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인터넷 놀이터에서 아무리 재롱을 떨어봐야, 진짜 어른들의 싸움판에서는 종이 한 장이면 숨통을 끊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예정된 컴백 방송, 기대하겠습니다."

최태준의 비서가 남긴 비린내 나는 실소가 지하 연습실의 눅눅한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손바닥에 닿는 등기 봉투의 촉감은 차가웠다. 서현은 겉면에 박힌 붉은 인장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아스테르 전속 계약 효력 정지 및 방송 출연 금지 처분 가처분 신청서]. 거대 기획사 스타더스트의 이름값과 막강한 법무법인의 직인이 찍힌, 말 그대로 합법적인 사형선고장이었다.

"매니저님……."

강이온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방금 전까지 마약 누명을 벗겨내며 축제 분위기였던 연습실이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얼어붙었다. 백도훈은 주먹을 움켜쥔 채 바닥만 노려보았고, 세희는 들고 있던 노트북을 떨어뜨릴 뻔했다.

하지만 서현의 입꼬리는 서서히 위로 호선을 그렸다.

"하하."

낮게 시작된 웃음소리가 이내 지하 연습실 천장을 때리며 광기 어린 폭소로 번졌다.

"하하하하! 아, 진짜 미치겠네. 최태준 이 인간, 생각보다 훨씬 더 귀엽잖아?"

"예?"

비서의 얼굴에서 여유로운 미소가 싹 가셨다. 눈앞의 매니저가 가처분 신청서를 보고 절망하기는커녕, 정신이 나간 것처럼 웃어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현은 웃음기를 싹 거두고 비서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희번덕거리는 눈동자 속에서 푸른 안광이 날카롭게 빛났다.

"야. 최 부사장님한테 가서 전해라."

"무, 무슨……."

"이딴 종이 쪼가리로 협박할 거면 최소한 청와대 청원이라도 넣고 오라고. 대기업 부사장이라는 새끼가 대가리 굴려서 짜낸 묘수가 고작 이딴 방송 금지 가처분이야? 스케일이 진짜 좁쌀만 해서 가소로워 침이 다 나오네."

서현은 망설임 없이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단축 번호를 누르는 손가락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신호음이 가기도 전에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이다.

- 한서현 매니저. 등기는 잘 받았나?

수화기 너머로 최태준의 거만하고 여유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부사장님, 목소리가 아주 기름지십니다? 청담동 펜트하우스에서 비싼 와인이라도 빨고 계신가 봐요?"

서현은 비서를 똑바로 응시하며 스피커폰을 켰다.

- 현실을 깨달았으면 서명을 하고 아스테르를 해체하는 게 좋을 거다.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내 손끝 하나면 너희 같은 피라미들은 평생 카메라 앞에 서지도 못해. 인터넷에서 백날 발악해 봐야 대중은 결국 TV에 나오는 진짜 스타들만 보게 되어 있으니까.

"와, 이 시대착오적인 멘트는 뭐지? 혹시 아직도 90년대에 살고 계십니까?"

- 뭐라?

"지상파? 케이블? 부사장님, 요즘 애들이 TV를 봐요? 다들 유튜브 숏츠 보고 틱톡 보느라 바빠 죽겠는데, 틀딱처럼 방송국 PD 바짓가랑이 붙잡고 로비나 하니까 머리가 그렇게 굳어버리는 겁니다. 진짜 불쌍해서 눈물이 앞을 가리네, 흑흑."

서현은 일부러 과장되게 우는 시늉을 냈다. 수화기 너머로 최태준의 거친 호흡 소리가 들려왔다. 여유롭던 음색이 순식간에 딱딱하게 굳어졌다.

- 입만 살아가지고……! 네놈들이 설 자리는 이제 대한민국 그 어디에도 없다. 방송 심의위원회와 연제협에도 이미 공문을 보냈으니, 다음 주 컴백 무대는 꿈도 꾸지 마라.

"네, 네. 많이 보내세요. 아주 우체국 VIP 되시겠어."

서현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근데 어쩌죠? 우리는 당신이 만들어놓은 그 구닥다리 운동장에서 놀 생각이 전혀 없거든요. 우리가 판 새로 깔 테니까, 부사장님은 그 비싼 양복 입고 안방 1열에서 팝콘이나 튀겨 드시면서 구경이나 하세요. 아, 혈압 약은 꼭 챙겨 드시고요. 뒷목 잡고 쓰러지시면 제가 병원비는 안 대드립니다."

