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그날 밤, 차가운 은빛 달빛을 온몸으로 받아내던 황제의 무겁고 단단한 펜촉 끝에서 붉은 밀랍 봉인이 뚝뚝 떨어져 내렸답니다.

황제의 명령을 담은 조서는 밤바람을 가르며 제국 전역의 영지들로 사정없이 날아갔지요.

그리고 맞이한 이른 아침, 황궁의 가장 거대하고 웅장한 ‘태양의 알현실’은 이른 새벽부터 모여든 귀족들의 웅성거림으로 사뭇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답니다. 사방의 높은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햇살은 찬란한 금빛이었지만, 그 아래 모인 인간들의 눈빛은 저마다의 계산과 탐욕으로 검게 번득이고 있었어요.

“정녕 폐하께서 황녀를 요정이라 선포하신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 그저 갓난아기일 뿐이거늘, 독살 음모를 피하려 황실의 권위를 빌려 쓰는 연극이 분명하네.”

귀족들의 나지막한 속삭임이 대리석 바닥을 타고 불길한 뱀처럼 스르륵 기어 다녔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짙은 그늘을 드리운 이는 단연 바실리우스 대공의 세력에 속한 귀족들이었지요. 그들은 소매 속에 날카로운 질문들을 숨겨둔 채, 새로 태어난 자그마한 황녀의 숨통을 어떻게 하면 합법적으로 조일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있었답니다.

쾅-!

묵직한 청동 문이 양옆으로 힘차게 열리며, 알현실을 가득 채우고 있던 잡음이 찰나에 씻은 듯이 사라졌어요.

모든 이들의 시선이 문가로 쏠렸답니다.

그곳에는 제국의 유일한 지배자, 카엘렌 아우렐리아 황제가 서 있었지요.

그의 넓고 단단한 품에는 오늘 이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이 안겨 있었답니다.

벨루아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상태였어요. 보들보들하고 뽀송뽀송하며, 은은하게 달콤한 바닐라 향이 번지는 아기용 실크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요. 드레스 끝자락에는 아주 미세한 진주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어, 벨루아가 숨을 쉴 때마다 마치 밤하늘의 별가루가 반짝이는 것처럼 고운 빛을 발했답니다.

하지만 겉모습의 사랑스러움과 달리, 벨루아의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어요.

‘와, 사람 진짜 많네. 저 인간들 눈빛 좀 봐. 기회만 생기면 나를 한입에 삼켜버리겠다고 이빨을 갈고 있잖아.’

벨루아는 겉으로는 침을 아주 흘리며 포동포동한 손가락을 꼬물거렸지만, 속으로는 철저한 손익계산서를 두드리고 있었답니다.

이 선언식만 무사히 넘기면 황실의 공식적인 ‘신성 성물’로 지정되어, 제국의 법과 종교 아래 그 분에 넘치는 과보호 속에서 평생을 게으르고 안전하게 등 따습게 보낼 수 있었으니까요.

카엘렌이 차가운 구두 굽 소리를 울리며 붉은 카펫이 깔린 단상 위로 성큼성큼 걸어 올라갔답니다.

그의 붉은 눈동자가 아래에 늘어선 귀족들을 무자비하게 훑어내렸어요. 마치 단 한 마리의 사냥감도 놓치지 않겠다는 맹수의 눈빛이었지요.

“보아라. 아우렐리아의 푸른 하늘이 제국에 내린 유일한 기적을.”

카엘렌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거대한 대성당 같은 알현실 천장을 때렸답니다.

“이 아이는 백년의 가뭄을 끝내고 제국을 수호하기 위해 강림한 요정이다. 앞으로 이 아이의 몸에 손을 대거나, 감히 그 존엄을 의심하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황가에 대한 반역이자 신성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하여 즉시 삼족을 멸하리라.”

피비린내 나는 경고가 섞인 선언에 장내가 얼어붙을 듯 조용해졌답니다.

바로 그 순간이었어요.

벨루아의 눈앞에 갑자기 차가운 붉은색 글씨들이 어지럽게 떠오르기 시작했답니다.

[ ! 알림: 마도서 ‘애버리스(Avarice)’의 등가교환 장부가 갱신됩니다. ] [ 지난 1, 2, 3화에서 시전된 대규모 기적(독 정화 및 결계 변환)에 대한 ‘이자’ 청구 시점이 도래했습니다. ] [ 청구 대가: 시전자의 일시적 감정(기쁨, 애정, 긴장, 공포 등) 회수 ] [ 상태: 영혼의 일시적 마모 및 결빙 시작 ]

‘어……? 잠깐만. 하필이면 지금……?!’

