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루미가 비명을 질렀다.

밤 열 시, 고아원의 거실. 유나는 루미를 안고 있었지만 루미의 몸은 경직되어 있었다. 작은 용의 입에서 나오는 울음은 비통 그 자체였다. 눈을 감은 채 루미는 "아, 아아아—" 하고 울어댔다. 유나의 품 안에서 루미의 몸이 떨렸다.

저주의 비늘이 루미의 등을 덮고 있었다. 밤 불빛 아래 비늘들은 검게 빛났다. 어제보다 더 많아졌다. 목 근처에서 시작한 검은색이 이제 등 전체를 뒤덮고 있었고, 가슴팍까지 내려오고 있었다. 비늘 사이사이로 피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루미의 용 얼굴 위에 인간의 얼굴이 피어나고 있었다. 작은 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입술이 희미하게 드러났다.

"루미, 루미야. 깨어. 엄마가 여기 있어."

유나가 속삭였다. 루미의 눈이 떠졌다. 하지만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있었다. 루미는 여전히 악몽 속에 있었다.

"검은 심장이... 검은 심장이 터져요. 엄마, 엄마!"

루미의 목소리는 비명에서 간청으로 바뀌었다. 작은 손이 유나의 팔을 움켜잡았다. 유나는 루미를 더 강하게 안았다. 루미의 몸에서 열이 났다. 고열이 아닌, 용의 체온이었다. 유나의 팔에 닿은 루미의 피부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여기 있어. 내가 여기 있으니까. 괜찮아."

유나는 루미의 등을 쓸어내렸다. 검은 비늘이 손가락 사이로 스쳤다. 차갑고 거친 감촉. 비늘의 끝이 유나의 손가락을 긁었다. 투명해진 손가락에서 빛이 흘렀다. 유나는 그것을 외면했다. 대신 루미의 귀 옆에 입을 가져갔다.

"악몽은 꿈이야. 루미의 꿈이 아니야."

"아니에요. 진짜예요."

루미가 울먹였다. 유나는 루미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내가 여기 있으니까 진짜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가 지켜줄게."

유나는 루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루미가 울음을 멈추지 않았지만, 몸이 조금씩 이완되기 시작했다. 유나는 루미를 더 세게 안았다. 루미의 체온이 유나의 가슴에 전해졌다. 동시에 유나의 손가락이 다시 투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손등의 피부가 흐려졌다. 하지만 유나는 계속 루미를 안았다.

밤은 길었다.

새벽 세 시, 유나는 여전히 루미를 안고 있었다. 루미의 울음이 멈췄지만, 유나는 깨어 있었다. 루미의 가슴 위에 손을 얹고, 그 아래의 맥박을 느꼈다. 루미의 심장이 두드렸다. 그 심장이 검다고 루미가 말했다.

유나는 루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했다. 검은 심장. 저주받은 용의 심장. 루미의 몸 안에는 저주가 살아 있고, 루미는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그 저주에 닿아 있었다. 루미를 안을 때마다 더 빠르게 투명해지는 손가락들. 이것이 모성애 마법의 대가라는 것을 이제 유나는 알았다.

유나는 조용히 루미를 침대에 눕혔다. 루미는 자다 깼는지 눈을 떴지만, 유나를 보자 다시 눈을 감았다. 유나는 거실을 빠져나갔다.

고아원의 도서관은 어둠 속에 있었다. 유나는 촛불을 켰다. 불빛이 책장을 비추었다. 유나의 손이 책의 등지를 따라 움직였다. 『저주의 역사』, 『용의 계약』, 『고대 마법의 흔적』. 손을 멈추고 책을 꺼냈다.

『고대 마법의 흔적』.

책장은 낡았다. 페이지는 누렇게 변해 있었다. 목차를 넘기다 멈추었다.

'노르칸—고대 용의 마법사, 저주의 기원과 그 종말에 관하여'

유나의 눈이 커졌다. 페이지를 넘겼다.

