았다. 쇠파이프를 다시 회전시켰다. 이번에는 왼쪽 무릎이었다. 퍼억! 둔탁한 파열음이 일었다. 왼쪽 다리도 완전히 박살 났다. 마태환의 몸이 바닥에 처박혔다. 그의 다리는 쓸모가 없어졌다. 온갖 무기와 마법적 방어. 그 어느 것도 소용없었다. 태식의 일격에 다 박살 났다. 그것은 압도적인 처형이었다. 마태환은 피웅덩이 속에서 기었다. "살려... 살려다오..." 그는 목숨을 구걸했다. 태식은 그의 손을 밟았다.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마태환의 손이 힘을 잃었다. 그의 손에서 코어가 굴러 나왔다. 태식은 허리를 숙였다. 코어를 집어 들었다. 푸른 빛이 손을 타고 흘렀다. 차갑고도 따뜻한 감각이었다. 그는 코어를 품에 안았다. 마침내 되찾았다. 마태환의 몸이 붕괴했다. 그의 피부가 재로 변했다.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지하의 맹주가 소멸했다. 태식은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몸도 한계에 달했다. 피가 너무 많이 흘렀다. 하지만 그는 서 있었다. 그때 바닥이 크게 진동했다. 쿠구구구구궁! 단순한 지진이 아니었다. 검은 철마의 중심부였다. 원초적인 심연 코어가 터졌다. 그것은 거대한 어둠의 구체였다. 선로 한가운데서 회전했다. 사방의 에너지를 빨아들였다. 터널의 벽이 무너졌다. 콘크리트가 조각나 흡수됐다. 천장의 철골도 빨려 들어갔. 주변의 모든 통로가 삼켜졌다. 어둠이 아가리를 벌렸다. 탈출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태식의 발밑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는 무너지는 나락을 보았다. 구체의 흡입력이 그를 당겼다. 그는 코어를 더 꽉 안았다. 어둠이 그를 덮쳤다. 그의 몸이 부유했다. 중력이 사라진 감각이었다. 주변의 파편들이 소용돌이쳤다. 거대한 어둠의 소용돌이였다. 태식은 정신을 잃지 않으려 했다. 그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곳에는 코어가 있었다. 미약한 고동이 전해졌다. 마치 살아있는 심장 같았다. "끝나지 않았다." 그가 혼잣말을 뱉었다. 목소리가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그의 신형이 더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하의 진짜 심연이었다. 그곳에서 푸른 빛이 번쩍였다. 태식의 눈동자가 다시 열렸다. 그의 눈앞에 새로운 선로가 나타났다. 그것은 가보지 못한 경로였다. 철마의 잔해들이 그를 감쌌다. 그는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사방에서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것들은 심연의 괴물들이었다. 태식은 쇠파이프를 고쳐 잡았다. 그의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코어를 품에 안고 전진했다. 그의 발걸음이 어둠을 밟았다. 바닥에서 기괴한 점액이 묻어났다. 그는 개의치 않았다. 그의 시선은 정면을 향했다. 그곳에 거대한 어둠의 문이 있었다. 문 너머에서 쇠사슬 소리가 났다. 철마의 영혼이 울부짖고 있었다. 태식은 장부를 펼쳤다. 마지막 결산의 시간이었다. 그의 손끝이 붉게 타올랐다. 장부의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갔다. 그곳에는 수많은 채무가 적혀 있었다. 그 채무들을 청산해야 했다. 그것이 그의 사명이었다. 태식은 한 걸음 내딛었다. 그의 몸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완벽한 어둠이었다. 그 속에서 그의 눈만 빛났다. 붉은 안광이 길을 밝혔다. 그는 묵묵히 걸어갔다. 지옥의 가장 깊은 곳으로. 그의 뒤로 터널이 완전히 닫혔다. 돌아갈 길은 사라졌다. 오직 전진뿐이었다. 태식은 미소를 지었다. 감정이 없는 메마른 미소였다. 그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그의 심장이 강하게 뛰었다. 장부의 계약이 완성되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 채무자를 향해 걸었다. 그곳에 검은 철마의 본체가 있었다. 거대한 쇠붙이의 괴수였다. 괴수가 붉은 눈을 부릅떴다. 태식과의 거리가 좁혀졌다. 최종 결전의 서막이었다. 태식은 무기를 치켜들었다. 그의 신형이 괴수를 향해 쇄도했다. 어둠 속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것은 영혼을 건 싸움이었다. 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딸을 구하기 전까지는. 그의 집념이 어둠을 갈랐다. 사방으로 검은 피가 튀었다. 전투는 계속되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 속에서. 태식의 포효가 터널에 울렸다. 그것은 인간의 소리가 아니었다. 사냥꾼의 포효였다. 그는 괴물을 찢어 발겼다. 그의 손에 쥔 쇠파이프가 울었다. 철마의 장갑이 깨져 나갔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오직 승리뿐이었다. 그는 어둠의 심장을 겨눴다. 그곳에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콰아아앙! 터널이 다시 한번 흔들렸다. 그리고 모든 것이 고요해졌다. 어둠만이 그 자리에 남았다. 태식은 숨을 거칠게 쉬었다. 그의 손에는 철마의 심장이 있었다. 그것은 검게 그을린 코어였다. 그는 그것을 가슴에 품었다. 그의 영혼이 채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기억은 더 사라졌다. 그는 이제 자신의 이름도 모른다. 오직 하나의 목적만 남았다. 딸을 구한다. 그것이 그를 움직이는 동력이었다. 그는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끝없는 어둠 속을 향해. 그의 발소리가 고요히 울렸다.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였다. 그것은 출구의 빛이 아니었다. 더 깊은 심연의 빛이었다. 태식은 그 빛을 향해 걸었다.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붉었다. 그는 사냥을 멈추지 않는다. 사냥귀의 본능이 불타올랐다. 이것이 그의 운명이었다. 그는 어둠 속으로 완전히 걸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