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민경의 죽음, 의문의 시작

밤이 깊어간 황제의 침실. 나는 더 강한 약재로 새로운 처방을 끓이고 있었다.

황제의 발작은 악화되고 있었다.

숟가락으로 검은 약재를 으깬다. 손가락이 떨렸다. 약을 담는 사발에 약재가 흩어졌다. 황제는 침상 위에서 천천히 호흡하고 있었고, 그의 가슴은 새가 날갯짓하는 듯 불규칙하게 오르내렸다. 창밖으로 새벽의 기운이 빨려 들어오는 시간이었다.

"서화."

황제가 나를 불렀다.

"여기 있습니다."

나는 약그릇을 들고 그의 침상으로 다가갔다. 황제는 내 손을 잡았다. 손가락이 뜨거웠다. 나는 약을 그의 입에 부었고, 황제는 쓴 맛으로 눈을 찡그렸다. 호흡이 조금씩 안정되었다.

"이건 어린 시절의 독인가?"

내가 물었다.

황제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내 손을 더 세게 움켜잡았다.

그것이 답이었다.

---

다음날 아침, 나는 한청을 찾아갔다.

황궁 동쪽 의료실. 한청은 약초를 다듬고 있었다. 칼날이 잘려 나가는 소리가 리듬을 탔다.

"황제의 발작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청의 손이 멈췄다.

"어느 정도인가?"

"밤마다. 더 자주."

한청이 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뭔가 알고 있다는 듯한 빛이 있었다.

"내가 예전에 뭐라고 말했더냐?"

"궁중의 모든 약은 독이 될 수 있다고."

"그건 절반만이다."

한청은 약초를 한 줌 집어 들었다. 손가락 사이로 초록색 가루가 떨어졌다.

"궁중의 모든 약은 독이 될 수 있고, 궁중의 모든 독은 약이 될 수 있다. 황제의 몸에 남아있는 그것은 이미 독이 아니다. 그건 흉터다. 어린 시절의 상처가 신체에 남긴 흔적이지. 너는 그 흉터를 관리할 수 있지만, 없앨 수는 없다."

"그럼... 악화될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한청이 나에게 더 가까이 와 앉았다.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전 황후도 알았다. 황제의 약점을."

나는 숨을 멈췄다.

"민경 황후님이?"

"그녀는 의료 기록에서 황제의 체력 변화를 읽어냈다. 의녀 같은 지식은 없었지만, 여자의 직감이 있었지. 황제가 특정 시간에 약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그녀를 죽였습니까?"

한청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내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봤다.

"넌 그 질문을 하면 안 된다. 아직은."

---

기록관은 황궁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었다.

상서 이경이 나를 안내했다. 그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그의 침묵이 무거웠다. 기록관의 문을 열며 그가 중얼거렸다.

"황후 폐하가 전임자에 대해 궁금하신가요?"

"전 황후님의 의료 기록을 보고 싶습니다."

"법적으로는 기밀입니다. 하지만 현 황후의 요청이므로..."

이경은 두터운 가죽 책을 꺼냈다. 민경의 기록이었다.

처음 기록은 결혼 당시였다. 1년 전. 손글씨로 쓰인 의료진의 보고서였다.

'신부의 맥박은 정상이나, 정신 상태에 불안정함이 보임. 결혼 야간에 심한 진전(震顫)을 보였음. 안정제 처방 권고.'

다음 기록들은 더 심해졌다.

3개월 후: '황후께서 자주 불면증을 호소하심. 수면제 용량 증가.'

6개월 후: '황후의 정신 상태가 악화 추세. 의료진과의 상담 거부. 약물 의존도 증가.'

9개월 후: '황후께서 밤새 침실을 떠나지 않으심. 식사 거부. 담당 의녀의 보고로는 "계속 우시는 중"이라 함.'

그리고 3개월 전.

'황후께서 새벽에 급병으로 발작. 황제 폐하의 새벽 사냥 여행 출발 직후 발견. 응급 처치 시행했으나 회생 불가. 사인: 급성 심장 마비.'

