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퇴고본

이준의 손끝이 닿자마자 세상이 뒤집혔다.

등이 검은 시트에 닿기도 전에 그의 타액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달콤했다. 위스키에서 느꼈던 그 농밀한 단맛. 연우의 입안에 침이 고였다. 혀가 저절로 입술을 핥았다. 배고픔이었다. 굶주림이었다.

“조급해하지 마.”

이준이 그녀의 위에 올라탔다. 침대가 아닌 제단이었다. 주변의 실험 장치들이 희미한 푸른 빛을 내뿜으며 웅웅거렸다. 그는 넥타이를 풀며 연우를 내려다봤다. 차가운 눈동자. 하지만 그 깊은 곳에서 무언가 타오르고 있었다.

“오늘은 땀도 맛볼 거야. 그리고 피도.”

연우의 숨이 턱 막혔다. 피. 그 단어가 혀끝에서 녹았다. 상상만으로도 질 안쪽이 수축하며 벌어졌다. 속옷이 젖어드는 게 느껴졌다. 부끄러웠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입 벌려.”

명령이 아니라 유혹이었다.

그의 검지가 그녀의 입술을 스치자 연유 빛 타액이 실처럼 늘어졌다. 연우가 입을 벌리자 손가락이 밀고 들어왔다. 혀가 반사적으로 감았다. 폭발했다. 미각이.

첫맛은 언제나처럼 감미로웠다. 꿀처럼 진득하고 바닐라처럼 관능적인 단맛. 하지만 그 아래 무언가 꿈틀거렸다. 쓴맛이었다. 연기 냄새를 닮은 불쾌한 쓴맛. 1화에서 위스키를 마실 때 스쳐 지나갔던 그 맛이 지금, 더 선명하게 혀 뿌리를 찔렀다.

“뭔가…… 타는 맛이……”

연우가 중얼거리자 이준의 눈이 살짝 좁혀졌다.

“계속 핥아.”

그는 손가락을 더 깊이 밀어넣었다. 연우는 숨을 들이켰다. 그의 지문이 혀의 돌기 하나하나에 마찰했다. 타액이 목구멍으로 흘러내리자 식도가 경련했다. 동시에 질벽도 수축했다. 그녀의 몸은 이제 혀와 성기가 직접 연결된 것처럼 반응했다. 음핵이 욱신거리며 딱딱하게 발기했고, 애액이 질 입구를 넘어 대퇴부까지 흘러내렸다.

이준이 손가락을 빼냈다. 타액이 손등까지 번들거렸다.

“이제 진짜를 맛볼 시간이야.”

그는 상의를 벗었다. 셔츠 단추가 하나둘 풀릴 때마다 피부가 드러났다. 실험실의 푸른 빛 아래서 그의 몸은 대리석 조각상 같았다. 완벽한 근육. 하지만 너무 완벽했다. 살아있는 살결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연우는 상체를 일으켜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땀 냄새가 올라왔다. 짭짤했다. 하지만 평범한 짠맛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울고 있던 아이의 눈물 맛이었다. 버려진 개의 털에서 나는 비릿한 절망이었다.

혀를 내밀었다.

목덜미의 소금기를 핥아 올리자 이준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땀에는 단순한 소금 이상의 정보가 담겨 있었다. 그의 체온. 심장 박동. 그리고 공포.

*……도망쳐야 해……*

누군가의 목소리가 연우의 뇌리에 스며들었다. 이준의 기억이었다. 어둡고 좁은 골목. 빗물에 젖은 신문지 냄새. 누군가 그를 쫓고 있었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식은땀이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렸다. 빈민가의 비릿한 공기가 폐를 가득 채웠다.

연우가 숨을 들이켰다. 그녀의 혀는 계속해서 그의 땀을 핥아냈다. 짜고 쓴 액체가 입안을 가득 채우고 식도로 넘어갔다. 위장이 아닌, 뇌가 그 맛을 흡수했다. 공포의 감각이었다.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도주. 그리고…… 배신당한 아이의 서러움.

“너…… 누구에게 쫓겼어?”

연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머리를 잡아 자신의 가슴 쪽으로 밀어붙였다.

“질문하지 마. 그냥 맛보기만 해.”

그의 심장이 그녀의 볼에 닿았다. 뛰고 있었다. 빠르게. 하지만 리듬이 불규칙했다. 심장 박동마저 망가져 있었다.

연우는 그의 가슴 근육을 혀로 훑었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짭짤함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맛. 절망이었다. 자신이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자각. 인간의 감각을 가진 무언가가 아니라,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무언가가 되어간다는 공포.