벨루아의 가슴속에서 작은 비명이 터져 나오기도 전에, 머릿속이 징하는 소리와 함께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답니다.

그것은 마치 따뜻하게 끓어오르던 찻잔에 얼음물을 사정없이 들이붓는 것과 같은 감각이었어요.

마도서 애버리스는 정해진 자원에 대해 아주 철저하고 기계적인 세법을 들이미는 잔혹한 책이었답니다. 기적의 대가로 지불해야 할 영혼의 안감이 뜯겨 나가자, 벨루아의 가슴 깊은 곳에서 몽글몽글 피어나던 모든 인간적인 감정들이 순식간에 메말라 버렸지요.

두려움도, 긴장도, 아빠의 품에서 느끼던 미약한 안도감도, 심지어는 귀족들을 향한 경계심조차도 흔적 없이 사라졌답니다.

벨루아의 영혼은 순식간에 저 깊은 심해의 얼음바닥처럼 차갑고 고요하게 가라앉았어요.

그녀의 포동포동한 뺨에서 붉은 생기가 가시고, 눈동자는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은 맑고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변해버렸답니다.

카엘렌의 품에 안겨 있던 아기가 갑자기 꼼지락거림을 멈추고 온전히 굳어버린 것이지요.

바로 그때, 대공 파벌의 선두에 서 있던 늙은 후작 하나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한 걸음 걸어 나왔답니다.

그의 소매 자락에서는 쌉싸름하고 불쾌한 사금파리 냄새가 미세하게 풍기고 있었어요.

“폐하의 은혜로운 선언에 깊은 경의를 표하옵니다. 다만…… 제국의 법에 따르면 요정의 기적은 반드시 공적인 자리에서 검증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사옵니다.”

늙은 후작의 눈이 가늘어졌답니다.

“만약 이 아기 황녀님이 진짜 요정의 환생이시라면, 저희가 준비한 신성한 성수(聖水)의 반응을 보여주실 수 있으시겠옵니까? 만약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이는 폐하께서 제국 민중을 기만하시는 꼴이 되옵니다.”

그가 슬쩍 손짓을 하자, 시종 한 명이 차갑게 얼어붙은 푸른빛의 물이 담긴 은잔을 받쳐 들고 다가왔답니다.

그것은 겉보기에는 성수였지만, 사실은 마력을 억제하고 강제로 고통을 유발하는 특수한 마법 약물이 섞인 음흉한 덫이었지요. 만약 벨루아가 평범한 아기라면 이 물에 닿는 순간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리며 고통스러워할 것이 분명했답니다.

카엘렌의 눈썹이 험악하게 꿈틀거렸어요.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며 당장이라도 눈앞의 귀족들의 목을 베어버릴 듯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지요.

“감히 내 딸을 시험하려 드는가?”

“제국의 역사와 법률을 따를 뿐이옵니다, 폐하!”

귀족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압박을 가해왔답니다.

장내의 긴장감이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터지기 직전이었어요.

모든 시선이 카엘렌의 품에 안긴 작은 아기에게로 쏠렸답니다. 평범한 아기라면 이 무시무시한 살기와 웅성거림에 겁을 먹고 울음을 터뜨려야 정상이었지요.

하지만 감정을 완벽하게 차압당한 벨루아의 세계는 기묘하리만큼 고요했답니다.

벨루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을 시험하려 든 늙은 후작을 바라보았어요.

그녀의 눈동자에는 그 어떤 두려움도, 분노도, 당황함도 존재하지 않았답니다. 그저 우주 저편의 차가운 성좌처럼 깊고, 얼음처럼 서늘하며, 한없이 맑은 무채색의 시선이 후작의 얼굴에 닿았을 뿐이었지요.

벨루아는 아주 천천히, 작은 입술을 열어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답니다.

그 한숨은 마치 인간의 하찮은 수작을 비웃는 고결한 신의 냉소와도 같았어요.

아기의 얼굴에서 피어난 그 극도의 무표정과 서늘한 눈빛은, 알현실에 모인 모든 이들의 척추를 타고 오싹한 소름이 돋게 만들기에 충분했답니다.

‘……감히 나를 시험해?’

감정이 사라진 벨루아의 뇌리는 오직 차가운 이성으로만 가득 차 있었고, 그것이 외려 겉으로는 범접할 수 없는 거룩한 위엄으로 표출된 것이지요.