나는 글을 읽고 또 읽었다.

"새벽 사냥 여행?"

이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 폐하께서 자주 새벽에 사냥을 가셨습니다. 당시에는 정상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전 황후님은... 황제께서 가실 때마다 악화되었군요."

나는 기록을 다시 넘겼다. 패턴이 명확했다. 황제가 새벽 사냥을 간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 다음날 민경의 상태가 악화되었다. 불안정함. 진전. 수면제 용량 증가. 그리고 마지막 새벽 사냥이 그녀를 죽였다.

"황제 폐하께서는 황후 폐하께서 그렇게 불안정하신 것을 아셨나요?"

이경의 얼굴이 굳었다.

"황제 폐하는 국사로 바쁘셨습니다."

그것은 답이 아니었다. 그것은 변명이었다.

나는 기록을 내려놓고 한숨을 쉬었다. 손가락이 떨렸다. 맥박이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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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갈 무렵, 한청이 나타났다.

기록관의 뒷방. 아무도 없는 곳이었다. 한청은 내 앞에 앉으며 내 손을 잡았다. 그 손은 의료인의 손이었다. 정확하고 차갑고, 때로는 뜨거웠다.

"본 것들이 많구나."

그것은 질문이 아니었다.

나는 한청의 눈을 직시했다. "황후께서 수면제를 많이 복용하셨어요. 점점 많아졌어요. 그런데 의료 기록에는 '피로로 인한 불면증 치료'라고만 적혀 있어요."

"그렇지."

"왜요? 왜 진짜 원인을 적지 않은 거예요?"

한청이 한숨을 쉬었다. 그 호흡 안에는 오랜 세월의 무게가 들어 있었다.

"궁중의 모든 약은 독이 될 수 있다. 너는 이 말을 기억하고 있나?"

"네, 하지만..."

"기억만 하지 말고 이해해라. 약은 치료의 도구이기도 하고, 동시에 진실을 감추는 도구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한청은 내 얼굴을 들었다. 그 눈 안에는 오래된 슬픔이 있었다.

"민경 황후께서 복용하신 수면제는 치료가 아니었다. 그것은 황후께서 자신의 고통을 견디기 위한 도구였다. 그리고 그 도구가 결국..."

한청은 말을 멈췄다.

"결국 뭐예요?"

"그것은 네가 반드시 알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제가 알 자격이 없나요? 저는 지금 그 자리에 앉아 있는데요. 그 황후의 자리에."

한청이 내 어깨를 강하게 움켜잡았다.

"그래서 더욱 조심해야 한다. 너는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알아서는 안 될 것까지도."

---

그날 저녁, 민아가 나를 찾아왔다.

황후의 침실. 창밖으로는 궁중의 밤이 펼쳐져 있었다. 등불이 하나씩 꺼져가고, 별이 떠올랐다. 민아는 내 손을 잡고 앉았다.

"언니, 내가 물어도 될까요?"

"뭘?"

"선황후님은... 왜 항상 우셨어요?"

내 손이 떨렸다. 민아의 손에서 떨림을 감지했을 것이다. 그녀의 맥박이 빨랐다.

민아가 계속했다.

"나는 어릴 때 언니 곁에 있었어요. 선황후님 곁에. 언니는 항상 웃고 계셨는데, 그 웃음이 자꾸 보였어요. 마치 누군가에게 보이려고 하는 웃음처럼. 그리고 황제 폐하가 새벽에 나가실 때마다, 언니는 창가에 서서 오셨어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서서만 계셨어요."

내 눈이 흐려졌다. 눈물이 흘렀다.

"언니가... 혼자였나요? 항상?"

"그런 것 같았어요."

민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처음엔 황제 폐하께서 바쁘신 거라고 생각했어요. 나라를 다스려야 하니까. 하지만 나중엔... 나중엔 그냥 언니가 혼자인 거였어요. 황궁 안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가장 혼자인 거였어요."