“피를 줘.”

연우가 말했다. 스스로 원한 것이었다. 그의 손가락 타액만으로는 부족했다. 더 깊은 곳, 더 진한 곳을 맛봐야만 했다. 질 안쪽이 허기로 수축하며 그녀의 전신이 떨렸다.

이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웃는 건지 경련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가 손목을 그녀의 입가로 가져왔다.

“깨물어.”

연우는 망설이지 않았다. 이빨을 세웠다. 피부가 찢어지는 감촉. 따뜻한 액체가 혀끝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

연우 자신의 비명이 아니었다. 이준의 비명이었다. 과거의, 철장 같은 방에 갇혀 있던 소년의 절규. 그의 피에는 블랙 소사이어티의 실험실에서 주입된 수많은 감각의 잔재가 녹아 있었다. 전기 충격의 날카로운 통증, 약물로 인한 환각의 불쾌한 단맛, 그리고…… 자신의 감각이 하나둘씩 지워져가던 공포의 무미함.

그의 피는 쇠 맛이 났다. 하지만 단순한 철분 맛이 아니었다. 차가운 수술대의 금속 맛. 피부에 꽂히는 바늘의 날카로움. 그리고 어둠 속에서 울고 있던 한 아이의 체온.

연우가 그의 손목을 빨아들일수록 질 안쪽이 뜨거워졌다.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성기는 이제 미각 기관이 되어 있었다. 그가 느끼는 모든 고통이 그녀에게는 쾌락으로 변환되어 성기로 집중되었다. 음순이 부풀어 오르고 질 입구가 벌름거리며 그의 손목을 빨아들이는 리듬에 맞춰 수축했다.

“이제…… 충분해.”

이준이 손목을 빼냈다. 상처에서 아직 피가 배어나왔다. 그가 그 피를 손가락에 묻혀 그녀의 목을 타고 가슴 사이로, 배꼽 아래로, 그리고 치마를 걷어 올린 허벅지 안쪽으로 발랐다.

“너의 모든 구멍이 나를 맛보게 할 거야.”

그의 손가락이 젖은 속옷을 밀어내고 질 입구를 문질렀다. 피 묻은 손가락이 음핵을 스치자 연우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그의 체액이 음부 점막으로 흡수되자 또 다른 감각의 파도가 밀려왔다. 이번에는 욕망이었다. 금지된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집착. 파괴하고 싶은 충동. 그리고 그 충동을 스스로에게 향하게 하는 자괴감.

“느껴져? 내가 얼마나 더러운 놈인지.”

이준이 속삭였다. 그의 손가락이 천천히 질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두 마디, 세 마디. 질벽이 손가락을 물었다. 피 묻은 손가락이 안쪽을 긁을 때마다 연우는 신음했다. 그의 타액, 땀, 피가 이제 그녀의 성기 안에서 섞이고 있었다. 질벽의 점막이 그의 체액을 흡수하면서 공감각적 이미지가 폭발했다.

어둡고 차가운 지하실. 유리병 속에 담긴 무언가. 그리고 그녀. 서연우의 얼굴이 담긴 오래된 사진. 이준은 그녀를 알고 있었다. 7년 전 사라지기 전부터,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미각이 사라지기 전부터, 그녀는 그의 실험 대상 중 하나였다.

“아…… 안 돼…….”

연우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몸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질 안쪽이 그의 손가락을 더 깊이 빨아들였다. 음핵이 딱딱하게 발기해 애액이 손바닥까지 적셨다. 쾌락은 배신의 맛을 지우지 못했다. 오히려 배신의 쓴맛이 쾌락을 더 자극했다.

이준이 손가락을 빼내고 자신의 바지를 벗었다. 그의 성기가 드러났다. 길고 단단하게 발기한 음경. 귀두가 붉게 달아올라 투명한 쿠퍼액이 번들거렸다. 그 액체에서조차 달콤한 향이 올라왔다. 그의 모든 체액이 연우를 유혹하도록 설계된 것 같았다.

“이제 내가 들어갈 거야.”

그가 말했다. 연우는 다리를 벌렸다. 거부할 수 없었다. 그녀의 질은 이미 그의 체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음부 전체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삽입을 갈망하는 공허함이 배꼽 아래에서 욱신거렸다.

이준이 천천히 밀고 들어왔다. 귀두가 질 입구를 벌릴 때 연우는 숨을 삼켰다. 따뜻했다. 살아있는 살덩어리가 그녀의 안으로 파고드는 감촉. 질벽이 음경을 감싸자 이준의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의 신음에는 쾌락과 고통이 섞여 있었다. 그녀의 질 안에서 자신의 감각이 빨려나가는 것을 그는 느끼고 있었다.

