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태오의 차는 지하 3층 구석, 감시 카메라가 가장 적은 자리에 있었다. 그가 운전석 문을 열며 짧게 말했다.

"타."

명령도 권유도 아닌, 거부할 수 없는 어조. 나는 조수석에 몸을 밀어넣었다. 가죽 시트가 차갑게 엉덩이를 감쌌다. 태오가 시동을 걸자 실내등이 꺼지고 계기판의 푸른 불빛만 그의 얼굴 반쪽을 비췄다.

차가 경사로를 올라 지상으로 나왔다. 도시의 불빛이 앞유리를 스치며 흘러갔다. 나는 손에 쥔 가죽 수첩을 만지작거렸다. 8년간의 기록. 내 사진들. 내 모든 이력. 그가 지켜봤다는 증거.

"왜."

태오가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손등에 핏줄이 섰다.

"나를 모르는 척하면서, 왜 이렇게까지..."

"절대 혼자 다니지 마."

그가 내 말을 잘랐다. 신호등 앞에 멈춰서더니 고개를 내 쪽으로 돌렸다. 눈동자가 어두웠다. 빛이 없는, 밤바다 같은 어둠.

"특히 지하 주차장은."

"그게 무슨..."

"너는 아무것도 몰라, 재원아."

8년 만에 듣는 내 이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분노도, 반가움도 아닌, 그보다 더 깊은 곳을 건드리는 울림. 태오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완벽한 통제의 가면 아래서 금이 가는 소리.

"아는 게 너를 위험하게 만들어."

신호가 바뀌었다. 차가 다시 움직였다. 나는 수첩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태오의 옆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거리의 네온사인이 그의 얼굴을 붉게, 푸르게, 다시 어둡게 물들였다.

"뭐가 위험한데."

대답하지 않았다.

"누구한테서 나를 지키겠다는 건데."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턱선이 굳어 있었다. 왼손 집게손가락이 운전대를 두드리는 리듬이 불규칙했다. 1화에서 봤던 떨림. '낙원'이라는 단어에 반응하던 바로 그 손가락.

나는 수첩을 펼쳤다. 페이지를 넘기자 그의 빼곡한 필체가 눈에 들어왔다. 내 삶의 모든 굴곡이 기록된 타임라인. 손가락이 특정 날짜에 멈췄다.

"여기 2019년 3월 15일."

태오의 손이 운전대에서 미끄러질 뻔했다.

"내가 첫 면접 떨어진 날이야. 그런데 여기 기록엔 '17:23, 본사 정문 앞. 검은 코트. 횡단보도에서 4분간 서 있음.' 이라고 적혀 있네."

"재원아..."

"너, 회사 앞까지 와 있었어."

나는 페이지를 더 넘겼다. 손끝이 떨렸다.

"2018년 11월 7일. 내 생일. '22:15, 옥탑방 불 꺼짐. 창가에 맥주 캔 3개.' 너 밖에서 내 방 불 꺼질 때까지 보고 있었구나."

태오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의 목젖이 셔츠 깃 위로 오르락내리락했다.

"2020년 5월 30일. '02:47, 야간 근무 중. 편지 봉투 17개 확인.' 내가 군대에서 쓴 편지... 너 그걸 어떻게..."

"그만해."

"2021년 1월 1일. '00:00, 옥탑방 불 켜짐. 혼자. 커튼에 비친 그림자 1.' 새해 첫날, 나 혼자인 거 확인했어? 그걸 일일이 다 적었어?"

"그만하라고!"

태오가 핸들을 꺾어 차를 갓길에 세웠다. 그의 양손이 운전대를 움켜쥐었다.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왜 그만둬야 하는데."

나는 수첩을 접지 않고 계속 펼쳐 들었다.

"여기 2022년 9월 8일. '19:02, 퇴근. 전철역 3번 출구. 오른쪽 구두 끈 풀림.' 내 구두 끈 풀린 것까지 적으면서, 왜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어. 왜 모르는 척했어."

"네가... 네가 다칠까 봐."

"누구한테."

태오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나는 수첩을 덮지 않았다. 페이지를 한 장 더 넘겼다.

