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퇴고본

"거짓말은 집어치워, 'NightDebugger'. 진태호."

세라가 지팡이를 앞세우며 물러섰다. 마나의 푸른 빛이 던전 벽에 실루엣을 비췄다. 캐릭터 ID와 실명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QA 시절 사내 보안 로그인 기록이지. 해고된 지 네 시간 만에 털렸다.

"정보력은 인정. 그래서 뭘 어쩌려고?"

"뉴럴 브로커 은신처 소속 연구원이에요. 게임 감각 피드백 버그를 2년째 추적 중이죠. 방금 당신이 보여준 왜곡 신호 패턴... 제가 찾던 바로 그거예요."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지팡이를 쥔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인사이트 스킬로 내 상태를 읽은 거다. 에로틱 게이지 72%, 왜곡된 신경 신호, 보스전에서 터진 비정상 쾌락 피드백까지.

[시스템 알림] 대상이 '인사이트' 스킬을 사용 중입니다. 스킬 레벨 차이로 인해 일부 정보만 노출됩니다.

"그래서? 신고할 거야? 아니면 연구 샘플로 해부라도?"

"해부까진... 분석이요. 그 능력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해요. 게임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현상이니까."

세라가 다가왔다. 로브 자락에서 희미한 알코올과 오존 냄새가 섞여 풍겼다. 현실 연구실 냄새다. 접속 직전까지 실험실에 있었을 거다.

"내가 왜 협조해야 하지?"

"당신 그 능력 쓸 때마다 오류 로그가 누적돼요. 지금도 0.3%씩 쌓이고 있고, 이 속도면 24시간 안에 시스템이 당신을 '바이러스'로 분류할 거예요."

정확했다. 시야 구석 오류 누적 수치 3.7%. 그녀가 못 보는 히든 퀘스트 경고까지 합치면 더 심각했다.

"내가 삭제되기 전에 연구 데이터나 뽑아가겠다는 거네."

"아니요. 같이 살아남는 방법을 찾는 거예요."

세라가 손을 내밀었다. 얇은 장갑 너머로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보였다. 나는 그 손을 잡는 대신 한 걸음 더 붙었다. 그녀의 호흡이 0.1초 멈췄다가 재개됐다.

"그럼 분석 시작해 보시지."

오른손이 번개처럼 뻗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동시에 스킬 발동.

[스킬 발동] '접촉 증폭' Lv.1 [효과] 접촉 부위의 감각 피드백 증폭률: 500%

세라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손목에서 푸른 빛이 번쩍이고, 곧바로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앗...?!"

짧고 날카로운 소리. 팔을 빼내려 했지만 내 손아귀는 풀리지 않았다. 증폭된 감각이 이미 신경계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이게 뭐... 으으...!"

"분석하고 싶다며. 직접 체험하는 게 더 빠르잖아?"

세라의 무릎이 휘청였다. 뒤로 물러서려다 돌 틈에 발이 걸렸다. 몸이 기울어지고, 나는 반사적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왼손이 로브 위로 허리 라인을 따라 미끄러졌다.

[접촉 증폭] 효과가 대상의 요추 부위로 확장됩니다. [쾌락 신호 변환] 대상의 통증 감지 회로를 쾌락 감지 회로로 임시 재할당 중...

"잠깐... 이거 놔... 으아앗!"

손바닥이 척추를 타고 올라갔다. 로브의 거친 천 촉감 너머로 체온이 전해졌다. 섭씨 36도. 증폭된 감각이 신경을 직격했다.

세라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목이 뒤로 젖혀지며 로브 깃 사이로 창백한 피부가 드러났다. 땀방울이 솟아 반짝였다. 나는 오른손을 그곳으로 가져갔다.

"하지 마... 아, 안 돼...!"

검지와 중지가 목 측면을 스쳤다. 경동맥이 지나는 지점. 맥박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분당 120회 이상.

