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층 기원의 방
100층 기원의 방의 문이 열렸을 때, 시온을 맞이한 것은 빛이 아니라 무한한 어둠이었다.
어둠 속에서 라헬의 형체들이 나타났다. 수백 개의 라헬이 한 점으로 수렴하며 중앙에 서 있었다. 그 옆에는 또 다른 형체가 있었다. 푸른 튜닉을 입은 기사. 곧추선 등, 흔들리지 않는 눈빛. 그것은 라헬이 원했던 시온의 모습이었다. 순종적이고 헌신적이며, 라헬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시온.
현재의 시온과 이상적인 시온 사이에 라헬이 서 있었다.
"당신은 지금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
라헬의 목소리는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았다. 마치 먼 곳에서 들려오는 에코처럼 여러 겹으로 울렸다.
"내가 나쁜 것인가? 당신이 나쁜 것인가? 그것 말이에요."
시온은 대답하지 않았다. 오염도 94%의 뇌는 이미 수백 개의 기억으로 분열되어 있었다. 시온 자신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라헬의 기사였던 시온? 왕궁을 배신한 시온? 타워에서 무수한 영혼을 짓밟고 올라온 시온?
"당신은 원래 내 기사였어요."
라헬이 한 발 다가섰다. 그 발걸음마다 왕궁의 기억이 시온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날 밤, 당신은 나를 버렸어요."
붉은 횃불 아래 금으로 장식된 회랑. 라헬은 그곳에서 시온의 손을 잡고 있었다. 시온의 얼굴은 흐릿했지만, 그 손은 떨리고 있었다.
"왕은 나를 죽이려 했고, 당신은... 당신은 날 버리고 도망쳤어요."
라헬의 기억이 더 깊어졌다. 어둠 속으로 떨어지는 몸. 차가운 돌바닥에 부딪히는 충격. 그리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온의 얼굴—아니, 시온은 더 이상 거기 있지 않았다.
"내가 죽는다고 생각했어요. 정말로."
라헬의 목소리가 떨렸다. 처음으로 감정이 드러났다.
"그런데 나는 죽지 않았어요. 대신 변했어요. 당신을 잊으려고, 당신이 나를 버린 그 순간을 잊으려고, 나는 모든 기억을 버렸어요. 그리고..."
라헬이 손을 들었다. 그 손에서 검은빛이 흘렀다.
"당신의 기억도 버렸어요. 당신이 나를 찾지 못하도록. 당신이 자신의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도록."
시온이 움직였다. 손가락이 떨렸다.
"이 타워는 내가 만들었어요."
라헬이 계속했다. 어둠이 흔들렸고, 타워의 구조가 드러났다. 1층부터 100층까지, 모든 것이 라헬의 기억 구조였다. 각 층은 라헬이 시온에 대해 품었던 감정의 단계였다. 배신감, 절망, 집착, 광기.
"당신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예요. 이번엔 나를 버리지 않는 시온으로. 이상적인 시온으로."
라헬의 옆에 선 기사 시온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의 눈은 공허했다. 라헬을 향해 무릎을 꿇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당신은... 그 기사가 되어야 해요."
라헬의 손이 뻗어졌다. 검은빛이 시온을 향해 흘러갔다.
시온이 말했다.
"싫어요."
목소리가 작았지만, 어둠을 가르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당신이 나를 만들고 싶었던 거군요. 하지만 난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
라헬의 검은빛이 멈췄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가 되고 싶은데요?"
질문이 던져졌다. 그것은 단순한 의문이 아니었다. 라헬이 정말로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이었다. 타워를 만들면서도 얻지 못한 답.
시온이 침묵했다. 오염도 94%의 뇌에서 수백 개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카인의 거칠고 냉소적인 음성. 에리스의 두려움 섞인 중얼거림. 아르테미스의 냉혹한 명령. 루아의 억눌린 감정. 모두가 시온 안에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시온이 아니었다.
"모르겠어요."
시온이 말했다.
"난 모르겠어요. 하지만 알고 싶어요."
시온의 손가락에서 금빛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전투의 빛이 아니었다. 해방의 빛이었다.