벨루아는 포동포동한 손을 들어, 시종이 들고 있던 은잔을 향해 아주 가볍게 휘둘렀답니다.

그 손짓에는 그 어떤 망설임도 없었어요.

마치 더러운 먼지를 털어내듯 오만하고 우아한 동작이었지요.

쨍그랑-!

은잔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며 푸른 성수가 대리석 바닥을 적셨답니다.

그리고 그 물이 닿은 바닥에서, 놀랍게도 얼어붙은 푸른 장미 덩굴이 순식간에 자라나 장내를 가득 채웠어요. 마도서의 힘이 벨루아의 차가운 의지와 결합하여 일으킨 본능적인 마력의 발현이었답니다.

순간, 늙은 후작의 얼굴이 핏기를 잃고 하얗게 질려버렸어요.

“이, 이럴 수가…….”

귀족들 사이에서 경악에 찬 비명이 터져 나왔답니다.

“방금 보았는가? 황녀 전하의 눈빛을 말일세!”

“인간의 장난질을 비웃는 듯한 저 고결하고도 서늘한 안색이라니……!”

“진짜다…… 진짜 요정이 내려오신 게 틀림없어! 감히 우리가 신성을 시험하려 들다니!”

알현실은 순식간에 광적인 경외감으로 뒤덮였답니다.

도발을 감행했던 대공 파벌의 귀족들은 벨루아의 그 오만하리만큼 차가운 눈빛과, 바닥에서 피어난 푸른 얼음 장미의 서슬 퍼런 기운에 완전히 압도당해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납작 엎드렸어요.

“신성한 요정 황녀 전하를 의심한 죄를 사하여 주시옵소서!”

“황녀 전하! 부디 저희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소서!”

통쾌한 사이다가 알현실 전체를 쓸고 지나가는 순간이었답니다.

귀족들의 비굴한 울부짖음 속에서, 카엘렌은 품 안의 벨루아를 내려다보았어요.

그의 차가운 눈동자에 전에 없는 깊은 경탄과 집착이 소용돌이치고 있었지요.

‘내 딸이…… 감히 인간들이 범접할 수 없는 고귀한 영역에 서 있구나.’

카엘렌은 벨루아의 그 서늘한 무표정이 자신들을 지켜줄 절대적인 신성의 증거라 확신했답니다. 폭군의 입가에 잔혹하고도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어요.

바로 그때였답니다.

벨루아의 귓가에 차가운 기계음이 다시 한 번 울려 퍼졌어요.

[ ! 알림: 청구된 이자(감정 대금)의 수납이 완료되었습니다. ] [ 차압되었던 감정선이 정상 복구됩니다. ] [ 경고: 일시적인 마력 과소비 및 영혼 마모의 반동으로 극심한 피로가 찾아옵니다. ]

‘어……?’

순식간에 얼어붙었던 영혼에 뜨거운 온기가 돌아오는 것과 동시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피로감이 벨루아의 온몸을 덮쳐왔답니다.

풀려버린 다리와 무거운 눈꺼풀이 사정없이 아래로 가라앉았지요.

벨루아는 몰려오는 어둠 속에서 카엘렌의 붉은 옷자락을 꼭 쥔 채, 기절하듯 그의 넓은 가슴팍으로 스르륵 쓰러져 버렸답니다.

“벨루아……? 벨루아!”

카엘렌의 다급한 목소리가 멀어져 가는 의식 너머로 아련하게 들려왔어요.

요정 황녀로 선포된 첫날, 벨루아가 맞이한 것은 승리의 영광 뒤에 찾아온 뜻밖의 암전이었답니다.

"의관! 당장 온 제국의 의관들을 이 자리에 대령해라!"

카엘렌의 포효가 거대한 알현실을 뒤흔들었답니다.

단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던 황제의 단단한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지요. 그는 품 안에 안긴 벨루아의 새하얗고 보들보들하며 솜사탕처럼 가벼운 몸을 떨어뜨릴세라, 마치 깨어지기 쉬운 유리 인형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감싸 안았답니다. 황제의 몸을 감싸고 있던 **바스락거리는 도톰한 황금빛 비단 망토와 은은한 침향나무 향이 배어 있는 깃장식, 그리고 따스한 햇살을 받아 붉게 타오르는 루비 단추**들이 벨루아의 뺨 위로 어지럽게 스쳐 지나갔어요.

