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이 회차는 아직 그래픽 노블 장면이 제작되지 않아 일반 노블로 보여드려요.

정오의 광장에 종이 울렸다.

카리엘은 그 소리를 뼈로 먼저 들었다. 전생, 흰 수의를 입고 이 자리에 무릎 꿇었을 때도 종은 세 번 울렸다. 목덜미에 칼날의 냉기가 스치던 감각이 손끝을 타고 올라왔다. 그녀는 손톱으로 손바닥을 눌러 그 기억을 밀어냈다. 지금은 역독을 열 때가 아니다. 심장은 이미 어제 기록고에서 열었던 조각 때문에 갈비뼈 안쪽을 두드리고 있었다.

같은 광장, 같은 대리석 단상. 그러나 이번에 흰 수의를 입은 사람은 없었다.

카리엘은 원고석에 서 있었다. 죄인이 아니라 고발자로.

"검증의 계절 마지막 절차, 조약법 공개 청문을 개시한다."

집행관의 목소리가 회랑을 타고 퍼졌다. 단상 오른쪽, 황제의 옥좌 아래 델피네가 앉아 있었다. 자애로운 미소가 입가에 걸려 있었지만, 부채를 쥔 손가락이 천천히 접혔다 펴지는 것을 카리엘은 놓치지 않았다. 저 여자는 지금 자신의 각본이 어디서 어긋날지 계산하고 있다. 나처럼.

"아르덴가의 여식이 감히 황실을 상대로 무엇을 고발하겠다는 것인지." 델피네가 부채를 폈다. "청문은 좋으나, 증거 없는 고발은 그 자체로 반역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잊지 않았습니다, 황후 폐하."

카리엘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군중의 웅성거림이 밀물처럼 다가왔다가 물러섰다. 전생에 저들은 그녀의 죽음에 침을 뱉었다. 오늘 저들은 아직 누구 편도 아니다.

"그러니 증거로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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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네가 먼저 칼을 뽑았다.

"청문이라 하니, 나 역시 준비한 것이 있다." 그녀가 손짓하자 시종이 은쟁반을 받쳐 들고 나왔다. 그 위에 문서 한 장. "아르덴가가 북부 대공과 맺었다는 계약. 이 서명, 진짜인지 확인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집행관이 문서를 받아 낭독했다. 조약법 후견 계약. 카리엘의 서명, 그리고 계약 인장.

카리엘의 손끝이 서늘해졌다. 저 인장.

"이 인장은 조약법 관리자의 정본 인장이 아니오." 델피네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여벌 인장으로 찍힌 위조 계약이지요. 즉, 저 여자는 대공의 후견을 받은 적이 없고—사법 면제도 없다는 뜻입니다. 반역법 제7조에 따라 지금 이 자리에서 신병을 확보해야 마땅합니다."

율리안의 여벌 인장. 5화의 계약 자리에서 그가 슬쩍 챙긴 그것이, 델피네의 손에서 위조 증거로 되돌아왔다.

군중이 술렁였다. 근위병 둘이 단상 계단 아래로 발을 옮겼다.

카리엘은 웃었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위조 계약이라 하셨습니까." 그녀가 은쟁반 위 문서를 가리켰다. "그렇다면 황후 폐하께서는 이 여벌 인장이 '위조에 쓰였다'는 사실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델피네의 부채가 멈췄다.

"정본 인장과 여벌 인장을 구분하려면, 두 인장의 각인 차이를 미리 알아야 합니다. 여벌 인장은 계약 당일 카를슈타인 서명실에서만 존재했고, 그날 그 방에 있던 사람은 대공 각하, 저, 시엔나, 그리고—" 카리엘은 군중석 가장자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율리안 베르크 경뿐이었지요."

율리안이 어깨를 움츠렸다.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 여벌 인장이 황후 폐하의 손에 있다는 것은, 폐하께서 그날 서명실에 사람을 심었거나—혹은 그 인장을 훔쳐온 자와 거래하셨다는 뜻입니다. 어느 쪽이든, 위조를 폭로한 것이 아니라 위조를 '기획'하신 겁니다."

"말장난이다." 델피네가 부채를 접어 쥐었다. "훔친 물건이 누구 손에 들어왔든, 계약이 여벌 인장으로 찍힌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렇습니다." 카리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저는 정본 인장으로 찍힌 계약서를 여기 가져왔습니다."

침묵.

