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쇠붙이 향이 바람을 타고 코끝을 찔렀다. 서슬 퍼런 칼날 삼십여 개가 정제소의 고요한 공기를 찢으며 일제히 박강우의 목덜미를 향해 좁혀들었다. 고삐를 틀어쥔 무산 부사의 군마가 거친 숨을 내뿜으며 흙먼지를 피워 올렸다. 그 뒤편에서 어깨에 삼베 붕대를 감은 이종석이 이빨을 드러내며 비열하게 웃었다.
오른손 끝마디에서 시작된 마비 증세가 팔뚝을 타고 올라와 어깨죽지까지 뻣뻣하게 굳히고 있었다. 직관안을 과도하게 사용한 대가는 머릿속을 송곳으로 후벼 파는 듯한 통증으로 이어졌다. 관자놀이가 맥박에 맞춰 쿵쿵 울렸으나, 박강우는 눈동자 하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오른팔의 감각이 죽어가는 것을 숨기기 위해 왼손으로 도포 자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군기 파손이라 하셨습니까.”
박강우의 목소리는 낮고 건조했다. 가마터의 칼바람을 뚫고 무산 부사의 귀청에 명확하게 내리꽂히는 음성이었다.
“무엄하도다! 감히 부사 사또의 어명 앞에 주둥이를 놀리느냐! 이놈은 가마를 파괴하고 군기를 사사로이 사장시켰으며, 조정의 정식 검수관인 나를 핍박하여 상해를 입혔다! 당장 결박하여 군법으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이종석이 붕대를 감은 어깨를 들썩이며 고함을 질렀다. 그의 눈에는 사적인 원한과 탐욕이 뒤섞인 살기가 번득였다. 한필두의 수하로서 무산의 초석 이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발악이었다.
무산 부사는 안장 위에서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었다. 그의 가죽 장갑을 낀 손이 채찍을 툭툭 치며 박강우를 내려다보았다.
“더 들을 것도 없다. 북방의 법도는 엄한 법. 변방의 하급 군관 따위가 조정을 속이고 사사로이 군기를 다루며 재정을 낭비했으니, 그 죄는 목을 베어 성문에 걸어도 부족함이 없다. 군사들은 무얼 하느냐! 당장 저놈의 목에 칼을 씌워라!”
사병들이 기세를 올리며 가마터의 진흙바닥을 짓밟았다. 서태식을 비롯한 장인들이 사색이 되어 박강우의 앞을 막아서려 했다. 억센 손을 가진 대장장이들이 연장을 움켜쥐며 험악한 기세를 풍겼으나, 관군의 칼날 앞에서는 결국 위축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 순간, 박강우가 품 안에서 묵직한 가죽 주머니 하나를 꺼내 들었다. 관절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 오른손 대신 왼손을 사용하여 가죽 끈을 천천히 풀었다. 주머니 속에서 나온 것은 가마터의 흙먼지가 묻은 두꺼운 장부책 한 권이었다. 푸른색 표지 위에는 붉은색 인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부사 사또께서는 무산의 군기 예산이 부족하여 본 관원에 대한 지원을 끊었다 하셨지요.”
박강우가 장부의 첫 장을 펼치며 무산 부사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이것은 지난 3년간 무산 관아에서 집행한 서북면 군영 공사의 역역(力役) 기록과 세무 징칭(徵稱) 대장입니다. 경국대전 호전(戶典) 요역(徭役) 조항에 따르면, 국경 지대의 군영 보수와 성곽 축조에 동원되는 백성들에게는 반드시 조정이 정한 식료와 품삯을 지급하게 되어 있습니다. 허나 여기 적힌 기록은 전혀 다릅니다.”
부사의 미간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채찍을 치던 손길이 멈추었다.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냐!”
“헛소리가 아닙니다. 사또께서 한양 서인의 거두이신 한필두 대감의 가문과 결탁하여, 무산의 백성 삼백 명을 사사로이 은광 개발과 사가(私家)의 석탄 채굴에 동원한 기록이 여기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군영 공사에 동원되었다고 거짓 보고를 올려 조정의 요역 면제 예산을 가로채고, 정작 백성들에게는 한 푼의 품삯도 주지 않은 채 사역을 시켰더군요. 이것은 단순한 행정의 착오가 아니라, 조정의 재정을 사사로이 도둑질한 횡수(橫授)이자 국법을 유린한 대역죄에 해당합니다.”
