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후 책봉식
아침 햇살이 후궁의 높은 창을 통해 쏟아지는 순간, 나는 이미 깨어 있었다. 어제 밤 황제 침실을 나온 후 한 순간도 눈을 감지 못했다. 계약서를 손에 쥐고, 황제의 약점을 알고, 그리고 지금 유비가 궁에 도착했다는 소식까지.
침실의 문이 열렸다. 여관장 노모가 들어섰다.
"황후마마께서 일어나셨습니까?"
그녀의 얼굴에는 어제와 다른 무언가가 떠 있었다. 존경인지, 두려움인지. 나는 아직 구분할 수 없었다.
"책봉식의 의복이 준비되었습니까?"
"예. 이미 궁의 예복실에서 최종 검수 중입니다."
노모가 절을 했다. 나는 거울 앞으로 걸어갔다. 밤을 새웠을 텐데도 얼굴은 완벽했다. 의녀의 기술이 아니라 절박함이 만든 결과였다. 두 눈 사이의 거리, 눈썹의 각도, 입술의 색감—모든 것이 황후였다.
"노모,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거울 속 자신의 눈을 똑바로 봤다.
"말씀하십시오, 황후마마."
"이전 황후께서는... 항상 저렇게 침착했습니까?"
침묵이 흘렀다. 길고 무거운 침묵. 노모는 내가 던진 질문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답할 수 없는 종류의 질문이었다.
"황후마마께서 입으실 의복을 가져오겠습니다."
노모가 조용히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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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 책봉식은 정오에 시작되었다.
외궁의 대전 입구에 도착했을 때, 나는 금실로 수놓은 대홍색 예복을 입고 있었다. 봉황 무늬의 관, 황후의 인장을 나타내는 주옥들. 무게가 정확했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마치 나를 위해 만든 옷처럼.
황제는 옥좌에 앉아 있었다. 어제의 미세한 신체 경련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그는 절대 권력자였다. 나는 그의 눈 속에 무엇이 있는지 읽으려 했지만, 황제의 얼굴은 황제 자신보다 더 단단했다.
"서화 황후를 책봉하노라. 황제의 인장을 받으시오."
의례적인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무언가 떨리는 것이 있었다. 나는 무릎을 꿇고 황제의 손에서 인장을 받았다. 그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 위에서 한 순간 멈췄다. 따뜻했다. 그 따뜻함 아래에는 뭔가 흔들리는 것이 있었다.
관찰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신료들, 궁녀들, 그리고 뒤편의 황족들.
나는 태황자 연림을 봤다.
그는 웃고 있었다. 아주 천천히, 아주 조용히. 그의 부인 유비는 옆에 서서 그 웃음에 동조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손가락이 자신의 팔에 박혀 있었다. 황제의 실수를 축하하기 위해 손을 모아야 할 때였는데, 그녀는 손을 모으지 않았다. 대신 한 손으로 다른 손의 팔을 꼬집고 있었다.
연림의 웃음은 깊어졌다.
나는 그 순간을 기억했다. 이 두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정확하게 인식했다. 연림은 황제의 형이었고, 유비는 자신의 아들을 황태자로 만들려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들의 계획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되었다.
"황후께서 인사를 올리시겠습니다."
의례 담당 관원이 나에게 신호를 보냈다. 나는 일어섰다. 무릎을 펼 때 옷의 주름이 완벽하게 흘러내렸다. 모든 동작이 계산되었다.
"신 서화가 황후 책봉을 받들어 감사합니다."
나는 각 방향으로 절을 했다. 황제를 향해, 신료들을 향해, 그리고 황족들을 향해. 신료들의 눈이 내 움직임을 따랐다.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눈을 좁혔다. 연림과 유비를 마주칠 때, 나는 미소를 유지했다. 황후의 미소였다. 그들이 무엇을 계획하든, 나는 이미 그들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미소.
연림의 웃음이 멈췄다.
절을 마친 후 내가 옥좌 앞으로 돌아섰을 때, 신료들의 손이 모여 박수를 쳤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그 다음에는 더 크게. 그들의 얼굴에서 의심이 사라지고 있었다. 나는 황후였다. 이제 그것이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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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봉식이 끝난 후, 나는 민아를 만났다.
그녀는 침실 앞의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눈이 부어 있었다. 밤새 울었다는 증거였다.
