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의 틈
눈을 뜨는 순간 손에 들린 것은 공기였다.
어제 밤 소파에 놓았던 100만원이 사라져 있었다. 가슴팍을 더듬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이불 사이를 뒤져도, 소파 쿠션 틈을 파내도 나오는 것은 먼지뿐이었다. 손가락 끝이 까맣게 떨렸다.
문제는 돈이 없어진 게 아니었다.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었다.
어제는 오후 5시경에 손님을 맞이했던 것 같은데—정확하지 않다. 지금이 몇 시인지도, 오늘이 며칠인지도 알 수 없었다. 거실 창밖을 봤을 때 햇빛은 중간 높이에 있었고, 그것만으로는 아침인지 오후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벽에 붙은 달력을 찾았다. 표시된 날짜는 3월 17일. 내가 마지막으로 본 날짜는 3월 15일이었던 것 같다. 손가락으로 계산하려니 머릿속이 하얀 소음으로 가득 찼다.
이틀이 사라졌다.
폐가의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어제는 없던 균열이 벽면에 나 있었다. 한 뼘 정도 되는 가로 균열이 1층 거실 벽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실 중간쯤에 있었다. 손가락으로 균열을 따라 문질러봤다. 먼지가 손가락에 묻었고, 그 먼지는 따뜻했다. 살아있는 열기였다.
폐가가 숨을 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층 침실로 올라갔다. 어제 발견했던 일기장은 여전히 베개 아래 있었다. 펼쳐진 페이지에는 오늘 날짜가 적혀 있었다. '3월 17일. 다시 왔다. 손님이 온다. 밤 8시쯤?' 필체는 내 필체였다. 손가락으로 글씨를 따라가니 아직 잉크가 마르지 않은 자국들이 있었다. 누군가—내가—오늘 오전에 이것을 썼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기억이 없었다.
침대 밑에 비어있는 밥그릇이 놓여 있었다. 밥알이 남아 있었고, 그것도 따뜻했다.
누군가 내 침대에서 밥을 먹었다. 또는 나 자신이 먹었다. 점프한 시간 동안.
손이 떨렸다. 일기장을 집어 들고 다시 읽으려 했지만 글씨가 흐릿해졌다. 종이 자체가 투명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급히 내려놨다. 종이가 다시 선명해졌다.
저녁이 빨리 왔다.
어두워질 무렵, 초인종이 울렸다. 어제와 다르게 현관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톡톡톡. 아주 가볍고 예의 바른 노크였다. 나는 현관으로 나갔다. 문을 열기 전에 누군지 생각해봤다. 어제 손님은 나 자신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번 손님도 그럴까?
문을 열었다.
여자였다.
검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다. 어제 폐가 곳곳에서 본 흐릿한 형체와는 다른, 더 선명하고 또렷한 여자였다. 그녀의 얼굴은 나와 닮지 않았다. 하지만 낯설지 않았다. 마치 내 기억의 한 부분이 그 여자의 형태로 응고된 것 같은 낯설지 않음이었다.
"준호."
그녀가 내 이름을 불렀다. 확인이었다.
"넌 여기서 나가면 안 돼."
내가 입을 열려 하자 그녀가 계속했다.
"넌 절대 나가면 안 된다. 알겠어?"
"누가... 넌 누구야?"
"너는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그녀는 내 질문에 답하지 않고 역질문했다. 마치 그것이 훨씬 중요한 질문이라는 듯이. 나는 입을 다물었다. 언제부터? 나는 1년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같다'는 게 전부였다. 확실한 게 없었다. 그 여자는 내 침묵을 읽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넌 알고 있어. 깊숙이. 넌 자기가 뭔지 알고 있어."
"뭐라고... 말하는 거야?"
"나가면 안 된다."
그녀가 손을 뻗었다. 내 손을 잡으려던 것 같았다. 순간, 내 손이 보였다. 아니, 보이지 않았다. 팔뚝부터 손가락까지가 투명해졌다. 유리처럼. 그 안쪽으로 현관 벽이 보였다. 나는 손을 재빨리 집어넣었다. 손이 다시 나타났다. 붉은색으로. 정상적으로.
