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금정봉의 밤

금정봉의 밤공기는 칼날 같았다.

독고절은 아미파 산문 앞에 섰다. 달빛이 푸른 기왓장에 부서져 흩어지고, 소나무 그림자가 바람에 일렁였다. 그의 발끝에 맺힌 이슬이 장화 가장자리를 적셨다.

“누구냐!”

어둠 속에서 검은 그림자 셋이 튀어나왔다. 아미파 제자들. 나이는 스물 안팎, 눈빛은 독기를 머금었다. 가운데 선 여인이 검끝을 겨누며 외쳤다.

“마교의 개가 감히 아미산을 더럽히다니! 청수사저를 욕보이러 왔느냐?”

독고절은 웃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욕보이다?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입 다물어라!”

제자 셋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자세는 단정했다. 아미검법의 기초가 탄탄하게 잡힌 움직임. 허나 독고절의 눈에는 마치 멈춘 그림처럼 보였다.

그는 왼발을 반보 옆으로 비켰다. 첫 번째 검끝이 옷깃을 스치고 지나갔다. 오른손 검지가 번개처럼 뻗어 두 번째 검의 옆면을 퉁겼다. 맑은 금속음. 검을 쥔 손목이 젖혀지며 제자가 신음을 흘렸다. 세 번째 검은 아예 다가오지 못했다. 독고절의 왼손 중지가 허공을 가르며 그녀의 견정혈을 눌렀다. 손끝에 실은 건 내공의 극히 일부.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윽!”

세 명이 거의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았다. 관절이 풀리고 맥이 탁 막힌 느낌. 통증은 없었다. 오히려 짜릿한 전율이 눌린 혈자리에서부터 퍼져나갔다. 마치 얼음장 같던 손발이 갑자기 따뜻한 물에 담긴 듯한——

“이게 무슨······.”

한 제자가 당황한 얼굴로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검을 쥐려 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게 아니라, 힘을 주고 싶지 않은 묘한 감각.

독고절은 그들을 지나쳐 걸었다.

“청수진인께 전해라. 옛 친구가 왔다고.”

산문 안쪽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밤공기. 그 속에 섞인 검기 하나. 차갑고 날카로우며, 동시에 지나치게 팽팽하게 조여진 현 같은 긴장.

청수진인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멈춰 섰다.

푸른 장삼에 백옥 비녀. 손에는 아직 검을 뽑지 않은 채였다. 마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끄러웠고, 허리는 소나무처럼 곧았다. 다만 눈가에 잔주름 하나 없이 굳은 표정은 오랜 억압의 지도처럼 보였다.

“독고절.”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다.

“네놈이 아직 살아 있었구나. 3년 전 죽었다는 소문을 믿은 내가 어리석었다.”

“살아 있긴 한데, 전과는 좀 다르지.”

독고절이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손가락 마디 사이로 은은한 기운이 흘렀다. 마교의 패검을 휘두르던 손이 아니었다. 더 섬세하고, 더 위험한——

“네놈의 마공을 아미산에서 부릴 생각이냐.”

청수진인의 손이 검자루로 향했다.

“나는 순결 서약을 한 몸. 네놈의 더러운 술수가 통할 성싶으냐.”

“순결?”

독고절이 한 걸음 다가섰다. 두 걸음 거리. 청수진인의 검집에서 푸른 빛이 새어나왔다. 빙백신검의 냉기가 주변 온도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순결이 검집에 든 칼처럼 간직하는 거라면, 그건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지.”

“망언!”

청수진인이 검을 뽑았다.

푸른 빛이 달빛과 뒤섞이며 대웅전 앞마당을 눈부시게 물들였다. 빙백신검의 첫 번째 초식, 한파검. 검끝에서 뿜어져 나온 냉기가 땅을 기며 서리를 만들었다.

독고절은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그 서리를 밟으며 전진했다. 장화 바닥에 얼음이 으스러지는 소리. 그의 오른손이 올라갔다.

검지.

중지.

약지.

세 손가락이 허공에서 꽃잎처럼 펼쳐졌다.

환희탈백수 제1식. 탐화지.

손가락이 검날을 피해 청수진인의 손목으로 파고들었다. 그녀가 재빨리 검을 비틀어 뿌리치려 했지만, 손가락은 이미 태연혈을 스치고 지나갔다.

“······!”

청수진인의 눈이 살짝 커졌다.