"황후마마..."
민아가 절을 했다. 어제는 '서화 언니'라고 부르던 목소리가 오늘은 '황후마마'였다.
"민아, 일어나거라."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녀의 손은 차가웠다.
"언니... 아, 황후마마께서는..."
민아가 입을 다물고 다시 열었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
"무엇이냐?"
"언니는 왜... 항상 웃기만 했을까요?"
내 목이 경직되었다.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굴은 움직이지 않았다.
"언니도 웃었어요. 항상. 황제 폐하께서 오실 때도, 신료들을 만날 때도, 혼자일 때도. 웃음이 멈추지 않는 것처럼요."
민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핵심을 찌르고 있었다.
"민경 황후께서는 자상하신 분이셨습니다."
나는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거짓이 가득했다. 나는 민경 황후를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대역이고, 그 때문에 그녀를 죽게 한 황제의 공범이 되었다.
"언니가 저를 안아줄 때... 웃음이 멈췄어요. 그때만."
민아가 내 팔을 안았다. 나는 그녀를 안았다. 황후가 아닌, 그냥 누군가의 언니로서. 하지만 내 팔은 경직되어 있었다. 죄책감이 목을 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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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나는 유비를 만났다.
황후로서 처음 여관 신료들을 접견하는 시간이었다. 유비는 가장 먼저 나타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축하의 미소가 있었다. 너무 아름다운 미소여서, 오히려 무섭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황후마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유비가 절을 했다. 완벽한 절이었다. 허리의 각도, 머리의 내림, 모든 것이 예법에 맞았다.
"태황자 부인, 일어나십시오."
나는 자리에 앉아 그녀를 바라봤다.
"이제 황후마마께서는 후궁의 모든 것을 관리하시게 될 텐데요."
유비가 일어나며 말했다. 그녀의 눈은 나를 똑바로 봤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이전 황후께서 관리하시던 모든 것도?"
나는 침묵했다. 그 침묵 속에서 나는 그녀의 말 속에 숨은 것을 읽고 있었다. 이전 황후. 민경. 그녀의 죽음.
"황후마마께서는 정말 뛰어나신 분이신 것 같습니다. 황제 폐하께서 이렇게 빠르게 마음을 바꾸실 정도면요."
유비의 미소가 깊어졌다.
"태황자 부인께서 무엇을 말씀하고 싶으신가요?"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만 놀라울 따름입니다. 진양후작가의 딸이 아닌 분이 황후가 되다니요."
그 순간, 내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황후마마께서는 이전 황후께서 남기신 것들을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신가요? 민경 황후의 침실, 그녀의 소유물들... 모두."
유비가 천천히 한 발 더 가까워졌다. 그녀의 향수가 진했다. 장미와 무언가 달콤한 것.
"그것은 때가 되면 결정하겠습니다."
나는 정면으로 그녀를 봤다.
"황제 폐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까?"
"태황자 부인은 지나친 관심을 보이고 계십니다."
"관심일까요, 아니면 충고일까요? 황후마마께서 조심하셔야 할 것들이 많다는 충고 말입니다."
유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이제 우리 둘만 들을 수 있는 음량으로.
"궁중에 오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셨으니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이곳의 규칙은 매우 엄격합니다. 특히 황후의 신분에 대해서는요."
그녀의 눈이 내 눈을 관통했다.
"만약 황후마마께서 진정한 황후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것은 황제 폐하뿐 아니라 황제 폐하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불리할 것 같습니다."
내 심장이 멈췄다. 하지만 얼굴은 움직이지 않았다.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황후마마. 단지...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이곳은 생각보다 위험합니다."
유비가 절을 했다. 이번에는 완벽한 예법을 따르지 않았다. 대신 그 절에는 모욕이 담겨 있었다.
그녀가 나가간 후, 나는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유비가 내 정체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은 명확했다. 그리고 민경의 죽음과 내 등장을 연결 지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뜻이었다. 그녀가 이것을 누구에게 말할까? 아니면 이미 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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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밤이 되어서야 나를 만났다.
그의 침실 안, 촛불 아래에서 그는 나를 오래도록 바라봤다.
"오늘 하루 어땠는가?"
그의 목소리에는 피로가 있었다.
"성공적이었습니다, 황제 폐하."