“더…… 깊이…….”

연우가 속삭였다. 그의 성기가 질 깊숙한 곳까지 밀고 들어와 자궁 경부를 건드렸다. 동시에 그녀의 뇌리에 또 다른 감각이 스며들었다. 이준이 처음으로 살인을 목격한 순간이었다. 어린 소년의 눈앞에서 누군가가 죽었다. 피가 바닥에 흥건히 고이고, 그 피에서 올라오는 비릿한 냄새. 그리고 소년은 울지도 못했다. 울면 자신도 죽는다는 걸 알았기에.

연우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질은 더 격렬하게 수축했다. 공포와 쾌락이 혼재된 절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준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리고 깊게. 마치 그녀의 내벽 하나하나를 음경으로 맛보듯이.

“너…… 나를…… 알고 있었어…….”

연우가 신음 사이로 말했다.

“처음부터…….”

이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허리의 속도를 높였다. 음경이 질벽을 더 빠르게 마찰했다. 애액이 거품이 되어 허벅지 사이로 흘러내렸다. 성기 결합부에서 철썩이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체액이 섞였다. 그의 쿠퍼액과 그녀의 애액, 그리고 아직 마르지 않은 그의 피까지 모두 하나의 액체가 되어 그녀의 질 안을 채웠다.

연우는 그 액체를 흡수하며 또 다른 진실을 맛보았다. 블랙 소사이어티. 감각을 거래하는 유령의 식탁. 그들은 아이들을 납치해 완벽한 ‘감각 표본’으로 만들었다. 이준도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는 실패작이었다. 너무 많은 감각이 주입되어 스스로의 감정과 기억을 통제할 수 없게 된 존재.

“그리고…… 나도…… 실험 대상이었어…….”

연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의 미각 상실은 사고가 아니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녀의 감각을 차단했다. 바로 그녀를 이준과 연결하기 위해서. 두 개의 망가진 감각 표본을 결합시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실험하기 위한 계획이었다.

절정이 임박했다. 질벽이 격렬하게 수축하며 이준의 음경을 압박했다. 그녀의 성기가 그의 체액을 짜내듯 빨아들였다. 동시에 이준의 감정이 검열 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죄책감.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비겁함. 그녀를 자신의 감각 감옥에 가두려는 소유욕. 그리고 그녀가 진실을 알게 되면 자신을 떠날 거라는 두려움.

“나도…… 그래…….”

연우가 신음했다.

“나도…… 너 없으면…… 안 돼…….”

그 말과 동시에 그녀가 절정에 도달했다. 질 내벽이 경련하며 음경을 더 깊이 물었다. 음핵이 격렬하게 수축하고 자궁이 아래로 내려앉는 감각. 그녀의 애액이 그의 성기를 완전히 적셨다. 동시에 그녀의 뇌리에는 이준의 절정이 공감각적으로 전달되었다. 그도 사정하고 있었다. 그의 정액이 질 안쪽으로 뜨겁게 쏟아졌다. 정액의 맛은 짜고 쌌다. 하지만 단순한 생리적 액체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그녀를 향한 7년간의 그리움, 집착, 그리고 구원에 대한 갈망이 녹아 있었다.

연우는 그의 정액을 질벽으로 흡수했다. 마치 마지막 한 방울의 수프까지 긁어먹는 셰프처럼. 그의 모든 감정을 삼켰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다. 이 관계는 중독이었다. 서로의 체액 없이는 살 수 없는, 서로의 감각을 빼앗아야만 존재할 수 있는 파괴적인 공생.

숨을 헐떡이며 이준이 그녀의 위에서 무너졌다. 그의 얼굴이 그녀의 가슴에 파묻혔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그녀의 피부에 달라붙었다. 그들은 말하지 않았다.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의 몸은 여전히 연결된 채, 체액을 교환하고 감각을 공유하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이준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가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울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다시 냉정하게 가라앉았다.

“오늘은 여기까지.”

그가 말하며 그녀의 질에서 음경을 빼냈다. 질 입구에서 정액과 애액이 섞인 액체가 흘러나왔다. 연우는 그 액체가 빠져나가는 감각을 느끼며 다시 한 번 전신이 저릿해지는 쾌감을 느꼈다. 그녀의 몸은 이미 그의 체액을 갈망하도록 개조된 것 같았다.

