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고본
쾌락림의 뒷골목은 썩은 술지게미와 핏물, 그리고 오래된 정액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독고절은 느릿느릿 걸었다. 취홍각 이층에서 느낀 그 살기, 붉은 그림자의 주인을 굳이 쫓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먼저 올 테니까. 혈영은 언제나 그랬다. 그가 등을 돌리면 더 빠르게 달려와 앞을 막아섰다.
발걸음을 멈췄다.
달빛도 닿지 않는 골목 끝, 어둠 속에서 붉은 비단이 바람에 흔들렸다.
"주인."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연인의 귓가에 속삭이는 밀어처럼 달콤했다. 그러나 그 달콤함 속에 칼날이 숨어 있었다. 독고절은 그 목소리를 들으며 낮게 웃었다.
"3년 만이군. 아직도 그 버릇 못 고쳤나 보지. 내 뒤통수에 칼 겨누는 거."
어둠에서 걸어 나온 혈영은 밤을 찢어 만든 옷을 입은 듯했다. 짙은 붉은색 전신 야상이 바람에 펄럭였고, 좁은 허리에는 두 자루의 단검이 교차되어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짐승처럼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났다.
"3년 2개월 17일입니다."
혈영이 한 걸음 다가왔다.
"하루도 빠짐없이 세었습니다. 주인이 저를 버린 그날부터."
"버린 게 아니라 자유를 준 거다."
"자유 따윈 필요 없습니다."
혈영의 손이 허리춤으로 움직였다. 독고절은 그 움직임을 알아챘다. 그녀가 검을 뽑기 직전 숨을 들이쉬는 미세한 순간, 어깨 근육이 수축하는 찰나.
그 찰나에 독고절의 손가락이 번개처럼 뻗어 나갔다.
환희탈백수.
중지와 검지가 혈영의 오른쪽 손목 태연혈을 찔렀다. 동시에 엄지는 그녀의 손바닥 중앙 노궁혈을 눌렀다. 혈영의 손이 경련을 일으키며 단검을 놓쳤다. 쇠붙이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골목에 울렸다.
"아……!"
혈영의 입에서 새어 나온 것은 고통의 비명이 아니었다.
뜨거운 숨, 억눌린 신음.
독고절의 손가락에서 흘러나온 진기가 그녀의 혈도를 타고 순식간에 전신으로 퍼졌다. 진기는 마치 살아 있는 촉수처럼 혈영의 경맥을 따라 번져갔다. 손목에서 팔꿈치로, 어깨에서 척추를 타고 미골까지. 진기가 지나간 자리마다 피부가 화끈거리고, 근육이 저릿하게 풀렸다. 혈영의 무릎이 꺾였다. 그녀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독고절의 어깨를 붙잡았다.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이, 이런…… 수법은……."
혈영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녀의 볼이 붉게 달아올랐고, 숨은 점점 거칠어졌다. 진기가 하복부에 도달하자 자궁이 묵직하게 수축했다. 다리 사이가 축축하게 젖어드는 걸 스스로 느끼며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음순이 부풀어 오르고, 애액이 속옷을 적셔 허벅지 안쪽으로 흘러내렸다.
"환희탈백수라는 거다. 내가 새로 익힌 초식이지."
독고절은 그녀의 손목을 잡은 채 천천히 꼬았다. 혈영의 팔이 등 뒤로 돌아갔다. 그녀의 가슴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밀려 나왔다. 붉은 야상 아래로 두 개의 봉우리가 단단하게 솟아올랐다. 유두가 옷감을 밀어 올릴 만큼 빳빳하게 발기해 있었다.
"주인은…… 변하셨군요."
혈영이 힘겹게 웃었다. 눈꺼풀이 반쯤 내려간 그녀의 눈동자에는 광기와 쾌락이 뒤섞여 반짝였다.
"변했지. 권력에 질려 강호를 버렸고, 이제는 쾌락으로 이 강호를 다시 제패하려 한다."
"쾌락……."
혈영이 그 말을 입 안에서 굴렸다. 마치 달콤한 독을 음미하는 것처럼.
"그럼 저에게도 그 쾌락을 베푸소서, 주인."
독고절은 그녀의 손목을 놓았다. 혈영은 바닥에 주저앉지 않았다. 대신 몸을 돌려 독고절과 정면으로 마주 섰다. 그녀의 키는 독고절의 턱까지 왔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다.
