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로

# 루미라는 이름

소파 뒤에서 나는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

카인의 부츠가 카펫을 밟으며 한 발 더 다가섰다. 소피아는 재빨리 몸을 날려 기사단장 앞을 막아섰다.

"동물이라면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기사단장님께서 직접 나서실 일은 아닐 듯한데요?"

카인의 눈이 소파를 향했다가 다시 소피아에게로 돌아왔다. 한 치의 감정도 담기지 않은 표정이었다.

"3년 전, 이 마을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시죠. 의사님."

그 말이 공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소피아의 입술이 일직선을 그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답할 필요가 없었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용의 불길에 휩싸인 남녀, 타버린 가옥, 그리고 기사단장의 아내. 카인은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저는 그것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지켜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카인이 몸을 굽혀 소파 아래를 들여다보려 했다. 그 순간, 유나의 목소리가 거실 입구에서 울렸다.

"카인님, 잠시만요."

유나가 나타났을 때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어제 밤을 새운 탓도 있겠지만, 그것만은 아닌 듯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저희 고아원에서 무엇을 찾으시나요?"

카인이 천천히 몸을 펴며 돌아섰다. 두 사람이 마주보게 되었다. 거실의 햇빛이 그들 사이에 금을 그었다.

"동물 출몰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확인은 기사단의 의무입니다."

"여기엔 동물이 없습니다."

유나의 말이 명확했다. 하지만 소파 뒤에서 다시 울음이 새어나왔다. 짧고 슬픈 울음. 마치 누군가를 찾는 아기의 울음처럼.

카인의 눈빛이 예리해졌다.

"당신은 거짓말을 잘하지 못하는군요."

"그건..."

유나가 입을 열었지만, 카인이 먼저 말을 이었다.

"3년 전 그 일을 다시 당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신이 숨기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카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위협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차분했지만, 그것이 더 무섭게 들렸다. 기사단장의 뒤에는 네 명의 기사들이 서 있었다. 그들의 손은 모두 검의 자루 위에 있었다.

유나는 한 발 물러섰다. 루미를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아기 용의 몸이 자신의 가슴에 더 깊이 묻혔다. 루미의 발톱이 자신의 옷을 파고들었다. 엄마를 놓지 않겠다는 신호였다.

유나의 목이 타들어갔다. 카인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3년 전 그 참화가 얼마나 끔찍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그런데도 자신은 이 아이를 놓을 수 없었다.

루미를 안은 순간, 유나 안에서 무언가가 깨어났다. 버려진 자신의 과거가 이 아이와 겹쳐졌다. 혼자 남겨진 아기.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존재. 그런 아이를 자신이 지키지 못한다면, 누가 지킬 것인가. 절대적인 보호욕이 유나의 몸을 관통했다. 이것은 거절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이것은 자신의 본질이었다.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유나가 입을 열었다. 그 말과 함께 그녀는 카인을 지나 소파로 걸어갔다. 천천히 몸을 굽혔다. 그리고 소파 뒤에서 루미를 꺼냈다.

아기 용이었다.

검은 비늘이 아직 등 위쪽에만 퍼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거실에는 순간의 침묵이 내려앉았다.

카인의 손이 검의 자루를 잡았다.

"용이군요."

"어미가 마을에 나타났던 그 용입니다. 죽어가면서 아이를 저에게 맡겼습니다."

유나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루미를 안은 팔은 단단했다. 카인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시선의 무게가 자신의 등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그것을 거절했어야 합니다."

카인의 말이 날카로웠다.

"제가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유나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루미를 안은 팔은 더욱 단단해졌다. 루미는 유나의 목 주변에 작은 발톱을 파묻었다. 마치 엄마를 놓치지 않으려는 아기처럼.

"당신이 돌보고 있는 것은 아이가 아닙니다. 그것은 재앙입니다."

카인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기사들도 따라 움직였다.

"3년 전을 기억하십시오. 그 용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당신이 지금 품고 있는 것은 같은 재앙의 씨앗입니다."