- 이, 이 건방진 자식이……!

뚝.

서현은 최태준의 비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통화를 사정없이 끊어버렸다. 그리고 멍하니 서 있는 비서의 품에 구겨진 가처분 신청서를 다시 쑤셔 넣어주었다.

"볼일 끝났으면 나가라. 우리 애들 연습하는 데 곰팡이 냄새보다 네 양복 냄새가 더 구리니까."

비서는 얼굴이 허옇게 질린 채 허둥지둥 연습실을 빠져나갔다. 철문이 쾅 닫히는 소리와 함께 연습실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

비서가 떠난 뒤, 멤버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짙게 깔려 있었다. 마약 누명을 벗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출연 자체가 막혀버린다면 아이돌로서의 수명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매니저님…… 진짜 우리 컴백 못 해요?"

막내 엘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온 역시 입술을 짓씹으며 고개를 숙였다.

서현은 그들의 처진 어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위기관리 전문가로서 수많은 몰락을 봐왔지만, 이토록 순수하게 무대만을 갈망하는 아이들을 절망의 구렁텅이에 처박아둘 순 없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정체 모를 통증과 함께 묘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연습실 구석구석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곰팡내가 진동하는 지하 연습실. 한구석에 쌓인 먼지 낀 장비들 사이로, 낡고 때 묻은 노트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뭐냐?"

서현이 노트를 집어 들자, 구석에 앉아 있던 백도훈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앗, 그거……! 주지 마십시오!"

도훈이 황급히 손을 뻗었지만, 서현은 이미 노트를 펼친 뒤였다.

노트 안에는 삐뚤빼뚤하지만 힘 있는 글씨로 빼곡하게 적힌 랩 벌스들이 적혀 있었다. 세상의 편견과 스타더스트를 향한 분노, 그리고 가짜 아티스트들을 향해 침을 뱉는 날것 그대로의 가사들이 가득했다.

> *[위선자들의 천국, 청담동 15층 유리 탑]* > *가짜 눈물로 지어 올린 왕관을 쓴 광대들* > *네가 쳐놓은 그물망, 난 이빨로 찢어발겨* > *지하 2층의 괴물이 네 목덜미를 물어뜯을 테니*

서현의 눈이 크게 떠졌다.

단순히 반항심에 끄적인 낙서가 아니었다. 가사 한 구절 한 구절마다 심장을 후벼파는 타격감과 독보적인 리듬감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이건 세상의 더러운 룰을 거부하는 아스테르만의 진짜 무기였다.

"이걸 네가 썼다고?"

서현이 묻자, 도훈은 귀 끝까지 붉어진 채 고개를 돌렸다.

"……그냥, 답답할 때마다 끄적인 겁니다. 방송도 못 나가는 마당에 이딴 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무슨 소용이냐니?"

서현이 도훈의 양어깨를 강하게 움켜잡았다. 그의 눈동자에서 다시금 광기 어린 주접 필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도훈아. 너 혹시 전생에 셰익스피어였냐? 아니면 힙합의 신이 네 정수리에 침이라도 뱉고 간 거야? 이 찢어발기는 듯한 라임과 가슴을 후벼파는 메타포는 대체 뭐냐고! 이건 가사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쏘아 올리는 핵미사일이야! 우리 메인 래퍼가 사실은 망원동의 에미넴이었잖아!"

"예, 예? 에미넴이요?!"

도훈은 서현의 뜬금없는 극찬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이온은 옆에서 감동 어린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도훈아! 매니저님이 저렇게 눈을 뒤집고 칭찬하시는 건 진짜 대단하다는 뜻이야. 매니저님의 사랑이 가득 담긴 독설이자 찬사라고!"

'아니, 독설은 안 섞인 것 같은데…….' 도훈은 속으로 생각했지만, 서현의 뜨거운 눈빛을 마주하자 가슴 한구석에서 잊고 있던 불꽃이 튀는 것을 느꼈다.

***

서현은 곧바로 자리에 주저앉아 머리를 쓸어 넘겼다.

'방송국 놈들이 문을 닫았다면, 길거리로 나간다.'