"여기 2023년 6월 14일. '21:48, 지하철 막차. 맞은편 칸. 검은 양복. 넥타이 풀림.' 너 그날 같은 지하철에 타고 있었어? 나랑 같은 칸이 아니라 맞은편 칸에서 나를 지켜봤어?"

"재원아, 제발..."

태오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나는 수첩을 무릎에 내려놓고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제발 뭐. 제발 그만 물어봐 달라고? 아니면 제발 너를 이해해 달라고?"

"둘 다야."

그가 고개를 숙였다. 이마가 운전대에 닿았다.

"나는... 나는 네가 무서웠어. 네가 나를 다시 보면, 네가 나를 미워할까 봐. 아니면... 내가 너를 다시 만지고 싶어질까 봐."

그의 목소리가 젖어 있었다. 나는 수첩을 조수석 대시보드 위에 올려놓고 그의 손에 내 손을 얹었다.

"이제 알겠어? 나는 네가 무서운 게 아니야. 네가 나를 밀어내는 게 무서운 거야."

태오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거리의 가로등 불빛이 그의 얼굴을 반쯤 비추고 반은 어둠에 묻혔다.

"내일. 내일 출근할 때도 조심하고. 택시 타고 와."

"태오야."

"제발."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눈가가 붉어졌다.

"제발, 내 말 들어. 이번만은."

나는 차에서 내렸다. 태오의 차는 곧바로 속력을 내 사라졌다. 손에 든 수첩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내 손바닥에서 흘러나온 땀인지, 아니면 그가 마지막으로 내게 건넨 눈빛이 맺힌 습기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

다음 날 아침, 나는 출근하자마자 인사팀 서버에 접속했다. 내 권한으로 조회할 수 있는 직원 인사 기록은 기본 사항뿐이었지만, 태오의 경력 사항은 팀 내 공개 정보로 분류되어 있었다.

2015년 입사. 2017년 대리 승진. 2019년 과장 승진.

그리고 2020년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의 휴직.

사유 란은 비어 있었다. '개인 사유'라는 짧은 문구만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마우스를 움직여 다른 메뉴를 클릭하려다 멈췄다.

2020년 봄.

내가 군대에 있을 때였다. 태오가 사라진 지 3년째 되던 해. 나는 그 무렵 훈련소에서 편지를 매일 썼다. 받을 사람도 없는데, '태오에게'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재원 씨, 뭐 찾아?"

하민정이 내 등 뒤에서 말을 걸었다. 나는 재빨리 모니터 화면을 전환했다.

"아뇨, 그냥... 인사 규정 좀."

하민정이 내 옆자리로 와 앉았다. 그녀의 눈빛이 평소보다 진지했다. 목소리를 낮췄다.

"팀장님 거 보고 있었죠?"

들켰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민정이 주위를 살피더니 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팀장님은 예전에 좀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가족 쪽으로..."

"무슨 일인데요."

"제 입으로 말씀드리긴 좀 그렇고... 보안팀 김성호 과장님 아세요? 그분한테 물어보는 게 나을 거예요. 팀장님이 입사하기 전부터 알던 사이라니까."

하민정이 내게서 물러나며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근데 조심하세요. 그 얘기, 아무 데서나 꺼내면 안 되는 거니까."

---

보안팀은 본관 1층 로비 옆에 있었다. 김성호 과장은 보안실 구석 자리에서 CCTV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사십 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체격이 단단한 남자였다. 내가 다가가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인사팀 신입?"

"네. 정재원입니다."

그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이름을 듣는 순간, 분명히 무언가 반응했다.

"무슨 일로?"

"강태오 팀장님에 대해 여쭤볼 게 있어서요."

김성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보안실 문을 닫았다.

"왜 그걸 당신이 궁금해하냐."

"저는 태오 팀장님의..."

잠시 망설였다. 어떤 단어를 골라야 이 사람에게 진심이 전달될까.

"고향 후배입니다. 낙원에서 같이 자랐어요."

김성호의 눈이 커졌다. 그가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을 다시 확인하듯이.

"당신이 그..."

말끝을 흐렸다. 나는 기다렸다. 김성호가 깊은 한숨을 쉬더니 의자에 털썩 앉았다.

"태오가 알면 날 죽일 거야."