'노르칸은 세 번째 시대의 용으로, 저주받은 종족의 마지막 보호자였다. 그는 자신의 종족이 검은 심장 증후군으로 멸종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그 과정에서 모성애의 마법에 관한 기록을 남겼다. 모성애란 절대적 감정이며, 오직 그것만이 저주를 깨뜨릴 수 있다고 그는 기술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글이 끝났다. 다음 페이지가 찢어져 있었다.

유나의 손이 떨렸다. 다른 페이지를 넘겼다.

'...자신의 수명을 천천히 소모하게 되는데...'

글이 단편적이었다. 찢어진 책의 조각이었다.

'...저주받은 존재가 완전히 구원받으면 사용자도 함께 소멸한다. 반대로 저주가 풀리지 않으면 둘 다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이것이 모성애 마법의 대가이자 운명이다.'

유나의 손이 책에서 떨어졌다. 촛불이 흔들렸다.

소멸한다. 둘 다.

유나는 책을 닫았다.

아침이 왔을 때, 유나의 눈 아래는 검았다. 밤을 새웠다. 루미를 위해 준비한 죽을 냄비에서 떠내고 있을 때, 민준이가 말했다.

"유나 언니, 루미가..."

민준이는 식탁에서 밥을 들고 있었다. 유나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루미가 뭐라고?"

"루미의 검은 비늘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그리고 루미가 뭔가 아파하는 것 같아요. 어제 밤에 울었잖아요. 그런 울음은 처음 들었어요."

유나의 손이 떨렸다. 죽이 냄비에 흘렀다. 민준이는 계속했다.

"루미를 도와줄 수 있는 게 뭔가 있으면 좋겠어요. 루미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면..."

유나는 돌아섰다. 민준이는 밥 숟가락을 들고 있었다. 열 살 아이의 얼굴은 진지했다.

"루미는 혼자가 아니야. 우리가 모두 있잖아."

"근데 언니... 루미는 용이잖아요. 우리는 인간이고."

유나는 민준이 옆에 앉았다. 아이의 눈을 마주봤다.

"루미는 용이 맞아. 하지만 루미는 우리의 루미야. 그게 가장 중요한 거야."

"그러면... 루미를 도와줄 수 있는 게 뭐예요?"

유나가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그 순간, 거실의 문이 열렸다.

정오가 되었을 때 손님이 왔다.

아론 경이었다.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마을의 귀족이 고아원의 거실에 들어섰다. 유나는 마루에서 일어났다.

"아론 경, 이렇게 오시다니 뜻밖이네요."

"고아원장 양, 반갑습니다."

아론 경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따뜻하지 않았다. 유나를 보는 그의 눈은 차가웠다.

"제가 오래 있지는 않겠습니다. 제 말씀을 들어주시면 됩니다."

아론 경이 앉았다. 유나도 앉았다. 거실의 창 너머로 기사단의 병사들이 보였다. 세 명. 고아원의 문 앞에 서 있었다.

"저는 마을의 번영을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 마을이 더 풍요로워지기를 바랍니다. 고아원도 그 중 하나입니다."

"감사합니다."

"고아원의 아이들은 마을의 미래입니다. 그들이 건강하게 자라야 마을도 자랍니다. 그런데, 고아원장 양께서는 그 미래를 위협하고 계십니다."

"저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용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론 경의 눈이 좁혀졌다.

"용은 저주받은 존재입니다. 3년 전 그 용이 우리 마을을 어떻게 했는지 잊으셨습니까? 수십 명의 주민이 죽었습니다. 그 용의 새끼가 여기 있다는 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루미는 아이입니다. 저주받은 아이일 뿐입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용은 용입니다."

아론 경이 일어섰다. 유나도 일어났다.

"고아원장 양, 저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10년간 이 고아원을 지켜오신 그 정성은 누구나 아는 바입니다. 하지만 감정과 현실은 다릅니다. 저는 당신에게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슨 제안입니까?"