[접촉 증폭] 레벨 상승! 현재 증폭률: 800% [대상 상태] 감도 +150%, 쾌락 저항력 -40%

손가락이 목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귀 뒤 오목한 부분, 턱선을 따라 내려오는 뼈의 곡선, 쇄골 위. 접촉할 때마다 세라의 몸이 감전된 듯 경련했다.

"아아... 으으... 이게 무슨..."

눈동자가 흔들렸다.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이 뒤섞였다. 이성으로 무장했던 얼굴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왼손이 허리에서 복부로 내려갔다. 로브 천을 사이에 두고 손바닥 전체로 배를 눌렀다. 복근이 수축하며 떨리는 감촉.

"배에... 배에 손대지... 마... 히익!"

[접촉 증폭]이 복부 신경총을 자극합니다. 쾌락 신호가 골반 신경으로 확산 중...

세라의 허리가 앞으로 튀어나왔다. 골반이 내 허벅지에 닿았다. 로브 아래로 감춰진 체형이 압력으로 전해졌다. 좁은 골반, 그 아래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살의 감촉.

"분석 잘 돼가?"

입술이 귓가에 닿을 듯 말 듯 다가갔다. 숨결이 귀를 스치자 어깨가 격하게 떨렸다. 귓바퀴 연골이 붉게 물들었다. 혈류 증가.

"그만... 그만둬... 이건 연구가 아니야... 으으..."

"연구 맞아. 아주 실전적인 연구지."

오른손이 쇄곽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로브 깃을 따라 손가락이 미끄러지며 가슴 위쪽에 닿았다. 천 너머로 유두가 단단하게 서 있는 게 느껴졌다. 완두콩 크기로 팽팽하게 긴장된 돌기가 손바닥을 눌렀다.

"읏...! 아... 안 돼, 거긴..."

세라가 팔을 뻗어 내 가슴을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증폭된 쾌락이 운동 신경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손바닥이 내 가슴에 닿았지만, 저항이 아니라 매달리는 동작이었다.

[대상 상태] 근력 -60%, 민첩성 -70% [에로틱 스탯] 감도 +250%, 오르가즘 임계치 40% 도달

나는 그녀의 손목을 다시 붙잡았다. 살며시, 하지만 확실하게. 엄지로 손목 안쪽을 눌렀다. 힘줄과 뼈 사이 오목한 부분에 맥박이 요동치고 있었다.

"손목... 손목도... 아아앗!"

[접촉 증폭]이 요골 신경을 자극합니다. 쾌락 신호가 척추를 통해 질 신경총으로 전이됩니다.

무릎이 완전히 풀렸다. 바닥으로 주저앉으려는 그녀를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차가운 던전의 돌벽에 등이 닿았다. 온도 차이가 새로운 자극을 줬다.

"차가워...! 으으... 그런데 왜... 왜 이렇게... 기분이..."

"기분 좋아?"

"아니... 아니야... 이건 비정상적인 신경 반응일 뿐이야... 아, 아앗!"

오른쪽 무릎이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로브 천이 접히며 허벅지 안쪽이 내 허벅지에 닿았다. 그 순간, 다리에 전해지는 감촉. 젖은 천. 로브 아래에서 스며나온 애액이 벌써 허벅지 안쪽을 적시고 있었다.

[감지됨] 대상의 질 분비물이 접촉 부위에 묻었습니다. [접촉 증폭] 효과가 체액을 통해 직접 전달됩니다. 증폭률: 1200%

"벌써 이렇게 젖었어?"

"아니... 그건 그냥 땀이야... 으으으...!"

손바닥이 허벅지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로브 자락을 걷어내자 맨살이 드러났다. 창백하고 매끄러운 피부. 허벅지 안쪽은 이미 애액으로 번들거렸다. 점액질의 투명한 액체가 중력에 따라 흘러내리며 긴 실을 만들고 있었다.

"땀치곤 좀 끈적이지 않나?"

"그만... 제발... 더 이상... 으히익!"