카리엘은 품에서 문서를 꺼내려 손을 넣었다—그리고 멈췄다. 손끝에 닿는 것은 빈 안감뿐이었다. 어젯밤 방에 남겨둔 정본 계약서. 아드리안이 침입했던 그 밤. 아니면 그 후에.

없다.

심장이 갈비뼈를 세게 쳤다. 광장의 대리석이 잠깐 흰 수의의 천으로 보였다. 목덜미가 시렸다. 카리엘은 이를 악물었다. 역독이 새어나오려 한다—현실이 흐려진다. 지금은 안 된다.

델피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정본 계약서? 어디 있느냐, 아르덴가의 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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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군중석에서 누군가 움직였다.

율리안이었다. 그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오며, 소매 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는 배신의 순간마다 언제나 이렇게 망설였다. 몰락한 가문의 이름을 저울에 올리고, 값을 매기고, 그러다 마지막에 손이 굳었다.

"각하께 넘길 것이었습니다." 율리안이 목소리를 짜냈다. "황후 폐하께서… 정본 인장을 손에 넣으면 가문을 복권시켜 주겠다고. 그래서 어젯밤 아르덴 영애의 방에서 계약서와 함께—인장을 빼냈습니다."

군중이 폭발하듯 웅성거렸다. 델피네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미소가 사라졌다.

"율리안 베르크!"

"하지만." 율리안이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정본 계약서와, 넝쿨·가시·왕관이 새겨진 봉랍 인장이 함께 들어 있었다. "저는… 값을 잘못 매겼습니다. 이 인장은 대공령 여벌이 아니라, 황후 폐하의 사문서 인장입니다. 폐하께서 제게 이걸 쥐여주시며 계약서에 다시 찍으라 하셨을 때—그때 알았습니다. 위조를 만드는 것이 누구인지."

그가 무릎을 꿇었다. 상자를 카리엘의 발치로 밀었다.

"저는 배신자입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배신할 상대를 제가 고르겠습니다."

카리엘은 상자를 내려다보았다. 봉랍 인장—전생 흰 탑에서 본 밀서의 그 문양. 넝쿨과 가시 위에 얹힌 작은 왕관.

계산으로만 움직이던 남자가, 계산을 버리는 순간을 그녀는 처음 보았다.

"…값은 나중에 치르지." 카리엘이 낮게 말했다. 감사를 말하는 법을 그녀는 아직 몰랐다. 하지만 상자를 집는 손은 떨리지 않았다.

---

"시엔나 로벨."

카리엘이 이름을 부르자, 청문석 뒤에서 시엔나가 걸어 나왔다. 소매를 걷어 올린 손목에 오래된 화상 흉터가 드러났다. 불에 녹아 붙은 상처. 흰 탑의 화재에서 얻은 것.

"저는 황후 폐하의 감시자였습니다." 시엔나의 목소리는 짧고 거칠었다. 꾸밈이 없었다. "삼 년간 카리엘 폰 아르덴의 모든 것을 폐하께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삼 년 전, 흰 탑에 불이 났을 때—폐하의 명으로 그 불을 지른 자가 누구인지 압니다. 저는 이 손목으로 그 밤을 기억합니다."

집행관이 봉랍 밀서 원본을 펼쳤다. 시엔나가 기억으로 채워 복원한 그 문서. 처형 밀서. 델피네의 사문서 인장이 찍혀 있었다.

"'아르덴가 여식의 처분을 검증의 계절 종료 후 3년으로 예약함.'" 집행관의 목소리가 광장에 울렸다. "'조약법 관리자의 개입을 사전 차단할 것.'"

군중이 얼어붙었다. 예약된 처형. 삼 년 뒤, 정확히 이 광장에서 집행될 죽음. 서명자는 황후 델피네.

"위조다!" 델피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밀서도, 그 증언도—전부 저 여자가 꾸며낸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뿐이었다.

카리엘은 단상 위, 지금껏 한 번도 말을 섞지 않고 서 있던 남자를 향해 돌아섰다.

레온하르트 폰 카를슈타인. 국경 조약법의 관리자. 그는 검은 현무암처럼 표정 없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관리자 각하." 카리엘이 말했다. "조약법 진실 원칙에 따라, 이 증거들의 진위를 판별해 주십시오."

레온하르트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눈보라처럼 건조했다.

"진위 판별은 감정이나 명분으로 하지 않는다. 기록과 서명, 그 이행으로만 한다." 그가 상자 속 인장과 밀서를 차례로 검토했다. "이 봉랍 사문서 인장의 각인은—" 그가 밀서 뒷면을 뒤집었다. "뒷면에 이중 문양이 있다. 조약법 초안 관리자만이 소유한 원저자 인장이다."

