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제12장 쾌락흡성진

지하 수로의 출구, 차가운 바람이 핏빛 달빛을 실어 날랐다. 나찰여제의 붉은 입술이 뒤틀리며 터져 나온 웃음소리가 돌벽에 부딪혀 산산조각났다.

"혈영, 네가 나를 배신할 줄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이렇게 대놓고."

혈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에 쥔 비수는 이미 자신의 가슴께를 겨누고 있었고, 검은 피가 칼날을 타고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광기 어린 눈동자가 독고절을 향해 빛났다.

"주인. 혈영은 언제나 주인만을 바라봤습니다. 마교를 버리셨어도, 이 천하를 버리셨어도. 저만은. 절대. 버리지 않겠다고."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혈영의 발이 지면을 박찼다. 비수는 여전히 자신의 가슴을 겨눈 채, 그대로 나찰여제를 향해 돌진했다. 자살 돌격.

"미친!"

독고절의 손이 번개처럼 뻗어나갔다. 환희탈백수 제3초식, '파정식'이 혈영의 손목을 낚아챘다. 하지만 그보다 빨랐던 것은—

휘이이이익!

가는 바늘 서른 개가 허공을 갈랐다. 바늘 끝마다 은은한 분홍빛이 감돌았다. 나찰여제가 깔아둔 복병들의 혈도를 정확히 꿰뚫으며, 그들의 몸이 하나둘 허물어지듯 무너졌다.

"당가의 환희비침, 맛 좀 보셨수?"

당소소가 어둠 속에서 걸어나왔다. 그녀의 두 손가락 사이에는 아직 다섯 개의 독침이 반짝이고 있었다. 평소의 장난기 어린 미소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차가운 살의가 서려 있었다.

"나찰여제. 당신이 내 독을 역이용해서 스승님을 함정에 빠뜨렸지. 이번에는 내가 당신의 수를 역이용할 차례요."

당소소의 손가락이 다시 한 번 허공을 튕겼다. 이번에는 바늘이 아니라, 무색무취의 가루가 수로 전체에 퍼져나갔다. 나찰여제가 깔아둔 '쾌락의 결계'를 중화하는 해독 분말이었다.

그 순간, 지하 수로의 벽면에 새겨진 문양들이 일제히 빛나기 시작했다. 음란한 붉은빛. 수로 전체가 거대한 진법으로 변해 있었다.

"늦었어, 당가의 꼬마야."

나찰여제가 팔을 벌렸다. 그녀의 발밑에서부터 붉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안개 속에서 희미한 형체들이 일렁였다. 나체의 남녀들이 서로 얽혀 신음하는 환영, 피를 토하며 절규하는 무림인의 잔상,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 떠오른 거대한 자궁의 형상.

"쾌락흡성진. 중원 무림 전체의 욕망을 흡수해 나를 새로운 신으로 만드는 제단이지. 네놈들의 동료들이 여기 얼마나 많이 갇혀 있는지 아나? 청성파의 장문인, 화산파의 검수, 무당의 도사까지. 모두 나의 양식이 되었다."

나찰여제의 손가락이 허공을 가리켰다. 안개 속에서 익숙한 얼굴이 떠올랐다. 청수진인의 사형이었던 여섯 명의 아미파 제자들. 그들은 나체로 서로의 몸을 더듬으며, 눈동자에는 아무런 이성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한 명이 다른 제자의 가슴에 입을 맞추자, 젖꼭지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라 검붉은 액체를 흘렸다. 또 다른 제자는 자신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은 채 허공에 대고 무언가를 향해 골반을 비벼댔다.

"이런... 망할!"

청수진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가 검을 뽑으려 했지만, 독고절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함부로 뛰어들면 너도 저렇게 된다."

"하지만 사형들이...!"

바로 그때, 혈영이 움직였다.

그녀는 독고절이 붙잡은 손목을 스스로 비틀어 뼈를 탈골시켰다. 뚜둑, 섬뜩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독고절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왔다. 탈골된 손목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나찰여제를 향해 달려들었다.

"주인을 위한다면, 이 목숨쯤이야!"