그가 침대에서 내려가자 연우는 일어나 앉았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질 안쪽이 아직도 욱신거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혀였다. 혀가 그의 체액을 더 원했다. 방금 전까지 그의 피와 정액을 삼켰는데도, 굶주림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나…… 아직 배고파.”

연우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준이 뒤를 돌아봤다. 그의 눈에 뭔가 스치는 듯했지만, 곧 사라졌다.

“참아.”

“못 참겠어.”

연우가 말했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금단 증상이었다. 그의 체액 없이는 이제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할 것 같았다. 침이 계속 고여 입안이 끈적거렸고, 위장이 비어 있는 듯한 공허감이 전신을 휘감았다. 혀끝이 저릿거리고 질 안쪽이 허기로 수축했다.

이준이 다가와 그녀의 턱을 잡았다.

“내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이제 알겠어?”

그의 목소리에는 미묘한 만족감이 서려 있었다. 그가 원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녀를 자신에게 완전히 의존하게 만드는 것. 자신의 체액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게 만드는 것.

연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손가락을 잡아 입으로 가져갔다. 아까 물었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다. 그녀가 그 상처를 혀로 핥자 이준이 숨을 들이켰다.

“그만해.”

“싫어.”

연우가 그의 손가락을 빨았다. 상처에서 피가 다시 배어나왔다. 그 피를 삼키자 잠시 갈증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곧 더 큰 갈증이 밀려왔다. 끝이 없었다.

“오늘은 내가 당신을 요리하겠다.”

연우가 말했다. 그녀의 눈이 번들거렸다. 이준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녀가 처음으로 주도권을 쥐려는 순간이었다.

“당신은 내가 맛보는 음식이 아니야. 내가 당신을 소모하는 게 아니라, 당신도 나를 소모하고 있어. 이 감각의 감옥에서 우리는 동등한 죄수야.”

그녀는 그의 손목을 놓지 않았다. 대신 그를 침대로 다시 밀어붙였다. 이준이 저항하지 않았다. 아니, 저항할 수 없었다. 그의 눈에는 호기심과 기대가 떠올랐다.

“이제 내가 당신의 모든 체액을 요리할 거야. 땀, 눈물, 타액, 정액, 그리고 피까지. 하나하나 맛보고, 당신이 숨겨온 모든 감정을 꺼내볼 거야.”

연우가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리고 당신이 나를 볼모로 잡은 게 아니라, 내가 당신을 볼모로 잡은 거라는 걸 깨닫게 해줄게.”

그녀의 손이 그의 가슴을 타고 내려갔다. 손톱으로 살짝 긁으며 복근을 지나 배꼽 아래까지 내려가, 다시 발기하기 시작한 그의 성기를 감쌌다. 손가락이 귀두를 문지르자 이준의 허리가 움찔거렸다. 그녀는 엄지로 귀두 끝을 원을 그리며 문질렀다. 쿠퍼액이 손가락 사이로 번들거렸다.

“아직 안 끝났어. 오늘 밤은 길어.”

그녀가 말하며 그의 성기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손가락으로 음경의 핏줄을 따라 밑동까지 훑고, 다시 귀두를 감싸 쥐었다. 이준의 숨이 거칠어졌다. 그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하지만 밀쳐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손을 더 아래로 안내했다.

“보여줘.”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나를 어떻게 요리하는지.”

연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승리의 미소라기보다는 집착의 미소였다. 그녀는 이제 알았다. 이 관계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면, 차라리 주도권을 쥐겠다고. 그의 체액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요리하는 셰프가 되겠다고.

그가 그녀를 네스트에 가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그를 자신의 식탁에 묶어둔 것이라고.

연우는 천천히 몸을 낮췄다. 그녀의 입술이 그의 배꼽 아래를 스치자 이준의 복근이 경련했다. 그녀는 혀를 길게 내밀어 그의 하복부에 난 얕은 흉터를 핥았다. 오래된 실험의 흔적이었다. 흉터 조직에는 다른 피부보다 더 짠 맛이 감돌았다. 과거의 고통이 소금처럼 배어 있었다.

“여기…… 네가 처음으로 메스를 맞은 곳이지.”

연우가 속삭이며 흉터를 입술로 빨았다. 이준의 허벅지가 긴장으로 딱딱해졌다.

“말하지 마.”

“왜? 네 몸은 다 기억하고 있는데.”

그녀는 흉터에서 입을 떼고, 이번에는 그의 고환을 혀로 훑었다. 주름진 피부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짭짤했다. 그녀가 한쪽 고환을 입안에 넣고 부드럽게 빨자 이준의 손이 시트를 움켜쥐었다.