"용을 포기하십시오. 그러면 저는 고아원에 더욱 풍성한 지원을 하겠습니다. 아이들의 교육, 의료, 음식. 모든 것을 지원하겠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잘 지원받는 기관이 될 것입니다."

유나가 입을 열려 했다. 아론 경이 말을 이었다.

"대신, 당신이 포기하지 않으신다면..."

아론 경이 창 너머를 가리켰다. 기사단의 병사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더 많은 기사들이 고아원을 포위하고 있었다. 스무 명은 넘어 보였다.

"고아원의 모든 아이들은 마을의 관리 아래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용 때문에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라는 명목으로요. 당신은 이곳에서 나가야 합니다."

유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리고 용은 제거됩니다. 기사단장 카인께서 이미 준비하고 계십니다. 당신이 막을 수 없습니다."

"루미는—"

"용입니다."

아론 경이 말을 끊었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고아원장 양, 저는 당신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선택에는 결과가 따릅니다. 현명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론 경이 돌아섰다. 유나는 움직이지 못했다. 거실의 문이 열렸다. 아론 경이 나갔다. 유나는 창 너머를 봤다. 기사들이 고아원을 에워싸고 있었다.

저녁이 되었을 때, 유나는 혼자 거실에 있었다. 아이들은 방에서 자고 있었다. 루미도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유나는 손 거울을 들었다.

거울 속의 얼굴을 봤다. 너무 창백했다. 마치 반투명한 것처럼. 뺨에는 혈색이 없었다. 눈 아래는 검었다. 유나가 손을 들어 얼굴에 가져갔다.

손가락이 투명했다. 중지와 약지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검지도 절반이 흐려져 있었다.

'...저주받은 존재가 완전히 구원받으면 사용자도 함께 소멸한다...'

책의 글이 떠올랐다. 유나의 손이 떨렸다. 거울이 떨어졌다. 손 거울이 바닥에 떨어지며 깨졌다. 거울의 조각들 속에 유나의 얼굴이 여러 개로 나뉘어 반사되었다.

그 순간, 밖에서 말발굽 소리가 났다.

유나가 창으로 나갔다. 밤하늘 아래, 고아원의 담장 밖에서 기사단이 움직이고 있었다. 횃불을 들고. 칼을 들고.

카인 기사단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아원장, 더 이상 피할 수 없습니다. 용을 내보내시거나, 우리가 직접 들어가겠습니다."

유나의 심장이 멈췄다.

유나의 손이 창틀을 움켜쥐었다. 손가락이 투명해진 상태로도 느껴지는 나무의 차가움. 밤하늘 아래 횃불의 빛이 고아원의 돌담을 붉게 물들였다. 십여 명의 기사들이 담장을 에워싸고 있었다. 가운데 선 카인의 실루엣이 유독 크게 보였다.

"아이들이 자고 있습니다."

유나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것은 담담함이 아니라 절망 직전의 고요였다. 거실의 촛불이 흔들렸다.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유나 언니."

민준이가 나타났다. 아직 자야 할 시간인데, 그의 눈은 또렷했다. 고아원의 아이들은 밤의 위험에 예민했다. 유나는 민준이의 팔을 잡았다.

"민준, 다른 아이들 깨우지 말고 방으로 돌아가."

"루미가 깼어요."

유나가 몸을 날렸다. 침실로 들어갔다. 루미는 침대에서 일어나 있었다. 눈을 반쯤 뜬 채로, 그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작은 몸이 떨리고 있었다.

"엄마?"

루미의 목소리는 비명에 가까웠다.

"루미, 괜찮아. 엄마가 여기 있어."

유나는 루미를 들었다. 루미의 등에는 검은 비늘이 더 많아져 있었다. 어제보다 훨씬 더. 비늘들이 루미의 어깨에서 팔뚝까지 뻗어 있었다. 루미의 얼굴 위에는 인간의 형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었다. 가슴팍의 피부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유나가 손을 루미의 등에 댔다. 따뜻한 손길이 전해지자 루미의 몸이 조금 풀렸다.

"엄마, 무서워."

"무서운 꿈을 꿨니?"