혈영의 몸에서 검은 피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혈랑마공의 최종 오의, '혈신해체'. 자신의 몸을 피로 분해해 적을 오염시키는 자폭 기술이었다. 그녀의 왼손에 쥔 비수가 번쩍였다. 자신의 가슴을 향해 칼끝이 움직였다. 천천히, 마치 애인을 쓰다듬듯. 칼날이 그녀의 왼쪽 가슴 위를 스치자 검은 피가 솟구쳤다. 이어 비수가 배꼽 아래로 내려갔다.

비수의 끝이 그녀의 음부에 닿았다. 날카로운 칼끝이 음핵을 살짝 누르며 빙글빙글 돌았다. 검은 피가 음순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칼날을 음순 사이로 밀어 넣었다. 대음순이 갈라지며 검붉은 핏줄기가 솟구쳤다. 칼날이 질 입구를 스치며 더 깊이 파고들었다. 1치, 2치... 비수가 그녀의 질 속으로 천천히 빨려 들어갔다. 질벽이 칼날을 조이며 검은 피를 뿜어냈다.

"주인만이 가질 수 있는 이 몸. 주인만이 더럽힐 수 있는 이 살. 주인만이 뚫을 수 있는 이 구멍. 이제 주인께 바치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광기와 환희로 떨렸다. 비수가 질 속에서 더 깊이 파고들며 자궁 입구를 칼끝으로 긁었다. 검은 피가 허벅지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려 바닥에 고였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찢으며 자폭의 주문을 외웠다. 칼날이 질 깊숙한 곳에서 혈관을 끊어내는 섬뜩한 감촉이 그녀의 허리를 타고 전해졌다.

"안 된다!"

독고절이 외쳤다. 그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혈영의 등 뒤로 파고들었다. 환희탈백수의 두 손이 혈영의 양쪽 견갑골을 짚었다.

"네 진심, 내가 받아주마."

독고절의 열 손가락이 혈영의 등을 더듬었다. 단순한 금나수가 아니었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황금빛 내공이 뿜어져 나와 혈영의 혈도 속으로 파고들었다. 동시에 쾌락흡성대법이 가동되었다.

"으읏!"

혈영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녀의 몸이 허공에서 떨렸다. 독고절의 손가락이 그녀의 견갑골을 타고 척추를 따라 내려갔다. 마디마디,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혈영의 몸속에서 검은 독기가 뿜어져 나왔다.

"주, 주인... 안 됩니다... 제 몸은 이미..."

"닥치고 느껴라."

독고절의 왼손이 혈영의 허리를 감쌌다. 오른손은 그녀의 하복부를 압박하며 단전으로 통하는 혈도를 열었다. 환희탈백수의 진정한 위력은 단순히 상대를 쾌락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었다. 상대의 내공 흐름을 완전히 장악하고, 그 흐름을 자신의 것과 동기화시키는 것.

혈영의 혈랑마공은 이미 그녀의 몸을 좀먹고 있었다. 하지만 독고절은 그 독기조차 자신의 쾌락흡성대법으로 빨아들였다. 검은 독기가 황금빛 내공과 만나 중화되고, 그 안에 담긴 혈영의 감정만이 순수하게 추출되었다.

"아... 아아..."

혈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몸이 독고절의 품에 완전히 안겼다. 등 뒤에서 파고드는 열 손가락의 감촉에 그녀의 질이 경련을 일으켰다.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주인... 주인... 제발... 절 버리지 마십시오..."

혈영의 목소리가 어린아이처럼 떨렸다. 독고절의 손가락이 그녀의 음부를 덮었다. 손가락이 음순을 벌리고, 질 입구를 빙글빙글 문질렀다. 점액이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버리지 않는다. 네가 나를 버리지 않았듯이."

독고절의 오른손 중지가 혈영의 질 속으로 파고들었다. 뜨거운 질 내벽이 손가락을 물었다. 내벽은 끈적하고 매끄러우면서도 질긴 탄력으로 손가락을 압박했다. 마치 수십 개의 작은 혀가 한꺼번에 핥는 듯한 감촉. 내부 온도는 마치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동시에 쾌락흡성대법이 전면적으로 가동되었다.