"봤지? 이게 현실이야."
그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넌 이미 죽었어. 그냥 모르는 거야."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입이 마르고, 목이 조여왔다. 그녀가 몸을 돌렸다. 현관을 지나 폐가의 복도로 사라져 들어갔다. 나는 뒤따라갔다.
"잠깐, 잠깐! 너 누구야?"
그녀는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그런데 어제 본 계단과 다른 곳이었다. 어제는 계단이 거실의 왼쪽에 있었는데, 지금 그녀가 내려가는 계단은 복도의 중앙에 있었다. 계단이 옮겨져 있었다. 폐가가 재배열되었다.
"어제는 계단이..."
"다른 데 있었어. 맞아."
그녀가 계단 아래에서 내 말을 완성했다. 내가 말하기 전에. 나는 계단을 내려갔다. 1층 복도는 어제보다 길었다. 어제는 복도 끝이 거실이었는데, 지금은 방이 하나 더 있었다. 낡은 나무 문이 복도 끝에 붙어 있었다. 내가 본 적 없는 방이었다.
"어제는 이 방이..."
"없었어. 맞아."
그녀가 또 말을 끝내줬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복도 중간에 멈춰 섰다. 바닥에 옷가지가 흩어져 있었다. 검은색 스웨터, 회색 청바지, 그 위에 여자의 속옷. 내 옷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 냄새가 났다.
"누가 이거..."
"넌 알아. 정말 알아."
그녀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나는 몸을 굳혔다. 그 손이 따뜻했다. 살아있는 사람의 손이었다. 하지만 그 안쪽으로 벽이 보였다. 그녀의 손가락들이 반투명했다.
"지금 봐. 밖을 봐."
나는 복도의 창문으로 나갔다. 창문이 어디 있었지? 어제는 창문이 없었는데. 그런데 지금 내 눈앞에 창문이 있었다. 검은 나무틀이 낡은 유리를 물고 있었다.
밖을 봤다.
폐가 주변은 온통 같은 색 회색이었다. 건물도 없고, 도로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그냥 회색의 벽. 마치 폐가가 무한한 회색 공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내 호흡이 빨라졌다.
"저건 밖이야. 저게 현실이야. 넌 저기 나갈 수 없어."
나는 창문으로부터 몸을 날렸다. 복도로 돌아왔다. 그녀는 여전히 서 있었다. 그녀의 형태가 흐릿해졌다가 또렷해졌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넌 이미 죽었어. 여기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거야. 그게 너의 일이야."
"아니야. 아니야, 난..."
"손님이 왔어."
그녀가 말했다. 그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톡톡톡. 또 다른 노크였다. 나는 현관으로 돌아갔다. 돌아보니 복도는 비어 있었다. 그녀가 사라졌다.
현관 문을 열었다.
또 다른 남자가 서 있었다. 나처럼 생긴 남자였다. 하지만 어제의 손님과는 다르게 보였다. 얼굴이 축축했다. 물에 젖어 있었다.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옷도 흠뻑 젖어 있었다.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들어와도 돼?"
그의 목소리는 물 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울림이 있었다.
"난 너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를 보며 생각했다. 물에 젖은 내 모습. 나는 그 이미지를 알고 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넌 여기 들어가면 안 됐어."
그가 말했다.
"그런데 들어갔어. 수영장에."
나는 그의 말에 반박하려 했다.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그 순간, 기억이 터져 나왔다.
나는 물 속에 있었다. 어린 나였다. 7살 정도의. 물은 파랬고, 햇빛은 위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헤엄을 치고 있었다.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 엄마였나? 목소리가 들렸다. "준호! 준호!"
그리고 나는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손이 내 발목을 잡았다. 누군가의 손이. 나는 발버둥쳤지만 손은 더 깊이 잡아당겼다. 나는 물을 마셨다. 코로. 입으로. 폐가 물로 찼다.
비명을 지르지 못했다. 물이 너무 많았다.
현관에서 나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아니야! 아니야!"