루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는 루미를 안고 창으로 나갔다. 그리고 멈췄다.

담장 밖의 기사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고아원장!"

카인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이것은 최후의 통보입니다. 30초 내에 용을 내보내지 않으면, 우리는 강제로 진입하겠습니다!"

"1, 2, 3..."

누군가가 세기 시작했다. 루미는 울음을 터뜨렸다. 아기처럼 맑은 울음이 아니라, 뭔가 깊고 어두운 울음이었다. 루미의 입에서 나오는 울음 속에 용의 본능이 섞여 있었다.

유나는 루미를 침대에 내려놓았다. 루미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들었다. 투명해진 손가락들이 루미의 뺨을 쓸었다.

"엄마가 여기 있어. 엄마가 나가지 않을 거야. 절대로."

루미의 눈이 유나를 찾았다. 검푸른 동공이 유나의 얼굴을 똑바로 봤다. 그 눈에는 공포만이 있었다.

"...25, 26..."

밖에서 숫자가 계속되었다.

유나는 루미를 침대에 누이고 자신도 옆에 누웠다. 루미를 안은 채로 한쪽 손으로 루미의 등을 쓸어내렸다. 투명한 손가락이 루미의 검은 비늘을 만질 때마다, 비늘의 색이 조금씩 밝아졌다. 검은색이 금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루미, 나 말 들어. 지금 밖에는 무섭게 생긴 사람들이 있어. 하지만 그들이 널 해칠 수는 없어. 왜냐하면 엄마가 있으니까."

루미가 울음을 그쳤다. 하지만 몸은 여전히 떨렸다.

"엄마는 어떻게 막아?"

루미의 목소리가 작았다. 아직 인간의 말을 배우고 있는 아이의 발음이었다.

유나가 루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자신의 손가락이 투명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유나는 계속 루미를 쓸어내렸다. 루미의 저주가 자신을 소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루미의 비늘이 밝아질 때마다 자신이 더 투명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는 막을 거야. 왜냐하면..."

유나는 말을 멈췄다. 거짓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루미는 거짓말을 안다.

"...넌 내 아이니까. 그 이상의 이유는 없어."

루미가 유나를 끌어안았다. 작은 팔이 유나의 목을 조였다. 루미의 몸에 있는 검은 비늘들이 유나의 피부에 닿았다. 그 순간, 유나의 몸에 통증이 흘렀다. 가슴에서 팔로. 팔에서 손가락으로. 자신이 루미의 저주를 흡수하고 있다는 것을 유나는 명확히 느꼈다. 루미의 비늘이 밝아지는 만큼, 자신은 투명해지고 있었다. 이것이 모성애 마법의 대가였다.

"...37, 38..."

"엄마가 여기 있어. 엄마가 항상 여기 있어."

유나는 계속 루미를 쓸어내렸다. 루미의 울음이 천천히 잦아들었다. 루미의 몸이 부드러워졌다.

"...시간이 끝났습니다!"

카인의 목소리가 울렸다.

유나는 루미를 더 꼭 안았다. 루미는 이미 깨어났지만, 유나의 팔 안에서 다시 평온해진 상태였다.

그 순간, 거실에서 소피아의 목소리가 났다.

"기사단장님!"

유나는 루미를 침대에 조용히 눕혔다. 루미의 손이 유나의 옷을 붙잡으려 했지만, 유나는 부드럽게 그 손을 떼었다.

"깨어 있을 필요는 없어."

유나는 속삭였다. 루미의 이마에 다시 한 번 입을 맞췄다. 루미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거실로 나갔을 때, 소피아가 카인 앞에 서 있었다. 의사의 가운을 입은 소피아가 기사단장의 칼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녀는 밤중에 고아원에 상주하는 의료 담당자였다.

"기사단장님, 이것은 의료 행위를 방해하는 것입니다. 고아원은 아이들의 보호 시설입니다. 강제 진입은 법을 어기는 것입니다."

카인의 얼굴이 단단했다.