독고절의 검지도 질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두 손가락이 질 내벽을 천천히 벌렸다. 안쪽 벽면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지만, 더 깊은 곳은 오히려 뜨겁고 바싹 마른 듯한 독특한 질감이 손끝에 전해졌다. 혈영이 평생 쌓아온 혈랑마공의 독기가 질 내벽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질벽의 주름 하나하나가 손가락 마디를 감싸고 조여왔다.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읏... 하아... 주인... 제 안이... 뜨거워요..."

혈영이 몸부림쳤다. 그녀의 질이 독고절의 손가락을 더 깊이 빨아들였다. 독고절은 손가락을 천천히 빼다가 다시 밀어 넣었다. 질 입구의 조임이 더욱 강해졌다. 마치 손가락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애액이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려 손바닥을 적셨다. 그 점액은 보통 여인의 것과 달리 미끈하면서도 약간의 점성이 있어 손가락 사이사이에 달라붙었다.

"느껴라. 네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독고절의 약지가 혈영의 음핵을 눌렀다. 동시에 질 속의 두 손가락이 더 깊이 파고들어 자궁 입구를 손끝으로 톡톡 두드렸다. 그 순간, 혈영의 질 내벽이 격렬하게 수축했다. 마치 폭발 직전의 화약고처럼.

"아아아아앗!"

혈영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그녀의 질이 독고절의 손가락을 강하게 조였다. 애액이 손가락을 타고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투명한 액체가 바닥에 고였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육체적 절정이 아니었다.

독고절은 손가락을 천천히 빼냈다. 질 입구가 아쉬운 듯 손가락을 물고 늘어졌다. 퍽, 하고 손가락이 빠지자 질 속에서 애액이 쏟아져 나왔다. 독고절은 혈영의 몸을 돌려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 그녀의 눈은 이미 풀려 있었고, 입술은 반쯤 벌어진 채 가쁜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독고절은 자신의 하의를 풀었다. 이미 단단히 솟아오른 성기가 튀어나왔다. 귀두는 검붉게 빛나고 있었고, 표면의 핏줄이 꿈틀거렸다. 길이는 한 자에 가까웠고, 굵기는 여인의 손목만 했다. 귀두 끝에서는 이미 투명한 점액이 흘러나와 반짝이고 있었다.

"주인의... 주인의 성기다..."

혈영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녀의 질이 기대에 차서 다시 한 번 경련을 일으켰다. 독고절은 그녀의 허벅지를 양손으로 벌렸다. 질 입구가 붉게 부풀어 올라 벌어져 있었고, 음핵은 완전히 발기해 껍질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받아라. 네 평생의 충성을."

독고절의 성기가 혈영의 질 입구에 닿았다. 귀두가 음순을 밀어내며 천천히 파고들었다. 질 입구가 귀두의 크기에 맞춰 한계까지 벌어졌다. 혈영의 질 내벽이 성기를 감싸며 빨아들였다.

"크으윽!"

혈영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그녀의 질이 독고절의 성기를 뿌리째 삼켰다. 한 자 길이의 성기가 전부 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귀두가 자궁 입구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질 내벽이 성기의 굵기에 맞춰 극한까지 팽창하며, 마치 찢어질 듯한 압박감이 혈영의 전신을 관통했다.

"주, 주인... 너무... 너무 커요... 배가... 배가 찢어질 것 같아요..."

"견뎌라. 이것이 바로 진정한 결합이다."

독고절이 허리를 빼다가 다시 밀어 넣었다. 성기가 질벽을 쓸며 움직일 때마다 질 내부의 주름들이 귀두를 감싸고 핥았다. 퍽, 퍽, 퍽. 규칙적인 리듬으로 성기가 질 속을 파고들었다. 한 번 밀어 넣을 때마다 혈영의 하복부가 불룩 솟아올랐다. 성기의 형태가 그녀의 배꼽 아래로 또렷이 드러났다.

