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친구의 방

루엔의 발이 4층의 계단에 닿는 순간, 세상이 둘로 나뉜다.

위쪽은 밝았다. 아래쪽은 어두웠다. 루이스의 병사들은 여전히 3층에서 울부짖고 있었고, 루엔은 루나와 미라의 손을 잡은 채 그 경계를 넘었다. 계단의 마지막 발판을 밟는 순간, 뒤의 입구가 돌로 막혔다. 무거운 '탁' 소리가 울렸다.

"여기가 4층이야?"

미라가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단단했다. 루나는 루엔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루엔의 손은 뜨거웠다. 별의 조각을 복원할 때마다 그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열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친구의 방이야."

루엔의 목소리가 떨렸다. 4층의 문에는 그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루엔은 그것을 읽을 수 있었다. 탑에 들어온 이후로 그는 자신이 모르던 문자까지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아니, 항상 알고 있었던 걸까. 단지 알지 못한 척하고 있었던 걸까.

방의 문이 열렸다.

내부는 예상과 달랐다. 루엔이 생각했던 것처럼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밝았다. 마을의 광장처럼 밝았다. 하지만 그 빛은 따뜻하지 않았다. 차갑고, 예리한 빛이었다. 하얀 벽들이 끝없이 뻗어 있었고, 그 벽들 위에는 거울들이 달려 있었다. 무수한 거울들.

그리고 거울 안에는 얼굴들이 있었다.

"저기..."

루나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거울 중 하나에는 루나 자신의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루나가 아니었다. 루나의 얼굴을 한 누군가였다. 그 얼굴은 웃고 있었다. 밝게, 너무나 밝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눈은 죽어 있었다.

"넌 내 앞에서 항상 웃어."

루엔의 목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그것은 자신의 목소리였지만,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이 루엔의 목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

"왜 그럼?"

루나의 거울 옆에는 미라의 거울이 있었다. 미라의 거울 안에서는 루엔을 향해 미라가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 미라의 입 주변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넌 내 약함을 봤어."

미라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미라는 입을 열지 않았다. 거울 안의 미라가 말하고 있었다.

"넌 내가 얼마나 약한지 알았어. 그리고 넌 날 무시했어. 우리 모두를 무시했어."

루엔의 숨이 얕아졌다. 손가락 끝이 저렸다. 루나와 미라가 루엔을 향해 뒤돌아섰다. 하지만 그들의 눈은 루엔을 보지 않았다. 어딘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루엔."

루나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전과 달랐다. 깊고, 무거웠다.

"넌 날 속여본 적 있어."

루엔이 숨을 멈췄다. 루나가 계속했다.

"어린 시절부터. 넌 항상 자신이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내 앞에서 자신을 작게 만들었어. 하지만 그건 거짓이었어."

"루나..."

"넌 너 자신을 믿지 않았어. 그 대신 날 믿게 만들려고 했어. 내가 너보다 낫다고 생각하게 만들려고. 그래야만 넌 편해질 것 같았어. 내가 넘을 수 없는 높이에 있으면, 넌 노력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

루나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런데 넌 그것도 모르고 있었어. 넌 너 자신도 속이고 있었어. 너는 정말로 날 사랑했어. 하지만 그 사랑도 거짓 속에 감춰져 있었어."

루엔의 무릎이 꺾였다. 그는 바닥에 앉아버렸다. 루나와 미라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거울들이 계속 울렸다. 루엔의 친구들의 목소리들이 한데 섞여 울렸다.

"넌 우리를 진정으로 믿지 않았어."

"넌 우리가 약하다고 생각했어."

"넌 우리보다 특별하길 원했어."

"그래서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어."

"그래서 우리의 말을 듣지 않았어."

"그래서 우리의 약함을 무시했어."

루엔의 손이 떨렸다. 그의 손에서 빛이 사라졌다. 별의 조각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거울들이 계속 증식했다. 벽 위 벽 위 벽 위로 거울들이 쌓여 올라갔다. 그리고 그 모든 거울 안에는 루엔의 얼굴이 보였다.

"이게 뭐야?"

루엔이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게 뭐야! 이건 거짓이야! 난 너희를 사랑했어! 난 너희를 도우려고 했어!"

"했어?"

미라가 말했다. 이번에는 미라의 목소리였다. 생생한, 루엔이 알고 있는 미라의 목소리였다.