박강우의 목소리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는 장부의 특정 페이지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부사를 향해 들어 보였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여기 무산 지방의 무역 상인들이 한양으로 운송하려던 불량 유황 부대의 통행 장부와 명세가 있습니다. 모든 부대에는 한필두 대감의 사가 낙인이 찍혀 있더군요. 군기시에 납품되어야 할 양질의 유황을 한필두 가문이 사재기하여 사가로 빼돌리고, 그 대신 불순물이 가득 섞인 쓰레기 유황을 무산 군영에 고가로 역방납(逆防納)한 증거입니다. 이 장부의 검인 도장은 바로 사또의 직인이더군요.”
가마터에 찬바람이 쌩하고 불어 지나갔다. 군사들의 발걸음이 우뚝 멈추었다. 사병들의 얼굴에 당혹감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자신들이 모시는 상관의 치명적인 비리가 하급 군관의 입에서 법조문과 함께 터져 나오자, 칼을 쥔 손귀에 힘이 빠진 것이다.
이종석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들어갔다.
“저, 저놈이 미쳤구나! 감히 조정의 중신이신 한 대감의 이름을 거론하며 모함을 하다니! 사또, 어찌 보고만 계십니까! 당장 저놈의 혀를 자르고 목을 베어 입을 막아야 합니다!”
“입을 막아야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사또와 검수관, 바로 당신들입니다.”
박강우가 장부를 덮으며 묵직한 소리를 내었다. 그의 시선은 이제 부사의 떨리는 눈동자에 고정되어 있었다.
“경국대전 형전(刑典) 제서유위(制書有違) 조항에 명시되어 있기를, 변방의 장령이나 관료가 사사로이 군비를 횡령하고 유황과 초석 등 금제 무기를 밀거래한 경우, 현장에서 즉결 참형에 처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국경 지대의 안위를 해치는 불법 징용과 군액 손실은 군율에 의거하여 선참후보(先斬後報), 즉 먼저 목을 베고 나중에 조정에 보고하는 전례가 허용됩니다.”
그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박강우의 뒤편에 묵묵히 서 있던 무산의 호위 기병 열두 명이 일제히 허리의 환도를 반쯤 뽑아 설핏한 칼날을 드러냈다. 서북방의 혹한 속에서 여진족과 실전을 치르며 다져진 진짜 군사들의 기세였다. 그들이 뿜어내는 살기는 부사가 데려온 삼십 명의 나약한 사병들과는 궤를 달리했다.
서릉서릉,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정제소 마당을 가득 채웠다.
“네, 네놈들이 감히 반역을 도모하려는 것이냐!”
부사의 목소리가 마침내 크게 흔들렸다. 사병들은 이미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며 서로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박강우가 쥐고 있는 장부와 법전의 권위, 그리고 그 뒤를 받치고 있는 철검의 위용 앞에 부사의 권위는 순식간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박강우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오른팔의 통증이 심장을 쥐어짜듯 밀려왔으나, 얼굴 근육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는 부사의 군마 바로 앞까지 다가가 장부를 높이 쳐들었다.
“이 장부는 이미 사본이 작성되어 함경도 감영과 한양의 사헌부로 향하는 전령의 손에 들려 있습니다. 지금 나를 이곳에서 죽인다면, 사또와 한필두 가문은 변방의 군관을 입막음하기 위해 대역죄를 덮어씌워 살해했다는 혐의까지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될 것입니다. 그리되면 사또의 목숨은 물론이요, 한양에 계신 한 대감의 가문 역시 멸문의 화를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부사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려 흙바닥에 떨어졌다. 박강우의 말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었다. 조선의 관료 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법도와 전례를 완벽하게 들이밀며 목을 죄어오는 율법의 그물망이었다. 하급 군관이 사대부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드는 이 기이하고도 정교한 권모술수 앞에 부사는 완전히 무력화되었다.
“내, 내가…… 어찌하면 되겠느냐.”
