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성장의 대가
차트 1위. 숫자였다. 화면에 떴을 때는 숫자였는데, 준서의 손이 떨렸다.
휴대폰 화면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손가락이 경직되었다. 음악 방송 편성표, 라디오 출연 확정, 예능 러브콜. 텍스트 메시지들이 밀려왔다. 메이저 하우스 프로듀서들의 축하. 아니다. 축하 아래 숨겨진 것들이 보였다. 질투. 두려움. 루미너스는 3개월 만에 그들이 6개월에 걸쳐 이루지 못한 것을 해냈다.
준서는 거울 앞에 섰다. 자신의 얼굴을 봤다. 웃고 있었다. 그런데 그 웃음이 자신의 것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입가에 광기 같은 뭔가가 붙어 있었다. 손을 올려 입술을 누르자, 입술이 떨렸다. 숨이 얕아졌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 손가락이 경련을 일으켰다.
"차트 1위야."
목소리가 낮았다.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라커룸으로 내려갔다. 세 명이 앉아 있었다. 완벽한 자세. 완벽한 침묵. 준서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세 명의 눈이 그를 바라봤다. 그 눈빛이 뭔가 다르다는 생각은 이미 여러 번 들었지만, 이번엔 더 명확했다.
"루미너스가 1위야."
레이가 입을 열었다.
"축하합니다."
톤이 없었다. 기계 같았다. 준서는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봤다. 웃고 있었다. 그런데 웃음이 아니었다. 근육이 당겨진 것이었다. 마치 누군가 얼굴 뒤에 숨어 와이어를 당기고 있는 것처럼.
시아가 일어났다.
"가장 빨리 올라온 팀이라고 했어요. 신기록."
그 말도 누군가 대본으로 준 것 같았다. 준서는 시아의 눈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눈동자가 준서를 통과해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예나는 여전히 앉아 있었다. 손이 무릎 위에 정렬되어 있었다. 완벽한 자세. 준서가 예나를 봤을 때, 예나가 고개를 돌렸다. 얼굴에는 미소가 있었다. 그런데 그 미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준서는 알 수 없었다.
"우리가 해냈어."
준서가 말했다. 손을 들어올렸다. 세 명을 안아주고 싶었다. 세 명이 일어났다. 움직임이 동시였다. 마치 프로그래밍된 것처럼. 준서의 품에 안겼다. 따뜻했다. 하지만 어딘가 비어 있었다.
준서는 눈을 감았다.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다. 성공의 순간. 자신이 구한 세 명이 최고의 무대에 선 순간.
그런데 눈을 뜬 순간, 세 명이 이미 떨어져 나가 있었다. 라커룸 의자에 앉았다. 무표정했다. 마치 무대에서 내려온 지 이미 오래된 것처럼. 준서의 팔이 공기를 안고 있었다.
"더 많은 스케줄을 잡자. 지금이 기회야."
준서가 말했다. 목소리가 정상이 되었다. 목소리가 정상이 되자 마음이 조용해졌다. 논리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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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가 사무실에 들어왔다. 손에 노트북이 있었다.
"준서, 얘들 봤어?"
최윤호가 화면을 켰다. 스프레드시트가 나타났다. 날짜별로 기록된 데이터. 루미너스 멤버들의 변화. 무대 전후 비교. 음성 분석. 시선 추적.
"뭐 하는 거야?"
준서가 물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레이가 지난주에 엄마한테 전화했어. 목소리가 낮아졌다고 했대. 엄마가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최윤호가 페이지를 넘겼다.
"시아는 자기 가사 의도를 설명하지 못했어.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기가 쓴 가사인데."
또 페이지가 넘어갔다.
"예나는 안무를 추면서 손가락이 떨려. 정확도는 높지만 감정 표현이 사라졌어. 의도적으로 사라진 거 같아."
최윤호가 화면을 끄고 준서를 봤다.
"이건 압박 때문이 아니야. 이건 다른 거야."
준서가 일어났다. 창문으로 갔다. 서울의 야경이 보였다. 불빛들이 반짝였다.
"아이들이 프로가 되는 거야. 더 프로답게 변하는 것뿐이야.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거고."
최윤호가 웃음을 흘렸다.
"준서, 넌 뭐하는 거야? 진짜로 그렇게 생각해?"
"넌?"
준서가 돌아봤다.
"나는 이게 이상하다고 생각해. 세 달 만에 이 정도로 변하는 건 이상해. 그리고..."
최윤호가 말을 멈췄다. 준서를 바라봤다.
"그리고?"
"넌 뭘 하고 있어? 정말로 몰라?"
준서가 대답하지 않았다.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의 손이 보였다. 손가락을 펼쳤다 오므렸다를 반복했다. 마치 무언가를 집었다 놨다를 하듯이.
최윤호가 노트북을 들었다.