유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카인의 말이 맞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아이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루미를 카인에게 넘겨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 생각이 들자 유나의 팔이 저절로 루미를 더 단단히 안았다. 루미의 체온이 자신의 팔 위에서 떨리고 있었다. 아기는 무서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무서웠다. 이 아이를 잃는 것이.

"이 아이는 무고합니다. 저는 이 아이를 지킬 것입니다. 당신이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그 말이 나오는 순간, 유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자신이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이 이렇게 완고할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루미를 내려놓을 수 없다는 것이 자신의 진실이었다.

카인의 눈빛이 흔들렸다. 마치 누군가를 잃은 사람의 눈빛처럼. 그 눈 속에는 분노가 아닌 슬픔이 있었다. 3년 전을 기억하는 슬픔. 하지만 그 슬픔 너머로 무언가 다른 감정이 흐르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한 번 포기했던 것을 누군가가 지키려 할 때 느껴지는, 그런 종류의 흔들림.

카인은 한동안 유나를 바라보았다. 아내를 잃은 기사단장의 눈빛이 흔들리고 또 흔들렸다.

"그것이 당신의 최종 결정입니까?"

"네."

유나는 한 점의 의심도 없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마을의 모든 사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고아원장, 저는 경고합니다. 그것이 마을을 해치려 할 때, 저는 목숨을 걸고 그것을 막을 것입니다."

카인이 돌아섰다. 기사들도 따라 움직였다. 하지만 거실의 문 앞에서 그는 다시 멈춰 섰다.

"그리고 당신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지키려는 당신의 선택이 결국 누군가의 죽음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그 말을 남기고 카인은 떠났다. 기사들의 부츠 소리가 복도를 통해 현관으로 사라졌다. 문이 닫히고, 그제야 거실에는 조용함이 돌아왔다.

소피아가 긴 숨을 내쉬었다.

"유나, 당신은..."

하지만 유나는 소피아의 말을 듣지 않았다. 루미가 자신의 목을 더 꼭 안았기 때문이었다. 아기 용의 울음이 다시 나왔다. 이번엔 다른 울음이었다. 두려움의 울음이 아닌, 슬픔의 울음이었다.

유나는 천천히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루미를 품에 안은 채로 흔들기 시작했다. 마치 진정한 아기를 달래듯이.

"괜찮아, 루미. 엄마가 여기 있잖아."

유나가 루미라는 이름을 부르는 순간, 거실 전체를 밝혀온 햇빛이 한순간 흔들렸다. 마치 누군가 손을 펼쳤다가 오므렸다 하는 것처럼. 유나의 품 안에서 루미의 검은 비늘이 빛에 반응했다. 비늘 하나하나가 부드러운 금빛으로 반짝였다가 다시 검은색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모성애 마법의 신호였다.

루미는 더 이상 "죽어가는 용의 아이"가 아니었다. "고아원장이 발견한 동물"도 아니었다. 루미. 유나의 아이. 유나의 엄마 품 안의 아이. 이름을 받은 순간, 그 아이는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유나는 루미를 더욱 단단히 안으며 천천히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자장, 자장, 우리 아기..."

그녀의 목소리는 처음엔 떨렸다. 하지만 몇 소절을 더하면서 차차 안정되었다. 마치 수십 년을 준비한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루미의 호흡이 변했다. 가쁜 숨이 천천히, 천천히 깊어졌다. 아기 용의 몸이 유나의 팔 안에서 이완되기 시작했다. 검은 비늘이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악의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아기가 엄마 품 안에서 하나하나 소리를 내는 것처럼, 부드럽게 떨리고 있었다.

유나가 루미의 작은 머리를 자신의 가슴에 묻었다. 아기 용의 체온이 그녀의 심장에 전해졌다. 따뜻한 온도. 살아 있다는 증거.

"엄마가 여기 있어. 혼자가 아니야."

