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의 경고
마차 안의 어둠 속에서 카를라는 레오닐의 손을 뿌리쳤다.
"놓으세요."
손목에서 벗겨진 체온이 따끔거렸다. 레오닐의 눈빛이 변했다. 결연함도, 절망도 아닌 다른 감정—두려움. 카를라는 그것을 자신의 것이 아닌 그의 죄책감으로 읽었다.
"루시앙 저택에 들어갔군요."
"네가 나를 버렸으니 나는 필요한 것을 스스로 찾을 뿐입니다."
마차는 계속 움직였다. 가로등의 불빛이 창을 통해 번갈아 들어왔다—밝음, 어둠, 밝음, 어둠. 카를라의 얼굴이 그 리듬에 따라 명암이 바뀌었다.
"아멜리아에 대해 알게 되셨군요."
질문이 아닌 확인이었다. 레오닐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카를라는 레오닐을 바라봤다. 공작의 얼굴은 창백했다. 밤새 잠을 자지 않은 사람의 그것이었다.
"아멜리아가 뭔지 말해주세요. 진실을."
침묵이 흘렀다. 마차 바퀴가 돌로 된 도로를 구르는 소리만 들렸다. 레오닐은 창밖을 바라봤다.
"말할 수 없습니다."
"할 수 없다는 건 말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말해야 할 입장이 아니라는 뜻이군요."
카를라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레오닐이 그녀를 다시 바라봤다. 그의 눈 밑에는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루시앙 저택에서 무엇을 봤습니까?"
"제 미래를 봤습니다. 그리고 아멜리아의 과거도."
마차가 멈췄다. 앞쪽에서 마부의 음성이 들렸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신호였다. 카를라는 손잡이를 잡고 몸을 일으켰다.
"아침 해가 뜨면 제단에서 뵙겠습니다, 공작님. 당신이 또 나를 버릴 때까지."
마차를 내린 카를라는 저택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야간 거리를 헤맸다. 솔베르의 밤거리는 귀족 지구와 상인 지구, 그 사이의 불법 지구로 나뉜다. 카를라가 향한 곳은 중간 지대였다.
이사벨의 저택은 화려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었다. 귀족도, 평민도 아닌 회색 지대에 속한 사람들이 사는 구역. 이사벨은 이 도시에서 가장 위험한 여인이면서 동시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밤중에 오다니. 상황이 심각하군요."
이사벨은 문을 열자마자 카를라의 손목을 잡아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녀의 거실은 도서로 가득했다. 벽면을 따라 쌓인 책들 사이로 촛불이 희미하게 타고 있었다.
"아멜리아 루시앙이 누구인지 알고 싶습니다."
"알고 싶은가, 아니면 확인하고 싶은가?"
"확인입니다. 이미 대부분 알고 있으니까요."
이사벨은 카를라를 소파에 앉혔다. 그 위에는 낡은 문서들이 몇 장 놓여 있었다.
"루시앙 백작가의 가족 기록이야.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내가 수집한 것들이지."
카를라는 문서를 들었다. 글씨가 작았다. 18년 전의 기록이었다.
**마르쿠스 루시앙, 여인 미상과의 사생아 출산. 아이의 이름: 아멜리아. 위치: 남부 영토 비공식 거처.**
"그 아이가 루시앙 백작가의 정당한 상속인으로 등록되려면 누군가 그녀를 입양해야 했어. 루시앙 백작의 부인이 그 역할을 했지. 공식적으로는 친척의 딸을 거둔 것이 되었고,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어."
카를라의 손가락이 문서 위에서 떨렸다.
"그렇다면 그녀의 진정한 목표는?"
"벨리앙 가문의 영토와 권력이지. 루시앙은 빠르게 부상하는 가문이야. 하지만 여전히 제국의 중심부에는 못 미쳐. 벨리앙 가문과의 결혼을 통해 북부 영토의 통제권을 얻으면? 루시앙은 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문이 되는 거야."
이사벨이 물잔을 건넸다. 카를라는 마시지 않고 손에만 들었다.
"그리고 당신의 어머니 얘기도 나와 있어."
이사벨이 다른 문서를 펼쳤다. 이번엔 편지였다. 카를라의 어머니 엘리아의 필체였다. 편지는 반으로 찢겨 있었다.
