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의 배신」
라커룸의 형광등이 하나둘 꺼져가고 있었다. 최윤호는 문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준서가 지나가려 하자 팔을 잡아챘다.
"이대로는 안 돼."
준서의 발이 멈췄다. 최윤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떨리고 있었다.
"넌 아이들을 구하는 게 아니라 파괴하고 있어. 레이는 엄마 목소리를 못 알아봤어. 시아는 자기가 쓴 가사의 의미를 기억 못 해. 예나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낯설어하고 있어. 이게 성공이라고 생각해?"
준서는 최윤호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돌려 그의 눈을 마주했다.
"넌 날 믿지 않는다는 거네."
"날 믿는 게 문제가 아니야. 데이터가 말해. 3개월간 멤버들의 뇌파, 음성 대역폭, 표정 근육 활성도. 모두 우하향이야. 동시에 무대 성과는 우상향. 이건 성공이 아니라 거래야. 그리고 그 대가는—"
최윤호가 폴더를 내밀었다. 준서의 눈빛이 흔들렸다.
"의료 기록? 심리 상담 기록?"
"레이의 신경심리 검사. 기억 영역의 활성도 30% 저하. 시아의 음성 분석. 음역대는 유지되는데 감정 떨림이 사라졌어. 예나의 뇌 스캔. 자아 인식 영역에 이상 신호. 이건 의학적 이상이야, 준서. 너는 뭔가를 빼앗고 있어."
준서의 손가락이 폴더 모서리를 집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손끝이 차갑게 떨렸다.
"그래도 그들은 성공했어. 그들이 원하던 무대에 섰어. 팬들이 그들을 사랑해."
"그들은 죽어가고 있어. 무대 위에서 박수를 받으면서."
최윤호의 목소리가 목이 메었다.
"레이가 엄마한테 전화했을 때 들었어?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자기 엄마한테. 시아는 어제 자기가 작곡한 곡을 들으면서 '이건 내 목소리 같지 않아요'라고 했어. 예나는 안무 영상을 보고 '저 사람이 정말 저예요?'라고 물었어."
침묵이 내려앉았다. 준서는 폴더를 들지 않았다. 대신 한 발 물러섰다.
"넌 내 친구가 아니야. 넌 배신자야."
그 말은 준서 자신을 설득하기 위한 말이었다.
"내가 배신자?"
최윤호가 웃음처럼 숨을 내쉬었다.
"넌 뭐라고 생각해? 내가 왜 이 폴더를 들고 있는지 알아?"
준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이것을 한지호한테 줄 거야. 모든 증거를. 그리고 넌 이 산업에서 끝날 거야. 아이들을 파괴한 프로듀서라는 낙인과 함께."
준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의 입술이 움직였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난 3년을 너한테 줬어. 샛별이 살아나길 바라며. 그런데 넌 아이들의 영혼을 팔았어. 팬들의 환호를 위해. 그건 구원이 아니라 학살이야."
최윤호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는 손등으로 그것을 닦지 않았다.
준서가 돌아섰다. 복도로 나가는 그의 뒷모습은 마치 그림자 같았다. 형광등의 불빛에 흔들리는 그림자.
최윤호는 폴더를 가슴에 안았다. 손이 멈춰 있지 않았다.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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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준서는 모니터 화면을 보고 있었다.
루미너스의 신곡 안무. 싱크로율 99.8%. 춤 선 하나하나가 계산된 것처럼 정교했다. 마치 기계가 춤을 추는 것처럼.
"완벽해."
그는 중얼거렸다.
"이게 바로 완벽함이야."
휴대폰이 울렸다. 박정훈이었다.
준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시 울렸다. 받지 않았다. 세 번째.
"뭐야?"
"이준서. 너 이제 끝이야."
박정훈의 목소리가 진동했다.
"최윤호가 루미너스의 모든 의료 기록을 들고 한지호 기자를 만났어. SNS에서 난리야. '루미너스, 기억 손실 의혹' 트렌드 1위. 당신은 형사 고소를 먹을 거야."
준서의 손이 떨렸다.
"뭐?"
"당신이 못 들었어? 최윤호가. 당신의 친구가. 배신했어. 지금 당신을 파는 중이야."
전화가 끊겼다.