“젠장…….”

그의 신음이 새어나왔다. 연우는 고환을 혀로 굴리며 다른 손으로 그의 성기를 쥐고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귀두에서 쿠퍼액이 흘러나와 손가락 사이로 번들거렸다. 그녀는 고환을 입에서 빼내고, 이번에는 귀두를 혀끝으로 살짝 건드렸다. 쿠퍼액의 맛은 짜면서도 달았다. 마치 카라멜을 태운 듯한 쌉싸름한 단맛.

“네 쿠퍼액…… 전보다 더 진해졌어.”

연우가 혀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요리할수록, 당신의 체액도 변하고 있어.”

그녀는 입을 크게 벌려 그의 성기 전체를 삼켰다. 귀두가 목구멍 깊숙이 닿자 구역질이 올라왔지만, 그녀는 참았다. 대신 목 근육을 의도적으로 수축시켜 귀두를 압박했다. 이준의 허리가 들썩이며 욕설이 튀어나왔다.

“미친…… 그만…….”

연우는 그의 성기를 입에서 빼내며 길게 숨을 들이켰다. 타액이 턱을 타고 가슴 사이로 흘러내렸다. 그녀는 타액을 손가락으로 찍어 자신의 유두에 발랐다. 이준의 시선이 그녀의 손끝을 따라 움직였다.

“봐. 네 타액이 내 몸에 닿을 때마다, 내 유두가 이렇게 딱딱해져.”

그녀가 젖은 손가락으로 유두를 꼬집자 전기가 통과한 듯한 쾌감이 허리를 타고 올라왔다. 그녀는 한 손으로 자신의 유두를 계속 자극하며, 다른 손으로 그의 성기를 다시 입으로 가져갔다.

이번에는 리듬을 바꿨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마치 최고급 초콜릿을 혀로 녹이듯이. 혀끝으로 귀두의 테두리를 따라 원을 그리고, 요도 입구를 살짝 빨아들였다가 놓아주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이준의 성기가 그녀의 입안에서 더 단단해졌다.

“연우야…….”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애원이었다. 명령이 아니었다.

“싸게 해줘…….”

“아직 안 돼.”

연우가 단호하게 말하고 다시 그의 성기를 깊이 삼켰다. 그녀는 한 손으로 그의 고환을 쥐고 부드럽게 마사지했다. 다른 손은 그의 회음부를 눌렀다. 손가락으로 전립선을 외부에서 압박하자 이준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거기…… 안 돼…….”

“왜? 싫어?”

연우가 입을 떼지 않은 채로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그의 성기에 진동으로 전달되자 이준이 신음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회음부를 손가락으로 압박하며 혀로 귀두를 집중적으로 애무했다. 쿠퍼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그 액체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삼켰다.

그러자 또 다른 기억이 스며들었다. 이준이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혔던 순간. 그의 손에 쥐어진 메스. 실험대 위에 묶인 누군가. 그리고 명령. ‘감각을 추출해.’

연우는 입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이, 더 빠르게 그의 성기를 빨아들였다. 그녀는 그의 가장 어두운 기억을 삼키면서도 쾌락을 느끼고 있었다. 아니, 그 어두운 기억 때문에 더 흥분했다.

“너…… 정말…….”

이준이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성기가 그녀의 입안에서 격렬하게 수축했다. 정액이 목구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뜨겁고 진득한 액체. 그녀는 사정하는 그의 성기를 입에서 빼지 않고 끝까지 빨아들였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삼켰다.

그녀가 천천히 입을 뗐다. 입술에 정액이 묻어 번들거렸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입술에 묻은 정액을 긁어 혀로 핥았다.

“아직 멀었어.”

연우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가 방금 사정했는데도,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굶주려 있었다.

“이제 땀을 맛볼 차례야.”

그녀는 그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녀의 질이 그의 반쯤 발기한 성기 위에 닿았다. 그녀는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며 그의 성기를 질 입구로 문질렀다. 아직 삽입하지 않고, 그저 음순으로 감싸 쥐고 위아래로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그녀의 애액과 그의 정액이 섞여 끈적한 소리를 냈다.

“느껴져? 우리 체액이 섞이고 있어.”

연우가 속삭이며 허리 속도를 높였다. 이준의 성기가 다시 완전히 발기했다. 그녀는 여전히 삽입하지 않고, 음핵을 그의 성기 기둥에 비비며 스스로 쾌감을 얻었다. 그녀의 애액이 그의 배 위로 뚝뚝 떨어졌다.

“넣어…….”

