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법정의 무게

법정의 문이 열리는 순간, 박지현은 자신의 신체가 떨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손가락 끝부터 시작된 진동은 팔뚝을 타고 목까지 올라왔다. 어제 밤 자신의 집 현관에 나타난 이상민과 김민석의 얼굴이 떠올랐다. 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과 검사가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들은 문을 열고 들어설 수 없었다. 법의 절차 때문에. 박지현은 그 사실에 웃음이 나올 뻔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재심 법정. 3호 법정. 벽면의 시계는 10시 4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법관 이상훈이 판사석에 앉았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눈은 어딘가 피로해 보였다. 20년 경력의 판사가 이런 표정을 짓는다는 것은 이 사건이 그에게도 무거운 짐이라는 뜻이었다. 검사 김민석은 이미 기소대리인석에 앉아 있었다. 펜을 손가락 사이에서 굴리고 있었다. 규칙적이면서도 여유 있는 움직임이었다.

박지현은 자리에 앉지 않았다. 서서 자신의 서류 뭉치를 정리했다. 손이 떨렸다. 그것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법정에서는 모든 움직임이 증거가 된다. 신체 언어가 증거가 된다. 박지현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호흡을 조절했다. 코로 천천히 들이마시고, 입으로 길게 내뱉었다. 5초씩.

"재심 청구인 측 최종 의견 있으시겠습니까?"

법관 이상훈의 목소리가 법정을 가로질렀다. 감정이 없는 목소리였다.

검사 김민석이 먼저 일어섰다. 그는 법정에 수십 번 선 사람이었다. 몸이 자동으로 움직였다. 기소대리인석에서 변론대로 걸어가는 동안, 그는 한 번도 박지현을 보지 않았다.

"판사님, 그리고 법정에 계신 모든 분들께."

검사의 목소리는 크고 명확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13년 전 경찰청이 제출한 증거들이 법적 기준에 부합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당시 법의학 기술 수준, 증거 수집 절차, 수사 관행을 고려했을 때, 경찰청의 수사는 적법했습니다."

박지현의 눈이 좁혀졌다.

"재청구인 측이 제시한 '새로운 증거'들은 사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될 수 있었던 것들입니다. 단지 그때는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뿐입니다. 그것은 수사의 실수가 아니라, 수사의 우선순위였습니다."

그의 논리는 정확했다. 법률가로서 박지현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더 분했다. 법은 진실을 묻지 않는다. 법은 절차를 묻는다.

"따라서 이 법정이 당시 경찰청의 수사를 '조작'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법적으로 근거가 없습니다. 오히려 당시 기준에서는 합법적인 수사였으며, 현재의 기술과 관점으로 과거를 재평가하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검사 김민석은 박지현을 바라봤다. 이제야 처음으로 그를 직시했다. 그의 눈에는 이미 승리가 떠 있었다. 아니다. 그것은 승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확신이었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법정이 자신의 편이라는 것을.

"판사님, 이 사건은 절차적 문제이지, 실질적 정의의 문제가 아닙니다. 절차를 따르는 것이 법입니다."

검사가 자리에 앉았다. 펜을 다시 굴리기 시작했다.

법관 이상훈은 박지현을 바라봤다. 그 눈에는 뭔가가 있었다. 박지현은 그것을 읽으려고 노력했다.

"변호인 측 최종 의견 있으시겠습니까?"

박지현이 일어섰다. 그 순간, 법정의 공기가 변했다.

변론대 앞에 섰다. 그곳은 모든 것이 기록되는 공간이었다. 목소리, 표정, 몸짓. 모든 것이 법정 기록에 남는다. 박지현은 깊게 숨을 쉬었다.

"판사님."

그의 목소리는 검사보다 작았지만 더 명확했다.

"저도 법률가입니다. 절차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순간, 저는 법률가로서의 논리를 벗어나고 싶습니다."

법정이 조용해졌다. 서기가 펜을 멈췄다. 검사 김민석의 펜도 멈췄다.