준서는 모니터를 봤다. 여전히 루미너스는 춤을 추고 있었다. 완벽하게. 감정 없이. 거의 신성하게.
그의 손가락이 천천히 올라갔다. 마치 무언가를 집으려는 듯이.
모니터 화면에서 레이가 춤을 멈추고 하늘을 봤다. 카메라는 그것을 포착했다. 0.3초의 공백.
준서의 입술이 움직였다.
"최윤호."
그 이름이 독약처럼 흘러나왔다.
"넌 내 친구가 아니었어."
준서가 휴대폰을 들었다. 최윤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다시 걸었다.
"이준서."
최윤호의 목소리가 나왔다.
"뭐해?"
"뭐 했는지 알아?"
준서의 목소리가 저음으로 내려갔다.
"넌 뭘 한 거야?"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어."
"아이들을 파괴하는 일? 내 기획사를 무너뜨리는 일?"
"너는 아이들을 파괴했어. 나는 그것을 멈춘 거야. 차이야."
"차이? 최윤호, 넌 내 친구였어. 처음부터 이 일을 함께했어. 아이들을 구하자고 했던 게 너였어. 그런데 이제 와서…"
"나는 아이들을 구하려고 했어. 하지만 넌 아이들을 파괴하고 있었어. 그 차이를 모르니?"
"내가 아이들을 위해 한 모든 게 뭐라고 생각해?"
"죽음이라고 생각해."
최윤호의 목소리가 진동했다.
"천천한 죽음. 너는 그들의 영혼을 빼앗고 있었어. 무대 위의 완벽함이라는 이름으로."
준서는 침묵으로 답했다. 그 침묵 속에서 뭔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친구 관계였을까, 아니면 준서 자신이었을까.
"레이의 기억 영역이 이제 10%만 남았어."
최윤호가 말했다.
"시아의 감정 인식은 5% 미만. 예나의 자아 인식은 거의 소멸했어. 너는 뭘 하려고 했어?"
"완벽함의 다음 단계를 만들려고 했어."
준서가 대답했다. 목소리는 차갑고 명확했다. 마치 이미 결정한 일을 설명하는 것처럼.
"모든 불완전함을 제거하고, 순수한 도구로 만드는 거야. 그게 진정한 구원이야."
"그건 구원이 아니라 살인이야."
"다른 관점일 뿐이야."
준서가 전화를 끊었다.
그는 모니터를 봤다. 루미너스는 여전히 춤을 추고 있었다.
준서의 손가락이 천천히 모니터를 향해 올라갔다.
그 순간 그의 뇌에 무언가가 스쳤다. 최윤호의 말들이 되풀이됐다. 아이들의 비명처럼 들렸던 침묵들. 무대 위의 완벽함이 무엇을 대가로 얻어진 것인지에 대한 끔찍한 자각.
준서는 손가락을 멈췄다. 그리고 다시 올렸다. 이번엔 더 빨리. 더 결연하게.
최윤호가 고발했다. 모든 게 드러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완벽함을 완성하는 것만이 남은 선택이었다. 아이들이 도구가 되는 것을 완전히 완성하는 것. 그들의 마지막 흔적까지 거두는 것.
"이번엔 모두 거둬야 해."
그는 중얼거렸다.
"레이의 음성. 시아의 감정. 예나의 신체. 모두."
손가락이 모니터 화면에 닿았다. 마치 레이의 가슴을 집으려는 듯이.
그 순간, 스튜디오 문이 열렸다. 최윤호가 들어섰다.
"준서."
최윤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제발 멈춰."
준서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친구에서 적으로 변한 순간이었다.
"넌 내 친구가 아니다."
준서가 돌아섰다.
"이제 끝이야. 나는 가야 해."
준서가 스튜디오를 나갔다. 최윤호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손이 떨렸다. 폴더를 가슴에 안은 손이.
---
카페. 최윤호가 의료 기록 파일을 펼쳤다. 한지호는 휴대폰 카메라를 들었다. 이 장면을 기록해야 했다.
"이게 전부예요?"
한지호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게 전부가 아니야."
최윤호가 또 다른 폴더를 꺼냈다. 손가락이 식었다. 어제 밤을 새웠다. 준서의 책상 서랍에서 꺼낸 문서들. 루미너스 멤버들의 뇌파 검사 기록. 심리 상담 노트. 음성 변화 추적 자료.