부사의 갈라진 목소리가 안장 위에서 흘러나왔다. 기세를 올리던 이종석마저 이제는 부사의 눈치만 보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박강우는 들고 있던 장부를 부사의 말안장 고리에 툭 던지듯 걸어 두었다. 장부의 모서리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이 장부에는 사또께서 무산의 군기 제조를 방해하고, 사사로이 군비를 유용한 죄목이 적혀 있습니다. 허나 만약 사또께서 지금 당장 이종석 검수관을 군기 횡령 및 공무 방해 혐의로 직접 포박하여 함경 감영으로 압송하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또께서는 하수인인 이 자의 개인적인 탐욕에 속아 일시적으로 눈이 멀었던 것으로 상소문을 올리신다면, 한필두 대감의 가문 역시 꼬리를 자르고 살아남을 길을 찾을 수 있겠지요.”
“이, 이 무슨……! 사또! 저놈의 말을 믿으시면 안 됩니다! 저와 한 대감께서 사또를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였는지 잊으셨습니까!”
이종석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자빠질 듯 소리쳤다.
그러나 부사의 눈빛은 이미 차갑게 변해 있었다. 자신의 목숨과 가문의 안위가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한낱 하수인에 불과한 이종석 따위는 언제든 내던질 수 있는 소모품에 불과했다.
“조용히 하라! 이종석, 네놈이 감히 조정을 사칭하고 사사로이 군비를 가로채어 나의 눈과 귀를 가렸단 말이냐!”
부사의 호통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직속 사병들이 이종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방금 전까지 같은 편이었던 이들이 서로를 묶고 제압하는 추태가 가마터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이종석의 손목에 쇠사슬이 채워지고, 그의 입에는 더러운 헝겊이 물려 비명이 차단되었다.
박강우는 그 광경을 건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현대인으로서의 도덕적 혐오감이 고개를 들었다. 사대부와 관료라는 자들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동료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이 조선의 현실이 뼛속 깊이 혐오스러웠다. 그러나 이것이 이 시대의 생존 법칙이었다. 낭만적인 설득이나 정의감 따위로는 이 지옥 같은 전쟁의 전조 속에서 단 한 명의 병사도 구할 수 없었다. 철저한 법도와 권모술수만이 자신을 지켜줄 유일한 방패였다.
“군기 제조를 위한 강모래와 황토, 그리고 도가니를 보강할 석탄의 조달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또.”
박강우가 나직하게 물었다.
부사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내 당장 관아의 창고를 열어 필요한 모든 물품과 예산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네. 무산의 군기 정비는 변방의 안위를 위해 지극히 긴요한 일이니, 내 어찌 소홀히 하겠는가. 오늘 일은…… 서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하지.”
“현명한 처사이십니다. 사또의 노고는 내가 감영에 올릴 보고서에 상세히 기록하겠나이다.”
박강우의 건조한 다짐에 부사는 서둘러 말머리를 돌렸다. 사병들이 이종석을 개처럼 끌고 가마터를 빠져나갔다. 요란했던 말발굽 소리가 언덕 너머로 사라지고, 정제소에는 다시금 차가운 바람 소리만이 남았다.
“나으리……!”
서태식이 떨리는 목소리로 박강우에게 다가왔다. 그의 거친 손이 경외심으로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가마터의 장인들과 병사들 역시 박강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단순한 하급 군관이 아니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부사를 말 한마디와 장부 한 권으로 굴복시킨 지배자를 보는 듯한 경외심이었다.
“괜찮으십니까? 오른팔이…….”
서태식이 박강우의 뻣뻣하게 굳은 오른팔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박강우는 왼손으로 오른팔을 가볍게 주무르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머릿속의 통증은 여전했으나, 직관안의 푸른 잔상이 서서히 사라지며 마비 증세도 조금씩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것도 아니다. 서태식, 약속대로 물품이 조달될 터이니 즉시 사형 주조 준비에 착수하라. 시간이 없다.”
“예! 즉시 강모래와 황토를 배합하여 거푸집을 만들고 석탄을 가마에 채우겠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절대 터지지 않는 조선 최고의 화포를 주조해 보이겠습니다!”