손목에서 뜨거운 것이 튀었다. 혈도가 풀리는 느낌이 아니라, 막혔던 물길이 터지는 느낌. 팔 안쪽으로 퍼져나가는 감각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비열한——”

말을 채 끝내지 못했다. 독고절의 왼손이 허리춤을 향해 날아들었다. 청수진인이 급히 검을 내리그었지만, 그는 이미 빙글 돌아 그녀의 등 뒤로 파고든 후였다.

중지가 척추를 따라 올라갔다.

신주혈.

영대혈.

지양혈.

세 개의 혈자리를 순식간에 쓸었다. 마치 거문고 줄을 훑듯 부드럽게, 그러나 정확하게.

청수진인의 등허리가 떨렸다. 푸른 장삼 아래로 소름이 돋는 게 보였다.

“이······!”

그녀가 급히 몸을 회전하며 검을 휘둘렀다. 허나 이미 다리는 평소보다 반박자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환희탈백수에 자극된 혈도들이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완되고 있었다.

독고절은 더 이상 피하지 않았다.

검날을 맨손으로 잡았다.

챙——

손바닥과 검날 사이에서 냉기와 내공이 부딪쳤다. 청수진인은 검을 앞으로 밀어 넣으려 했지만, 독고절의 손은 바위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검을 쥔 채로 천천히 비틀었다. 손바닥 안에서 빙백신검이 울었다.

“놓아라!”

“순결 서약을 했으니, 남자의 손길 한 번도 못 받아봤겠군.”

독고절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검을 비트는 손목에 더 큰 힘이 실렸다.

“몸은 순결해도, 네 안의 욕망도 순결할 거라 생각했느냐.”

청수진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분노와, 그 이면에 스민 당혹감. 그녀는 검을 포기하고 손바닥으로 독고절의 가슴을 쳤다.

허나 그 손바닥은 독고절의 손에 붙잡혔다.

손목이 꺾였다.

동시에 독고절의 엄지가 장심혈을 눌렀다.

“아······!”

청수진인의 입에서 처음으로 비명이 새어나왔다.

손바닥 한가운데서 불꽃이 튀었다. 아니, 불꽃이 아니라 뜨거운 피가 심장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는 감각. 팔 전체가 화끈거렸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팔을 빼내려 했지만, 엄지는 계속해서 장심혈을 파고들었다.

환희탈백수의 진가.

단순한 혈도 점거가 아니었다. 내공을 실은 손가락이 혈을 통해 경맥을 타고 흘러들어, 상대의 감각을 지배하는 것이었다.

독고절이 천천히 무릎을 굽혔다.

청수진인의 몸이 그의 팔에 안겨 미끄러졌다. 무릎이 땅에 닿기 직전, 그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아 세웠다. 왼팔은 허리를 받치고, 오른손은 여전히 그녀의 손목을 쥔 채.

“제자들이 보고 있다.”

그가 청수진인의 귀에 속삭였다.

“문주가 될 사람이 이 꼴을 보여도 되겠나.”

청수진인은 이를 악물었다.

대웅전 처마 밑에 웅크린 제자들의 그림자. 검을 쥐지도 못한 채 떨며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죽여라······.”

그녀가 이를 갈며 말했다.

“네놈을 반드시——”

독고절의 손가락이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견정혈.

견우혈.

곡원혈.

어깨에서 팔꿈치로 이어지는 세 개의 혈을 차례로 눌렀다. 마치 대금을 연주하듯 리드미컬하게.

청수진인의 오른팔이 축 늘어졌다. 검을 놓친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다. 빙백신검이 땅에 꽂혔다. 푸른 빛이 사그라지고, 차가운 달빛만이 검날 위에서 반짝였다.

“이제 시작이다.”

독고절이 그녀의 몸을 안아 올렸다. 대웅전 옆 선방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느렸다. 제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려 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까 눌린 혈도에서 아직도 미열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선방 문이 닫혔다.

독고절은 청수진인을 좌복 위에 눕혔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 발버둥 쳤지만, 왼팔만으로는 상체를 지탱할 수 없었다. 오른팔은 여전히 마비된 채 축 늘어져 있고, 다리에도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무슨 짓을······.”

청수진인의 목소리는 이미 분노보다 두려움에 가까웠다.

독고절은 대답 대신 그녀의 장삼을 어깨 아래로 내렸다. 속옷이 드러났다. 흰 무명 천. 아미파의 규율에 따라 치장 하나 없는 소박한 속옷이었다. 그가 천을 한 번에 찢어내자,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청수진인의 맨몸이 드러났다.