"이건…"
한지호가 첫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멈췄다.
그래프가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우상향이었다. 루미너스의 차트 성적. 앨범 판매량. 팬덤 규모. 모두 가파른 상승곡선.
다른 하나는 우하향이었다. 뇌 활성도. 감정 인식 능력. 기억 보존율. 자아 인식도. 모두 떨어지는 곡선.
"성공과 파괴의 정확한 반비례야."
최윤호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면 알 수 있어. 루미너스의 차트 성적이 올라갈수록, 멤버들의 뇌 활성도는 내려가."
최윤호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감정 영역이 30% 감소. 기억 영역이 40% 감소. 자아 인식 영역이 50% 감소."
"50%?"
한지호가 손을 떨었다.
"이건…"
"의학적 증거야. 이건 자연현상이 아니야.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결과야."
최윤호의 얼굴이 굳었다. 친구를 배신하는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친구를 살리기 위해 칼을 드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매번. 준서가 별을 수확할 때마다. 더 깊게. 더 체계적으로."
한지호의 손이 떨렸다.
"그들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다?"
"아니, 사람이 맞아. 하지만 사람이 아닌 것도 있어. 그들은 도구야. 완벽한 도구. 준서가 만든."
카메라가 두 그래프를 담았다. 하나는 하늘로, 하나는 지옥으로. 마치 X자를 그리듯이 교차했다.
그 교점에서, 누군가는 무대의 빛이 되고, 누군가는 영혼을 잃는다.
한지호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왜…"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야."
최윤호가 말을 끊었다.
"준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야. 진실을 드러내는 것."
"그럼 당신은?"
"나는 친구를 고발하는 사람이 되겠지.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야."
최윤호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한지호가 마우스를 클릭했다. 업로드 버튼.
제목: 「루미너스, 3개월간의 변화 — 무대 뒤의 진실」
영상이 올라갔다. 1초.
조회수가 올라갔다. 10. 100. 1,000. 10,000.
SNS가 폭발했다. 트렌드 1위. 2위. 3위를 모두 차지했다.
한지호의 휴대폰에 최윤호의 메시지가 들어왔다.
「이제 끝이야. 준서가 무엇을 할지 모르겠어. 조심해.」
한지호가 화면을 켰다. 준서의 위치 추적 앱을 실행했다. 준서의 휴대폰에 설치한 지 사흘 전이었다. 준서가 기자 회견에서 한 말이 이상했다.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직감. 그것이 기자의 본능이었다. 한지호는 그 본능을 따랐다.
준서는 스튜디오에 있었다.
준서는 라커룸으로 이동 중이었다.
준서는 라커룸에 도착했다.
한지호가 카메라를 들었다. 건물 맞은편 카페로 갔다. 그곳은 라커룸이 한눈에 보이는 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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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레이와 시아, 예나가 앉아 있었다.
준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우리는 누구예요?"
레이가 먼저 말했다. 목소리는 평탄했지만, 그 안에 무언가 깨지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다. 마치 얇은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처럼.
"왜 자꾸 묻는 거야?"
준서가 대답했다.
"우리를 뭐로 만들었어요?"
시아가 말했다. 목소리에 떨림이 없었지만, 눈빛에는 절망이 가득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묻는 것도, 대답을 받지 못하는 것도 두렵다는 절망.
"저는 뭐를 잃어버렸어요?"
예나가 울음을 흘렸다. 하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눈물만 흘렀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는 공포가 그 침묵을 채웠다.
레이가 일어섰다.
"우리가 뭔지 말해 줄 거예요?"
"우리가 뭐라고 생각해?"
준서가 물었다.
"우리는 루미너스예요. 우리는 별이었어요."
시아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은 확신이 아니라 질문처럼 들렸다.
"맞아. 넌 별이야. 완벽한 별."
준서의 손가락이 올라갔다.
그 순간, 레이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멈춰요."
목소리가 나왔다. 음역대가 흔들렸다. 마치 누군가 그 목소리를 빼앗으려는 것처럼.
"우리를 더 이상 빼앗지 마요."
시아가 일어섰다.
"우리는 도구가 아니에요. 우리는 사람이에요."
예나도 일어섰다. 눈물이 흘렀지만, 몸은 움직였다. 자신의 신체를 다시 찾으려는 저항처럼.