조금 전까지 요정의 강림에 환호하며 바닥에 머리를 찧던 귀족들은, 황제의 서슬 퍼런 분노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납작 엎드려 바르르 떨 뿐이었지요. 알현실 전체가 마치 거대한 포식자의 둥지처럼 숨 막히는 살기로 가득 찼답니다.

바로 그 순간, 가만히 무릎을 꿇고 상황을 지켜보던 한 남자가 차분한 발걸음으로 단상 앞까지 걸어 나왔어요. 제국 마법지휘부의 수장이자 철저한 이성주의자인 사일러스 발렌타인이었답니다. 그의 잘 정돈된 은빛 머리칼 사이로 비치는 안경 너머의 눈동자는, 다른 귀족들과 달리 광적인 경외감 대신 얼음처럼 차가운 분석력으로 빛나고 있었지요. 사일러스는 바닥에 피어난 푸른 얼음 장미의 줄기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깊은 의문을 품었답니다.

‘이건 단순한 성물이 부리는 기적이 아니다.’

사일러스의 정교한 감각은 바닥에 남은 마력의 찌꺼기를 놓치지 않았어요. 자연스러운 축복의 마력이라면 주변의 생기를 북돋워야 마땅하거늘, 이 푸른 장미 주위에는 오히려 공기 중의 온기와 생명력을 강제로 빨아들인 듯한 기묘한 공동(空洞)이 형성되어 있었지요. 마치 무언가를 철저히 지불하고 억지로 끌어다 쓴 ‘등가교환’의 흔적처럼 말이에요.

사일러스가 허리를 숙여 한쪽 무릎을 꿇으며 카엘렌을 향해 고개를 숙였답니다.

“폐하, 황녀 전하의 상태를 제가 잠시 살펴봐도 되겠사옵니까.”

“물러서라, 발렌타인. 지금 내 딸의 몸에 손을 대는 자는 그 누구라도 목을 벨 것이다.”

카엘렌의 목소리는 벼려진 칼날처럼 날카로웠지만, 사일러스는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답니다.

“황녀 전하의 마력 회로가 비정상적으로 뒤엉켜 있사옵니다. 이는 단순한 탈진이 아니라, 무언가 거대한 힘을 발현한 대가로 영혼의 에너지를 송두리째 빼앗긴 흔적과 흡사하옵니다.”

그의 날카로운 지적에, 카엘렌의 붉은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답니다. 사일러스의 말은 폭군의 심장을 관통하는 불길한 경고와도 같았지요.

그 와중에도 벨루아의 의식은 어둠 속에서 겨우 한 자락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바르르 떨고 있었답니다.

‘아, 안 돼……! 저 깐깐한 곱슬머리 안경잡이가 눈치채면 모든 게 끝장이야!’

만약 자신이 마도서 ‘애버리스’를 사용해 감정과 영혼을 담보로 기적을 부려왔다는 사실이 들통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요정의 축복이라는 신성한 가면에 가려져 있던 ‘등가교환의 거래’가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 자신을 수호해 주던 제국의 법과 종교적 방어막은 순식간에 거두어질 것이 뻔했답니다. 오히려 금지된 마도서를 부리는 위험한 존재로 낙인찍혀, 평생을 안전하고 게으르게 보내려던 계획이 산산조각이 날 터였지요.

벨루아는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애썼지만, 마도서에 지불한 영혼의 수수료 여파는 너무나도 무거웠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묵직한 어둠이 그녀의 온몸을 짓누르고 있었어요.

그때, 사일러스가 품속으로 슬그머니 손을 집어넣었답니다. 그의 손끝에는 아주 미세하게 붉은빛을 흘리는 기묘한 금속 부품이 닿아 있었지요. 그것은 마력의 이상 흐름을 감지하고 그 실체를 폭로하는 고대의 탐지 장치 일부였답니다.

사일러스는 안경을 살짝 치켜올리며, 쓰러진 아기 황녀의 얼굴을 집요하게 응시했답니다.

“폐하, 만약 제 추측이 맞다면…… 황녀 전하께서 행하신 기적은 요정의 축복이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는 금기된 주술일 가능성이 있사옵니다. 이 탐지기로 전하의 진짜 마력 파장을 확인해야만 하옵니다.”

그의 손끝에서 붉은빛이 흘러나와 벨루아의 발끝을 향해 서서히 뻗어 나가기 시작했답니다. 황녀의 진짜 정체와 마도서의 비밀이 제국에서 가장 날카로운 분석가의 손끝에서 밝혀지기 직전의 일촉즉발의 순간이었지요.

과연 벨루아는 이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자신의 비밀과 평화로운 낙원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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