손가락이 팬티 위로 올라갔다. 얇은 천 너머로 음부의 형상이 느껴졌다. 불룩 솟은 치구, 그 아래로 갈라진 틈. 팬티는 이미 흠뻑 젖어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애액의 미지근한 온도가 손가락 끝으로 전해졌다.

검지로 음부를 천천히 눌렀다. 젖은 천이 오목하게 들어가며 대음순의 탄력 있는 살이 손가락을 감쌌다. 접촉 증폭 1200%의 붉은 빛이 번쩍였다.

"아아아앗!"

등이 활처럼 휘며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질이 격렬하게 수축했다. 팬티 너머로도 경련이 손가락에 전해졌다. 리드미컬한 수축과 이완. 질구가 손가락을 빨아들이려는 듯 움직였다.

[대상 상태] 질 경련 발생. 오르가즘 임계치 75% 도달. [에로틱 스탯] 감도 +400%, 쾌락 저항력 -80%

"이제 분석 결과 좀 나왔어?"

중지가 음핵을 찾았다. 팬티 위로 도드라진 작은 돌기. 완두콩보다 작은 그 기관에 손가락이 닿자 전신이 경직됐다. 눈이 뒤집혀 흰자위가 드러났다.

"거긴... 거긴 안 돼... 아, 아, 아앗...!"

"왜? 분석하려면 핵심 부위를 봐야지."

손가락이 음핵을 원형으로 문질렀다. 젖은 천이 미끄러지며 찌걱찌걱 마찰음을 냈다. 소리가 던전 안에 울렸다. 애액이 팬티를 완전히 적셔 투명한 천 너머로 음부의 형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접촉 증폭]이 음핵 신경절을 직접 자극합니다. 쾌락 신호 강도: 치명적

"히익...! 아... 아악...! 뭐가... 뭐가 나와... 아앗!"

질에서 애액이 분출됐다. 팬티를 뚫고 손가락을 적셨다. 미지근한 액체가 손바닥 전체로 퍼졌다. 30밀리리터는 돼 보이는 분출량. 허벅지와 내 손, 바닥까지 적셨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팬티를 옆으로 밀었다. 드러난 음부는 충혈되어 붉게 부어 있었다. 대음순이 벌어지고 소음순이 바깥으로 드러나 질 입구를 감싸고 있었다. 음핵은 완전히 발기해 1센티미터 가까이 돌출되어 반짝였다.

"보여... 보여주지 마... 부끄러워... 아, 그런데 자꾸... 자꾸 봐줘..."

목소리가 변했다. 이성적인 저항이 사라지고 애원이 섞이기 시작했다. 눈동자에는 갈망과 수치심, 풀리지 않은 성적 욕구만 남아 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검지를 질 입구에 댔다. 애액으로 미끄러워진 질구가 손가락을 쉽게 받아들였다. 따뜻하고 조이는 감촉이 첫 마디를 감쌌다.

"들어가... 손가락 들어온다... 아, 아아...!"

"분석해. 지금 네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검지가 천천히 질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질벽이 손가락을 꽉 조였다. 불규칙적인 근육 수축이 손가락 전체에 전해졌다. 내부는 섭씨 38도 가까이 뜨거웠고, 점막의 촉촉한 질감이 손가락을 휘감았다. 나는 손가락을 구부려 질 전벽을 눌렀다. 손가락 끝이 닿은 부위는 주변보다 약간 더 부풀어 있었고, 표면이 미세하게 울퉁불퉁했다.

"거기... 거긴... 아아아악!"

[접촉 증폭]이 G-스팟을 직접 자극합니다. [대상 상태] 오르가즘 임계치 95%

"제발... 제발... 안에... 손가락 말고... 진짜가 필요해... 아, 아아...!"

세라가 스스로 로브를 끌어올렸다. 창백한 배와 가슴이 드러났다. 유두는 완전히 발기해 짙은 분홍색으로 변해 있었다.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며 허리를 내 손가락 쪽으로 밀어붙였다.

"제발... 안에 뭔가를... 넣어줘... 아, 아, 아아앗...!"