나는 물에 젖은 남자의 손을 밀어냈다. 그 남자는 웃었다. 물 속 울음 같은 웃음이었다. 나는 그를 밀쳐내고 계단으로 뛰어갔다. 계단을 올라가며 뒤를 봤다. 그 남자는 따라오지 않았다.
대신 현관 벽 주변에서 또 다른 형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에 젖은 옷을 입은 또 다른 남자. 그리고 또 다른 남자. 그리고 또 다른 남자. 모두 나였다. 모두 물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은 각각 달랐다. 누군가는 입을 벌리고 있었고, 누군가는 눈을 감고 있었고, 누군가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
"기억했어?"
첫 번째 남자가 말했다.
"우리는 같은 날 죽었어.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나는 2층으로 올라갔다. 침실 문을 닫으려 했다. 문이 열려 있었다. 그리고 침실 안에는 침대가 있었다. 침대 위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 검은 물이. 그 물 위에 또 다른 내가 떠 있었다.
나는 침실 문을 닫으려 했지만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문을 닫을 수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반대편에서 잡아당기는 것처럼. 나는 저항했다.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문은 천천히 열려갔다.
그 안쪽에서 손들이 나타났다. 젖은 손들. 수십 개의 손들.
나는 현관으로 뛰어갔다.
현관 문을 열려 했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그 안쪽에서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내는 살아있는 눈동자를 하고 있지 않았다. 그 눈동자는 검은 구슬처럼 반짝였다. 움직임이 없었다. 마치 오래된 초상화의 눈 같았다.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숨을 쉴 수 없었다. 폐가 안쪽에서 또 다른 발자국 소리가 났다. 느리고 규칙적인 걸음이었다.
"안녕, 준호."
여자 목소리였다. 나는 그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들었던 것 같았다. 그 말투, 그 음성의 떨림이 낯설지 않았다.
나는 현관 밖으로 나갔다. 몸이 떨렸다. 손가락이 경련을 일으켰다. 밖은 어두웠다. 폐가 뒤 골목이 보였다. 가로등 불빛도 없었다. 다만 회색의 밤만 있었다.
"돌아와. 준호. 여기서 나가면 안 돼."
그 여자가 현관 안쪽에서 말했다.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골목으로 들어갔다.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따라왔다. 내 발자국만큼 크고 명확한 소리였다. 하지만 나는 혼자였다. 분명 혼자였다.
"너는 여기서 나가면 사라져."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은 남자 목소리였다. 나는 인식했다. 그건 현우의 목소리였다. 왜 현우가 폐가 안에 있는가? 언제부터 있었는가? 나는 그를 본 적이 있는가?
기억의 조각이 떠올랐다. 현우가 나에게 말했다. "폐가를 떠나면 너는 사라진다. 아무도 너를 기억하지 못할 거야." 하지만 그건 언제였는가? 내가 그런 대화를 했는가? 아니면 그건 내가 꿈꾼 것인가? 현우의 목소리가 맞는가? 아니면 내 목소리가 다른 이름으로 나타난 것인가?
나는 골목을 빠져나갔다. 길이 보였다. 아스팔트 길이었다. 가로등이 있었다. 밤하늘이 있었다. 멀리서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세상이 있었다.
나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순간 내 몸이 멈췄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투명한 벽에 부딪힌 것처럼. 나는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공기를 헤쳐났다. 하지만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다. 손이 차가운 무언가에 닿았다.
유리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유리는 보이지 않았다. 투명했다. 나는 그것을 만질 수 있었다. 냉기가 손끝을 통해 전해졌다.
나는 돌아섰다.
폐가의 현관이 내 뒤에서 닫혔다. 문이 사라졌다. 대신 회색 벽만 있었다. 벽은 움직이고 있었다. 천천히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벽에는 손가락 자국이 있었다. 수백 개의 손가락 자국이. 마치 누군가가 안쪽에서 손톱으로 벽을 긁은 것처럼.
나는 벽으로 몸을 날렸다.
통증이 없었다. 다만 차가움만 있었다. 내 몸이 벽을 통과했다. 아니, 벽이 내 몸을 통과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어디도 아닌 곳이었다. 빛도 없었고, 소리도 없었다. 다만 추위만 있었다. 세상이 응축되어 얼어붙은 추위였다.