“30년 동안 이 안에 갇혀 있었겠군.”

그의 손가락이 빗장뼈를 따라 움직였다. 뼈의 윤곽이 선명하게 느껴질 만큼 그녀는 말랐다. 문파의 짐이 살을 파먹은 자리였다.

“닥쳐라······.”

청수진인의 눈에 물기가 고였다. 굴욕과 분노가 뒤섞인 눈빛. 허나 그녀의 신체는 이미 그녀의 의지를 배반하고 있었다.

독고절의 손가락이 유방 사이로 내려갔다.

단중혈.

내공이 응집되는 가슴 한가운데 혈자리. 그가 검지를 살짝 눌렀다.

“으으······!”

청수진인의 등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단전에서 치솟은 내공이 단중혈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 내공은 그녀의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환희탈백수의 손끝에서 나온 진기가 그녀의 내공과 뒤섞이며, 차가운 기운을 뜨거운 열기로 바꾸고 있었다.

유두가 밤공기에 닿자 곧바로 단단해졌다. 창백한 피부 위로 옅은 분홍빛. 청수진인은 고개를 돌리고 이를 악물었다.

“보지 마라······.”

“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느끼는 게 문제지.”

독고절의 엄지와 검지가 왼쪽 유두를 집었다.

살짝 비틀었다.

“아앗!”

청수진인의 입에서 터져 나온 비명은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고 날카로웠다. 그녀는 당황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이렇게나 쉽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독고절은 손가락 사이의 유두를 천천히 굴렸다. 딱딱하게 솟은 끝부분이 손가락 마디 사이를 굴러다녔다. 그때마다 청수진인의 어깨가 움찔움찔 뛰었다. 그가 고개를 숙여 오른쪽 유두를 입에 물었다. 혀끝으로 단단한 돌기를 굴리며 빨아들이자, 청수진인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샜다.

“그만······ 하지 않으면······.”

오른손은 그녀의 하복부로 내려갔다.

기해혈.

관원혈.

자궁으로 이어지는 혈자리들. 그가 손바닥 전체로 하복부를 덮자, 청수진인의 배가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었다. 하지만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체온이 천천히 그 긴장을 녹였다.

“그만둬라······.”

청수진인의 목소리는 이미 갈라져 있었다.

“내가······ 아미파의 문주다······.”

“알고 있다.”

독고절의 손바닥이 천천히 원을 그리며 하복부를 문질렀다. 내공이 실린 손바닥의 온기가 피부를 뚫고 자궁까지 스며들었다. 그녀의 하체가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이 음모 속으로 파고들었다.

거칠게 손질되지 않은 채 방치된 질감. 청수진인은 급히 다리를 오므리려 했지만, 독고절의 무릎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벌리고 있었다.

검지가 음순을 따라 내려갔다.

“······!”

청수진인의 허리가 크게 떨렸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신음을 삼키려는 필사적인 몸짓.

독고절의 손가락은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음순의 바깥쪽을 쓸었다. 아직 젖지 않은 피부. 마찰이 약간 거칠게 느껴질 정도로 건조했다. 허나 그가 손끝에 내공을 실어 문지르자, 혈액이 음부로 몰리며 조금씩 온도가 올라갔다.

“순결 서약을 지켜온 몸이 이렇게 반응하는 게 두렵나.”

독고절이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혀끝으로 귓바퀴를 훑자 청수진인의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

“아니다······.”

청수진인은 고개를 저었다. 눈가에 맺힌 눈물이 흘러내려 관자놀이를 적셨다.

“이건······ 네놈의 마공이······.”

“마공?”

그의 검지가 음순 사이를 벌리고 안쪽으로 미끄러졌다.

질 입구.

손끝에 닿은 점막은 바깥보다 확연히 따뜻했다. 그리고 이미——

젖어 있었다.

“마공에 네 몸이 반응한다면, 그건 네 몸이 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독고절의 손가락이 질 입구를 빙글빙글 돌았다. 애액이 손끝에 묻어나며 미끄러움이 더해졌다.

“거짓말······.”

청수진인의 목소리는 이제 울먹임에 가까웠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감각은 더 선명해졌다. 손가락이 질벽을 살짝 누르며 들어왔다가 나갔다. 한 마디, 두 마디.

질 내부는 뜨거웠다.