유나의 목소리 속에는 자신도 처음 느끼는 감정이 있었다. 아이들을 돌보면서 느껴본 책임감도, 동정심도, 연민도 아닌 무언가. 그것은 자신의 생명 자체를 내려놓을 수 있는 감정이었다. 진정한 모성애라고 불러야 할 그것.

루미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검은 눈동자가 천천히 감기고 있었다. 아기는 엄마 품 안에서 천천히 잠들어 가고 있었다. 유나의 심장이 고동쳤다. 이것이 "엄마"가 되는 순간이구나. 이것이 바로 그것이구나.

거실의 소파 위에서 유나와 루미는 하나의 형상을 이루었다. 어머니와 아이. 가장 오래된 그림이면서 가장 신성한 그림.

소피아가 천천히 다가와 담요를 덮어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을 말로 하지는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을 깨뜨릴 수 없었다.

시간이 흘렀다. 아침 햇빛이 거실 전체를 밝혔다. 유나는 여전히 루미를 품에 안고 있었다. 자장가는 멈췄지만, 그녀의 손길은 계속되고 있었다. 루미의 등을 쓰다듬는 손. 그 손 위에서 검은 비늘이 천천히 색을 더해가고 있었다.

처음엔 등의 중앙에만 있던 비늘이 이제는 옆구리까지 내려와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팔이 서서히 뻗어나가는 것처럼.

유나는 그것을 보았다. 하지만 손을 멈추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손을 들어 살펴봤다.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희미해 보였다. 아직 투명하다고 부르기엔 애매했지만, 분명히 뭔가 변하고 있었다. 유나는 그것을 인식했다. 모성애의 대가가 이미 자신의 몸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고아원의 아이들이 하나둘 거실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민준이가 가장 먼저 나타났다. 그 뒤를 다섯 살 난 소은이, 여덟 살 난 태호가 따라왔다.

"엄마, 저것이...?"

민준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의 눈은 루미를 향해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두려움만 있지 않았다. 호기심과 보호욕이 뒤섞여 있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루미예요."

유나가 대답했다.

"루미가 이제 우리 고아원의 가족이 됩니다."

민준이의 얼굴이 변했다. 두려움이 먼저 스쳤다. 하지만 그 감정은 오래 머물지 않았다. 유나의 품 안에서 루미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가 순수했다. 아기의 눈.

"루미... 좋은 이름이에요, 엄마."

민준이가 천천히 웃음을 지었다. 소은이도, 태호도 따라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웃음이 아니었다. 형이 생겼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동시에 이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담겨 있었다. 공존의 목소리가 고아원 안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응. 루미는 우리의 루미야."

유나가 말했다.

그 말이 나오는 순간, 유나의 손가락이 투명해졌다.

손가락 끝부터 천천히. 첫 번째 손가락이 먼저 빛을 통과시키기 시작했다. 유나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손가락 끝이 아니라 손가락 전체가 투명해져 있었다. 첫 번째 손가락 전체가 빛을 통과시키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하고,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소피아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유나의 손을 들어 확인했다. 의사로서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유나... 이게 뭐예요?"

소피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유나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투명해진 손가락.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모성애의 대가. 자신의 수명이 루미 안의 저주를 대신하기 위해 소모되고 있다는 증거.

"의사님, 정확한 진단을 내려주실 수 있나요?"

유나가 조용히 물었다. 자신의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야 했다. 루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계산해야 했다.

소피아가 유나의 손을 더 자세히 살펴봤다. 투명함의 진행 속도를 읽어내려고 했다. 손가락 끝에서 시작된 투명함이 손 전체로 퍼져나가는 데 3일이 걸렸다. 그렇다면 손 전체까지는 2주, 팔 전체까지는 한 달이 걸릴 것이다. 의료적 지식과 직관이 겹쳐졌다. 소피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유나... 이 속도라면..."

소피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손가락 1개가 3일, 손 전체가 2주, 팔 전체가 1개월. 기하급수적으로 가속되는 투명화. 이것은 일반적인 저주의 진행 속도가 아니었다. 이것은 모성애 마법이 루미의 저주를 얼마나 강렬하게 집어삼키고 있는지를 의미했다.