"기억해."
아버지 목소리였다.
"넌 1년 전에 죽었어. 수영장에서. 7살 때 정말로 죽었어."
"아니야."
내가 말했다. 하지만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다음은 뭐였을 것 같아? 넌 어떻게 됐을 것 같아?"
"모르겠어."
"폐가에 갇혔어. 죽음 이후의 폐가에. 그리고 넌 자꾸 손님을 만나. 너와 같은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을. 아니, 사람들이 아니라..."
목소리가 끊겼다.
"너 자신이지. 나눠진 너. 다른 시간의 너. 다른 기억의 너."
나는 깨어났다.
거실에 누워 있었다. 천장을 보고 있었다. 천장에는 물자국이 있었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패턴이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천장에서 계속 물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나는 일어나 앉았다. 손이 축축했다. 옷도 축축했다. 내 것인가? 아니면 다른 나의 것인가?
거실 소파에는 돈이 놓여 있었다. 어제와 같은 1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건 어제인가? 며칠이 지났는가?
나는 거실 벽에 붙어 있는 달력을 봤다.
날짜가 지워져 있었다. 모든 날짜가. 다만 빨간 X 표시만 계속되어 있었다. 어제도 X. 그 전날도 X. 그 전전날도 X.
언제부터 X를 그었는가?
나는 거실을 나왔다. 계단으로 올라갔다. 2층 복도에 옷이 흩어져 있었다. 내 옷이었다. 여러 벌의. 모두 젖어 있었다. 모두 물에 젖어 있었다.
나는 한 벌을 집었다. 손가락이 물을 짜냈다. 물과 함께 무언가 다른 것이 떨어졌다. 혈액이었다. 옅은 빨강색이었다. 물에 희석된 피.
"이건 뭐야?"
내가 중얼거렸다. 내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분명했다.
"이건 뭐야, 이건 뭐야, 이건 뭐야..."
나는 반복했다. 말을 반복하면 현실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반복하면 기억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거울이 있었다. 복도 끝에 큰 거울이. 나는 그곳으로 갔다.
거울에 내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건 내 모습이 아니었다. 내 몸은 정상이었지만, 거울 속의 모습은 투명했다. 거울을 통해 뒤의 벽이 보였다. 나는 거울을 통해 보였다. 마치 나라는 존재가 이미 사라진 것처럼.
나는 거울에 손을 댔다.
손이 거울을 통과했다.
반대편에 누군가의 손이 있었다. 차가운 손이었다. 내 손과 같은 형태의 손이었다. 그 손은 내 손을 잡았다. 천천히 당겨 내렸다.
나는 저항했다.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발을 벽에 짚고 몸을 뒤로 젖혔다. 하지만 힘이 없었다. 내 손이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팔이 들어갔다. 어깨가 들어갔다.
"안 돼. 안 돼."
내가 말했다.
"제발. 제발 안..."
나는 거울 속으로 넘어갔다.
반대편에는 또 다른 거실이 있었다. 이곳과 같은 거실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거울상이었다. 벽에 붙어 있는 것들의 위치가 반대였다. 창문의 위치도 반대였다.
그리고 거울 속 거실의 소파에는 또 다른 나가 앉아 있었다.
그 나는 내 방향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이 없었다. 마치 인형처럼. 입이 천천히 움직였다.
"우리 중에 누가 진짜고 누가 거울일까?"
그 나가 말했다. 목소리가 내 목소리와 달랐다. 한 옥타브 낮았다. 마치 물 속에서 울려 나오는 것처럼. 음성학적으로 다른 목소리였다.
"넌 아직도 몰라?"
그 나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깊고 공동 같은 웃음이었다. 폐가 전체를 울리는 웃음이었다.
나는 깨어났다.
거실에 누워 있었다. 천장을 보고 있었다. 아직도 물자국이 있었다. 여전히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톡. 톡. 톡.
내 손에는 100만원이 있었다.
달력의 날짜가 또 X로 지워져 있었다.
내 손가락에는 펜 자국이 있었다. 검은색 자국이. 엄지손가락 안쪽에 선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