좁았다.

벽이 손가락을 압박하며 조여왔다. 30년 동안 한 번도 열린 적 없는 통로. 그 통로가 이방인의 손가락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순결은 육체가 아니라 마음에 있다.”

독고절이 손가락을 더 깊이 밀어 넣으며 말했다.

“네 마음이 진정 순결했다면, 이렇게 젖지도 않았을 테지.”

그의 엄지가 음핵을 찾았다.

음순 위쪽에 숨은 작은 돌기. 엄지가 그 위를 스치자, 청수진인의 전신이 경련하듯 떨렸다.

“으으으윽!”

그녀는 더 이상 비명을 감출 수 없었다. 두 손이 입에서 떨어져 나와 좌복을 움켜쥐었다. 천이 찢어지는 소리. 손톱이 바닥에 박혔다.

독고절은 엄지로 음핵을 원을 그리며 문지르면서, 검지와 중지는 질 안에서 앞뒤로 움직였다. 두 개의 손가락이 동시에 다른 리듬으로 그녀를 자극했다.

질벽이 손가락을 더욱 세게 조여왔다.

애액이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려 손바닥을 적셨다. 점액 특유의 미끈한 감촉. 냄새는 옅고 비릿했다. 체온보다 약간 더 뜨거운 액체가 손가락 사이로 흘렀다.

청수진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가슴이 크게 오르내리며 유두가 공기 중에서 더욱 단단하게 솟아올랐다. 복부가 파도처럼 일렁였다. 골반은 이미 독고절의 손가락 리듬에 맞춰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은 쾌락을 기억하고 있었다.

“싫어······ 싫어어······.”

청수진인이 신음처럼 중얼거렸다.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의 허리는 멈추지 않았다.

독고절은 손가락의 속도를 높였다. 질 안에서 곡선을 그리며 전벽을 자극했다. 손가락 마디가 질벽의 주름을 하나하나 넘을 때마다, 청수진인의 안쪽이 쥐어짜듯 수축했다.

엄지는 계속해서 음핵을 압박했다. 딱딱하게 부풀어 오른 음핵이 엄지 아래서 맥박치듯 뛰었다. 혈액이 집중된 그 작은 기관은 이미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다.

“이제······ 이제 그만······.”

청수진인의 목소리는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명령도, 저항도 아닌, 그저 애원.

“아직이다.”

독고절의 손가락이 더 깊이 파고들었다. 자궁 입구에 손끝이 닿았다. 그 순간——

“아아아앗!”

청수진인의 전신이 활처럼 휘었다.

질 내부가 폭발하듯 수축했다. 벽이 손가락을 미친 듯이 조여왔다. 애액이 분수처럼 쏟아져 나와 좌복을 적셨다. 그녀의 허벅지가 떨리고, 발가락이 오그라들고, 등허리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절정.

30년 만의 첫 오르가즘이었다.

청수진인은 소리 없이 울었다. 입을 벌린 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눈물과 침과 땀이 뒤섞여 얼굴을 적셨다.

그리고 그 순간——

독고절의 의식 속으로 무언가가 밀려들어왔다.

쾌락흡성대법.

청수진인의 진심이 담긴 진기. 그 안에는 그녀의 기억이 담겨 있었다.

스승이 돌아가시던 날, 열다섯 소녀의 손을 잡으며 “문파를 부탁한다”고 말하던 순간. 제자들의 기대와 원한이 뒤섞인 시선을 견디며 밤마다 홀로 검을 휘두르던 시간들. 순결 서약을 하던 날, 거울 앞에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속으로 삼킨 말——

나는 여인으로 살지 않겠다. 오직 아미파의 문주로 죽겠다.

그리고 그 다짐 뒤에 숨은,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질문——

······나를 안아줄 사람은 없을까.

독고절은 천천히 손가락을 빼냈다.

손가락에는 아직 그녀의 애액이 묻어 있었다. 투명하고 끈적한 액체가 달빛에 반짝였다. 청수진인은 축 늘어져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젖은 허벅지 안쪽이 달빛에 번들거렸다. 장삼은 어깨까지 내려가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고, 유두는 여전히 단단하게 서 있었다.

그러나 독고절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가 허리띠를 풀었다. 바지 아래로 이미 단단히 솟아오른 성기가 드러났다. 굵고 검붉은 귀두가 포피를 밀어내고 나와 있었다. 청수진인의 흐릿한 시선이 그것을 포착하자, 그녀의 눈이 공포로 커졌다.