**...나도 그런 인생을 살 수 없다. 딸은 다르길 바랐는데. 하지만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나는 이미 이 가문의 일부이고...**
"당신의 어머니는 이 편지를 절반만 보냈어. 나머지 절반이 뭔지 알고 싶으니?"
카를라는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의 절망은 이미 충분했다. 하지만 그 문장 속의 무력감이 자신의 가슴을 짓눌렀다. 어머니도 막을 수 없었던 운명. 자신도 막을 수 없는 운명. 그렇다면 이번엔 달라야 한다.
"마르쿠스를 만나야 합니다."
"위험해. 그 남자는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제거한다."
"저는 이미 제거된 것입니다. 한 번 더 제거되는 게 무슨 상관입니까?"
이사벨이 카를라를 오래 바라봤다. 그 시선은 의사가 환자를 보는 방식이었다—생명력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당신은 복수로 자신을 태우려는 건 아닐까요?"
"복수가 아닙니다. 진실입니다."
"진실과 복수는 종이 한 장 차이야. 특히 상처받은 사람에게는."
마차는 루시앙 백작가의 저택 근처로 카를라를 데려갔다. 이사벨은 동행하지 않았다. 대신 카를라의 손에 한 장의 카드를 쥐어줬다. 그것이 출입증이 되리라고.
루시앙의 서재는 도시의 모든 권력을 한곳에 모아놓은 것 같았다. 지도, 계약서, 서신들. 벽면을 따라 정리된 것들은 한 남자의 야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마르쿠스 루시앙은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그는 카를라가 들어올 것을 예상했던 모양이었다. 그의 표정은 놀람이 아닌 차가운 인식이었다.
"카를라 벨리앙. 밤중에 남의 집에 들어오는 버릇이 생겼군요."
"답변을 원하는 것뿐입니다."
"답변? 당신이 원하는 답변이라는 게 뭔가요?"
마르쿠스가 일어섰다. 그는 매우 큰 남자였다. 키도, 체격도. 하지만 그의 위협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권력 자체에서 나오는 냉기였다.
"당신의 딸 아멜리아가 누구인지. 왜 레오닐 공작과의 결혼을 강요했는지. 그리고 왜 저를 버렸는지."
"버렸다고요? 당신은 이미 버려진 것 같은데요."
마르쿠스의 입가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것은 친절한 웃음이 아니었다.
"당신의 가문, 벨리앙은 끝났습니다. 3대 전부터 이미 끝나가고 있었지요. 당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절망했는지 아시나요? 자신의 딸을 팔아서라도 가문을 지키고 싶었던 그 절망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허사였어요. 당신의 버림은 필연이었습니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었다는 뜻입니다."
카를라의 손이 떨렸다. 마르쿠스는 계속했다.
"레오닐 공작은 현명한 남자예요. 그는 이미 끝난 가문에 자신의 미래를 묶을 수 없다는 걸 알았어요. 당신과의 결혼은 그 가문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뜨릴 것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는 살기 위해 나를 선택했습니다. 당신을 버렸어요."
"그렇다면 아멜리아는?"
"내 딸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지켜질 것입니다. 벨리앙의 영토, 벨리앙의 권력, 그 모든 것이 루시앙의 것이 될 것입니다. 당신을 통해서, 아니면 당신의 파멸을 통해서 말이지요."
카를라는 서재를 나갔다. 밤거리로 나온 순간, 그녀의 손가락에서 반지가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되었다는 신호였다.
저택의 침실로 돌아온 카를라는 거울 앞에 섰다. 반지를 들었다. 열일곱 개의 작은 홈이 새겨져 있었다. 열여덟 번째 홈이 사라지고 있었다.
**남은 시간: 17개월.**
카를라는 반지를 돌려 두 번째 회귀를 시작하려 했다. 그 순간이었다.
반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낮고, 울리는 듯한 목소리. 그것은 자신의 목소리 같으면서도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너는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카를라의 손가락에서 반지가 뜨거워졌다. 그녀가 손을 펼쳤을 때 반지는 거울 위로 떨어져 금속음을 내며 굴렀다. 손이 떨렸다.
거울 속의 자신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다. 자신의 얼굴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윤곽이 겹쳤다—더 날카로운 광대뼈, 더 어두운 눈동자. 그것은 마르쿠스의 얼굴이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마르쿠스보다 더 젊은 얼굴이었다. 반지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거울의 표면이 물처럼 흔들렸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카를라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다만 숨이 끊어질 듯 가슴이 철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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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아올 때, 카를라의 침실 문이 조용히 열렸다. 루이 드 모르테가 들어섰다. 그는 하녀들을 통해 카를라의 행방을 추적해왔고, 밤새 그녀를 찾고 있었다.
