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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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궁의 횃불이 어둠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변방에서 울려 나오는 북소리는 이미 반란의 신호였고, 나는 황제 침실의 창문 너머로 그 불빛들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연림이 움직였다. 유비의 협박과 황제의 결정이 촉발한 전쟁이 이제 궁중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조정 회의장이 소동으로 뒤덮였을 때 나는 그것을 깨달았다.

"상서 이경이 긴급 소집을 명했습니다!"

여관들의 급한 발걸음과 비명이 후궁 복도를 가로질렀다. 나는 황후의 침실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완벽한 황후의 자세로. 완벽한 황후의 표정으로.

하지만 내 손은 떨리고 있었다.

한청이 전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민경도 이런 표정이었을 거야. 모든 것이 끝나가는 것을 알면서도, 웃어야 하는 그 표정 말이야."

그 말이 내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민경은 이렇게 죽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채로. 나는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떨림을 숨겼다. 하지만 감춰지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가슴 속의 불안감. 언제 들통날지 모르는 정체. 그리고 민경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조정 회의장에 들어갔을 때, 모든 신료들의 눈이 나를 향했다. 그 시선들은 조사하는 것이었고, 의심하는 것이었고, 때로는 노골적인 경멸이었다.

황제는 옥좌에 앉아 있었다. 얼굴은 창백했고, 눈빛은 칼날 같았다.

"황후 폐하가 입장했습니다."

내가 절을 하자, 한 명의 여인이 앞으로 나섰다. 유비였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황제의 형수라는 신분을 숨기지 않았다. 검은 비단 옷에 붉은 장식을 한 그녀는 마치 전쟁터에 나선 사령관처럼 보였다.

"폐하, 그리고 조정의 신료 여러분."

유비의 목소리는 차갑고 명확했다.

"나는 궁중 의료 기록과 함께, 한 가지 중대한 진실을 밝히려 합니다."

그녀가 손을 들자, 시종들이 두루마리를 들고 앞으로 나왔다. 내 계약서였다. 황제가 무심코 서명한 그 문서.

"이 계약서는 조작되었습니다."

유비의 말이 조정 전체를 얼어붙게 했다.

"이것은 황제 폐하의 진정한 인장이 아니며, 서화라는 여인은 평민 의녀일 뿐입니다. 그녀는 진정한 황후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완벽한 황후의 표정을 유지했다. 하지만 내 심장은 폭주하고 있었다. 이 순간이 올 줄 알았다. 그런데도 준비된 것은 없었다.

이경이 앞으로 나섰다.

"상서 유비, 그 증거를 보일 수 있으십니까?"

유비는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승리의 미소였다.

"기록관의 담당자들이 이미 증거를 확인했습니다. 인장의 각인 깊이가 다릅니다. 조작의 흔적이 명백합니다."

거짓이었다. 완전한 거짓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유비가 필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 의심이었고, 그 의심을 심을 수 있는 말이었다.

조정의 신료들이 술렁거렸다. 보수 귀족파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양후작가의 세력이 움직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유비가 계속했다. "이 여인이 진정한 황후가 아니라는 것은 황제 폐하의 판단이 실수였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황제의 실수는 제국 전체의 법칙을 뒤흔듭니다."

그 순간이었다.

외궁에서 울려 나오는 나팔 소리. 그리고 뒤이어 들려오는 목청 높은 선언.

"태황자 연림이 입장합니다!"

조정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연림은 변방에 있어야 했다. 그런데 그가 여기 있다는 것은—

연림이 들어섰을 때, 그의 뒤에는 군인들이 서 있었다.

"형이시여."

연림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칼날이 숨어 있었다.

"나는 제국을 위해 나섰습니다."

그는 황제를 바라봤다.

"형께서 법칙을 어기고 평민을 황후로 삼으셨다는 것은, 더 이상 형이 황제의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국의 안정을 위해, 나는 형의 퇴위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나를 가리켰다.

"그리고 이 여인은 즉시 사형에 처해져야 합니다. 신분을 속인 죄로."

나는 그 말을 들었을 때, 처음으로 진정한 공포를 느꼈다.

죽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더 무서운 것이었다.

노비락이었다.

궁중의 모든 신분이 박탈되고, 내가 입은 모든 옷이 벗겨지고, 내 이름이 지워지고, 나는 다시 평민의 신분으로 내팽개쳐질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는—

죽음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고통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황제의 손이 옥좌의 팔걸이를 쥐었다.

