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자 사건
메모지를 집어 들었을 때 손가락이 종이를 누르는 순간 검은 잉크가 번졌다. 검은 장갑, 향수 냄새. 필체는 내 것이 맞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내 글씨다. 내 손가락이 눌렀던 종이. 내가 쓴 글자. 그렇다면 메모지를 버린 것도, 이 골목에 있었던 것도...
밤거리의 가로등이 메모지를 비추면서 글자가 더 선명해졌다. 삐죽 솟은 'ㄷ'의 형태, 'ㅁ' 끝의 톤까지 내 습관이 드러나 있었다. 포켓에 집어넣고 발을 옮겼다.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
경찰청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나는 최유라의 기억 영상을 다시 떠올렸다. 그녀의 눈으로 본 범인의 얼굴. 내 얼굴이었다. 조명이 어두웠다고 해도, 카메라 각도가 이상했다고 해도, 기억이 손상되었을 수 있다고 해도—그건 내 얼굴이었다.
메모지의 향수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검은 장갑을 낀 손의 감각이 생생했다. 골목의 습기, 발 아래 흙의 감촉. 그 순간들이 기억 영상처럼 떠올랐다. 내가 정말 그곳에 있었던 건가?
'증거 오염이야. 기억 손상.'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택시 기사가 백미러로 나를 힐끔 봤다.
특수수사팀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새벽 3시를 넘겼다. 한지은이 책상에 앉아 있었다. 커피잔이 식어 가고 있었다.
"준호. 자다 와?"
그녀가 물었다. 눈 아래 검은 반달이 보였다.
"그림자 사건 재분석하고 있어."
"새벽까지?"
내가 자리에 앉으면서 컴퓨터를 켰다. 최유라 사건 파일을 열었다. 기억 영상의 메타데이터를 확인했다. 촬영 시간, 위치, 주변 환경 정보. 모두 정상이었다.
"두 번째 피해자 박지현 사건도 다시 봐야 할 것 같아."
한지은이 일어나 내 자리에 다가왔다.
"뭔가 잘못됐어?"
"기억 오염 가능성. 최유라 사건에서 피해자의 기억이 손상되었을 수 있다는 뜻이야."
거짓말이 자연스러웠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두려웠다. 확신 있는 톤, 논리적인 구조, 증거를 기반으로 한 주장. 한지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 오염이 가능해?"
"피해자가 쇼크 상태에서 기억을 만들어낼 수 있지. 특히 얼굴 인식은 주관적이야. 어두운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고."
내가 마우스를 움직이면서 박지현의 기억 영상을 실행했다. 프레임이 로드되기 시작했다.
두 번째 피해자 박지현의 눈으로 본 범인. 첫 번째 피해자와 동일한 위치에서 촬영된 영상. 같은 모텔 지하 주차장. 같은 각도의 조명. 범인은 칼을 들고 있었다.
얼굴이 명확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윤곽만 보였다. 남성이라는 것 정도만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내 얼굴이 보였다. 선명하게.
나는 화면에서 눈을 돌렸다.
"뭐가 보여?"
한지은이 모니터를 들여다봤다.
"범인의 얼굴이 명확해. 최유라 사건보다 훨씬 더."
거짓말이었다. 범인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건... 기억이 더 정확하다는 뜻이 아닐까?"
한지은이 의심스러운 톤으로 말했다.
"아니야. 피해자가 두 번 놀랐어. 첫 번째는 공포, 두 번째는 인지. 인지의 기억이 더 명확하게 남는 거지. 심리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해."
내가 만들어낸 이론이었다. 하지만 그럴듯했다. 한지은은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나는 기억 영상을 일시정지했다. 범인의 얼굴이 명확하게 보이는 순간에. 내 얼굴이 명확하게 보이는 순간에.
"이건 수사 자료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
한지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혼자 그 화면을 봤다. 5분, 10분, 20분. 계속 봤다. 그 얼굴이 내 얼굴인지 확인하려고. 아니라고 확신하기 위해.
화면 속 범인의 눈이 움직였다. 카메라, 즉 피해자를 노려봤다. 그 순간의 표정이 내 표정과 닮았다. 분노와 결연함이 섞인 표정. 내가 범인을 추적할 때의 표정.