"루엔. 넌 정말로 우리를 도우려고 했어? 아니면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었어?"

루엔이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목이 막혔다. 그의 눈이 흔들렸다. 거울들이 계속 울렸다. 루엔의 얼굴들이 모두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은 거짓이었다. 루엔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웃음이 얼마나 거짓인지, 얼마나 깊은 거짓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루나가 루엔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따뜻했다. 루엔의 손이 아니라, 루나의 손이 따뜻했다.

"우리도 거짓을 지었어."

루나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더 이상 거울 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루엔의 눈 앞에서, 루엔의 손을 잡은 루나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였다.

"우리도 넌 너무 약해서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우리도 넌 우리보다 못하다고 생각했어. 그건 우리의 거짓이었어. 우리가 너를 정말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거든. 우리도 거짓 속에서 살고 있었어."

루나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우리도 너를 진정으로 믿지 않았어. 우리도 너를 무시했어. 우리도 거짓을 지었어. 미안해."

미라가 루엔의 다른 손을 잡았다. 미라의 손도 따뜻했다. 두 손의 온기가 루엔을 감싸 안았다.

"우리도 거짓을 고백한다."

미라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우리도 너와 같은 거짓 속에 있었어. 그리고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어. 미안해, 루엔."

거울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벽이 드러났다. 벽 위에는 별의 조각이 떠 있었다. 네 번째 별의 조각이었다. 그것은 루엔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떠 있었다.

루엔이 손을 뻗었다. 루나와 미라의 손이 함께 뻗었다. 세 손이 동시에 별의 조각에 닿았다.

그 순간, 세상이 울렸다.

별의 조각이 루엔의 손 위에서 빛났다. 그 빛은 이전과 달랐다. 이번에는 한 가지 빛이 아니었다. 루엔의 빛, 루나의 빛, 미라의 빛. 세 가지 빛이 섞여 있었다.

루엔의 빛은 진주색이었다. 차갑고 투명하며, 그 안에 무한한 깊이가 있는 빛. 루나의 빛은 금색이었다. 따뜻하고 밝으며, 모든 것을 감싸 안는 듯한 빛. 미라의 빛은 은색이었다. 예리하고 순수하며, 날카로운 진실을 담은 빛.

세 빛이 한데 섞였다. 진주색과 금색과 은색이 소용돌이쳤다. 그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색이 피어올랐다. 어떤 이름으로도 부를 수 없는 색. 마치 별 자체가 만들어낸 빛처럼, 그 색은 계속 변했다. 따뜻함과 차가움이 교차했다. 온도는 몸 전체를 감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음향이 울렸다. 세 사람의 심장이 한 박자로 뛰는 소리. 그들의 숨이 하나로 섞이는 소리. 세 영혼이 만나는 순간의 울림.

"우리의 거짓을 고백합니다."

루엔이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루엔의 목소리만이 아니었다. 루나의 목소리, 미라의 목소리가 함께 울렸다. 세 목소리가 하나로 엮여 새로운 음성을 만들었다.

"우리는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믿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무시했습니다. 우리는 거짓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것을 인정합니다."

별의 조각이 루엔의 손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것은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방의 천장을 뚫고 올라갔다. 탑을 뚫고 올라갔다.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 하늘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네 번째 별이 밤하늘에 떠올랐다. 그것은 이전의 별들과 달랐다. 더 밝았다. 더 크게 빛났다. 세상의 어둠이 한 층 더 물러났다. 마을 위의 하늘이 조금 더 밝아졌다. 사람들이 그 빛을 봤을 것이다. 누군가는 하늘을 향해 손을 모을 것이다.

루엔, 루나, 미라가 서로의 얼굴을 봤다. 루나의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미라는 루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루엔은 두 사람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고마워."

루엔이 중얼거렸다.

"우리도 고마워."

루나와 미라가 동시에 말했다.

4층의 벽이 변했다. 거울들은 완전히 사라졌다. 벽에는 새로운 계단이 나타났다. 5층으로 향하는 계단이었다. 그 계단의 끝에는 문이 보였다. 그 문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사회의 방'

루엔이 일어섰다. 루나와 미라도 일어섰다. 세 사람이 함께 계단을 올라갔다. 발걸음이 경쾌했다. 루엔의 손은 다시 따뜻해지고 있었다. 별의 빛이 그의 손에서 다시 흘러나오고 있었다.