그는 눈을 감고 자신의 골든핑거, '덕질 계정부(Fandom Ledger)'를 가동했다.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 사이로 푸른빛의 홀로그램 인터페이스가 반투명하게 떠올랐다. 머릿속이 징하게 울리며 정신력 수치가 깎여 나가는 통증이 느껴졌지만, 지금은 멈출 때가 아니었다.

[현재 정신력 수치: 72/100] [여론 데이터 동기화 중…… 완료.]

서현의 안구 위로 수많은 숫자와 그래프가 어지럽게 교차했다. 그는 각 커뮤니티의 실시간 온도와 입덕 유발 포인트를 빠르게 서칭했다.

[커뮤니티 '더쿠' 여론 온도: 미지근함 (동정표 발생 중)] [실시간 검색 트렌드: '아스테르 마약 무죄', '스타더스트 횡포'] [특이 사항: 스타더스트 신인 그룹 '데우스(DEUS)' 토요일 홍대 걷고싶은거리 대형 야외 쇼케이스 예정]

서현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

"이거구만."

그는 홀로그램 창에 나타난 '거리 점유율'과 '바이럴 파급력' 수치를 겹쳐 보았다. 두 수치가 맞물려 들어가며 최적의 여론 반전 타이밍을 나타내는 소수점이 98.7%를 가리키며 깜빡였다.

"토요일 오후 5시. 홍대 야외 무대."

"네? 거긴 스타더스트 신인 쇼케이스가 열리는 곳이잖아요! 엄청 크게 준비한다고 기사까지 났던데……."

세희가 걱정스러운 듯 소리쳤다.

"맞아. 대기업 돈지랄의 끝판왕을 보여주겠지. 무대 장치만 수억 원을 들였다더군."

서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안경테를 치켜올렸다. 그의 눈빛은 사냥감을 발견한 맹수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그러니까 거기로 가는 거야. 걔들이 차려놓은 호화로운 잔칫상 바로 옆에서, 우리는 날것 그대로의 게릴라 버스킹으로 판을 엎어버린다."

"쇼케이스 바로 옆에서 버스킹을요? 그건 완전히 정면충돌이잖아요!"

도훈의 말에 서현이 코웃음을 쳤다.

"정면충돌? 아니, 일방적인 학살이지. 걔들이 기계처럼 찍어낸 춤을 출 때, 우리는 네가 쓴 그 분노의 랩과 이온이의 보컬로 홍대 거리를 찢어놓을 거니까. 대중은 뻔한 대기업의 돈자랑보다, 억압받는 천재들의 반란에 훨씬 더 도파민을 느끼는 법이거든."

서현은 즉시 세희를 바라보았다.

"세희 씨. 지금 바로 아스테르 공식 SNS에 공지 올려. 장소는 홍대 야외무대 옆 공터. 시간은 기습적으로 쇼케이스 시작 30분 전. 타이틀은 [진짜들이 노는 법 : 아스테르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알겠습니다! 바로 타자 칠게요!"

세희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맹렬하게 날아다녔다.

동시에 서현은 '덕질 계정부'의 링크를 타고 주요 아이돌 커뮤니티에 바이럴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억울하게 방송 출연을 정지당한 비운의 천재돌, 그리고 거대 기획사의 탄압에 맞서 길거리로 나온 반골들의 서사. 대중의 반골 심리를 자극하는 이보다 완벽한 마케팅 소스는 없었다.

인터넷은 순식간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여성시대] 제목: 야 미친 아스테르 공지 뜸ㅋㅋㅋㅋ 홍대에서 게릴라 버스킹 한대ㅋㅋㅋ 작성자: 뵤뵤

스타더스트가 방송 정지 가처분 때리니까 방송국 안 가고 그냥 길거리로 나옴ㅋㅋㅋㅋㅋ 심지어 스타더스트 신인 쇼케이스 바로 옆 공터임ㅋㅋㅋㅋㅋㅋ 이거 완전 대기업 뺨때기 후려치는 반골 아이돌 아니냐? 나 지금 홍대 가는데 같이 갈 파티 구함 (1/100)

ㄴ 댓글: - 헐 대박ㅋㅋㅋㅋ 매니저 누구임? 기획력 진짜 힙하네 - 방송 정지 가처분? 스더 진짜 졸렬하다 중소 패기 오지네 - 이온이 라이브 보러 나도 감!! 마약 구라 친 새끼들 면상에 고음 박아주자 - 백도훈 랩 실물로 들을 수 있는 거임? 무조건 간다