카를라는 여전히 거울 앞에 서 있었다. 반지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카를라."
루이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 속에는 깊은 걱정이 있었다.
카를라는 돌아보지 않았다.
"당신의 눈빛이 변했어요. 처음 만났을 때와 지금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렇습니까?"
"네. 당신은 이미 복수자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그 길에서는 돌아올 수 없습니다."
카를라가 천천히 돌아섰다. 그녀의 눈빛은 차갑고, 결연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 흔들리고 있었다.
"루이 드 모르테. 당신은 왜 제 앞에 나타나는가요?"
"당신을 구하고 싶어서입니다."
"구하다니요? 저는 이미 죽었습니다. 제단에서."
루이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당신이 그들을 파멸시킨다면, 당신도 함께 파멸할 것입니다. 그것이 정말로 당신이 원하는 승리인가요?"
카를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반지를 집어 들었다. 손가락에 끼웠다. 열일곱 개의 홈이 보였다.
그 순간, 루이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한 발 물러섰다.
"당신... 그 반지를 이미 봤나요?"
"무슨 말씀입니까?"
루이는 카를라의 손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날렸다.
"루이, 당신은 이 반지에 대해 알고 있어요."
루이는 침묵했다. 카를라는 계속했다.
"당신이 루시앙 저택에 침입했을 때, 마르쿠스의 서재에서 무엇을 봤나요?"
루이는 여전히 침묵했다. 카를라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당신이 저를 추적한 이유가 단순히 제 안전 때문이 아니라면? 당신도 무언가를 찾고 있었던 거 아닌가요?"
"카를라..."
"마르쿠스가 저에게 한 말들을 기억하세요? '당신의 버림은 필연이었다'고.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에요. 왜냐하면 저는 버려진 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로 선택되었기 때문입니다."
카를라가 반지를 들었다. 그것은 햇빛 속에서 반짝였다.
"이 반지가 저를 선택했어요. 그리고 당신도 그것을 알고 있다."
루이의 손이 떨렸다. 그는 카를라의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당신이 저를 구하고 싶다면, 먼저 진실을 말해야 합니다. 당신이 이 반지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을."
루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어깨가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 반지는... 위험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떤 위험입니까?"
루이가 창문을 향해 다가갔다. 아침의 솔베르 수도가 보였다.
"내가 제단에서 죽던 날, 당신은 그 반지를 처음 봤어요. 마르쿠스의 손가락에 끼워진 그것을. 당신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고, 그래서 저를 찾으러 온 거 아닙니까?"
루이는 창밖을 향한 채 대답했다.
"저는 그 반지의 이전 소유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봤습니다."
카를라의 숨이 멎었다.
"첫 번째 소유자는 왕실의 마법사였어요. 그는 회귀의 힘으로 자신의 왕을 독살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반지는 그를 조종했어요. 그의 손이 움직이지 않았고, 결국 그는 자신의 왕을 죽이는 대신 자신의 아들을 죽였습니다. 그 후 그는 미쳤습니다."
루이가 천천히 돌아섰다. 그의 눈빛은 진지했고,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두 번째 소유자는 귀족의 딸이었어요.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남자에게 복수하려 했습니다. 반지는 그녀에게 기회를 주었고, 그녀는 그 남자를 죽였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그 남자의 기억을 모두 갖게 되었어요. 그의 살인 욕망, 그의 광기까지. 결국 그녀도 미쳤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살했어요."
카를라가 반지를 바라봤다. 그것은 여전히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무언가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반지는 단순한 회귀의 도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영혼의 교환입니다. 당신이 시간을 되돌릴 때마다, 반지의 이전 소유자들의 의지가 당신 안에 쌓여갑니다. 그들의 욕망, 그들의 절망, 그들의 광기까지. 당신이 지금 하는 일이 정말로 당신의 선택인지, 아니면 그 반지가 당신을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까?"
루이가 다시 한 발 더 다가섰다.
"마르쿠스 루시앙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깊이 박혀 있습니다. 그의 손은 왕실에까지 닿아 있어요. 하지만 그것만이 아닙니다. 그에게는 당신이 모르는 후원자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를 움직이고 있어요. 그리고 그 누군가는..."