"말씀해주세요."

"태오는 당신을 지키려고 한 거야."

그의 목소리가 무거웠다. 오래 묵힌 비밀을 꺼내는 사람의 목소리.

"자기 아버지로부터."

8년 전 여름, 태오가 사라지기 직전. 그의 아버지 강필두가 출소했다.

강필두는 가정 폭력으로 여러 번 처벌받은 전과자였다. 태오의 어머니는 그에게 맞아 죽었고, 태오는 열 살 때부터 아버지의 주먹 아래 자랐다. 낙원으로 이사 온 것은 도망이었다. 하지만 강필두는 2015년, 마지막 형기를 마치고 다시 나타났다.

"그자가 태오에게 말했대. 네 곁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부숴주겠다고. 네가 제일 아끼는 것부터."

김성호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보안실은 금연 구역이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 듯했다.

"태오는 당신이 첫 번째 목표가 될 거라는 걸 알았어. 그래서 사라진 거야. 당신한테서, 낙원에서, 모든 기억에서."

"그럼 그 휴직은..."

"2020년. 강필두가 회사까지 찾아왔어. 태오를 협박했지. 돈을 안 주면 네 군대 동기들한테까지 네 얘기를 퍼뜨리겠다고."

김성호의 담배 연기가 보안실 천장으로 올라갔다.

"태오는 그자를 만나 돈을 줬어. 그리고 반년 동안 숨어 있었지. 그자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나는 서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다.

"태오는 당신을 지키려고 한 거야. 자기 아버지로부터. 그게... 그놈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

보호. 희생. 사랑.

아니, 그게 아니었다.

"그건 보호가 아니에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분노 때문인지, 슬픔 때문인지 나도 몰랐다.

"그건 두려움이에요. 버림받을까 봐, 상처받을까 봐, 자기가 먼저 밀어낸 거예요. 저를 지킨다는 건 그냥 명분이고."

김성호가 말없이 나를 바라봤다. 나는 숨을 들이켰다.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터져 나오려고 했다. 8년간 쌓아온 배신감과 분노. 그 밑바닥에 깔린, 한 번도 말하지 못한 그리움.

"그런다고 제가 안전해졌을까요? 그가 사라진다고 제가 행복해졌을까요?"

김성호가 담배를 비볐다.

"그걸 이제 와서 나한테 말해 봐야..."

"아니에요. 태오에게 말할 거예요."

나는 보안실 문을 열었다. 복도로 나오자마자 벽에 손을 짚었다. 무릎이 풀렸다. 숨이 가빴다.

8년.

그가 나를 지키기 위해 나를 버렸다.

그리고 나는 그 버림 속에서, 그 버림 때문에, 그를 더 깊이 파고들었다. 수첩을 훔치고, 서랍을 뒤지고, 그의 약점을 찾아 집착했다. 그렇게라도 붙잡고 싶었다.

이제 알았다. 우리 둘 다 같은 두려움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을 뿐이라는 걸.

---

밤 10시. 사무실 불은 대부분 꺼져 있었다. 하지만 17층 인사팀 구석, 팀장실엔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

나는 조용히 문을 열었다.

태오는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컴퓨터 모니터 화면은 켜진 채였고, 서류가 흩어져 있었다. 커피잔은 이미 식어 있었고, 넥타이는 풀어져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갔다.

잠든 얼굴. 완벽한 팀장의 가면을 벗은, 서른 살 강태오의 민낯. 눈가에 잔주름이 졌고, 턱선이 날카로웠다. 셔츠 깃 사이로 드러난 쇄골이 얕게 오르내렸다.

8년 전 창고에서도 이랬다. 그는 내 위에서 잠들었고, 나는 그 아래에서 그의 숨소리를 들었다. 그날 밤, 우리는 서로의 몸을 처음 만졌다. 그의 손가락이 내 뺨을 쓸고, 내 손이 그의 성기 위로 올라갔다. 청바지 너머로 딱딱하게 긴장된 그것을 감쌌을 때, 태오는 내 목에 얼굴을 묻고 신음했다.

"재원아..."

지금 그가 잠결에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무릎을 꿇었다. 그의 의자 옆에. 그리고 그의 넥타이를 풀었다. 천천히, 조용히. 실크 넥타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사무실에 울렸다.

