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마을의 북쪽 숲길에서 울음소리가 났다.
처음엔 바람 소리 같았다. 헬베이 마을을 휘감아도는 겨울 바람처럼 칙칙하고 답답한 음성. 하지만 유나는 그것이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고아원에서 십 년간 아이들을 돌보며 익혀진 감각이 있었다. 고통 속의 울음과 단순한 소음을 구분하는 능력.
그녀는 물동이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유나 언니, 어디 가?"
고아원의 가장 어린 아이인 테아가 손가락을 입에 물고 물었다. 유나는 테아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잠깐만 있어. 언니가 바로 돌아올게."
숲으로 향하는 길은 가파랐다. 돌담 고아원은 마을 중심에서 조금 벗어난 언덕 위에 자리했고, 그 너머로 북쪽 산맥이 우뚝 솟아 있었다. 유나가 숲의 가장자리에 다다랐을 때, 울음소리는 비명으로 변했다.
그리고 불이 피어올랐다.
검붉은 불길이 하늘을 가르며 솟아올랐고, 그 속에서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날개를 펼쳤다. 용이었다. 유나는 숨을 멈췄다. 그것은 그녀가 본 어떤 것도 아니었다. 용의 몸은 검은 비늘로 뒤덮여 있었고, 그 비늘들은 마치 흙처럼 해져가고 있었다. 중독된 육체. 마지막을 맞이하는 생명의 모습이 그것이었다.
"기사단, 대형!"
카인의 목소리가 숲을 흔들었다. 기사단장은 말을 탄 채로 나타났고, 그의 뒤로 십여 명의 기사들이 창과 검을 들고 따라왔다.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없었다. 오직 결연함만 있었다.
"포위 형성. 호흡 기술 준비!"
기사들이 원을 그렸다. 용은 기사들의 포위망 속에서 비틀거렸다. 그것은 도망치려는 움직임이 아니었다. 고통 속에서의 몸부림이었다. 검은 비늘이 떨어져 나가고, 그 자리에서 피가 흘렀다. 피가 아니라 뭔가 더 어두운 액체. 마치 밤 하늘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지금이야!"
카인의 칼이 공중을 갈랐다. 은색 검날이 햇빛을 반사하며 용의 몸을 꿰뚫었다. 검은 비늘을 뚫고 더 깊숙이. 용은 마지막 울음을 터뜨렸다. 그 울음은 비명이 아니었다. 절규였다. 절망의 음성이었다.
유나는 눈을 감지 못했다.
용의 눈이 그녀를 찾았다. 거대한 검은 눈이 숲의 어둠 속에서 유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 속에는 고통만 있지 않았다. 그 안에는 간청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절절한 눈빛. 유나는 그 눈빛을 읽었다. 아니, 읽혀버렸다. 그것은 마치 손가락이 책장을 넘기듯이 자연스러웠다.
"제발... 제발..."
용의 눈빛이 말했다. 언어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유나의 마음 깊숙한 곳에 직접 새겨지는 말.
"누군가... 제 아이를..."
용은 쓰러졌다.
기사단이 즉시 시체를 둘러쌌다. 카인은 칼을 닦으며 마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수색하라. 아직 새끼가 근처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미만큼 위험할 테니 조심해."
기사들이 흩어져서 숲을 뒤지기 시작했다. 칼 부딪치는 소리. 나뭇가지 꺾이는 소리. 그리고 그 속에서.
울음소리.
작고 가는, 아기의 울음소리.
유나의 몸이 반응했다. 이십 년이 넘게 고아원에서 일하며 몸에 배인 반사 작용. 울음에는 무조건 달려가야 한다는 본능. 그녀는 기사단이 보지 못하는 숲 깊숙한 곳으로 몸을 날렸다.
작은 움직임이 바위 뒤에 있었다. 그것은 용이 아니었다. 적어도 지금은. 생명 초기의 형태. 아기. 용의 새끼. 하지만 유나가 본 것은 그 형태가 아니었다.
그것은 죽어가고 있었다.
몸은 어미 용의 비늘을 물려받아 검게 빛났지만, 호흡은 끊어질 듯 약했다. 입에서 나오는 울음도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눈. 그 작은 눈이 유나를 찾았다. 죽음 속에서도 누군가를 찾고 있는 눈.
유나는 무릎을 꿇었다.
기사들의 발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손전등을 든 그들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유나는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손가락이 움직였다. 몸이 움직였다. 그녀는 작은 용을 품에 안았다.
따뜻했다.
유나는 예상하지 못했다. 생명이 이렇게도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그 따뜻함이 자신의 가슴으로 스며들 때, 뭔가가 깨어났다. 몸 깊숙한 곳. 심장 아래. 영혼의 어딘가에서.