이경이 앞으로 나섰다.

"태황자, 폐하의 결정을 의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황후 폐하의 신분이 법적으로 확정된 이상—"

"법은 바뀔 수 있습니다."

연림이 잘라냈다.

"황제가 잘못된 판단을 했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 새로운 법입니다."

조정의 신료들이 침묵했다. 보수파는 연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미 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경의 얼굴이 단단해졌다. 그는 법관으로서 연림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지만, 황제의 명령도 거부할 수 없었다. 그 모순 속에서 그의 눈빛만 흔들리고 있었다.

이경이 황제를 향해 돌아섰다.

"폐하,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황제의 눈이 나와 만났다.

그 눈빛 속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죄책감, 사랑, 선택의 무게. 그리고 절망.

나는 그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알았다. 황제는 나를 지키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것이 제국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황제가 천천히 일어섰다.

옥좌에서 내려오는 그의 움직임은 마치 전 세계의 무게를 짊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상서 이경."

황제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조정 전체를 관통했다.

"그대는 법관으로서 내게 무엇을 조언하는가?"

이경이 절을 했다. 그의 얼굴은 고통스러웠다.

"폐하, 황제로서의 도리는 제국을 지키는 것입니다. 황후의 신분을 포기하고 제국의 법칙을 지키는 것이 황제로서 마지막 결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 말이 나왔을 때, 나는 황제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봤다.

그의 턱이 경직되었고, 그의 눈이 흔들렸고, 그의 손이 주먹을 쥐었다.

황제는 천천히 내려섰다. 옥좌에서. 한 발, 한 발.

그리고 모든 신료들이 무릎을 꿇을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황제는 말했다.

"아니오."

그 한 마디가 조정 전체를 정지시켰다.

"나는 서화를 황후로 인정한다. 그것이 내 최종 결정이다."

황제가 나에게 다가왔다. 한 발, 한 발. 그의 눈은 오직 나만을 보고 있었다.

"서화."

황제가 내 앞에 섰다.

"그대는 내 황후이다."

그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가 부서졌다.

사랑과 죄책감이 뒤섞인 감정이 목구멍을 조르기 시작했다. 황제가 나를 지키기로 선택했다. 제국의 법을 어기면서까지.

하지만 그것은 황제를 파멸로 이끌 것이었다. 민경처럼. 아니, 민경보다 더 처참하게.

나는 입을 열었다. 닫았다. 다시 열었다.

"폐하."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제가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황제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내가 무엇을 말할 것인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황후의 복식을 입은 채로, 모든 신료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내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손가락이 떨렸고, 호흡이 얕아졌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순간이 올 줄 알았다. 그런데도 나는 준비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준비할 수 없었다. 황제가 나를 지키겠다고 선언한 순간, 나는 더 이상 거짓으로 그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민경의 죽음. 그것이 내 죄였다. 내가 황제의 신뢰를 얻기 위해 거짓을 지었을 때, 민경은 그 거짓의 대가를 치렀다. 그리고 지금 나는 또 다른 거짓으로 황제를 파멸로 이끌려고 했다.

아니다. 이번엔 다르다.

거짓이 우리를 파멸로 이끌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진실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 황제를 구할 수 있다.

"저는 평민입니다."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보내는 순간, 나는 죽음보다 무거운 것을 느꼈다. 자신을 버리는 것. 황제를 지키기 위해 나 자신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

"저는 진정한 황후가 아닙니다. 상서 유비가 말한 것이 옳습니다."

황제가 내 팔을 잡으려 했다.

"일어나라."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서화, 일어나라. 그대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지만, 나는 그것을 허락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무릎을 꿇은 채 있었다.

내 마음속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죽음의 공포가. 아니, 더 정확하게는 혼자 남겨질 공포였다. 민경처럼. 버려진 것처럼.

그리고 동시에 다른 감정도 있었다. 황제를 지키고 싶은 절박한 마음. 이번엔 진정한 나로서.

나는 천천히 황후의 관을 벗었다. 검은 머릿결이 흐르며 내려왔다.

"저는 서화입니다. 의녀 서화입니다."

조정의 신료들이 숨을 죽였다.

"평민이 황후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맞습니다. 저는 제국의 법을 어기고 있었습니다."