나는 모니터를 껐다.
새벽 5시. 사무실의 형광등만 켜져 있었다. 한지은은 이미 떠난 뒤였다. 책상 위에는 커피잔만 남아 있었다.
나는 박철수 부서장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기억복원 능력의 증거 오염 가능성을 감안하여, 박지현 사건의 기억 영상을 재분석했습니다. 피해자의 기억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범인의 특징을 다시 정리하면, 170cm 후반의 남성, 검은 옷, 특이한 향수 냄새 등입니다. 추가 수사가 필요합니다.'
보내기를 누르면서 손가락이 떨렸다.
오전 9시, 박철수가 나를 불렀다.
"준호."
그는 사무실 문을 닫았다. 나는 의자에 앉았다. 박철수는 내 앞에 서서 아래로 내려봤다.
"어제 이메일 받았어. 기억 오염 이야기."
"네. 피해자의 기억에 손상 신호가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야. 이건 처음 듣는 얘기 같은데?"
박철수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지금까지는 그런 문제가 없었잖아. 3년간 20건. 모두 정확했어."
"그건 운이 좋았던 거고..."
"운이 아니라 너의 능력이야. 그리고 그 능력으로 인해 우리 부서가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어."
박철수가 책상에 손을 짚었다. 손가락이 탁 내려찍혔다.
"그림자 사건은 달라. 이건 우리 부서의 마지막 기회야. 혹시 모르니까 말이야. 특수수사팀 내에서도 우리를 의심하는 놈들이 많아. 너의 능력이 정말 효과적인지, 아니면 단순한 운인지. 이 사건으로 모든 게 결정돼."
내가 고개를 들었다. 박철수의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에는 불안감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뭔가 다른 것도 있었다. 의심.
"범인을 반드시 잡아야 해. 증거 오염? 기억 손상?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는 거고. 지금 필요한 건 결과야. 이 사건을 해결하면 우리 부서는 영원히 안전해져. 반대로 실패하면..."
그는 문장을 마치지 않았다. 마칠 필요가 없었다. 의미는 분명했다.
"알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세 번째 사건이 나왔어. 어제 밤 송파구 분당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는 23살 직장인 임수현."
박철수가 파일을 내밀었다. 나는 받았다.
"현장 기억 복원을 하고 싶어?"
"예. 아직 시체가 따뜻하면 기억 잔존도가 높습니다."
"그럼 지금 가."
박철수가 사무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준호. 이번엔 실패 없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갔다.
현장은 여전히 경찰 테이프로 둘러싸여 있었다. 법의학팀이 시체를 옮기고 있었다. 23살 여성의 시체. 목에 칼자국이 있었다. 가슴에는 다중 외상. 첫 번째, 두 번째보다 훨씬 더 잔인했다.
나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었다. 손을 그녀의 이마에 대었다.
기억 복원 능력을 발동했다.
세상이 흐릿해졌다. 시간이 역으로 흘렀다. 죽음의 순간으로.
임수현의 눈으로 본 범인. 검은 옷. 검은 장갑. 칼. 그리고...
내 얼굴.
선명했다. 이번엔 정말 선명했다.
나는 눈을 떴다. 손을 놨다. 숨을 쉬었다.
기억이 지워지기 시작했다. 새벽 3시부터 4시까지의 기억. 메모지를 집었던 시간들. 택시를 탔던 순간들. 모두.
1시간이 지워졌다.
그런데 지워진 시간이 자꾸만 떠올랐다. 메모지의 향수 냄새. 검은 장갑의 감촉. 내가 그 시간에 뭘 했지? 보고서를 작성했나? CCTV를 분석했나? 기억이 없었다. 공백이 있었다. 그 공백이 자꾸만 나를 불안하게 했다.
그리고 또 다른 기억이 밀려들었다. 새벽 4시부터 5시. 그 시간도 기억이 없었다. 5시부터 6시. 6시부터 7시. 역순으로 지워져 나갔다. 현재 시간에서 거슬러 올라가며 기억이 소실되고 있었다. 내 손이 떨렸다. 시력이 흐려졌다. 시간이 흐르는 게 이상했다. 방금 전이 언제였지?