"신 마교는 분열되었습니다. 나찰여제라는 여자가 쾌락림을 앞세워 잔존 세력을 삼키려 하고, 흑수성의 장로들은 각자 세력을 모아 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
"알고 계시면서 돌아오지 않으셨습니까."
혈영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날카로워졌다. 그녀의 손이 독고절의 옷깃을 움켜잡았다.
"마교는 주인의 것입니다. 주인이 세우고, 주인이 통일하신 제국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내가 버린 것이다."
독고절의 대답은 담담했다.
혈영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그녀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떨었다. 분노인지 슬픔인지 알 수 없는 떨림이었다.
"그럼 저도 버리실 겁니까."
속삭임에 가까운 질문이었다.
"혈영."
"버리지 마십시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눈가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광기가 그녀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불타올랐다.
"돌아오지 않으신다면, 차라리……."
혈영의 손이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검을 향한 게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허리띠를 풀었다. 붉은 야상이 어깨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달빛 한 점 없는 어둠 속에서도 그녀의 살결은 뱀처럼 매끄럽게 빛났다.
"제 손으로 주인을 죽이겠습니다."
벗겨진 옷 아래, 혈영의 몸은 상처투성이였다. 칼자국, 화상 흔적, 채찍에 맞은 듯한 길쭉한 흉터들이 그녀의 복부와 옆구리, 허벅지를 가로질렀다. 3년 동안의 추적과 전투가 남긴 훈장이었다.
독고절은 그 상처들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럼 이것도 거부하실 건가요, 주인."
혈영이 독고절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 위로 올렸다. 그녀의 유방은 단단하고 뜨거웠다. 손바닥 아래로 심장이 격렬하게 뛰는 게 느껴졌다. 유두가 그의 손바닥 중앙을 파고들었다.
"3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주인의 손길, 주인의 목소리, 주인의 체온을."
그녀가 독고절의 손가락을 하나씩 깨물었다. 집게손가락부터 새끼손가락까지, 천천히, 마치 맹세를 새기듯이. 이빨이 살갗을 살짝 파고들 때마다 그녀의 혀가 상처를 핥았다.
"이제 더는 기다릴 수 없습니다."
혈영의 혀가 독고절의 엄지손가락을 핥았다. 뜨겁고 축축한 감촉이 손가락을 타고 올라왔다. 그녀는 그의 엄지를 입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으며 빨아들였다. 혀끝이 손톱 밑을 파고들고, 입천장이 손가락 마디를 압박했다.
독고절의 하복부에서 열기가 치솟았다.
"네 충성심은 언제나 뒤틀려 있었지."
그가 낮게 웃으며 손을 빼냈다. 대신 혈영의 턱을 잡아 올렸다. 그녀의 입술이 반쯤 벌어졌다. 침이 실처럼 번들거렸다.
"주인을 향한 충성에 뒤틀림이 어디 있습니까."
혈영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녀의 손이 독고절의 바지춤을 더듬었다. 그녀의 손가락은 능숙했다. 3년 전 마교주의 침실을 지키던 밤들의 기억이 손끝에 배어 있었다.
"저는 주인의 검입니다. 주인의 칼집입니다. 주인이 원하시는 대로 써주십시오."
그녀가 바지를 끌어내렸다. 독고절의 성기는 이미 단단하게 발기해 있었다. 귀두가 핏줄을 따라 붉게 빛나고, 표면에는 푸른 혈관이 도드라져 있었다. 혈영은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거칠고 차가운 돌바닥이 그녀의 무릎을 찧었다.
"하지만 버리시면 안 됩니다."
그녀가 독고절의 성기를 두 손으로 감쌌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들이 귀두에서 뿌리까지 천천히 쓸어 내렸다. 손바닥의 굳은살이 표면을 스칠 때마다 독고절의 성기가 그녀의 손아귀 안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영원히, 영원히 저를 버리지 마십시오."
혈영이 혀를 내밀어 귀두를 핥았다. 뜨거운 혀끝이 요도의 입구를 파고들었다. 독고절은 숨을 들이켰다. 그녀의 혀는 능숙했다. 귀두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원을 그리며 애무하고, 포피와 귀두 사이의 홈을 혀끝으로 긁었다. 침이 성기 전체를 적셔 번들거리게 했다.
"주인……."
혈영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입술이 독고절의 성기를 천천히 삼켰다. 입 안은 뜨겁고 좁았다. 혀가 성기 전체를 휘감으며 압박했다. 그녀는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입술이 귀두를 꽉 물고, 볼이 안으로 오목하게 들어갔다.