나는 민아를 안았다. 그녀가 울기 시작했다. 내 가슴에서 무언가 찢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선황후님이 돌아가신 그날도, 황제 폐하께서 새벽에 나가셨어요. 그리고 언니는 침실에 들어갔고... 아무도 깨워주지 않았어요."

민아의 목소리가 깨졌다.

"아무도."

내 팔에서 그녀의 몸이 떨렸다. 나도 떨렸다. 그것은 슬픔이 아니었다. 그것은 분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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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갔다. 자정을 넘어섰다.

나는 황제의 침실에서 새로운 약을 끓이고 있었다. 황제는 침상에 누워 있었고, 그의 호흡은 여전히 불규칙했다.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그는 나를 찾았다. 그리고 나는 항상 거기에 있었다. 완벽한 황후로서. 효율적인 의녀로서.

하지만 지금 나는 누구인가?

약을 푸는 손이 떨렸다. 황제가 눈을 떴다.

"황제께서."

나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

"민경 황후님은 정말 병으로 돌아가셨나요?"

침실이 얼었다.

황제의 눈이 뜨였다. 그 눈빛이 변했다. 따뜻함이 모두 사라졌다. 내가 알던 그 황제가 사라지고, 다른 황제가 나타났다. 차가운 황제의 눈이었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황제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 완전히 변했다는 것을.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은 내 손을 잡던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은 절대 권력자였다.

"그것은 너가 알아야 할 일이 아니다."

그의 목소리는 돌 위를 긋는 소리처럼 거칠었다.

"너는 황후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깨달았다.

나는 황제가 사랑하는 대상이 아니었다. 나는 황제의 비밀을 공유하는 공범이었다. 그리고 그 공범 관계가 우리 사이의 모든 것이었다. 손을 잡은 것도, 달빛 아래 함께 걸은 것도, 그가 나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 것도—모두 이 비밀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내 호흡이 빨라졌다. 손가락이 마비되기 시작했다. 시야가 흐려졌다. 이 침실에서 나는 질식할 것 같았다.

나는 약을 그의 입에 부었다. 손은 안정적이었다. 의녀의 손이었다.

황제는 눈을 감았다.

나는 그의 침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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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관으로 향하는 복도. 내 발걸음은 빨랐다. 내 마음은 더 빨랐다.

민경 황후가 정말 병으로 죽었다면, 내가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정당한가.

그렇다면 내가 황제의 손을 잡는 것은 정당한가.

그리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만약 황제가 민경을 죽게 내버렸다면? 아니, 더 정확히는—자신의 무심함으로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면?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기록관의 문을 열었다. 아무도 없었다. 나는 민경의 의료 기록을 다시 펼쳤다.

마지막 기록을 찾았다.

'3개월 전, 새벽 5시. 황제 폐하께서 사냥을 위해 궁을 떠남. 황후 폐하께서 불안 증세 보임. 안정제 투약. 오전 10시, 황후 폐하께서 침실 출입 금지 요청. 오후 2시, 여관이 침실 진입 시도했으나 응답 없음. 직후 발견...'

그 다음은 없었다.

기록이 끊어져 있었다. 다음 페이지는 완전히 비어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마치 그날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손가락으로 종이의 질감을 더듬었다. 이 페이지는 찢겨나갔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기록을 제거한 것이다. 찢긴 모서리가 날카로웠다.

내 손이 떨렸다. 손가락이 종이에 베였다. 핏방울이 떨어졌다. 맥박이 귀에서 울렸다. 호흡이 얕아졌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민경은 죽지 않은 것이다. 민경은 죽임을 당한 것이다. 황제의 방치 속에서. 그리고 나는 지금 그 죽음의 공범이 되려 하고 있다.

내 눈이 기록 조각들을 쫓았다. 찢긴 페이지의 일부가 책 사이에 끼어 있었다. 나는 그것을 꺼냈다. 손가락에서 피가 흘렀다. 그 피가 종이 위에 떨어졌다.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서화."