이준이 거의 명령하듯 말했다.

“아니.”

연우가 거절하며 허리를 들어 올렸다. 그녀의 질 입구가 그의 귀두 바로 위에서 벌름거렸다. 애액이 실처럼 늘어져 그의 귀두에 떨어졌다.

“오늘은 내가 정해. 언제, 어떻게, 얼마나.”

그녀는 몸을 낮춰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그녀는 혀를 길게 내밀어 그의 목에서 시작해 쇄골, 가슴, 복근까지 천천히 핥아 내려갔다. 땀의 짠맛이 혀끝에 맴돌았다. 그의 체온이 그녀의 입술로 전해졌다.

“네 땀…… 점점 더 짜지고 있어.”

연우가 중얼거렸다.

“긴장하고 있구나. 내가 네 몸을 요리하는 게 두려워?”

이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게 그녀의 혀에 그대로 느껴졌다. 그녀는 그의 배꼽 주변을 혀로 원을 그리며 핥았다. 땀과 체취가 가장 진하게 배어 있는 곳이었다. 거기서 그녀는 또 다른 기억을 맛보았다.

어둡고 좁은 방. 수많은 모니터 화면. 그리고 화면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소녀. 서연우. 이준은 그 방에서 몇 년 동안 그녀를 지켜봤다. 그녀가 웃을 때마다, 울 때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마다. 그는 볼 수만 있고 만질 수 없는 유령이었다.

“날…… 지켜봤구나.”

연우가 그의 배꼽에 입술을 댄 채로 속삭였다.

“매일매일. 내가 다른 남자와 키스할 때도?”

이준의 복근이 경련했다. 질투였다. 7년 동안 쌓아온 병적인 질투.

“그래서…… 내 미각을 빼앗은 거야? 다른 사람의 맛을 느끼지 못하게?”

그녀가 그의 배 위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들의 눈이 마주쳤다. 이준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네가…… 다른 놈의 타액을 맛보는 게…… 견딜 수 없었어.”

그의 고백이었다. 연우는 그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미소 지었다.

“이제 알겠어. 넌 그냥 질투 많은 꼬마였을 뿐이야.”

그녀는 허리를 낮춰 그의 성기를 질 입구에 댔다. 하지만 여전히 삽입하지 않았다. 그저 귀두만 살짝 물고 있었다.

“그럼 이제부터 규칙을 정하자. 네가 나를 감금할 수 있다면, 나는 너를 굶길 수 있어.”

그녀가 말했다.

“오늘 밤, 네가 내 몸에 들어오는 건 내가 허락할 때만이야. 그리고 그 허락을 받으려면…….”

그녀가 허리를 살짝 내렸다. 귀두가 질 입구를 1cm 정도 파고들었다. 이준의 숨이 턱 막혔다.

“……네 모든 비밀을 말해야 해.”

그녀가 다시 허리를 들어 올렸다. 귀두가 질 입구에서 빠져나오며 음란한 소리를 냈다. 이준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잡으려 했지만, 그녀가 그의 손을 뿌리쳤다.

“안 돼. 말부터 해.”

밤은 아직 깊었다. 그리고 그들의 식탁은 이제 막 차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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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가 네스트 밖으로 나온 것은 다음 날 오후였다. 이준은 아침 일찍 자리를 비웠다. 그의 부재는 그녀에게 잠시 숨 쉴 틈을 줬지만, 동시에 금단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들었다.

그의 체액이 그리웠다. 입안이 텅 빈 것 같았다. 혀끝이 저릿거렸다. 그녀는 몇 번이고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입에 넣었지만,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는 그의 체액 이외의 모든 음식이 모래처럼 느껴졌다. 질 안쪽이 허기로 수축하고 음핵이 욱신거렸다. 그의 손길, 그의 숨결, 그의 체액이 그리웠다.

“이건…… 병이야.”

그녀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병이라는 걸 알면서도 치료할 의지가 없었다. 오히려 더 깊이 병들고 싶었다.

네스트의 현관을 나서자 복도 끝에서 누군가 다가왔다. 강다인이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자 연우의 몸이 긴장했다. 다인의 표정은 냉소적이었지만, 그 안에 숨겨진 걱정이 느껴졌다.

“꼴 좋네.”

다인이 말했다. 그녀의 말투는 언제나처럼 퉁명스러웠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긴장한 듯 핸드폰을 꼭 쥐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그 집, 네스트. 거기서 뭘 하는지 알아?”