"13년입니다. 무죄인 한 사람이 13년을 옥중에서 보냈습니다. 판사님께서는 재심 사유가 협소하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새로운 증거의 발견, 원판 판사의 명백한 위법이 있어야만 재심이 인정됩니다. 그 높은 벽 때문에 얼마나 많은 억울한 사람들이 법정을 떠나갑니까?"

박지현의 목소리에 떨림이 있었지만, 그것은 감정의 표출이 아니었다. 절차적 정당성의 한계를 직시하는 법률가의 목소리였다.

"당시 법의학 기술이 부족했다고 해서, 13년의 억울함이 정당화되는가요? 당시 수사 관행이 합법적이었다고 해서, 13년을 빼앗긴 한 사람의 절망이 법으로 덮여야 하는가요?"

법관 이상훈의 눈이 흔들렸다. 단순한 흔들림이 아니었다. 불안감이 명확히 드러났다. 그는 박지현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들었다. 손가락이 판사석의 목재를 두드렸다. 한 번, 두 번.

"절차는 중요합니다. 법치주의는 절차 위에 세워집니다. 하지만 절차 자체가 정의를 외면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13년 동안 무죄인 사람이 옥중에 있었다는 현실을 절차로 정당화하는 것은 법이 아닙니다."

박지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법정의 규칙을 어기는 움직임이었다. 서기가 눈을 들었지만, 아무도 그를 막지 않았다.

"절차만 따르는 것은 형식입니다. 형식은 정의를 담을 수 없습니다. 절차가 정의를 외면할 때, 그것은 폭력입니다."

그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이준호는 재심을 앞두고 죽었습니다. 심장마비라고 했습니다. 13년을 견딘 사람의 심장이 마지막 희망 앞에서 멈췄습니다. 그 사람은 법정에 설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 서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그의 13년을 대신해서."

검사 김민석이 일어섰다.

"이의 있습니다! 판사님, 이는 사건의 범위를 벗어난 진술입니다!"

법관 이상훈이 손을 들었다.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계속하시기 바랍니다."

박지현은 검사를 보지 않고 법관을 바라봤다.

"판사님, 이 법정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의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절차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13년간 무죄인 사람이 옥중에 있었다는 현실을."

박지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것이 법입니다."

그는 자리에 앉았다. 법정에서 무언가가 흔들렸다.

길게 침묵이 이어졌다. 30초. 1분. 시간이 늘어났다.

검사 김민석은 펜을 굴리는 것을 멈췄다. 그의 얼굴에 불안감이 떠올랐다. 처음으로. 그는 법관을 재빨리 바라봤다가 시선을 돌렸다. 입술을 깨물었다. 아래턱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확신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법관 이상훈이 입을 열었다.

"변호인의 의견 잘 들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과 달랐다. 무게가 있었다.

"검사님, 혹시 추가 의견이 있으신가요?"

검사 김민석은 벌떡 일어섰다. 그의 얼굴이 굳었다.

"판사님, 제 변론이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법관이 검사를 향해 몸을 기울였다.

"당시 법의학 자료들이 모두 현존하는지 확인하셨습니까? 증거 보관소의 보관 상태는?"

검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답변을 요청합니다."

법관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현재로서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판결 선고 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법정의 신뢰도 문제입니다."

법관 이상훈이 몸을 일으켰다.

"판결은 3일 후 오전 10시에 선고하겠습니다. 그 전까지 양측이 추가 증거가 있으면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그는 일어섰다. 판사석을 떠났다. 법정의 모든 사람들이 일어섰다.

박지현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서류 뭉치를 집어 들었다. 그것들은 13년의 증거였다. 13년의 억울함이었다.

---

법정을 나오는 순간, 복도의 공기가 달라 보였다. 박지현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승리의 무거움이 아니었다. 무언가가 빠져나간 공허함이었다.

서진우가 뒤따라왔다.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은 그의 얼굴에 질문이 가득했다.

"선생님, 지금 어떻게 하실 거예요?"

박지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갔다. 한 계단, 한 계단. 발소리가 울렸다.

"선생님?"

"3일을 기다려야 한다. 판결이 나올 때까지."

"그런데 경찰청은 어떻게..."

서진우의 말이 떨렸다. 그는 알고 있었다. 경찰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을.