5층의 문이 열렸다.

내부는 루엔이 예상한 것과 완전히 달랐다. 마을이었다. 루엔이 살던 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었다. 광장, 집들, 학당, 그리고 사람들. 모두가 루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아이가 그 아이네."

누군가가 말했다.

"저 아이가 별을 살리는 아이?"

"재능 심사에서 평범 판정을 받은 아이가?"

"이제 그럴 수는 없지. 봐봐, 손에서 빛이 나와."

"그럼 그 아이가 원래 재능이 있었던 거야?"

"아니면 우리가 착각했던 거야?"

사람들의 목소리가 겹쳐 울렸다. 루엔의 귀가 울렸다. 이것은 4층과 달랐다. 4층에서는 루엔의 친구들의 목소리였다. 5층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루엔을 아는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넌 우리를 속였어."

누군가가 말했다.

"넌 그저 평범한 아이인 척했어."

"넌 우리의 기준에 맞춰 살았어."

"넌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았어."

"하지만 넌 사실 다른 누군가였어."

"넌 우리 모두를 속이고 있었어."

루엔의 발이 멈췄다. 루나가 루엔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루엔."

루나가 말했다.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들 사이로, 루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넌 날 속여본 적 있어. 그래도 난 널 믿어."

루엔이 루나를 봤다. 루나의 눈이 루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루나의 눈은 거짓이 아니었다.

미라도 루엔을 봤다.

"우리도 너를 믿어. 너의 거짓도, 너의 진실도."

미라가 말했다.

루엔이 앞으로 나아갔다.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계속 울렸다. 루엔은 그 목소리들을 듣지 않기로 했다. 루나와 미라의 손만 느끼기로 했다.

광장의 중앙에는 다섯 번째 별의 조각이 떠 있었다. 루엔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멈춰."

루엔이 돌아섰다. 5층의 입구에는 한 소년이 서 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소년이었다. 그의 얼굴은 루엔의 얼굴과 어딘가 닮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전혀 다른 색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끝없는 어둠의 색이었다.

카이는 5층 입구 위쪽에서 오래 숨어 있다가 이제야 움직인 것처럼 보였다. 루이스의 병사들이 3층에 머물러 있는 동안, 그는 4층을 통과했다. 아무도 그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했다. 루엔의 피부에 소름이 돋았다.

"카이."

루엔이 중얼거렸다.

"그래. 난 카이야."

소년이 천천히 나아갔다. 루나와 미라가 루엔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카이는 그들을 보지 않았다. 오직 루엔만을 보고 있었다.

"넌 왜 계속 올라가려고 해?"

카이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마치 친구에게 말하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여기서 멈춰. 더 이상 거짓을 고백할 필요 없어. 더 이상 자신을 벗길 필요 없어."

"카이, 물러나."

루엔이 말했다.

"넌 왜 그런 말을 해? 넌 알잖아. 거짓 없는 상태가 얼마나 무서운지. 넌 이미 느꼈잖아. 거짓을 벗길 때마다 넌 얼마나 공허해지는지. 넌 얼마나 약해지는지."

카이가 한 발 더 나아갔다.

"넌 정말로 그 공포를 견디고 싶어? 앞으로 계속? 5층도 남았고, 6층도 남았고, 7층도 남았아. 모두 더 깊은 거짓들이 숨어 있어. 더 깊은 공포들이."

루나가 루엔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루엔, 무시해. 이건 거짓이야."

루나가 말했다.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가 있어."

"우리가 함께할 거야."

미라도 말했다.

카이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 웃음은 따뜻하지 않았다. 차갑고, 텅 빈 웃음이었다.

"함께? 그게 도움이 될까? 넌 언제든 혼자가 될 수 있어. 넌 언제든 거짓 속으로 돌아갈 수 있어. 거짓은 편해. 거짓은 안전해. 거짓 속에서는 누구도 넌 판단하지 않아. 누구도 넌 상처 입히지 않아."

루엔의 숨이 얕아졌다. 손가락 끝이 저렸다. 카이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거짓은 실제로 안전했다. 거짓 속에서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 거짓 없이는 너무 많은 것이 드러난다. 너무 많은 것이 상처가 된다.

"넌 진실을 원해? 진실은 고통이야. 진실은 외로움이야. 진실은 끝없는 책임이야."

카이가 계속했다. 그의 목소리가 점점 더 크게 울렸다.