독고절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검고 긴 머리칼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충성이란……."
그가 낮게 읊조렸다.
"받드는 자가 아니라, 바치는 자의 것이다."
그 말에 혈영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녀가 고개를 더 깊숙이 밀어 넣었다. 성기가 목구멍 깊숙이 닿자 구역질이 올라왔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목 근육을 이완시켜 더 깊이 받아들였다. 목구멍이 성기 뿌리까지 삼키며 경련했다.
그녀의 손이 독고절의 고환을 감쌌다. 손가락이 부드럽게 주무르며 압력을 가했다. 동시에 입 안의 혀는 귀두 밑면을 집요하게 핥았다. 독고절의 허벅지 근육이 긴장했다.
"그만."
그가 혈영의 머리를 뒤로 잡아당겼다. 그녀의 입에서 성기가 빠져나왔다. 침과 점액이 실처럼 이어졌다. 혈영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구역질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 때문인지.
"주인…… 더……."
"아직이다."
독고절은 그녀를 일으켜 벽으로 밀어붙였다. 거친 돌벽이 혈영의 등을 찧었다. 그녀의 남은 옷가지를 찢어내자 완전히 알몸이 드러났다. 상처로 얼룩진 몸이었지만, 그 상처 하나하나가 오히려 그녀의 광기 어린 아름다움을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
독고절의 손가락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음모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애액이 허벅지 안쪽까지 흘러내렸다. 그의 중지가 음순을 가르고 질구를 찾았다.
"아……!"
혈영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독고절의 손가락이 질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질벽은 뜨겁고 부드러웠다. 근육이 손가락을 단단히 조였다.
"3년 동안, 아무도…… 저는 오직 주인만……."
혈영이 숨을 헐떡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독고절의 손가락이 질벽을 긁으며 움직였다. 동시에 엄지는 음핵을 찾아 압박했다. 딱딱하게 발기한 음핵이 손가락 아래서 맥박쳤다.
독고절은 환희탈백수의 진기를 손가락에 실었다. 미세한 진기가 혈영의 질벽을 타고 자궁 깊숙이 침투했다. 진기는 질벽의 주름 하나하나를 파고들며 신경 말단을 자극했다. 마치 수천 개의 작은 혀가 동시에 핥는 듯한 감각이 혈영의 내부를 휩쓸었다. 그녀의 전신이 격렬하게 경련했다.
"아, 아아아앗!"
혈영의 비명이 골목에 울렸다. 그녀의 질 근육이 독고절의 손가락을 미친 듯이 조였다. 애액이 손바닥을 적셨다. 그녀는 첫 번째 절정에 도달한 것이다.
그러나 독고절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을 빼내고 대신 자신의 성기를 그녀의 질구에 갖다 댔다. 귀두가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음순을 천천히 가르며 밀고 들어갔다. 귀두가 질구를 벌리는 순간, 혈영의 질 입구가 경련하며 성기를 더 깊이 빨아들였다.
"주, 주인…… 제발……!"
혈영이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녀의 다리가 독고절의 허리를 감쌌다.
독고절은 한 번에 깊숙이 찔러 넣었다.
"으아아악!"
혈영의 외마디 비명. 그녀의 등이 벽에 부딪혀 찢어졌지만,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질이 성기 전체를 삼켰다. 그녀의 내부는 상상 이상으로 뜨겁고 팽팽했다. 자궁 입구가 귀두를 압박했다.
독고절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천천히, 그녀의 질벽이 자신의 성기에 적응하도록. 그러나 혈영이 먼저 다리를 당기며 더 깊이 받아들였다.
"더…… 더 세게……."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애원에 가까웠다.
독고절은 그녀의 허리를 잡고 격렬하게 찔러 넣기 시작했다. 성기가 질을 깊숙이 파고들 때마다 혈영의 입에서 짐승 같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이제 환희탈백수의 진기는 단순한 손가락의 촉수가 아니었다.
성기 전체가 진기의 통로가 되었다. 독고절이 허리를 밀어 넣을 때마다 진기가 귀두에서 뿜어져 나와 혈영의 질벽을 강타했다. 진기는 질벽의 주름 사이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한 번도 닿은 적 없는 깊은 곳까지 자극했다. 마치 살아 있는 뱀이 질 속을 기어다니는 듯한 생생한 감각. 진기가 자궁 입구에 닿을 때마다 혈영의 자궁이 격렬하게 수축하며 성기를 더 깊이 빨아들였다.