질이 검지를 격렬하게 조였다. 질벽이 파도처럼 수축하며 손가락을 빨아들였다. 전신이 떨리고 눈동자가 완전히 뒤집혔다. 발가락이 오그라들고 등이 활처럼 휘었다.

[각인 진행 중] 대상의 신경 신호가 시전자에게 동기화됩니다. [진행률] 70%... 85%... 95%...

"간다... 가... 나 지금... 아, 아, 아아아아아아악!"

몸이 폭발했다. 질 경련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애액이 손가락을 타고 분출됐다. 비명이 던전에 울려 퍼졌다. 오르가즘의 파동이 전신을 휩쓸었다. 복근이 수축하고 허벅지가 떨리고 발가락이 오그라들었다. 질은 10초 이상 계속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수축할 때마다 손가락을 강하게 압박했고, 이완할 때는 뜨거운 애액이 새로 흘러나왔다.

[각인 완료] 대상 '세라'가 시전자에게 각인되었습니다. [각인 대상 상태] 감도 +300%, 충성도 50%, 쾌락 저항력 -95% [에로틱 스탯 흡수] '쾌락 분석' Lv.3 획득. 대상의 약점을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내 머릿속에서 폭탄이 터졌다.

[경고] 감각 과부하 수치 70% 돌파! [경고] 현실 신경계 역류 감지. 뇌 시상하부 과부하. [경고] 오류 로그 누적 8.3%. 시스템 감시망이 당신을 포착했습니다.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오른쪽 콧구멍에서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렸다. 코피. 게임 속 아바타의 얼굴에서 검붉은 피가 떨어져 던전 바닥에 떨어졌다. 동시에 현실의 육체도 반응했다. VR 헤드셋 너머로 진짜 코에서 피가 흐르는 감촉.

그뿐만이 아니었다. 성기가 발기했다. 게임 속 아바타가 아니라 현실의 육체. VR 슈트 안에서 페니스가 완전히 발기해 슈트의 압력 센서를 누르고 있었다. 귀두에서는 이미 투명한 점액이 스며 나와 슈트 안을 적시고 있었다. 감각 과부하가 쾌락 신호를 현실로 역류시킨 거다.

"크윽..."

두통이 밀려왔다. 관자놀이가 쑤셨다. 시야 가장자리가 일그러지며 게임 그래픽에 글리치가 발생했다. 아바타의 손이 순간적으로 픽셀화됐다가 복원됐다. 신경 신호가 잘려나갔다가 다시 연결되는 느낌. 뇌 깊숙한 곳에서 전기 신호가 튀는 듯한 불쾌한 찌릿함이 반복됐다.

"태호 씨?!"

세라가 정신을 차리고 나를 붙잡았다. 얼굴에서 오르가즘의 홍조가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눈동자에는 이미 연구자의 호기심과 함께 다른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었다. 충성도 50%가 만든 혼란스러운 감정. 나를 밀쳐내야 한다는 이성과 붙잡아야 한다는 충동이 충돌하는 표정.

"이게... 감각 과부하? 오류 로그 누적이 임계점에 도달한 건가요?"

"보여?"

"네. 당신의 생체 데이터가... 미쳐 날뛰고 있어요. 하지만 이건... 이건 엄청난 발견이에요! 쾌락 신호가 현실로 역류하다니, 이론상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세라가 내 얼굴을 감싸 쥐었다. 손가락이 코피를 닦아냈다. 그녀의 눈빛에는 걱정과 동시에 강한 소속감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분노도 있었다. 자신이 통제당했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 연구자로서 피험체로 전락했다는 수치심. 그러나 그 감정들은 이미 충성도 50%에 억눌려 왜곡되고 있었다.

"나랑 같이 가요. 내 연구실로. 거기서 이 현상을 분석하면 시스템의 감시를 회피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너... 방금 전까지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나?"

"물론이죠. 당신이 내 신경계를 해킹해 강제로 오르가즘을 유발했어요. 비윤리적이고 위험한 행위였죠."