셔츠 첫 번째 단추. 두 번째 단추. 세 번째.

그의 가슴이 드러났다. 단단한 근육과 옅은 흉터 하나. 왼쪽 갈비뼈 아래, 오래된 흉터. 강필두가 남긴 것일까. 나는 손가락으로 그 흉터를 쓸었다.

태오의 눈이 떠졌다.

"재... 원아?"

목소리가 잠에 취해 있었다. 초점이 돌아오기까지 몇 초. 그가 내 손목을 잡았다.

"뭐 하는..."

"나를 지켰다고?"

내 목소리는 낮았다. 떨리고 있었지만, 더 이상 숨지 않았다.

"그게 네 방식이었어? 나를 버리고, 혼자 도망치고, 8년 동안 몰래 지켜보는 게?"

태오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네 번째 단추를 풀었다. 다섯 번째. 셔츠가 완전히 열렸다. 그의 배꼽 아래로 검은 음모가 희미하게 시작되는 지점까지.

"재원아, 하지 마."

"왜. 왜 하지 말아야 하는데."

내가 그의 벨트 버클에 손을 대자 태오가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그의 복근이 긴장으로 수축했다. 나는 버클을 풀었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내가... 무서워져."

처음이었다. 강태오가 나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은.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왼손 집게손가락뿐 아니라, 두 손 모두.

"뭐가 무서워."

내가 그의 바지 지퍼를 내렸다. 그 아래로 면 속옷이 드러났다. 그의 성기는 이미 반쯤 발기해 있었다. 속옷 천을 밀어 올린 귀두의 윤곽이 선명했다. 그 위로 젖은 자국이 번져가고 있었다.

"나를 다시 만지는 게 무서워? 아니면 내가 너를 떠날까 봐 무서운 거야?"

태오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둘 다야."

그 말을 끝으로, 나는 그의 속옷을 내렸다.

그의 성기가 완전히 드러났다. 8년 전 창고에서 내 손에 쥐었던 것보다 더 단단하고, 더 뜨거웠다. 귀두는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요도구에서 투명한 점액이 스며 나오고 있었다. 나는 왼손으로 그의 성기를 감아쥐었다. 익숙한 감촉. 낯선 온도.

"으... 윽..."

태오의 목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의 허리가 의자에서 들썩였다. 나는 천천히 손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포피가 귀두를 덮었다가 다시 밀려났다. 점액이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윤활제 역할을 했다.

"재원아... 제발..."

"제발 뭐. 멈춰? 계속해?"

나는 그의 성기를 꽉 쥔 채 손가락에 힘을 줬다. 요도 해면체가 손바닥 안에서 단단하게 긴장되는 게 느껴졌다. 태오가 신음하며 머리를 뒤로 젖혔다. 그의 목젖이 격하게 오르내렸다.

"나도... 나도 8년 동안 무서웠어."

내가 손의 속도를 높이며 말했다. 태오의 성기에서 분비되는 점액이 점점 더 끈적해졌다. 내 손바닥과 그의 성기 사이에서 찰진 소리가 났다.

"네가 나를 잊었을까 봐. 아니면 내가 너를 잊어야 할까 봐. 매일 밤 그 두려움 사이에서..."

나는 갑자기 손을 멈췄다. 태오의 호흡이 턱 막혔다. 절정 직전까지 갔던 긴장이 덜컥 멈춰서 그의 전신에 경련을 일으켰다. 그의 성기가 내 손안에서 허공을 향해 경련했다. 채워지지 않은 절정이 그의 전신을 떨게 만들었다. 그의 눈이 뜨거운 눈물로 반짝였다.

"너도 똑같은 거였어, 그렇지? 나를 지킨다는 건 결국 네 두려움의 반대쪽 얼굴이었어."

태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의 무릎 사이로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성기에서 풍기는 짭짤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나는 혀를 내밀어 그의 귀두를 핥았다. 소금기와 점액의 쌉쌀한 맛이 혀에 퍼졌다.

"아... 아..."