"아, 아, 아…… 주, 주인…… 이, 이건……!"
혈영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녀의 질벽이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진기가 질벽을 타고 올라가 난소까지 도달하자, 아랫배 전체가 뜨거운 용암으로 가득 찬 듯한 감각이 그녀를 휘감았다. 자궁이 진기를 흡수할 때마다 전신에 전율이 일었다. 그녀는 자신의 질이 독고절의 성기를 집어삼키려는 별개의 생물처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을 느꼈다.
"질벽이…… 질벽이 내 성기를 씹고 있어."
독고절이 낮게 읊조렸다. 진기가 성기에서 뿜어져 나올 때마다, 혈영의 질벽은 마치 굶주린 아가리처럼 진기를 게걸스럽게 삼켰다. 진기가 자궁 깊숙이 침투하자, 자궁 입구가 귀두를 빨아들이듯 달라붙었다. 성기 전체가 질벽과 자궁에 의해 사방에서 압박당하는 감각. 마치 수십 개의 작은 입이 동시에 성기를 핥고 빨고 씹는 듯했다.
"아아아…… 주, 인……!"
혈영의 눈이 뒤집혔다. 진기가 자궁을 가득 채우자, 그녀는 자신의 내부가 독고절의 성기에 완전히 점령당한 듯한 착각에 빠졌다. 질벽이 성기 모양을 본떠 빚어지고, 자궁이 진기에 반응해 리듬을 맞추며 수축했다. 돌벽에 부딪히는 그녀의 등에서 피가 배어 나왔지만, 그녀는 고통을 느끼기는커녕 더욱 흥분한 듯했다. 질벽이 성기를 더욱 강하게 조였고,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주인…… 주인……!"
혈영이 독고절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절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질벽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성기를 압박했다.
독고절은 그녀의 절정을 느끼며 쾌락흡성대법을 가동했다.
순간, 세상이 뒤집혔다.
혈영의 절정과 함께 그녀의 감정이 홍수처럼 밀려들었다. 쾌락만이 아니었다. 그 이면에 숨은 감정들이 독고절의 의식을 찢었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었다. 살이 찢기고 뼈가 갈라지는 감각이었다.
독고절의 오른쪽 발가락에서 시작된 통증이 발등을 찢고 올라왔다. 마치 누군가 발톱을 하나씩 뽑아내는 듯한 생생한 고통. 살갗이 안쪽에서부터 터져 나가고, 뼛조각이 힘줄을 비집고 삐져나오는 환상통. 열 살짜리 여자아이의 맨발이 겨울 진흙탕에 파묻히던 그날 밤, 얼어붙은 발바닥이 돌부리에 찢기고도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던 그 무감각이 오히려 더 끔찍한 고통으로 되살아났다. 독고절의 발가락이 경련을 일으키며 돌바닥을 긁었다. 발톱이 뒤집혀 피가 배어 나왔다.
이어서 배고픔이 내장을 비틀었다. 단순한 공복감이 아니었다. 위벽이 서로 달라붙어 문드러지고, 위산이 빈 창자를 녹이는 듯한 작열통. 독고절의 복부가 격렬하게 경련했고, 그는 신음을 삼키며 벽을 짚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썩은 생선 대가리를 집어먹을 때의 구역질이 실제로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썩은 비늘이 식도를 긁고, 상한 내장이 입천장에 달라붙는 감촉. 독고절은 헛구역질을 하며 입가에 신물을 흘렸다.
열 살의 혈영이었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거리를 헤매던 겨울밤. 세상은 그녀에게 차가웠다.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때 독고절이 나타났다. 스무 살의 젊은 마교주였다. 그가 손을 내밀었다. '나를 따라오너라.'
그날 이후 혈영의 세상은 오직 독고절뿐이었다.
주인이 웃으면 기뻤다. 주인이 아프면 자신이 대신 아팠다. 주인이 마교를 통일하던 날, 그녀는 처음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주인을 암살하려던 자객의 목을 그녀가 베었다. 피가 손에 묻었을 때, 그녀는 두려움 대신 전율을 느꼈다.
그녀는 주인을 위해 존재했다. 주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주인이 떠났다.
3년 전, 독고절은 아무 말 없이 사라졌다. 교주의 자리도, 권력도, 그리고 그녀도 버렸다.