"그래서 이 기억들을 모두 돌려줄 거예요."
금빛이 폭발했다.
카인의 거래 기억이 흩어졌다. 그는 거래단의 우두머리였고, 시온에게 강탈당한 그 기억 속에서 자신의 죄책감을 마주했다. 검은 골목에서 손을 맞잡던 순간, 금화가 주머니에서 쏟아지는 감각, 거래의 쾌감과 죄책감이 동시에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에리스의 공포가 반환되었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기억을 되찾으려 절박하게 외쳤던 사람이었다. 어두운 복도에서 누군가를 찾는 절박함, '내 기억을 돌려줘'라고 외쳤던 목소리, 그것이 모두 빛과 함께 흩어졌다.
아르테미스의 명령이 해제되었다. 67층의 거울실에서 '너는 나의 도구'라는 억압, 계획된 움직임의 무게가 벗겨졌다.
루아의 감시가 풀렸다. 타워 관리국의 정보망, 시온의 모든 움직임을 추적하던 시선이 희미해졌다.
더 많은 기억들이 반환되었다. 이름 모를 사냥꾼들의 절규, 빼앗긴 기억 속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되찾기를 원했던 어린 시절의 꿈들. 모두가 금빛과 함께 반짝이다 사라졌다.
시온의 오염도가 떨어졌다. 94%에서 70%로. 50%로. 30%로.
마지막 기억이 반환될 때, 시온은 웃음을 흘렸다.
"난 누구가 되든 괜찮아."
목소리가 떨렸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자신의 눈물인지, 빼앗은 수백 명의 눈물인지 구분할 수 없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기억이 사라졌을 때, 시온은 완전한 백지가 되었다.
오염도 0%.
하지만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은 여전했다.
그것은 기억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온 자신이었다. 기억 없는 백지 상태에서도 남은 유일한 것.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는 선택. 그것이 시온을 시온이게 하는 것이었다.
시온이 라헬을 봤다. 라헬의 형체들이 다시 흩어지기 시작했다. 검은빛이 옅어졌다. 그리고 라헬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라헬이 울고 있었다.
"당신은 나를 지킬 수 없어요."
라헬이 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이제 명령이 없었다. 있는 것은 절망뿐이었다.
"내가 당신을 만들었는데, 당신은 여전히 나를 버렸어요."
"아니에요."
시온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당신을 지키고 싶어요. 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 방식으로요."
시온의 손이 라헬에게 뻗어졌다. 그것은 무릎을 꿇는 기사의 손이 아니었다. 동등한 누군가로서, 라헬을 일으켜 세우려는 손이었다.
라헬이 그 손을 봤다. 순간, 타워가 흔들렸다. 라헬의 기억 구조가 균열을 일으켰다. 완벽하게 설계된 세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라헬은 그 손을 잡지 않았다.
"당신을 보내줄 거예요."
라헬이 말했다.
"당신의 방식으로 살아가세요."
그 말 속에는 자조가 있었다. 당신을 지킬 수 없는 내가, 당신을 지키려는 당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는 깨달음. 라헬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려는 마지막 선택.
라헬의 형체가 희미해졌다. 검은빛이 흐러져 타워 깊숙이 침강하듯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무언가 다른 것이 남았다. 선택의 흔적. 라헬 자신이 만든 세계에서 손을 놓아주는 의지.
타워의 중심부에서 금빛이 피어올랐다. 라헬의 기억 구조가 붕괴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타워가 더 이상 라헬을 담을 수 없게 되었다.
시온이 타워를 떠났다.
계단을 내려갔다. 99층, 98층, 90층. 80층의 거울실을 지나며 자신의 얼굴을 봤지만, 그것은 더 이상 시온에게 묻는 거울이 아니었다. 단순한 유리였다.
50층을 통과했다. 비문이 여전히 새겨져 있었다.
"기원의 방으로 가는 길은 기억을 모두 버린 자만 갈 수 있다."
시온은 이제 그 의미를 이해했다. 기억을 버린다는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다.
30층, 15층, 마침내 1층.
각성의 광장에 도착했을 때, 시온은 조각상을 봤다.