태오가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그의 손가락이 내 두피를 파고들었다. 나는 그의 성기를 입에 넣었다. 입천장을 가득 채운 단단한 열기에 숨이 막혔다. 혀끝으로 혈관이 뛰는 표면을 쓸자, 그의 허벅지가 경련하듯 떨렸다. 귀두가 목구멍 깊숙이 닿을 때마다 그의 복부가 쥐어짜듯 수축했다. 나는 입술로 단단히 감싼 채 머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질척한 타액과 점액이 섞여 턱으로 흘러내렸다.

사무실에는 내가 그의 성기를 빠는 젖은 소리와 태오의 거친 숨소리만 가득했다. 컴퓨터 모니터 불빛이 우리를 파랗게 비췄다. 태오의 허벅지가 긴장으로 떨리고 있었다. 내 혀끝이 그의 요도구를 파고들 때마다 그의 성기가 입속에서 더욱 팽창했다. 귀두의 온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곧 사정할 거라는 신호였다.

그때 태오가 갑자기 내 어깨를 밀어냈다. 힘의 방향이 바뀌었다. 그가 나를 벽 쪽으로 밀어붙이더니, 내 등이 차가운 유리창에 닿기 전에 몸을 뒤집었다. 이제는 그가 나를 벽에 몰아세운 자세. 그의 성기는 여전히 바지 위로 솟아 있었고, 그의 눈은 충혈된 채 나를 내려다봤다.

"네가... 네가 날 이렇게 만든 거야."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분노인지 욕망인지 구분할 수 없는 떨림. 그가 내 넥타이를 움켜쥐고 내 얼굴을 그의 쪽으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입을 맞췄다.

부드러운 키스가 아니었다. 이빨이 부딪히고, 혀가 밀려 들어왔다. 그의 입 안에서 커피와 담배와, 내가 조금 전까지 핥았던 그의 체액 맛이 섞여 밀려왔다. 그의 혀가 내 입천장을 쓸고, 내 혀를 빨아들였다. 나는 숨이 막혀 그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그가 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피 맛이 혀끝에 퍼졌다.

"으... 흐..."

내 목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태오가 입을 떼고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내 피부에 닿았다. 그의 이빨이 내 목의 힘줄을 따라 움직였다. 깨물 듯이, 하지만 깨물지 않고.

"8년이야... 8년 동안... 나는..."

그가 내 벨트를 풀었다. 그의 손이 내 바지 안으로 들어왔다. 내 속옷 위로 발기된 성기를 움켜쥐었다. 그의 손바닥이 내 성기를 압박하자 나는 신음하며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너도... 너도 이랬잖아."

태오가 내 귀에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가 젖어 있었다.

"나 없는 8년 동안... 너도 매일 밤 나를 생각하면서... 이렇게 만졌잖아."

그의 손이 내 속옷을 내렸다. 내 성기가 차가운 사무실 공기에 노출되었다. 귀두는 이미 투명한 점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태오가 내 성기를 감아쥐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귀두를 문질렀다. 요도구에서 점액이 흘러나와 그의 손가락 사이로 번졌다.

"말해 봐, 재원아. 나를 생각하면서... 몇 번이나 쌌어."

"수백... 수백 번..."

내 목소리가 떨렸다. 그의 손이 빨라졌다. 내 성기 전체를 강하게 쥐고 위아래로 움직였다. 포피가 귀두를 덮었다가 밀려나기를 반복했다. 그의 손바닥이 내 성기 뿌리까지 내려가 음낭을 쥐었다. 나는 신음하며 그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나도... 나도야..."

태오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의 손이 내 성기에서 떠나지 않은 채, 그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매일 밤... 네 사진 보면서... 네가 입었던 옷, 네가 섰던 거리, 네가 마신 커피잔... 그런 걸로... 너를 상상하면서..."

그의 손이 더 빨라졌다. 내 성기에서 나는 점액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찰진 소리를 냈다. 나는 절정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하복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고환이 수축했다.

"태오야... 나... 나 곧..."

"싸, 재원아. 내 손에... 싸."

그의 목소리가 명령처럼 낮아졌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내 귀두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문질렀다. 나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사정했다. 흰 정액이 그의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그의 손이 내 성기를 계속 움직이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냈다.