내가 말했을 때, 황제의 얼굴이 완전히 창백해졌다.

"서화, 무엇을 하는가?"

황제의 목소리에는 절망이 가득했다.

"나는 그대를 포기할 수 없다."

"폐하."

내가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황제를 바라봤다.

그 순간, 내 눈과 황제의 눈이 만났다. 그 안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사랑, 죄책감, 그리고 선택의 무게.

침묵이 흘렀다. 길고 긴 침묵. 마치 세상이 멈춘 것 같은 그 순간 속에서, 나는 황제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봤다. 절망에서 결연함으로. 포기에서 선택으로.

황제가 입을 열었다.

"나는 당신을 도구로 삼을 수 없습니다."

그 말은 내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황제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황제가 내 손을 잡았다.

"그대는 내 도구가 아니다. 그리고 나는 그대를 거짓으로 지킬 수 없다. 민경을 거짓으로 지키지 못했던 것처럼."

황제의 말에 내 눈이 떠졌다. 황제가 민경을 알고 있었단 말인가?

"그대가 나를 지키려고 한다면, 나는 그대를 진정한 나로 지켜야 한다. 평민이든, 의녀든, 무엇이든 상관없이. 하지만 진정한 그대로."

황제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것만이 우리를 구하는 길이다."

황제가 조정 전체를 향해 돌아섰다.

"나는 서화를 황후로 인정한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황제의 목소리는 차갑고 명확했다.

"누구든 이를 거부하는 자는 제국에 대한 반역자로 본다."

보수파 귀족들이 몸을 움츠렸다.

"그리고 태황자 연림."

황제의 눈이 연림을 향했다.

"그대의 반란은 이제 끝이다."

그 순간, 외궁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황제의 군대와 연림의 반란군이 충돌하는 소리였다.

"반란이 시작됐다."

이경이 외쳤다.

"태황자가 궁중을 점거하려 합니다!"

황제가 칼을 뽑았다.

"상서 이경, 서쪽 출입구를 봉쇄하라. 군부 장군들을 불러라."

"예, 폐하!"

이경이 재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고민이 흔들리고 있었지만, 법관으로서 황제의 명령에 따르기로 선택한 것이었다.

연림의 얼굴이 굳어졌다.

"형, 그대는 정말로 미쳤다."

연림이 칼을 뽑았다.

"제국은 이 여자와 함께 망할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황제가 차분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것도 내 선택이다. 그리고 나는 그 선택을 지킨다."

외궁에서는 전투가 점점 격렬해지고 있었다. 반란군이 조정 근처까지 진격해오고 있었다.

황제가 나를 바라봤다.

"서화, 그대는 내실로 돌아가라. 한청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폐하, 저는—"

"그것이 황제의 명령이다."

황제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절대적이었다.

나는 천천히 물러섰다. 하지만 내 발걸음은 무거웠다. 황제를 남겨두고 가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지, 그것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문을 나가려고 했을 때, 외궁에서 더 큰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반란군이 조정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폐하!"

경비대 장군이 외쳤다.

"태황자의 군대가 조정을 포위하려 하고 있습니다!"

황제가 칼을 들었다.

"그들을 막아라. 나는 여기서 싸운다."

"폐하, 위험합니다!"

하지만 황제는 이미 문을 나가고 있었다.

나는 황제를 따라 외궁으로 나갔다.

하늘은 이미 검게 물들어 있었다. 반란군의 횃불이 궁중 곳곳을 밝히고 있었다. 비명 소리와 칼 부딪치는 소리가 밤을 가르고 있었다.

황제는 반란군의 최전선으로 나아갔다.

칼이 부딪치는 소리. 피 튀는 소리. 그 모든 것이 한데 섞여 있었다.

그리고 내 눈에는, 황제의 팔에서 피가 흐르는 것이 보였다.

"폐하!"

내가 외쳤다. 동시에 나는 황제에게 달려갔다.

그의 팔을 재빠르게 잡고 상처를 살펴봤다. 칼날이 깊게 파고든 흔적이 있었다. 출혈은 심하지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감염의 위험이 있었다.

"폐하, 팔을 들어주세요."

내 목소리는 의녀의 목소리였다. 평민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것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다. 이것이 진정한 나였기 때문이다.