"엄마..."
아기 용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고통의 울음이 아니었다. 안도의 울음이었다. 엄마를 찾은 아이의 울음.
유나의 눈가가 뜨거워졌다.
이십 년. 고아원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돌본 시간. 그 아이들이 자신을 '엄마'라고 부를 때, 그녀는 항상 조용했다. 그것은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그들의 진정한 엄마가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 이 작은 생명이 자신을 '엄마'라고 울 때, 그 착각이 깨졌다.
이것이 진짜였다.
이것이 모성이었다.
"여기야!"
기사단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나는 아기 용을 더 깊이 품에 안았다. 자신의 몸으로 그것을 감싸면서.
"기사단장, 여기입니다!"
카인이 나타났다. 그의 검은 여전히 시체의 검은 액체를 흘리고 있었다. 그의 눈이 유나를 발견했을 때, 그 눈이 찌그러졌다.
"고아원장."
"이 아이는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유나의 목소리는 떨리지 않았다. 그것은 자신도 놀라울 정도였다. 공포 속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저주받은 용의 새끼. 언제든 마을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 아이는 위협이 아닙니다."
"당신은 전문가가 아닙니다."
"저는 돌봄의 전문가입니다."
카인이 한 발 다가섰다. 그의 칼이 다시 들렸다. 유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품에 안긴 아기 용을 단단히 움켜쥘 뿐.
"기사단장, 제발."
"그 것이 당신을 물면?"
"그러면 제 책임입니다."
"마을 전체를 해치면?"
"그럴 리 없습니다."
유나의 눈이 카인의 눈과 마주쳤다. 그 안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카인이 본 것은 처음 본 것 같은 여인이었다. 고아원장이라는 직책을 벗어난, 어떤 더 강한 것에 사로잡힌 여인의 눈.
카인은 검을 내렸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내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나는 고개를 숙였다. 아기 용은 그녀의 팔 안에서 조용해졌다. 마치 엄마의 품이 자신을 구원할 것이라고 믿는 듯이.
유나가 고아원으로 향할 때, 아기 용의 몸에서 뭔가 흘러내렸다. 검은 액체. 어미 용의 눈빛이 마지막으로 전해준 것. 저주의 표식. 검은 비늘이 아기의 피부에 스며들고 있었다.
유나는 그것을 보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무언가가 시작되었다. 아기 용의 몸 안에서. 유나의 가슴 안에서. 두 생명이 얽혀드는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변했다.
아기 용은 유나를 어머니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나도 이제 알았다. 그것이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이 자신의 진정한 소명이라는 것을.
고아원의 돌담이 보였다. 어둑한 저녁 하늘 아래로 따뜻한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유나가 있었다.
이제 거기에 또 다른 생명이 추가되려 했다.
아기 용의 울음이 더 작아졌다. 검은 비늘이 자라나고 있었다. 천천히. 확실하게. 무언가 불길한 일의 시작을 예고하며.
유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돌담 고아원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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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고아원의 현관을 열자마자 민준이가 튀어나왔다.
"언니! 왜 이렇게 늦었어? 저녁 밥이..."
민준의 목소리가 멈췄다. 유나의 팔 안에 안긴 것을 본 것이다. 작고 울퉁불퉁한 몸. 드래곤 같은 생김새. 그러나 그보다 먼저 민준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유나의 얼굴이었다.
유나는 울고 있었다.
"이건... 뭐야?"
"안으로 들어가자, 민준."
유나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결연함이었다. 민준이는 본능적으로 물러섰다. 유나가 이런 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고아원의 모든 아이를 돌보던 부드러운 목소리가 아니었다. 이것은 어떤 결정 뒤의 목소리였다.
거실에는 다섯 명의 아이가 앉아 있었다. 밥을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던 다섯 명. 그들의 눈이 동시에 유나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유나가 안고 있는 것을 봤다.
"우와!" 막내 소연이가 외쳤다. "용이다! 진짜 용이!"
"소연아, 조용히."
유나가 아기 용을 조심스레 거실의 쿠션 위에 내려놨다. 아기 용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 작고 가늘고, 끊길 듯 말 듯한 울음. 그것은 고통의 울음이 아니었다. 두려움의 울음이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확인하려는 울음.
"엄마..."
유나가 무릎을 꿇고 아기 용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여기야. 여기가 너의 집이야."
거실이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유나가 그토록 부드러운 목소리로 누군가를 대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사랑했지만, 이것은 다른 종류의 사랑처럼 보였다. 더 깊은. 더 절망적인.
민준이가 한 발 다가섰다.
"언니, 이게 뭐야? 왜 갑자기?"
"마을에서 용이 나타났어. 기사단이 어미를 죽였고..."