“안······ 안 돼······.”

그녀가 떨리는 팔로 상체를 일으키려 했다.

“이제 그만둬라······ 제발······.”

“그만둘 수 없지.”

독고절이 그녀의 허벅지를 양손으로 벌리며 말했다.

“진정한 쾌락흡성대법은 삽입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다. 네 진기를 온전히 취하려면, 네 안에 들어가야 해.”

“안 된다! 나는······ 나는 순결 서약을······.”

청수진인의 목소리는 공포로 갈라졌다. 그녀는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이미 절정으로 지친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독고절은 그녀의 저항을 비웃듯, 귀두를 음순 사이에 갖다 댔다. 애액으로 흠뻑 젖은 질 입구가 귀두를 반겼다. 그는 천천히, 그러나 거침없이 허리를 밀어 넣었다.

“으아아아악!”

청수진인의 입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30년 동안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은 곳이 찢어지듯 벌어졌다. 질벽이 이물감에 격렬하게 수축하며 독고절의 성기를 조여왔다. 좁고 뜨거운 살이 귀두부터 뿌리까지 그를 감쌌다. 처녀막이 찢어지는 순간, 핏방울이 좌복에 떨어졌다.

“아파······ 아파아······.”

청수진인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손톱이 독고절의 등에 박혔다.

“아픈 건 처음뿐이다.”

독고절은 잠시 멈춰 그녀의 내부가 자신에게 적응하기를 기다렸다. 질벽이 경련하며 그의 성기를 압박했다. 따뜻하고 축축한 살이 맥박치듯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그가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으······ 으으으······.”

청수진인의 신음이 점점 바뀌어갔다. 고통의 소리가 이완의 소리로, 이완의 소리가 다시 쾌락의 소리로. 환희탈백수의 진기가 그녀의 경맥을 타고 흐르며 통증을 지우고 쾌감을 심고 있었다.

“이런······ 이런 느낌······.”

그녀가 멍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독고절의 성기가 질 안을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질벽의 주름이 귀두를 스치며 그에게도 강렬한 쾌감을 전했다. 그는 속도를 높였다. 허벅지가 그녀의 엉덩이에 부딪칠 때마다 젖은 소리가 선방 안에 울렸다.

“네 안의 진기가 나에게 흘러들어오고 있다.”

독고절이 낮게 읊조렸다.

“느껴지느냐. 네 30년 내공이 나와 하나가 되는 걸.”

“싫어······ 싫은데······.”

청수진인은 고개를 저었지만, 그녀의 허리는 이미 독고절의 리듬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골반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더 깊은 삽입을 유도했다. 그녀의 질 내부가 그의 성기를 더욱 세게 조여왔다.

“몸은 정직하군.”

독고절이 그녀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더 깊이 찔러 넣었다. 성기 전체가 질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귀두가 자궁 입구에 닿자, 청수진인의 전신이 경련했다.

“깊어······ 너무 깊어어······.”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네 안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진기를 취하려면.”

독고절은 그녀의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올렸다. 더 깊은 각도로 삽입이 가능한 자세. 그가 허리를 굽히며 성기를 자궁 입구까지 밀어 넣자, 청수진인의 눈이 뒤집혔다.

“아아아아아!”

그녀의 두 번째 절정이 시작됐다.

질벽이 미친 듯이 수축하며 독고절의 성기를 쥐어짰다. 애액이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단전에서 진기가 폭발하듯 흘러나와 독고절의 성기를 통해 그의 단전으로 빨려 들어갔다.

쾌락흡성대법의 완성.

청수진인의 30년 내공이 독고절의 진기와 뒤섞이며 그의 경맥을 타고 흘렀다. 차갑고 맑은 아미파의 내공이 마교의 패도한 진기와 만나 한 줄기 뜨거운 기류를 만들었다.

“받았다.”

독고절이 낮게 읊조렸다. 그의 눈에 붉은 빛이 스쳤다.

청수진인은 완전히 축 늘어져 있었다. 두 번의 절정과 진기 탈취로 인한 탈진. 그녀의 눈은 초점을 잃고 허공을 응시했다. 입가에는 침이 흘러내렸다. 질에서는 아직도 애액과 핏물이 섞여 흘러나오고 있었다.