혈영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버림받았다.
또다시.
그날 이후 그녀의 세상은 광기로 물들었다. 주인을 찾기 위해 수십 명을 죽였다. 주인의 흔적을 쫓아 중원 구석구석을 헤맸다. 그러면서도 두려웠다. 만약 주인이 정말로 자신을 버렸다면, 그럼 자신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공포.
거대한 공포가 독고절의 가슴을 짓눌렀다. 혈영의 공포였다. 버림받는 것에 대한 공포, 자신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공포. 그 공포는 너무나 깊고 어두워서, 독고절은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크…… 으으……!"
독고절이 신음을 삼켰다. 그의 무릎이 갑자기 힘을 잃고 꺾였다. 그는 벽을 짚으며 간신히 버텼다. 눈앞에서 혈영이 절정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녀의 질이 마지막으로 격렬하게 수축했다.
"주, 인……!"
혈영의 절규와 함께 독고절은 그녀의 진기를 흡수했다.
그러나 그 진기는 순수하지 않았다.
공포와 집착, 광기로 뒤틀린 감정이 쾌락의 기운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독고절은 자신의 내공 속으로 스며드는 독기를 느꼈다. 그 순간, 그의 오른팔이 불에 덴 듯 화끈거렸다. 독고절은 팔을 움켜잡았다. 독기가 경맥을 타고 기어오르는 감각이 너무나 생생했다. 마치 살아 있는 지네가 혈관 속을 기어다니는 듯한 오싹한 감촉. 진기가 썩어드는 느낌이 팔꿈치를 지나 어깨까지 번졌다. 그는 비틀거리며 한 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그 독기는 방금 전까지 쾌락을 느꼈던 바로 그곳으로 집중되었다.
독고절의 성기가 이상하게 뜨거워졌다. 발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더 민감해졌다. 그러나 그 감각은 쾌락이 아니었다. 귀두가 불에 덴 듯 화끈거리고, 요도가 바늘로 찌르는 듯 아려왔다. 성기 전체가 터질 듯이 팽창하는 느낌. 독기는 성기의 혈관을 타고 맥박치며 고환까지 내려갔다. 고환이 묵직하게 수축하며 통증을 발산했다. 쾌락과 고통이 뒤섞인 감각이 척추를 타고 뇌수까지 파고들었다.
이대로 흡수하면 위험하다.
독고절은 그것을 알았다. 쾌락흡성대법의 경고가 뇌리를 스쳤다. '진심이 없으면 독이 된다.' 혈영의 감정은 진심이었지만, 그 진심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었다. 이대로 받아들이면 내공이 오염된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몸이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질벽이 성기를 조이는 감각, 진기가 자궁 깊숙이 침투할 때마다 전해지는 전율, 독기로 뒤틀린 쾌락이 오히려 더 강렬하게 신경을 자극했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독고절은 허리를 더 깊숙이 밀어 넣었다. 성기가 자궁 입구를 뚫고 들어가자 혈영의 전신이 경련했다. 그녀의 질이 마지막으로 성기를 쥐어짜듯 수축했고, 그 압박이 독고절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멈춰야 한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이 쾌락, 이 고통, 이 독기조차 지금은 감미로웠다.
"……!"
독고절은 혈영에게서 몸을 뗐다. 성기가 질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독기에 오염된 정액이 흘러나왔다. 평소와 달리 탁하고 검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벽에 기댄 채 축 늘어졌다. 다리 사이로 독고절의 정액과 자신의 애액이 뒤섞여 흘러내렸다. 그녀의 얼굴은 절정의 황홀감으로 물들어 있었지만, 그 눈동자 깊은 곳에는 여전히 광기가 불타고 있었다.
"주인…… 이제…… 이제 저를 버리지 않으실 거죠……?"
혈영이 힘겹게 웃으며 속삭였다.
독고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내공 속에서 퍼지는 독기를 바라보았다. 쾌락흡성대법의 경고가 다시 떠올랐다. 혈영의 감정은 진심이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독고절을 원했고, 진심으로 그에게 모든 것을 바쳤다.
하지만 그 진심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었다.
순수한 감정의 공명 없이 흡수한 쾌락의 기운은 독기로 변했다. 독고절의 손끝이 저릿했다. 독기가 경맥을 타고 역류하며 내공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내공이 썩어드는 통증이 팔을 타고 올라와 어깨를 찔렀다. 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가라, 혈영."