"이 데이터를 기자들한테 줄까 생각 중이야.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거 같아."
준서가 돌아섰다. 하지만 말하지 않았다. 최윤호가 문을 열었다. 복도로 나갔다. 준서는 여전히 창문 앞에 서 있었다.
손가락을 펼쳤다 오므렸다. 펼쳤다 오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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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호는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편집하고 있었다. 루미너스의 초대 무대. 음악 방송. 라디오. 예능. 모든 영상을 모아놨다.
첫 무대는 떨렸다. 손이 떨렸고, 눈동자가 움직였고, 숨을 쉬었다. 사람이 거기 있었다.
지금은 정확했다. 동작이 완벽했고, 표정이 일관했고, 음성이 안정적이었다.
그 사이에 뭔가 죽었다.
한지호가 손에 든 펜으로 노트에 글을 썼다.
**루미너스 - 비정상적 성공의 비결**
아래에 작은 글씨로:
**이준서는 뭘 하고 있는가**
그는 컴퓨터 모니터를 켰다. 검색창에 '루미너스 이준서'를 입력했다. 기사들이 나타났다. 신인상 수상. 올해의 프로듀서. 천재 프로듀서. 모든 기사가 찬사였다. 하지만 한지호는 이미지를 보고 있었다. 루미너스의 눈. 초대 무대와 지금의 눈이 완전히 달랐다.
그는 노트에 다시 썼다.
**추적 시작**
카메라를 집었다. 렌즈를 닦았다. 준서의 사무실이 보이는 건물 맞은편 카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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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안에서 레이가 휴대폰을 들었다. 갤러리를 열었다. 엄마 사진이 있었다. 어렸을 때 찍은 사진. 그런데 엄마의 얼굴이 흐릿했다. 아니다. 사진에는 명확했다. 레이의 기억 속에서만 흐릿했다.
레이가 엄마 번호에 손가락을 올렸다. 번호가 보였다. 손가락이 멈췄다. 번호를 누르려는데, 목소리를 흉내낼 수 없었다.
"엄마... 엄마 목소리가 어땠지?"
레이가 중얼거렸다. 입을 열었다 다물었다. 엄마의 음성을 재현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기억 속에 남아 있던 톤, 높낮이, 모든 것이 사라져 있었다.
레이는 의식적으로 번호를 누르는 손가락을 거두었다. 할 수 없었다. 엄마에게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휴대폰을 내려놨다.
시아가 노트북을 켰다. 자신이 쓴 가사가 떴다. 자신의 가사인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글자들이 그냥 글자였다.
왜 이 가사를 썼을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내가... 이 가사로 뭘 표현하려고 했지?"
시아가 중얼거렸다. 입술을 움직였다. 설명하려 했다.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의도를 언어로 변환할 수 없었다. 기억이 남아 있어도 그것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기억과 표현 사이에 거대한 틈이 생겨 있었다.
시아는 노트북을 닫고 싶었다. 하지만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그 손을 고정시킨 것처럼.
예나는 거울 앞에 섰다. 안무를 추고 있었다. 완벽했다. 팔의 각도. 다리의 길이. 회전의 속도. 모든 것이 정확했다. 그런데 거울 속의 자신이 낯설었다.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춤을 추고 있었다.
예나가 거울에 손을 대었다. 거울 속의 손이 자신의 손을 맞췄다.
"이게 나야?"
목소리가 없었다. 입술만 움직였다. 예나는 춤을 멈추려 했다. 하지만 몸이 움직였다. 계속 춤을 추고 있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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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가 집에서 노트북을 켰다. 밤 11시. 기자 연락처 목록이 떴다. 유명한 기자들. 신뢰할 수 있는 기자들.
손가락이 마우스 위에서 멈췄다.
최윤호의 손이 떨렸다. 이것이 정말 옳은가?
준서는 자신의 친구다. 샛별을 살린 사람이다. 하지만.
최윤호의 눈이 노트북 화면으로 내려갔다. 데이터. 레이의 변화율. 시아의 음성 파형. 예나의 표정 분석.
그 숫자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최윤호는 3개월 동안 매일 세 아이를 관찰했다. 첫 번째 별을 수확한 후 레이의 얼굴 인식도는 94%에서 82%로 떨어졌다. 두 번째 수확 후 71%. 세 번째 수확 후 58%. 이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었다. 뭔가 근본적인 것이 사라지고 있었다.
시아의 목소리 분석도 마찬가지였다. 첫 무대 전과 후. 음성의 떨림이 0.3에서 0으로 변했다. 인간의 목소리는 감정을 담는다. 그 떨림 자체가 감정의 증거였다. 지금 시아의 목소리는 기계음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예나의 표정 분석 그래프는 더 절망적이었다. 감정 표현력이 매 수확마다 선형으로 감소했다. 데이터상으로는 완벽한 감소.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것을 제거하는 것처럼.