동시에 쾌락흡성대법이 전면적으로 가동되었다. 독고절의 성기가 혈영의 질 내벽을 통해 그녀의 단전과 직접 연결되었다. 혈랑마공의 검은 독기와 그녀의 평생 내공이 성기를 타고 독고절의 몸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성기의 귀두가 자궁 입구를 강하게 빨아들이며, 마치 펌프처럼 혈영의 내공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짜내고 있었다.

"아아아... 나... 나의 모든 것이... 주인께...!"

혈영의 질이 격렬하게 수축했다. 질벽이 독고절의 성기를 압박하며, 마치 모든 것을 토해내려는 듯 경련했다. 그녀의 자궁이 열리며 마지막 남은 내공의 정수가 귀두를 통해 흡수되었다. 질 내벽이 성기를 따라 길게 경련하며, 입구부터 자궁까지 모든 근육이 일제히 조여들었다.

"간다!"

독고절이 허리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성기가 자궁 입구를 완전히 뚫고 자궁 내부로 파고들었다. 귀두가 자궁벽에 닿는 순간, 그의 성기가 폭발하듯 팽창했다.

"으으으으으윽!"

뜨거운 정액이 혈영의 자궁 속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한 번, 두 번, 세 번... 성기가 수축할 때마다 엄청난 양의 정액이 분출되었다. 정액이 자궁을 가득 채우고도 남아 나팔관을 타고 역류했다. 혈영의 하복부가 임신한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동시에 혈영의 모든 내공이 독고절의 성기를 통해 완전히 흡수되었다. 검은 빛과 붉은 빛이 뒤섞인 혈랑마공의 기운이 정액과 함께 뒤섞여, 독고절의 단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질 내벽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크게 경련하며 성기를 조였을 때, 그 압력에 실려 혈영의 내공이 독고절의 성기를 타고 흘러들어왔다. 마치 질 자체가 내공을 짜내는 펌프처럼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그 기운 속에는 혈영의 평생에 걸친 충성과 집착, 사랑과 두려움이 녹아 있었다.

"주인... 이걸로... 이걸로 혈영은... 주인께 모든 것을..."

혈영의 목소리가 끊어졌다. 그녀의 질이 마지막으로 한 번 크게 경련하더니, 질벽이 성기를 놓지 않으려는 듯 바짝 조여들었다가 축 늘어졌다. 그녀의 내공은 완전히 소멸했다. 하지만 목숨은 붙어 있었다. 독고절이 그녀의 심맥만은 지켜낸 것이다.

독고절이 천천히 성기를 빼냈다. 퍽, 하고 귀두가 질 입구를 빠져나오자, 질 속에 가득 찼던 정액이 하얗게 쏟아져 나왔다. 정액과 애액, 그리고 검은 피가 뒤섞여 혈영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바보 같은 녀석."

독고절이 혈영의 몸을 안았다. 그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방금 그가 흡수한 것은 단순한 내공이 아니었다. 혈영의 일생이 담긴 감정의 결정체. 그녀가 얼마나 깊이, 얼마나 처절하게 그를 사랑했는지가 뼈저리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감정은 쾌락흡성대법을 통해 독고절의 내공과 완전히 융합되었다. 황금빛 내공 속에 붉은 실핏줄 같은 혈영의 기운이 스며들었다. 그것은 더 이상 독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바친 희생이 정제한, 순수한 힘이었다.

그 순간, 독고절의 피부가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혈영의 감정이 그의 혈관을 타고 흐르며, 마치 그녀의 손길이 직접 그의 살갗을 쓰다듬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손끝이 예민해져 바람의 흐름마저 감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 눈앞에 혈영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둠 속에서 주인을 기다리던 밤들, 그의 곁에서 죽을 각오로 싸웠던 전투들, 그리고 그가 마교를 버렸을 때 느꼈던 그 찢어지는 듯한 상실감. 그 모든 감정이 독고절의 뇌리를 때렸다. 가슴 한복판이 뜨거워지더니, 그 열기가 단전으로 스며들었다. 내공이 요동쳤다. 황금빛과 붉은빛이 소용돌이치며, 그의 혈도 곳곳에 스며든 혈영의 감정이 새로운 감각을 깨웠다. 마치 온몸의 살갗이 수천 개의 입술로 변한 듯, 공기 중의 미세한 진동 하나하나가 쾌락으로 바뀌어 전해졌다.