독고절이 낮게 말했다.
"주인……!"
"가라."
차가운 목소리였다.
혈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젖은 채로 옷을 주워 입었다. 붉은 야상을 걸친 그녀의 모습은 피를 뒤집어쓴 망령 같았다. 그러다 그녀가 갑자기 멈춰 섰다. 손을 들어 자신의 왼쪽 가슴 위, 심장 바로 옆에 난 칼자국을 천천히 쓸었다. 3년 전 독고절이 떠난 날 밤, 그녀가 스스로 새긴 상처였다.
"이 상처가 아물 때마다 다시 찢었습니다."
혈영이 상처를 손톱으로 긁었다. 막 아문 딱지가 벗겨지며 신선한 피가 배어 나왔다. 그녀는 피 묻은 손가락을 독고절의 손등 위로 가져가 문질렀다. 따뜻하고 끈적한 피가 그의 살갗에 스며들었다.
"주인의 흔적이 사라질까 봐 두려웠습니다. 이 상처만이 주인이 제게 남긴 유일한 증표였으니까."
그녀가 독고절의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피가 묻은 그의 손등에 입술을 댔다. 혀를 길게 내밀어 피를 핥았다. 자신의 피와 주인의 살갗이 뒤섞인 맛을 음미하듯 천천히, 집요하게.
"주인."
혈영이 골목 밖으로 걸어가며 읊조렸다. 그녀의 입술에는 핏자국이 번들거렸다.
"혈영은 주인을 버릴 수 없습니다. 설령 주인이 혈영을 천 번 찢어내도, 천 번 다시 붙어 돌아올 겁니다."
그 말을 남기고 그녀의 붉은 그림자는 밤 속으로 사라졌다.
독고절은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성기의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독기가 내공을 갉아먹고, 내공은 다시 성기로 역류하며 발기를 지속시켰다. 고통스러운 발기. 그는 심호흡을 하며 독기를 억누르려 애썼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단전이 타는 듯이 아팠다.
그때였다.
오른쪽 손등에서 이상한 감각이 시작되었다. 혈영의 피가 닿았던 자리였다. 피부 아래에서 무언가 꿈틀거렸다. 독고절은 손등을 내려다보았다. 핏방울이 스며든 자리에서 검은 실핏줄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마치 살아 있는 기생충처럼, 핏줄이 피부 아래를 기어가며 손목을 향해 번져갔다. 핏줄이 지나간 자리마다 피부가 검붉게 변색되고, 살갗이 안쪽에서부터 뜨거워졌다. 독고절은 숨을 들이켰다. 독기였다. 혈영의 피에 섞인 독기가 그의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고 있었다.
이것이 쾌락흡성대법의 진정한 위험성이었다.
감정의 진실성이 결여된 쾌락은 오히려 시전자를 해친다. 혈영의 뒤틀린 집착은 그녀의 진심이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독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독은 이제 단순히 내공을 오염시키는 것을 넘어, 그의 육신 자체를 잠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검은 핏줄이 손목을 지나 팔뚝으로 기어올랐다. 독고절은 소매를 걷어 올렸다. 핏줄은 이미 팔꿈치를 넘어 어깨를 향해 뻗어가고 있었다. 핏줄이 지나간 자리마다 근육이 미세하게 경련했고, 피부는 죽은 살갗처럼 차갑게 식어갔다. 성기의 통증도 점점 더 심해져, 이제는 고환에서 시작된 경련이 전립선을 타고 척추를 따라 올라왔다. 허리 전체가 마비되는 듯한 둔통이 번졌다.
"주인님!"
당소소의 목소리가 골목 입구에서 들려왔다.
독고절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숨을 헐떡이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처음 보는 당혹감과 긴장이 서려 있었다.
"무슨 일이냐."
"나찰여제의 경매입니다!"
당소소가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눈빛이 갑자기 멈췄다. 그녀는 독고절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어른거리는 검붉은 핏줄, 평소보다 거칠어진 숨결, 그리고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
"주인님, 혹시……."
당소소가 한 걸음 다가왔다. 그녀는 당문의 후계자였다. 독과 의술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각을 지녔다. 그녀의 코가 미세하게 벌름거렸다. 독고절의 몸에서 풍기는 미세한 독기 냄새를 맡은 것이다. 평소 그에게서 나던 소나무 향 대신, 썩은 꽃내음 같은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당소소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녀의 눈이 독고절의 바지춤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그리고 거기서 멈췄다.