최윤호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창문을 열었다. 밤 공기가 들어왔다. 서울의 밤거리가 보였다. 불빛들. 그 불빛 아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받고 있을까.
최윤호는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손가락이 움직였다. 메일 작성 창을 열었다.
수신자: 신문사 기자 김대호
제목: 루미너스의 비정상적 성장 뒤의 진실
최윤호가 본문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3개월의 기록. 멤버들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가 시작된 시점. 모두 준서의 손이 움직인 직후였다.
손가락이 '전송' 버튼 위에서 멈췄다. 최윤호의 눈이 떨렸다. 친구를 배신하는 고통. 하지만 그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확신. 둘 사이의 갈등이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
"미안해, 준서."
최윤호가 중얼거렸다. 그 말이 준서에게 닿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손가락이 내려왔다. 메일을 전송했다.
전송 완료.
최윤호는 모니터를 껐다. 그리고 한 가지 깨달았다. 이제 준서와는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이것이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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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복도. 최윤호가 나왔다. 그 순간 준서가 나타났다.
"최윤호, 뭐 하는 거야?"
최윤호가 멈춰 섰다.
"방금 뭘 했어?"
준서의 목소리가 낮았다.
"...기자한테 메일을 보냈어."
최윤호가 대답했다.
"뭐라고?"
"너... 너가 뭘 하고 있는지. 루미너스가 어떻게 변했는지. 모든 데이터를."
준서의 얼굴이 경직됐다. 그 얼굴에서 무언가가 벗겨져 나갔다. 인간다움이. 남겨진 건 순수한 광기였다.
"넌... 왜?"
"왜냐고? 왜냐면 이건 파괴거든. 넌 그것을 구원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건 그냥 파괴야. 그들의 감정을 빼앗고, 기억을 지우고, 그들을 뭔가로 만들어 버렸어."
최윤호가 한 발 물러섰다.
"루미너스는 더 이상 사람이 아니야."
준서가 손을 올렸다.
"그럼 내가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지."
손가락이 움직였다. 투명한 빛이 공중에 떠올랐다.
최윤호가 준서를 밀어냈다. 준서가 넘어졌다.
"라커룸으로 가자!"
최윤호가 외쳤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냈다.
"네, 여기 샛별 기획사입니다. 불법적인 초능력 사용이... 네, 긴급 신고입니다."
경찰 신고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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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밤 11시 30분. 세 명이 앉아 있었다. 무표정했다.
레이가 입을 열었다.
"뭔가 자꾸 잊혀."
시아가 대답했다.
"그래. 나도. 근데 뭔지는 모르겠어."
예나가 고개를 들었다. 그 움직임이 너무 정확했다. 마치 누군가 각도를 계산한 것처럼.
"상관없어. 우린 지금 최고야."
레이와 시아가 예나를 바라봤다. 그 말이 예나에게서 나왔다는 것이 이상했다. 예나는 항상 "우리 함께"라고 말했다. 예나는 불안할 때 "괜찮아? 우리 괜찮아?"라고 물었다. 지금 예나는 "우린"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고"라고 말했다. 마치 누군가 다른 존재가 예나의 입을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레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맞아. 우리 최고야."
시아도 따라했다.
"우리 최고야."
세 명이 동시에 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이 동일했다. 박자가 같았다. 톤이 같았다.
마치 프로그래밍된 로봇이 동시에 웃음을 출력하는 것처럼.
레이가 휴대폰을 집었다. 화면을 켰다. 엄마에게서 온 메시지가 있었다. "현서야, 오늘 몇 시에 집에 와? 엄마가 국밥 끓여줄게."
레이는 그 메시지를 읽었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감정을 읽지 못했다. 그냥 텍스트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담겨 있어야 할 메시지. 하지만 레이는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했다.
"내 엄마... 이름이 뭐였지?"
시아와 예나가 레이를 바라봤다. 시아의 눈이 흔들렸다. 마지막 남은 감정이 흔들렸다.
"뭐... 뭔 소리야?"
레이가 휴대폰 화면을 다시 들었다.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목소리가. 감정이.
레이가 휴대폰을 내려놨다. 그냥 앉았다.
"상관없어. 우리 최고야."
레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말이 자신의 입에서 나왔지만, 자신의 생각이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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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호는 여전히 카페에 앉아 있었다. 쌍안경을 들고 준서의 사무실을 관찰했다. 그 창문에서 준서가 자신의 손을 보고 있었다. 손가락을 펼쳤다 오므렸다.
그 움직임이 뭔가를 집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지호가 카메라를 들었다. 사진을 찍었다. 셔터음이 조용히 났다.
그 순간, 사무실 복도에서 움직임이 있었다. 최윤호와 준서. 그들이 대면했다.