서태식이 주먹을 불끈 쥐며 가마터로 달려갔다. 장인들의 움직임에는 전례 없는 활기가 넘쳤다. 그들의 가슴속에 자신들을 지켜줄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믿음이 싹튼 덕분이었다.
그때, 서태식이 가마터로 향하다가 멈칫하더니 품 안에서 작은 종이 쪼가리 하나를 꺼내 박강우에게 다가왔다.
“나으리, 실은 아까 부사 놈들이 들이닥치기 직전에 한양에서 온 보상(步商) 한 놈이 제게 이것을 전해 주었습니다. 나으리께 꼭 은밀히 전하라 하더군요.”
박강우가 종이를 받아 펼쳤다. 종이에는 정갈한 필체로 짧은 문장들이 적혀 있었다.
[서북면의 변화를 지켜보는 눈이 한양에 있음을 잊지 말라. 류 대감께서 그대의 화약 정제법과 주조법을 예의주시하고 계신다. 머지않아 조정의 감찰관이 익명으로 무산에 당도할 것이니, 그대의 재능을 증명해 보이라.]
박강우의 눈이 가늘어졌다.
‘류성룡…….’
서인의 탄압 속에서도 실용주의적 개혁을 시도하려는 동인의 영수, 대제학 류성룡의 그림자가 드디어 북방의 무산까지 뻗어오고 있었다. 그는 박강우를 음지의 사냥개로 삼아 조정의 판을 흔들고 군비를 증강하려는 속셈일 터였다.
박강우는 종이를 가마의 불꽃 속으로 던져 넣었다. 종이는 순식간에 붉은 불꽃을 피우며 재가 되어 스러졌다. 누구의 사냥개도 될 생각은 없었다. 다만 류성룡이라는 거대한 배경을 이용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기술 개척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 분명했다.
“서둘러라. 불을 지펴라!”
박강우의 명령과 함께 가마터의 거대한 가마들이 일제히 붉은 화염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강모래와 황토를 섞어 만든 사형 거푸집이 견고하게 굳어가고, 석탄의 강력한 열기로 청동과 백동의 합금이 도가니 속에서 끓어올랐다.
그러나 박강우의 가슴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차가운 경고등이 켜져 있었다. 자신이 조선의 화포를 개량하고 화약의 순도를 높일 때마다, 남방의 왜군 역시 비정상적인 전술 개량과 신무기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는 사실을 직관안의 인과적 자정 작용을 통해 직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이미 더 빠르고 잔혹한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두두두두두!
정제소 입구의 흙바닥이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가마터의 장인들이 깜짝 놀라 사방을 둘러보았다. 방금 전 부사가 이끌고 온 사병들의 말발굽 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묵직하고도 정돈된 강렬한 기마의 울림이었다.
“무슨 일이냐!”
서태식이 철궁을 쥐며 소리쳤으나, 대답 대신 정제소의 사문(沙門)이 우지끈 부서지며 거대한 군마들이 난입했다.
검은 가죽 갑옷을 입고, 머리에는 붉은 술이 달린 투구를 쓴 기병들이었다. 그들의 손에는 길쭉한 창과 서북방의 혹한을 견뎌낸 철궁이 들려 있었다. 그 전위적인 기세와 압도적인 위용은 단숨에 가마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 기병들의 중심에서, 한 사내가 군마를 천천히 몰아 앞으로 나섰다.
사내의 어깨는 바위처럼 넓었고, 투구 아래로 드러난 눈빛은 마치 굶주린 호랑이의 그것처럼 날카롭게 번득였다. 그의 가슴팍에는 조정의 무관 최고위직을 상징하는 흉장이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조선 북방 여진족을 소탕하고 일세를 풍미한 명장이자, 기병 전술의 화신.
지변사사(知邊司事) 신립(申砬)이었다.
그가 이끄는 직속 기병 오십여 명이 가마터를 겹겹이 에워싸며 창끝을 일제히 아래로 겨누었다.
신립이 안장 위에서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박강우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손이 허리에 찬 보검의 손잡이를 느리게 움켜쥐었다. 쇠가 긁히는 듯한 묵직한 목소리가 가마터의 열기를 단숨에 식혀버렸다.
“네놈이 한양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서북면의 군율을 어지럽힌다는 하급 군관 박강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