1층 로비에 도착했을 때, 박지현은 멈춰 섰다. 로비 한쪽에 검사 김민석이 서 있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출신의 고위 경찰 두 명이 그의 옆에 있었다.

검사 김민석이 다가왔다.

"박 변호사."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위협적이었다.

"지금 법정에서 한 말들... 생각해 봤나?"

박지현은 그를 바라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절차를 거스르는 것은 위험하다. 법조계에서는 신뢰가 전부다. 당신은 그걸 잃고 있다."

"제가 한 말은 법정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박지현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것이 전부입니다."

"그것이 전부?"

검사 김민석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것은 웃음이 아니었다. 협박이었다.

"당신은 아직도 모르는군. 법정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는 박지현 옆으로 가까워졌다. 목소리를 낮췄다.

"3일 안에 당신의 신뢰도가 무너질 것이다. 이미 몇몇 의뢰인들이 당신의 법정 태도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하나둘 떠나갈 것이다."

박지현의 얼굴이 굳었다. 검사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법조계에서 신뢰는 돈보다 귀했다. 한 번 잃으면 되찾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박지현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여기 있는지 다시 생각했다.

"당신이 승리한다고 해도, 그것은 승리가 아니다. 당신은 이미 졌다. 신뢰를 잃었고, 의뢰인들을 잃었고, 법조계에서 외톨이가 되었다."

검사는 몸을 돌렸다.

"생각해 봐. 아직 시간이 있다."

검사 김민석이 떠났다. 경찰 두 명이 따라갔다.

서진우가 박지현의 팔을 잡았다.

"선생님..."

박지현은 그를 보지 않았다. 로비의 창밖을 바라봤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광장이 보였다. 기자들이 몇몇 있었다.

그 순간, 박지현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알 수 없는 번호가 떠 있었다. 그는 받았다.

"박 변호사시죠?"

목소리는 여성이었다. 낮고 조심스러운 목소리.

"누신가요?"

"저는... 당시 수사팀에 있던 사람입니다."

박지현의 눈이 커졌다. 하지만 그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뭘 도와주시려고 전화하신 거죠?"

"3일 안에 일이 일어날 겁니다. 정용재 교수의 감정서를 변조해서 새로운 증거로 제출할 계획입니다."

"누가?"

"저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신뢰도를 무너뜨리기 위한 거라는 건 확실합니다. 절차를 따르면 당신은 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절차를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왜 저한테 알려주세요?"

침묵이 흘렀다.

"13년이... 너무 길었습니다."

전화가 끊겼다.

박지현은 휴대폰을 내렸다. 손이 떨렸다. 이번에는 의도된 떨림이 아니었다. 그 여성의 목소리에 담긴 죄책감과 후회가 그의 신경을 자극했다.

서진우가 박지현의 얼굴을 봤다.

"선생님, 뭐예요?"

박지현은 한 발짝 물러섰다. 로비의 벤치에 앉았다. 검사의 협박과 익명의 제보. 두 개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서 충돌했다. 하나는 현실의 벽이었고, 다른 하나는 희미한 가능성이었다.

"선생님?"

서진우가 다시 물었다.

박지현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이 로비의 천장을 향했다. 법원의 천장은 높았다. 그 높이만큼 법정의 절차도 높고 먼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 높이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절차 안에 누가 서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무실로 돌아가자."

박지현이 일어섰다.

"당시 수사팀 전원의 신상정보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정용재 교수에게 연락해야 한다."

"뭐가 문제예요?"

"누군가 증거를 조작하려고 한다. 지금 당장."

박지현은 서진우를 이끌었다. 로비를 빠져나갔다.

---

택시 안에서 박지현은 정용재 교수에게 전화했다.

"교수님, 저예요. 당신이 제출한 감정서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실 수 있을까요?"

"뭐가 문제라고?"

"누군가 그것을 조작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바로."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 속에서 박지현은 교수가 무언가를 깨닫고 있음을 느꼈다.

"당신 말이 맞다면... 이건 단순한 재심이 아니군요."

"네. 이건 전쟁입니다."

박지현이 대답했다.

"당신의 감정서 원본이 안전한지 확인해 주세요. 그리고 당시 법의학 자료들도. 누군가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박지현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서진우를 바라봤다.