이번엔 조각상이 완성되어 있었다. 세밀하게 다듬어진 얼굴, 정해진 자세, 고정된 표정. 그것은 시온 자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시온은 그것을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부터 내가 누가 될지는 내가 정하겠어."
시온이 말했다.
조각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단지 돌일 뿐이었다. 더 이상 시온을 기다리지 않는 조각상. 이미 완성된, 그리고 이제는 무의미해진 형태.
타워를 나가는 문이 보였다. 그 너머로 햇빛이 흘러들었다.
시온이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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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밖은 사막이었다.
햇빛이 시온의 얼굴을 강렬하게 때렸다. 타워 내부의 인공 조명과는 완전히 다른, 날것의 빛. 눈이 부셨다. 눈물이 흘렀다. 기억이 없는 몸이 처음 마주하는 태양의 무게였다.
모래바람이 불었다. 피부를 스치는 모래의 질감. 타워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던 온기와 건조함. 시온은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세상을 배웠다. 발 아래 모래의 부드러움. 하늘의 끝없는 파란색. 지평선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무언가들.
사냥꾼들이 뒤에서 나타났다. 낯선 얼굴들이었다. 시온이 타워에서 본 적 없는 사람들. 그들은 시온을 바라봤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두려움 어린 눈빛으로. 어떤 이의 눈에는 동료의식이 있었다.
"이제부터 어디로 가실 거예요?"
가장 앞에 선 여성이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존경이 있었다.
시온은 생각했다. 기억 없는 뇌가 생각했다. 정해진 길이 없는 마음이 생각했다. 사막 위에 서서, 처음으로 자신의 발로 선택할 길을 생각했다.
"모르겠어요."
시온이 대답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지키는 방식으로 살아야겠어요."
시온이 걸어갔다. 타워를 떠나 새로운 계단을 향해. 자신이 누구였는지가 아닌, 누구가 될 것인지를 묻는 계단을 향해.
사냥꾼들이 따라왔다.
멀리서 타워가 희미해졌다. 더 이상 시온을 부르지 않는 타워. 라헬의 기억 구조에서 해방된 건축물. 그것은 이제 단순한 돌과 빛이었다.
시온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앞을 봤다. 희미하지만 존재하는 길. 자신이 만들어갈 길. 기억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것. 정해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것.
"이제 시작이야."
시온이 중얼거렸다.
그 말이 누구에게 하는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라헬에게? 자신에게? 아니면 이제 시작될 누군가에게?
시온은 걸었다. 뒤를 따르는 사냥꾼들의 발소리를 들으며. 타워에서 벗겨낸 무게를 남기고. 새로운 이름을 찾지 않으면서도, 시온으로서 살아가며.
사막의 모래바람이 시온의 얼굴을 스쳤다. 그것은 마치 기억의 입맞춤처럼 느껴졌다. 지워진 것들의 마지막 인사처럼.
시온은 계속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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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발걸음이 멈췄다.
타워 밖 사막의 끝자락에서, 한 명의 인물이 서 있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여자. 그녀의 손에는 금빛이 흐르고 있었다.
루아였다.
"당신이 정말 나왔군요."
루아가 말했다. 그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눈에는 무언가 복잡한 감정이 떠올랐다.
"기억 오염도 0%에 가까워진 상태로요. 정말 모든 기억을 버렸습니까?"
시온은 멈춰 섰다. 그 여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타워 관리국의 루아. 자신을 지켜본 인물. 하지만 그 눈빛은 지켜본 것이 아니라 추적했던 것 같았다.
"당신이 누구십니까?"
루아가 한 걸음 가까워졌다.
"정확히는, 당신이 무엇인지 묻는 게 맞겠네요. 라헬의 창조물이 맞습니까? 아니면 왕궁 배신 사건의 진짜 피해자입니까? 아니면..."
루아가 손을 들었다. 그 손에서 나오는 금빛이 강해졌다.
"타워 자체의 일부입니까?"
시온의 눈이 변했다. 그 질문 속에 뭔가가 숨어 있었다. 단순한 추궁이 아니라 절망적인 필사심이.
"왜 당신이 나에게 진입을 막지 않았는지, 이제 알 것 같아요."