나는 벽에 기대어 숨을 골랐다. 태오가 내게서 물러섰다. 그의 손에는 내 정액이 묻어 있었다. 그가 손을 들어 올려 자신의 눈앞에 가져갔다. 그리고 천천히, 내가 보는 앞에서, 그의 혀가 손가락 사이의 정액을 핥았다.

"더 이상은... 안 돼."

그가 떨리는 손으로 바지를 올렸다. 셔츠 단추를 채우려다가 포기했다. 그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내가 너를... 망칠 거야. 나는 아버지랑 똑같은 피가 흐르고 있어. 아버지의 주먹보다 내 안에 흐르는 그의 피가 더 무서워. 언젠가 나도 그렇게 될 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를 밀어내는 게 나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바지 앞은 정액과 점액으로 젖어 있었다. 나는 태오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건 변명이야, 태오야. 나를 잃을까 봐 두려워서, 네가 먼저 도망치는 거."

태오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얘졌다.

"나도 무서웠어. 8년 동안, 네가 나를 진짜 잊었을까 봐. 그런데 네가 모르는 척 하는 게 더 무서웠어."

나는 그의 손을 잡아 내 가슴 위에 올렸다.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느껴져? 이게 무서움이라는 거야. 너도 나도 똑같아."

태오의 손가락이 내 심장 박동을 따라 떨렸다. 그가 천천히 손을 내리더니 나를 밀어냈다. 부드럽게, 하지만 단호하게.

"가. 지금 당장."

"태오야."

"내일. 내일 다시 얘기해. 지금은... 제발."

그의 목소리가 갈라지고 있었다. 나는 물러섰다. 그의 눈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라보고, 팀장실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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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는 어두웠다. 나는 벽에 기대어 숨을 골랐다.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튀어나올 것 같았다. 입 안에는 아직 태오의 체액 맛이 남아 있었다. 짭짤하고, 끈적하고, 그의 숨결이 섞인 맛. 그리고 그의 혀가 내 입 안을 휘젓던 감촉. 그가 내 목을 깨물던 통증.

내 바지 앞은 여전히 젖어 있었다. 방금 사정했지만, 성기는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손을 바지 안으로 넣었다. 손가락이 아직 민감한 귀두에 닿자 전기가 통하는 듯한 감각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나는 태오가 조금 전까지 내 성기를 쥐고 있던 그 손을 떠올렸다. 그의 손가락이 내 정액을 핥던 모습을 떠올렸다.

"하... 아..."

나는 벽에 기대어 바지를 더 내렸다. 내 손가락이 아직 젖어 있는 귀두를 문질렀다. 태오의 혀가 내 목을 핥던 감각. 그의 이빨이 내 입술을 깨물던 통증. 그가 내 귀에 속삭이던 젖은 목소리.

'나도 매일 밤... 네 사진 보면서...'

나는 손의 속도를 높였다. 내 성기가 다시 완전히 발기했다. 아까 사정한ばかり인데도 귀두는 이미 새로운 점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나는 태오가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내 성기를 입에 넣던 장면을 떠올렸다. 그의 입술이 내 귀두를 감싸고, 그의 혀가 요도구를 파고들던 감각.

"태오야... 태오야..."

나는 그의 이름을 신음하며 중얼거렸다. 손이 더 빨라졌다. 내 성기 전체를 쥐고 격하게 움직였다. 점액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다른 손으로 내 고환을 쥐었다. 태오가 내 음낭을 쥐던 그 손의 감각을 재현하려는 듯이.

절정이 다가왔다. 나는 태오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가 내 정액을 핥던 그 충혈된 눈. 그가 내 목을 깨물며 신음하던 그 목소리. 그가 8년 동안 나를 지켜보며 수첩에 적어 내려간 모든 순간들.

"으... 으아..."

나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두 번째로 사정했다. 정액이 내 손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리가 풀려 벽에 완전히 기대었다. 숨이 거칠게 몰아쉬어졌다. 눈앞이 흐릿해졌다.

태오의 체액 맛이 아직 혀끝에 남아 있었다. 나는 그 맛을 삼키며 눈을 감았다.

"팀장님은 원래 그런 분이에요."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윤정아가 복도 끝에 서 있었다. 그녀의 하이힐이 어둠 속에서 느릿느릿 다가왔다.