"그 아이는 용입니다."

"그 아이는 환자입니다."

소피아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저는 의사로서의 책임이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가 불안정합니다. 현재 진입은 아이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립니다."

카인이 소피아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갈등이 있었다. 아내를 잃은 기사의 눈. 하지만 동시에 법을 지키는 기사의 눈도 있었다.

"...얼마나 오래?"

"최소 3일. 아이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카인이 침묵했다. 담장 밖의 횃불이 흔들렸다. 기사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카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3일."

카인이 말했다.

"3일 후, 우리는 다시 올 것입니다. 그때까지 그 용이 고아원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강제 진입을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소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카인이 돌아섰다. 기사들이 천천히 물러났다. 말발굽 소리가 멀어졌다. 횃불의 빛이 사라졌다. 하지만 어둠이 완전해지지 않았다. 담장 너머에는 여전히 기사 몇 명이 남아 있었다. 감시. 포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나가 소피아를 바라봤다.

"감사합니다."

"유나."

소피아가 유나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의료인의 냉철함이 있었다.

"당신의 손을 봤어요."

유나가 손을 내렸다.

"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거예요. 당신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소모되고 있어요. 루미의 저주가 생각보다 깊다는 뜻이에요."

소피아가 유나의 손을 들었다. 투명한 손가락들을 검사했다.

"이렇게 진행되면, 당신은 한 달이 남지 않습니다."

유나가 숨을 쉬지 못했다. 한 달. 루미의 변신이 완성되려면 최소 두 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루미의 저주가 생각보다 강하다면, 루미는 한 달 안에 완전히 변할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전에 사라질 것이었다. 루미를 구원하지 못한 채.

"그러면 루미는?"

"저도 모릅니다."

소피아가 말했다.

"하지만 당신이 사라지기 전에 루미가 구원받지 못하면, 루미도 함께 사라질 거예요. 그것이 모성애 마법의 대가입니다."

유나는 창으로 나갔다. 밤하늘 아래, 고아원은 여전히 포위되어 있었다. 담장 너머의 기사들이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3일. 단 3일만이 주어졌다. 루미를 구원할 3일.

유나는 깨진 거울의 조각을 집어 들었다. 그 속에 여러 개로 나뉜 자신의 얼굴이 반사되었다. 창백한 얼굴. 투명해진 손.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져 가는 자신.

거실로 돌아온 유나는 침실로 들어갔다. 루미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루미의 등에는 여전히 검은 비늘이 덮여 있었다. 비늘 위로 인간의 피부가 점점 더 드러나고 있었다. 유나는 루미 옆에 누웠다. 루미의 등을 조심스레 쓸어내렸다. 투명해진 손가락이 비늘을 만질 때마다, 비늘은 조금씩 금색으로 변했다.

유나는 루미의 손을 잡았다. 자신의 손가락이 투명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루미의 저주가 조금씩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이것이 모성애 마법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주는 것. 자신의 생명을 주는 것.

그 순간, 밖에서 울음소리가 났다.

산 위의 동굴에서 울려 내려오는 용의 울음. 그것은 카인의 기사단도, 아론 경의 하인들도 들을 수 없는 울음이었다. 오직 유나와 루미만이 들을 수 있는 울음이었다.

유나가 창 위로 눈을 들었다. 산의 검은 실루엣 위에, 달빛을 받은 거대한 날개가 펼쳐졌다.

노르칸이 움직였다. 고대 용의 마법사가 깨어났다. 저주받은 종족의 마지막 보호자가 루미의 울음에 응답했다.

유나는 그 순간을 깨달았다. 루미의 울음이 닿은 곳. 그곳이 바로 희망이었다. 루미는 혼자가 아니었다. 자신도, 그리고 산 위의 노르칸도.

유나는 루미를 더 꼭 안았다. 3일 안에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었다. 루미의 구원과 자신의 소멸. 아니면 다른 무언가.

밖에서 기사들의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포위는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산 위의 울음은 멈추지 않았다.

다음 화 계속 보기 →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