"당시 수사팀 명단을 다시 정리해 줘. 현재 직책까지."

"네, 선생님."

서진우가 노트북을 켰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빠르게 움직였다.

"선생님, 당시 수사팀 명단입니다. 경찰 5명, 검사 2명, 법의학 자문관 1명입니다."

"현재 직책은?"

"이상민은 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입니다. 김민석은 검사입니다. 그리고..."

"그리고?"

"박준혁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장입니다."

박지현의 눈이 좁혀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장. 증거 보관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위치였다.

"박준혁이 당시 법의학 자문관이었나?"

"네, 맞습니다."

"증거 보관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을까?"

"소장이니까... 당연히 있을 겁니다."

박지현은 창밖을 바라봤다. 서울의 밤거리가 흘러갔다. 불빛들이 반복되었다. 그 불빛들 사이에서 어떤 음모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었다.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박지현의 휴대폰이 울렸다.

정용재 교수였다.

"박 변호사, 문제가 있습니다."

"뭐죠?"

"제 감정서 원본을 확인해 봤는데... 서명 부분이 이상합니다."

박지현의 심장이 철렁했다.

"구체적으로?"

"제 서명 위에 다른 필체가 덮어씌워져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감정 결과 부분의 잉크 색이 다릅니다. 원본과 복사본을 비교해 보니 명확합니다."

박지현은 메모를 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떨렸다. 이제 그것은 추측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교수님, 지금 바로 당신의 감정서 원본을 공증처에 가져가서 공증받아 주세요. 그리고 변조된 부분을 사진으로 촬영해서 저에게 보내주세요. 날짜, 시간까지 기록해서요."

"이미 하고 있습니다. 1시간 후면 공증이 완료될 겁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당시 법의학 자료들이 현재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그리고 누가 접근했는지 기록이 있을까요?"

침묵이 흘렀다.

"박 변호사, 이건 단순한 증거 조작이 아닙니다. 이건..."

"조직적인 음모입니다."

박지현이 말했다.

"네. 그리고 그 기록들은 법원에 공개청구할 수 있습니다. 증거 보관소의 접근 기록은 공개 대상입니다."

박지현은 서진우를 바라봤다.

"증거 보관소 접근 기록 공개청구를 신청해야 한다. 법원에."

서진우는 컴퓨터 앞으로 돌아갔다.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움직였다.

박지현은 창밖을 바라봤다. 서울의 밤하늘이 보였다. 회색의 하늘. 언제 폭우가 내릴지 모르는 하늘.

3일. 3일 안에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법정 안에서만이 아니었다. 법정 밖에서도 누군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절차를 장악하려 했고, 증거를 조작하려 했고, 그의 신뢰를 무너뜨리려 했다.

박지현은 준호의 사진을 다시 꺼냈다. 흐릿한 사진. 절망 속의 작은 웃음.

"당신의 명예를 지키겠습니다."

박지현이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약속이 아니었다. 다짐이었다. 그리고 그 다짐은 이제 법정 밖의 전쟁으로 확장되었다.

서진우가 박지현을 바라봤다.

"선생님, 공개청구 신청이 완료되었습니다."

"좋다. 이제 우리는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박지현은 휴대폰을 다시 들었다.

"교수님, 감정서 공증이 완료되면 바로 저에게 사본을 보내주세요. 그리고 당시 법의학 자료들의 현재 위치도 파악해 주세요. 누가 언제 접근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알겠습니다."

박지현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서진우에게 지시했다.

"박준혁 소장의 최근 활동 기록을 찾아봐. 특히 지난 1주일간."

"네, 선생님."

서진우가 다시 컴퓨터에 집중했다.

박지현은 의자에 앉았다. 그의 눈은 천장을 향했다. 법정의 천장처럼 높은 천장. 그 높이 위에서 누군가는 절차를 조종하려 했고, 그는 그 절차 안에서 정의를 찾으려 했다.

3일. 3일 안에 모든 것이 끝날 것이었다.

하지만 그 3일은 법정 안의 3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법정 밖의 전쟁이었다. 그리고 박지현은 이제 그 전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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