독고절의 바지 앞섶이 불룩하게 솟아올라 있었다. 독기에 오염된 성기가 여전히 꼿꼿이 발기한 채였다. 옷감 너머로도 그 단단한 형상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게다가 바지춤에는 검붉은 빛이 도는 점액이 배어 나와 얼룩져 있었다. 평소와 다른 색깔, 평소와 다른 냄새.
당소소의 숨이 멎었다.
그녀는 그 얼룩을 보았다. 독고절의 성기가 옷감을 밀어 올리며 만들어낸 형상을 보았다. 그리고 그 형상이 평소보다 더 크게 부풀어 올라 있다는 것도, 혈관이 도드라진 듯 옷감이 울퉁불퉁하게 일그러져 있다는 것도.
그녀의 목울대가 움직였다. 침을 삼키는 소리가 정적 속에서 유난히 크게 들렸다.
"……."
당소소는 입술을 깨물었다. 질문을 삼킨 것이다. 대신 그녀의 손가락이 약간 떨렸다. 그녀는 독고절의 손목을 잡아 맥을 짚으려다가, 손을 거두었다. 그녀의 시선이 다시 한 번 바지춤의 얼룩과 불룩한 형상을 훑었다. 그녀의 볼이 미세하게 붉어졌다. 의학적 호기심과, 그리고 또 다른 무언가가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번들거렸다.
그때 당소소의 시선이 독고절의 손등에 멈췄다. 검은 핏줄이 이미 손목을 지나 팔뚝 중간까지 기어올라와 있었다. 핏줄이 지나간 자리의 피부는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그 주변으로 실핏줄들이 거미줄처럼 퍼져나가고 있었다.
"이건……."
당소소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그녀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독고절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검은 핏줄은 어깨를 향해 계속 뻗어가고 있었고, 그 끝자락에서는 검붉은 빛이 맥박치듯 깜빡이고 있었다.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가 혈관 속을 기어가는 것처럼.
"쾌락흡성대법의 독기 역류……."
당소소가 낮게 읊조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독고절의 맥을 짚었다. 맥박은 불규칙했고, 내공은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품에서 침낭을 꺼냈다.
"이대로 두면 독기가 심맥을 타고 단전까지 침투합니다. 그러면……."
그녀가 말을 멈췄다. 단전이 오염되면 내공 전체가 썩어들어간다. 최악의 경우, 폐인이 된다.
"경매는……."
당소소가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독고절의 얼굴과 검은 핏줄 사이를 오갔다.
"방금 정보가 들어왔는데…… 경매품 중에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더군요. 그것도……."
그녀가 잠시 망설였다.
"아미파의 청수진인이 납치되었습니다."
독고절의 눈빛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그녀는 이미 한 번 자신의 손에 굴복한 여인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자신의 진심을 바친 여인이기도 했다. 그녀를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경매는 어디서 열리지."
"쾌락림 지하입니다. 그런데 주인님, 그 여인은 주인님과 어떤……."
당소소의 질문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이 다시 독고절의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과, 어깨를 향해 뻗어가는 검은 핏줄에 머물렀다. 그녀는 무언가 결심한 듯 숨을 들이켰다.
"주인님, 지금은 경매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 독기를 해독하지 않으면……."
"됐다."
독고절은 이미 골목을 벗어나 쾌락림의 어둠 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걸음걸이는 평소처럼 담담했지만, 당소소는 놓치지 않았다. 그의 오른손이 평소보다 더 깊숙이 소매 속에 감춰져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의 뒷모습에서 풍기는 독기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는 것을. 검은 핏줄은 이제 옷깃 위로 올라와 목덜미까지 번지고 있었다.
당소소는 입술을 깨물며 그의 뒤를 따랐다. 그녀의 손에는 여전히 침낭이 쥐어져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의학적 긴장감과, 그리고 또 다른 무언가가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 독기를 해독할 방법은 오직 하나. 쾌락흡성대법의 원리에 따르면, 오염된 감정을 정화할 수 있는 것은 더 강력하고 순수한 감정의 공명뿐이다. 당소소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수한 감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독고절의 손끝에서는 여전히 독기가 맥박치고 있었고, 검은 핏줄은 이미 그의 목을 휘감아 턱밑까지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오직 한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쾌락림 지하.
나찰여제의 욕망이 기다리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