나는 황후였다. 감정을 숨기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
"그렇게 멀리 앉아 있지 말고 여기 와라."
황제가 손을 뻗었다. 나는 그의 곁에 앉았다. 그의 손이 내 손을 잡았다. 따뜻했다. 하지만 그 따뜻함 아래에는 뭔가 흔들리는 것이 있었다.
"연림이 불만을 드러냈다. 당신을 황후로 삼는 것이 황실의 권위를 손상시킨다고 했다. 그리고 유비는..."
황제가 말을 멈췄다.
"유비는?"
"당신에게 경고했는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황제는 이미 알고 있었다. 모든 움직임이 보고되는 궁에서, 유비의 말이 내게 전해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당신이 민경을 죽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천천히 말했다.
황제의 손이 경직되었다. 그의 호흡이 얕아졌다.
"그리고 당신의 명령을 받아 그것을 실행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나는 그의 눈을 봤다. 그 안에 떠오르는 공포를.
"나는 그 계약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황제 폐하. 당신의 손으로 직접 쓰신 것을."
황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의 손이 내 손을 더 세게 잡았다. 손가락이 움직였다. 마치 뭔가를 확인하려는 듯. 아니면 뭔가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
나는 말했다. 그것은 감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협박이었다.
황제의 눈빛이 변했다. 공포가 사라지고 다른 감정이 흐르기 시작했다. 결단이었다.
"그렇다면 저는 당신을 믿겠습니다, 황제 폐하."
거짓이었다. 또 다른 거짓.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종류의 거짓이었다. 생존을 위한 거짓.
황제는 나를 놓지 않았다. 밤이 깊어갈수록 그의 팔은 더 단단해졌다. 마치 나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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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넘어서, 나는 침실로 돌아갔다.
여관 신료들이 나의 예복을 벗겨주었다. 금실의 무게가 사라졌다. 하지만 그것이 가져온 무게는 여전히 내 어깨에 남아 있었다.
"황후마마, 야식을 가져왔습니다."
침실 밖에서 여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게."
여관이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차를 담은 푸른 도자기 잔이 있었다. 달콤한 향이 났다. 진지뽕나무 열매 차였다.
"황후마마께서 오늘 피로하셨을 것 같아서요. 이 차는 신경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여관이 차를 내려놨다. 잔에 담긴 액체는 맑고 투명했다.
나는 차를 집었다.
그 순간, 내 손가락이 얼어붙었다.
냄새. 달콤한 진지뽕나무 향 아래에, 다른 냄새가 숨어 있었다. 아주 미세한. 하지만 명확한.
독.
나는 차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손가락이 떨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이 차는 누가 준비했는가?"
"주방에서, 황후마마."
여관의 얼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인지, 모르고 있는 것인지, 나는 구분할 수 없었다.
"좋다. 물러나거라."
"예, 황후마마."
여관이 나갔다.
나는 차를 들었다. 내 손이 떨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숨길 수 없었다. 내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독에 대한 본능적 거부.
혀 끝에 닿는 그 미세한 쓴맛이 무엇인지 나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한청이 가르쳐준 것들. 독약 해독. 약물 조성. 신체 신호 읽기.
나는 천천히 차를 마셨다. 한 모금. 두 모금. 혀 끝에 닿는 그 미세한 쓴맛을 확인하며.
그리고 그 순간부터,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맥박이 빨라졌다. 가슴이 철렁거렸다. 호흡이 얕아졌다. 손가락 끝이 따끔거렸다. 시야의 가장자리가 흐릿해졌다. 독이 혈관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 누웠다. 완벽한 황후처럼. 마치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하지만 내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손가락이 마비되기 시작했다. 발가락도. 입술이 저려왔다. 시야가 점점 더 빨리 흐릿해지고 있었다. 독의 농도가 생각보다 진했다.
내일 아침, 누군가는 나를 죽은 황후로 발견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살아 있을 것이다. 한청이 가르쳐준 것처럼, 독을 견디는 방법을 알고 있었으니까.
아니면 모를 수도 있다. 이 독이 어떤 것인지. 누가 이것을 만들었는지. 연림인지, 유비인지, 아니면 궁 안의 누군가 다른 사람인지.
내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의식이 흔들렸다. 하지만 손가락은 여전히 마비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