독고절은 천천히 성기를 빼냈다. 질 입구가 아쉬운 듯 마지막으로 그의 귀두를 조였다. 성기에는 애액과 혈흔이 뒤섞여 번들거렸다.

그가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쥐었다.

“이제 알겠느냐, 청수진인.”

그녀의 흐릿한 시선이 그를 향했다.

“네가 지켜온 순결은 그저 껍데기였을 뿐이다. 진짜 너는, 이런 쾌락을 원하고 있었다.”

“아니······ 아니야······.”

청수진인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힘이 없었다. 하지만 눈물은 계속 흘러내렸다.

“나는······ 아미파의······.”

“아미파의 문주가 아니라, 그냥 한 여자로서.”

독고절이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네 안에 있는 이 욕망을 부정하지 마라. 부정할수록, 너는 더 깊은 굴욕 속에서 허우적거릴 뿐이다.”

그가 그녀의 손목을 집었다. 오른쪽 손목 안쪽의 흉터. 칼에 베인 듯한 오래된 상처.

“이 흉터.”

독고절의 엄지가 흉터 위를 천천히 쓸었다.

“마교와의 싸움에서 생긴 거지. 네가 아직 어렸을 때.”

청수진인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기억은 공유되는 법이니까. 네 진기 속에 담긴 기억을 나도 보았다.”

독고절이 손목을 놓았다. 그녀의 손목이 바닥에 떨어지며 축 늘어졌다.

“열다섯에 스승을 잃고, 아미파를 짊어지고,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30년을 홀로 버텨왔군. 순결 서약은 네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감옥은 부서졌다.”

그가 일어서며 옷을 정리했다.

“네가 나를 증오할수록, 네 몸은 나를 기억할 것이다. 네가 나를 저주할수록, 네 안의 쾌락은 나를 그리워할 것이다.”

“죽여라······.”

청수진인이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그 목소리에는 더 이상 분노만이 담겨 있지 않았다.

“이렇게 모욕했으니······ 이제 나를 죽여라······.”

“아직 시작도 안 끝났다.”

독고절이 선방 문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네 안의 얼음은 한 겨우 깨졌을 뿐이야. 앞으로 녹여야 할 게 더 많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는 네 앞에 나타날 것이다.”

“다시······ 다시 오면 그땐 반드시 죽인다······!”

청수진인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따라붙었다. 분노와 굴욕과, 그리고 미세하게 떨리는 그 무언가——

“죽일 수 있다면 죽여라.”

독고절이 문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하지만 네 검은 이미 나를 향하지 못할 것이다. 네 몸이 나를 기억하는 한, 네 검도 나를 기억할 테니까.”

그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뒤에서 들려오는 청수진인의 울먹임. “죽여라······”라고 반복하는 목소리. 그러나 그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대신 그녀의 손이 무의식중에 자신의 배를 감싸 쥐었다. 아직도 그의 체온이 남아 있는 듯한 하복부를.

제자들이 선방으로 달려들었다. 독고절은 그들을 피하지도, 막지도 않았다. 이미 그들의 검은 그를 향하지 못했다. 두려움과, 그 이면에 스민 묘한 호기심이 그들의 손을 멈추게 했다.

산문을 나서며 독고절은 고개를 들었다.

달빛이 금정봉의 능선을 따라 흘러내렸다. 차갑고 맑은 빛. 허나 그 빛 속에 한 줄기 금이 간 듯한 어둠이 스며들고 있었다. 얼음장 같던 아미파의 상징에 첫 번째 균열이 생긴 것이었다.

그는 소매를 털며 산길을 내려갔다.

발걸음은 쾌락림을 향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또 다른 인연, 또 다른 쾌락,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뒤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에 섞인 검기 하나.

이미 차갑기만 한 검기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아주 희미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뜨거운 것이 섞여 있었다.

청수진인이 선방 안에서 홀로 움켜쥔 흉터처럼——

그 검기는 더 이상 순결하지 않았다.

그리고 독고절은 알고 있었다. 그가 다시 아미산을 찾을 때, 청수진인은 검을 뽑지 못할 것이다. 그녀의 손은 검자루 대신, 그녀의 몸은 저항 대신, 그녀의 눈은 증오 대신——

또 다른 것을 선택할 것이다.

그때가 진정한 정복의 완성.

패왕쌍수의 첫 번째 먹잇감은 이렇게 굴복했다.

독고절은 쾌락림으로 향하는 산길을 걸으며, 이미 다음 먹잇감을 떠올리고 있었다.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