입가에 묘한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에는 연구자의 흥분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스며든 복종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2년간 풀지 못한 연구 과제의 답을 찾았어요. 이건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열쇠'예요. 그리고..."

내 손을 잡았다. 아직 애액으로 젖어 있는 검지를 자신의 입술로 가져갔다.

"당신이 없으면 이제 나는... 다시는 이런 감각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아요."

혀가 내 손가락에 묻은 자신의 애액을 핥아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혀의 감촉이 손가락을 감쌌다. 혀끝이 손가락 마디 사이의 주름을 더듬으며 애액을 걷어냈다. 충성도 50%가 만들어낸 첫 번째 복종 행위였다.

[각인 효과] 대상이 시전자에게 심리적 의존성을 보입니다. [에로틱 게이지] 재충전 중... 현재 12%

나는 피가 멈추지 않는 코를 닦으며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려 했다. 첫 번째 동료. 복수를 위한 정보원. 그리고...

[긴급 알림] 비정상적인 신경 신호 패턴이 감지되었습니다. [긴급 알림] GM '카인'이 출동합니다. 도착 예정 시간: 03:00 [긴급 알림] 현재 위치에서 300미터 반경 내 모든 전투 스킬이 봉인됩니다. GM 권한 발동.

"카인...?"

레드 드래곤 길드 부길드장. 아리아의 오른팔이자 아발론 온라인 최강의 검사 중 하나. 그자가 GM 권한까지 가지고 있었다니.

세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카인이 직접 와요? 그자는... 당신 같은 '버그 플레이어'를 잡아서 영구 제명시키는 걸 전문으로 하는 GM이에요. 도망가야 해요!"

3분. 300미터. 모든 전투 스킬 봉인.

나는 세라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다리는 아직 풀려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 질에서 흘러내린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연구실은 어디야?"

"뉴럴 브로커 은신처 B-12 구역이에요. 하지만 3분 안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해요. 최소 10분은 걸려요."

"그럼 여기서 숨거나, 맞서거나."

시야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히든 퀘스트] '시스템의 감시자로부터 도주하라' [보상] 은신 스킬 '데드 존' 획득. 시스템 감시 회피율 +50% [실패 시] 계정 영구 삭제. 현실 신경계 손상 가능성 23%

나는 피 묻은 입술을 닦으며 웃었다. 3분. 카인이라는 놈이 어떤 놈인지 한번 볼까. 전투 스킬이 봉인됐다고? 좋아. 이 던전은 원래 QA 시절 내가 버그 체크하던 구역이다. 함정 위치, 몬스터 리스폰 패턴, 그리고 GM 권한으로도 못 건드리는 하드코어 트리거까지.

"세라, 네 인사이트 스킬로 카인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해. 좌표는 5초마다 갱신."

"하지만 전투 스킬이 봉인됐다면서요!"

"전투 스킬만 봉인됐지. 이건 전투가 아니야."

손바닥에 붉은 빛이 감돌았다. 접촉 증폭의 잔여 에너지가 아직 남아 있었다. 나는 던전 바닥의 균열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QA 시절 외웠던 함정 배열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동시에 잔여 에너지가 세라의 체내에 남은 각인 흔적과 공명했다. 그녀의 신경계에 남은 쾌락 신호의 잔향이 내 손끝으로 역류해 들어왔다. 미약하지만 분명한 전율. 이 던전의 감각 피드백 회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신경망처럼 느껴졌다.

"이건 던전 청소지. 카인을 몬스터로 치환해서, 이 던전 자체를 무기로 쓰는 거야."

세라의 인사이트가 반짝였다. 그녀가 허겁지겁 스킬을 발동하며 중얼거렸다.

"좌표 포착... 남서쪽 280미터. 접근 속도 초당 12미터. 2분 40초 후 접촉."

"충분해."