다인이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보여줬다. 네스트의 외관 사진과 함께 여러 개의 CCTV 영상들이 떠 있었다. 연우가 네스트에 들어가는 모습, 이준이 그녀를 데리고 차에서 내리는 모습. 그리고 그녀가 이준과 함께 침실로 들어가는 모습까지.

“이걸 어떻게?”

“네가 걱정돼서 뒤를 좀 캤어. 그런데 이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어.”

다인이 화면을 넘기자 이번에는 어떤 조직도가 나타났다. 블랙 소사이어티라는 이름과 함께 여러 개의 화살표와 연결선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그 중심에 이준의 이름이 있었다.

“이준은 단순한 부자가 아니야. 그는 ‘블랙 소사이어티’라고 불리는 집단과 깊이 얽혀 있어. 이 집단은 감각을 거래하는 곳이야. 타인의 감각을 추출하고, 가공하고, 판매해. 불법 실험은 기본이고, 납치와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곳이지.”

다인의 말이 들릴 때마다 연우의 혀끝이 저릿거렸다. 질 안쪽이 허기로 수축했다. 그의 체액이 그리웠다. 그녀는 다인의 말을 들으면서도 이준의 손가락 맛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녀의 음핵이 속옷을 젖게 만들 만큼 딱딱하게 발기했다.

“네 미각 상실도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어.”

다인이 말을 이었다. 연우의 허벅지 안쪽이 욱신거렸다. 이준의 피 묻은 손가락이 그곳을 스쳤던 감각이 되살아났다.

“네 의료 기록을 추적해봤는데, 사고 이후에 누군가 네 감각 신경에 특수한 약물을 주입한 흔적이 있어. 마치…… 의도적으로 네 미각을 차단한 것처럼.”

“누가?”

연우가 간신히 집중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질벽은 경련하듯 수축하고 있었다. 이준의 목소리가 뇌리에 맴돌았다. ‘내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이제 알겠어?’

“그걸 지금 찾고 있어. 하지만 정황상 블랙 소사이어티와 관련이 있을 확률이 높아. 그리고…… 이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거야.”

다인이 잠시 말을 멈추고 연우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연우야. 네 몸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

연우의 몸이 굳었다. 다인이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맥박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네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이야. 눈동자도 계속 풀렸다가 돌아오고. 그리고…….”

다인이 연우의 목덜미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이준의 피가 묻었던 자리에 붉은 발진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건 금단 증상이야. 마약 중독자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거라고.”

“알아.”

연우가 짧게 대답했다. 다인의 눈이 살짝 커졌다.

“알고도 거기 있는 거야?”

“나도 이제 그냥 빠져나올 수 없어. 내 몸이…… 그에게 중독됐어.”

다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분노와 안타까움이 뒤섞인 얼굴이었다. 그녀가 핸드폰을 다시 꺼내 다른 화면을 보여줬다.

“이걸 봐. 네스트의 공기 순환 시스템이야. 일반 건물에는 없는 특수 필터가 설치되어 있어. 이 필터는…… 페로몬을 증폭시키는 기능이 있어.”

연우의 숨이 멎었다. 다인이 계속 말했다.

“네가 네스트에 있을 때마다, 네 페로몬이 증폭되어 공기 중에 순환돼. 그리고 그 페로몬이 네 성적 욕망을 더 강하게 만들고, 동시에 금단 증상도 악화시켜. 네스트는 감옥이 아니라…… 실험실이야.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실험 대상이야.”

“그만해.”

연우가 다인의 손을 뿌리쳤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분노와 굶주림이 뒤섞여 전신이 경련했다.

“내가 직접 해결할 문제야. 그리고…… 내가 그를 포기할 수 없어.”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야.”

다인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그를 사랑하는 건지, 아니면 네 몸이 그에게 중독된 건지. 그걸 구분할 수 있어야 해. 지금 네가 느끼는 감정은 진짜 사랑이 아닐 수도 있어. 그냥…… 체액에 대한 갈망일 뿐일지도 몰라.”

연우의 질벽이 격렬하게 수축했다. 다인의 말이 진실을 찔렀다. 그녀는 이준을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그의 체액에 중독된 걸까. 그 경계가 흐려졌다.

“선택은 네 몫이야. 하지만 혹시라도 위험해지면 바로 연락해.”

다인이 핸드폰을 연우에게 건넸다. 화면에는 어떤 연락처가 떠 있었다.

“이 번호는 블랙 소사이어티 내부의 제보자야. 네가 진실을 알고 싶다면, 이 사람을 만나봐. 하지만 조심해. 이 사람도 완전히 믿을 수는 없어.”