나는 일어섰다. 주변이 흔들렸다. 김민준이 서 있었다. 팔을 짚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 불편해 보였다.
"뭐야?"
내가 물었다.
"기억 복원 다 끝났어?"
"응. 범인의 특징을 정리했어."
거짓말이었다. 나는 범인을 알고 있었다. 나 자신을.
"그런데 말이야. 난 계속 의심스러워."
김민준이 한 발 다가왔다.
"기억복원이라는 게 정말 객관적일까? 너는 피해자의 기억에 진입하지만, 그 기억이 실제인지 환각인지 어떻게 확인해? 뇌가 만들어낸 이미지일 수도 있잖아."
"피해자들의 증언이 일치했잖아. 그리고 범인을 잡은 후에 자백받으면 모든 게 확인돼."
"그렇지만 너는 기억만 본 거지. 직접 현장에 있지는 않았어. 기억은 주관적이야. 특히 외상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고."
김민준이 논문을 꺼냈다. 「기억복원 초능력의 법적 타당성 검토」라는 제목의 논문이었다.
"어제 이거 제출했어. 특수수사팀 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야. 기억복원 능력이 증거로 인정되려면 더 엄격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야. 너의 능력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거지."
내가 논문을 받아 들었다.
"좋은 제안이네."
나는 말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 김민준의 눈 뒤에 있었다. 그의 의심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 괜찮아? 얼굴이 좀..."
"피로야. 사건이 많아서."
내가 돌아섰다.
"피해자의 기억에서 범인의 특징을 정리해서 보고서를 작성하겠습니다."
나는 현장을 떠났다. 뒤에서 김민준이 뭔가 말하는 것 같았지만, 그 말을 들을 수 없었다. 내 귀는 이미 다른 곳을 듣고 있었다. 내 목소리를. 범인의 목소리를.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임수현의 기억 영상을 분석했다. 범인의 얼굴이 보이는 각 프레임을 정교하게 분석했다. 얼굴 각도, 눈의 움직임, 입의 형태. 범행 시간을 추적했다.
기억 속의 배경이 변했다. 창밖의 조명. 시계의 위치. 피해자의 행동 패턴. 모든 것이 시간을 알려주고 있었다.
"범행 시간은 어제 밤 10시 47분에서 11시 3분 사이입니다."
나는 박철수에게 보고했다.
"정확해?"
"피해자의 기억 영상에서 배경의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오차 범위는 3분 이내입니다."
박철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CCTV 자료와 대조해. 그 시간에 오피스텔 근처의 모든 카메라를 확인해.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을 찾아."
"알겠습니다."
나는 자리로 돌아왔다. CCTV 자료를 뒤지면서 나는 자꾸만 지워진 시간들을 생각했다. 내가 뭘 했는지 모르는 시간들. 기억이 역순으로 소실되고 있었다. 방금 한 말이 뭐였지? 보고서를 작성했나? 아니면 지금 하고 있나? 호흡이 불규칙해졌다.
오후 2시, 박철수가 나를 다시 불렀다.
"준호. 지금 회의실로 와."
나는 일어섰다. 회의실 문을 열었다. 박철수, 김민준, 한지은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한 명이 더 있었다. 낯선 남자. 안경을 쓰고 있었다.
"이분은 윤태희 정신과 의사예요. 경찰청 특수의료팀에서 파견 왔습니다."
박철수가 소개했다.
윤태희가 나를 봤다. 그의 눈빛이 이상했다.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눈빛.
"이준호 수사관. 처음 뵙습니다만, 저는 당신의 이전 의료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10년 전 교통사고 이후의 진단 기록 말입니다. 당신은 외상후 해리성 정체감 장애의 초기 증상을 보였습니다. 기억 공백, 시간 단절, 간헐적 인격 분열."
박철수가 내 얼굴을 봤다. 그의 눈빛이 변했다. 보호자의 눈빛에서 조사자의 눈빛으로.
"그런 기록이 있었어?"
"네. 당시에는 치료를 권장했지만, 이준호 수사관이 거부했습니다."
윤태희가 파일을 테이블에 놨다.
"이제 그 증상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닐까요?"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저는 지금 매우 건강합니다. 의료 기록은 과거의 것이고..."