나는 첫 번째 함정 트리거를 작동시켰다. 던전 천장에서 마나 포식자 슬라임 열 마리가 떨어졌다. 전투용이 아니라 GM의 마나 탐지 신호를 교란하는 미끼다. 카인의 움직임이 0.5초 느려졌다. 그 순간, 접촉 증폭의 잔여 에너지가 슬라임들을 통해 증폭되어 던전 전체로 퍼져나갔다. 마치 신경 전달 물질이 시냅스를 건너듯.

"두 번째."

바닥의 균열을 따라 접촉 증폭의 잔여 에너지를 주입했다. 던전 전체의 감각 피드백 회로가 비명을 질렀다. 이 구역은 원래 플레이어의 발걸음을 감지해 함정을 발동하는 구조. 하지만 지금은 GM의 신경 신호를 역으로 추적하는 덫으로 바뀌었다. 카인이 발산하는 마나 탐지 파장이 내 에너지와 충돌하며 왜곡됐다. GM의 탐지 신호가 쾌락 신호로 변환되어 카인 자신에게 반사되기 시작했다.

[접촉 증폭 잔여 효과] GM의 마나 탐지 신호를 쾌락 주파수로 변환 중... [왜곡률] 12%... 18%...

던전 입구 쪽에서 무거운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쇠 갑옷이 돌바닥을 긁는 소리. 검날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 그 발소리에 미세한 불규칙성이 섞여 있었다. 평소라면 완벽했을 GM의 걸음걸이가 0.1초씩 흐트러지고 있었다. 쾌락 신호의 역류가 이미 카인의 신경계에 도달한 거다.

카인이 오고 있었다.

[도착까지 남은 시간] 02:47

"세라,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좌표로 이동해. 절대 1미터도 벗어나지 마."

"왜요?"

"이 던전의 함정 발동 조건은 '살아있는 것'이야. GM 권한으로 전투 스킬은 봉인해도, 함정 자체의 판정 로직은 못 건드려. 카인은 지금 자신이 사냥감인 줄 알겠지만..."

나는 마지막 트리거를 작동시켰다. 던전 전체의 조명이 꺼졌다가 붉은 비상등으로 바뀌었다. 하드코어 레이드 모드 발동. 이 모드에서는 GM의 관리자 권한 일부가 제한된다. QA 시절 내가 몰래 심어둔 백도어 코드였다. 동시에 접촉 증폭의 잔여 에너지가 던전의 신경망 전체를 오염시켰다. 이제 이 던전은 하나의 거대한 쾌락 증폭기였다. 모든 감각 신호가 왜곡되고, 모든 마나 탐지가 쾌락 주파수로 변환된다.

"사냥감은 카인이 아니라, 이 던전 자체야. 우리는 그걸 구경하는 관객이고."

발소리가 멈췄다. 카인이 함정의 기운을 눈치챈 거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의 신경계에 왜곡된 쾌락 신호가 쌓이기 시작했다. 아직 미약하지만, 이 던전에 머무는 모든 순간마다 증폭될 것이다. 전투 스킬은 봉인되어도, 이 쾌락의 덫은 GM 권한으로 차단할 수 없다. 전투 로직이 아니라 감각 피드백 자체를 해킹한 공격이니까.

나는 세라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그녀의 몸에서 아직 가시지 않은 오르가즘의 잔열이 전해졌다. 각인으로 연결된 신경계가 반응했다. 내 손길에 그녀의 질이 미세하게 수축하는 감각이 내 손끝으로 전해졌다. 접촉 증폭이 아니었다. 각인 자체가 만든 신경 동기화였다.

"어서 와, 카인. 네 전용 던전에 온 걸 환영해."

세라의 인사이트가 마지막으로 반짝였다.

"카인 접촉까지 10초... 그런데 태호 씨, 카인의 생체 신호가... 이상해요. 심박수가 불규칙하고, 마나 탐지 파장에 노이즈가... 이건 마치..."

"마치 뭐."

"방금 전의 저랑 똑같은 패턴이에요. 쾌락 신호가 마나 회로를 타고 역류하고 있어요."