연우는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그 순간, 그녀의 혀끝에서 이상한 맛이 느껴졌다. 쇠 맛이었다. 피 맛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피가 아니었다. 이준의 피 맛이었다. 그가 근처에 있었다.

“다인아, 가.”

연우가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준이 돌아오고 있어.”

다인의 얼굴이 굳었다. 그녀는 재빨리 몸을 돌려 복도 반대편으로 사라졌다. 연우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심호흡을 했다. 그녀의 혀끝에 느껴지는 피 맛이 점점 진해졌다. 이준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모퉁이를 돌아 나타났다. 그의 손목에는 새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녀가 물었던 상처였다.

“누구랑 있었어?”

그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그 안에 의심이 숨어 있었다.

“아무도.”

연우가 거짓말했다. 이준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가 그녀에게 다가와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만졌다. 그의 손가락에서 타액 냄새가 났다. 그녀의 혀가 저절로 입술을 핥았다.

“거짓말하지 마. 네 혀가…… 다른 사람의 체취를 맛봤어.”

연우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그가 알 수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었다.

“네 혀는 이제 내 거야. 네가 누구를 만나고, 무슨 대화를 나누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다 맛볼 수 있어.”

그가 그녀의 턱을 잡아 입을 벌리게 했다. 그의 검지가 그녀의 혀를 눌렀다.

“강다인. 그녀가 왜 왔지?”

연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손가락을 혀로 감았다. 그녀의 혀가 그의 지문을 핥자 이준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네가…… 무슨 말을 했든…….”

연우가 그의 손가락을 빨며 말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어. 네스트가 실험실이라는 것도. 네가 내 페로몬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도.”

이준의 표정이 굳었다. 그녀가 그의 손가락을 입에서 빼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네가 7년 전에 내 미각을 차단한 사람이라는 것도.”

이준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그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어떻게…….”

“네 피를 맛봤거든. 네 피에는 모든 진실이 녹아 있었어.”

연우가 그에게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녀의 손이 주머니 속 핸드폰을 꼭 쥐었다.

“이제 선택은 내가 해. 계속 네 실험 대상으로 남을지, 아니면 이 감옥에서 탈출할지.”

그녀가 돌아서서 네스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준이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의 발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네스트의 붉은 조명이 그들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연우는 걸으며 생각했다. 다인이 준 연락처. 블랙 소사이어티 내부의 제보자. 그 제보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그 제보자가 진짜 진실을 알고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함정일까.

그녀의 혀끝에서 이준의 피 맛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그 피가 그녀에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진실을 알게 되면, 넌 나를 떠날 거야.*

하지만 그녀의 질 안쪽은 여전히 그를 갈망하며 수축하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진실보다 그를 원했다. 그녀의 혀는 정의보다 그의 체액을 원했다.

네스트의 문이 닫혔다. 이준이 그녀의 뒤에서 다가왔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도망가지 마.”

그가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명령이 아니라 애원이었다.

“네가 떠나면…… 난 다시 괴물로 돌아갈 거야.”

연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녀의 심장이 그의 손바닥 아래서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느껴져? 내 심장도 이제 망가졌어.”

그녀가 말했다.

“네가 나를 괴물로 만들었어. 그럼 책임져야지.”

그녀가 그의 손을 잡은 채로 침실로 걸어갔다. 침대 위에는 아직 그들의 체액이 마른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녀가 그를 침대로 밀어붙였다.

“오늘 밤, 네 모든 비밀을 말해. 하나라도 숨기면…….”

그녀가 그의 바지 위로 손을 올렸다. 이미 발기한 성기가 천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다시는 네 체액을 맛보지 않을 거야.”

이준의 눈이 커졌다. 그녀가 그의 가장 큰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 그녀 없이는 그도 살 수 없다는 것을, 그녀도 이제 알고 있었다.

“협박이야?”

“아니. 거래야.”

연우가 그의 바지 지퍼를 내리며 말했다.

“네 비밀과 내 몸을 맞바꾸는 거야.”

그녀의 손이 그의 속옷 안으로 들어갔다. 손가락이 귀두를 감싸 쥐자 이준의 허리가 들썩였다.

“자…… 말해. 블랙 소사이어티는 뭐지? 왜 우리를 실험한 거야? 그리고…….”

그녀가 그의 성기를 꺼내 천천히 쓰다듬으며 물었다.

“……그 실험의 최종 목적은 뭐야?”

이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성기는 그녀의 손안에서 더 단단해졌다. 그의 몸은 이미 진실을 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밤은 아직 깊었다. 그리고 진실은 이제 막 혀끝에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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