한지호가 카메라를 라커룸 창문으로 돌렸다. 최윤호가 라커룸으로 향하고 있었다. 준서도 따라갔다.
한지호가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한 장, 두 장, 세 장.
라커룸 안에서 최윤호가 손을 올렸다. 준서를 밀어냈다. 준서가 넘어졌다.
한지호가 계속 촬영했다. 그 영상 속에서 뭔가 이상한 것들이 보였다. 레이의 눈동자가 정지해 있었다. 시아의 입이 움직이지만 음성이 변조되어 있었다. 예나의 움직임이 기계적이었다.
이것이 증거였다.
한지호는 한 가지 더 생각했다. 이 영상이 법적으로 정당한가? 사생활 침해는 아닐까? 하지만 화면 속의 세 아이들을 봤다. 그들의 죽어 있는 눈. 그들의 기계적인 움직임.
이것은 증거여야 했다.
한지호가 노트북을 켰다.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영상을 편집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얼굴은 블러 처리했다. 하지만 진실은 명확했다.
제목: "루미너스 - 완벽함의 대가"
설명: "3개월 만에 신인 0명에서 차트 1위까지. 그 뒤에 숨겨진 진실. 이 영상은 공익 목적의 고발입니다."
업로드 진행 중.
99%.
100%.
업로드 완료.
조회수가 올라갔다.
1초에 100. 1초에 1000. 1초에 10000.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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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안에서 준서가 일어났다. 손을 다시 올렸다.
"너희들 감정 컨트롤 훈련 시간이야."
준서가 말했다.
"뭐... 뭔 감정 컨트롤?"
시아가 물었다.
"너희가 무대에서 완벽하려면, 감정을 버려야 해. 감정은 흔들림이거든."
준서가 가까워졌다. 세 아이에게.
"준서... 혹시..."
레이가 입을 열었다.
"뭐?"
"내가 뭔가... 잃어가는 건 아닐까?"
준서가 웃었다. 그 웃음이 따뜻했다.
"아니야. 너희는 완벽해지고 있어."
준서의 손이 올라갔다. 레이의 가슴팍을 향해.
그 순간, 라커룸 문이 다시 열렸다.
최윤호였다.
"준서! 멈춰!"
최윤호가 비명을 질렀다.
준서가 고개를 돌렸다. 최윤호를 바라봤다.
"뭐... 뭐야?"
"메일을 봤니?"
최윤호가 휴대폰을 들었다.
"방금 기자들에게 다 보냈어. 루미너스의 모든 데이터. 너... 너가 뭘 했는지 다 드러났어."
준서의 손이 천천히 내려왔다.
"그래?"
준서가 웃었다.
"그럼 이제 세상이 알겠네."
준서가 다시 손을 올렸다.
"루미너스가 얼마나 완벽한지."
준서의 손이 레이의 가슴팍에 닿으려 했다.
그 순간,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경찰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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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가 건물 앞에 멈췄다. 경찰관들이 내렸다. 최윤호가 이미 신고를 했다. 비상 상황이었다.
경찰관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라커룸이 있는 층으로 향했다.
한지호는 여전히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모든 것을 촬영했다. 경찰의 도착. 라커룸으로의 진입. 그리고.
준서의 손이 멈췄다.
투명한 빛이 떠올랐다. 준서의 손 위에서.
별.
그 별이 떨어졌다. 준서의 손에서.
투명한 빛이 바닥에 떨어지며 사라졌다.
마치 그것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경찰관들이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움직이지 마!"
경찰관이 외쳤다.
준서가 고개를 들었다. 경찰관들을 바라봤다. 그 얼굴에는 광기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손은 떨리고 있었다.
준서가 자신의 손을 봤다.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제 더 이상 별을 집을 수 없다는 것을.
손가락이 떨리기 시작한 순간, 초능력은 흐릿해졌다. 마치 자신감이 사라지자 능력도 함께 사라지는 것처럼. 또는 그 반대였을 수도 있다. 능력을 잃자 자신감이 붕괴되는 것. 준서는 더 이상 구분할 수 없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뭘 했는지, 모든 것이 뒤엉켰다. 남은 건 공허함뿐이었다.
경찰관들이 준서에게 다가갔다. 수갑을 채웠다.
"이준서, 당신은 불법적인 초능력 사용 혐의로 체포됩니다."
준서가 끌려나갔다.
라커룸에는 세 아이가 남겨졌다.
레이, 시아, 예나.
그들은 여전히 앉아 있었다.
무표정했다.
마치 무대에서 내려온 지 이미 오래된 것처럼.
그들이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처음으로.
한지호는 모든 것을 촬영했다.
그리고 업로드했다.
영상은 계속 퍼져 나갔다.
1초에 100000.
더 이상 멈출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