"그런데 왜 이준호는 계속 같은 질문을 반복해?"
한지은이 조용히 말했다.
"첫 번째 피해자 사건에서는 범인이 180cm 전후라고 했는데, 두 번째 피해자 사건에서는 170cm 후반이라고 했어. 세 번째에서는 다시 185cm 이상이라고 했고."
나는 반박했다.
"범인이 진화했을 수 있습니다. 연쇄살인마들은 방법을 계속 바꿉니다."
"신체 특징까지?"
한지은이 기록지를 펼쳤다. 세 건의 사건에서 내가 제시한 범인의 신체 정보가 나열되어 있었다. 첫 번째는 180~185cm, 두 번째는 170~175cm, 세 번째는 185cm 이상. 명확한 모순이었다.
내 목이 경련했다.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렀다. 거짓이 노출되는 순간이었다.
"피해자들의 기억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입니다."
내가 말했지만, 목소리가 떨렸다.
"그렇지만 당신이 그 기억을 해석하는 방식이 일관되지 않았어요. 첫 번째에서는 '정확한 180cm'라고 했는데, 두 번째에서는 '조명 때문에 작아 보였을 수 있다'고 했고, 세 번째에서는 다시 '정확한 185cm 이상'이라고 했어요."
한지은이 계속 말했다.
"당신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매번 다른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그녀는 말을 멈췄다. 회의실의 모든 눈이 나를 향했다. 박철수의 눈빛은 이미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김민준은 고개를 돌렸다. 한지은은 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실망이 있었다.
침묵이 무거웠다. 아무도 말을 잇지 않았다. 그들의 침묵이 더 큰 비난처럼 들렸다.
윤태희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지금 상황을 모르고 있습니다."
박철수가 일어섰다.
"이 회의는 여기까지. 이준호는 지금부터 현장 복원을 중단하고, 윤태희 의사와 상담을 진행하기로 하겠습니다."
"부서장, 그럼 그림자 사건은?"
김민준이 물었다.
"우리가 계속 진행합니다. CCTV 자료를 분석해서 범인을 추적하겠습니다. 전통적인 수사 방법으로."
박철수가 나를 봤다. 더 이상 보호자의 눈빛이 아니었다.
"너는 일단 휴식을 취해."
회의실을 나왔다. 복도가 길어 보였다. 다리가 떨렸다. 손이 떨렸다. 세상이 흔들렸다.
윤태희가 나를 따라왔다.
"이준호 수사관. 우리 상담실로 갈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상담실 문이 닫혔다. 윤태희가 의자에 앉았다. 나도 앉았다. 테이블 너머. 마주 보며.
"당신은 지금 상황을 모르고 있습니다."
윤태희가 말했다.
"무슨..."
"10년 전 교통사고 이후, 당신의 뇌는 손상되었습니다. 그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외상후 해리성 정체감 장애입니다. 쉽게 말해서, 당신은 당신이 아닌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나는 말했다.
"그건 가능성일 뿐이고..."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윤태희가 파일을 펼쳤다.
"당신이 해결했다고 하는 20건의 사건. 모두 검토해봤습니다. 그 사건들의 범인들이 모두 당신을 닮은 사람들이었어요."
나는 일어섰다.
"그건..."
"특히 얼굴 특징이 말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아니, 눈치채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는 일어섰다.
"충분합니다. 상담은 나중에..."
"당신이 해결한 범인들은 모두 당신이었을 겁니다."
윤태희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그 말이 뇌에 박혔다. 시간이 멈춘 듯했다. 나는 누구인가. 수사관인가, 범인인가. 둘 다인가.
"다른 인격이 저질렀던 범죄들. 그리고 당신은 그것을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상담실을 나갔다. 복도를 뛰었다. 화장실로 들어갔다. 거울을 봤다.
거울 속의 내 얼굴이 낯설었다. 누구인지 모를 표정으로.
시력이 흐려졌다. 손이 떨렸다. 방금 뭘 했지? 거울을 봤나? 아니면 뛰었나? 시간이 뒤죽박죽이었다. 현재가 과거와 섞여 있었다.
그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박철수였다.
"준호. 긴급 상황이야. 네 번째 피해자가 나왔어. 강남역 근처. 지금 현장으로 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는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