루이가 다시 말을 멈췄다. 카를라가 재촉했다.
"그 누군가는 무엇입니까?"
"당신이 그 반지를 통해 만나게 될 존재입니다. 당신이 계속 회귀할수록, 그것은 더욱 가까워질 겁니다. 반지는 당신을 그곳으로 이끌고 있어요."
카를라는 반지를 바라봤다. 그것은 여전히 따뜻했다.
"당신은 이것을 혼자 할 수 없어요."
"혼자입니다. 저는 혼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루이가 다시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번엔 카를라가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카를라의 손가락에서 반지가 갑자기 뜨거워졌다. 루이는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
"조심하세요. 그것은 누구의 손길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루이가 침실을 나가려 했다.
"루이."
카를라가 불렀다.
"네?"
"당신은 이 모든 것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요?"
루이는 문의 손잡이를 잡고 멈췄다.
"당신이 제단에서 죽던 날부터입니다. 그 반지를 보는 순간부터."
그리고 그는 침실을 나갔다.
카를라는 혼자 남겨졌다. 반지만이 그녀의 손가락에 남겨졌다. 그것은 여전히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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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되었을 때, 카를라는 거울 앞에 다시 섰다. 손에 들린 반지의 홈을 세었다. 열일곱 개. 남은 시간은 17개월. 17번의 기회.
그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르쿠스의 말들이 자신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벨리앙 가문의 몰락, 필연의 버림, 루시앙의 부상. 하지만 이제 그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었다. 루이의 경고를 받은 지금,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다.
루시앙이 벨리앙의 영토를 원한다면, 그것을 다른 누군가에게 먼저 팔아버릴 수 있다. 왕실의 눈을 끌어들이면, 마르쿠스의 계획은 무너질 것이다. 루이의 말대로라면, 마르쿠스 뒤에 누군가가 있다. 그렇다면 그 후원자의 정체를 먼저 알아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루이가 보여준 두 소유자의 사례. 첫 번째는 자신의 손을 조종당했고, 두 번째는 자신의 정신을 빼앗겼다. 둘 다 반지의 노예가 되었다.
카를라는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려 했다. 하지만 반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살 일부가 된 것처럼.
"넌 단지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
반지가 속삭였다. 그 목소리는 이제 명확했다. 그것은 카를라 자신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동시에, 절대로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카를라는 반지를 돌렸다. 세상이 역방향으로 흘렀다. 밤이 왔다. 어제가 왔다. 제단의 순간이 왔다.
그리고 새로운 아침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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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의 거울 앞에 선 카를라는 어제와 같은 침실을 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달라져 있었다. 이제 그녀는 단순한 복수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진실을 찾는 자였고, 동시에 자신의 영혼을 지키려는 자였다.
침실의 문이 열렸다.
"카를라."
그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레오닐이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그리고 그의 눈빛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했다. 마치 그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당신은... 무엇인가요?"
레오닐이 물었다.
카를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손가락의 반지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낮고, 울리는 듯한 목소리.
"너는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이번엔 그것이 누구의 목소리인지 거의 알 것 같았다. 그것은 여러 시간이 겹쳐진 목소리였다. 첫 번째 소유자의 광기, 두 번째 소유자의 절망, 그리고 마르쿠스의 욕망까지.
"너는 이미 알고 있다."
반지가 속삭였다.
"넌 단지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
카를라는 반지를 들었다. 그것을 들었을 때, 거울 속의 자신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변했다. 자신의 얼굴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얼굴이 겹쳤다. 그것은 마르쿠스의 얼굴이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마르쿠스보다 더 젊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사라졌다.
카를라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다만 손이 떨렸다.
레오닐이 한 발 더 다가섰다. 그의 손이 카를라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바라봤다.
"당신의 반지를 벗으세요."
레오닐의 목소리는 명령이었다.
"벗을 수 없습니다."
"벗을 수 없는 게 아니라, 벗지 않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반지가 당신을 조종하고 있어요. 그것이 당신을 죽일 것입니다."
카를라는 레오닐을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진지했고, 절실했다. 마치 자신이 이미 그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당신은 어떻게 알았습니까?"
"왜냐하면..."
레오닐이 말을 멈췄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자신의 손가락을 펼쳤다. 그곳에는 카를라의 반지와 같은 반지가 있었다. 열일곱 개의 홈이 새겨진 반지.
"나도 같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를라의 세상이 멈췄다.