"가까이 가려는 사람을 가장 잔인하게 밀어내죠."

그녀가 내 앞에 멈춰 섰다. 그녀의 시선이 내 흐트러진 셔츠 깃, 풀린 넥타이, 그리고 바지 앞부분의 젖은 자국을 천천히 훑었다. 그녀의 눈이 거기서 멈췄다. 내 바지 앞자락은 두 번의 사정으로 인해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정액 냄새가 희미하게 공기 중에 떠돌았다. 그녀의 시선이 집요하게 그곳을 파고들었다.

"꽤 오래... 만지고 온 모양이네요."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조소와 적의가 얇은 미소 아래 눌려 있었다. 그녀가 한 걸음 더 다가왔다. 이제 우리 사이의 거리는 팔 하나 정도. 그녀의 손가락이 천천히 올라왔다. 그리고 내 바지 앞자락, 정액으로 젖어 천이 달라붙은 그 부위를 검지로 살짝 눌렀다.

축축한 천이 내 성기에 밀착되었다. 그녀의 손가락 끝이 젖은 천 너머로 내 성기의 윤곽을 따라 움직였다.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귀두의 곡선을 그녀의 손톱이 스쳤다.

"태오 팀장님... 여기서 뭘 하셨길래 이렇게 젖었대?"

그녀의 손가락이 내 바지 앞자락을 꾹 눌렀다. 젖은 천 사이로 점액과 정액이 스며 나와 그녀의 손가락 끝을 적셨다. 그녀가 손가락을 들어 올려 검지와 엄지를 맞댔다. 정액의 끈적한 실이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이어졌다.

"내가 3년째 겪고 있는 일이에요."

윤정아의 입술이 얇게 올라갔다. 미소라고 하기엔 너무 날카로운, 적의와 집착이 뒤섞인 표정. 그녀의 손가락이 다시 내 바지 앞자락으로 내려왔다. 이번에는 더 깊게, 내 성기의 뿌리 쪽까지 손가락이 파고들었다. 그녀의 중지가 내 고환의 윤곽을 천 너머로 눌렀다.

"그래도 포기 안 할 거죠? 우리 둘 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바지 지퍼를 따라 천천히 올라왔다. 금속 지퍼의 이빨 사이로 그녀의 손톱이 스치며 소리를 냈다. 그녀의 손이 내 셔츠 깃으로 올라와 내 목의 힘줄을 스쳤다. 태오가 조금 전까지 입술로 애무하던 바로 그 자리.

"누가 먼저 그 벽을 부수나, 한번 지켜봐요. 정재원 씨."

그때 내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에 '태오 팀장'이라고 뜬 발신자 표시. 윤정아의 눈이 번뜩였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목에서 떨어졌다.

나는 전화를 받았다.

"재원아."

태오의 목소리는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무언가 결심한 자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내일 시간 좀 내. 할 말이 있어."

전화가 끊겼다. 윤정아가 나를 바라보며 여전히 그 날카로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 끝에는 아직 내 정액이 묻어 있었다. 그녀가 그 손가락을 들어 올려 자신의 눈앞에 가져갔다. 그리고 천천히, 내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혀가 손가락 끝을 핥았다. 태오가 조금 전에 했던 것과 똑같은 동작으로.

"내일이 기대되네요."

그녀가 돌아서며 말했다. 그녀의 혀가 입술을 천천히 훑었다.

"누가 이기나."

복도에 그녀의 구두 소리만 길게 울렸다. 나는 핸드폰을 손에 쥔 채 서 있었다. 내 바지는 여전히 축축했고, 성기는 두 번의 사정 후에도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채 바지 안에서 이완과 긴장을 반복했다. 태오의 체액 맛이 혀끝에, 그리고 이제 윤정아의 혀가 내 정액을 핥던 그 이미지가 눈앞에 남아 나를 떠나지 않았다.

윤정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했다. 네가 3년 동안 부수지 못한 벽. 나는 오늘 그 벽의 금을 더 벌렸다. 태오가 내일 내게 할 말. 그건 아마 그 벽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첫마디일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누가 이기느냐의 경쟁은 끝난다는 것을 윤정아는 아직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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