"이것이... 진심의 무게인가."

독고절이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고 무거웠다. 혈영의 감정이 그의 내공에 스며들며, 그가 모르던 감각의 차원을 열어젖히고 있었다.

청수진인이 조용히 다가왔다. 그녀는 혈영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손목에 남은 흉터를 만졌다.

"나도 저 아이와 다르지 않았어요. 당신에게 패배한 순간, 오히려 구원받았다고 느꼈으니까."

당소소도 옆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손에는 새로운 환희비침 한 움큼이 쥐어져 있었다.

"스승님. 잡담은 나중에. 나찰여제가 아직 살아있수."

맞았다. 나찰여제는 여전히 붉은 안개 속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이 더욱 광기 어리게 빛났다.

"감동적인 막이로군. 혈영, 네가 거기까지 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나는 한 가지 확실히 알게 되었어."

나찰여제의 몸에서 붉은 안개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안개 속에서 수많은 얼굴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녀가 흡수한 무림인들의 왜곡된 욕망이었다.

"진심이란 게 뭔지. 그리고 그 진심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가졌는지. 그래서 말인데..."

그녀의 양손이 허공을 움켜쥐었다. 안개 속의 얼굴들이 일제히 독고절을 향해 돌진했다.

"네 진심이 나의 왜곡된 욕망을 이길 수 있을지, 시험해 보자!"

왜곡된 욕망의 폭풍이 몰아쳤다. 그것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었다. 닿는 순간 피부가 불타는 듯한 통증, 귀를 찢는 비명, 그리고 강제로 주입되는 역겨운 환각의 향연.

독고절의 피부 위로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감촉이 번졌다. 수백 마리의 지네가 살갗을 파고드는 듯한 착각이 그를 덮쳤다. 환각 속에서 한 남자가 네 발로 기어 다니며 자신의 배설물을 먹고 있었다. 또 다른 여인은 자신의 유두를 스스로 찢으며 피를 성배에 담고 있었다. 남자와 여자가 머리와 다리를 뒤바꿔 뒤틀린 체위로 교접하며, 그들의 성기에서는 고름 같은 누런 체액이 흘러나왔다. 아이를 안은 어미의 환영이 나타났다가, 그 아이가 어미의 젖가슴을 물어뜯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수백 명의 뒤틀린 성욕이 그를 덮쳤다. 그의 귀에 음란한 신음과 절규가 뒤섞여 들려왔다. "더... 더 줘..." "살려줘..." "부숴줘..." 코를 찌르는 것은 핏빛 정액의 비릿한 냄새, 썩은 생선 같은 여인의 분비물 냄새, 그리고 시체가 부패하는 단내였다.

"이것이... 네가 모은 힘이냐?"

독고절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동자에 황금빛과 붉은빛이 함께 타올랐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진심의 무게를 보여주마."

그의 몸에서 폭발적인 내공이 뿜어져 나왔다. 혈영의 희생, 청수진인의 사랑, 당소소의 신뢰가 하나로 융합된 쾌락의 기운이 붉은 안개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지하 수로 전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천장에서 돌가루가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그 충돌의 한가운데서, 나찰여제의 웃음소리가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

"좋아! 그럼 시작해 볼까? 진짜 게임을!"

나찰여제의 양손이 허공을 휘저었다. 붉은 안개가 소용돌이치며 뭉쳐들었다. 안개는 순식간에 거대한 형체를 이루었다. 길이 열 척, 굵기는 어른 팔뚝만한 성기 모양의 촉수 다섯 개가 그녀의 등 뒤에서 솟아올랐다. 촉수 표면에는 욕망에 일그러진 무림인들의 얼굴이 돋을새김처럼 떠올라 있었다. 촉수 끝에서는 끈적한 붉은 점액이 뚝뚝 떨어졌다.

"이것이 바로 쾌락흡성진의 진정한 모습이다! 네놈들의 사랑, 충성, 신뢰 따위가 이 오욕의 결정체를 뚫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촉수 하나가 번개처럼 뻗어나와 독고절을 향해 곧장 내리꽂혔다. 동시에 다른 촉수들이 청수진인과 당소소, 그리고 쓰러진 혈영을 향해 갈라졌다.