"팔까지 투명해지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유나가 차분하게 물었다.

"아마... 한 달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소피아가 겨우 말했다. 그 이후는 어떻게 될지, 그녀는 감히 예측하지 못했다. 이것은 저주의 속도였다. 모성애 마법이 발동되면서 유나의 생명이 루미를 위해 소모되고 있었다. 이 선택의 돌이킬 수 없는 대가였다. 그리고 그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짧았다.

유나는 소피아의 손을 가만히 내려놓았다.

"그렇군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오직 결연함만 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 동안 루미를 잘 키워야겠네요."

소피아가 말하려 했지만, 그때 루미의 울음이 다시 나왔다. 이번엔 다른 울음이었다. 배고픈 울음. 아기의 울음.

유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 배가 고픈가 보네요. 민준아, 아침 죽 데워줄래?"

"네, 엄마!"

민준이가 주방으로 달려갔다. 유나는 루미를 더 안락하게 품에 안으며 일어났다. 루미의 눈이 다시 떠졌다. 그리고 그 눈빛이 유나의 얼굴을 찾았다. 검은 눈동자가 엄마를 향해 고정되었다.

"루미, 이제 밥을 먹을 거야."

유나가 부드럽게 말했다.

"엄마가 잘 챙겨줄게."

루미의 입에서 작은 울음이 나왔다. 마치 대답하는 것처럼. 마치 "네, 엄마"라고 말하는 것처럼.

유나는 루미를 안은 채로 부엌으로 향했다. 뒤따르는 소피아의 발길이 무거웠다. 그녀는 유나의 손가락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투명해진 손가락 끝. 그것이 얼마나 빠르게 퍼져나갈지, 그녀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고아원의 부엌에서는 죽 끓이는 냄새가 피어올랐다. 루미는 처음으로 인간의 음식 냄새를 맡았다. 그 냄새 속에서 아기 용의 몸이 또 한 번 떨렸다.

검은 비늘이 이제 목까지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루미는 울지 않았다. 왜냐하면 엄마의 팔이 자신을 단단히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밤이 깊어가면서, 고아원의 거실에는 조용함이 내려앉았다. 모든 아이들이 자리에 누웠다. 루미도 유나 옆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유나의 눈은 뜬 채로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들어 빛에 비춰봤다. 손가락 끝의 투명함이 이제 손가락 전체로 번져 있었다. 첫 번째 손가락 전체가 투명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 투명함이 천천히 두 번째 손가락으로 번져가고 있었다.

유나는 그것을 보면서도 웃음을 지었다. 작고 슬픈 웃음. 하지만 동시에 온전한 웃음.

"이것이 엄마가 되는 대가라면... 나는 기꺼이 받아들일 것 같아."

유나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순간, 산 위의 동굴에서 고대 용 노르칸의 눈이 떠졌다. 그의 눈은 멀리 고아원을 향해 있었다. 검은 비늘이 퍼지는 작은 용. 그리고 그 용을 품에 안은 여인.

노르칸은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오래된 친구의 유산이 이제 진정한 구원으로 향해 가고 있었다. 이 여인이 정말로 모성애의 마법을 완성할 수 있는지, 노르칸은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단순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노르칸은 자신의 동굴 벽에 손을 얹었다. 검은 비늘들이 부드럽게 떨렸다. 마치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같은 종족의 신호. 루미에게.

루미는 유나의 품 안에서 작게 울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꿈속의 울음이었다. 하지만 그 울음 속에는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같은 종족의 부름. 루미의 검은 비늘이 한순간 밝게 빛났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마치 대답하는 것처럼.

루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신호를 받았다. 종족이 있다는 신호를. 그리고 그 신호는 루미의 몸을 통해 유나에게도 전해졌다.

고아원의 거실에서는 루미의 작은 울음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울음을 진정시키는 것은 여전히 유나의 손길이었다.

투명해진 손가락으로도, 여인은 멈추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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