유나의 목소리가 끊겼다. 그녀는 아기 용의 옆에 앉았다. 아기 용은 여전히 울고 있었지만, 유나의 손길이 닿자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했다.
"이 아이의 어미가 나를 봤어. 그 눈빛 속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대신 그녀는 아기 용의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그 와중에 검은 비늘이 보였다. 어미 용의 시체에서 흘러나온 검은 액체가 아기 용의 피부에 스며들고 있었다. 가늘고 섬세한 선들이 그려지고 있었다. 마치 문신처럼.
소피아가 나타났다. 부엌에서 나온 의사는 장면을 한눈에 파악했다. 그리고 즉시 유나 옆에 무릎을 꿇었다.
"이건 저주의 흔적이야?"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미의 눈빛 속에서 본 거야. 그 눈빛이 전해준 메시지... 이 아이가 저주받은 용이라는 걸."
소피아의 손이 아기 용의 몸을 검사했다. 온도를 재고, 맥박을 확인하고, 검은 비늘을 자세히 살펴봤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비늘의 경계를 따라가며 패턴을 읽었다. 확산 속도, 심장 박동의 불규칙함, 호흡의 약함. 그 모든 것이 같은 결론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아이는 죽을 것이다. 저주가 완전히 퍼지면.
"유나."
소피아의 목소리가 낮았다.
"이건 너무 위험해. 마을에서 알면..."
"알면 뭐 할 건데?"
유나의 눈이 소피아를 마주쳤다.
"이 아이를 죽이려고 할 거지. 카인처럼. 아론 경처럼. 모두가."
"그렇다고 해서 너까지 위험해져야 하는 건..."
"이미 늦었어."
유나가 아기 용을 다시 품에 안았다. 아기 용은 그녀의 품에서 조금씩 진정되고 있었다. 울음이 작아지고, 몸이 이완되고 있었다.
"이 아이를 본 순간부터 이미 늦었어. 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어."
민준이가 유나 옆에 앉았다. 고아원의 가장 나이 많은 아이인 민준은 무언가를 직감했다. 유나의 목소리 속에 담긴 것을 이해했다. 그것은 단순한 동정심이 아니었다. 그것은 소명이었다.
"내가 도와줄게."
"민준아..."
"이 아이가 마을 사람들에게 들킬까봐? 난 지킬 수 있어. 우리 모두 지킬 수 있어."
다른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연이가 먼저 일어났다.
"난 밥을 많이 만들 수 있어. 엄마, 이 아이가 뭘 먹어?"
유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것은 절망 속의 웃음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웃음이었다.
"우선 따뜻한 물을 데워 줄 수 있니?"
밤이 깊어갔다. 고아원의 모든 창문이 닫혔고, 불은 거실에만 켜져 있었다. 아이들은 아기 용을 돌보기 위해 번갈아가며 깨어 있었다. 민준이는 아기 용의 옆에서 손을 잡고 있었다. 마치 형이 동생을 지키듯이.
유나는 소피아와 함께 아기 용의 몸을 살폈다. 검은 비늘이 계속 퍼지고 있었다. 팔에서 다리로. 가슴에서 목으로. 천천히. 확실하게.
"이건 진행 속도가 빨라."
소피아가 입을 다물었다. 의학 교과서에는 없는 현상이었다. 저주라는 것 자체가 과학 밖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멈출 수 있어?"
유나의 질문이었다.
소피아가 유나의 손을 잡았다.
"너의 손길이 이 아이를 진정시키고 있어. 봐. 비늘이 퍼지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어."
그것은 사실이었다. 유나의 손이 아기 용의 등을 쓸어낼 때마다, 검은 비늘의 확산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마치 그것이 어떤 약이나 치료인 것처럼. 하지만 손을 떼는 순간, 비늘은 다시 퍼져나갔다.
"내가 계속 해야 한다는 건가?"
"아마도. 이건 모성애의 마법이야. 어미가 자식을 지키려는 의지가 만드는..."
소피아가 말을 멈췄다. 그녀도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유나의 손길이 저주의 확산을 늦추고 있다는 것만 확실했다.
유나는 밤새 아기 용의 곁에 앉아 있었다. 손을 놓지 않았다. 아기 용이 울 때마다 쓸어내렸고, 아기 용이 진정될 때마다 속삭였다.
"여긴 안전한 곳이야. 넌 혼자가 아니야. 엄마가 여기 있어."
새벽이 되면서 뭔가 변했다. 아기 용의 울음이 더 작아졌다. 그리고 유나의 손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소피아가 유나의 손을 잡았다.
"너 뭔가 이상해. 몸 상태가..."
"모르겠어. 피곤한 것 같아."