나는 몸을 굳혔다. 그 목소리는 황제였다. 침실에서 약을 먹은 황제가, 나를 찾아 기록관까지 왔다.

"여기서 뭐 하는 거냐?"

그 질문 안에는 경고가 있었다. 아니, 협박이 있었다.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황제는 기록관의 입구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의 호흡은 빨랐다. 그의 눈은 내 손에 들린 종이 조각을 쫓고 있었다.

"황제께서..."

"돌아가자."

그것은 명령이었다.

나는 기록을 천천히 정리했다. 손가락이 떨렸다. 피가 흘렀다. 그 떨림과 피를 숨기기 위해 나는 의도적으로 느리게 움직였다. 찢긴 페이지는 내 소매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황제가 한 발 다가왔다.

"뭘 들고 있는 거냐?"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 목소리는 차분했다. 의녀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내 마음은 폭발 직전이었다.

황제가 내 손을 잡았다. 그 손은 뜨거웠다. 열이 있었다.

"황제께서, 열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침실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나는 천천히 그의 손을 풀었다. 의료인으로서의 권위로. 그것이 유일한 무기였다.

황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 감정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나는 황제의 앞에 섰다. 그 손을 볼 수 있었다. 떨리는 손. 공포하는 손.

"민경 황후님에 대해 더 이상 묻지 마라."

황제가 말했다.

"그것은 너를 해친다. 그것은 우리를 해친다."

내 입술이 움직였다.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 목은 조여 있었다.

"기록이 불완전한 것은 의료진의 실수일 뿐이다."

황제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것은 설득이 아니었다. 그것은 애원이었다.

"그리고 그 실수를 파고드는 것은... 위험하다. 너와 나 모두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황제께서."

하지만 내 손가락이 움직였다. 주머니 속으로. 내가 이미 찢긴 페이지의 조각을 집어넣었다. 의료 기록의 증거. 누군가 지우려 했던 그 날의 기록. 내 손가락이 그것을 만졌다. 거칠고, 차갑고, 무겁고.

황제는 내 손의 움직임을 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공포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자신이 무엇을 숨겼는지, 내가 무엇을 알아버렸는지를 재는 데만.

나는 황제를 침실로 데려갔다. 의녀로서. 황후로서. 완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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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태황자 연림의 사신이 궁을 찾아왔다.

상서 이경이 나를 만났다.

"황후 폐하, 태황자 연림께서 문안을 드리고 싶다고 하십니다."

나는 황후의 얼굴을 다시 입었다. 완벽한 웃음. 완벽한 자세.

"좋습니다. 뵙겠습니다."

"다만, 태황자께서는 황제 폐하와 황후 폐하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하신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전 황후 폐하의 서거에 관해서요."

내 호흡이 멈췄다.

"무슨 뜻입니까?"

이경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태황자께서는 최근 의료 기록 일부가 손실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하신다고..."

내 주머니에서 종이 조각이 몸을 타고 내려갔다. 그것은 증거였다. 그것은 무기였다.

연림이 왜 지금 나타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민경의 죽음. 기록의 손실. 황제의 비밀.

그리고 지금 연림은 나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진실을 추구하는 것. 아니면 황제를 보호하는 것.

내 손가락이 주머니 속 종이 조각을 만졌다. 그것은 차갑고 거칠었다. 그것은 민경의 마지막 목소리였다.

나는 침실을 떠났다. 연림의 사신을 만나기 전에, 나는 황제를 찾아가야 했다. 그리고 그에게 말해야 했다.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더 이상 공범이 아니라는 것을.

내 결심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나는 기록 조각을 꺼냈다. 손가락이 떨렸다. 하지만 그것은 공포의 떨림이 아니었다. 그것은 결단의 떨림이었다.

연림의 사신을 만나기 전에, 나는 황제에게 진실을 선택하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가 거부한다면, 나는 스스로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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