"함께 어둠 속에 있자. 여기서. 이 5층에서. 아니, 더 아래로 내려가자. 아래로 내려갈수록 어둠은 더 깊어져. 더 깊어질수록 넌 더 편해져. 왜냐하면 그곳에서는 아무도 넌 기대하지 않으니까. 아무도 넌 판단하지 않으니까."

루엔의 손이 떨렸다. 루나와 미라의 손을 더 세게 잡으려 했지만, 힘이 빠져 내려갔다. 카이의 말에 흡수되고 있었다. 루나와 미라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것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다.

"넌 정말로 계속 올라가고 싶어?"

카이가 물었다. 그의 눈이 루엔의 눈을 바라봤다.

"넌 정말로 자신을 완전히 벗길 준비가 되어 있어?"

루엔의 입이 열렸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루나와 미라가 루엔을 부르고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루엔의 목에는 무언가가 막혀 있었다. 응답할 수 없었다.

루엔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카이가 웃음을 터뜨렸다.

루나와 미라의 손이 루엔의 손에서 떨어져 나갔다. 루엔이 한 발 더 나아갔다.

그 순간, 루엔의 눈이 고정되었다.

루엔이 카이를 바라봤다. 루엔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속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카이의 말에 빨려 들어가던 루엔이, 그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멈춘 것이었다.

"넌 탑의 힘을 원하는 게 아니야."

루엔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떨렸지만, 그 안에 무언가가 남아 있었다.

"넌 힘 자체를 포기한 거야. 넌 이미 선택했어. 너는 어둠을 선택했어."

"그래."

카이가 대답했다.

"그래서 넌 나한테 거짓을 고백하라고 말해. 왜냐하면 거짓을 고백하는 순간, 난 너처럼 될 테니까. 거짓이 없어지고, 힘도 없어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 테니까. 그럼 넌 혼자가 아니게 되겠지. 누군가 너와 같은 상태에 있으면, 넌 더 이상 그 상태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테니까."

루엔의 눈이 카이를 꿰뚫었다.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루엔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점점 선명해졌다. 루나와 미라의 손을 다시 찾으려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멀어져 있었다.

"난 계속 올라갈 거야. 루나와 미라와 함께."

루엔이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이 공중에서 멈췄다. 루나와 미라가 보이지 않았다. 카이만 보였다. 카이가 웃고 있었다.

그 순간, 루엔의 손 위에서 다섯 번째 별의 조각이 빛났다.

빛은 약했다. 거의 꺼져가는 촛불처럼 약한 빛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빛이었다.

루엔이 카이를 향해 손을 들었다. 그 손은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움직이고 있었다.

"넌 내 친구들을 놓지 않을 거야."

루엔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절대로 꺾이지 않았다.

"그들을 놓지 않을 거야."

루엔이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한 발 더 뒤로 물러섰다. 카이가 웃음을 멈췄다.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루엔!"

루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루엔이 돌아섰다. 루나와 미라가 있었다. 그들은 루엔의 손을 잡고 있었다. 루엔은 그것을 깨닫지 못했지만, 그들은 절대로 루엔의 손을 놓지 않았다.

루엔의 손이 다섯 번째 별의 조각을 집었다.

그 순간, 다섯 번째 별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카이도 사라졌다. 5층의 벽이 변했다. 새로운 계단이 나타났다. 6층으로 향하는 계단이었다.

루엔, 루나, 미라가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루엔의 손이 루나와 미라의 손을 더 세게 잡았다.

6층의 문이 보였다. 그 문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침묵의 방'

루엔의 발이 멈췄다. 루나와 미라의 발도 멈췄다.

4층에서 루나가 한 말이 다시 울렸다. 루엔의 기억 속에서, 루나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넌 나한테 거짓을 했어. 하지만 넌 그것도 모르고 있었어. 넌 너 자신도 속이고 있었어."

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침묵만 있었다. 텅 빈 공간. 끝없는 고요함.

침묵 속에서 루엔은 무언가를 느꼈다. 아직 고백하지 않은 거짓이 있다는 것. 루나와 미라에게 한 거짓도, 마을 사람들에게 한 거짓도 아닌.

자신 자신에게 한 거짓이.

그것이 침묵 속에서 루엔을 기다리고 있었다. 루엔은 그것을 느꼈지만, 말할 수 없었다.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