[디시인사이드 남자아이돌 갤러리] 제목: 아스테르 홍대 버스킹 기획한 놈 천재냐? 작성자: ㅇㅇ(121.138)

스더 신인 쇼케이스에 수억 썼다는데 그 바로 옆에서 공짜로 고퀄 버스킹 때려버리면 대중들 시선 다 뺏김ㅋㅋㅋㅋㅋㅋ 이거 완전 흙수저의 반란 프레임 제대로 짰네. 솔직히 요새 공중파 음방 누가 보냐ㅋㅋ 이런 게 진짜 도파민이지.

***

토요일 오후 4시 30분, 홍대 걷고싶은거리.

스타더스트의 신인 그룹 '데우스'의 쇼케이스 무대는 화려함 그 자체였다. 거대한 LED 전광판과 웅장한 스피커, 그리고 경호원들이 삼엄하게 통제하는 펜스까지. 대기업의 자본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연출이었다.

하지만 그 화려한 무대에서 불과 50미터 떨어진 낡은 공터.

그곳에는 삐걱거리는 작은 앰프 두 대와 마이크 스탠드 다섯 개가 전부였다. 그 흔한 무대 조명조차 없었지만, 그 주위를 둘러싼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와, 진짜 많이 왔다……."

무대 뒤 천막에서 밖을 내다보던 엘이 마른침을 삼켰다.

공지 속 게릴라 좌표를 보고 모여든 인파는 이미 수백 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스타더스트 쇼케이스를 보러 왔던 행인들조차 가던 걸음을 멈추고 아스테르의 공터로 시선을 돌렸다.

[현재 거리 점유율: 42% -> 58% 급상승 중] [덕심 포인트 수급 중: 정신력 +5 회복!]

뇌리를 스치는 시스템 메시지에 서현은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바로 그때, 저 멀리 화려한 쇼케이스 대기실 천막 쪽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고급 이탈리아제 양복을 빼입은 사내, 최태준이었다.

그는 비서와 경호원들을 거느린 채,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아스테르의 공터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서현은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태준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입모양으로 속삭였다.

'잘 봐라, 대머리 독수리 새끼야.'

최태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비서에게 무언가를 급히 지시했고, 비서는 고개를 숙이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긴장감이 극에 달한 순간, 서현이 멤버들의 등을 떠밀었다.

"올라가라. 그리고 보여줘. 진짜 음악이 뭔지."

이온이 마이크를 잡고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그가 마이크를 입에 대는 순간, 웅성거리던 홍대 거리가 일순간 고요해졌다.

"안녕하세요, 아스테르입니다."

이온의 맑고 단단한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동시에 백도훈이 거친 비트를 틀었다. 쿵, 쾅, 하는 묵직한 베이스 드럼 소리가 관객들의 심장을 때렸다. 도훈이 마이크를 움켜쥐고 앞으로 나섰다. 그의 눈빛은 곰팡이 핀 지하 연습실에서 숨죽이고 있던 시절의 그것이 아니었다.

"Yo. 이 노래는 우릴 가두려 했던 위선자들에게 바친다."

도훈의 입에서 침을 뱉듯 강렬한 랩이 터져 나왔다.

그의 자작 랩 벌스였다. 날것 그대로의 분노와 세상을 향한 조롱이 섞인 래핑에 관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드럼 비트에 맞춰 고개를 흔드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미쳤다, 진짜 라이브 소름 돋아!" "이게 진짜 힙합이지!"

관객들의 환호성이 스타더스트의 쇼케이스장을 덮치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서현은 무대 저편, 관객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가죽 재킷을 입은 수상한 남성 세 명이 눈에 띄게 움직이는 것을 포착했다. 그들의 시선은 무대 뒤쪽에 설치된 가솔린 발전기와 전원 케이블로 향해 있었다.

남성 중 한 명의 손에 날카로운 펜치와 절단기가 쥐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최태준, 이 비열한 새끼가 결국…….'

서현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발전기 전선이 끊기는 순간, 아스테르의 무대는 물론이고 이 거대한 인파 속에서 대형 안전사고가 터질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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