유나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었다.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무언가가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손가락 끝이 점점 차가워지고, 얼굴이 창백해지고 있었다. 호흡도 얕아지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가 그녀의 생명력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유나, 이건..."
소피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의사로서 그녀는 즉시 상황을 파악했다.
"이건 대가야. 저주를 받아주는 대신..."
소피아가 아기 용의 몸을 다시 살폈다. 검은 비늘이 확산되고 있는 패턴, 심장 박동의 불규칙함을 읽어내며 입을 열었다.
"검은 심장 증후군이야. 저주받은 용들이 앓는 병. 어미가 이 아이에게 물려준 거야. 그리고 넌..."
소피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너의 생명력으로 이 아이의 진행을 늦추고 있어. 너의 손길이 골든핑거처럼 작용하고 있는 거야. 저주의 확산을 막는..."
유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아기 용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그래도 괜찮아. 이 아이가 살면..."
"유나!"
소피아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너 죽을 수도 있어. 정말로."
"알아."
유나의 대답은 담담했다.
"그래도 괜찮아. 이 아이는... 살아야 해. 어미의 눈빛 속에 있던 것을 봤어. 간청이었어. 누군가 이 아이를 살려달라는 절절한 간청."
소피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침이 밝아왔다. 고아원의 벽 너머로 햇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하나둘 잠에서 깨어났고, 유나는 여전히 아기 용의 곁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창백했다.
민준이가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본 것은 유나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 얼굴이 어제와 달라졌다는 것을 즉시 알아챘다. 마치 한 밤사이 몇 년이 지난 것처럼. 입술의 생기가 빠졌고, 눈이 더 깊어져 있었다. 손가락 끝은 창백하고 차가워 보였다.
"언니..."
민준의 목소리가 떨렸다.
"괜찮아. 난 괜찮아."
유나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공허했다. 그 안에는 이미 무언가 빠져 있었다.
아기 용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 하지만 그 울음은 어제보다 강했다. 마치 살아가려는 생명의 울음처럼.
"엄마..."
아기 용이 울었다.
유나는 그것을 안았다. 팔에 힘이 남아 있을 때.
"여기야, 루미. 엄마가 여기 있어."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 루미. 빛이라는 뜻의 이름. 어둠 속의 작은 빛.
하지만 루미의 몸에서는 어둠이 자라나고 있었다. 검은 비늘이 천천히 확산되고 있었다. 팔뚝에서 어깨로, 가슴에서 목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루미의 눈이 변했다.
순수한 아기 용의 눈에서, 뭔가 다른 것이 깨어나고 있었다. 검은 홍채가 점점 확대되고 있었다. 금색 불빛이 그 안에서 반사되기 시작했다. 저주의 눈. 파괴의 눈. 용의 진정한 본능이 눈을 뜨고 있었다.
처음엔 미세한 변화였다. 눈동자 가장자리에 검은 선이 스며들었다. 마치 잉크가 물에 퍼지듯이. 그 선들은 천천히 확대되어 금색 눈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유나는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루미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아기 용의 순수한 울음이 뭔가 다른 것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엄마..."
루미가 울었다.
그 울음은 이제 간청이 아니었다.
그것은 경고였다.
고아원의 벽이 미세하게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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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을의 기사단 막사에서 카인은 아론 경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고아원장이 용의 새끼를 데려갔다고?"
아론 경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헬베이 마을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그는, 카인의 보고를 듣는 순간부터 얼굴이 굳어 있었다.
"예. 저는 그것을 막으려 했으나..."
"막지 못했다는 뜻이군."
아론 경이 창밖을 바라봤다. 어둠 속에 자리한 고아원의 방향을.
"저주받은 용의 새끼는 언제든 폭주할 수 있습니다. 검은 심장 증후군의 진행이 빨라질수록 더욱 위험해질 것입니다."
카인의 말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불안감이 묻어났다. 기사단장이라는 직책을 가진 자가 느끼는 불안감.
"그렇다면 제거해야 하지 않겠는가?"
"고아원장을 함께 제거하는 것입니까?"
카인의 질문에 아론 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창밖을 계속 바라봤다.
"고아원장은... 마을에서 중요한 인물입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중요함이 마을의 안전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다."
아론 경이 돌아섰다. 그의 눈빛은 차갑고 단호했다.
"내일 아침, 다시 한 번 확인해 오게. 그 생명체가 정말 위협적인지. 그리고 고아원장의 상태도."
"예."
카인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의심의 씨앗이 심어져 있었다. 아론 경의 명령이 정말 '확인'에 그칠 것인가 하는 의심.
기사단장은 막사를 나왔다. 밤의 어둠이 그를 감쌌다. 그리고 멀리, 고아원의 방향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마치 무언가가 깨어나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