청수진인이 검을 뽑아 촉수를 막으려 했지만, 촉수는 검을 타고 흘러내리며 그녀의 오른쪽 소매를 찢어버렸다. 찢긴 천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어깨와 쇄골이 붉은 안개 속에서 희뿌옇게 빛났다. 촉수 하나가 그녀의 가슴을 향해 곧장 달려들었다. 청수진인이 급히 몸을 비틀었지만, 촉수의 끝이 그녀의 속옷 위로 유두를 강하게 후려쳤다.

"으아앗!"

청수진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촉수에 닿은 순간, 강제적인 쾌락이 그녀의 유두를 타고 전신으로 번졌다. 유두가 비정상적으로 발기하며 속옷을 뚫고 솟아올랐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아미파의 엄격한 계율이 스쳐 지나갔다. 새벽 예불, 냉수 목욕, 단정한 옷매무새, 그 모든 절제의 기억이 지금 유두 하나가 촉수에 희롱당하는 이 순간과 충돌하며 끔찍한 모순을 일으켰다. 그녀는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스스로의 몸을 만져본 적 없었다. 그런데 지금, 저 역겨운 촉수가 그녀의 유두를 빨아들이는 감촉이 너무나도 강렬하게 느껴졌다. 수치심이 치밀었다. 자신이 더럽혀지고 있다는 분노. 그러나 동시에, 그토록 억눌러왔던 육체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반응하는 것이 더 큰 수치였다.

"이런... 더러운..."

촉수가 다시 한 번 그녀의 가슴을 휘감았다. 촉수 표면의 얼굴들이 그녀의 유두를 빨아들이며 음탕한 소리를 냈다. 유두 끝이 촉수의 빨판에 물리자, 전기가 통하는 듯한 쾌감이 그녀의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그녀의 질이 자신도 모르게 수축하며 애액을 흘렸다. 속옷이 축축하게 젖어 허벅지에 달라붙었다. 청수진인은 이를 악물었다.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 강제된 쾌락일 뿐이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할수록, 자신의 질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의 양은 더욱 늘어났다. 억압된 본능이 촉수라는 열쇠에 의해 강제로 열리고 있었다.

"이, 이런 짓이...!"

당소소가 독침을 연발했지만, 촉수는 독침을 그대로 흡수해버렸다. 오히려 촉수가 더 크게 부풀어 올랐다. 촉수 하나가 당소소의 허리춤을 휘감으려 했고, 그녀가 급히 몸을 뒤로 젖혔지만 허리띠가 끊어지며 치마가 흘러내렸다. 속살이 드러난 그녀의 허벅지가 안개 속에서 떨렸다. 다른 촉수가 그녀의 뒤에서 치솟아 올라, 속옷을 찢고 음부를 덮쳤다. 촉수의 끈적한 표면이 그녀의 음순을 비비며 점액을 발랐다.

"스승님! 이 촉수들... 으읏...!"

당소소의 말이 신음으로 끊겼다. 촉수가 그녀의 음핵을 강하게 빨아들이며, 질 입구를 귀두 모양의 끝으로 문지르고 있었다. 촉수에서 분비되는 점액이 그녀의 질 속으로 스며들며, 강제적인 쾌락을 주입했다.

그 쾌락이 당소소의 몸속으로 파고드는 순간, 그녀는 자신의 가장 큰 굴욕을 떠올렸다. 당문의 후계자로서, 그녀는 자신의 몸 자체가 독기가 되어 왔다. 그녀의 타액, 땀, 심지어 질의 애액조차도 일정한 독성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촉수는 그녀의 독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었다.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완전히 무력화되었다는 사실이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더 굴욕적인 것은, 독이 통하지 않는다는 안도감이 무의식중에 그녀의 저항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이었다. 촉수의 쾌락에 몸을 맡기면, 적어도 자신의 독 때문에 누군가를 해치지 않아도 된다는 뒤틀린 안심이 그녀의 의지를 갉아먹고 있었다.