"상처가 깊습니다.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팔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황제는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 속에는 놀라움과 뭔가 다른 감정이 섞여 있었다. 아마도 안도감이었을 것이다. 내가 여전히 그의 곁에 있다는 것에 대한.

"나중이다. 지금은 싸워야 한다."

하지만 황제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출혈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그 순간, 반란군의 최전선에서 연림이 모습을 드러냈다.

"형!"

연림이 황제를 향해 칼을 들었다.

황제가 내 손을 놓고 칼을 들었다.

"서화, 뒤로 물러나라!"

하지만 나는 물러나지 않았다.

나는 황제의 옆에 섰다.

연림의 칼이 황제를 향해 내려쳤다. 황제가 칼로 막았다. 불꽃이 튀었다.

"형, 이 여자를 버려라. 그러면 모든 것이 끝난다!"

연림이 외쳤다.

"아니다."

황제가 말했다.

"나는 그대를 형으로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서화를 버릴 수 없다."

황제와 연림의 칼이 다시 부딪쳤다.

그들의 움직임은 빠르고 정확했다. 둘 다 황제 자리를 위해 훈련받은 자들이었다.

하지만 황제의 팔에서 피가 계속 흐르고 있었다.

내 눈에는 그것이 명확하게 보였다. 황제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고 있다는 것. 팔의 상처 때문에. 그리고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연림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공격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형, 이것이 마지막 기회다. 물러나라!"

"절대 아니다."

황제가 말했다.

그 순간, 나는 움직였다.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황제와 연림 사이로 몸을 날렸다.

연림의 칼이 내 어깨를 찔렀다.

뜨거운 통증이 흘러내렸다. 피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서화!"

황제의 비명이 밤하늘을 울렸다.

황제가 내를 안으려 했지만, 나는 그를 밀어냈다.

"폐하, 뒤로 물러나세요."

내 목소리는 놀랍도록 차분했다.

"이것이 제 선택입니다. 제 정체를 숨기던 때의 선택이 아닌, 진정한 제 선택입니다."

내 눈은 연림을 향했다. 그의 칼을 바라봤다. 그 칼의 움직임을. 각도를. 힘의 방향을.

의녀로서 배운 모든 것이 내 안에서 깨어났다. 독약을 분석하던 눈. 신체의 신호를 읽던 능력. 그것이 생존을 위한 무기로 변했다.

"폐하, 제 등 뒤로 물러나세요. 제가 막겠습니다."

황제가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거절이 가득했지만, 그는 나의 의지를 읽었다.

황제가 한 발 물러섰다.

연림이 다시 칼을 내려쳤다.

나는 그 칼을 피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 칼의 궤적을 읽고 몸을 날렸다.

칼날이 내 옷자락을 스쳤다.

"이 여자, 뭐 하는 거야?"

연림이 외쳤다.

"형, 이 여자가 뭐라도 하면 어떻게 할 거야? 황제까지 잃을 거야!"

하지만 황제는 나를 믿고 있었다.

그것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나는 연림의 다음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그 다음. 그 다음.

내 어깨의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폐하!"

경비대 장군이 외쳤다.

"태황자의 군대가 후퇴하고 있습니다! 황제 폐하의 군대가 반란군을 포위했습니다!"

그 순간, 연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건 끝이 아니다, 형!"

연림이 외쳤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연림과 그의 남은 군대가 빠르게 퇴각했다.

황제가 내를 안았다.

"서화, 버티어라. 버티어라."

내 시야가 흐릿해지고 있었다.

피의 냄새와 함께. 어둠이 밀려오고 있었다.

"폐하,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황제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그대는 나를 구했다. 내 팔을 지켜줬다. 그리고 내 마음을 지켜줬다. 진정한 그대로."

황제가 나를 더 단단히 안았다.

"나는 그대를 잃지 않는다. 절대로."

외궁에서 한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후 폐하! 제가 여기 있습니다!"

한청이 의료 도구를 들고 달려왔다.

"폐하, 황후 폐하를 내실로 옮겨야 합니다. 출혈이 심합니다!"

황제가 나를 안은 채로 일어섰다.

"가자."

황제의 목소리는 더 이상 황제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절박한 목소리였다.

내 눈이 감겨갔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들린 것은 황제의 목소리였다.

"서화, 나를 떠나지 말아라. 제발."

그리고 나는 그 목소리를 따라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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