"제발. 우리를 돌려줘요."
세 사람이 준서를 바라봤다. 그들의 눈빛에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저항이 있었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무언가가 아직 남아 있었다.
준서의 손이 떨렸다.
"늦었어."
그가 말했다.
"모두 거둬야 해."
준서의 손가락에서 빛이 발생했다. 별 수확의 신호였다. 작품 초반에 설정된 그 신호.
라커룸의 창문이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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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한지호가 카메라를 들었다.
화면에 라커룸의 창문이 보였다.
준서의 손가락에서 빛이 발생했다.
한지호가 셔터를 눌렀다.
그 순간, 레이의 목소리가 변했다. 음역대가 점점 높아졌다. 아니, 높아지는 게 아니라 사라지고 있었다. 음성의 가장 낮은 대역부터 소리가 끊겼다. 마치 누군가 그 목소리를 하나하나 빼앗아가는 것처럼.
창문 너머로 레이의 입이 움직였다. 하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침묵만 남았다.
시아가 비명을 지르려 했다. 하지만 그 비명은 감정을 잃은 기계음으로 변했다. 가사를 읽어내는 음성 합성기처럼. 완벽하지만 죽어 있었다.
예나의 신체가 경련을 시작했다. 자신의 몸을 제어할 수 없다는 공포. 신경이 끊기는 듯한 경련.
빛이 세 사람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한지호는 카메라를 내렸다. 화면에 찍힌 것은 라커룸의 창문뿐이었다. 그 안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카메라는 더 이상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한지호는 알고 있었다.
준서가 마지막 별을 수확하고 있다는 것을.
레이의 음성 인식 능력이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시아의 감정 표현 능력이 소멸하고 있다는 것을.
예나의 신체 제어 능력이 거부감으로 변하며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루미너스가 영혼을 완전히 잃고 있다는 것을.
한지호의 손가락이 휴대폰 화면을 눌렀다.
영상 업로드.
제목: 「루미너스 라커룸 — 준서의 마지막 수확」
카메라는 계속 돌았다. 검은 창문만 보여주면서.
하지만 마이크는 계속 녹음되고 있었다.
라커룸 밖에서 들리는 소리. 레이의 음성이 사라지는 순간의 침묵. 시아의 숨이 끊기는 무음의 경련. 예나의 신체가 거부감으로 변하며 내는 무언가.
그것은 비명이 아니었다.
비명조차 낼 수 없는 상태였다.
영혼이 떠나가는 소리. 아니, 영혼이 떠난 후에 남겨진 침묵.
조회수가 올라갔다.
100. 1,000. 10,000.
댓글이 쏟아졌다.
'이게 뭐야. 이게 실제야?'
'루미너스가 사라졌다고?'
'준서는 지금 어디에?'
화면은 여전히 검은 창문만 보여주고 있었다.
그 안에서 일어난 일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다만 한지호의 카메라가 기록한 것은 한 가지.
라커룸의 형광등이 모두 꺼졌다는 것.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누군가는 더 이상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
한지호의 손이 떨렸다.
그는 휴대폰을 들었다. 최윤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윤호?"
"…"
"최윤호, 들려?"
"들려."
최윤호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것은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영혼이 떠난 후에 남겨진 껍데기의 목소리였다.
"준서가 뭘 했어?"
"모르겠어. 난 막지 못했어. 난 정말…"
최윤호의 목소리가 끊겼다.
"이제 뭘 하지?"
한지호가 물었다.
"영상은 계속 올라가고 있어. 사람들이 보고 있어."
"그럼… 그걸로 충분해."
최윤호가 말했다.
"진실이 드러났으니까. 루미너스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진실도."
"루미너스가… 사라졌다고?"
한지호가 반복했다.
"그들은 더 이상 무대 위에 서지 않을 거야. 그들은 완벽한 도구가 되었으니까. 준서가 원하던 대로. 영혼 없는 완벽함."
최윤호가 침묵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막지 못했어."
전화가 끊겼다.
한지호는 카메라를 다시 들었다. 라커룸의 검은 창문은 여전히 검은 채로 남아 있었다.
그 안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준서가 추구한 완벽함은, 결국 모든 것을 파괴했다는 것.
그리고 그 파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