광장이 소리 없이 술렁였다.

"조약법의 초안을 기록한 자만이 이 뒷면 문양을 가진다. 즉—" 레온하르트의 시선이 델피네에게 못박혔다. "이 밀서를 작성한 자는 조약법의 원저자이며, 자신이 만든 법으로 관리자의 개입을 미리 차단하려 했다. 조약법으로 사람을 죽이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것은 위조가 아니다. 진본이다. 조약법 관리자의 이름으로 인증한다."

봉인된 진실이 규칙의 이름으로 승인되는 순간이었다.

카리엘은 숨을 뱉었다. 전생, 이 광장에서 그녀의 죄목을 낭독하던 그 목소리 위에, 이번엔 델피네를 향한 판결이 얹혔다. 역할이 뒤집혔다. 흰 수의를 입어야 할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다.

델피네의 얼굴이 처음으로 창백해졌다. 부채가 손에서 미끄러져 대리석에 떨어졌다.

황제가 옥좌에서 몸을 일으켰다. 노한 눈이 델피네를 향하고 있었다.

이겼다. 카리엘은 생각했다. 두 생을 통틀어 처음으로, 진실이 그녀 편에 섰다.

그때 델피네가 웃었다.

떨어진 부채를 줍지도 않고, 무너진 얼굴 위로 기이한 미소가 번졌다. 궁지에 몰린 짐승의 이빨 같은 웃음이었다.

"폐하." 그녀가 황제를 향해 몸을 돌렸다. 목소리가 다시 또렷해졌다. "이 여자가 어떻게 삼 년 뒤의 밀서를 미리 알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어떻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처형을 '기억'하는지."

카리엘의 등줄기가 얼어붙었다.

"저 여자는 죽었다 되살아난 자입니다. 미래를 되짚어 읽는 능력—"

델피네가 손을 들어 카리엘을 가리켰다. 그 손끝이 광장의 모든 시선을 끌어모았다.

"황제 폐하, 이 여자의 회귀 능력 그 자체가 금단의 사술이옵니다. 제국법이 가장 무겁게 다스리는—죽음을 거스른 자를, 폐하께서는 지금 원고석에 세우고 계신 겁니다."

종이 다시 울렸다.

이번엔 카리엘의 심장을 향해.

광장이 소용돌이쳤다.

'사술.' 그 한 단어가 대리석 회랑을 타고 번지며, 방금까지 델피네에게 쏠렸던 시선이 일제히 카리엘에게로 방향을 틀었다. 조금 전 그녀의 편으로 기울던 군중의 무게가 순식간에 반대편으로 쏟아졌다. 여자 하나가 손가락질을 하며 성호를 그었다. 죽음을 거스른 자. 그 말이 입에서 입으로 옮겨 붙어 불길처럼 커졌다.

황제의 노한 눈이 델피네에게서 카리엘에게로 옮겨갔다. 그 눈에 담긴 것은 더 이상 분노가 아니라 두려움이었다. 죽음을 거스른 것—그것은 반역보다 오래된 공포였다.

카리엘은 델피네가 무엇을 노렸는지 즉시 알았다. 저 여자는 자신의 죄를 부정하지 않았다. 부정할 수 없으니, 판을 통째로 갈아엎기로 한 것이다. 밀서가 진본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가'를 사술로 못박으면, 진실을 밝힌 도구가 그대로 카리엘의 죄목이 된다. 진실을 밝힌 자가 진실을 밝혔다는 이유로 처형되는 구조. 델피네다운 각본이었다.

"증명해 보이지 못하겠지." 델피네가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 궁지의 짐승이 활로를 문 얼굴이었다. "저 여자에게 물으십시오. 삼 년 뒤의 밀서를, 아직 쓰이지도 않은 처형 예약을, 무엇으로 미리 알았느냐고. 정직한 인간이라면 대답하지 못합니다. 사술을 부린 자가 아니라면요."

카리엘의 손바닥에서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다. 대답할 수 없다. 역독을 인정하면 사술죄로 참수. 부정하면, 밀서의 출처를 설명할 수 없어 증거 전체가 무너진다. 델피네는 카리엘의 유일한 무기를 동시에 유일한 올가미로 뒤집어 놓았다.