나는 웃었다. 코피가 입가로 흘러내렸다. 현실의 페니스는 여전히 발기한 채 슈트를 적시고 있었다. 감각 과부하가 내 뇌를 찢어발기고 있었지만, 동시에 이 고통이 역설적인 쾌감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고통과 쾌락의 경계가 무너지는 감각. 뇌의 시상하부가 과부하를 일으키며 쾌락 신호를 무차별적으로 발산하고 있었다.

[쾌락 오버라이드] 감각 과부하가 쾌락 신호로 전환됩니다. [현재 전환율] 23%... 31%...

"카인, 네가 시스템의 감시자라면..."

던전 입구에 검은 갑옷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2미터에 가까운 거구. 한 손에는 GM 전용 아티팩트 소드, 다른 손에는 관리자 인터페이스가 반짝였다. 투구 아래로 날카로운 눈빛이 번뜩였다. 하지만 그 눈빛에 미세한 혼란이 스쳤다.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정상적인 감각 신호를 감지한 거다.

"이 던전이 네 무덤이야."

카인이 검을 뽑아 들었다. 동시에 그의 관리자 인터페이스에 경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GM 경고] 비정상적인 신경 신호 간섭이 감지되었습니다. [GM 경고] 마나 탐지 회로에 쾌락 주파수 혼선 발생. 필터링 불가.

카인의 눈이 가늘어졌다. 투구 아래로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게 무슨 짓이지, 버그 플레이어."

그 순간, 세라의 손이 내 손을 꽉 잡았다. 각인으로 연결된 신경계를 통해 그녀의 감정이 흘러들어왔다. 두려움, 흥분, 그리고 충성도 50%가 만들어낸 왜곡된 소속감. 그 감정들이 내 뇌의 쾌락 오버라이드와 뒤섞이며 새로운 종류의 전율을 만들어냈다.

"카인이 우리를 감지했어요. 그런데... 그의 신경 신호가 계속 왜곡되고 있어요. 마나 탐지가 전부 쾌락 신호로 변환돼서... 카인 자신도 이 던전의 영향을 받고 있어요!"

나는 세라를 벽 쪽으로 밀었다. 그녀의 등이 차가운 돌에 닿았다. 한 손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은 던전의 마지막 트리거를 향했다.

"잘 봐, 세라. 이게 진짜 던전 레이드다."

카인이 첫 걸음을 내디뎠다. 동시에 던전 전체의 감각 피드백 회로가 일제히 작동했다. 접촉 증폭의 잔여 에너지가 던전의 모든 표면을 오염시켰다. 바닥, 벽, 천장, 공기 중의 마나 입자 하나하나까지. 이 던전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카인의 모든 감각은 증폭되고 왜곡될 것이다. 발걸음의 진동이 쾌락 신호로 변환되어 척추를 타고 올라간다. 갑옷의 마찰음이 성감대를 자극한다. 마나 탐지 파장 하나하나가 전립선을 직격한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시작에 불과했다.

[히든 퀘스트 진행 중] '시스템의 감시자로부터 도주하라' [현재 전략] 던전 함정 + 접촉 증폭 잔여 에너지 + 쾌락 오버라이드 [카인 상태] 쾌락 신호 왜곡률 18%... 증가 중... [생존 확률] 67%... 상승 중...

카인의 검이 붉은 비상등 아래서 번뜩였다. 하지만 그 검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GM의 완벽했던 신경계가 처음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투구 아래로 흘러나온 숨소리에는 이미 미세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어디 숨었나, 버그 플레이어..."

그 목소리에 담긴 분노.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불안이 있었다.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정상적인 감각을 설명할 수 없는 GM의 혼란. 그 혼란이 쾌락 오버라이드의 먹잇감이었다.

나는 세라의 귀에 입술을 바짝 붙였다. 숨결이 그녀의 귓바퀴를 스쳤다. 각인된 신경계가 반응해 그녀의 질이 수축했다. 애액이 다시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제부터 진짜 게임이 시작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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