"내 독이... 먹히지 않다니... 으으... 이럴 순..."

그녀의 질이 의지와 상관없이 애액을 줄줄 흘렸다. 촉수의 점액과 그녀의 애액이 뒤섞여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당소소는 분노로 떨면서도, 동시에 그 촉수가 주는 쾌락에 자신의 질 내벽이 경련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의 독이 무력화된 순간, 오히려 순수한 육체적 쾌락만이 남았다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절망하게 만들었다.

독고절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촉수를 환희탈백수로 쳐냈다. 하지만 촉수는 단단하면서도 끈적거렸다. 손바닥에 닿는 감촉은 마치 살아 있는 살덩이를 만지는 듯했다. 촉수 표면의 얼굴들이 독고절의 손길에 반응해 음탕한 신음을 흘렸다.

"이건 단순한 쾌락의 힘이 아니다..."

독고절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천장에서는 계속 돌가루가 쏟아져 내렸고, 바닥의 물은 붉게 물들어 올라오고 있었다. 무너지는 수로 속에서 세 여인은 각자 촉수에 쫓기며 옷이 찢겨나가고 있었다.

"크윽!"

청수진인의 왼쪽 소매가 또 한 번 찢겼다. 이제 그녀의 상반신은 속옷만 남은 상태였다. 촉수가 그녀의 가슴께를 스치며 붉은 점액을 묻혔다. 또 다른 촉수가 그녀의 등 뒤에서 다가와, 속옷 끈을 끊어버렸다. 가슴이 완전히 드러나며, 두 개의 유두가 붉은 안개 속에서 떨렸다. 촉수가 그녀의 유두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빨판이 유두를 빨아들이며, 동시에 촉수 표면의 얼굴들이 그녀의 유륜을 핥았다.

"사부! 뒤를 조심하수!"

당소소의 외침에 청수진인이 몸을 돌렸지만, 이미 다른 촉수가 그녀의 등 뒤에서 치솟고 있었다. 촉수 하나가 그녀의 치마 속으로 파고들어, 속옷을 찢고 질 입구를 직접 비볐다. 촉수의 귀두 모양 끝이 그녀의 음순을 벌리며 질 입구를 핥았다. 청수진인의 허리가 휘청였고, 그녀의 입에서 참지 못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하아... 안 돼... 이런... 으으..."

촉수가 그녀의 질 입구를 벌리며 귀두 모양의 끝을 밀어 넣으려 했다. 질 입구가 촉수의 굵기에 맞춰 벌어지며, 내벽이 드러났다. 청수진인은 안간힘을 다해 검으로 촉수를 베었지만, 촉수는 잘려도 곧바로 재생했다. 그녀의 질 입구가 촉수의 끝을 물며 거부하려 했지만, 촉수에서 분비되는 점액이 질벽을 마비시키며 강제로 이완시켰다. 그녀의 머릿속이 혼란으로 가득 찼다. '이런 역겨운 것에... 내가... 그러나 왜... 왜 이렇게...' 그녀의 질이 촉수를 받아들이려 준비하며 애액을 더욱 흘렸다. 수치심과 쾌락이 그녀의 내면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나찰여제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무너지는 수로 전체에 울려 퍼졌다.

"어떠냐, 독고절! 네 여인들이 하나둘 벌거벗겨지고, 촉수에 능욕당하는 꼴을 보는 기분이! 저 아미파 도사가 촉수에 질을 뚫리기 직전이구나! 수십 년 쌓은 도행도 결국 촉수 앞에선 한낱 암캐 신세! 당가의 꼬마는 자신의 독이 무력화된 채 음핵을 빨리고 있지! 이것이 바로 진짜 쾌락이다! 지켜보는 자의 쾌락, 빼앗기는 자의 절망, 그리고 빼앗는 자의 환희!"

다섯 개의 촉수가 일제히 허공에서 멈췄다. 그리고 다음 순간, 동시에 독고절과 세 여인을 향해 쇄도했다.

"자, 선택해라! 누구를 구할 것이냐! 아니면... 모두 함께 나의 품에 안길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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