관자놀이가 조여왔다. 광장의 흰 대리석이 다시 흰 수의로 번지려 했다. 목덜미에 칼날의 냉기. 어제 기록고에서 연 조각과, 지금 새어나오려는 처형의 기억이 겹쳐 심장을 짓눌렀다. 여기서 역독을 열면—현실이 무너진다. 지금 이 순간, 만인 앞에서 무릎을 꺾으면, 그것이야말로 델피네가 원하는 '사술의 증거'가 된다.

'대답하지 마.' 카리엘은 자신에게 명령했다. '저 여자의 판에서 대답하는 순간 지는 거야.'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델피네가 아니라 레온하르트를 향해 몸을 돌렸다. 판을 델피네의 것에서 조약법의 것으로 되돌려야 했다.

"관리자 각하." 카리엘의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그녀는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황후 폐하께서는 방금 새로운 고발을 하셨습니다. 제가 '사술로 미래를 알았다'는 고발. 그렇다면 조약법의 원칙대로 묻겠습니다—저 고발은 기록되고 서명된 증거로 성립합니까?"

레온하르트의 눈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제가 무엇으로 밀서를 알았는지는, 이 청문의 심리 대상이 아닙니다." 카리엘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 청문의 대상은 밀서가 진본인가입니다. 각하께서 이미 진본으로 인증하셨습니다. 진본을 진본이라 밝힌 방법이 무엇이든, 진본이 위조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황후 폐하께서 제 능력을 고발하고자 하신다면—별도의 증거를 별도의 청문에 제출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조약법의 절차입니다."

델피네의 미소가 굳었다.

"영리하구나." 그녀가 이를 드러냈다. "하지만 조약법은 북부의 법. 여기는 제국의 광장이고, 사술죄를 다스리는 것은 제국법이다. 폐하—"

"멈추시오."

레온하르트의 목소리가 광장을 잘랐다. 눈보라처럼 낮았으나, 대리석을 진동시켰다.

"이 청문은 조약법 공개 청문으로 소집되었다. 소집 문서에 황제 폐하의 옥새가 찍혀 있다." 그가 품에서 접힌 문서를 꺼내 펼쳤다. 청문 소집장. 사흘 전 카리엘이 계약 밖 진심으로 부탁해 얻어낸 그것. "청문의 관할은 종료 선언 전까지 조약법 관리자에게 있다. 새 고발을 하려거든, 이 청문을 끝낸 뒤에 하라. 지금 심리 중인 사안—델피네 황후의 처형 예약 밀서 진본 인증에 대한 판결이 우선한다."

델피네의 부채 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카리엘은 그 순간 깨달았다. 레온하르트는 그녀를 감싼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규칙을 지킨 것이다. 감정도 연민도 아닌, 서명된 절차. 그리고 그 규칙이 지금—그녀를 살리고 있었다.

황제가 다시 옥좌에 몸을 기댔다. 흔들리던 눈이 조금 가라앉았다. 절차. 옥새. 그것은 황제조차 함부로 뒤집을 수 없는 무게였다.

"판결을 내리겠다." 레온하르트가 밀서를 들어 올렸다. "이 밀서는 조약법 원저자 인장으로 작성된 진본이며, 그 내용은 조약법 관리자의 개입을 사전 차단해 한 인간을 예약 처형하려는 계획이다. 이는 조약법 존엄을 정면으로 위배—"

"각하."

이번엔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단상 계단 아래, 지금껏 침묵하던 근위대장이 앞으로 나섰다. 그의 손에는 또 다른 봉인 문서가 들려 있었다.

"황후 폐하의 명이 아니라, 황태자 전하의 밀명입니다." 근위대장이 무릎을 꿇었다. "판결 전, 반드시 개봉하라 하셨습니다."

카리엘의 심장이 얼어붙었다. 아드리안. 흰 탑의 밤을 인정하고 사라졌던 그 남자가, 지금 이 순간을 위한 카드를 남겨두었다.

근위대장이 봉인을 뜯었다. 문서가 펼쳐지고, 집행관이 낭독을 시작했다. 첫 문장에서, 카리엘의 손끝이 완전히 감각을 잃었다.

"'북부 대공 레온하르트 폰 카를슈타인은 삼 년 전 국경 조약을 위반해 이민족과 밀약을 맺은 반역 혐의로—'"

군중이 비명처럼 술렁였다.

"'조약법 관리자 자격을 즉시 정지한다. 관리자의 모든 인증은 무효로 한다.'"

집행관의 목소리가 떨렸다.

낭독된 그 순간, 레온하르트가 들어 올렸던 밀서가—그의 손 안에서 아무 효력도 없는 종이 한 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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