시온이 말했다. 목소리가 낮았다.
"당신도 나를 이용하려던 거예요. 타워의 진실에 다다르기 위해."
루아의 표정이 흔들렸다. 그 순간의 흔들림이 모든 것을 말해줬다.
"라헬이 타워를 만들었다면, 당신은 뭐죠? 라헬의 손가락인가요? 아니면..."
시온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사냥꾼들이 그 움직임에 반응해 경계 태세를 취했다.
"또 다른 기억입니까?"
루아가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그 입술의 떨림이 보였다.
"당신이 타워를 나갈 수 없도록 하라는 명령을 받았어요."
루아가 중얼거렸다. 마치 자백하듯.
"라헬이 마지막으로 남긴 지시. 만약 당신이 모든 기억을 버리고 나온다면, 당신을 다시 돌려보내라고. 당신은 아직 미완성이라고."
시온의 손가락에 금빛이 피어났다.
"그리고 당신은 그걸 따르려던 거네요."
"내가 선택할 여지가 있었나요?"
루아가 물었다. 그 목소리는 이미 부러져 있었다.
"나도 타워 속 누군가의 기억일 뿐이에요. 당신처럼. 우리 모두가."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루아의 몸이 반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마치 흐릿해지는 기억처럼. 라헬의 마지막 지시를 따르려다 자신의 정체성을 거부하는 순간, 루아는 타워의 일부로서의 자신을 해제하고 있었다.
"잠깐—"
시온이 손을 내밀었다. 루아가 자신의 기억을 버리며 소멸하고 있었다. 방금 전 시온이 경험했던 모든 기억 반환의 고통을 루아도 겪고 있었다. 하지만 루아는 그것을 견디지 못했다. 타워에 남아 누군가를 감시하는 것만으로 버티던 존재가, 이제 자신의 정체를 마주하자 무너지고 있었다.
"루아!"
뒤에서 따라오던 사냥꾼 중 한 명이 외쳤다. 그의 목소리에는 절절한 슬픔이 있었다.
"루아를 알고 있었어요?"
시온이 물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타워 관리국의 인물 치고는 너무 자유로워 보였거든요."
"루아는... 루아는 3년 전부터 타워에 있었어요."
사냥꾼이 말했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누군가가 자신의 기억을 버리고 나올 때마다, 루아는 그들을 감시했어요. 하지만 절대 해치지 않았어요. 그저 지켜봤을 뿐. 마치 자신을 찾는 것처럼."
시온의 손이 떨렸다.
"루아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사막의 바람만 계속 불었다.
루아의 형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검은빛의 흔적만 남았다. 타워로 향하는 신호처럼.
시온은 하늘을 바라봤다. 멀리 떨어진 곳에 골든타워가 여전히 서 있었다. 더 이상 밝지 않은 타워. 라헬이 떠난 후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건축물.
그 안에는 아직도 수백 명의 사냥꾼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기억을 찾으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묻으며. 그리고 그들 중 누군가는 루아처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구원을. 누군가의 선택을.
시온이 돌아섰다. 타워를 향해.
"당신은 나가셨잖아요."
여성 사냥꾼이 놀라며 말했다.
"그래요. 나갔어요."
시온이 대답했다. 목소리가 차분했다.
"하지만 이제 알았어요. 누군가를 지킨다는 게 뭔지. 루아처럼, 타워 안에서 기다리는 누군가들처럼."
시온이 한 발 한 발 타워를 향해 걸어갔다.
"이번엔 다른 이유로 올라갈 거예요. 내 자신을 완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
"그러면... 당신은?"
"누군가를 지키는 사람이 될 거예요."
시온이 대답했다.
"그 방식이 뭐든, 누가 되든. 당신들과 함께."
시온이 타워로 향해 계속 걸었다. 사냥꾼들이 따라왔다. 다시 한 번 타워의 계단으로. 하지만 이번엔 기억을 찾아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타워의 1층 문이 다시 열렸다.
그 순간, 타워의 꼭대기에서 검은빛이 피어올랐다. 라헬이 아직 타워 안에 있다는 신호였다. 완전히 떠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시온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